'경제학'에 해당되는 글 173건

  1.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⑤] 달라진 세계경제 Ⅱ -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 (10) 2019.09.22
  2.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2) 2019.09.04
  3.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2) 2019.08.24
  4.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6) 2019.07.21
  5.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①] AMERICA FIRST !!! MAKE AMERICA GREAT AGAIN !!! (12) 2019.07.11
  6.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8) 2019.07.08
  7.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⑥] 공정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 미일 반도체 분쟁과 전략적 무역 정책 논쟁 (18) 2019.01.13
  8.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⑤] 닫혀있는 일본시장을 확실히 개방시키자 - Results rather than Rules (2) 2019.01.10
  9.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④] 전략적 무역정책 - 관세와 보조금으로 자국 및 외국 기업의 선택을 변경시켜, 자국기업의 초과이윤을 증가시킬 수 있다 (1) 2019.01.06
  10.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③] 외국 기업에게 한번 시장을 내주면 되찾을 수 없다 - 생산의 학습효과가 작동하는 동태적 비교우위 (3) 2019.01.02
  11.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②] 마틴 펠드스타인,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은 국가경쟁력 상실이 아니라 재정적자 증가이다" (2) 2018.12.31
  12.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8) 2018.12.29
  13.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⑤] 유치산업보호론 Ⅱ - 존 스튜어트 밀 · 로버트 발드윈,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효율적 생산을 위한 정부개입이 정당화 된다 (4) 2018.12.07
  14.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④] 유치산업보호론 Ⅰ - 애덤 스미스와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대립(?) (4) 2018.12.05
  15.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③] 한국은 '어떤 무역체제' 덕분에 경제발전을 이루었나 -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애매모호함 (22) 2018.10.15
  16.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11) 2018.09.30
  17.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①] 1920~30년대 호주 보호무역 - 수입관세를 부과하여 수확체감과 교역조건 악화에서 벗어나자 (4) 2018.08.27
  18.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④] 교역조건의 중요성 - 무역을 하는 이유 · 무역의 이익 발생 (3) 2018.08.23
  19.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③]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2) 2018.08.05
  20.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②] 데이비드 리카도, 곡물법 폐지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의 이점을 말하다 (13) 2018.07.30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⑤] 달라진 세계경제 Ⅱ -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⑤] 달라진 세계경제 Ⅱ -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

Posted at 2019. 9. 22. 19:32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를 보여주는 장면 3가지


▶ 장면 #1 -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 'Made in China' 제품을 쏟아내다



중국은 1990년대 개혁개방 정책 및 2001년 WTO 가입으로 '세계의 공장'(the World's Factory)[각주:1]이 되었습니다. 전세계 제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에서 2018년 25%로 확대되었고, 미국 · 일본 · 독일 · 영국 등 기존 선진공업국의 비중은 축소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게 된 이유 입니다. 그 이유는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하여 인형 · 신발 · 의복 등의 노동집약적 상품을 전세계에 대규모로 공급했다는 점에만 있지 않습니다. 


개혁개방 정책 실시 이후, 외국인 투자자[각주:2]들은 13억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하여 앞다투어 중국으로 진출했고, 선진국 기업들의 제품 다수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많은 제조업 상품들이 브랜드만 선진국 기업일 뿐 실상은 'Made in China' 입니다


말그대로 중국은 전세계 기업들의 제품을 만들어주는 '세계의 공장'이 되었습니다. 전세계인들은 중국에서 제조된 물건을 이용하고 있으며, 값싼 중국산 상품 덕분에 전세계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는 연구[각주:3]는 더이상 새로운 주제가 아닙니다. 


▶ 장면 #2 -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될 '애플' 



'세계의 공장' 으로서 중국경제를 상징하는 제품이 바로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iPhone) 입니다. 아이폰은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에서 디자인 · 설계 +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되어 완성됩니다. 아이폰 뒷면에 나오듯이 말그대로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 · 중국에서 조립된 아이폰'(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입니다.


이로 인하여, 대중국 수입품 전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으로 미국 애플의 상품이 뜬금없이(?) 피해를 보게 생겼습니다


트럼프행정부는 2018년부터 대중국 수입품 일부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 9월 1일부터 애플 왓치와 에어팟 등에, 12월 15일에는 애플 아이폰 등에 관세부과를 예고[각주:4]한 상황입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애플 상품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연일 제기되었고, 애플 CEO 팀 쿡 또한 "(중국 외에서 만들어지는) 라이벌 삼성 제품은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애플에게 해를 끼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각주:5]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로 인해 애플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세금을 내지 않는 쉬운 해결책이 있다. 애플 상품을 중국 대신 미국 내에서 만들어라. 지금 새로운 공장 건설을 시작하라."라고 말하며 지적을 일축했고, 2019년에는 팀 쿡에게 "애플의 사정을 고려하겠다"고 말은 했으나 추가조치는 없는 상황입니다.


▶ 장면 #3 -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 한국-일본 수출통제를 둘러싼 여러 협회의 최종 서한 


오늘날 세계경제 모습 '기업의 제품이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만들어지고, 자국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부과되는 관세로 인해 자국기업이 피해를 보는 상황'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의아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입니다.


일본정부는 한국 사법부의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삼으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 불화수소 · 포토 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가지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조치를 7월 4일부터 시행하였습니다. 삼성전자 · SK하이닉스와 한국 정부 일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소재를 조달하거나 국산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오랜 시일이 걸리는만큼 지금 당장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될 거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 소비자기술협회(CTA) · 정보기술산업위원회(ITI) · 전미제조업자협회(NAM) · 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 · 반도체협회(SIA) 등 미국에 근거지를 둔 6개 단체가 분쟁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은 부품 등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서로 엮여있는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s)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수출규제정책의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변화는 공급망파괴와 배송지연 그리고 궁극적으로 전세계 기업과 근로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에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리는 한일 양국에 분쟁격화를 일으킬 행동을 자제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한다."[각주:6] 라고 말했습니다.




※ 오늘날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은 과거와는 무엇이 다른가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사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앞선 3가지 장면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을 겁니다. 


"Made in China는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 아닌가? 중국이 물건 많이 찍어내는 거 모르는 사람도 있나?", "대중국 수입상품 관세부과로 미국기업 애플이 피해를 본다니, 역시 트럼프가 멍청한 짓을 하는구나!", "한국이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없으면 당연히 다른나라 기업들도 손해를 보니까 저런 성명을 낸거겠지" 라고 가볍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오늘날의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을 차근차근 비교해보면 간과해서는 안될 함의가 3가지 장면 속에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 과거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


서로 멀리 떨어진 국가간 교역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오래전 과거를 생각해봅시다. 


사람들은 마을에서 농식물을 재배 · 수확하면서 굶주린 배를 채우는 자급자족 생활을 했습니다. 5일장 등 시장에서 다른 마을 사람들과 먹을거리를 교환하고 보따리상이 먼 지역의 농식물을 가져와 팔기도 하였으나, 상거래의 지역적 범위는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즉, 국가간 교역이 활성화 되지 않았던 오래전 과거에는 '생산과 소비가 한 공간'(bundling)에서 이루어졌습니다.


19세기 제국주의와 증기기관 · 철도의 발명은 국제무역 시대를 열었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에서 생산된 귀금속 · 향신료 · 원자재 등을 수입하여 소비하였고, 영국과 유럽대륙 국가들은 비교우위 품목에 특화하여 생산한 뒤 다른나라의 상품을 소비하기 위해 교환했습니다. 비교우위 개념을 세상에 내놓은 데이비드 리카도가 들었던 예시 '직물을 수출하는 영국과 포도주를 수출하는 포르투갈'(Cloth for Wine)[각주:7]에서 당시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컨테이너선 발명은 국가간 교역규모를 대폭 늘렸습니다. 미국과 서유럽이 만든 자동차 · 전자제품 등 제조업 상품과 중동이 채굴한 석유 및 중남미가 생산한 농산품 · 원자재 등 1차상품은 전세계로 퍼져나가 소비되었습니다. 



이처럼 운송비용이 하락함에 따라 국가간 교역은 활성화 되었고 '생산과 소비의 공간적 분리'가 이루어졌습니다(1st unbundling)


이제 개별 국가들은 자국이 생산한 상품을 전부 다 소비하지 않으며, 자국이 소비하는 상품 모두를 스스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제조업 상품은 북반부(North)에 위치한 미국 · 서유럽에서 집중 생산되며, 원자재 상품은 남반구(South)에 위치한 중동 · 중남미에서 주로 생산됩니다. 그리고 무역을 통해 서로 간 상품을 교환한 뒤 소비하는 'made-here-sold-there' 경제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사족 : 여러번 강조[각주:8]했듯이, 국제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품의 상대가격이 국내와 외국에서 다르기 때문이며 이러한 서로 다른 가격이 국내에서 초과공급(=수출) 및 초과수요(=수입)을 만들어냅니다. 한 국가 내에서 초과공급 및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이를 무역을 통해 해결한다는 사실 자체가 '생산과 소비의 공간적 분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교역 목적 및 품목은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final goods & cross borders for consumption)' 하는 것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최종재 상품 다르게 말해 완성품은 다른나라 국민들이 소비를 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전달됩니다. 


▶ 오늘날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글로벌 생산공유를 목적으로 중간재 부품을 교환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하는 것을 '과거'의 경제라고 할 수 있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오늘날에도 이러한 형태의 무역이 행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교역형태를 '과거'의 것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새로운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오늘날에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들어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함에 따라 세계경제 구조와 교역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했습니다. 


과거 철도 · 컨테이너선이 물적상품의 운송비용을 낮췄다(trade costs ↓), 정보통신기술은 서로 다른 국가에 위치한 사람들 간에 의사소통비용을 절감시켰습니다(communication costs ↓). 이제 선진국 본사에 있는 직원과 개발도상국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서로 간 지식과 아이디어(knowledge & ideas)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인지한 선진국 기업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역할을 배분합니다. 과거 선진국에 위치했던 제조공장은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했고,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창출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 오늘날 선진국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를 맡고, 개발도상국은 중간재 부품 조달 · 제품 조립 등 제조 관련 직무를 맡는 역할분담(task allocation)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상품의 제조 과정에서도 여러 국가가 참여합니다. 제품에 들어가는 중간재 · 자본재 부품을 여러 국가가 만든 뒤 조립을 담당하는 국가로 수출하고, 마지막 제조공정을 맡은 국가가 이를 이용해 완성품을 만들어 냅니다. 이때 제조 과정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원활한 중간재 교역을 위해 지리적으로 밀집해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보통신기술 발전은 의사소통비용을 낮춤으로써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생산하는 '생산과정의 분리'(2nd unbundling)을 만들어 냄

  • 출처 : Richard Baldwin. 2016. 『The Great Convergence』 (한국어 번역본 『그레이트 컨버전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 발전은 의사소통비용을 낮춤으로써 여러 국가가 생산에 참여하는 '글로벌 생산공유'(global production sharing) ·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등과 각자 역할을 맡는 '생산과정의 분리'(2nd unbundling)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선진국(North)에 위치했던 제조업은 동아시아 등 후발산업국가(South, Factory Asia)로 이동했고,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간재 부품 교역을 통해 함께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글로벌 경제구조는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을 전세계가 소비하는 'made-everywhere-sold-there'로 진화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교역 목적 및 품목은 '글로벌 생산공유를 목적으로 중간재 부품을 조달(intermediate inputs & cross borders for production)' 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교역의 주목적은 소비가 아니라 글로벌 생산과정 참여가 되었고,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 부품이 국경을 여러번 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달라진 오늘날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을 염두에 두면서, 앞서 보았던 장면이 어떤 함의를 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 장면 #1 -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 'Made in China' 제품을 쏟아내다

→ 글로벌 생산공유에서 중국이 맡고 있는 역할이 '상품 제조'


: '많은 제조업 상품들이 브랜드만 선진국 기업일 뿐 실상은 Made in China인 모습'은 글로벌 생산공유에서 중국이 맡고 있는 역할이 '상품 제조'(Manufactures)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글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에서 살펴봤듯이, 1990년대 이후 중국은 가공무역(process trade)을 통해 '중간재 · 자본재 부품을 수입해온 뒤 이를 단순조립하여 완성품으로 만든 후 다시 수출'(imports of capital · intermediate good → assemble → re-export)하고 있습니다. 특히 컴퓨터 및 전자상품 생산과정에서 중국이 하는 일은 그저 단순조립일 뿐입니다.


만약 정보통신기술 발전이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fragmentation of production)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Made in China 제품을 쏟아내는 세계의 공장 중국은 없었을 겁니다. 


▶ 장면 #2 -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될 '애플' 

→ 선진국의 서비스화 및 달라진 무역정책의 파급영향


: '선진국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를 맡고, 개발도상국은 중간재 부품 조달 · 제품 조립 등 제조 관련 직무를 맡는 구조'는 무역정책의 파급영향을 과거와 다르게(trade policy in the era of GVC) 만들었습니다.


과거 경제구조에서는 무역정책의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구분되었습니다. 자유무역정책은 비교우위산업과 수출업자에게 이득을 주었고 보호무역정책은 비교열위 산업과 수입업자를 유리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역정책 방향을 둘러싼 대립구도는 '비교우위 부문 vs 비교열위 부분' 혹은 '수출업자vs수입업자' 였습니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인 대립구도는 '자국 vs 외국' 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시장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계층은 자기이익보호를 위해 폐쇄경제를 고집[각주:9]하거나 수입경쟁에 노출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정책을 실시[각주:10]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진 자국의 강점을 믿고 자유무역을 주장[각주:11]하거나 자국 수출업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국 뿐 아니라 외국의 무역장벽도 낮추는 호혜적 무역자유화 방식[각주:12]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보호무역 및 자유무역 정책 실시배경에는 모두 "외국보다 우리나라에 유리하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무역정책의 승자와 패자를 쉽게 구분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자유무역정책이 수출업자에게 이득을 주고 보호무역정책이 수입업자에게 이득을 줄까요? 중국에서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를 경쟁에서 보호하는 것인가요? 중국에서 조달하는 중간재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이를 활용해 최종재를 만드는 미국 수출업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보다 근본적으로 여러 국가가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시대에 '자국 vs 외국'으로 양분하는 게 타당할까요? 대중국 수입품 전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으로 미국 애플의 상품이 뜬금없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 및 무역 구조 속에서 무역정책의 파급영향이 과거와는 다름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내지 않는 쉬운 해결책이 있다. 애플 상품을 중국 대신 미국 내에서 만들어라. 지금 새로운 공장 건설을 시작하라!" 라고 대꾸하고 있습니다. 달라진 세계화가 오프쇼어링을 유발하여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줄였다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다운 반응[각주:13]이지만, 달라진 세계화 형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경제학자 Emily J. Blanchard는 "아이러니한건, 일자리 귀환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행정부는 관세부과를 수입중간재에 집중하였다. 이는 기업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이동하기 꺼리게 만들며 대신 Factory ASIA나 Factory Europe 으로 이동케한다"[각주:14]지적[각주:15]합니다. 이제 한 국가가 제품의 모든 것을 생산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중간재와 자본재 등을 조달하여 같이 만드는 시대에, 수입중간재에 관세를 부과할수록 생산은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오늘날 글로벌 경제구조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복잡해졌고, 이에 얽혀있는 이해관계도 딱 잘라서 구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장면 #3 -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 양국 간 무역분쟁은 글로벌 밸류체인을 통해 전세계로 퍼진다


글로벌 밸류체인 시대에 여러 국가가 과거보다 더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입니다. 


양국 간 무역분쟁 혹은 보호무역정책이 다른 국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1930년대에 이미 경험했습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각 국가들은 각자도생을 꾀하며 보호무역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제정하였고 평균 50%가 넘는 관세를 부과했고, 대공황 충격이 사라지기는커녕 더 심화되었습니다.


1930년대 보호무역주의가 수출시장 축소를 통해 전세계에 악영향을 전파했다면, 오늘날 무역분쟁은 글로벌 밸류체인으로 서로 간에 긴밀히 연결된 고리를 끊음으로써 기업의 생산에 직접적인 충격을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애플사가 생산하는 아이폰은 중국 내에 위치한 대만 폭스콘사가 제조하는데,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센서 · 메모리 반도체 등 중간재 부품은 한국 전자기업들이 공급합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는 전세계 D램 및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73% · 4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 · 스마트폰 등 IT상품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이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위축된다면 전세계 IT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됩니다. 


즉,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로 한국이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미국 기업 뿐 아니라 전세계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단순히 시장규모가 축소되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전세계 전자제품 생산이 정지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한일 간 갈등격화에 미국 전자업계가 서한을 보내면서까지 깊은 우려를 표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날 달라진 글로벌 경제구조와 교역형태를 염두에 두면서, 서한 내용 중 일부를 다시 한번 읽어봅시다.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은 부품 등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서로 엮여있는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s)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수출규제정책의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변화는 공급망파괴와 배송지연 그리고 궁극적으로 전세계 기업과 근로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에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리는 한일 양국에 분쟁격화를 일으킬 행동을 자제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한다."[각주:16]


▶ 달라진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기존 데이터 측정방식으로는 변화를 포착할 수 없다


1990년대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경제 및 무역 구조가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제 글로벌 생산공유 · 글로벌 밸류체인 · 글로벌 공금망 · 아웃소싱 등이 학자들의 연구주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다 깊은 연구를 위한 장벽은 '기존 데이터의 측정방식'(measurement problem)에 있었습니다기존 무역데이터는 최종재 상품이 국경을 넘어서 수출입 될 때의 금액과 양을 주로 측정했기 때문에, 중간재 부품이 여러 국가 간 국경을 얼마나 넘나드는지 · 글로벌 생산공유 과정에서 개별 국가의 기여도가 어느정도 되는지 등을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짧은 설명으로는 기존 데이터의 한계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합시다.




※ 달라진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 

(Integration of Trade and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 경제학자 로버트 C. 핀스트라(Robert C. Feenstra)

  • 1998년 논문 '세계경제 속 무역의 통합과 생산의 분해'(Integration of Trade and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in the Global Economy)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달라진 세계경제를 주제로 많은 논문을 썼던 학자 중 한 명이 바로 로버트 C. 핀스트라(Robert C. Feenstra) 입니다. 핀스트라는 현재까지도 경제학계 유수의 저널에 논문을 출판하고 있으며, 그가 집필한 국제무역론 교과서는 전세계 대학원에서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로버트 C. 핀스트라는 1998년 논문 <세계경제 속 무역의 통합과 생산의 분해>(Integration of Trade and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in the Global Economy)을 통해 글로벌 경제 및 무역 구조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논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핀스트라는 최근의 세계경제 변화에 대해 "세계시장 통합증대는 생산과정의 분해와 함께 이루어졌다."(The rising integration of world markets has brought with it a disintegration of the production process) 라고 말합니다. 


통합(integration)과 분해(disintegration) 라는 대조되는 단어를 이용하여 핵심을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적 입니다. 그는 몇 가지 데이터를 통해 생산과정의 분해가 교역증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한계도 드러나게 됩니다.


▶ 세계경제는 통합되고 있나?


  • 1890년~1990년, 국가별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 추이

  • 출처 : Feenstra(1998)


세계경제 통합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전세계가 무역을 통해 서로 긴밀히 연결된 모습을 통합 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상품의 수출 · 수입 규모를 살펴보면 세계화가 진행된 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핀스트라는 국가별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ratio of Merchandise Trade to GDP)이 1910년대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위의 표는 대표적인 선발공업국가인 미국 · 영국 · 독일 · 일본의 비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 독일은 1913년 6.1% · 19.9%에서 1990년 8.0% · 24.0%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영국 · 일본의 경우 과거 29.8% · 12.5%에서 20.6% · 8.4%로 되려 감소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가별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의 절대값 자체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제교역 규모가 커져왔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1990년 주요 선진국의 상품교역 비중은 30%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치는 과거보다 현대에 와서 세계경제가 더 통합되었다는 직관에 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직관이 잘못되었거나 통계치가 제대로 된 측정방식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핀스트라는 통계 측정방식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위의 통계치는 'GDP 대비 비중'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모인 GDP가 세계경제 통합 정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비중은 왜곡되어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핀스트라는 "위의 표 대다수가 선진국인데, 이들은 오늘날 제조업 상품교역보다는 서비스 부문에 더 많이 종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이 낮게 나타난다"[각주:17]고 설명합니다. 


선진국의 서비스업 발전으로 인한 제조업의 비중 축소(not 절대규모 축소)[각주:18]는 이전글에서 다른 경제학자도 논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상품교역의 절대규모가 증가했음에도 분모인 GDP가 다른 요인으로 더 크게 증가했다면, 상품교역 비중은 낮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생산과정의 분해가 교역증대를 만들어냈다 


  • 1890년~1990년, 국가별 상품 부가가치 대비 상품교역 비중 추이

  • 출처 : Feenstra(1998)


이 점을 고려하여 핀스트라는 상품부문과 서비스부문의 부가가치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GDP 대신 상품 부가가치만을 따로 떼어내어서 분모로 사용합니다. 위의 표는 1890년~1990년, 국가별 상품 부가가치 대비 상품교역 비중(ratio of Merchandise Trade to Merchandise Value-Added)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수치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은 30%도 채 기록하지 못했으나, 상품 부가가치 대비 상품교역 비중은 국가별로 최대 85.9%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1990년 미국 · 영국 · 독일 · 일본은 각각 35.8% · 62.8% · 57.8% · 18.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 프랑스 · 스웨덴의 경우 70년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운송비용 하락과 여러 국가의 무역자유화 정책이 세계화를 진행시켰다'는 우리의 직관이 타당함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핀스트라가 본 논문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생산과정의 분해로 인해 중간재 부품이 몇번씩이나 국경을 넘나들었고, 이는 더블카운팅을 유발하여 교역 통계치를 상향시켰다"[각주:19] 입니다.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했던 전통적인 무역구조에서는 완성된 제조품이 한번 국경을 넘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출발지인 국가는 수출을 기록하고 도착지인 국가는 수입을 기록합니다. 수출입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판매하느냐 입니다.


반면, '글로벌 생산공유를 목적으로 중간재 부품을 교환'하는 오늘날 무역구조에서는 중간재 부품이 여러번 국경을 넘게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스마트폰을 디자인하고 설계한 뒤 제작하려 합니다. 상품 생산과정을 살펴보면, 일본이 수출한 기초소재는 한국에 들어와 반도체공정에 쓰이고, 반도체에 첨가되어 중국으로 향한 후 스마트폰에 실려 미국으로 향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디자인과 설계는 국경을 4번 넘게됩니다. 일본산 기초소재는 3번, 한국의 반도체는 2번, 중국의 스마트폰은 1번 넘습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에 담겨져있는 미국의 디자인과 설계만을 따로 빼내어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각 생산단계별 부가가치를 디자인 및 설계(10) · 기초소재(30) · 반도체(60) · 스마트폰(100)이라고 합시다. 미국은 부가가치가 10인 디자인과 설계를 수출한 뒤 100인 스마트폰을 수입했기 때문에 총 수출입액수는 110이 됩니다. 만약 미국이 비교열위인 기초소재만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나머지 생산과정을 수행했다면, 수입 30만 기록됐을 겁니다. 혹은 온전히 중국이 만든 스마트폰만 수입했더라면 수입 100만 기록됐겠죠.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생산과정 중간에 위치한 한국은 수입 30과 수출 60을 기록하게 됩니다. 또한 한국이 스마트폰을 수입했다면 수입 130과 수출 60으로 교역규모가 더 커집니다. 만약 미국으로부터 디자인 및 설계를 받고 일본으로부터 기초소재를 수입한 뒤에 국내에서 생산하여 소비했다면 수입 40만 기록됐을 겁니다. 


즉,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일수록 자연스레  총무역규모(gross trade)가 크게 측정되는 '더블카운팅'(double counting) 이슈가 발생합니다.  글로벌 밸류체인 · 글로벌 생산공유 등 생산과정을 분해하는 새로운 무역구조가 확산될수록 교역규모는 늘어나고 각 국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통합됩니다.


핀스트라가 "세계시장 통합증대는 생산과정의 분해와 함께 이루어졌다."(The rising integration of world markets has brought with it a disintegration of the production process) 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미국기업은 상품 가공활동을 더 이상 미국 내에서 하지 않는다 


  • 1925년-1995년, 미국 수출입 중 품목별 비중

  • 출처 : Feenstra(1998)


핀스트라는 미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근거로 '미국 수출입 중 품목별 비중'을 제시합니다. 위의 표는 1925년-1995년 미국 수출입 중 음식료 · 산업용 원자재(Industrail supplies and materials) · 자본재(Capital goods) · 소비재 · 차량 및 부품 등의 비중 변화를 보여줍니다.


과거 미국 수입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품목은 산업용 원자재 였습니다. 1925년 68.2% · 1950년 62.4% · 1965년 53.3%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본재 비중은 1965년까지 10%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보면, 과거 미국은 비교열위 품목인 원자재를 수입하여 국내에서 제조상품을 생산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서부터 수입품목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산업용 원자재의 비중이 1980년 31.3% · 1995년 18.2%로 급락한 반면, 자본재의 비중은 1980년 19.0% · 1995년 33.6%로 급증합니다. 그리고 완성품인 소비재의 비중도 1980년 21.5% · 1995년 24.3%로 증가합니다.


핀스트라는 수입품목 중 자본재와 완성품인 소비재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근거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은 공정과정이 상당히 진행되어있다. 이는 미국기업이 공정활동을 자국에서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각주:20]라고 주장합니다. 


이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미국이 맡은 역할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이고, 상품 제조는 개발도상국인 중국 등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것이 통계치에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핀스트라는 "외국에서 이루어진 제조업 혹은 서비스 활동이 자국에서의 활동과 결합하고 있다. 기업은 생산과정 아웃소싱을 늘리는 것이 이윤이 남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제 생산은 국내혹은 외국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미국 제조업이 건설해온 수직통합적 생산방식(the vertically-integrated mode of production) 일명 포디즘이 몰락함을 보여주고 있다"[각주:21] 라고 말하며, 세계경제 변화가 가지는 의미를 설명합니다.




※ 미국의 수직통합적 생산방식 몰락, 그러나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 증가


  • 위 : 왼쪽부터, 데이비드 후멜스(David Hummels) · 준 이시히(Jun Ishii) · 케이-무 이(Kei-Mu Yi)

  • 아래 : 이들의 2001년 논문 <세계무역 속 수직적 특화의 본질과 성장>(<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


로버트 C. 핀스트라의 주장대로 1990년대 들어 미국 내 수직통합적 생산방식은 해체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미국 내에서 행해지던 상품제조 활동은 전세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 결과 '세계적 차원의 수직적 특화 구조'(Vertical Specialization)가 만들어졌습니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후멜스(David Hummels) · 준 이시히(Jun Ishii) · 케이-무 이(Kei-Mu Yi) 3명은 2001년 논문 <세계무역 속 수직적 특화의 본질과 성장>(<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을 통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를 측정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핀스트라의 1998년 논문은 "세계경제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지만 이와 함께 연구자들이 넘어야 할 과제도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개별 국가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정도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나?" 입니다. 

글로벌 생산과정 분해는 중간재 부품이 여러번 국경을 넘는 상황을 만들었고, 더블카운팅 때문에 기존의 측정방식인 총수출 및 총수입 (gross export & import)이 과대평가 되는 문제를 시정해야 했습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일수록 자연스레 총무역규모가 커지니, 그냥 총무역규모로 판단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 국가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여 통계치가 큰 건지 아니면 그냥 최종재 거래를 많이하여서 그런 것인지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글로벌 밸류체인 참여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밸류체인 다르게 말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 구조가 무엇인지 정의해야 하며, 전통적 무역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합니다. 

과거와 오늘날 무역이 어떻게 다른지 앞서 계속 살펴봐왔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 수직적 특화란 무엇인가

● 전통적 무역 (Traditional Trade)

일반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① 원자재를 이용해 중간재 생산 → ② 중간재와 노동 · 자본 등 생산요소를 이용하여 최종재 상품 제조  ③ 완성된 최종재를 국내에 판매하거나 수출 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전통적인 무역 구조 하에서는 첫째, 자국 내에서 원자재 채굴 → 중간재 생산 → 최종재 생산 → 국내 판매 혹은 수출. 둘째, 원자재 혹은 중간재 수입 → 최종재 생산 → 국내 판매만 이루어졌습니다. 

상품이 국경을 넘는 경우는 온전히 국내에서 생산과정을 거친 최종재가 수출되거나 아니면 국내 생산 및 소비를 위해 원자재 및 중간재가 수입될 때만 발생하였습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무역 구조에서 국경을 넘는 경우는 최대 1번 이었습니다.

● 수직적 특화 (Vertical Specialization)

a. 상품이 2단계 이상의 연속 단계를 통해 생산된다[각주:22]

b. 상품 생산과정에서 2개 이상의 국가가 부가가치를 제공한다[각주:23] 

c. 상품 생산과정에서 최소한 1개의 국가가 수입 중간재를 반드시 사용해야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산출물은 반드시 수출되어야 한다[각주:24]

3인방이 정의한 수직적 특화 구조는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전통적 무역은 a와 b는 해당되지만, c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자국에서 만든 중간재를 이용하여 만든 최종재를 수출하거나, 수입 중간재를 이용해 만든 최종재를 국내에서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수직적 특화는 '원자재 혹은 중간재 수입 → 국내에서 최종재 생산 →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생산과정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수직적 특화에서 중간재 혹은 최종재는 최소 2번이나 국경을 넘게 됩니다.

수직적 특화 구조를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아래 그림을 살펴봅시다.

  • 수직적 특화 개념도
  • 출처 : Hummels, Ishii, Yi (2001)

위의 그림에서 수직적 특화는 국가 1로부터 중간재를 수입(A)한 뒤, 국가 2가 최종재를 만들고 이를 국가 3으로 수출(E)하는 A → E 경로를 의미합니다. 수입 중간재를 이용하여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거나(A → D), 국내 중간재로 만든 최종재를 수출(B&C → E)하는 경우는 수직적 특화가 아닙니다.


▶ 수직적 특화에 참여하는 방식 및 정도


따라서, 개별 국가들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에 참여하는 방식은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수입 중간재를 이용하여 국내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외국으로 수출. 위의 그림에서는 국가 2가 해당되며, 현실에서는 한국에서 반도체를 수입해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을 생각하면 됩니다.

둘째, 제3국으로 수출될 최종재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를 수출. 말이 좀 어려울 수 있지만, 위의 그림에서 국가 1과 현실 속 한국을 생각하면 됩니다. 한국은 제3국으로 수출될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중국으로 중간재 부품인 반도체를 수출합니다. 

3인방은 개별 국가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정도를 이러한 2가지 방식으로 제시합니다.


VS는 수입 중간재를 이용하여 국내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을 측정한 값이며, VSI는 제3국으로 수출될 최종재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를 수출하는 방식을 측정한 값입니다. 


  • 1972년-1990년, 미국 총수출 중 VS 방식 수출이 차지한 비중 추이
  • 동그라미가 있는 선은 석유품목을 제외한 것
  • 출처 : Hummels, Ishii, Yi (2001)

위의 그래프는 1972년-1990년 미국 총수출 중 VS 방식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VS Share)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 구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72년 VS 비중은 6%에 불과했지만 1990년 11%로 증가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 미국기업의 아웃소싱이 더 활발히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오늘날 값은 더 클겁니다.




※ 글로벌 밸류체인 교역에서 각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는 어느정도일까?


이렇게 경제학계 내에서 새로운 경제구조 및 교역방식을 이해하는 정도는 깊어져 갔습니다. 기존 수출입 데이터가 놓치고 있던 변화 양상을 포착해내었고,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도 개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에게는 답해야 할 물음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바로, "글로벌 밸류체인 교역에서 각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는 어느정도일까?"(value-added) 입니다.


전통적인 무역 구조에서는 수출액은 대부분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반영하고 있었고 반대로 수입액은 외국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역수지가 우리 재보의 준칙이다" 라고 말하는 중상주의가 유행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밸류체인 무역 구조에서는 단순히 총수출 및 총수입 (gross exports & imports) 수치만 가지고 무역득실과 규모를 판단하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합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가일수록 몇번씩이나 국경을 오가는 중간재 부품으로 인해 더블카운팅 문제가 발생하여 총수출입 규모는 커지는데, 총수출입 통계치에서 자국과 외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각각 어느정도 인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총수출입 교역과 부가가치 교역 간 차이로 인해 왜곡되는 양자 무역수지


경제학자 리차드 발드윈(Richard Baldwin)하비에르 로페즈-곤잘레스(Javier Lopez-Gonzalez)는 2015년 논문 <공급망 무역 : 글로벌 패턴의 모습과 몇가지 검증할 수 있는 가설들>(<Supply-chain Trade: A Portrait of Global Patterns and Several Testable Hypotheses>)을 통해, 기존 측정치인 총수출입과 부가가치 교역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멕시코가 10달러짜리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 경우 멕시코는 무역흑자 10달러를 기록하고, 미국은 무역적자 10달러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런데 멕시코가 생산한 자동차의 부가가치를 분해해보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양자 무역수지를 기록하는 게 문제(distortion of bilateral trade balance)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글로벌 밸류체인 교역에서 국내외 부가가치를 분해

  • 출처 : Baldwin, Lopez-Gonzalez (2015)


멕시코가 만든 10달러짜리 자동차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중간재 3달러 + 국내에서 만든 중간재 2.5달러 + 그리고 완성품이 창출한 순부가가치 4.5달러가 들어가 있습니다. (맨 왼쪽 그림)


여기에서 수입산 중간재 철강을 또 분해해보니, 여기에는 호주 부가가치 1달러 + 멕시코 부가가치 1달러 + 미국 부가가치 1달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 호주산 철광석과 멕시코산 기초소재를 이용하여 철강재를 만들고 다시 멕시코로 수출했음을 의미합니다. (가운데 그림의 윗부분)


또한, 멕시코가 만든 중간재 가죽 및 플라스틱을 분해해보니, 여기에는 멕시코 부가가치 2달러 + 미국 부가가치 0.5달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수입한 원재료로 멕시코가 가죽과 플라스틱을 만들었음을 의미합니다. (가운데 그림의 중간부분)


중간재 부가가치를 국가별로 재분류해보니, 외국에서 조달한 중간재 부가가치는 호주 철광석 1달러 + 미국 철강재 1달러 + 미국 가죽 및 플라스틱 원재료 0.5달러로 총 2.5달러 입니다. 멕시코 내에서 만들어진 중간재 부가가치는 3달러 입니다. (맨 오른쪽 그림)


처음에는 멕시코가 만든 10달러짜리 자동차에 외국에서 수입한 중간재 3달러 + 국내에서 만든 중간재 2.5달러가 들어가 있는 줄 알았는데, 좀 더 세부적으로 분해해보니 외국에서 수입한 중간재 2.5달러와 국내에서 만든 중간재 3달러가 있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세부적으로 쪼갤수록 우리가 아는 수치와 값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왼쪽 : 명시적으로 관측되는 전통적인 무역 흐름

  • 오른쪽 : 숨겨져있는 부가가치 무역 흐름

  • 출처 : Baldwin, Lopez-Gonzalez (2015)


이제 전통적인 무역에 따른 수출입 규모와 부가가치 무역에 따른 수출입 규모를 비교해 봅시다.


멕시코가 10달러짜리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했으니, 전통적인 총수출입(gross exports & imports) 측정방식으로는 멕시코 무역흑자 10달러와 미국 무역적자 10달러가 기록됩니다. 


그런데 자동차에 들어간 중간재와 부품이 어디에서 왔는지 세부적으로 따져보니, 멕시코 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미국으로 수출된 액수는 7.5달러(멕시코산 중간재 3달러 + 자동차 완성품 순부가가치 4.5달러)에 불과합니다. 미국산 부품 1.5달러는 멕시코의 수출액과 미국의 수입액에서 제외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호주산 철광석 1달러도 제외되어야하죠.


따라서, 부가가치 교역 기준으로 멕시코 무역흑자 7.5달러와 호주 무역흑자 1달러를 기록하고, 미국은 무역적자 8.5달러가 됩니다. 멕시코와 미국 간 양자 무역수지를 부가가치로 따진다면,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적자는 10달러에서 7.5달러로 줄어듭니다. 미국의 대멕시코 수입액(gross imports) 10달러 중 2.5달러는 미국 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이며 1달러는 멕시코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다.


▶ 총수출입 교역과 부가가치 교역 간 차이로 파악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참여도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확산됨에 따라 기존의 총수출입 교역(gross trade)과 새롭게 주목해야 할 부가가치 교역(value-added trade) 간 괴리가 심해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양자간 무역수지 왜곡 뿐 아니라 전세계 교역규모를 측정함에 있어서도 중간재 부품 교역의 더블카운팅이 야기하는 뻥튀기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을 통해 전세계 교역규모가 과대평가 되는 이유를 단순하게 나타내면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상품이 세 나라를 오가면서 전세계 교역규모는 210을 기록하지만, 실제 부가가치 교역규모는 110에 불과합니다. B국가는 A국가로부터 수입한 부가가치 100인 중간재에 10을 더했을 뿐인데, C국가로 완성품을 수출하면서 10이 아닌 110이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글로벌 밸류체인에 속해있는 국가들끼리 중간재 교역이 많이 오갈수록 더블카운팅은 누적되고 실제 부가가치 창출액에 비해 전세계 교역규모는 더더욱 커집니다.


그런데 생각을 달리하면 "기존의 총수출입 교역규모(gross trade)보다 새롭게 주목해야 할 부가가치 교역규모(value-added trade)가 작은 국가 및 산업일수록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 로버트 C. 존슨(Robert C. Johnson)과 길레르모 노구에라(Guillermo Noguera)는 2014년 논문 <부가가치 수출에 관한 5가지 사실과 거시경제 및 국제무역 연구에 미치는 함의>(<Five Facts about Value-Added Exports and Implications for Macroeconomics and Trade Research>)을 통해, 국가별 · 산업별 총수출입 교역 수치와 부가가치 교역 수치 간 괴리를 보여줍니다.


  • 2008년 전세계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

  • 출처 : Johnson(2014)


위의 그래프는 2008년 기준 전세계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서비스업 보다는 제조업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거라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제조업은 총수출 보다 부가가치 수출이 적게 나옵니다.  

  • 2008년 중국의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
  • 출처 : Johnson(2014)

위의 그래프는 2008년 중국의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 및 광학장비(Electrical and Optical Equipment) 산업에서 괴리가 심한데, 이러한 모습은 중국 전자산업이 가공무역을 통해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고 있음을 또 다시 증명[각주:25]해주고 있습니다. 

▶ 글로벌 밸류체인 파악을 위한 전세계 경제학자들의 공헌


멕시코 자동차 수출에서도 잠깐 느끼셨을 수 있지만, 여러 국가를 오가는 상품의 부가가치를 국적별로 분해하는 건 매우 힘든 작업입니다.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와 교역방식을 올바로 측정하고자 했던 경제학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도 정확한 수치와 현황을 알지 못했을 겁니다.


  • 부가가치 교역을 측정하는 데이터베이스와 관련 연구들

  • 출처 : Johnson (2014)


2000년대 들어서 전세계 경제학자들은 부가가치를 분해할 수 있는 글로벌 단위의 산업연관표(Global Input-Output Table)을 보완하거나 새로 만들기 시작하였고, 오늘날 WTO-OECD TiVA Database · World Input-Output Database 등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로는  로버트 C. 존슨(Robert C. Johnson) · 길레르모 노구에라(Guillermo Noguera) ·  로버트 쿠프먼(Robert Koopman) · 찌 왕(Zhi Wang) · 샹-진 웨이(Shang-Jin Wei) · 마르첼 P. 티머(Marcel P. Timmer) · 리차드 발드윈(Richard Baldwin)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각주:26]




※ 글로벌 밸류체인 확산이 거시경제 · 국제무역 · 고용에 미친 영향


'글로벌 밸류체인'(GVC)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계 경제 및 무역 구조는 거시경제 · 국제무역 · 고용 등에 과거와는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 왜곡된 양자 무역수지, 글로벌 무역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하다


미국은 2017년 기준 중국으로부터 약 6,000억 달러를 수입하고 중국으로 약 2,000억 달러를 수출하기 때문에, 4,000억 달러 수준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판하는 근거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총수출입으로 측정한 무역수지 균형(gross balance)을 근거로 무역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그 이유는 1980년대 마틴 펠드스타인이 말했던 '저축과 투자의 균형'[각주:27]과는 다른 것에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멕시코의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부가가치 교역으로 측정한 균형(value-added balance)으로는 무역적자 규모가 더 적게 측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미국의 대중국 및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균형을 기존의 총무역글로벌 밸류체인에 부합하는 부가가치를 이용해 나타내었다

  • 부가가치로 측정했을 때,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줄어들고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확대된다

  • 출처 : Johnson(2014)


위의 그래프는 미국의 대중국 및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균형을 기존의 총무역(gross balance)과 글로벌 밸류체인에 부합하는 부가가치(value-added balance)를 이용해 나타낸 것입니다. 


2009년 기준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총무역 측정치 2,000억 달러 수준에서 부가가치 측정치 1,500억 달러 수준으로 무려 20%나 줄어듭니다. 반면,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적자는 2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번글에서 누차 설명해왔던 일본 → 한국 → 중국 →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겁니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 안에는 한국과 일본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가가치 기준으로도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큰 거 아니냐" 라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지만,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점은 "상황을 왜곡하는 기존의 무역수지 균형 데이터가 양국 간 교역관계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09년-2013년 4년동안 WTO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파스칼 라미(Pascal Lamy)는 2011년 1월 <파이낸셜 타임즈>에 기고한 칼럼[각주:28]을 통해 이 점을 지적합니다. 


파스칼 라미 총장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아이폰 액수는 매년 19억 달러이고 이것이 무역적자에 기여한다. 그러나 만약 부가가치 기준으로 측정한다면 규모는 0.73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현재 총무역액(gross value)로 측정되고 있는 국제무역 데이터는 상황을 잘못 전달할 수 있으며, 이미 보호주의 압력이 거센 상황에서 미중 양자관게가 더 악화될 있다(A distorted trade picture can inflame bilateral relations)"고 지적합니다. 


▶ 미국기업의 아웃소싱이 미국 내 임금불균등을 심화시킨다. 그런데...


아까 살펴본 로버트 C. 핀스트라의 연구를 오랜만에(?) 다시 떠올려 봅시다. 


핀스트라는 미국 수입 중 자본재 품목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을 근거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은 공정과정이 상당히 진행되어있다. 이는 미국기업이 공정활동을 자국에서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미국이 맡은 역할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이고, 상품 제조는 개발도상국인 중국 등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때, 핀스트라가 논문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주제는 '기업들의 아웃소싱이 미국 내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 이었습니다. 제조업 직무는 비숙련 근로자가 주로 종사해왔으며,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직무는 상대적으로 숙련 근로자가 일하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고 서비스 일자리가 늘어나는 변화는 '숙련 근로자와 비숙련 근로자 간의 임금불균등을 확대시키도록 작용'(wage inequality ↑)하게 됩니다. 


여기서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기업의 아웃소싱으로 인해 임금불균등이 확대될 때, 근본원인을 기술발전에서 찾아야 하느냐 무역에서 찾아야 하느냐'(technology vs. trade) 입니다. 기업의 아웃소싱 그 자체는 국제무역의 영향 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밸류체인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건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덕분입니다. 


1990년대-2000년대 경제학자들은 임금불균등의 원인이 기술변화에 있느냐 무역에 있느냐를 두고 첨예하게 논쟁[각주:29]했습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보호무역 정책이 실시될 가능성을 염려하며 애써 무역이 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을 외면해 왔습니다. 


이때 핀스트라는 아웃소싱을 통해 국제무역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또한 아웃소싱 증대는 통신기술의 발전 덕분이라는 점을 말했습니다. 그는 "수입경쟁 부문의 고용 및 임금 변화를 설명할 때, 아웃소싱을 통한 무역과 ICT 발전을 통한 기술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이다"[각주:30] 라고 말하며 논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미국 제조업 고용 감소 현상에 대해서는 다른글에서 더 깊게 살펴보도록 합시다.




※ '기술발전'이 만들어낸 글로벌 밸류체인, 왜 '동아시아'에 집중되었을까?


로버트 C. 핀스트라의 설명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이 없었다면 여러 국가가 생산에 참여하는 '글로벌 생산공유'(global production sharing) ·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등은 불가능 했을 겁니다.


달라진 세계경제 속에서 우리는 '한국 · 미국 · 중국이 함께 만든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아이폰은 없거나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있을 겁니다.   


  • 2000년과 2017년, Simple GVC 교역 네트워크 및 Complex GVC 교역 네트워크

  • 17년 사이 중국과 한국 ·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 출처 : WTO. 2019. Global Value Chain Development Report Ch.01 Recent patterns of global production and GVC participation


그런데... 왜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선진국끼리 글로벌 밸류체인을 형성하지 않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그 중에서도 선진국과 동아시아 간 글로벌 밸류체인이 발전한 것일까요? 막연히 '13억에 달하는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을 이유로 들기에는 무언가 다른 요인도 작용했을 것 같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 다음글을 통해, 정보통신기술이 어떻게 글로벌 밸류체인을 형성하도록 도왔는지 그리고 왜 선진국의 제조업이 동아시아로 이동한 이유를 신경제지리학신성장이론을 이용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1.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https://joohyeon.com/283 [본문으로]
  2.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개방정책을 시작한 1979년 8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1992년 110억 달러 · 2002년 527억 달러 · 2018년 1,390억 달러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참고 :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https://joohyeon.com/283 [본문으로]
  3. 이 주제에 관한 연구는 수없이 많지만... 최근(?)에 가까운 연구 하나를 링크. Feenstra et al. 2018. How Did China's WTO Entry Affect U.S. Prices? [본문으로]
  4. Apple iPhones Get Tariff Reprieve, But Other Tech Gear Still Hit. 2019.08.14 [본문으로]
  5. Apple CEO warns Trump about China tariffs, Samsung competition. 2019.08.19 [본문으로]
  6. Dear Minister Sekō and Minister Yoo: Our trade associations represent leading companies in the global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and broader manufacturing industries that generate trillions of dollars in revenue annually and fuel economic growth and innovation around the world. We write to express our concern regarding recently announced export restrictions on certa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materials, and request efforts for swift resolution of this issue to reduce harm to the global economy due to regulatory uncertainty, potential supply chain disruptions, and delays in shipments that may result from this ongoing disput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rely on 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 and justin-time inventory to efficiently source components, chemicals, materials, and technology that has led to substantial innovation and growth. Japan and South Korea are important players in these global value chains. Non-transparent and unilateral changes in export control policies can cause supply chain disruptions, delays in shipments, and ultimately long-term harm to the companies that operate within and beyond your borders and the workers they employ. We therefore urge both countries to expeditiously seek resolution of this issue and refrain from actions that could escalate the situation further in order to avoid potentially long-term damage to th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More broadly, we also urge all countries to rely on multilateral approaches to ensure that changes to export control policies are based on national security concerns and implemented in a transparent, objective, and predictable manner. Thank you for your consideration of this matter. Signed, Computing Technology Industry Association (CompTI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 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 (ITI) 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 (NAM) SEMI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SIA) [본문으로]
  7.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③]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https://joohyeon.com/266 [본문으로]
  8.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④] 교역조건의 중요성 - 무역을 하는 이유 · 무역의 이익 발생 https://joohyeon.com/267 [본문으로]
  9.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https://joohyeon.com/269 [본문으로]
  10.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11.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②] 데이비드 리카도, 곡물법 폐지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의 이점을 말하다 https://joohyeon.com/265 [본문으로]
  12.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https://joohyeon.com/279 [본문으로]
  13.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https://joohyeon.com/281 [본문으로]
  14. A noteworthy irony, given President Trump’s stated goal to bring jobs back to US shores, is that the administration has imposed new tariffs disproportionately on imported intermediate goods (Bown and Zhang 2019)— the very inputs that are necessary for US manufacturers to produce and sell their products competitively in the US and global markets. If the intent is to induce US manufacturers to ‘re-shore’ production to the US (or to dissuade US firms from moving final assembly/downstream production overseas), lower tariffs on imported intermediate goods would be in order. Higher tariffs on intermediate goods – together with increased uncertainty over the future of US tariff policy more generally– run the risk of inducing firms to shift their current production patterns away from the US and into ‘factory Asia’ or ‘factory Europe’. [본문으로]
  15. Emily J. Blanchard. 2019. Trade Wars in the GVC area [본문으로]
  16. Dear Minister Sekō and Minister Yoo: Our trade associations represent leading companies in the global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and broader manufacturing industries that generate trillions of dollars in revenue annually and fuel economic growth and innovation around the world. We write to express our concern regarding recently announced export restrictions on certa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materials, and request efforts for swift resolution of this issue to reduce harm to the global economy due to regulatory uncertainty, potential supply chain disruptions, and delays in shipments that may result from this ongoing disput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rely on 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 and justin-time inventory to efficiently source components, chemicals, materials, and technology that has led to substantial innovation and growth. Japan and South Korea are important players in these global value chains. Non-transparent and unilateral changes in export control policies can cause supply chain disruptions, delays in shipments, and ultimately long-term harm to the companies that operate within and beyond your borders and the workers they employ. We therefore urge both countries to expeditiously seek resolution of this issue and refrain from actions that could escalate the situation further in order to avoid potentially long-term damage to th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More broadly, we also urge all countries to rely on multilateral approaches to ensure that changes to export control policies are based on national security concerns and implemented in a transparent, objective, and predictable manner. Thank you for your consideration of this matter. Signed, Computing Technology Industry Association (CompTI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 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 (ITI) 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 (NAM) SEMI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SIA) [본문으로]
  17. But the figures in Table 1 do not tell the whole story. The comparisons there are for industrial countries, which have had increasing shares of their economies devoted to services rather than ‘‘merchandise’’ trade like manufacturing, mining and agriculture. (...) For all these reasons, the merchandise component of GDP is shrinking, so that merchandise trade relative to GDP is pulled down for this reason. [본문으로]
  18.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https://joohyeon.com/282 [본문으로]
  19. A final explanation, of particular relevance to this paper, is that the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itself leads to more trade, as intermediate inputs cross borders several times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This leads to an upward bias in the ratios reported in Table 2, because while the denominator is value-added, the numerator is not, and will ‘‘double-count’’ trade in components and the finished product (for example, automobile parts and finished autos are both included in trade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anada). This is surely an important factor in the great surge in exports from the Asian newly-industrialized countries. [본문으로]
  20. The data presented in Table 3 indicate that products are being imported into the United States at increasingly advanced stages of processing, which suggests that U.S. firms may have been substituting away from these processing activities at home. [본문으로]
  21. The rising integration of world markets has brought with it a disintegration of the production process, in which manufacturing or services activities done abroad are combined with those performed at home. Companies are now finding it profitable to outsource increasing amounts of the production process, a process which can happen either domestically or abroad. This represents a breakdown in the vertically-integrated mode of production—the so-called ‘‘Fordist’’ production, exemplified by the automobile industry—on which American manufacturing was built. [본문으로]
  22. a good is produced in two or more sequential stages [본문으로]
  23. two or more countries provide value-added during the production of the good, [본문으로]
  24. at least one country must use imported inputs in its stage of the production process, and some of the resulting output must be exported. [본문으로]
  25.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https://joohyeon.com/283 [본문으로]
  26. Baldwin, Richard, and Javier Lopez-Gonzalez. “Supply-Chain Trade: A Portrait of Global Patterns and Several Testable Hypotheses.” NBER Working Paper 18957.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Washington, DC, 2013 ////////// Hummels, David, Jun Ishii, and Kei-Mu Yi. “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2001, 54:75–96. ////////// Hummels D, Ishii J, Yi K M. 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2001, 54(1): 75-96. ////////// Johnson R C, Noguera G. Accounting for Intermediates: Production Sharing and Trade in Value Added.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2012, 86(2): 224-236. ////////// Koopman R B, Wang Z, Wei S J. Estimating Domestic Content in Exports When Processing Trade is Pervasive.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2012, 99(1): 178-189. ////////// Koopman R B, Wang Z, Wei S J. Tracing Value-Added and Double Counting in Gross Exports. The American Economic Review, 2014, 104(2): 459-494. ////////// Leontief, W. “Quantitative Input and Output Relations in the Economic System of the United States.”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1936, 18: 105–125. ////////// Miller, R. E., and P. D. Blair. Input–output Analysis: Foundations and Extension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 Miller R E, Temurshoev U, Output Upstreamness and Input Downstreamness of Industries/Countries in World Production. International Regional Science Review, November 5, 2015 0160017615608095 ////////// Timmer, M., A. A. Erumban, J. Francois, A. Genty, R. Gouma, B. Los, F. Neuwahl, O. Pindyuk, J. Poeschl, J.M. Rueda-Cantuche, R. Stehrer, G. Streicher, U. Temurshoev, A. Villanueva, G.J. de Vries. “The World Input-Output Database (WIOD): Contents, Sources and Methods.” 2012. WIOD Background document available at www.wiod.org. ////////// Timmer, M. P., Los, B., Stehrer, R. and de Vries, G. J. (2016), "An Anatomy of the Global Trade Slowdown based on the WIOD 2016 Release", GGDC research memorandum number 162. ////////// Wang Z, Wei S J, Zhu K. Quantifying International Production Sharing at the Bilateral and Sector Level. NBER Working Paper Series, 2013. [본문으로]
  27.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②] 마틴 펠드스타인,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은 국가경쟁력 상실이 아니라 재정적자 증가이다" https://joohyeon.com/274 [본문으로]
  28. ‘Made in China’ tells us little about global trade. 2011.01.25 [본문으로]
  29.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https://joohyeon.com/282 [본문으로]
  30. In fact, the whole distinction between ‘‘trade’’ versus ‘‘technology’’ becomes suspect when we think of corporations shifting activities overseas. The increase in outsourcing activity during the 1980s was in part related to improvements in communication technology and the speed with which product quality and design can be monitored, which was in turn related to the use of computers. A good example of this is the ‘‘retailing revolution’’ that has occurred during the 1980s, as with the development of large-scale discount stores such as Walmart and Target in the United States. The ability of these stores to offer lower prices has depended on an extensive system of outsourcing to low-wage countries, with new inventory methods and rapid communication allowing for design changes that are frequently needed in apparel. This illustrates that trade (through outsourcing) and technology (through computerized communication and inventories) are complementary rather than competing explanations for the changes in employment and wages in the import-competitive sectors. [본문으로]
  1. 도희
    하와와.. 5편이 나온거시에요..
    국제무역에서 관세장벽을 세워봤자 가치사슬의 흐름만 방해하는 것이에요..
    지구적 관점에서 총 효용을 보면 관세따위 필요없는 것이에요..
    관세가 없는 세상에서는 회사는 이윤을 극대화 하기위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에요..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약간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제조는 옮기는게 타당한 흐름인 거시에요..
    하지만 노동의 흐름이 세계화 되려면 아직 한참 남은 거시에요.. 디트로이트 공장의 노동자가 실직하고 중국 자동차 공장에 취직하기는 힘든 거시에요..
    민주주의는 민의를 대변하니.. 미국의 중상주의가 어리석어 보여도 어쩔수가 없는 거시에요..
    당장 내가 굶고있는 이유가 있어야 되니까요.. 그 분들에게는 다 중국 때문인 거시에요!! 코딩을 배워서 캘리포니아로 가라 자본주의의 노예야!
    결국 알파고님이 전 인류의 의식을 통합하고 승천하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이에오!! 하와와!!
    • 지나가던자
      2019.09.24 16:35 [Edit/Del]
      ㅋㅋㅋㅋ댓글이 너무 찰지네요. 오늘도 글 잘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댓글도 잘 읽었습니다ㅎㅎ
  2. 동아시아 밸류체인에 대한 내용이라니 궁금해서 잠도 안오는 것이에요.
    어쩔수 없이 업무시간을 쪼개서(아무도 안볼때!) 찾아본 것이에요.
    동아시아의 GVC은 한 중 대만 일본 (베트남?) 미국이 맞물려 돌아가는 흐름인 것이에요.
    전방참여와 후방참여 비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쨋든 동아시아 각국이 호혜적 관계인 것은 자명한 것이에요. 따라서 공동시장을 구성하거나 최소한 메가FTA로 경제적 관계를 발전 시키는 것이야말로 공리적인 흐름인 것이에요!!!
    이것을 위해서는 먼저 일본은 2차대전의 역사를 철판 도게자로 사과하고, 한중은 베트남 침략에 대해 사과하고, 미국은 달러를 찍어서 상품을 사주기나 하면 되는 것이에요. 모두가 행복해진다니 넘모 기쁜 것이에요.
    하지만 휴먼은 어쩔수 없는 것이에요...한 백년정도 걸릴까요? 어서 알파고님이 오셔야 할 텐데...
  3. ㅇㅇ
    안녕하세요 주인장님. 다름이 아니라, 유럽 경제 위기 시리즈(유로존의 근본적 결함)를 네이버 블로그에 퍼가고 싶은데, 혹시 가능한 지 허락을 여쭙고 싶습니다.
    • 2019.10.02 13:38 신고 [Edit/Del]
      안녕하세요.
      그냥 개인적으로 보는 거면 괜찮습니다만,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도 볼 수 있는거면 좀 그렇더군요.

      왜냐하면.. 어떤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가 쓴 솔로우모형 글을 퍼간 뒤에, 댓글로 마치 자기가 쓴 거처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달더군요... 쩝...
    • ㅇㅇ
      2019.10.02 15:50 [Edit/De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 사람이 언제 퍼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링크를 첨부하면 그 밑에 박스까지 뜨면서 썸네일에 사이트 주소까지 떠서 그런 행위는 하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출처는 반드시 밝히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시다면 제 블로그 주소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안될까요?
    • 2019.10.02 17:26 신고 [Edit/Del]
      네 알겠습니다.
      별 볼일 없는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4. Mr.Copper
    소재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학교 후배인데, 아무래도 전방산업들이 역으로 소속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다가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잘 정리된 글 정말 잘 읽고 갑니다
  5. 나는고자다
    GVC는 선진국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함. 주류경제학은 GVC를 그저 윈윈라고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음. 동남아에서는 제 2의 중국이 탄생하지 못함. M&A가 유행하고나서는 개도국 기업이 성장하면, 더 큰 자금을 가진 선진국 기업이 해당 기업을 인수합병함으로서 개도국을 경제 식민지화 시킴. 삼성이 베트남 전체 수출에서 30~40퍼센트를 차지한다는데, 이게 한국 경제인지, 베트남 경제인지 구분하기가 모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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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Posted at 2019. 9. 4. 22:47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 1992년 1월 18일 - 2월 21일, 덩샤오핑 남순강화(南巡講話, Southern Tour)


- 사진 출처 : 동아일보


덩샤오핑 남순강화 발언 : 


"중국이 사회주의와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 경제를 성장시키지 않고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어떤 길을 가든 죽음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동요하지 말고 계속 발전하고 인민의 생활을 계속 향상시켜야 합니다. 그래야만 인민들이 믿고 지지할 것입니다."


- 덩샤오핑 발언 출처 : '미국의 소리'


→ 덩샤오핑은 1979년 "검은 고양이든 흰 고양이든 쥐를 잘 잡으면 좋은 고양이"라는 '흑묘백묘론'을 제시하며 중국을 개혁개방의 길로 이끌었습니다. 중국은 선전 · 주하이 · 산터우 · 하문 · 하이난 등 5개 지역에 경제특구(SEZ, Special Economic Zones)를 설치하여 외국인직접투자를 유치하였고, 연해지역을 중심으로한 경제발전계획을 세웁니다. 또한, 1986년 당시 다자주의 글로벌 무역시스템 이었던 GATT에 재가입 의사[각주:1]를 내비치며 세계경제로 진출할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1989년 6월 천안문항쟁이 벌어지며 GATT 가입 논의는 중단되었고 중국은 다시 폐쇄시장의 길로 돌아서려 했습니다. 미국 등 서구는 중국의 정치 및 인권탄압을 심각하게 바라보며 가입 논의를 일시중단했습니다. 엎친데 덮친격 1989년-1991년 동안 소련 · 동독 등 공산주의 정권이 무너지자 중국 내에서도 개혁개방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평당원으로 돌아가있던 덩샤오핑은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Southern Tour)를 통해 개혁개방의 불씨를 다시 키웁니다. 덩샤오핑은 두 달에 걸쳐 주하이 · 선전 · 상하이 등 남부지방을 시찰하며 "중국이 사회주의와 개혁개방을 하지 않고, 경제를 성장시키지 않고 인민의 생활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어떤 길을 가든 죽음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라고 발언했습니다.


중국 장쩌민 주석은 덩샤오핑의 뜻을 이어 받아 개혁개방을 보다 적극적으로 실시하였습니다. 장쩌민 주석은 1992년 제14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사회주의 시장경제체제' 수립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임기동안 경제특구신설 · 외국인투자 유치 · 무역관리체제 개혁 · 환율제도 개혁 · 관세율 인하 등 광범위한 경제개혁을 해나갑니다. 40%가 넘던 중국의 평균 관세율은 1992년과 1993년 두 차례의 관세인하를 통해 35.9%가 되었습니다. 


특히 1992년부터 미국과 중국 간 GATT 가입 협상이 급진전됨으로써 중국의 GATT 가입 지위 · 가입조건 · 의정서 초안 내용 등이 본격적으로 논의되었습니다. 중국은 1994년 12월까지 GATT 가입을 마무리하여, 1995년 1월에 출범하는 WTO에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지적재산권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커지며 WTO 가입은 미루어졌습니다. 


● 1995년 11월 19일, APEC 오사카 회담 : 장쩌민 주석, 대규모 관세 인하 계획 발표


장쩌민 주석 연설 :


"세계 인구 대다수가 살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엄청난 발전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점점 더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세계경제의 국제화 트렌드와 국내개혁에 힘입어서 발전의 길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것이 성공을 위한 유일한 방식입니다. 앞으로 다가오는 세기는 이러한 트렌드가 더 강해질 겁니다."[각주:2] (...) 


"개발도상국이 빈곤에서 벗어난 수십억 인구와 함께 번영하게 될 때, 전세계에 교역과 투자의 어마어마한 기회를 제공할 겁니다. 새로운 기술 및 산업을 위한 더 많은 시장이 앞으로 있을 겁니다. 또한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어 새로운 발전단계에 올려놓을 겁니다."[각주:3] (...)


"(1994년 인도네시아 보르고에서 열린 APEC 회담에서 무역 및 투자 자유화를 목표로 제시한) 보르고 선언의 장기과제를 현실화 하기 위해서는 21세기까지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됩니다. 이러한 거대 협력 프로젝트는 세계경제 트렌드와 부합합니다. 또한 이것은 우리의 개혁개방과 경제발전 필요에 도움이 됩니다. 보고르 회담 이후 우리 중국은 개혁을 심화하는 중요한 조치들을 시행해왔습니다. 나는 여기에서 중국이 1996년부터 전반적인 관세율 수준을 30% 정도 급격히 인하할 것임을 발표합니다. 이는 지역협력과 무역 및 투자 자유화 달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겁니다."[각주:4] 


- 장쩌민 연설 출처 : 중국 외교부


→ 1995년 11월 오사카에 열린 APEC 회담에서 중국의 WTO 가입논의가 다시 불붙게 되었습니다. 장쩌민 주석은 "나는 여기에서 중국이 1996년부터 전반적인 관세율 수준을 30% 정도 급격히 인하할 것임을 발표합니다" 라고 발언하며, WTO 가입을 향한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중국은 1996년 4월 1일부로 4,900여개 품목에 대해 관세율을 30% 정도 인하하였고, 그 결과 전품목 평균 관세율은 기존 35.9%에서 23%로 낮춰졌습니다. 1997년 10월 1일에도 추가 관세인하를 단행하였고 평균 관세율은 17%가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장쩌민 주석은 1997년 11월 APEC 벤쿠버 회담에서 "2005년까지 공산품 수입 관세율을 10% 수준으로 인하하겠다"는 계획까지 발표합니다.


이러한 개혁 덕분에 중국은 다른 나라들로부터 WTO 가입 지지를 얻게 되었습니다. WTO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기존 회원국들과 양자 무역협정을 맺은 뒤, 회원국들 중 2/3의 지지를 얻어야 합니다. 따라서, WTO 가입 이전부터 시장개방 의지를 확고히 보여주어야 했고, 특히 자유시장체제와 거리가 멀었던 중국에게 이는 더더욱 필요했습니다.


중국은 왜 이렇게까지 하면서 WTO에 가입하려고 했을까요?


중국은 GATT · WTO 등 다자주의 글로벌 무역시스템에 가입함으로써 단순히 교역량을 늘리는 것 이상을 얻고자 했습니다. 바로, 국내개혁을 지속하기 위한 맹약의 수단(commitment device) 입니다. 


1992년 덩샤오핑의 남순강화와 장쩌민의 사회주의 시장경제 채택 이후 중국은 국내 경제개혁을 지속해왔으나, 이러한 움직임은 중국 내부의 반발에 의해 언제든지 반전될 수 있었습니다. 장쩌민 주석 · 주룽지 총리 등 개혁파들은 개혁개방 흐름을 되돌릴 수 없게 만들려고 했습니다.


● 1997년 10월 27일 - 11월 3일, 클린턴 대통령 - 장쩌민 주석, 워싱턴 정상회담


- 사진 출처 :  'China.org.cn'


클린턴 대통령 발언 :


"중국과 미국 모두에게 무역은 성장을 위한 중요한 촉매제 입니다.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 판매에 있어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입니다. 내일 미국 보잉사는 중국과 역사에 남을 계약을 체결할 겁니다. 30억 달러에 달하는 제트기 50대 입니다. 이 계약은 수만개의 일자리를 미국에 만들 것이고 최신 여객기를 중국에게 제공할 겁니다."[각주:5]


"많은 미국 상품과 서비스는 여전히 중국 시장 접근이 제한되어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시장에서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것처럼, 미국의 상품과 서비스도 중국시장에서 자유롭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어야 합니다. 미국은 중국이 WTO 체제에 들어가는 것에 가능한 모든 것을 할 겁니다."[각주:6]


장쩌민 주석 발언 :


"나는 클린턴 대통령과 중미 관계에 대한 심도 깊은 의견을 교환하였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은 건설적이었으며 성과가 있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과 나는 21세기를 지향하는 중미 관계의 발전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에 합의했습니다. 양측은 목표를 현실화 시키기 위한 노력이 양국의 이익과 세계 평화와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믿습니다."[각주:7]


- 정상회담 기자회견 출처 : 미국 국무부 아카이브


● 1998년 6월 11일, 클린턴 대통령, 중국 방문 2주 전 성명발표


클린턴 대통령 발언 : 


"모두가 알듯이, 저는 2주 후에 중국으로 향합니다. 이는 최근 10년 내 미국 대통령의 첫번째 국빈방문이 될 겁니다. 저는 이것이 우리 미국을 위해 옳은 일이기 때문에 중국으로 갑니다."[각주:8] (...)


"어떤 미국인들은 우리가 중국을 고립하고 봉쇄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은 비민주적 체제와 인권위배 그리고 향후 미국의 적이 될 중국의 능력을 저해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 어떤 미국인들은 중국과의 상업거래 증대로 인해 필연적으로 중국이 더 개방적이고 더 민주적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각주:9] (...)


"중국을 고립시키는 선택은 제대로 작동할 수 없습니다. 세계 속 우리의 친구와 동맹 조차도 우리를 지지하지 않을 겁니다. (...) 더 중요한 점은, 관여 대신 고립을 선택하는 건 세계를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없습니다. 이는 더 위험하게 만들 겁니다. 이는 아시아의 안정을 육성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강화시키기보다 훼손할 겁니다."[각주:10] (...)


"미국은 자유롭고 공정하며 개방된 글로벌 무역시스템에서 분명히 혜택을 얻고 있습니다. (...) 전세계 인구 1/4이 중국에 있습니다. 중국은 과거 20년 간 평균 10%의 성장을 해왔습니다. 향후 20년 동안, 개발도상국들은 선진국보다 3배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그러므로 경제번영의 혜택을 얻고 책임을 공유하기 위하여, 중국을 글로벌 무역시스템에 통합되도록 하는 것은 명백히 미국의 이익에 부합합니다."[각주:11] (...)


"우리 미국은 인권과 자유에 관해 중국 지도부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미국인이 답해야 하는 물음은 미국이 중국 내 인권을 지지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중국을 국제 커뮤니티와 글로벌 경제에 통합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자유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가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각주:12] (...)


"시간이 흘러, 나는 중국 지도자들이 자유를 받아들일 것이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이 자유를 얻어야지만, 중국이 잠재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화 시대에 국부는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창조하고 소통하고 혁신을 할 수 있는 능력. 중국인들은 자유롭게 발언하고, 발간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오직 그래야만 중국은 성장과 위대함의 잠재력에 도달 할 수 있습니다."[각주:13]


"중국은 그들의 운명을 선택할 겁니다. 그러나 우리 미국은 스스로 옳은 선택을 함으로써 중국의 선택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중국을 고립시키지 않고 국제 커뮤니티에 함께 하도록 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과 양국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중국이 안정, 개방, 비위협의 길을 따르도록 독려하는 최선의 방안이며, 자유시장과 정치적 다극화 그리고 법치주의를 포용토록 최선의 방안이며, 자유로운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안정된 국제질서를 건설하는 최선의 방안입니다."[각주:14]


"이러한 모습의 중국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합니다. 이러한 모습의 중국이 21세기를 더 평화롭고 번영되게 만들겁니다"[각주:15]


- 클린턴 대통령 성명문 출처 : 미국 국무부 아카이브


→ 미국 클린턴행정부는 개혁개방의 길로 들어선 중국을 환영했습니다. WTO 가입 논의 과정에서 여러 사안을 두고 갈등을 빚기도 하였지만,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을 세계무역 시스템에 통합시킴으로써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전파할 수 있다고 생각[각주:16]했기 때문입니다.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중국 장쩌민 주석은 1997년과 1998년 양국을 오가며 정상회담을 개최하였고, '21세기를 지향하는 미중관계'를 추구하기로 합의합니다. 미국은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중국에 전파할 수 있다는 희망에 사로잡혀 있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거대한 중국시장이 미국기업들에게 큰 기회가 되며, 언젠가 중국 지도부가 민주주의를 받아들일 것이라 생각했고, 중국이 올바른 선택을 하도록 미국이 도울 수 있다고 여겼습니다. 


그의 발언을 다시 보시죠. "중국경제를 개방함으로써 이번 협정은 미국 농민들과 근로자 그리고 기업들에게 전례없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겁니다", "중국을 국제 커뮤니티와 글로벌 경제에 통합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자유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가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우리 미국은 스스로 옳은 선택을 함으로써 중국의 선택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중국을 고립시키지 않고 국제 커뮤니티에 함께 하도록 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과 양국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안입니다."


● 1999년 4월 8일, 주룽지 총리, 미국 방문하여 클린턴 대통령과 만남




주룽지 총리 발언 :


"클린턴 대통령이 WTO에 관해 말한 것에 응답하기 위해 여기 미국에 왔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이 WTO에 가입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미국인의 이익에 맞다고 발언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비록 중국이 큰 양보를 할지라도, WTO에 가입하는 것이 중국인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각주:17]


"중국이 WTO에 가입하기를 원하고 국제 커뮤니티에 통합되기를 원하기 때문에, 중국은 게임의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중국은 양보 없이 이것을 할 수 없습니다. 물론, 어떤 양보는 중국 국영기업과 중국 시장에 큰 충격을 가져다줄 겁니다. 하지만 나는 매우 강한 확신을 가지고 말합니다. 우리의 개혁개방 과정에서 달성해온 것들 덕분에 중국은 이러한 충격에 맞설 수 있습니다. 그리고 (WTO 가입이 가져다주는) 이러한 충격이 가져다주는 경쟁은 중국경제를 더 급속하고 건강하게 발전하도록 촉진할 겁니다."[각주:18]


- 주룽지 총리 기자회견문 출처 : 미국 백악관 아카이브


● 1999년 11월 15일, 미국-중국 양자 무역협정 체결


- "중국이 개방하다"(China opens up)

- 사진 출처 : <The Economist> 1999년 11월 20일 표지


클린턴 대통령 발언 :


"우리 미국과 중국은 지난 밤과 오늘 아침 11시간에 걸친 협상을 했습니다. 중국의 WTO 가입을 위한 협상을 미국과 중국이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음을 말하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이번 협정은 중국을 WTO에 가입토록 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며, 미국과 중국 간 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발걸음 입니다."[각주:19] (...)


"중국의 WTO 가입은 미국에게 좋으며 중국에게도 좋고 세계경제에도 좋습니다. 오늘 중국은 자국경제 개혁과 규칙을 위한 경제개방, 혁신, 경쟁 원리를 받아들였습니다. 장쩌민 주석과 주룽지 총리는 중국의 시장개방 의지와 공정무역 규칙 준수 의지를 진실성 있게 보여주었습니다. 중국경제를 개방함으로써 이번 협정은 미국 농민들과 근로자 그리고 기업들에게 전례없는 기회를 제공해 줄 겁니다."[각주:20]


- 클린턴 대통령 기자회견 출처 : 미국 국무부 아카이브 


→ 1999년 4월 미국에 방문한 주룽지 총리는 "경쟁은 중국경제를 더 급속하고 건강하게 발전하도록 촉진할 겁니다" 라고 발언함으로써 국내개혁을 위한 맹약 수단으로 WTO에 가입하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국과 중국은 1999년 11월 양자 무역협정을 체결함으로써 중국의 WTO 가입에 한발 더 다가서게 되었습니다. 협상 과정에서 중국 보수파들은 WTO 가입을 위해 너무 많은 것을 양보했다고 비판하였지만, 주룽지 총리는 "비록 중국이 큰 양보를 할지라도, WTO에 가입하는 것이 중국인의 이익에 부합할 것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WTO 가입의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중국의 WTO 가입은 미국에게 좋으며 중국에게도 좋고 세계경제에도 좋습니다."라고 말하며 큰 환영을 표시했습니다.


● 2001년 11월 11일, WTO 각료회의 : 중국의 가입을 공식적으로 승인

● 2002년 12월 11일, WTO 정식 회원국이 된 중국



2001년 11월 11일, WTO 회의에서 기존 회원국들은 중국의 가입을 공식적으로 승인하였고, 한달 뒤인 2001년 12월 11일부로 중국은 WTO 정식멤버가 되었습니다. 1986년 GATT 재가입을 신청한지 16년만에 다자주의 글로벌 무역시스템으로 들어온 겁니다.


중국은 WTO 가입 이후에 경제개혁과 시장개방을 계속해서 이어나갔습니다. 2002년 16차 당대회에서 장쩌민 주석은 ‘대개방을 통해 대개혁을 촉진한다(以大开放促大改革)’는 기본 원칙을 소개하였고, WTO 가입 약속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관세 및 비관세장벽의 철폐를 단행해 나갑니다.

1947년 GATT에서부터 2001년 12월 WTO 가입까지 중국의 여정을 표를 통해 다시 한번 살펴봅시다.





※ 글로벌 무역시스템과 통합된 중국경제, 어마어마한 파급영향을 일으키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고도성장을 기록해나갔고 더 이상 가난한 공산주의 국가는 존재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세계 인구의 1/4를 차지하는 중국이 글로벌 무역시스템에 통합되자 전세계적으로 어마어마한 파급영향이 발생했습니다.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경제가 세계와 통합된 이후, 중국경제와 세계경제 모두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띄게 되었습니다. 


이번 파트에서는 중국의 놀라운 경제발전과 이것이 전세계에 미친 어마어마한 파급영향을 그래프를 통해 알아봅시다.


◆ 2000년대 이후 중국의 놀라운 경제발전


▶ 중국의 고도성장과 빈곤 감소



1992년-2001년간  평균 10.4%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던 중국은 2002년-2007년에도 11.2%을 기록하며 고도성장을 이어갑니다. 2008 금융위기 이후로도 평균 8.1%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덕분에 중국의 1인당 GDP는 1992년 1,845 달러에서 2018년 16,097달러로 8배 증가했고, 전체 인구 중 하루 1.90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빈곤인구 비율은 1993년 56.6%에서 2015년 0.7%로 급감했습니다.


▶ 중국의 고도성장 비결 ① -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FDI Inflows)


  • 1979년~2018년, 중국의 연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 (FDI Inflows)

  •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개방정책을 시작한 1979년 8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1992년 110억 달러 · 2002년 527억 달러 ·  2018년 1,390억 달러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 출처 : UNCTAD


중국의 고도성장 비결에는 적극적인 외국인 자금유치가 있습니다. 덩샤오핑은 1979년 선전 · 주하이 · 산터우 · 하문 · 하이난 등 5개 지역을 경제특구(SEZ)로 지정하였고, 이후 연안지역에 특수목적 경제지구를 추가로 선정하면서 외국인 자금을 적극적으로 유치했습니다. 이들 지역에 자리잡은 외국기업에게는 외자지분 100% 허용과 소득세 면제 등을 제공하였고, 일부 품목 수입관세를 면제해주기까지 하였습니다. 


특히 1992년 남순강화와 사회주의 시장경제 목표를 수립한 이후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FDI Inflows)이 크게 증가하였고,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다시 한번 급증 하였습니다. 위의 그래프에 나오듯이,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덩샤오핑이 개방정책을 시작한 1979년 8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1992년 110억 달러 · 2002년 527억 달러 ·  2018년 1,390억 달러로 크게 늘어났습니다.


▶ 중국의 고도성장 비결 ②  - 투자를 통한 자본축적



중국으로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 자금은 주로 경제발전을 위한 물적자본 축적에 쓰였습니다. 경제성장은 공장설비 · 기계 등 물적자본(physical capital) 축적을 의미[각주:21]하며, 자본축적을 위해서는 저축과 투자가 필요[각주:22]하기 때문입니다. 


중국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와 국내저축을 통해 대규모의 투자를 단행하였고, GDP 대비 투자 비중은 2000년 34.9%에서 2011년 48.0%로 급증합니다. 특히 WTO에 가입한 2001년 이후 크게 늘어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족 : 한국이 1997년 외환위기를 겪게 된 원인 중 하나가 과잉투자 였는데, 당시 한국의 GDP 대비 투자 비중은 약 38% 수준이었습니다. 미국은 약 15%~20% 수준입니다. 이를 비교하면 중국이 얼마나 많은 투자를 단행해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중국의 고도성장 비결 ③ - 교역증대



이렇게 자본을 축적해나간 중국은 엄청난 양의 상품을 생산하기 시작했고 이를 전세계에 공급했습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듯이, 중국의 수출입 액수는 2001년 WTO에 가입한 이후 급격히 늘어났습니다1992년 중국의 연간 수출액은 856억 달러에 불과했으나 2002년 3,258억 달러 · 2008년 1조 4,288억 달러 · 2017년 2조 2,80억 달러로 급증하였습니다. 


◆ 중국의 경제발전이 세계경제에 미친 영향


▶ 세계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의 변화


  • 2001년과 2018년, 전세계 GDP에서 미국과 중국 등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

  • 왼쪽 : 2001년 미국(31%) · 중국(4%)

  • 오른쪽 : 2018년 미국(24%) · 중국(16%)

  • 출처 : IMF World Economic Outlook Database


WTO에 가입한 이후 중국은 세계경제를 이끄는 축으로 올라섰습니다. 전세계 GDP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4%에 불과했지만 2018년에는 16%로 크게 늘어나며, 세계경제에서의 위상이 높아졌습니다. 가난한 공산주의 국가였던 중국은 이제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우며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습니다.


▶ 세계를 위한 소비시장이 된 중국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의 경제가 발전하자 거대한 시장이 되었습니다. 2018년 중국 전체 1인당 GDP는 16,097달러로써 그다지 높다고 볼 수 없지만, 베이징 · 상하이 · 광저우 · 선전 등 1선 도시는 30,000~40,000 달러에 달하며 이곳의 인구수는 약 7,000만명 입니다. 이들 도시의 광역권과 새로 1선 도시에 편입된 곳을 고려할 때, 중국의 시장규모는 단순히 전체 1인당 GDP로 추산할 수 없습니다.


중국 시장 확대를 보여주는 사례가 유럽의 자동차 수출 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유럽산 자동차의 수출액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서 유럽산 자동차의 대중국 수출액이 증가하기 시작하였고, 2010년대 들어서는 미국보다 중국에 수출을 더 많이 하고 있습니다. 


▶ 세계 상품교역 규모의 증가



중국경제가 전세계 생산공장과 소비시장 역할을 맡게 된 결과, 2000년대 들어 세계 상품교역 규모는 크게 늘어났습니다. 전세계 수출액은 2001년 약 6조 달러에서 2017년 약 17조 달러로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글로벌 교역붐 속에서 한국의 조선 · 기계장비 등 중공업은 큰 수혜를 누렸습니다.


▶ 글로벌 원자재 호황과 신흥국의 성장



2000년대 중국은 전세계 원자재를 흡수하였습니다. 막대한 투자를 통해 물적자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다량의 원자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수요로 인해 석유 · 철강 · 금속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은 크게 올라갔습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2000년대 글로벌 상품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은 이 시기를 '글로벌 상품 호황'(Global Commodity Boom) 이라 부릅니다. 


상품가격이 상승함에 따라 원자재를 주로 수출하는 개발도상국 경제도 호황을 누렸습니다. 브라질 · 러시아 · 호주 · 중동 경제는 좋은 시기를 보냈고, '신흥국의 부상'(Emerging Economies)은 2000년대의 화두였습니다.


◆ 중국의 WTO 가입과 경제발전 그 자체 그리고 ...


지금까지 여러 그래프를 보면서 느끼셨다시피, 산업생산 · 투자 · 교역 · 상품가격 모두 2000년대 들어서 가파르게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시 세계경제 호황 이유에는 연준의 저금리 정책과 부동산 호황에 힘입은 미국경제도 있지만, 중국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제발전이 전세계 교역 증대와 상품가격 인상에 끼친 영향은 독보적 이었습니다. 


이렇게 중국의 경제발전과 WTO 가입 그 자체는 세계경제에 어마어마한 파급영향을 가져왔습니다. 




※ 가공무역을 통해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 


그렇다면 왜 유독 '중국'의 경제발전과 WTO 가입이 세계경제에 어마어마한 파급영향을 가져와 '중국발쇼크'(The China Shock)로까지 불리우게 된걸까요?


개발도상국이 대외지향적 수출진흥 산업화를 통해 경제발전을 달성하는 건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1960~70년대 한국[각주:23]과 대만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특히 한국은 대외지향적 무역체제를 향해가는 동시에 유치산업보호를 통해 제조업을 육성했습니다. 한국은 스스로 제조업 상품을 만들어내기 시작하였고 오늘날까지도 수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이 무역자유화를 통해 교역량을 늘려나가는 것도 그다지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 1950~70년대 중남미의 참담한 실패[각주:24]는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무역자유화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전달해주었고, 많은 나라들은 자유무역을 향해 나아갔습니다. 1990년대 멕시코는 NAFTA[각주:25]를 체결하며 시장을 개방하였고,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은 APEC · 동남아국가들은 ASEAN 등 지역 무역협정을 맺었습니다. 


이때, 중국은 크게 2가지 측면에서 다른 개발도상국들과는 달랐습니다.


첫째, 중국은 13억의 인구를 가진데다가 중국인의 임금수준은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았습니다13억의 인구를 보유한채 잠들어 있던 개발도상국이 깨어나자 주변이 소란스러워진 건 너무나 당연한 일처럼 보입니다. 거기에 더해 이들의 임금수준은 동시대 멕시코의 3%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15%에 불과한 멕시코도 저임금 국가 소리는 듣는 와중에 중국의 임금수준은 더 낮았던 겁니다.


둘째, 중국의 독특한 경제발전 · 상품교역 방식 입니다. 바로, 외국에서 중간재와 자본재 부품을 수입해온 뒤 이를 단순조립하여 완성품으로 만들고 수출하는 '가공무역'(Processing Trade) 입니다. 


가공무역으로 인해 중국은 '세계의 공장'(World's Factory)이 되었고 선진국 제조업 일자리는 대폭 감소하였습니다. 그리고 전세계 무역 및 경제 구조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 1990년대 중국의 가공무역,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를 상징


'가공무역'(Processing Trade)의 뜻을 다시 반복하면, 중간재 · 자본재 부품을 수입해온 뒤 이를 단순조립하여 완성품으로 만든 후 다시 수출하는 교역방식을 의미합니다. 


"어떻게보면 모든 무역은 가공무역 아니냐?"라고 되물을 수도 있습니다. 한 국가가 모든 종류의 원자재와 부품을 소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원자재와 부품을 수입한 뒤 완성품을 만드는 건 당연한 일처럼 보입니다. 


이렇게 당연해 보이는 가공무역은 다시 생각해보면 당연하지 않습니다. 바로,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fragmentation of production)로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19세기부터 20세기 중반까지 미국 · 영국 등 선진국은 제조업 상품을 수출하고 원자재 상품을 수입했습니다. 반대로 중남미 · 중동 등 개발도상국은 원자재 상품을 수출하고 제조업 상품을 수입했습니다. 즉, 20세기 초중반 교역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North-South)에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상품을 교환(Inter-Industry Trade)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수출품목과 수입품목은 국가의 기술수준과 보유자원에 따라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러한 '서로 다른 국가들이 무역을 하는 모습'을 설명하는 이론이 리카도[각주:26]와 헥셔올린[각주:27]의 비교우위론 입니다.


이후 1970년대 말 서유럽과 일본이 전후 재건에 성공하면서 무역의 양상은 달라졌습니다. 미국 · 영국과 서유럽 · 일본은 모두 자동차 · 전자 등 제조업 상품을 수출하고 수입했습니다. 즉, 1970-80년대 전세계 교역의 상당수를 선진국과 선진국 간(North-North) 거래가 차지하였고 또 이들은 서로 동일한 산업에 속한 상품을 교환(Intra-Industry Trade) 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197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국제경제학계를 지배(?)했던 것은 '신무역이론'(New Trade Theory) 입니다. 비교우위론이 '서로 다른 국가들이 무역을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면, 신무역이론은 '서로 비슷한 국가들이 무역을 하는 이유'를 설명해줍니다. 신무역이론은 서로 비슷한 국가들이라 할지라도 '동종 산업 내 다양한 상품을 이용'하기 위해 무역을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제 비교우위론의 특화 개념보다는 신무역이론의 '차별화된 상품' 개념이 더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신무역이론이 비교우위론을 대체한다고 생각하던 와중에 중국의 경제발전은 비교우위론을 다시 불러들였습니다. 앞서 설명했듯이, 중국의 경제발전과 이에 따른 원자재 수요 폭증으로 신흥국들의 경제가 크게 성장했습니다. 그 결과, 1990년대 이후 선진국과 신흥국 간(North-South)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상품을 교환(Inter-Industry Trade)하는 무역비중이 증가하였습니다.


여기서 더욱 중요한 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인 중국 간 교역 입니다. 


개방 초기 저임금 노동력을 이용하여 신발 · 의류 · 섬유 등 노동집약적 상품을 수출해온 중국은 1990년대 중반 들어서 컴퓨터 · 전자 상품 수출을 증가시킵니다. 이를 보고 "선진국도 제조업 수출, 개발도상국인 중국도 제조업 수출이면 동종 산업내 교역 아니냐?" 라고 물을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선진국은 제조업 내 다양한 상품을 생산한 반면에 중국은 좁은 범위의 노동집약 상품만을 주로 생산했으며, 컴퓨터 · 전자 상품 생산과정에서 수입해온 선진국의 중간재(intermediate goods)를 단순조립(assemble) 하여 다시 수출(re-export)하는 역할 수행하고 있었습니다.


중국과 선진국의 이러한 교역 형태는 전통적인 비교우위론 및 신무역이론이 말하는 바와 다릅니다. 겉으로 보기엔 선진국과 동종 산업 상품을 교환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중국이 상품생산에 기여하는 부분은 단순조립 뿐입니다. 그리고 비교열위 부품을 수입해온 뒤 조립하여 다시 재수출 하는 건 매우 독특한 교역형태 입니다.


따라서, 경제학자들은 전통적인 특화 개념 및 차별화된 상품 개념 대신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fragmentation of production) 개념을 고안했습니다. 이제 한 가지 상품을 생산하면서 어떤 국가는 설계와 디자인을 하고, 또 어떤 국가는 부품을 만들고, 또 다른 국가는 부품을 단순조립 하는 식으로 생산과정이 분절화 되었습니다. 


사족 :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는 '글로벌 밸류체인 쪼개기'(Slicing Global Value Chain) · '오프쇼어링'(Offshoring) · '중간재 교역'(Intermediate-Trade)로 부를 수 있습니다.


▶ 중국 무역의 상당부분을 가공무역 그리고 외자기업의 역할


어느 나라나 가공무역과 생산과정의 분절화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도 경제발전 과정에서 가공무역을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중국의 가공무역이 세계경제에 큰 영향을 준 이유는 규모에 있습니다. 애시당초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의 무역 규모는 거대할 수 밖에 없을텐데, 여기에 더하여 중국 무역의 상당부분을 가공무역이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 1981년-2005년, 중국 일반 수입(Ordinary Imports)과 가공무역용 수입(Processing Imports) 규모와 총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Ratio of Processing Imports)

  • 출처 : Yu(2014)


위의 그래프는 1981년-2005년 중국 일반 수입(Ordinary Imports)과 가공무역용 수입(Processing Imports) 규모와 총수입에서 가공무역이 차지하는 비중(Ratio of Processing Imports)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0년대에는 일반 수입보다 가공무역용 수입이 더 많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었고, 총수입에서 가공무역용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60%에 달합니다. 


  • 1992년~2005년, 중국 총수출 중 가공무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

  • 출처 : Amiti, Freund(2010)


가용무역 용도로 수입을 했으니 완제품을 조립하여 다시 수출을 해야 합니다. 따라서, 중국의 총수출 중 가공무역 수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합니다. 위의 표는 1992년~2005년, 중국 총수출 중 가공무역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는데 55%나 차지함을 알 수 있습니다. 


  • 1992년~2019년, 중국 수출입 중 외자기업의 비중 추이

  • 출처 : 중국 관세청


이렇게 중국 무역에서 가공무역 비중이 상당한 건 정부의 정책 덕분입니다. 앞서 봤듯이, 중국정부는 경제특구를 지정하고 외국인 자금을 유치했습니다. 경제특구에는 외자기업(Foreign-Invested Firms) 설립을 허용되었고 '가공무역용 중간재 · 자본 부품 수입'에 대해 수입관세를 면제해주기까지 했습니다. 


외국기업들은 중국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하여 상품을 단순조립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1992년 이후 중국 수출입에서 외자기업이 행하는 비중은 최대 60%까지 증가하였고, 중국은 '세계의 공장'(World's Factory) 되었습니다.


▶ 가공무역을 통해 수출품목을 정교화 시켜온 중국


  • 1992년 · 2005년 · 2007년, 중국 수출품목의 변화

  • 출처 : 중국 관세청


위의 그래프는 1992년 · 2005년 · 2007년 중국 수출품목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1992년 중국의 주요 수출품목은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여 만든 의류 · 섬유 등 저숙련 노동집약적 상품 이었습니다. 이후 외국기업이 가공무역을 확대하면서 통신장비 · 전자상품 등 고숙련노동집약 및 자본집약적 상품을 주로 수출하게 되었습니다. 즉, 중국 수출품목은 시간이 흘러 정교화(sophistication) 되었습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은 중국의 생산성과 기술수준이 수출품목 변화와 동일하게 향상된 것은 아니다라는 점입니다. 계속 반복하지만, 국은 단순반복 조립(assemble) 업무에 치중하였고, 좋은 품질의 상품이 만들어진 건 미국 · 일본 · 한국 등 선진국에서 수입해온 중간재 덕분입니다. 중국에서 수출된 상품 중 중국 내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는 36%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지난글에서 폴 크루그먼(Paul Krugman)이 '통계 측정의 문제'를 제기한 이유[각주:28]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중국의 수출품목은 정교화 되어 갔으나, 실제 일어나고 있는 있는 일은 개발도상국이 숙련노동집약 산업 내에서 비숙련노동집약 부분을 가져가는 밸류체인의 분해 였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중국의 경제발전 및 교역 방식이 세계경제에 미친 영향은 한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중국으로 이동한 외국기업이 가공무역을 통해 글로벌 생산과정을 분절화 시켰다.




※ 세계화는 민주주의 · 시장경제의 승리??? The China Shock !!!


  • 왼쪽 : 민주주의 ·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더 이상 충돌 없이 사회의 평화와 자유와 안정이 계속 유지된다고 주장한 『역사의 종말』 (1992년作)

  • 오른쪽 : 성공하기 위해 렉서스를 만들고 있는 국가들과 올리브 나무를 차지하기 위해 충돌하고 있는 국가들을 비교하며 세계화로 나아갈 필요를 주장한 『렉서스와 올리브나무』 (1999년作)


1990년대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서적이 바로 『역사의 종말』(1992년作)[각주:29]과 『렉서스와 올리브나무』(1999년) 입니다. 


『역사의 종말』은 민주주의 · 시장경제 체제 안에서 더 이상 충돌 없이 사회의 평화와 자유와 안정이 계속 유지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는 성공하기 위해 렉서스를 만들고 있는 국가들과 올리브 나무를 차지하기 위해 충돌하고 있는 국가들을 비교하며 세계화로 나아갈 필요를 설파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중국의 WTO 가입과 경제발전은 세계경제가 하나로 통합됨을 상징하였습니다. 특히 미국인이 설계하고 디자인한 상품을 중국인이 생산한 뒤 전세계인이 소비하는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 이런 모습의 세계화(Globalization)는 1990년대 사람들에게 다가올 21세기를 상징하는 꿈과 이상 이었습니다.


이번글에서 보았듯이, 중국 장쩌민 주석과 미국 클린턴 대통령도 세계화의 꿈과 이상을 품고 있었습니다. 장쩌민 주석은 세계경제와의 통합을 통해 개혁개방 기조를 이어가려 했고, 클린턴 대통령은 민주주의 · 시장경제 체제를 받아들인 중국이 아시아 지역의 안정을 가져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나 이상은 현실이 되지 않습니다.


▶ 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한 국가가 되었나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중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기반으로 한 국가가 되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여전히 일당독재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며 국가주도경제 시스템을 포기하지 못했습니다. 시진핑 주석은 시민 감시를 강화하고 영구집권 토대를 공고히 하고 있고, 미국산 등 외국이 만든 상품은 중국 시장 내에서 불공정하게 대우 받고 있습니다.


  • 왼쪽 : 1990년대 미국 클린턴 대통령 - 중국 장쩌민 주석

  • 오른쪽 : 2010년대 미국 트럼프 대통령 - 중국 시진핑 주석


그 결과, 미국이 중국을 바라보는 관점은 변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중국이 언젠가 자유의 가치를 받아들이겠지" 라는 막연한 낙관은 사라졌습니다. 1990년대 클린턴 대통령의 발언과 2010년대 트럼프행정부의 보고서 문구에는 이러한 변화가 드러나 있습니다.


● 1998년 6월 11일, 클린턴 대통령 중국 방문 2주 전 성명


"우리 미국은 인권과 자유에 관해 중국 지도부와 근본적인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미국인이 답해야 하는 물음은 미국이 중국 내 인권을 지지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아니라, 이를 개선시키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 무엇이냐는 것입니다. 중국을 국제 커뮤니티와 글로벌 경제에 통합시킴으로써, 보다 많은 자유가 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을 중국 지도부가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각주:30] (...)


"간이 흘러, 나는 중국 지도자들이 자유를 받아들일 것이라 믿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인들이 자유를 얻어야지만, 중국이 잠재력을 모두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보화 시대에 국부는 국민들에게 있습니다. 창조하고 소통하고 혁신을 할 수 있는 능력. 중국인들은 자유롭게 발언하고, 발간하고, 협력해야 합니다. 오직 그래야만 중국은 성장과 위대함의 잠재력에 도달 할 수 있습니다."[각주:31]



● 2017년 12월, 트럼프행정부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지난 70년동안 미국의 상호주의, 자유시장, 자유무역에 기반을 둔 세계경제시스템을 주도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 미국은 자유주의 경제 무역시스템을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로까지 확장해왔습니다. 이들 국가들이 정치 · 경제적으로 자유화되고 미국에게 이득을 안겨줄 거라고 희망했기 때문입니다.[각주:32]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은 이들 국가들이 경제와 정치 개혁을 하지 않았고, 주요한 경제기관을 왜곡하고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유무역을 말하지만, 오직 자신들에게 득이 되는 규칙과 협정만 지킬 뿐입니다.[각주:33]


우리는 공정(fairness), 상호(reciprocity) 그리고 규칙을 준수하는(faithful adherence to the rules) 모든 경제적 관계를 환영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더 이상 위반, 속임수, 위협에 눈감지 않을 겁니다.[각주:34]



오늘날 트럼프행정부는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Trade War)을 벌이고 있습니다. 그 근간에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받아들이지 않는 중국이 있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중국의 산업정책 보조금 · 국유기업 지원 · 외국기업 차별을 두고 볼 수 없습니다. 


앞으로 다른글을 통해 오늘날 트럼프행정부의 대중 무역전쟁에 대해 더 깊게 알아볼겁니다.


▶ 중국과의 교역이 미국 제조업 일자리에 미친 영향


1990년대 중국의 WTO 가입과 경제발전을 바라보며 희망했던 미래는 2010년대 선진국에게 중국발쇼크(The China Shock)로 돌아왔습니다


'13억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여 노동집약 상품을 수출'해 온 중국경제 그리고 '중국으로 이동한 외국기업이 가공무역을 통해 글로벌 생산과정을 분절화' 시키는 중국경제로 인해 미국 등 선진국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 1966~2019년,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 추이 (단위 : 천 명)

  • 빨간선 이후 시기가 2000~10년대

  •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

  •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고용보고서 및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위의 그래프가 보여주듯이,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는 1979년 최대 1,950만명 · 1980~90년대 평균 1,700만명대를 기록하였으나, 2007년 1,400만명 · 2019년 현재 1,300만명을 기록하며 25% 이상 감소했습니다.


누차 말했다시피 중국의 임금수준은 미국 아니 멕시코 보다도 현저히 낮습니다. 2000년대 들어 신발 · 의류 · 섬유 등 비숙련 노동집약 상품 수출 비중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절대적인 규모는 여전히 거대합니다. 중국산 상품의 수입침투는 미국 노동집약 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직접적인 충격을 안겨다줄 수 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제조업 상품을 단순조립 하는 업무는 선진국의 비숙련 근로자가 해오던 것입니다. 이들은 자동차 · 전자 공장에서 근무하며 낮은 생산성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 업무가 중국으로 이동하였고 미국 내에서는 사라졌습니다. 다르게 말해, 글로벌 생산과정이 분절화 되고 오프쇼어링이 활발해지자 미국 제조업 및 저숙련 근로자의 일자리가 사라졌습니다


앞으로 다른글을 통해 'The China Shock'에 대해 자세히 알아볼 겁니다.


▶ 중국의 교역확대가 전세계에 미친 긍정적 영향


중국의 WTO 가입과 경제발전이 전세계에 부정적 영향만을 준 것은 아닙니다. 중국의 경제발전 덕분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개발도상국들은 신흥국으로 부상하였습니다. 또한,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에게 중간재 · 자본재를 수출하는 동아시아 국가들-특히 한국-은 큰 수혜를 얻었습니다. 


  • 왼쪽 : 1992년-2019년, 상품가격지수(2016년 100 기준)

  • 오른쪽 : 1992년-2019년, 한국 수출액 추이


왼쪽은 앞서 살펴본 상품가격지수, 오른쪽은 한국 수출액 추이 입니다. 두 자료는 모두 1992년-2019년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급격히 증가하는 양상이 동일하게 나타납니다. 


중국의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 · GDP 대비 투자 비중 · 수출입액 그리고 전세게 수출입액 · 상품가격지수, 한국의 수출액 그래프는 모두 동일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2000년대 중국 경제발전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중국 경제는 선진국의 저숙련 일자리를 없애어 '국가 내 불균등'(Within-Inequality)는 키웠으나, 신흥국의 경제발전을 이끌어 '국가 간 불균등'(Between-Inequality)은 줄였습니다그 결과, 과거 개발도상국이 반대했던 세계화는 이제 선진국 내에서 반발이 커졌습니다.




※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가 만들어낸 선진국과 신흥국의 엇갈린 상황


이제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을 착취하기 위해 세계화를 진행한다!"는 식의 비판은 더 이상 타당하지 않습니다. 2019년 현재 세계화의 역풍(Globalization Backlash)은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선진국에서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단순히 '중국의 WTO 가입과 경제발전' 으로만 이를 설명할 수 있을까요? 중국으로 이동한 외국기업이 가공무역을 통해 글로벌 생산과정을 분절화 시킨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는 왜 1990년대에 들어서야 나타났을까요?


오늘날 '세계화를 둘러싼 갈등'을 파악하려면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 즉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 및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합니다. 


이제 다음글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⑤] 달라진 세계경제 Ⅱ -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에서 이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1. 1947년 GATT 설립 당시 중국 국민당정권이 설립멤버로 참여. 이후 공산당이 권력을 잡으면서 국민당정권(대만)은 1950년 GATT 탈퇴. 중국은 이를 승계할 기회가 있었으나 당시 국내정치 상황상 이를 살펴보기 어려웠음. [본문으로]
  2. The developing countries, where the majority of world's population call home, hold out tremendous potential for development. Their current backwardness and poverty are caused mainly by the past colonial rule and the present unfair and irrational international economic system. More and more developing countries, going along with the trend of internationalization of the world economy and proceeding from their own national conditions, have embarked or are beginning to embark on a road of development with their own characteristics. Facts have proved that this is the only way to success. The coming century will see this trend grow even stronger. In my view, if the political resurgence of the developing countries is viewed as a major feature of the international evolution in the second half of the 20th century, then their economic revitalization will be a key hallmark of the new world pattern in the 21st century. [본문으로]
  3. hen developing countries become prosperous with billions of people lifted from poverty, it will provide enormous opportunities for trade and investment for all countries. There will be more markets for new technologies and industries. It also helps to instill vitality into the global economy, propelling it onto a new development stage. Meanwhile, the revitalization of the developing countries will bring about a sound underpinning for the world pattern of multipolarization, provide conditions favorable to the establishment of a fair and rational new international economic order, and offer stronger safeguards to lasting world peace. In short, the growing economic prosperity of the developing countries will contribute significantly to the advancement of the human society. [본문으로]
  4. The realization of the long-term goals as set forth in the Bogor Declaration requires our persistent efforts into the 21st century. This gigantic project of cooperation tallies with the trend of the world economy. It also serves the need of our reform, opening-up and economic development. After the meeting in Bogor, we have adopted a series of important measures aimed at deepening the reform. I wish to announce here that China will, effective from 1996, drastically reduce its overall tariff level by a margin of no less than 30%. This certainly will have a positive impact on regional cooperation and the achievement of trade and investment liberalization. [본문으로]
  5. In both China and the United States, trade has been a critical catalyst for growth. China is the fastest-growing market in the world for our goods and services. Tomorrow, Boeing will sign a contract for the largest sale of airplanes to China in history: 50 jets valued at $3 billion. This contract will support tens of thousands of American jobs and provide China with a modern fleet of passenger planes. [본문으로]
  6. Still, access to China's market remains restricted for many American goods and services. Just as China can compete freely and fairly in America, so our goods and services should be able to compete freely and fairly in China. The United States will do everything possible to bring China into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as soon as possible, provided China improves access to its market. . . . [본문으로]
  7. MR. JIANG: Ladies and gentlemen, a while ago I had an in-depth exchange of views with President Clinton on China-U.S. relations and of international and regional issues of mutual interest. The meeting was constructive and fruitful. President Clinton and I have agreed on identifying the goals for the development of a China-U.S. relationship oriented toward the 21st century. The two sides believe that efforts to realize this goal will promote the fundamental interests of the two peoples and the noble cause of world peace and development. We both agree that our two countries share extensive common interests in important matters bearing on the survival and development of mankind, such as peace and development, economic cooperation and trade, the prevention of the proliferation of weapons of mass destruction, and environment protection. Both sides are of the view that it is imperative to handle China-U.S. relations and properly address our differences in accordance with the principles of mutual respect, noninterference in each other's internal affairs, equality and mutual benefit; and seeking common ground, while putting aside differences. . . . [본문으로]
  8. As all of you know, I will go to China in two weeks time. It will be the first state visit by an American President this decade. I'm going because I think it's the right thing to do for our country. Today I want to talk with you about our relationship with China and how it fits into our broader concerns for the world of the 21st century and our concerns, in particular, for developments in Asia. That relationship will in large measure help to determine whether the new century is one of security, peace, and prosperity for the American people. [본문으로]
  9. Some Americans believe we should try to isolate and contain China because of its undemocratic system and human rights violation, and in order to retard its capacity to become America's next great enemy. Some believe increased commercial dealings alone will inevitably lead to a more open, more democratic China. [본문으로]
  10. We have chosen a different course that I believe to be both principled and pragmatic: expanding our areas of cooperation with China while dealing forthrightly with our differences. This policy is supported by our key democratic allies in Asia, Japan, South Korea, Australia, Thailand, the Philippines. It has recently been publicly endorsed by a number of distinguished religious leaders, including Reverend Billy Graham and the Dalai Lama. My trip has been recently supported by political opponents of the current Chinese government, including most recently, Wang Dan. There is a reason for this. Seeking to isolate China is clearly unworkable. Even our friends and allies around the world do not support us -- or would not support us in that. We would succeed instead in isolating ourselves and our own policy. Most important, choosing isolation over engagement would not make the world safer. It would make it more dangerous. It would undermine rather than strengthen our efforts to foster stability in Asia. It would eliminate, not facilitate cooperation on issues relating to mass destruction. It would hinder, not help the cause of democracy and human rights in China. It would set back, not step up worldwide efforts to protect the environment. It would cut off, not open up one of the world's most important markets. It would encourage the Chinese to turn inward and to act in opposition to our interests and values. [본문으로]
  11. Fifth, America clearly benefits from an increasingly free, fair and open global trading system. Over the past six years, trade has generated more than one-third of the remarkable economic growth we have enjoyed. If we are to continue generating 20 percent of the world's wealth with just four percent of its population, we must continue to trade with the other 96 percent of the people with whom we share this small planet. One in every four people is Chinese. And China boasts a growth rate that has averaged 10 percent for the past 20 years. Over the next 20 years, it is projected that the developing economies will grow at three times the rate of the already developed economies. It is manifestly, therefore, in our interest to bring the Chinese people more and more fully into the global trading system to get the benefits and share the responsibilities of emerging economic prosperity. Already China is one of the fastest-growing markets for our goods and services. As we look into the next century, it will clearly support hundreds of thousands of jobs all across our country. But access to China's markets also remains restricted for many of our companies and products. What is the best way to level the playing field? We could erect trade barriers. We could deny China the normal trading status we give to so many other countries with whom we have significant disagreements. But that would only penalize our consumers, invite retaliation from China on $13 billion in United States exports, and create a self-defeating cycle of protectionism that the world has seen before. Or we can continue to press China to open its markets -- its goods markets, its services markets, its agricultural markets -- as it engages in sweeping economic reform. We can work toward China's admission to the WTO on commercially meaningful terms, where it will be subject to international rules of free and fair trade. And we can renew normal trade treatment for China, as every President has done since 1980, strengthening instead of undermining our economic relationship. In each of these crucial areas, working with China is the best way to advance our interests. But we also know that how China evolves inside its borders will influence how it acts beyond them. We, therefore, have a profound interest in encouraging China to embrace the ideals upon which our nation was founded and which have now been universally embraced -- the right to life, liberty and the pursuit of happiness; to debate, dissent, associate and worship without state interference. These ideas are now the birthright of people everywhere, a part of the 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They are part of the fabric of all truly free societies. [본문으로]
  12. We have a fundamental difference with China's leadership over this. The question we Americans must answer is not whether we support human rights in China -- surely, all of us do -- but, rather, what is the best way to advance them. By integrating China into the community of nations and the global economy, helping its leadership understand that greater freedom profoundly serves China's interests, and standing up for our principles, we can most effectively serve the cause of democracy and human rights within China. [본문으로]
  13. Over time, the more we bring China into the world the more the world will bring freedom to China. China's remarkable economic growth is making China more and more dependent on other nations for investment, for markets, for energy, for ideas. These ties increase the need for the stronger rule of law, openness, and accountability. And they carry with them powerful agents of change -- fax machines and photocopiers, computers and the Internet. Over the past decade the number of mobile phones has jumped from 50,000 to more than 13 million in China, and China is heading from about 400,000 Internet accounts last year to more than 20 million early in the next century. Already, one in five residents in Beijing has access to satellite transmissions. Some of the American satellites China sends into space beam CNN and other independent sources of news and ideas into China. The licensing of American commercial satellite launches on Chinese rockets was approved by President Reagan, begun by President Bush, continued under my administration, for the simple reason that the demand for American satellites far outstrips America's launch capacity, and because others, including Russian and European nations, can do this job at much less cost. It is important for every American to understand that there are strict safeguards, including a Department of Defense plan for each launch, to prevent any assistance to China's missile programs. Licensing these launches allows us to meet the demand for American satellites and helps people on every continent share ideas, information, and images, through television, cell phones, and pagers. In the case of China, the policy also furthers our efforts to stop the spread of missile technology by providing China incentives to observe nonproliferation agreements. This policy clearly has served our national interests. Over time, I believe China's leaders must accept freedom's progress because China can only reach its full potential if its people are free to reach theirs. In the Information Age, the wealth of any nation, including China, lies in its people -- in their capacity to create, to communicate, to innovate. The Chinese people must have the freedom to speak, to publish, to associate, to worship without fear of reprisal. Only then will China reach its full potential for growth and greatness. [본문으로]
  14. China will choose its own destiny, but we can influence that choice by making the right choice ourselves -- working with China where we can, dealing directly with our differences where we must. Bringing China into the community of nations rather than trying to shut it out is plainly the best way to advance both our interests and our values. It is the best way to encourage China to follow the path of stability, openness, nonaggression; to embrace free markets, political pluralism, the rule of law; to join us in building a stable international order where free people can make the most of their lives and give vent to their children's dreams. [본문으로]
  15. That kind of China, rather than one turned inward and confrontational, is profoundly in our interests. That kind of China can help to shape a 21st century that is the most peaceful and prosperous era the world has ever known. [본문으로]
  16.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https://joohyeon.com/281 [본문으로]
  17. I'd like here to respond to what President Clinton said on WTO. He said that to allow China in the WTO will be in the best interest of the American people. And I want to say that although China has made the biggest concessions, that will also be in the interest of the Chinese people. [본문으로]
  18. Because if China wants to join the WTO, wants to be integrated in the international community, then China must play by the rules of the game. China cannot do that without making concessions. Of course, such concessions might bring about a very huge impact on China's national impact on some state-owned enterprises, and also on China's market. But I have every assurance to say here, thanks to the achievements made in our reform and opening up process, we will be able to stand such impact. And the competition arising from such impact will also promote a more rapid and more healthy development of China's national economy. [본문으로]
  19. THE PRESIDENT: Thank you very much. Good morning. Ambassador Parris, it's hard for me to say -- you may know, Mark worked for us in the White House for a long time and, you know, it's difficult for me to be sufficiently respectful of him now that he's here with this vast array of support. (Laughter.) I do want to thank you, Mark, and all of you for the wonderful job you've done under particularly adverse circumstances. And I thank Ambassador Albright for her representation of the United States here in Turkey, after the terrible first earthquake. I think I should give you an explanation for why we're running a little late this morning. We have been up late last night and early this morning, following the 11th hour negotiations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And I am pleased to say that the United States and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have now successfully concluded a strong accession agreement for China to enter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Applause.) This agreement is a major step forward in bringing China into the WTO, and a profoundly important step in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 somebody apparently doesn't like it very much. (Laughter.) Have we put too much strain on the lights? (Laughter.) Yea. (Applause.) What do you say? Can you guys pick this up with this light, if I go on? Okay. [본문으로]
  20. The China-WTO agreement is good for the United States, it's good for China, it's good for the world economy. Today, China embraces principles of economic openness, innovation and competition that will bolster China's economic reforms and advance the rule of law. President Jiang Zemin and Premiere Zhu Rongji have shown genuine leadership in committing China to open its markets and abide by global rules of fair trade. In opening the economy of China, the agreement will create unprecedented opportunities for American farmers, workers and companies to compete successfully in China's market, while bringing increased prosperity to the people of China. [본문으로]
  21. [경제성장이론 ①] 솔로우 모형 - 자본축적을 통한 경제성장 https://joohyeon.com/251 [본문으로]
  22. [경제학원론 거시편 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경제성장 달성하기 - 저축과 투자 https://joohyeon.com/236 [본문으로]
  23.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③] 한국은 '어떤 무역체제' 덕분에 경제발전을 이루었나 -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애매모호함 https://joohyeon.com/270 [본문으로]
  24.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https://joohyeon.com/269 [본문으로]
  25.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https://joohyeon.com/281 [본문으로]
  26. [국제무역이론 ①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https://joohyeon.com/216 [본문으로]
  27. [국제무역이론 ②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헥셔&올린의 보유자원에 따른 무역 https://joohyeon.com/217 [본문으로]
  28.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https://joohyeon.com/282 [본문으로]
  29. 논문은 1989년 [본문으로]
  30. We have a fundamental difference with China's leadership over this. The question we Americans must answer is not whether we support human rights in China -- surely, all of us do -- but, rather, what is the best way to advance them. By integrating China into the community of nations and the global economy, helping its leadership understand that greater freedom profoundly serves China's interests, and standing up for our principles, we can most effectively serve the cause of democracy and human rights within China. [본문으로]
  31. Over time, the more we bring China into the world the more the world will bring freedom to China. China's remarkable economic growth is making China more and more dependent on other nations for investment, for markets, for energy, for ideas. These ties increase the need for the stronger rule of law, openness, and accountability. And they carry with them powerful agents of change -- fax machines and photocopiers, computers and the Internet. Over the past decade the number of mobile phones has jumped from 50,000 to more than 13 million in China, and China is heading from about 400,000 Internet accounts last year to more than 20 million early in the next century. Already, one in five residents in Beijing has access to satellite transmissions. Some of the American satellites China sends into space beam CNN and other independent sources of news and ideas into China. The licensing of American commercial satellite launches on Chinese rockets was approved by President Reagan, begun by President Bush, continued under my administration, for the simple reason that the demand for American satellites far outstrips America's launch capacity, and because others, including Russian and European nations, can do this job at much less cost. It is important for every American to understand that there are strict safeguards, including a Department of Defense plan for each launch, to prevent any assistance to China's missile programs. Licensing these launches allows us to meet the demand for American satellites and helps people on every continent share ideas, information, and images, through television, cell phones, and pagers. In the case of China, the policy also furthers our efforts to stop the spread of missile technology by providing China incentives to observe nonproliferation agreements. This policy clearly has served our national interests. Over time, I believe China's leaders must accept freedom's progress because China can only reach its full potential if its people are free to reach theirs. In the Information Age, the wealth of any nation, including China, lies in its people -- in their capacity to create, to communicate, to innovate. The Chinese people must have the freedom to speak, to publish, to associate, to worship without fear of reprisal. Only then will China reach its full potential for growth and greatness. [본문으로]
  32. For 70 years, the United States has embraced a strategy premised on the belief that leadership of a stable international economic system rooted in American principles of reciprocity, free markets, and free trade served our economic and security interests. (...) The United States helped expand the liberal economic trading system to countries that did not share our values, in the hopes that these states would liberalize their economic and political practices and provide commensurate benefits to the United States. [본문으로]
  33. Experience shows that these countries distorted and undermined key economic institutions without undertaking significant reform of their economies or politics. They espouse free trade rhetoric and exploit its benefits, but only adhere selectively to the rules and agreements. [본문으로]
  34. We welcome all economic relationships rooted in fairness, reciprocity, and faithful adherence to the rules. Those who join this pursuit will be our closest economic partners. But the United States will no longer turn a blind eye to violations, cheating, or economic aggression. [본문으로]
  1. 도희
    선생님!!! 전세계 수입/수출액은 같아야 되는거 아닌가요? 차이나는건 단순히 합산 과정에서의 오차일 뿐인가요?
    아니면 혹시 외계인.. 읍읍 당신 누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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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Posted at 2019. 8. 24. 21:41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과거 개발도상국이 비난했던 자유무역, 오늘날 선진국이 두려워하다


국제무역 보다 정확히 말해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이 자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고전적인 논쟁 주제[각주:1]입니다


▶ 개발도상국 - "자유무역 및 비교우위론은 이미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진 국가에만 유리한 이론 아니냐"


제조업은 산업화의 상징이며 저숙련 근로자에게 비교적 안정적인 임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 특히 이제 막 경제발전을 시작하려는 개발도상국들은 자국의 제조업을 보호 · 육성 · 발전 시키려 했습니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은 '성숙한 외국 제조업과의 경쟁' 입니다. "자국 제조업 수준이 걸음마 단계인 상황에서 시장을 개방하면 외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생각[각주:2]은 자연스런 우려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애덤 스미스의 자유무역사상[각주:3]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각주:4]이 나온 이래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이 자국의 비교열위 산업인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걱정했습니다. 특히나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토지의 수확체감성에서 벗어나 산업자본가의 이윤을 높이려는 19세기 영국의 경제상황[각주:5] 속에서 등장한 이론이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은 "자유무역 및 비교우위론은 이미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진 국가에만 유리한 이론 아니냐!"고 인식했습니다. 


개발도상국들 중 일부[각주:6]는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여 자국의 제조업을 보호하려 하였고, 또 다른 일부[각주:7]는 아예 교역량을 줄이는 수입대체 산업화를 선택했습니다. 대외지향적 무역체제에 힘입어 경제발전에 성공한 대한민국[각주:8] 조차도 기존의 비교우위에서 벗어나 제철소건설 등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했습니다. 


▶ 현대 경제학자 - "제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한 정부지원이 정당화 되려면 특수한 조건이 필요하다"


개발도상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항하여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사상과 비교우위론을 정교화[각주:9] 하였습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개발도상국을 향해 던진 물음은 "당장의 경쟁에서는 밀리더라도 미래에는 승산이 있다는 걸 아는 사업가라면, 정부의 인위적인 보호조치가 없더라도 자연스레 제조업에 뛰어들지 않겠느냐" 입니다. 현재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미래에는 외국보다 낮은 가격에 상품을 제조할 수 있다고 믿는 사업가라면, 현재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기꺼이 제조업 분야에 투자를 했을 겁니다. 


미래를 내다본 사업가에 의해 국가경제의 생산성 · 부존자원 등이 시간이 흐른 후 바뀐다면, 비교우위도 자연스레 변화하는 '동태적 비교우위'(dynamic comparative advantage) 양상을 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 및 유치산업 보호는 굳이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현대 주류 경제학자들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부지원이 정당화 되기 위해서는 특수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때 특수한 조건이란 '기술적 외부성'(technological externality)과 '금융시장 불완전성'(capital market imperfection) 입니다. 


더 나은 생산 방식을 발견하기 위해 비용을 투자하는 사업가가 직면하는 문제는 잠재적인 경쟁자가 정보를 거리낌없이 쓸 가능성, 즉 기술적 외부성 이며, 이로인해 개별 사업가가 지식 획득을 위한 투자를 꺼리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은 기술개발 및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아야 하는데, 금융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자금조달이 어려워집니다[각주:10].


경제학자들은 이와 같이 특수한 조건이 존재한다면 정부의 제조업 지원이 정당화 될 수 있으며, 단 이때 지원의 형태는 무차별적인 보호 관세가 아니라 직접적인 보조금 이라고 강조합니다. 다르게 말해, 제조업 육성을 위한 보호무역정책을 구사할 생각보다는 '외부성 및 불완전성 등 구체적인 시장실패를 직접 해결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과거 개발도상국이 직면했던 문제는 '경제발전'(Economic Development)

: 제조업과 산업화를 위한 경제발전 전략으로서 자유무역과 비교우위가 타당한가


이처럼 국제무역과 제조업에 관한 논쟁은 경제발전을 추구했던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벌어져왔습니다. 


개발도상국은 "제조업과 산업화를 위한 경제발전 전략으로서 자유무역과 비교우위론이 타당한가?"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이러한 물음에 경제학자들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유치산업보호론을 인정하면서도 무조건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주의[각주:11]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폐쇄경제로 돌아선 중남미[각주:12]와 대외지향을 꾸준히 추진한 대한민국[각주:13] 간 대비되는 성과는 자유무역을 향해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알려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국제무역논쟁은 자유무역사상과 비교우위론을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보다 정교화 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 1970~80년대 미국 - "외국과의 경쟁증대 때문에 미국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선진국인 미국에서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졌습니다.


본 블로그의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시리즈[각주:14]를 통해 알 수 있었듯이, 1970~80년대 미국인들은 '미국의 지위 하락과 경쟁력 상실'을 두려워 했습니다. 전세계 GDP 중 미국의 비중은 1968년 26.2%에 달했으나 점점 줄어들어 1982년 23.0%를 기록합니다. 또한 무역적자가 심화되면서 GDP 대비 무역적자 비중이 1980년 0.7%, 1985년 2.8%, 1987년 3.1%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거시경제적 문제와 함께 다수의 미국 근로자와 기업들이 걱정했던 것은 바로 '제조업의 비중 축소와 일자리 감소' 였습니다. 2차대전 이후 폐허가 됐던 서유럽과 일본이 경제부흥에 성공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미국 제조기업들은 1970~80년대 들어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신발 · 의류 · 섬유 등 저숙련 제조업 뿐 아니라 자동차 · 철강 등 중후장대 제조업도 외국기업에게 미국시장을 내주었습니다.



신발 · 의류 · 섬유 산업은 저숙련 근로자를 대규모로 고용하는 대표적인 제조업 중 하나이며, 경제발전 단계를 밟는 국가들이 크게 의존하는 업종입니다. 과거 미국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1970년대 신발 · 의류 · 섬유 산업에 종사하는 미국 근로자 수는 약 300만명에 달했습니다. 


1970년대 들어서 후발산업국가들이 생산 및 수출 물량을 늘려나가자 선진국은 위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윗 그래프에 나오듯이, 1960년-1988년 사이 미국인들의 신발 · 의류 · 섬유 품목 소비 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결국 선진국과 개도국들은 1974년 다자간섬유협정(MFA)을 체결하였고, 물량쿼터제를 통해 수출물량을 통제하였습니다. 1981년 부임한 레이건대통령은 대선캠페인 과정에서 다자간섬유협정을 갱신하겠다고 약속하였고, 개발도상국이 만든 섬유와 의복의 연간 수입증가율을 기존 6%에서 2%로 낮추었습니다.


그럼에도 신발 · 의류 · 섬유의 수입침투(import penetration)는 계속되었습니다. 쿼터할당량을 다 채운 외국 생산자들은 몇몇 공정을 쿼터가 남아있는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회피하였고, 공정변화를 통해 품목을 변경하여 규제를 벗어났습니다. 


미국의 신발 · 의류 · 섬유 산업은 펜실베니아 · 남부 · 남캐롤라니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고, 이 지역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2000년 이들 산업의 근로자 수는 약 100만명으로 줄었고, 2019년 현재는 약 30만명에 불과합니다.


  • 1960~90년, 미국 차량등록대수 중 외국산 자동차 점유율 변화

  • 출처 : Douglas Irwin. 2017. 『Clashing over Commerce』 575쪽


자동차 산업도 1970년대부터 외국과의 경쟁증대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산업 입니다. 


1960년대 미국시장 내 외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7%대로 안정적이었으며 주로 독일차가 차지했습니다. GM · 포드 ·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차량에 집중하였고, 외산차는 주로 소형차를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1973년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소비자들은 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찾기 시작했고 일본자동차 업계가 이 지점을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 1975~80년 사이 외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2배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1979년 2차 오일쇼크가 터지자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훼손되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부도위기에 몰렸고,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실업률은 상승했습니다. 


결국 미국 자동차 노조는 수입제한과 일본기업이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요구했고, 레이건행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자발적 수출제한을 얻어냅니다.


  • 1950~90년, 철강 미국 내 소비 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 

  • 출처 : Douglas Irwin. 2017. 『Clashing over Commerce』 538쪽


철강 또한 수입경쟁에 노출된 업종 중 하나입니다. 미국 내 소비 중 수입철강의 비중은 1979년 15%에서 1984년 26%로 상승했습니다. 


미국 철강업계는 외국에 대항하여 반덤핑규제와 상계관세 부과를 요구했으며, 그 타겟은 주로 유럽(EEC) 이었습니다. 레이건행정부는 자동차 산업에서처럼 자발적제한 협약을 외국과 맺으려 하였고, 전체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15개국을 대상으로 물량쿼터제를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1985년 8월 체결하였습니다.


▶ 1990년대 미국 - "저숙련 · 저임금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미국 제조업기반이 무너질 것이다"


1970~80년대 미국 제조업이 직면한 경쟁상대가 주로 서유럽과 일본이었다면, 1990년대 미국 제조업 근로자들에게 위기감을 안겨다준 상대방은 멕시코 였습니다. 


위의 표에 나오듯이, 1994년 당시 멕시코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시간당 실질 인건비는 미국의 1/8에 불과했고, 미국 기업들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할 유인이 충분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숙련 · 저임금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으면 미국 제조업기반이 무너질 것이다" 라는 우려가 팽배했습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1992년 미국 대선의 주요 의제로 부각되었습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지지자 그리고 노조는 NAFTA 체결을 격렬히 반대하였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스 페로(Ross Perot)는 제조업 일자리가 남쪽 멕시코로 대거 이동할 것이라며 NAFTA를 '남쪽으로 일자리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굉음'(giant sucking sound going south)'으로 칭했습니다. 양당제인 미국 정치구도에서 무소속 후보가 무려 18.9%나 득표[각주:15]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당시 미국인들이 NAFTA에 대해 가졌던 우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난 이후 당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NAFTA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단, 여러 우려를 반영하여 노동부문 부속협약(labor side agreement) 및 원산지 규정(rule of origin)을 협정에 새로 집어넣었습니다. 여기에는 멕시코의 저임금을 무분별하게 활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근로자 권리 보호, 그리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역내에서 생산된 부품이 완성차 부가가치의 62.5%를 차지해야 한다는 역내가치비율(Regional Value Content) 조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선진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계층별로 상이한 영향을 주는 시장개방'(Income Distribution)

: 제조업 및 저임금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자유무역의 충격을 어떻게 완화해야 하는가


  • 1966~2000년,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 추이 (단위 : 천 명)

  • 빨간선 이후 시기가 1980~90년대

  •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

  •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고용보고서 및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위의 그래프는 1966년~2000년 미국 내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프상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를 나타냅니다. 제조업 일자리는 경기변동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황기에 일자리가 줄었다가 회복기에 다시 늘어나는 패턴을 보입니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는 경기회복기에 불황 이전 수준만큼 일자리가 늘어났으나, 1980년대 들어서는 제조업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적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79년 최대 1,950만명에 달했던 제조업 근로자는 1980-90년대 평균적으로 1,700만명대를 기록하며 10%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경기변동이 아닌 다른 요인이 작용했음을 알려주고 있으며, 많은 미국인들이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원인을 국제무역에서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 미국 주요 산업지역

  • 자동차 산업의 러스트벨트(Rust Belt), 석탄 산업의 Coal Belt. 섬유 산업의 Textile Belt

  • 츨처 : Douglas Irwin. 2017. 『Clashing over Commerce』 596


이러한 제조업 위축은 사회 · 정치적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제조업은 저숙련 근로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주었기 때문에, 제조업의 위축은 임금불균등 증대(rise of wage inequality)로 연결될 위험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석탄, 섬유 산업 등은 미국 내 특정 지역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상하원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제조업 위축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따라서 1970~9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은 "계층별로 상이한 영향을 주는 자유무역으로 인해 제조업 고용 및 임금이 감소하고 그 결과 임금불균등이 확대되는 것 아닐까?"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경제발전기 개발도상국들이 던진 물음에 대해 현대 경제학자들은 정교화된 자유무역사상과 비교우위론을 답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1970~9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이 던진 물음에 대해서 경제학자들은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요? 




※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① 미국 제조업 비중 감소는 생산성향상과 수요변화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였습니다[각주:16]


앞서 내용을 통해, 신발 · 의류 · 섬유 등 저숙련 제조업 뿐 아니라 자동차 · 철강 등 중후장대 제조업도 외국기업에게 미국시장을 내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미국의 공장들은 당연히 저임금의 멕시코로 이전할텐데, 왜 경제학자들은 일반의 상식과는 다른 분석을 내놓은 것일까요? 


  • 경제학자 로버트 Z. 로런스 (Robert Z. Lawrence)

  • 1983년 발표 논문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일시적인 순환>


국제무역과 제조업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이끌고 있는 학자 중 한 명이 바로 로버트 Z. 로런스(Robert Lawrence) 입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를 연구해오며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임금불균등 심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83년 로버트 Z. 로런스는 잭슨홀미팅에서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일시적인 순환>(Changes in U.S. Industrial Structure: The Role of Global Forces, Secular Trends and Transitory Cycles>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로런스는 논문을 통해, "1970년대 미국은 절대적인 탈산업화(absolute deindustrialization)를 경험하지 않았다. (...) 다시 성장이 재개되면 제조업의 일자리와 투자가 촉진될 것이고, 자동적으로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가 발생할 것이다. (...) 대외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미국 산업 및 무역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다"[각주:17] 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로런스의 주장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 미국 탈산업화 - 절대적 생산 감소와 상대적 비중 감소를 구분해야 한다


탈산업화(혹은 탈공업화, deindustrialization)란 광업 · 제조업 · 건설업 등 2차산업 활동이 위축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1970-8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은 신발 · 의류 · 섬유 · 자동차 · 철강 등의 위축을 보며 "미국의 경쟁력 감소로 인해 탈산업화가 발생했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대해 로버트 Z. 로런스는 우선 탈산업화 현상이 무엇인지 정교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적 감소(absolute decline in the volume of output)를 의미하는가 아니면 제조업 생산량 증가율의 상대적 감소(relative decline in the growth of outputs)를 의미하는가?[각주:18]" 


어떤 산업이든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감소한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큰 문제입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경제성장은 생산의 증가[각주:19]를 뜻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절대적인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다른 산업의 빠른 생산 증가율 때문에 '생산량의 상대적인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면, 이를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할 겁니다. 


  • 1966~97년,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

  •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1966년 26.1%, 1997년 16.1%로 추세적 하락을 경험하였다

  •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1966년 50.0%, 1997년 64.2%로 추세적 상승 하였다.

  • 출처 : 미 경제분석국(BEA)


로버트 Z. 로런스는 "미국 제조업의 경제활동인구, 자본스톡, 생산량을 살펴보니 1980년까지 절대적(absolute) 탈산업화를 경험하지 않았다"[각주:20]고 주장합니다. 미국 제조업 부가가치의 절대액수는 1965년 2,370억 달러에서 1980년 3,510억 달러로 증가했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옳습니다.


문제는 제조업 비중(share)의 감소에 있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 나오듯이, 전체 미국경제에서 제조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1966년 26.1%, 1980년 20.5%, 1990년 17.3%, 1997년 16.1%로 추세적으로 하락(secular decline)하고 있습니다. 


▶ 미국 제조업 비중 감소를 초래하는 영속적인 추세변화 - 생산성향상과 수요변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감소이든 상대적 감소이든 상관없이, 외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미국 제조업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로런스는 "국제교역은 산업구조 변화의 유일한 원인도 아니며 중요한 원인도 아니다. 무역은 수요와 기술변화의 영향을 단지 강화할 뿐이다.[각주:21] (...) 제조업 고용비중의 감소는 제조업의 급격한 노동생산성 향상과 느린 수요 증가로 인한 예측가능한 결과이다."[각주:22]라고 말합니다.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향상은 수요 요인과 결합하여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생산비용을 낮추는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은 품질 개선과 가격 하락을 동반합니다. 이에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중 제조업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집니다. 그리고 생활수준이 개선된 미국인들이 의료 · 여행 ·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지출을 늘림에 따라 상품지출 비중은 더 줄어듭니다.


이렇게 상품수요가 탄력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서, 생산성향상은 역설적으로 고용을 줄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의 생산성향상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때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생산성 향상만 이루어진다면 더 적은 수의 근로자로 똑같은 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은 제조업 일자리를 감소시킵니다.


로런스는 기술혁신의 결과물로 얻게되는 생산성 향상, 그리고 생활수준 향상 및 서비스 경제화가 야기하는 상품수요 감소 요인은 영속적인 추세(Secular Trends)라고 평가했습니다. 추세가 달라지면서 미국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역할이 변하였고 이로 인해 제조업 생산 및 고용 비중이 감소한 것이지 국제무역은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논리 입니다. 


▶ 미국 국제경쟁력의 열등함? - 일시적 경기순환과 영속적인 비교우위 변화


  • 란선 :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 지수 (1973=100)

  • 란선 : 미국 GDP 대비 무역수지 적자 비중 (축반전)

  • 1980년을 기점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하자, 시차를 두고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


그렇다고해서 로런스가 국제무역이 단 하나의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


제2차 오일쇼크와 볼커 연준의장의 통화긴축 정책으로 인해 1980년대 초반 미국 달러가치는 급상승했고 무역적자는 심화되었습니다. 1980~82년 사이 미국 제조업 상품 수출 물량은 -17.5%를 기록했으며, 수입 물량은 +8.3% 였습니다. 로런스는 수출 감소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약 50만개 줄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서 로런스가 강조하는 것은 달러가치 상승이라는 일시적 순환요인(Transitory Cycles) 때문에 제조업 수출이 감소한 것이지 "미국의 국제경쟁력이 갑자기 훼손된 결과물이 아니다"[각주:23]는 점입니다. 따라서, 산업정책 및 무역정책으로 제조업을 보호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향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미국은 저숙련 제조업 분야의 비교우위를 상실한 대신 하이테크 분야의 비교우위를 발전시켰다고 로런스는 평가합니다. 향후 하이테크 산업이 더 발전하게 되면 제조업 일자리 상실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일시적인 순환


이처럼 로버트 Z. 로런스가 1983년 논문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일시적인 순환>(Changes in U.S. Industrial Structure: The Role of Global Forces, Secular Trends and Transitory Cycles> 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제목 그대로 입니다.


미국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의 상대적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는 국제경쟁력 훼손 등 글로벌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 및 소비자 수요변화의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달러가치 상승의 일시적인 순환이 작용한 결과 입니다. 


따라서, 탈산업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비숙련) 제조업을 위한 보호무역정책과 산업정책을 구사하면 미국경제의 잠재성장을 훼손시킨다고 로런스는 경고합니다.




※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② 미국 임금불균등 증가는 숙련편향적 기술변화 때문이다


1980년대 로버트 로런스 등 몇몇 경제학자들이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무역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1990년대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1980년대 사람들이 제조업 비중 축소 및 일자리 감소에 주목했다면, 1990년대 관심주제는 임금불균등(wage inequality) 이었고 그 배후에 국제무역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미국의 1973년 시간당 실질소득은 8.55 달러였으나 1992년 7.43 달러로 하락하였습니다. 특히 숙련근로자의 상대소득이 크게 증가하며 임금불균등이 확대되었죠. 


임금증가율 정체와 불균등이 확대되던 시기, 국제경제관계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1인당 생산량은 유럽의 2배, 일본의 6배 였으나 1990년대 차이가 많이 줄어드는 수렴(convergence)이 이루어졌고 임금격차도 좁혀졌습니다. 또한, 1970~90년 사이 미국의 GNP 대비 수출입은 12.7%에서 24.9%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므로 199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이 임금불균등 증대 원인에 국제무역이 있다고 생각한 것은 자연스런 사고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부시행정부와 클린턴행정부는 저임금 국가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려 했으니, 국제무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진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 헥셔-올린 모형, 미국 내 임금불균등 현상을 예측한듯 하다 


국제무역이론도 미국인들의 우려가 논리적으로 타당함을 뒷받침 해주었습니다. 바로, 헥셔-올린 무역모형(Heckscher-Ohlin Trade Model)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Stolper-Samuelson Theorem)[각주:24] 입니다.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에 따르면, '시장개방 이후 숙련노동 풍부국은 숙련노동집약적 상품가격이 올라가서 숙련노동자의 실질임금이 상승하고, 비숙련노동 풍부국은 비숙련노동집약적 상품가격이 올라가서 비숙련노동자의 실질소득이 상승' 합니다. 


쉽게 말해, 국제무역은 국가의 풍부한 생산요소에게 이익을 주며 희소한 생산요소에게 불이익을 줍니다. 자급자족 상황에서 풍부한 생산요소는 과다공급으로 인한 낮은 가격 때문에 저평가받다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니 과다공급 해소로 가격이 올라 이익을 본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자급자족 상황에서 희소한 생산요소는 과소공급 때문에 높게 평가받다가, 무역개방으로 외국의 생산요소가 들어오니 희소성의 이득을 박탈 당합니다.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를 미국과 개발도상국의 상황에 대입해봅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숙련근로자가 풍부하며,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은 비숙련근로자가 풍부합니다. 따라서, 양국간 교역확대는 미국 숙련근로자 임금과 개발도상국 비숙련근로자 임금을 상대적으로 증가시킵니다. 다시 말해, 헥셔-올린 모형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숙련-비숙련 근로자 간 임금불균등이 나타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임금수렴이 나타납니다



  • 1955~90년, 생산근로자 대비 비생산근로자의 임금 비율
  • 출처 : Lawrence & Slaughter. 1993.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임금>


헥셔-올린 무역이론의 예측은 실제 미국의 모습과 동일하였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955년~90년 생산근로자 대비 비생산근로자의 임금 비율(ratio of nonproduction to production wages)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생산근로자는 제조업 생산직, 비생산근로자는 관리·감독·사무직을 의미하며, 단순히 전자를 비숙련근로자 후자를 숙련근로자로 구분지을 수 있습니다.


1970년대에 숙련-비숙련 근로자 간 임금불균등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확대되며 1990숙련 근로자의 상대임금은 비숙련 근로자 대비 1.65배를 기록합니다.


이제 더 이상 다른 요인을 가져올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1980년대 미국에서 국제무역 때문에 임금불균등이 확대된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 헥셔-올린 모형은 미국 내 임금불균등 심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로버트 Z. 로런스와 매튜 J. 슬로터의 1993년 보고서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인 임금: 거대한 굉음 혹은 작은 딸꾹질?>


정작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이와 달랐습니다. 


앞서 봤던 로버트 Z. 로런스(Robert Z. Lawrence)는 매튜 J. 슬로터와 함께 1993년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제목은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인 임금: 거대한 굉음 혹은 작은 딸꾹질?>(International Trade and American Wages in the 1980s: Giant Sucking Sound or Small Hiccup?>[각주:25] 입니다.


우선 로런스와 슬로터는 헥셔-올린 무역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가 미국 내 현실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가 숙련근로자의 상대임금 증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숙련근로집약적 상품가격이 상승해야' 합니다. 단순히 임금불균등이 확대된 결과만을 보고 무역이론이 현실을 설명하구나 라고 단정지으면 안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 다른 국가들이 무역을 수행하는 이유는  '상품의 상대가격이 국내와 외국에서 다르기 때문'[각주:26] 입니다. 비교우위를 가진 상품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값싸게 생산되기 때문에, 수출을 통해 더 높은 값을 받고 외국에 판매합니다. 반대로 비교열위를 가진 상품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생산되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통해 더 싸게 (간접)생산합니다. 


그리고 무역을 하게 되면 자급자족 가격이 아닌 세계시장 가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품가격이 변합니다. 즉, 무역 개방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것은 ‘상품의 상대가격’ 입니다. 수입 상품은 자급자족에서 보다 무역 실시 이후 더 싸지고, 수출상품은 더 비싸집니다


따라서, “달라진 상품 상대가격이 생산요소의 실질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를 살펴봄으로써, 무역개방과 소득분배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무역이론이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각주:27]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숙련근로자의 상품가격이 상승하지 않은채 숙련근로자의 상대임금만 증가했다면, 이는 무역이 아닌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결과 입니다.


  • 왼쪽 : 1980년대 숙련근로 집약도(X축)에 따른 수입가격 변화율(Y축)

  • 오른쪽 : 1980년대 숙련근로 집약도(X축)에 따른 수출가격 변화율(Y축)


위의 그래프는 1980년대 숙련근로집약 정도에 따른 수출입 가격 변화를 보여줍니다. 숙련근로집약도가 높아지는 상품일수록 수입가격은 다소 하락하고 수출가격은 크게 하락하는 관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로버트 Z. 로런스와 매튜 J. 슬로터는 1980년대 숙련근로집약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기는 커녕 하락했음을 지적합니다. 이들은 "데이터는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무역이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회귀분석을 할 필요조차 없다."[각주:28] 라고 말합니다.


▶ 미국 임금불균등 증가는 숙련편향적 기술변화로 인한 숙련노동 수요 증대 때문이다

 

  • 1955~90년, 생산근로자 대비 비생산근로자의 고용 비율

  • 출처 : Lawrence & Slaughter. 1993.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임금>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요인 때문에 미국 숙련근로자의 상대임금이 올라간 것일까요? 로런스와 슬로터는 '노동 공급과 수요'라는 국내요인에서 찾았습니다. 


만약 비숙련근로자 노동공급이 숙련근로자 노동공급보다 많이 증가한다면, 비숙련근로자 임금은 하락하고 숙련근로자 임금은 상승합니다. 한 연구는 이민자 증가로 인해 비숙련근로자의 상대공급이 증가했음을 보였습니다.


로런스와 슬로터가 더 주목했던 것은 노동수요 측면(labor-demand story) 입니다. 


왜냐하면 숙련근로자들의 상대공급이 증가했음에도 숙련-비숙련 간 임금격차가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1980년대 들어서 비생산근로자가 급증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1983년 미국 내 화이트칼라 직업은 전체 고용 중 67.2% 였으나 1990년 90%로 늘어납니다. 또한, 관리직무는 1983년 24%에서 1990년 45.7%로 증가합니다. 


이렇게 숙련근로자가 늘어났음에도 임금이 올랐다면 이는 숙련근로자들을 향한 노동수요 증대가 더 큰 역할을 했음을 의미합니다. 로런스와 슬로터는 "1980년대 미국 제조업 내 비생산근로자의 상대임금과 상대고용이 모두 상승하였다. 이러한 조합은 노동수요가 비생산근로자로 이동했음을 알려준다"[각주:29]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던질 수 있는 물음은 "왜 숙련근로자를 향한 노동수요가 증대되었나?" 입니다. 로런스와 슬로터는 "기술변화가 비생산 근로자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편향되게 이루어졌다."[각주:30]고 대답합니다. 


당시 로런스와 슬로터 뿐만 아니라 많은 경제학자들이 기술변화로 인한 노동수요 변화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각주:31]. 버만, 바운드, 그릴리키스는 1993년 논문을 통해 "비생산근로자를 향한 수요변화는 기술변화 때문이다"고 주장하였고[각주:32], 앨런 크루거도 1993년 논문에서 "컴퓨터 사용이 확산됨에 따라 교육프리미엄이 증대되었다. 즉, 편향적인 기술변화가 발생했다"고 말하였습니다[각주:33]


경제학자들은 숙련근로자의 수요를 증대시키도록 일어난 기술변화를 '숙련편향적 기술진보'(Skill-Biased Technological Change, SBTC)라고 명명하였고, 19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경제학계 논의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임금불균등 심화의 원인을 숙련편향적 기술진보에서 찾았으며,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컨센서스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폴 크루그먼, 국제무역과 임금 간 관계를 14년 만에 다시 생각하다



2000년대 들어서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임금불균등 현상의 원인을 국제무역이 아닌 숙련편향적 기술변화로 꼽았습니다[각주:34]


1990년대 중반 이후 거시경제 상황 변화가 국제무역에서 관심을 멀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미국경제는 다시 호황을 기록하면서 국제경쟁력 상실을 둘러싼 우려가 사라졌습니다. 이와중에 1995년 이후 컴퓨터 ·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통신산업(IT)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역시 임금불균등 원인은 기술변화에 있구나" 라는 확신은 더 강해졌습니다.


그런데 2008년 폴 크루그먼은 보고서 하나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제목은 <무역과 임금, 다시 생각해보기>(<Trade and Wages, Reconsidered>) 입니다. 


폴 크루그먼은 1980년대 신무역이론(New Trade Theory)[각주:35]을 통해 국제무역이론의 흐름을 변화시킨 인물이었고, 당시 국제무역논쟁[각주:36]한복판[각주:37]에 있었습니다. 또한 폴 크루그먼은 앞서 살펴본 로버트 Z. 로런스와 함께 1994년 논문 <무역, 일자리, 그리고 임금>(<Trade, Jobs and Wages>)을 발간하면서 의견을 같이 했었습니다. 그는 1990년대 NAFTA를 둘러싼 사회적논쟁 속에서 "국제무역은 제조업 위축 및 저숙련 근로자 임금 둔화와 관계가 없다"를 주장했습니다.


그랬던 크루그먼이 국제무역과 임금의 관계를 다시 생각한 보고서를 14년 이후인 2008년에 내놓은 겁니다. 그의 생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 저임금 개발도상국, 특히 대중국 수입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 위 : 1989~2006년, 미국 GDP 대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한 제조업 상품 비중
  • 아래 : 개발도상국들의 세부 국가로 다시 분리해서 살펴봄. 중국 · 멕시코 · 기타 · 동아시아 4마리 호랑이(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 개발도상국 수입상품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며 2004년 이후로는 선진국 수입상품을 넘어섰다
  •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하였다
  • 출처 : Krugman. 2008. <무역과 임금, 다시 생각해보기>

국제무역이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폴 크루그먼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이 2배 가까이 늘어나자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1990년대 실증연구는 국제무역이 그다지 대단치 않은 영향만 주었음을 발견했었다. 극도로 낮은 임금을 가진 국가들로부터 수입이 급증했음을 고려할 때, 10년 동안 상황이 변했나?"[각주:38]

크루그먼은 단순히 '개발도상국'과의 교역이 확대된 것이 아니라 '극도로 낮은 임금을 가진 국가들'(very low wage countries)과의 교역량이 늘어왔음에 주목했습니다. 그 대상은 주로 '중국'(China) 이었습니다. 

1990년대 저임금 국가인 멕시코와의 NAFTA 체결도 큰 논란을 불러왔는데, 2000년대 초중반 중국의 임금수준은 멕시코 보다도 현저히 낮았습니다. 2005년 기준 중국 제조업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미국의 3%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15%에 불과한 멕시코도 저임금 국가 소리는 듣는 와중에 중국의 임금수준은 더 낮았던 겁니다. 게다가 중국은 수출량을 빠르게 늘려왔고, 미국과 중국 간 교역량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보통 저임금 개발도상국은 신발 · 의류 · 섬유 등 저숙련 노동집약상품에 특화하여 수출합니다. 따라서 비교우위에 입각한 무역을 하게되면, 미국 저숙련 노동집약산업은 비교열위가 되어 경쟁에서 밀리게 되고, 저숙련 근로자들은 임금이 하락하거나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러므로 2000년대 중국과의 교역확대는 이전 시대와 달리 미국 내 임금불균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 그런데.. 대중국 수입상품이 저숙련 노동집약 상품이 아니라 정교한 상품?


  • 1989~2006년,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 중 제조업 상품 품목별 비중 증가율
  •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의외로(?) 컴퓨터 및 전자상품
  • 출처 : Krugman. 2008. <무역과 임금, 다시 생각해보기>

그런데 막상 데이터를 보니 많은 이들의 직관과 달리 저숙련 노동집약상품 수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989~2006년, 미국의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 중 제조업 상품 품목별 비중 증가율을 보여줍니다.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가죽 · 섬유 · 목재 등이 아니라 컴퓨터 및 전자상품(Computer and electronic products)과 자동차(Transportation equipment) 였으며, 이들 품목은 숙련노동집약 상품으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근거로 "2000년대 개발도상국과의 교역 증대도 미국 내 임금불균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헥셔올린 무역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에 따라 임금불균등이 확대되려면 저숙련노동집약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와 교역을 해야하는데, 2000년대 미국은 숙련노동집약 상품을 수출하는 개발도상국과 무역을 늘려왔습니다. 무역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이론을 적용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 달라진 국제무역 구조인 '수직적 특화'를 집계데이터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폴 크루그먼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요소부존에 기반을 둔 분석은 데이터의 분해 수준(disaggregation)에 제약을 받게 된다.[각주:39]


당시 학자들은 산업을 더 세부적으로 분류한 데이터를 쓸 수 없었습니다. 컴퓨터 및 전자상품 산업에 속해있다고 해서 모든 상품이 숙련노동집약적인 것일까요?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 등을 설계하는 것과 여러 부품들을 단순 조립하여 컴퓨터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숙련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달라진 국제무역 구조는 이러한 집계데이터의 문제를 심화시켰습니다. 1990년대 들어 세계화가 확산됨에 따라 국제무역 구조는 '수직적 특화'(Vertical Specialization)를 띄게 되었습니다. 수직적 특화란 상품생산 과정이 개별 단계로 쪼개져서 여러 국가에 분포하는 현상(the break up of the production process into geographically separate stages)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은 중국에서 조립되어 수출되기 때문에 집계데이터상 전자품목으로 잡힙니다. 그런데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는 주로 한국과 대만에서 만든 것이고 디자인 · 설계는 미국이 한 겁니다. 중국 내에서 수행한 활동은 단순한 조립일 뿐이며 부가가치 기여도는 적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숙련노동집약적인 전자상품을 수출했다고 말할 수 있는걸까요?


따라서 폴 크루그먼은 "집계데이터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잠정결론 내릴 수 있다. 왜 더 세분화된 데이터를 쓰지 않는가? 그 이유는 현재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할 수 있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각주:40] 라고 지적합니다.


폴 크루그먼은 데이터의 한계를 재차 지적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데이터의 문제를 보여준다. 개발도상국의 급증하는 수출, 특히 중국의 수출은 숙련노동집약 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각주:41]. (...) 개발도상국이 정교한 상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대개 통계적 착시(statistical illusion)이다.[각주:42]"


▶ 2008년 폴 크루그먼

- "개발도상국은 숙련노동집약 산업 내에서 비숙련노동집약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의 한계를 고려하면 실제 중국이 수출하는 것은 비숙련노동집약 상품입니다. 폴 크루그먼은 "실제 일어나고 있는 있는 일은 개발도상국이 숙련노동집약 산업 내에서 비숙련노동집약 부분을 가져가는 밸류체인의 분해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스톨퍼-새뮤얼슨 효과와 유사한 결론을 가져다줄 것이다"[각주:43] 라고 주장합니다. 


크루그먼의 지적이 타당하다면, 집계데이터를 이용해 헥셔올린 모형을 적용한 기존 연구들은 전부 잘못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이 미국 저숙련 근로자에 미친 영향은 기존 추정치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과의 무역 확대가 미치는 진정한 영향이 얼마인지는 당시 크루그먼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떻게 무역이 임금에 미치는 실제 효과를 수량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현재 주어진 데이터로는 불가능하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1990년대 초반 이래 급증한 무역이 분배에 심각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뿐이다. 영향을 숫자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교화 되어가는 국제적 특화와 무역을 보다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라며 한계점을 드러냅니다.




※ 왜 당시 경제학자들은 국제무역의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보았을까?


그런데 크루그먼은 데이터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지만, 이것을 떠나서 당시 경제학자들의 사고를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당시 경제학자들은 국제무역의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보았을까요? 정말 실증분석의 결과만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일까요? 혹시 '답정너'일 가능성은 없었을까요?


▶ 비교우위에 입각한 산업간 무역이 초래하는 분배적 영향을 과소평가


발도상국과의 교역확대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비교우위 무역모형에 기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비교우위 무역모형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은 저숙련 제조업에 특화를 선진국은 고숙련 제조업에 특화를 합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은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상품을 교환, 즉 산업간 무역(inter-industry trade)을 실시하여 '상품의 값싼 이용'이라는 무역의 이익(gains from trade)을 얻게 됩니다. 


이때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이 우려했던 것은 '무역의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는가'를 둘러싼 분배적 영향(distributional effects) 였습니다. 비교우위에 입각한 특화를 한 이후, 비교열위 산업에 종사했던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경제학자들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비교열위 산업에 종사했던 근로자가 비교우위 산업으로 이동하면 된다." 국제무역이론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정하고 있으며, 경제학자들은 현실에서도 이것이 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비교우위는 이익을 비교열위는 손해를 보겠지만, 경제 전체의 총이익은 양(+)의 값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찌됐든 국제무역은 전체적인 이익을 안겨다주기 때문에 교역을 제한해서는 안되며, 분배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경제학자들의 이러한 사고방식은 개인적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다들 공유하고 있었으며, 고전 경제학 시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것입니다. 18세기 애덤 스미스[각주:44]는 "대다수 제조업에는 성질이 비슷한 기타의 제조업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가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쉽게 옮길 수 있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19세기 데이비드 리카도[각주:45]는 자유무역이 계층별로 서로 다른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지주와 근로자가 아닌 자본가의 이익을 높여야 경제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각주:46]헥셔-올린의 비교우위론[각주:47] 모두 "산업간 무역 때문에 비교열위 산업이 손해를 보게되지만, 생산요소는 비교우위 산업으로 이동할 것이며 경제 전체적으로는 양(+)의 이익을 준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특히 헥셔-올린 무역모형은 시장개방이 숙련근로자와 비숙련근로자에게 상이한 영향을 주는 분배적 측면에 주목하긴 했으나, 결국 근로자가 비교우위 산업으로 이동하여서 완전고용을 유지한다는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경제학자들은 비교우위에 입각한 산업간 무역이 초래하는 분배적 영향을 과소평가 하는 경향을 띄게 되었습니다.


▶ 경제학자들의 노파심,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무역이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 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중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커질 가능성에 대한 노파심 입니다.


이번글에서 소개한 로버트 Z. 로런스의 논문은 잭슨홀미팅에서 발표되었는데, 1983년 당시 잭슨홀미팅의 주제는 <산업변화와 공공정책>(<Industrial Change and Public Policy>) 이었습니다. 


이 주제가 가지는 함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80년대 초반의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시리즈[각주:48]를 통해 소개했듯이, 1980년대 미국은 일본과의 경쟁이 증대되면서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일본기업들이 이득[각주:49]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미국인들은 미국정부를 향해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정책을 요구하였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시장원리에 반하는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을 우려스럽게 바라보았고, 1983년 잭슨홀미팅을 통해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정책의 폐단을 집중적으로 비판합니다. 


로버트 Z. 로런스가 "절대적인 탈산업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제조업의 상대적 비중감소는 국제무역이 아니라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다", "탈산업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비숙련) 제조업을 위한 보호무역정책과 산업정책을 구사하면 미국경제의 잠재성장을 훼손시킨다"[각주:50] 라고 주장한 시대적 맥락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폴 크루그먼 또한 다른 글에서 소개하였듯이 보호무역정책이 가지는 문제를 집중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각주:51]했으며, 이번글에서 소개한 2008년 보고서에서도 "이건 분명히 하자. 증가하는 교역이 실제로 분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지라도, 수입보호를 정당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 분배에 악영향을 미칠 때 최선의 대응은 교역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각주:52] 라면서 노파심을 가득 드러냈습니다.


▶ 트럼프의 충격적인 대선 승리에 경제학자들의 책임이 있는가?


제학자들이 무역이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애써 외면하면서, 대중과 정치권은 경제학계와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국제무역 확대가 경제전체적으로 양(+)의 이득을 줄지라도 당장 나에게 피해가 돌아가는데 자유무역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보호무역정책이 실시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애써 피해를 축소하려는 모습은 꼴불견 그 자체 였습니다.


이러한 경제학계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은 "트럼프의 충격적인 대선 승리에 경제학자들의 책임이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로드릭은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대중논쟁장에서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가로채질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이 '학자들은 국제무역에 있어 한 가지 방향만 말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유무역이 종종 자국의 분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사회적 논쟁 장에서 목소리를 잃게 된다. 그들은 또한 무역의 옹호자로 나설 기회도 잃고 만다." 라며 경제학자들의 노파심이 외면을 불러왔다고 지적[각주:53]합니다. 




※ 국제무역이 일자리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상세히 분석하자


다행히도 경제학자들은 2010년대 들어 국제무역이 일자리와 임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상세한 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보다 상세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폴 크루그먼이 2008년 보고서에서 안타까워했던 '데이터의 한계' 및 '달라진 무역구조에 대한 이해' 등의 문제를 극복한 덕분입니다.


▶ 중국발쇼크(The China Shock)가 미국 지역노동시장에 미친 영향


  •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어(David Autor)

  • 중국발 쇼크가 미국 지역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주었다


2010년대 경제학자들은 중국과의 교역확대가 다른 개발도상국과의 교역과는 완전히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학자들은 '중국발쇼크'(The China Shock) 라고 명명하며, 대중국 수입증대가 미국 지역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나갔습니다. 


특히 경제학자들은 "근로자가 다른 산업 및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없다"는 점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주면서, 국제무역이 분배 및 일자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침을 알려주었습니다.


경제학계 내에서 이러한 연구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MIT 대학의 데이비드 오토어(David Autor) 입니다. 앞으로 다른 글을 통해 그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 수직적 특화 · 오프쇼어링 · 글로벌 밸류체인 등 달라진 세계화


  • 21세기 세계경제 구조를 이해하려면 상품(product)의 생산단계(stage), 다양한 직무(occupation)을 세부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 출처 : Richard Baldwin. 2016. 『The Great Convergence』


개발도상국과의 교역확대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의 분석은 비교우위 무역모형에 기반해서 이루어졌으나, 오늘날 세계경제 구조는 복잡해졌습니다. 


21세기 세계경제 구조는 '비교우위 상품을 수출 · 비교열위 상품을 수입하는 단순한 무역구조'에서 '상품생산 과정이 개별 단계로 쪼개져서 여러 국가에 분포하는 수직적 특화 · 오프쇼어링 · 글로벌 밸류체인의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숙련집약산업과 비숙련집약산업으로 양분하여 산업간 무역 효과를 분석하는 건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제 동일 산업 내에서 생산과정(production process)과 업무단계(task stage)를 세부적으로 분리하여 살펴야 합니다. 


이것 또한 앞으로 글을 통해 소개할 계획입니다.


▶ 기업 및 사업체 단위 등 마이크로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중국발쇼크와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다행히도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기업(firm) 및 사업체(plant) 단위 등 마이크로 데이터에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고, 경제학자들은 보다 상세한 실증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미국 제조업 고용변화를 기업(frim) 및 사업체(plant) 단위에서 살펴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제조업을 뭉뚱그려 바라보지 않고, '기존 기업 내 신규 사업체의 진출과 퇴출', '기업 자체의 진출과 퇴출' 등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 중국의 경제발전과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 

→ 200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 1966~2019년,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 추이 (단위 : 천 명)

  • 빨간선 이후 시기가 2000~10년대

  •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

  •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고용보고서 및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200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현상은 중국의 경제발전과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를 마이크로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할 필요성을 높였습니다. 

앞서 1980~90년대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하였는데, 2000년 이후 감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는 1979년 최대 1,950만명 · 1980~90년대 평균 1,700만명대를 기록하였으나, 2007년 1,400만명 · 2019년 현재 1,300만명을 기록하며 25%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제 다음글을 통해, 중국이 어떤 과정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어왔으며 세계경제 구조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이 미국 제조업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1. [국제무역논쟁 시리즈] 과거 개발도상국이 비난했던 자유무역, 오늘날 선진국이 두려워하다 https://joohyeon.com/263 [본문으로]
  2.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④] 유치산업보호론 Ⅰ - 애덤 스미스와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대립(?) https://joohyeon.com/271 [본문으로]
  3.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①] 애덤 스미스, 중상주의를 비판하며 자유무역 사상을 내놓다 https://joohyeon.com/264 [본문으로]
  4.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③]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https://joohyeon.com/266 [본문으로]
  5.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②] 데이비드 리카도, 곡물법 폐지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의 이점을 말하다 https://joohyeon.com/265 [본문으로]
  6.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①] 1920~30년대 호주 보호무역 - 수입관세를 부과하여 수확체감과 교역조건 악화에서 벗어나자 https://joohyeon.com/268 [본문으로]
  7.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https://joohyeon.com/269 [본문으로]
  8.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③] 한국은 '어떤 무역체제' 덕분에 경제발전을 이루었나 -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애매모호함 https://joohyeon.com/270 [본문으로]
  9.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⑤] 유치산업보호론 Ⅱ - 존 스튜어트 밀 · 로버트 발드윈,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효율적 생산을 위한 정부개입이 정당화 된다 https://joohyeon.com/272 [본문으로]
  10. 보다 정확히 말하면, 신규산업에 진입하는 기업은 자금을 조달받아야 하는데, 문제는 국내에서 이 산업에 대해 아는 투자자가 없다는 겁니다. 신규 진입기업은 스스로 시장조사를 하여 투자자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줄 유인을 갖게 됩니다. 이때, 시장조사를 하기 위한 비용이 발생하는 데 반하여 이를 통해 얻게 된 정보를 다른 기업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어느 기업도 새로운 산업에 먼저 진입하지 않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금융시장 정보 불완전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유익한 산업이 수립되지 않는 경우가 초래되고 맙니다. [본문으로]
  11.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⑤] 유치산업보호론 Ⅱ - 존 스튜어트 밀 · 로버트 발드윈,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효율적 생산을 위한 정부개입이 정당화 된다 https://joohyeon.com/272 [본문으로]
  12.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https://joohyeon.com/269 [본문으로]
  13.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③] 한국은 '어떤 무역체제' 덕분에 경제발전을 이루었나 -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애매모호함 https://joohyeon.com/270 [본문으로]
  14.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15. 선거인단 득표는 0 [본문으로]
  16. 모든 경제학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동일한 의견을 낸 것은 물론 아니지만, 주류 경제학자들의 컨센서스는 이러했습니다. [본문으로]
  17. Nonetheless, the U.S. did not experience absolute deindustrialization in the 1970s. (...) If growth is resumed, job creation and investment in manufacturing will be stimulated, and reindustrialization will occur automatically. (...) The evidence does not support the contention that major shifts in U.S. industrial and trade policies are required to maintain external equilibrium. [본문으로]
  18. And third, does "deindustrialization" refer to an absolute decline in the volume of output from (or inputs to) manufacturing, or simply a relative decline in the growth of manufacturing outputs or inputs as compared to outputs or inputs in the rest of the economy? [본문으로]
  19.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 https://joohyeon.com/233 [본문으로]
  20. Measured by the size of its manufacturing labor force, capital stock and output growth, the U. S. has not experienced absolute deindustrialization over either 1950-73 or 1973-80. [본문으로]
  21. international trade is neither the only nor the most important source of structural change. And, as I will demonstrate, in many cases trade has simply reinforced the effects of demand and technological change. [본문으로]
  22. Nonetheless, as these data make clear, there has not been an erosion in the U.S. industrial base. The decline in employment shares have been the predictable result of slow demand and relatively more rapid labor productivity growth in manufacturing because of an acceleration in capital formation. [본문으로]
  23. The decline in the manufactured goods trade balance over the past two years is not the result of a sudden erosion in U.S. international competitiveness brought about by foreign industrial and trade policies. [본문으로]
  24. [국제무역이론 ②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헥셔&올린의 보유자원에 따른 무역 https://joohyeon.com/217 [본문으로]
  25. 앞에서 이야기했던 'Giant Sucking Sound' [본문으로]
  26.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④] 교역조건의 중요성 - 무역을 하는 이유 · 무역의 이익 발생 https://joohyeon.com/267 [본문으로]
  27. [국제무역이론 ②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헥셔&올린의 보유자원에 따른 무역 https://joohyeon.com/217 [본문으로]
  28. Thus, the data suggest that the Stolper-Samuelson process did not have much influence on American relative wages in the 1980s. In fact, because the relative price of nonproduction-labor-intensive products fell slightly, the Stolper-Samuelson process actually nudged relative wages toward greater equality. No regression analysis is needed to reach this conclusion. Determining that the relative international prices of U.S. nonproduction-labor-intensive products actually fell during the 1980s is sufficient. [본문으로]
  29. Thus both the relative wages and the relative employment of nonproduction workers rose in American manufacturing in the 1980s. This combination indicates that the labor-demand mix must have shifted toward nonproduction labor. [본문으로]
  30. One possible explanation for this relative employment shift is that technological change was "biased" toward the use of nonproduction labor. [본문으로]
  31. (사족 : 숙련편향적 기술진보와 임금불균등에 관해서는 로런스&슬로터의 연구도 참고할만 하지만, 대표적인 논문은 따로 있습니다.) [본문으로]
  32. Berman, Bound, Griiches. 1993. Changes in the Demand for Skilled Labor within U.S. Manufacturing: Evidence from the Annual Survey of Manufacturers. QJE [본문으로]
  33. Alan Krueger. 1993. How Computers Have Changed the Wage Structure: Evidence from Microdata, 1984-1989. QJE [본문으로]
  34. 물론 '모든' 경제학자가 그러했던 것은 아닙니다. 일레로 1990년대 후반 로버트 핀스트라(Robert Feenstra)는 아웃소싱과 오프쇼어링의 출현에 주목하면서 이들이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죠. 핀스트라의 논리는 추후 다른 글을 통해 살펴볼 계획입니다. [본문으로]
  35. [국제무역이론 ④] 新무역이론(New Trade Theory) - 상품다양성 이익, 내부 규모의 경제 실현 https://joohyeon.com/219 [본문으로]
  36.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③] 외국 기업에게 한번 시장을 내주면 되찾을 수 없다 - 생산의 학습효과가 작동하는 동태적 비교우위 https://joohyeon.com/275 [본문으로]
  37.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⑥] 공정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 미일 반도체 분쟁과 전략적 무역 정책 논쟁 https://joohyeon.com/278 [본문으로]
  38. Standard economic analysis predicts that increased U.S. trade with unskilled labor–abundant countries should reduce the relative wages of U.S. unskilled labor, but empirical studies in the 1990s found only a modest effect. Has the situation changed in this decade, given the surge in imports from very low wage countries? [본문으로]
  39. (factor content analyses are limited by the level of disaggregation of the input-output table,) [본문으로]
  40. It seems a foregone conclusion that aggregation is a serious problem here; why not use more disaggregated data? The answer is that within the limits of current data, there is little that can be done. [본문으로]
  41. All these examples suggest a data problem: numbers showing a rapid rise in developing country exports, and Chinese exports in particular, within sectors that are skill intensive in the United States need to be taken with large doses of salt. [본문으로]
  42. The broad picture, then, is that the apparent sophistication of imports from developing countries is in large part a statistical illusion. [본문으로]
  43. Instead what seems to be happening is a breakup of the value chain that allows developing countries to take over unskilled labor–intensive portions of skilled labor–intensive industries. And this process can have consequences that closely resemble the Stolper-Samuelson effect. [본문으로]
  44.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①] 애덤 스미스, 중상주의를 비판하며 자유무역 사상을 내놓다 https://joohyeon.com/264 [본문으로]
  45.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②] 데이비드 리카도, 곡물법 폐지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의 이점을 말하다 https://joohyeon.com/265 [본문으로]
  46. [국제무역이론 ①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https://joohyeon.com/216 [본문으로]
  47. [국제무역이론 ②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헥셔&올린의 보유자원에 따른 무역 https://joohyeon.com/217 [본문으로]
  48.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49.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③] 외국 기업에게 한번 시장을 내주면 되찾을 수 없다 - 생산의 학습효과가 작동하는 동태적 비교우위 https://joohyeon.com/275 [본문으로]
  50. if changes in such policies are adopted, they should be made on the grounds that they improve productivity and stimulate economic growth. They should not be undertaken on the basis of fears, based largely upon confusion about the sources of economic change, that policies which appear inadvisable on domestic grounds are required for the purposes of competing internationally. [본문으로]
  51.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⑥] 공정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 미일 반도체 분쟁과 전략적 무역 정책 논쟁 https://joohyeon.com/278 [본문으로]
  52. Just to be clear: even if growing trade has in fact had significant distributional effects, that is a long way from saying that calls for import protection are justified. First of all, although supporting the real wages of less educated U.S. workers should be a goal of policy, it is not the goal: for example, sustaining a world trading system that permits development by very poor countries is also an important policy consideration. Second, as generations of economists have argued, the first-best response to the adverse distributional effects of trade is to compensate the losers, rather than to restrict trade. Yet whether trade is, in fact, having significant distributional effects, rather than being an all-round good thing, clearly matters. [본문으로]
  53. [국제무역논쟁 시리즈] 과거 개발도상국이 비난했던 자유무역, 오늘날 선진국이 두려워하다 https://joohyeon.com/263 [본문으로]
  1. 도희
    드디어 3번이 올라왔어어ㅓㅓㅓㅓ
    노동자 입장에서는.. 10년 20년 일했던 직종이 사라지고 나서 바로 여타 산업으로 전환하기는 힘들겠죠.. 물건이 아니고 사람이니까.. 그런데 크루그먼씨가 말한 비교열위 산업의 침체에 따른 '보상'은 노동자 입장에선 직업훈련과 실업급여같은걸 말하는 걸까요? FANG 같은 비교우위에 있는 첨단 기업들은 고용효과가 낮은데 이런 것 까지 고려한 발상일까요?
    궁금한게 너무 많아요. 사춘기 인가봐요.
    • 2019.08.26 19:20 신고 [Edit/Del]
      안녕하세요.
      '보상'(compensation)에는 말씀하신 직업훈련, 실업급여 등 사회복지정책을 주로 의미합니다.

      매우 원론적인 이야기죠;;; 어느 교과서를 봐도 이런 식의 말을 하는데... 바로 이래서 경제학자들이 욕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때에는 첨단기업들의 고용효과 같은 디테일한 측면은 고려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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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Posted at 2019. 7. 21. 10:46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TPP 탈퇴와 NAFTA 재협상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시리즈의 첫번째 글인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①] AMERICA FIRST !!! MAKE AMERICA GREAT AGAIN !!!'에서 살펴보았듯이, 트럼프행정부는 '미국의 이익을 최우선' 하면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하여 1974년 무역법 301조 등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을 상징하는 것은 '미국vs중국 무역분쟁' 입니다. 대통령 트럼프는 집권 7개월째였던 2017년 8월 14일,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로 미국기업이 불합리 혹은 차별적 대우를 받았는지 여부를 조사하라는 명령[각주:1]을 내렸습니다. 


1년 후인 2018년 3월 22일, 301조 침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각주:2]되었고, 트럼프는 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부과를 지시합니다. 이후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은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분쟁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에만 집중하면 트럼프행정부 무역정책의 큰 방향을 읽지 못할 수 있습니다. 물론, 대중국 무역전쟁은 현재 미국 무역정책의 핵심이며 미래 패권을 두고 벌이는 중요한 대결이긴 하나, 트럼프의 무역정책은 미국 무역정책 방향을 180도 돌려놓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외교 · 무역 정책의 방향 : '민주주의 · 시장경제 전파 vs 미국 우선주의'


◆ 전세계 무역체제의 방향 : '다자주의 · 지역주의 vs 공격적 일방주의'


과거부터 트럼프 이전까지, 미국 무역정책은 단순한 경제정책이 아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세계로 퍼뜨리는 대외정책(foreign policy)의 일환이였습니다. 


1945년 2차대전 종전 이후 미국은 GATT를 통해 세계에 자유무역 질서를 세웠습니다. 1990년대 냉전이 종결되자, (아버지)부시행정부와 클린턴행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남미로 확산시키기 위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였고, 중국 · 러시아 등 공산주의 경제 국가의 WTO 가입을 지원하였습니다. 2000년대 이후로도 부시 ·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가치를 퍼뜨리는 수단으로 무역협정을 이용했고, 양자 자유무역협정(FTA)과 대규모 지역협정인 환태평양 경제공동체(TPP)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상을 추구했던 과거의 무역정책이 미국에게 이득을 가져다주지 않았다고 비판합니다. 


트럼프행정부는 2017년 집권 이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무역정책 아젠다를 통해, "미국은 자유주의 경제 무역시스템을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로까지 확장해왔다. 이들 국가들이 정치 · 경제적으로 자유화되고 미국에게 이득을 안겨줄 거라고 희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은 이들 국가들이 경제와 정치 개혁을 하지 않았고, 주요한 경제기관을 왜곡하고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은 자유무역을 말하지만, 오직 자신들에게 득이 되는 규칙과 협정만 지킬 뿐이다.", "우리의 국가안보전략은 미국을 최우선으로 둘 것이다(This National Security Strategy puts America First)" 라고 공개적으로 천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미국의 가치를 전세계에 전파시키기 위해 GATT · WTO 다자주의 무역시스템(Multilateral Global Trading System)과 NAFTA · TPP 등 지역협정(Regional Agreements)을 활용했던 과거와 달리, 트럼프는 개별 국가와의 양자협정(Bilateral Agreements)을 통해 1:1로 상대하며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킬 것을 밝히고 있습니다.



2017년 1월 20일 부임한 대통령 트럼프가 가장 먼저 내린 명령 중 하나는 'TPP 탈퇴' 였습니다. 그리고 5월 18일에는 'NAFTA 재협상'을 명령합니다. 트럼프는 "TPP를 선호하지 않으며, 양자협정이 미국 근로자에게 더 낫다", "미국은 멕시코를 상대로 600억 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NAFTA는 시작부터 한쪽만 유리했던 협정이었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WTO 체제가 중국에게만 유리하고 미국에게 불리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해 왔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 = 대중국 무역전쟁' 으로만 바라보면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전파'를 중시했던 전통적인 외교 · 무역 정책의 방향을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전환시켰고, '다자주의'와 '지역주의'에 기반을 두었던 기존 무역체제를 비판하며 '공격적 일방주의'(Aggressive Unilateralism)를 구사하는 특징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과거 행정부들이 이루어 왔던 것을 되돌려 놓으려고 할까요? 이번글을 통해, 클린턴 · 부시 · 오바마 행정부의 무역정책을 살펴보고, 트럼프가 왜 이것을 비판적으로 바라보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 1990년대 클린턴행정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확산시키자

- NAFTA 체결 · WTO 창설 · 중국의 WTO 가입 지원


중국 제조업 발전 · 기술진보와 자동화 확산 · 2008 금융위기 등으로 인해 미국 중산층이 무너진 시대적 상황 속에서 이를 회복시키려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나왔듯이, 클린턴행정부 무역정책 방향은 1993년~2000년 집권기의 시대적 상황이 만들어냈습니다. 바로, '냉전의 종식'과 '미국경제의 부활' 입니다. 


1989년 베를린장벽 붕괴와 1991년 소련 해체 이후, 미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과거 공산주의 체제로까지 확산시키고 싶어했습니다. 또한, 강렬한 반미감정을 가지고 있던 중남미와 경제적협력을 공고히하여 지정학적 안정을 달성코자 했습니다.


국제정치 변화와 더불어 1990년대 들어 미국경제가 부활하며 1980년대 미국 내에 가득했던 보호주의 압력[각주:3]도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과 플라자합의 덕분에(?) 대일 무역수지 적자 폭은 크게 줄어들었고, 미국은 1991년 4월을 시작으로 10년동안 경기호황을 이어가면서 다시 자유무역의 수호자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 속에서, 클린턴행정부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세계에 퍼뜨리는 '관여와 확장'(Engagement and Enlargement)이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안보 강화'(Enhancing Our Security) · '번영 제고'(Promoting Prosperity at Home) · '민주주의 확산'(Promoting Democracy)을 대외정책의 주요목표로 내세우게 되었습니다. 


● 1994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미국인 · 미국의 영토 · 미국의 삶의 방식 등 우리의 국가안보를 보호하는 것은 나의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이며 헌법 의무 입니다. 냉전의 종결은 미국의 안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지난 반세기 동안 국가안보를 위협했던 공산주의 팽창은 사라졌습니다. (..)


우리는 미국을 더 안전하고 번영하게 만들 기회를 가지고 있습니다. (...) 우리는 인터넷으로 연결된 진정한 글로벌 경제를 가지게 되었으며, 미국 일자리와 투자의 범위를 확장시켜 줄 겁니다. 민주주의 국가간 커뮤니티는 증진하고 있으며, 정치적안정 · 분쟁의 평화적 해결 · 인간존엄성 등이 증진될 겁니다.  (...)


이러한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국가안보전략의 중점목표는 아래와 같습니다.


▷ 준비된 군사력으로 안보 보호

▷ 미국경제 부활 촉진 

▷ 해외로 민주주의 촉진시키기


우리는 안보 보호 · 미국경제 부활 · 민주주의 촉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고 믿습니다. 안보가 강한 국가는 자유무역을 지지하며 민주주의 구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제가 성장하며 무역관계로 강하게 연결된 국가는 안정감을 느끼며 자유를 향해 노력할 겁니다. 그리고 민주주의 국가는 미국의 이익을 위협할 가능성이 적으며 미국과 협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나의 행정부가 시작된 이래로, 우리는 이러한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행동을 취해왔습니다. NATO, NAFTA, APEC, GATT 우루과이 라운드, 동구권 민주주의 지원. (...) 우리의 국가안보전략은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자유, 평등, 인간존엄성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희망의 신호등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 

만약 우리가 세계적 문제에 능동적으로 관여한다면(engaged), 미국은 새로운 시대의 위험과 기회를 다룰 수 있습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센 힘을 가지고 있으며, 전세계적 책임감 뿐 아니라 이익도 가지고 있습니다. 1차 세계대전으로부터 배운 교훈은 고립주의로는 미국의 안보를 지킬 수 없다는 것과 보호무역으로는 번영을 이룰 수 없다는 것입니다. 미국인들이 더 안전하게 느끼며 기회를 가지려면, 새로운 위협을 억제하고, 외국의 시장을 개방하고, 민주주의를 해외로 확산시키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독려하며, 평화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추구해야 합니다. (...)

냉전은 끝났으나, 미국 리더십의 필요성은 해외에서 그 어느때보다 강합니다. 나는 해외로의 적극적인 관여를 유지하기 위해서, 새로운 컨센서스를 세우기 위해 노력할 겁니다. 이 보고서는 그 노력의 일부입니다.

- 대통령 빌 클린턴


이처럼 클린턴행정부는 안보 · 자국경제 부흥 등은 민주주의 및 시장경제 국가들간 커뮤니티가 확장됨(enlarging the community of democratic and free market nations)으로써 이루어진다고 판단했습니다. NAFTA 체결과 WTO 창설 그리고 중국의 WTO 가입 지원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확산을 위한 수단이었습니다.


▶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 시장친화적 개혁을 원한 멕시코와 민주주의·시장경제를 전파하고 싶은 미국의 만남


  • 왼쪽 : 미국-멕시코-캐나다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A)을 상징하는 로고

  • 오른쪽 : 1988년~1994년, 멕시코 대통령 살리나스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에서 살펴봤다시피, 멕시코 등 중남미 국가들은 전통적으로 시장경제와 자유무역 원리를 멀리하고 국가의 개입 · 민족자립을 우선시하는 경제체제를 가진채 미국을 향해 적대적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시장원리와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선택은 참담한 결과를 가져왔고 1980년대 외채위기를 겪게 됩니다.


결국 멕시코는 1985년 자유무역 체제인 GATT 가입을 선언하였고 1987년 제조업 상품 교역을 자유화 합니다. 그리고 1988년 집권한 대통령 살리나스(Salinas)는 생산성향상을 이끄는 국내개혁을 통해 멕시코기업들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를 원하였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법률 및 정책을 통해 개혁을 시작하더라도 국내 이익집단이 강하게 반발하면 수포로 돌아가기 쉬웠고, 이를 수차례 지켜봤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멕시코를 신뢰하지 않았었습니다. 이 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살리나스 대통령은 시장친화적 개혁을 지속하기 위한 맹약의 수단(commitment device)으로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합니다. 


미국 (아버지)부시 대통령과 고위 관료들은 멕시코의 제안을 역사적 기회로 바라보았습니다. 미국은 NAFTA를 통해 경제적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멕시코의 반미감정을 해소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리고 멕시코를 시작으로 중남미 전역과 친밀한 관계를 맺음으로써 '중남미의 정치경제적 안정 → 미국의 안보 강화'(a starting point for dealing with the common challenges of the Americans)[각주:4]를 노렸습니다.


1990년 6월, 미국 부시 대통령과 멕시코 살리나스 대통령은 워싱턴에서 만나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논의하였고, 1991년 2월 미국-멕시코-캐나다 3국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체결 의사를 발표합니다. 미국은 이미 1988년에 캐나다와 양자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했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양자간 협정에 멕시코가 추가되는 모습을 띄게 되었습니다. 1991년 6월 공식적으로 시작된 NAFTA 협상은 1992년 8월 결론 지어졌습니다.


미국 민주당과 노조 등이 NAFTA를 극렬히 반대하면서 1992년 대선의 의제로 떠올랐으나, 민주당 클린턴 대통령은 집권 이후에도 전임 행정부가 추진한 NAFTA를 이어나갔습니다. 클린턴행정부는 "중남미 지역 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전례없는 성취는 평화와 안정 및 경제성장과 교역 촉진의 기회를 제공해준다. NAFTA 비준은 우리의 중요한 대외정책 성취 중 하나이다. NAFTA는 미국 근로자와 기업에게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중남미 민주주의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중요한 걸음이 된다."[각주:5]라는 관점으로 NAFTA를 평가했습니다.


클린턴행정부는 노동과 환경 부문을 사이드협약으로 추가하는 방식으로 반대자들의 의견을 받아들였고, 결국 1994년 1월 1일부로 NAFTA가 발효 되었습니다. 


▶ 세계무역기구(WTO) 창설과 중국의 WTO 가입 독려

-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통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중국에까지 확산시키자


1990년대 미국은 NAFTA와 같은 지역무역협정(regional trade agreement) 뿐 아니라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multilateral world trading system) 창설에도 힘을 썼습니다. 바로, GATT를 대체하는 세계무역기구 WTO 입니다.


이전글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각주:6]을 통해, 우리는 '301조 등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사용하는 미국과 이런 미국을 제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새로운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구상하는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내심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싶어했던 미국은 자신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부문 개방(GATS)과 지적재산권 보호(TRIPS) 그리고 분쟁해결기구 설립(DSB)이 포함된 새로운 무역시스템을 꿈꾸었고, 세계 각국은 1986년~1994년 간 진행된 GATT 우루과이 라운드를 통해 WTO 창설을 결의합니다. 그 결과, 1995년 1월 1일부로 WTO가 출범했습니다.


특히 당시 미국은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클린턴행정부는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나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갈 것이며, 거대한 중국시장은 미국 기업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희망은 아래에 소개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 그대로 나옵니다.


● 1997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 새로운 세기를 위하여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개방된 중국의 부상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우리는 중국이 시장 기반 세계경제 시스템에 통합되도록 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역장벽을 낮추고 경제활동을 왜곡하는 제약을 없앰으로써 중국의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다"[각주:7]


● 1998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 새로운 세기를 위하여


"중국을 세계무역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은 명백히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 중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이다. 다음 세기를 생각한다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중국과 정상무역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각주:8] (...) 


1997년과 1998년 정상회담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장쩌민 주석은 미국-중국 간 무역 및 경제 관계를 강화시키는 조치들에 합의하였다. 우리는 경제개혁에 관여함으로써 중국의 시장개방을 밀어붙일 것이다.[각주:9] 


중국이 WTO 회원이 되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 그러나 중국의 가입이 상업적 기초 위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중국은 제거되어야 할 장벽들을 유지하고 있으며, WTO 가입 이전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한다. 1997년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중국의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참여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에 합의하였다.[각주:10] 


미국 클린턴 대통령과 중국 장쩌민 주석은 1997년 10월 워싱턴 · 1998년 6월 베이징에서 정상회담을 가지며 국제부문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습니다. 중국은 관세 인하와 시장개방 그리고 시장친화적 개혁을 약속하였고, 1999년 4월 주룽지 총리는 미국에 방문하여 '중국의 WTO 가입이 경제개혁 전략의 핵심' 이라고 발언했습니다. 


1999년 11월 미국과 중국은 WTO 가입을 위한 양자협상을 마무리 하였고, 시애틀에서 열린 WTO 각료회의에서 중국의 가입을 지지했습니다. 마침내 2001년 12월 11일부로 중국은 WTO에 가입하게 됩니다. 




※ 2000년대 부시행정부, '경쟁적 자유화'를 통해 미국의 제도를 확산시키자

- 교역상대방과 양자 FTA 체결 추진

- TPP와 TTIP로 발전


2001년 집권한 공화당 부시행정부는 다른 형태로 미국의 가치 · 법률 · 제도를 확산시키고자 했습니다. 바로, 교역상대방과 1:1로 양자 자유무역협정 FTA를 체결하는 방식이며, 이러한 부시행정부의 무역정책을 '경쟁적 자유화'(Competitive Liberalization)라 불렀습니다.


경쟁적 자유화란 말그대로 '여러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무역자유화를 실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무역자유화를 경쟁적으로 실시한다??? 이것은 과거의 무역자유화 방식과 크게 다릅니다. 전통적인 무역자유화 방식은 일방주의 혹은 상호주의[각주:11] 입니다. 다른 나라가 어떻게하든 상관없이 자국의 무역장벽을 낮추거나, 교역상대방과 협상을 통해 서로의 무역장벽을 점진적으로 낮추는 방식 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국가보다 무역장벽을 '먼저' 그리고 '더 많이' 낮추는 경쟁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 미국의 '경쟁적 자유화' 무역정책과 FTA 체결 확산

- 국내개혁을 원한 신흥국과 시장친화적 법률 및 규제정책을 확산하려한 미국의 만남


그런데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가 되자 경쟁의 필요성이 증대되었습니다. 자국에서 만든 상품을 외국으로 수출하고 외국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수입하던 과거의 교역형태와 달리, IT발전으로 통신비용이 하락하자 제조공장이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오프쇼어링(offshoring)과 다국적기업(multinational firms)이 등장하는 세계화가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한 국가의 무역정책 성공은 단순히 관세 인하를 통해 무역장벽 낮추는 게 아니라 '외국인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여 글로벌 생산 분업 체계에 합류하는 것'(compete aggressively for the footloose international investment that goes far to determine the distribution of global production)[각주:12]이 되었습니다. 이때,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시장규제 정책 · 반독점법 · 지적재산권 보호 등 국가의 규제와 법률을 기업친화적으로 변경시키고 선진국 수준에 맞도록 탈바꿈 해야 합니다. 


따라서, 신흥국과 미국은 FTA 체결의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신흥국은 미국과의 FTA 체결을 통해 글로벌 분업체계 참여와 미국시장 진출 뿐 아니라 국내 법률과 제도의 개혁을 이끌어내고 싶어했습니다. 미국은 자국시장 접근을 보다 유리하게 만들어주는 대가로 미국 스타일의 시장친화적 법률과 규제정책을 외국에 확산시키면서 파트너십을 공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2000년대 신흥국과 미국에게 FTA 체결은 단순한 무역정책이 아니라 국내 경제개혁 정책 및 대외정책 이었습니다.


(사족 : 노무현대통령은 한미FTA 추진의 이유를 '외부충격을 통한 서비스업 개혁'으로 꼽았었습니다. 즉, 당시 한국이 미국과의 FTA를 추진한 목적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 2001년~2005년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 2005년~2006년 미 국무부 차관을 역임한 로버트 졸릭(Robert Zoellick)

  • 로버트 졸릭은 미 무역대표부 대표를 역임하며 부시행정부의 '경쟁적 자유화' 무역정책을 주도하였다.


여기서 부시행정부의 '경쟁적 자유화' 무역정책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로버트 졸릭'(Robert Zoellick) 입니다. 로버트 졸릭은 2001년~2005년 동안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역임하면서 FTA 체결을 늘려왔습니다. 2001년 부시행정부가 들어섰을 때 미국은 이스라엘 자유무역협정 · NAFTA 등 단 2개의 특혜무역협정(PTAs)만 체결하고 있었는데, 이후 싱가포르 · 칠레 · 한국 등 10여개 국가와 FTA를 체결했습니다. 


졸릭은 연설 · 언론기고 등을 통해 부시행정부 무역정책 방향을 수차례 밝혀왔습니다.


글로벌 무역시스템을 미국의 가치와 나란히 놓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주권을 존중하면서 개방적이며 효율적인 시장을 독려할 수 있다. 우리는 보호주의에 빠지지 않고 핵심 노동기준, 환경보호, 건강 등을 독려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자유, 민주주의, 법률준수 등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구해야 한다.[각주:13]


부시행정부가 3년전 미국 무역정책 아젠다를 새로 내놓았을 때, 우리는 계획을 분명히 그리고 공개적으로 제시했었다. 우리는 전세계 · 지역 · 양자 협정의 방식으로 자유무역을 진전시키기 위하여 '경쟁적 자유화' 전략을 추구할 것이다. 다양한 방식을 동시에 사용하여 앞으로 나아갈 것이며, 장애물을 극복하거나 우회할 것이고, 개방을 이끌어내기 위해 최대의 레버리지를 활용할 것이며, 경제 및 정치 개혁의 맹약수단이 필요한 개발도상국을 타겟으로 하며, 성공적인 모델을 만들어낼 것이며, 세계경제 내 모든 지역에서 미국의 유대관계를 강화할 것이며, 자유무역을 선봉에 세울 것이다.[각주:14]


 - Evenett and Meier. 2008. An Interim Assessment of the US Trade Policy of 'Competitive Liberalization'에서 재인용


로버트 졸릭은 교역상대방들에게 미국과의 FTA에 참여하지 않으면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습니다. 개혁하지 않으면 뒤처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신흥국들이 가지는 것이 바로 '경쟁적 자유화'의 핵심 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FTA 체결을 더 원했던 쪽은 미국이 아니라 신흥국 이었습니다. 신흥국은 가만히 있으면 미국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 외국인 투자 유치 경쟁 · 글로벌 생산 분업 체계 참여 경쟁 등에서 다른 신흥국들에게 밀려난다는 두려움에 더 절박했습니다. 


미국은 거대한 자국시장을 지렛대로 삼아 신흥국에게 원하는 것을 비교적 손쉽게 관철시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이렇게 체결한 FTA를 후속 무역협정의 모델로 삼고자 했습니다. 미국이 원하는 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100여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고 있는 WTO 라는 다자주의 무역기구(multilateral) 보다 신흥국과 1:1로 상대하는 양자 자유무역협정(bilateral)이 더 편리했습니다. 미국은 FTA를 통해 지적재산권 · 외국인투자협정 등을 자국에게 유리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습니다.


▶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TPP) 및 범대서양 무역 투자 동반자 협정 (TTIP)

'높은 수준의 21세기적 기준(high quality, twenty first century standard)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시작된 FTA는 이후 대규모 지역별 협정(Mega Regional Agreement)로 확대됩니다. 부시행정부는 애초부터 양자간 FTA를 '순차적 무역 자유화'(sequential trade liberalization)의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개별 국가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서 범위를 넓힌 다음에 범지역적 경제블록을 형성하려고 하였죠. 


바로,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와 범대서양 무역 투자 동반자 협정(TTIP) 입니다.



2009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오바마행정부는 부시행정부의 구상을 이어받았고, 미국 · 뉴질랜드 · 싱가포르 · 칠레 · 일본 · 캐나다 · 멕시코 · 호주 및 기타 등등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TPP)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리고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은 EU와의 대규모 지역협정을 추진하였고, 범대서양 무역 투자 동반자 협정 (TTIP)을 위한 협상을 개시합니다.


오바마행정부는 TPP를 통해 '높은 수준의 21세기적 기준(high quality, twenty first century standard)'을 관철시키고자 했습니다. TPP는 단순히 상품 관세 인하를 위한 무역협정이 아니라 금융 및 서비스부문 개방 · 경쟁정책 · 지적재산권 · 글로벌 생산 분업을 위한 원산지 규정 · 투자 · 외환 등 새로운 경제환경에 필요한 것들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협정이었습니다. 


게다가 오바마행정부에게 TPP는 외교정책의 일환으로도 중요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원하였고, '아시아로의 귀환'(Pivot to Asia) 이라는 대외정책을 공표했습니다. 미국은 아시아로 군사력과 외교력을 재배치하였고, TPP는 중국을 제외한 경제동맹 건설을 의미했습니다.




※ WTO를 놔두고... 왜 NAFTA · 양자 FTA를 체결하고 있나 !!!

NAFTA · FTA · TPP를 비판하는 경제학자의 논리


무역협정을 이용하여 민주주의 · 시장경제 그리고 미국의 제도를 확산시키려 했던 미국 전임행정부들의 모습은 오늘날 트럼프행정부와 비교하면 딱히 문제될 것이 없어 보입니다. 아니 문제 삼는 게 이상해 보입니다. 미국만 우선시 하며 교역상대방을 위협하는 게 아니라 전세계를 생각하면서 자유무역을 전파하는 정책은 이상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한 경제학자는 1990년대 · 2000년대 미국의 무역정책을 우려스럽게 바라봤습니다. 바로, 자그디쉬 바그와티(Jagdish Bhagwati) 입니다.


  • 국제무역이론의 대가, 자그디쉬 바그와티(Jagdish Bhagwati)


바그와티는 이전글에서도 몇 차례 등장한 바 있습니다. 바그와티는 1980년대 미국의 무역정책인 '공격적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미국의 전통적인 호혜주의가 언제든지 상호주의와 보호주의로 돌변할 수 있으며, 80년대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이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훼손하는 현실을 걱정했습니다.


여기서 걱정의 핵심은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훼손' 입니다. 바그와티는 'GATT · WTO 등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Multilateral World Trading System)을 통해 전세계로 자유무역을 확산시키는 것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NAFTA 및 TPP와 같은 지역무역협정(regional trade agreement) 혹은 개별 FTA와 같은 양자 무역협정(bilateral trade agreement) 등도 부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다자주의를 선호하는 바그와티의 논리를 살펴보기에 앞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질문을 먼저 던져볼 수 있습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GATT와 WTO가 있었는데, 왜 일부 국가들끼리만 또 다른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그렇다면 GATT · WTO와 NAFTA · FTA · TPP 등은 무엇이 다르지?" 입니다.


▶ WTO 창설 논의 중에 이스라엘 · 캐나다와의 FTA 그리고 NAFTA를 추진한 미국 


1970년대-80년대 초반, 미국은 당시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이었던 GATT에 상당한 불만[각주:15]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GATT는 개발도상국의 비관세장벽(보조금·덤핑)과 불공정 무역행위에 대해 유의미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으며, 폐쇄적인 일본시장을 개방시키지도 못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보다 못해 GATT를 개혁하기 위해 나섰으나, 유럽은 자신들의 경제공동체를 건설하는데 집중하였고 개발도상국은 당연히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GATT 체제의 한계는 미국이 외국 시장을 강제로 개방시키는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그리고 미국은 GATT를 우회하여 개별 국가들과 1:1로 양자 무역협정을 맺을 수 있음도 보여주었습니다. 미국은 1986년 이스라엘 · 1988년 캐나다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함으로써, 'GATT를 개혁하지 않으면 양자 무역협정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과 양자 FTA 체결을 목격한 유럽 · 일본 등은 미국을 통제하고 회유하기 위하여 새로운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창설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고, 1986년 GATT 우루과이 라운드가 개최되면서 WTO 창설 구상에 들어가게 됩니다.


즉, 1980년대 후반 미국이 맺은 2개의 양자 FTA (bilateral FTA)는 '새로운 다자주의 체제 설립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 비교적 강했습니다.


그런데 새로운 다자주의 시스템인 WTO가 창설 논의 중인 와중에도 미국은 다자주의를 우회하는 무역협정 체결을 추진했습니다. 바로, 미국-멕시코-캐나다의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 입니다. 이번글에서 살펴봤듯이, 미국은 중남미로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고 싶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또한, 유럽의 경제공동체에 대항하는 북미 경제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인식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NAFTA를 통해 '다자주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사항'을 멕시코에게 강제할 수 있었습니다. '다자주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사항을 강제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다자주의 시스템인 GATT · WTO와 양자 FTA · 지역무역협정 NAFTA는 무엇이 다른지를 우선 알아야 합니다.

 

▶ 다자주의 시스템인 GATT · WTO와 양자 FTA · 지역협정 NAFTA는 무엇이 다른가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인 GATT · WTO는 말그대로 여러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주의'(multilateral) 입니다. 1947년 23개국이 참여했던 GATT는 이후 10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였고, 오늘날 WTO에는 164개국이 가입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GATT · WTO를 지탱하는 핵심원리는 '비차별주의'(non-discrimination)와 '협상을 통한 상호양보'(mutual, reciprocal concession) 입니다.


다자주의에 참여한 국가는 교역상대국들 간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특정한 교역상대국에게만 더 낮은 관세율을 제공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하더라도, GATT · WTO 규정인 '무조건적 최혜국대우'(unconditional MFN)가 발동하여 다른 교역상대국들이 적용받는 관세율도 낮아집니다. 


그리고 GATT · WTO의 규칙 및 시장개방 대상 품목 등은 다자주의에 참여한 국가들 간 협상을 통해 결정됩니다. 미국은 유럽과 개발도상국의 농산물 시장을 개방하고 싶어하더라도, 다수의 국가들이 반대한다면 이를 얻을 수 없습니다. 국가들은 반대급부로 무언가를 내주어야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으며, 이처럼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은 '상호주의'(reciprocity)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때, GATT와 WTO는 핵심원리를 회피할 수 있는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GATT 24조에 따르면, 관세동맹 혹은 양자 자유무역협정 그리고 지역 무역협정 등은 무조건적 최혜국대우가 적용 되지 않으며 이를 특혜무역협정(PTA, Preferential Trade Agreement)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은 NAFTA를 체결함으로써 멕시코 및 캐나다에게 더 낮은 관세율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는 GATT와 WTO의 최혜국대우를 위반한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EU를 결성한 유럽은 역내 국가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습니다. 이처럼 PTA는 협정에 참여한 국가와 그렇지 않은 국가를 차별적으로 대우할 수 있습니다.  


1947년 GATT가 만들어졌을 때 PTA를 허용했던 이유는 다자주의 자유무역을 더 완벽히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수많은 국가들이 동시에 무역장벽을 허물어뜨리고 자유무역을 받아들이는 건 이를 반대하는 국내 정치적 여론이 강했기 때문에, 우선 서로 친밀한 국가들끼리 별도의 무역협정을 체결하는 것을 허용함으로써 다자주의의 구멍을 메우려 했습니다.


그런데... 다자주의를 완벽히 하기 위해서 도입되었던 PTA는 1980년대 후반이 지나자 다자주의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이용됩니다.


▶ 전세계가 참여하는 다자주의 세계무역 시스템, 원하는 것을 관철할 수 없다


다자주의는 말그대로 수많은 국가들이 참여하는 체제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느릴 수 밖에 없는 근본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GATT는 상품시장 관세장벽 철폐를 목적으로 1947년 출범하였습니다. 1970년대 들어 덤핑 등 비관세장벽이 문제가 되었는데, 이를 철폐하기 위한 합의에 이르는데 6년이나 걸렸습니다. 또한, 농산물시장 · 서비스부문 · 지적재산권 · 분쟁해결절차를 다루는 우루과이 라운드는 무려 8년이 필요했습니다. 다수의 국가들이 의제에 찬성해야 규칙으로 제정할 수 있는 다자주의 구조에서 각국의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건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의사결정에 오랜 시일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노동조건 · 환경이슈 · 외국인투자 · 오프쇼어링 등 현대 무역협정에 필요한 다른 이슈들을 다자주의 체제에서 다룰 엄두조차 나지 않습니다. 실제로 2001년 시작한 WTO 도하라운드는 현재까지 답보 상태에 있습니다.


결국 개별 국가들은 원하는 내용을 빠른 시일 내에 관철시키기 위하여, 다자주의 체제를 우회하여 지역무역협정 · 양자 FTA 등 특혜무역협정 PTA 체결을 늘려나갔습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 NAFTA와 부시행정부가 추진한 양자 FTA의 내용을 살펴보면 PTA의 이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90년대 초반, 미국 내에서는 NAFTA 체결을 둘러싼 찬반 갈등이 극심했습니다. 


문제는 개발도상국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다는 것에 있었습니다. NAFTA는 미국이 개발도상국과 처음 맺는 주요한 무역협정이었으며, 멕시코의 낮은 임금 때문에 미국 저임금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했습니다. 위의 표에 나오듯이, 1994년 멕시코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시간당 실질 인건비는 미국의 1/8에 불과했습니다.


게다가 미국은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상품에 더 낮은 관세를 부과하면, 제3국 → 멕시코 → 미국의 경로로 다른나라의 상품이 우회수출 될 가능성을 염려했습니다. 특히 미국 자동차기업들은 멕시코로 생산공장을 이동시켜 저임금 근로자를 활용할 구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때 일본 및 유럽 자동차가 멕시코를 통해 우회수출 된다면,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NAFTA를 통해 얻는 이득은 줄어듭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하여 NAFTA에는 노동부문 부속협약(labor side agreement) 및 원산지 규정(rule of origin)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멕시코의 저임금을 무분별하게 활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근로자 권리 보호, 그리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역내에서 생산된 부품이 완성차 부가가치의 62.5%를 차지해야 한다는 역내가치비율(Regional Value Content) 조건이 요구되었습니다.


2000년대 미국이 주도한 양자 FTA와 TPP에는 노동 · 원산지규정은 물론이고, 앞서 살펴봤듯이 규제정책 · 법률 등을 개혁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미국은 FTA를 통해서 미국의 제도와 법률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노동 · 원산지규정 · 외국인투자 · 지적재산권 · 제도와 법률 등을 다자주의 체제에서 관철시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며 가능하다 하더라도 오랜 시일이 걸립니다. 하지만 지역무역협정 · 양자 FTA 등 특혜무역협정 PTA를 이용하면 다자주의를 우회하여 '다자주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사항'을 상대방에게 관철시킬 수 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 PTA가 확산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자그디쉬 바그와티 "특혜무역협정은 자유무역이 아니다"



각국은 다자주의를 회피하기 위하여 1990년대 들어서 특혜무역협정 PTA 체결을 폭발적으로 늘려 나갑니다. 1950년~2010년, PTA 누적 건수를 보여주는 위의 그래프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 자그디쉬 바그와티는 이러한 세계 무역의 흐름 변화를 우려스럽게 바라봤습니다. 바그와티는 PTA 확산이 처음의 목적대로 자유무역 체제를 더 공고히하는 것(building blocks)이 아니라 자유무역 체제를 쓰러뜨리는 것(stumbling blocks) 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바그와티는 1990년 논문 <다자주의에서 이탈 : 지역주의와 공격적 일방주의>, 1993년 <지역주의와 다자주의 : 개괄>, 1994년 논문 <세계 무역시스템에 대한 위협 : 소득분배와 이기적 헤게모니>, 2008년 단행본 <무역시스템 내 흰개미 : 어떻게 특혜협정은 자유무역을 훼손하는가>, 2016년 단행본 <세계 무역시스템 : 트렌드와 도전> 등을 통해 특혜무역협정(PTA)과 지역주의(regionalism)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습니다.


바그와티가 비판에 사용한 논거는 크게 2가지 입니다. 


첫째, 특혜무역협정은 제3국을 차별하는 것이며 그 결과 무역창출(trade creation)보다 무역전환(trade diversion) 효과가 더 크다


특혜무역협정은 이름에서 드러나듯이 협정에 참여한 교역상대국에게 특혜를 줍니다. 제3국이 대접받는 최혜국대우 보다 더 낮은 관세율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다자주의가 규정하지 않는 부문의 시장을 개방하기 때문입니다. 만약 이러한 특혜 덕분에 협정 참가국 간에 더 많은 교역이 발생한다면, PTA는 무역을 창출하는 효과를 내게 됩니다. 말그대로 무역창출(trade creation) 입니다.


하지만 협정에 참여하지 않은 제3국을 차별한다는 관점에서 PTA를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 소비자들은 동일한 관세였다면 유럽 · 일본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를 구매했을텐데, NAFTA의 차별적 관세 영향으로 멕시코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를 구매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만약 유럽 · 일본산 자동차가 더 큰 후생을 줄 수 있다면, NAFTA는 비효율적인 선택을 유발한 꼴이 됩니다. 이처럼 PTA로 인하여 자원이 더 효율적인 생산자에서 비효율적인 생산자로 이동하는 현상을 무역전환(trade diversion) 이라 합니다.


바그와티가 보기엔 지역무역협정 · 양자 자유무역협정 등의 PTA는 무역창출 보다 무역전환 효과가 더 컸습니다. 그는 "PTA 멤버들 간 교역 중 상당수가 협약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교역 중 16% 만이 PTA로 인한 추가 관세 인하를 혜택을 보고 있다."[각주:16]는 근거로 무역창출 효과가 적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둘째, 강대국은 다자주의를 회피하여 이기적 헤게모니(selfish hegemon)를 휘두르고 있다.


다자주의에서 합의하지 못한 사항과 미국식 제도 · 법률을 PTA를 통해 관철시킨 미국의 행동과 의도성은 바그와티를 불편하게 만들었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다자주의 회피를 위해 PTA를 사용하였으나, 바그와티는 "헤게모니가 센 강대국이 비헤게모니 그룹과의 순차적 협상을 통해 더 많은 보수를 챙긴다"고 바라봤습니다.


1980년대 미국이 GATT 체제에서 벗어나 일본과 직접 반도체협정[각주:17]을 맺었듯이, 기본적으로 힘이 센 국가는 소수의 국가를 상대로 협상을 할 때 더 많은 것을 얻어낼 수 있습니다. 양자 FTA는 말할 것도 없고 NAFTA · TPP 등 소수가 참여한 지역무역협정에서 우위에 있는 건 강대국 입니다. 


힘을 이용하여 외국의 시장을 개방시키는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이 '처벌전략'(punishment strategy) 라면 PTA는 '유인전략'(incentive strategy)이고, 이 둘은 형태만 다를 뿐 사실상 마찬가지라고 평가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바그와티는 'PTA는 제3국을 차별하는 보호무역 협정이나 마찬가지이며, NAFTA 등 지역주의는 세계 자유무역 체제를 더 공고히 하는 게 아니라 훼손시키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바그와티는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PTA는 자유무역이 아니다. 다자주의 세계 무역시스템인 WTO로 돌아가야 한다" 고 주장했습니다.


▶ 오프쇼어링 및 글로벌 밸류 체인 교역을 다루는 새로운 무역협정 필요성 증대



국제무역이론을 전공한 경제학자들이 기본적으로 다자주의 체제를 이상적으로 바라보긴 하지만, 모든 학자들이 바그와티의 주장에 동의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다른 경제학자 리차드 발드윈(Richard Baldwin)은 '21세기 변화된 경제구조에서 깊은 수준의 지역무역협정(deep RTAs)을 제대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발드윈은 '글로벌 밸류 체인 형성'(GVC)과 '오프쇼어링 확대'(offshoring)을 중심으로 세계무역패턴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국가에 위치해있는 기업들이 공정단계에 참여하면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글로벌 밸류체인'(GVC, Global Value Chain) 이라 합니다. 전세계 여러 국가들을 잇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확산된 것이 '선진국 기업의 오프쇼어링'(offshoring) 입니다.


20세기 운송비용 하락으로 시작되었던 세계화는 '한 국가에서 만든 상품을 다른 국가에 판매하는 형태'(made-here-sold-there)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통신비용 하락한 덕분에 오늘날 세계화는 선진국의 지식(knowledge)과 개발도상국의 노동(labor)이 결합하여 '여러 곳에서 만든 상품을 다른 국가에 판매하는 형태'(made-everywhere-sold-there)로 진화했습니다.


따라서, 21세기 무역협정은 단순한 관세 인하가 아니라 생산의 분업화 · 외국인투자 · 사람과 아이디어의 이동 · 지적재산권 등을 다루어야하는데, 이를 할 수 있는 것은 다자주의 WTO가 아니라 TPP 등 '깊은 수준의 지역무역협정'(deep RTAs)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사족 : 리차드 발드윈이 바라보는 '21세기 변화된 경제구조'는 향후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시리즈의 다른 글을 통해 더 자세히 다룰 계획입니다.)


▶ 행복했던 학문적 논의...


'사실상 보호주의인 PTA 대신 다자주의 체제를 중심으로 해야한다 vs 21세기 변화된 경제구조에 맞추어 지역무역협정 등 PTA를 확대해야 되느냐' 라는 경제학자들 간 논쟁은 화해할 수 없는 토론으로 보였습니다. 앞서 살펴봤듯이, 자그디쉬 바그와티는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과 PTA가 형태만 다를 뿐 사실상 동일하다고 평가했기 때문에 다자주의 체제 이외에 타협의 여지란 없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학문적 논쟁은 지금 돌아보면 행복한 분위기 속에서 벌어진 논의였습니다. 그 이유는 진짜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이 다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 NAFTA · TPP 등의 지역무역협정도 싫고 다자주의 체제인 WTO도 싫다 

- 트럼프 .... Make America Great Again !!!



바그와티는 다자주의와 지역무역협정을 서로 다른 것으로 평가했지만, 트럼프에게 다자주의 체제인 WTO나 지역무역협정 NAFTA · TPP는 여러 국가가 참여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것입니다. 100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는 것과 3~10개 가량의 국가가 참여하는 협정 간 차이는 없습니다. 2017년 1월 20일에 부임한 대통령 트럼프는 3일만에 TPP 탈퇴 명령[각주:19]을 내렸고, 5월 18일에는 NAFTA 재협상을 명령[각주:20]합니다. 


그리고 트위터 · 연설 · 인터뷰 등을 통해 "WTO가 미국에게 불공정하다" 라는 점을 강조해왔습니다. 미국은 WTO 분쟁해결기구로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1974 무역법 301조를 이용하여 중국에 보복조치[각주:21]를 취했습니다. 또한, WTO의 핵심원리인 무차별적 최혜국대우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이를 보완하는 법안을 발의[각주:22]했습니다.


트럼프는 오직 1:1로 상대하는 양자 무역협정(bilateral trade agreement)만이 효율적이며 미국 근로자에게 이익이라고 말합니다. 양자 협상을 통해 미국의 이익을 관철시키겠다는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의 의지를 드러낸 겁니다.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NAFTA · TPP · WTO를 싫어하는 것일까요? 트럼프행정부는 2017년[각주:23] · 2018년[각주:24] · 2019[각주:25] 무역정책 아젠다 보고서를 통해 그 이유를 명시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번 파트에서 이를 알아보도록 합시다.

  

▶ NAFTA로 인해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멕시코로 이동하였다 → USMCA로 재탄생



앞서 짤막하게 언급했듯이, 1990년대 초반 NAFTA 체결을 둘러싸고 찬반 갈등이 극심했던 이유는 '개발도상국인 멕시코'와 맺는 무역협정 이었기 때문입니다. 이전까지 미국은 다자주의 이외에 개발도상국과 주요한 무역협정을 맺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미국 저임금 근로자들과 진보적 성향을 띄는 민주당 의원들은 기업들이 낮은 임금을 활용하려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할 것이고 이에 따라 미국 내 저임금 일자리가 사라질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특히 자동차 산업의 공장이전 가능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1994년 당시 멕시코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시간당 실질 인건비는 미국의 1/8에 불과했기 때문입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러한 우려를 반영하여 NAFTA에 노동부문 부속협약(labor side agreement) 및 원산지 규정(rule of origin)을 추가했습니다.멕시코의 저임금을 무분별하게 활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근로자 권리 보호, 그리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역내에서 생산된 부품이 완성차 부가가치의 62.5%를 차지해야 한다는 역내가치비율(Regional Value Content) 조건이 요구되었습니다.


클린턴 대통령은 NAFTA가 미국 근로자와 기업에게 새로운 일자리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 자신했습니다. 


그런데...


NAFTA 체결 이후 25년 동안 미국 제조업 일자리는 줄어만 갔고,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은 다른 산업에 비해 정체상태에 있습니다. 그리고 2008 금융위기는 포드 · GM 등 미국 자동차 산업에 큰 충격을 주었고 러스트벨트 지역은 쇠락해 갔습니다.


트럼프대통령과 측근들은 책임 중 일부를 NAFTA에서 찾았습니다. 트럼프행정부는 2018년 및 2019년 무역정책 아젠다에 "NAFTA는 제조업 부문 일자리를 줄였고, 공장을 미국 도시에서 국경을 넘어로 이동시켰다."[각주:26]고 밝힙니다. 


트럼프행정부가 특히 부정적으로 바라본 것은 '멕시코로의 아웃소싱' 입니다. "NAFTA는 수천개의 미국 기업들에게 멕시코의 저임금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했다. (...) NAFTA는 기업들에게 생산을 아웃소싱할 유인을 제공함으로써 미국인들에게 손해를 주는 조항을 담고 있다."[각주:27]고 진단했습니다.


결국 트럼프행정부는 기존 NAFTA를 대폭 개정함으로써 미국인들을 보호하기로 합니다. 바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입니다. NAFTA를 대체할 USMCA의 주요 목표는 '아웃소싱을 독려하는 조항 피하기'(avoid provisions that will encourage outsourcing)로 설정되었습니다.



  • 1994년과 2012년, 미국 · 멕시코 · 캐나다 자동차산업 근로자 시간당 실질 인건비

  • 오늘날에도 멕시코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인건비는 미국에 비해 굉장히 낮다

  • 출처 : Peterson Institute. 'NAFTA at 20 : Misleading Charges and Positive Achivements'


아웃소싱을 억누르기 위해 강화된 것 중 첫번째가 노동부문 협약 입니다. 


분명 클린턴행정부는 멕시코로의 공장이전 가능성을 우려하여 노동부문을 NAFTA에 추가했습니다. NAFTA 노동부문 협약은 멕시코 근로자의 권리 보호 · 노조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제 멕시코 근로자의 권리는 향상되지 않았으며, 1994년 이후 25년이 지나도록 멕시코 자동차산업 임금도 크게 상승하지 않았습니다. 위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오늘날에도 멕시코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임금은 여전히 미국에 비해 굉장히 낮습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 기업들은 저임금을 활용하기 위해 멕시코로 이동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트럼프행정부는 기존 NAFTA에 부속협약(side agreement)으로 있던 노동부문 조항을 USMCA에서는 본 협약으로 격상시켰고, 멕시코 근로자의 집단교섭권 강화 · 국제노동기구가 요구하는 수준으로 멕시코 노동법 개정 등을 담아냈습니다.


이렇게 트럼프행정부는 전세계를 향해 메세지를 보냅니다. "USMCA는 교역상대국들에게 극적인 신호를 보낸다. 미국인 근로자를 이용하기 위해 혹은 미국 일자리를 빼앗는 볼공정한 노동관행을 사용하기 위해 무역협정을 이용하는 시대는 끝났다."[각주:28] 


USMCA에서 강화되고 추가된 두번째 사항은 원산지 규정(rules of origin)과 노동가치비율(labor value content) 입니다. 


기존 NAFTA에는 제3국 → 멕시코 → 미국으로의 우회수출을 방지하기 위한 원산지 규정이 들어있습니다. 미국-멕시코-캐나다 역내에서 생산된 부품이 완성차 부가가치의 62.5%를 차지해야 한다는 역내가치비율(regional value content) 조건입니다.


트럼프행정부는 이 비율이 작다고 판단하여 85%로 상향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난색을 표했고, 협상 끝에 USMCA에서는 역내 가치비율이 75%로 상향 조정되었습니다. 이는 일본 · 유럽의 자동차 기업들이 북미 내에서 직접 생산을 더욱 늘리게끔 유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강화된 원산지 규정은 제3국의 우회수출을 더 엄격히 규제함으로써 전세계 자동차 기업들의 북미 내 직접투자를 유도하지만, 그 북미가 미국이 아니라 멕시코라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USMCA에는 '자동차 부품의 40~45%를 시간당 16달러 이상의 근로자가 생산해야 한다'는 노동가치비율(labor value content)을 추가했습니다. 멕시코의 어떤 공장도 이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결국 미국으로의 리쇼어링(reshoring)을 강제하고 있는 셈입니다.


트럼프행정부는 USMCA 노동부문 및 원산지규정 강화 그리고 노동가치비율 조항 신설을 두고, "이러한 조항들은 미국 무역정책이 극적으로 변했음을 보여준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은 '더 낮은 임금을 이용하기 위해 다른 나라로 생산기지를 이동하는 것을 독려하는 무역협상'에 합의해왔다. 오늘날 우리는 다른 접근을 채택하고 있다."[각주:29] 라고 말합니다.


▶ TPP로 혜택을 보는 곳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다 → TPP 탈퇴


1990년대와 2000년대 미국인들은 '세계화'(Globalization)를 장밋빛 미래를 불러오는 변화로 바라봤습니다. 미디어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인들과 소통하며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구 공산주의권으로까지 확산되는 시대. 


인터넷이 등장하고 이에 기반을 둔 세계화가 확산되던 1990년대에 대통령을 역임한 클린턴은 교역확대를 통해 전세계 통합을 진전시키면 미국인들도 번영을 누릴 것이라 믿었습니다. 그런 믿음을 가졌기 때문에 NAFTA를 체결하고 WTO를 창설하고 중국의 WTO 가입을 지원했던 겁니다.


그런데...


오늘날 세계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990년대와 비교하여 줄어들었고, 그 공백을 메운 것은 중국 입니다. 트럼프는 중국의 부상을 '미국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였고, 과거 행정부의 잘못된 무역협상이 이를 만들어냈다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하여 부임 3일만에 TPP 탈퇴 명령을 내립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TPP 탈퇴를 의아하게 바라봤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TPP를 형성하려고 했던 목적이 중국에 대한 견제 였기 때문입니다. 부시행정부는 미국의 제도와 법률을 전파하려는 목적으로 TPP를 구상하였고, 오바마행정부는 '아시아로의 귀환'(Pivot to Asia) 이라는 대외정책 목표 하에 환태평양 국가들의 TPP 가입을 이끌었습니다.


트럼프행정부가 우려한 점은 TPP의 '약한 원산지 규정'(weak rules of origin) 입니다. 일례로 TPP의 자동차 원산지 규정에서 요구하는 역내가치비율은 45%인데, 이는 기존 NAFTA와 새 USMCA와 비교하여 낮은 수준입니다. 이로 인해 TPP 미가입국도 자동차 부품 55%를 제공하면서 미국시장에 이전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만약 TPP 미가입국이 다른 국가들보다 임금이 낮고 근로자 보호가 취약하다면 문제는 악화됩니다. 전세계 기업은 저임금 TPP 미가입국으로 공장을 이전하고 TPP 국가들과 밸류체인을 형성함으로써 관세혜택에 편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행정부는 TPP의 약한 원산지 규정을 이용하여 아웃소싱과 우회수출을 꾀할 국가로 중국을 지목합니다. 


"혹자는 미국이 TPP에 가입함으로써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다룰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TPP 가입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음을 정확히 인지하였다. 일례로, 미국 근로자가 겪는 주요한 문제는 기업들의 아웃소싱 이다. TPP의 원산지 규정 하에서, 자동차 생산의 55%를 담당하는 중국과 45%를 담당하는 베트남이 미국시장에 관세 없이 들어올 수 있다. TPP의 노동, 환경, 지적재산권, 통화 조항 등은 미국의 우려를 다루기에 부적합하다. 요약하면, TPP는 아웃소싱을 더욱 초래하며 미국 근로자를 더욱 불리하게 만든다"[각주:30]


▶ WTO 무조건적 최혜국대우는 외국의 높은 관세율을 허용한다 → 2019 상호교역법 


트럼프행정부는 NAFTA · TPP 등 지역무역협정을 비판하지만 (바그와티 처럼) 다자주의 기구인 WTO를 선호하지도 않습니다. 트럼프행정부는 '다자주의 무역시스템 개혁하기'(Reforming the Multilateral Trading System)을 2018년 무역정책의 5대 목표 중 하나로 꼽고 있습니다.


트럼프행정부가 WTO에 대해 문제 삼는 부분은 크게 2가지이며, 첫째는 무조건적 최혜국대우(unconditional MFN)이고 둘째는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위를 다루지 못하는 분쟁해결기구 입니다. 이번글에서는 왜 미국이 WTO의 무조건적 최혜국대우를 문제 삼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번글 앞부분에서 설명하였듯이,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인 GATT · WTO를 지탱하는 핵심원리는 '비차별주의'(non-discrimination) 입니다. 다자주의에 참여한 국가는 교역상대국들 간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됩니다. 만약 특정한 교역상대국에게만 더 낮은 관세율을 제공하기로 협정을 맺었다 하더라도, GATT · WTO 규정인 '무조건적 최혜국대우'가 발동하여 다른 교역상대국들이 적용받는 관세율도 낮아집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WTO의 최혜국대우 적용이 '무조건적'(unconditional) 이라는 점입니다. 


최혜국대우는 여러 교역상대국들을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대우함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나의 교역상대국들 간에 차별을 두지 말라는 의미이지, 상대방이 나에게 대우하는 만큼 나도 동등하게 대우하라는 상호주의적 의미가 아닙니다(non-reciprocal tariff). 


예를 들어, A국가가 B, C, D 국가의 수입품들에 동등하게 10%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B국가는 A, C, D 국가에 동등하게 3%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다면, A와 B 국가는 서로 다른 관세율을 주고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A와 B국가는 각자의 교역상대국들을 동등하게 대우한다는 점에서 최혜국대우를 준수한 겁니다. 


만약 최혜국대우가 '조건적'(conditional) 이라고 한다면, B국가는 A국가를 향해 "너도 나에게 3%의 관세율을 부과해야만 최혜국대우 적용을 해주겠다. 그렇지 않으면 너에게만 10%의 관세율을 부과하겠다." 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호동등한 관세를 조건부로 최혜국대우를 적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WTO가 요구하는 최혜국대우는 '무조건적'(unconditional) 이기 때문에, WTO 가입국들은 '상호동등하지 않은 관세'(non-reciprocal tariff)를 주고받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이번글의 위에서 언급했듯이, WTO는 상호주의(reciprocity)를 기본원리로 하나 시장개방을 두고 서로 간에 협상과 양보를 한다는 의미일 뿐, 상호동등한 관세율을 주고받음을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사족 : 상호주의reciprocity에 대한 더 자세한 논의는 이전글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참고)


미국은 바로 이 점이 불만입니다. 



백악관 무역 및 제조업정책 위원회는 2019년 5월 발간한 보고서 <미국 상호교역법 : 일자리와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현재 미국이 얼마나 불공정한 교역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미국은 중국 · EU · 브라질 등 교역상대방의 자동차 수입품에 2.5%의 관세율을 동일하게 부과하며 최혜국대우를 준수하고 있으나, 상대국들은 미국산 자동차에 각각 15% · 10% · 35%의 관세율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미국산 뿐 아니라 다른나라에서 생산된 자동차에 대해서도 동등한 관세율을 부과하여 최혜국대우를 준수할테지만, 어찌됐든 미국 입장에서는 상호동등하지 않은 교역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자동차 뿐 아니라 다른 상품에도 이러한 모습이 나타납니다.


백악관 무역 및 제조업정책 위원회는 "2018년 미국 무역적자는 6,220억 달러를 기록하며 10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무역대표부가 말하듯이, 국제교역장에서 지속되는 불공정하고 비상호적인 교역관행(unfair and nonreciprocal trading practices)이 미국 무역적자를 초래하고 있다. 비상호적인 교역이 발생하는 원천은 WTO하의 최혜국대우 규칙이다."[각주:31] 라고 불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미국은 이를 교정하기 위하여 2019년 1월 24일 하원의원 숀 더피(Sean Duffy)의 주도로 '2019년 상호교역법'(US Reciprocal Trade Act 2019)을 발의했습니다. 


2019년 상호교역법의 내용은 '만약 외국이 부과하는 관세율이 높거나 비관세장벽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대통령은 이를 낮추거나 제거할 협상 권한을 갖게 된다. 만약 외국이 미국의 요구를 거부한다면, 대통령은 외국의 보호주의를 제거할 상호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무역장벽 철폐를 위해 대통령에게 무역협상 권한을 위임했던 '1934년 호혜통상법'(RTAA, Reciprocal Trade Agreement Act)은 호혜주의 로부터 나왔으, '2019년 상호교역법'은 상호주의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지난글에서 강조한 reciprocity의 2가지 다른 의미-호혜주의vs상호주의-[각주:32]의 차이가 명백히 보여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9년 연두교서에서 "미국 상호교역법은 외국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와서 관세를 낮출 수 있는 놀라운 도구가 될 것이다"[각주:33]라고 발언하며, 양원 의회에서의 법안 통과를 주문했습니다.




※ 무역법 집행과 양자 재협상을 통한 미국 우선주의 실현


이처럼 트럼프행정부가 보기엔 NAFTA · TPP · WTO 등은 미국의 이익을 훼손시키고 있습니다


이것들을 통해 전세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려는 건 이상이었을 뿐, 미국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것들이 지역무역협정이냐 다자주의냐는 것은 경제학자들에게나 중요한 구분일 뿐, 이제부터 해야할 일은 외국의 불공정 무역과 오프쇼어링으로부터 미국인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 외교 · 무역 정책의 방향 : '민주주의 · 시장경제 전파 vs 미국 우선주의'


◆ 전세계 무역체제의 방향 : '다자주의 · 지역주의 vs 공격적 일방주의'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 방향은 명확합니다. 미국인들의 이익을 가장 먼저 고려하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입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1974 무역법 301조 등을 사용하여 외국의 불공정 및 비상호적인 무역관행을 시정케 '공격적 일방주의'(Aggressive Unilateralism)를 구사하겠다 입니다.


대통령 트럼프는 후보시절부터 공정한(fair) · 균형잡힌(balanced) · 상호적인(reciprocal) 무역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해왔고, 집권 이후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실제 행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2017년[각주:34] · 2018년[각주:35] · 2019[각주:36] 무역정책 아젠다 보고서를 통해 트럼프행정부가 내놓은 무역정책 목표는 아래와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미국을 최우선으로 두며, 미국인을 위해 불균형한 협정을 바로잡는다

- 2018년 무역정책 아젠다 : Putting America First

- 2019년 무역정책 아젠다 : Rebalancing Trade to Benefit Americans


▶ 미국 무역법의 강력한 집행

- 2017년 무역정책 우선순위 4가지 중 : Strictly Enforcing U.S. Trade Laws

- 2018년 무역정책 우선순위 5가지 중 : Aggressive Enforcement of U.S. Trade Laws

- 2019년 무역정책 우선순위 3가지 중 : Strictly Enforcement of U.S. Trade Laws


▶ 새롭고 더 나은 무역협상 추진

- 2017년 무역정책 우선순위 4가지 중 : Negotiating New and Better Trade Deals

- 2018년 무역정책 우선순위 5가지 중 : Negotiating Better Trade Deals

- 2019년 무역정책 우선순위 3가지 중 : Pursuing New Trade Deals


▶ 다자주의 무역시스템 개혁

- 2018년 무역정책 우선순위 5가지 중 : Reforming the Multilateral Trading System

- 2019년 무역정책 : Defending U.S. Interests at the WTO




※ 국제무역은 정말로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없애고 임금을 낮추었을까?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국제무역은 정말로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없애고 임금을 낮추었을까요?" 다르게 말해, "미국의 제조업 일자리를 없애고 저임금 근로자 삶이 힘들어진 원인이 국제무역에 있을까요?"


경제학자들은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에 동의하는 사람도 있고 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리고 1990년대와 2000년대 까지만 하더라도 이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2010년대 들어 동의하게 된 사람들도 있습니다. 게다가 국제무역이 특정 산업 근로자에게 피해를 주었으나, 전반적인 미국경제와 소비자들에게는 이익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처럼 '국제무역이 일자리 · 근로자 임금 · 기업 이윤 · 소비자 후생 등에 미친 영향'은 어느 것이 정답이라고 말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제 다음글과 앞으로 계속 연재될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시리즈를 통해, 국제무역이 끼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참고자료>


▶ 미국 공식 보고서


클린턴행정부 1994 · 1995 · 1996 · 1997 · 1998 · 2000 · 2001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부시행정부 2002 · 2006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오바마행정부 2010 · 2015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트럼프행정부 2017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미 무역대표부 2017 · 2018 · 2019 미 무역정책 아젠다 및 연간 보고서


백악관 무역 및 제조업정책 위원회 2019년 5월 <미국 상호교역법 : 일자리와 무역적자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


▶ 미국 무역정책 개괄


백창재. 2015. 미국 무역정책 연구


Irwin, D. 2017. Clashing over Commerce: A History of US Trade Policy


▶ NAFTA


Krugman. 1993. The Uncomfortable Truth about NAFTA_ It's Foreign Policy, Stupid


Tornell, Esquivel. 1995. The Political Economy of Mexico's Entry to NAFTA


Peterson Institute. 2014. NAFTA 20 YEARS LATER


▶ 경쟁적 자유화


Bergsten. 1996. Competitive Liberalization and Global Free Trade


Feinberg. 2003. The Political Economy of United States’ Free Trade Arrangements


Evenett, Meier. 2008. an Interim Assessment of the US Trade Policy of 'Competitive Liberalization'


▶ 지역주의와 다자주의


Bhagwati. 1990. Departures from Multilateralism- Regionalism and Aggressive Unilateralism


Bhagwati. 1993. Regionalism and Multilateralism: an overview


Bhagwati. 1994. Threats to the World Trading System- Income Distribution and the Selfish Hegemon


Bhagwati. 2008. Termites in the Trading System- How Preferential Agreements Undermine Free Trade


Bhagwati, Krishna, Panagariya. 2016. The World Trade System- Trends and Challenges


Bhagwati, Panagariya. 1996. Preferential Trading Areas and Multilateralism - Stranges, Friends or Foes


Baldwin. 2014. Multilateralizing 21st Century Regionalism


  1. Presidential Memorandum for the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2017.08.14 [본문으로]
  2. USTR Press Release. 2018.03.22 - President Trump Announces Strong Actions to Address China’s Unfair Trade [본문으로]
  3.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4. 클린턴행정부 고어 부통령이 평가한 NAFTA - 1994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본문으로]
  5. The unprecedented triumph of democracy and market economies throughout the region offers an unparalleled opportunity to secure the benefits of peace and stability, and to promote economic growth and trade. Ratification of NAFTA is one of our most important foreign policy achievements, because it advances all three of our central objectives: not only does it mean new jobs and new opportunities for American workers and business, but it also represents an important step in solidifying the hemispheric community of democracies. - 1994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본문으로]
  6.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https://joohyeon.com/279 [본문으로]
  7. China: The emergence of a politically stable, economically open and secure China is in America's interest. Our focus will be on integrating China into the market-based world economic system. An important part of this process will be opening China's highly protected market through lower border barriers and removal of distorting restraints on economic activity. We have negotiated landmark agreements to combat piracy and advance the interests of our creative industries. We have also negotiated and vigorously enforced agreements on textile trade. [본문으로]
  8. Bringing the PRC more fully into the global trading system is manifestly in our national interest. China is one of the fastest growing markets for our goods and services. As we look into the next century, our exports to China will support hundreds of thousands of jobs across our country. For this reason, we must continue our normal trade treatment for China, as every President has done since 1980, strengthening instead of undermining our economic relationship. [본문으로]
  9. At their 1997 and 1998 summits, President Clinton and President Jiang agreed to take a number of positive measures to expand U.S.-China trade and economic ties. We will continue to press China to open its markets (in goods, services and agriculture) as it engages in sweeping economic reform. [본문으로]
  10. It is in our interest that China become a member of the WTO; however, we have been steadfast in leading the effort to ensure that China’s accession to the WTO occurs on a commercial basis. China maintains many barriers that must be eliminated, and we need to ensure that necessary reforms are agreed to before accession occurs. At the 1997 summit, the two leaders agreed that China’s full participation in the multilateral trading system is in their mutual interest. [본문으로]
  11.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https://joohyeon.com/279 [본문으로]
  12. Bergsten. 1996. Competitive Liberalization and Global Free Trade [본문으로]
  13. [W]e need to align the global trading system with our values. We can encourage open and efficient markets while respecting national sovereignty. We can encourage respect for core labor standards, environmental protection, and good health without slipping into fear-based campaigns and protectionism. And we must always seek to strengthen freedom, democracy, and the rule of law [본문으로]
  14. When the Bush Administration set out to revitalize America’s trade agenda almost three years ago, we outlined our plans clearly and openly: We would pursue a strategy of ‘competitive liberalization’ to advance free trade globally, regionally, and bilaterally. By moving forward simultaneously on multiple fronts the United States can: overcome or bypass obstacles; exert maximum leverage for openness, target the needs of developing countries, especially the most committed to economic and political reforms; establish models of success, especially in cuttingedge areas; strengthen America’s ties with all regions within a global economy; and create a fresh political dynamic by putting free trade on the offensive [본문으로]
  15.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⑤] 닫혀있는 일본시장을 확실히 개방시키자 - Results rather than Rules https://joohyeon.com/277 [본문으로]
  16. 바그와티는 여러 논문, 단행본을 통해 동일한 주장을 제기. [본문으로]
  17.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⑥] 공정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 미일 반도체 분쟁과 전략적 무역 정책 논쟁 https://joohyeon.com/278 [본문으로]
  18.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⑤] 유치산업보호론 Ⅱ - 존 스튜어트 밀 · 로버트 발드윈,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효율적 생산을 위한 정부개입이 정당화 된다 https://joohyeon.com/272 [본문으로]
  19. Presidential Memorandum Regarding Withdrawal of the United States from the Trans-Pacific Partnership Negotiations and Agreement - 2017년 1월 23일 [본문으로]
  20. USTR: Trump Administration Announces Intent to Renegotiate the North American Free Trade Agreement - 2017년 5월 18일 [본문으로]
  21. Presidential Memorandum for the United States Trade Representative - 2017년 8월 14일 [본문으로]
  22. White House Office of Trade and Manufacturing Policy. 'The United States Reciprocal Trade Act: Estimated Job & Trade Deficit Effects'. 2019년 5월 [본문으로]
  23. USTR. 2017 Trade Policy Agenda and 2016 Annual Report [본문으로]
  24. USTR. 2018 Trade Policy Agenda and 2017 Annual Report [본문으로]
  25. USTR. 2019 Trade Policy Agenda and 2018 Annual Report [본문으로]
  26. USTR. 2018 Trade Policy Agenda and 2017 Annual Report. For these Americans, NAFTA has meant job losses, especially in the manufacturing sector, and the closing down and relocation of factories from American towns and cities across both borders. [본문으로]
  27. USTR. 2018 Trade Policy Agenda and 2017 Annual Report. First, NAFTA provided thousands of American companies with the opportunity to pay far lower wages to workers in Mexico. (...) Further, NAFTA contained terms that fell short for the American people by incentivizing – intentionally or not – companies across America to outsource production, especially to Mexico. [본문으로]
  28. USTR. 2019 Trade Policy Agenda and 2018 Annual Report. In short, the USMCA sends a dramatic signal to our trading partners: the time for using trade deals to take advantage of American workers, or to use unfair labor practices to steal U.S. jobs, is over. [본문으로]
  29. USTR. 2019 Trade Policy Agenda and 2018 Annual Report. These provisions represent a dramatic change in U.S. trade policy. For decades, the United States signed trade deals that often encouraged companies to shift production from this country into other countries with much lower labor costs. Now, we are taking a different approach [본문으로]
  30. USTR. 2019 Trade Policy and 2018 Annual Report. Some have suggested that the United States could have addressed these difficulties by joining the Trans-Pacific Partnership (TPP), a proposed free trade deal with 11 other countries in North America, South America, and the Pacific Region. President Trump correctly recognized, however, that joining the TPP would have made the situation worse. For example, one major problem for U.S. workers is that the rules of trade encouraged companies to outsource production to countries with weaker labor and environmental rules than the United States. Under the rules of origin contained in the TPP, an automobile with 55 percent of its production in China – and 45 percent of the production in Vietnam – would have entered the U.S. market duty free. TPP provisions on labor, the environment, intellectual property, and currency were all insufficient to address longstanding U.S. concerns. In short, the TPP would have spurred further outsourcing, and put U.S. workers at even more of an unfair disadvantage. [본문으로]
  31. Meanwhile, the overall US trade deficit, including goods and services, reached a 10-year high of $622 billion in 20188 while the US trade deficit in goods hit a record level of $891 billion.9 As the USTR has extensively documented, unfair and nonreciprocal trading practices continue to dominate the competitive landscape of international trade10 and contribute significantly to this deficit. One key source of nonreciprocal trade is a principle under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WTO) known as the “most favored nation” rule. [본문으로]
  32.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https://joohyeon.com/279 [본문으로]
  33. The US Reciprocal Trade Act will be an incredible tool to bring foreign countries to the negotiating table and to get them to lower their tariffs. [본문으로]
  34. USTR. 2017 Trade Policy Agenda and 2016 Annual Report [본문으로]
  35. USTR. 2018 Trade Policy Agenda and 2017 Annual Report [본문으로]
  36. USTR. 2019 Trade Policy Agenda and 2018 Annual Report [본문으로]
  1. Msconfig
    놀라운 압축력과 높은 가독성을 지닌 글 감사드립니다
  2. djwk
    국제무역시리즈 정독하고 있습니다. 정리가 잘 된 글을 읽으니 이해가 잘 됩니다.

    그런데 혹시 국제무역에 대한 리뷰 논문을 찾을 수 있는 곳을 알 수 있을까요?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국제무역에 대한 이론 및 논의가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좀 더 깊이 알고 싶네요~(나중에 제 논문에도 도움이 될 거 같습니다).
  3.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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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①] AMERICA FIRST !!! MAKE AMERICA GREAT AGAIN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①] AMERICA FIRST !!! MAKE AMERICA GREAT AGAIN !!!

Posted at 2019. 7. 11. 21:44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다 !!! (AMERICA FIRST !!!)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 (MAKE AMERICA GREAT AGAIN !!!)



● 2015년 6월 16일, 대통령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 


우리가 승리하는 걸 본 때가 언제인가요? 말해봅시다. 중국과의 무역협상? 중국은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우리가 일본을 꺽었을 때가 언제인가요? 일본은 매년 수백만대의 차량을 수출합니다. 우리는 뭐하나요? 도쿄에서 쉐보레 자동차를 본 때가 언제인가요? 그건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국경에서 멕시코를 눌렀을때가 언제인가요? 멕시코는 우리의 멍청함을 비웃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멕시코는 경제적으로 우리를 해치고 있습니다.


미국은 다른 모든 국가들의 문제가 쏟아지는 쓰레기 투기장이 되었습니다. (...)


미국의 진짜 실업률은 18%~20% 입니다. 5.6%를 믿지 마세요. 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일자리를 가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죠. 중국과 멕시코가 우리의 일자리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모든 일자리를 가져갔습니다. (...)


(기존 정치인들은) 일자리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중국에 대해 말하지 않습니다. 중국이 우리를 죽이고 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언제인가요? 중국은 우리가 믿을 수 없을 수준까지 통화가치를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우리 미국 기업들은 경쟁을 할 수가 없습니다. 불가능합니다. 중국은 우리를 죽이고 있습니다. (...)


오늘날 우리 미국은 정말로 위대한 리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지금 진정 위대한 리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거래의 기술』을 써냈던 리더가 필요합니다. 우리는 일자리와 제조업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오게 할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합니다. (...)


나는 중국, 멕시코, 일본 그리고 다른 여러 나라들로부터 일자리를 다시 가지고 올 겁니다. 나는 우리의 일자리와 우리의 돈을 가지고 올 겁니다. (...)


슬프지만 아메리칸 드림은 죽었습니다. 그러나 내가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아메리칸 드림을 다시 더 크고 더 낫고 더 강하게 되돌려 놓을 겁니다. 그리고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겁니다(We Will Make America Great Again).


- 2016 대통령선거 출마선언식 영상[각주:1] / 텍스트[각주:2]


● 2017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연설


오늘 내가 하는 맹세는 모든 미국인들을 향한 것입니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미국산업을 희생시켜 외국산업을 키웠습니다. 우리 군대가 슬프고 비통함에 빠져 있는 동안 외국의 군대를 보조했습니다. 우리 국경을 지키지 못하면서 다른 나라 국경을 방어했습니다. 다른 나라에 수조달러를 쓰는 동안 미국의 인프라는 낙후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부 · 강함 · 신뢰가 사라지는 동안 다른 나라를 부유하게 만들었습니다.


하나씩 공장들은 문을 닫으며 떠났고, 수백만명의 미국인 근로자가 남겨졌습니다. 우리 중산층의 부는 미국 내에서 사라졌고 전세계로 배분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제 과거의 일입니다. 지금부터 미래를 바라봅시다.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미국에 있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미국이 최우선시 될 겁니다(it's going to be America First).


무역, 조세, 이민, 외교 등 모든 결정이 미국 근로자와 미국 가족들에게 이익을 주도록 할겁니다. 우리의 상품을 만들고, 우리의 기업을 빼앗고, 우리의 일자리를 파괴하는 외국으로부터 우리의 국경을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보호는 번영과 강함을 가져다 줄 겁니다. 


나는 미국인들을 위해 온 힘을 다해서 싸울 겁니다. 나는 미국인들이 쓰러지도록 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은 다시 승리할 겁니다. 우리는 일자리를 가져올 겁니다. 우리는 국경을 가져올 겁니다. 우리는 부를 가져올 겁니다. 우리는 꿈을 가져올 겁니다. (...)


우리는 두 가지 단순한 규칙을 따를 겁니다 :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고 미국인들을 고용한다.(Buy American and Hire American)


우리는 전세계의 국가들과 친선과 우호를 다질 겁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익이 최우선 이라는 점을 항상 생각할 겁니다. (...)


우리는 미국을 다시 강하게 만들겁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 만들겁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자랑스럽게 만들겁니다. 우리는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겁니다. 그리고, 네, 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겁니다(We Will Make America Great Again). 감사합니다. 당신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미국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 2017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 연설 영상[각주:3] / 텍스트[각주:4]




※ 2017년 8월 14일 - 미국,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개시하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Make America Great Again !!!)를 선거구호로 내세우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를 표방해온 도널드 트럼프는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승리를 거두며 2017년 1월 20일부로 미국의 45대 대통령으로 부임합니다. 


선거 당시부터 '무역적자' · '일자리 상실' 문제를 심각하게 여겨왔던 트럼프는 부임 7개월 후인 2017년 8월 14일 행정명령을 내립니다. 그 대상은 바로 '중국'(China) 입니다.



미국의 헌법과 법률이 대통령인 나에게 부여한 권한으로, 다음과 같은 지시를 내린다. (...)


● Section 1. 정책


이것은 무역관계가 미국의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미국의 무역수지를 우호적으로 만들고, 미국 상품과 투자의 상호대우를 촉진하고, 미국의 제조업 기반을 강화시키기 위한 정책이다.


미국은 세계 최고의 R&D 집약 고기술 부문을 가지고 있다. 지적재산권 위반과 불공정한 기술이전은 글로벌 시장에서 미국 기업의 경쟁력을 훼손한다. 


중국은 미국의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자국 기업에게 이전할 것을 요구하고 미국의 경제적 이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법률, 정책, 관행을 시행해오고 있다이러한 법률 · 정책 · 관행 등은 미국의 수출을 가로막고, 미국인들이 받아야 할 혁신의 정당한 보수를 빼앗고, 미국의 일자리를 중국으로 이동시키고,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키우고, 미국의 제조업 · 서비스 · 혁신을 훼손한다.


● Section 2. 조사를 시행할지 여부를 결정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1974년 무역법 302조에 따라 조사여부를 곧 결정할 것인데, 중국의 법률 · 정책 · 관행 · 행위가 불합리한지(unreasonable) 혹은 차별적인지(discriminatory) 그리하여 미국의 지적재산권과 혁신, 기술발전을 훼손하는지가 조사 대상이다.


- 2017년 8월 14일, 대통령 메모


위의 행정명령에도 드러나듯이,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intellectual property theft)와 기술이전 강요(forced technology transfer)를 문제삼고 있습니다.  


중국은 오래전부터 자국시장 진입을 허가해주는 조건으로 중국기업과의 합작회사 설립 · 기술이전 등을 강요해 왔습니다. 또한, 중국 당국은 외국기업을 차별적으로 대우하며 자국기업만 우대했고 지적재산권 침해 행위를 방조해 왔습니다. 이렇게 중국은 미국의 기술을 무단도용하며 전자산업을 육성시켰고, 단순가공 위주인 제조업을 최첨단 혁신 주도로 전환하기 위한 'Made in China 2025' 프로젝트를 출범시켰습니다.


트럼프와 대중 강경파 인사들은 중국의 도둑질을 더 이상 방관할 수 없다고 결심했습니다. 이를 좌시하면 미국의 현재이익이 침해됨은 물론이고, 향후 5G · AI 등 미래 기술부문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트럼프는 1974년 무역법 301조를 카드로 꺼냈습니다. 행정명령에는 302조를 언급했으나, 302조는 301조를 시행하는 절차를 담은 조항이라는 점을 감안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는 미 무역대표부(USTR)를 향해, 중국의 법률 · 정책 · 관행 · 행위가 불합리한지(unreasonable) 혹은 차별적인지(discriminatory)를 조사하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같은 날 미 무역대표부(USTR) 라이트하이저(Lighthizer) 대표는 "우리는 조사를 시행할 것이고, 만약 필요하다면 미국 산업의 미래를 보호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이다"[각주:5] 라는 성명문을 내놓으며 조사에 착수했습니다[각주:6]


그리고 1년 후인 2018년 3월 22일, 301조 침해 여부를 조사한 결과가 발표[각주:7]되었고, 트럼프 대통령은 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관세부과를 지시합니다. 이후 지금까지 미국과 중국은 관세와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무역분쟁을 벌여오고 있습니다.




※ 1980년대 미국 무역정책의 데자뷔??? 공통점과 차이점


  • 중국은 과거 일본처럼 될 것인가? 

  • 출처 : WSJ[각주:8]


▶ 공통점 - ① 무역수지 적자 ② 첨단산업 주도권 경쟁 ③ 공격적 일방주의


오늘날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은 여러모로 1980년대의 무역정책을 연상케 합니다분쟁 상대국이 일본에서 중국으로 변화되었을 뿐, 당시 분쟁의 논점과 미국인들이 느꼈던 감정 그리고 미국의 이익을 관철하기 위해 활용한 수단 등이 오늘날과 흡사하기 때문입니다.


① 1980년대 : 대일 무역수지 적자 = 2010년대 : 대중 무역수지 적자


  • 아래 : 1987년~2017년,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중 일본과 중국의 비중 추이 

  • 출처 : WSJ[각주:9]


지난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시리즈[각주:10]를 통해 살펴봐왔듯이, 1980년대 미국 정치인과 국민들은 대일 무역수지 적자 확대를 우려스럽게 바라봤습니다. 당시 미국의 전체 무역수지 적자액 중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달했습니다. 


오늘날에는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가 그 역할을 대신 하고 있습니다. 1999년 미-중 양자 무역협정 체결한 이후,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해마다 늘어왔습니다. 위에 첨부한 그래프는 지난 30년 사이 일본과 중국의 바뀐 역할(Trading Places)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② 1980년대 : D램 등 첨단 하이테크 산업 = 2010년대 : 5G · AI 등 4차산업 주도권 경쟁


  • 1980년대 : 전세계 반도체시장에서 일본기업이 차지했던 위상

  • 2010년대 : 5G 네트워크 분야를 선두에서 이끌고 있는 화웨이


1980년대 미국인들의 머릿속에 가득찬 건 '하이테크 산업'(High-Tech Industry) · '국가경쟁력'(National Competitiveness) 이었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D램 · 가전 등 첨단 전자산업에서 "일본기업에게 한번 시장을 내주면 되찾을 수 없다"[각주:11]라고 생각했고, 미국 정부가 '관세와 보조금으로 자국기업을 돕는 전략적 무역정책'[각주:12]을 구사하기를 바랐습니다.


더 나아가서, 미국인과 기업들'외국산 제조업 상품 수입이 극히 적은 폐쇄적인 일본시장을 개방시키기'[각주:13]를 원하였습니다. 공정무역(fair trade) 및 평평한 경기장 만들기(level playing field) 라는 구호 아래, 미국은 일본에게 '향후 5년내 일본시장에서 외국산 반도체 상품 점유율 20%를 기록한다'는 내용이 담긴 반도체 협정[각주:14]과 엔화가치를 절상시키는 플라자합의를 관철시켰습니다.


오늘날 미국은 5G · AI 등 4차산업 주도권을 중국에게 내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서유럽 등 전통 우방국을 향해 "5G 네트워크 인프라 건립에서 중국 화웨이 장비를 제외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으며, 미국 상무부는 화웨이가 미국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제 리스트에 등재[각주:15]했습니다. 또한, 중국의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도용을 문제 삼으며 계속해서 압박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4차산업 주도권 경쟁을 국가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겁니다.


③ 다자주의 체제를 무시한 채, 1974년 무역법 301조를 이용하여 공격적 일방주의 구사



1980년대 미국 레이건행정부는 대일 무역수지 적자 · 폐쇄적인 일본시장 · 일본정부의 보조금 지원 등을 시정하기 위하여 1974년 무역법 301조를 이용한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각주:17]을 구사했습니다. 당시 GATT 라는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이 존재하였으나, 미국은 GATT로는 외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시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017년 집권한 미국 트럼프행정부 역시 현재의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인 WTO 내에서는 미국의 이익을 보호할 수 없다고 생각하였고, 자국의 법률인 1974년 무역법 301조에 따라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조사하고 보복 조치[각주:18]를 가했습니다.


1980년대 폭주하던 미국의 행보를 제어하기 위하여 새로운 다자주의 체제인 WTO가 만들어졌으나, 30년 만에 다시 미국에서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이 전면에 등장했습니다.[각주:19]


▶ 차이점 - ① 선진국↔개발도상국 간 교역 ② 새로운 형태의 세계화 ③ 미국 우선주의


그런데 1980년대와 현재는 또 많은 면에서 다릅니다. 2차대전 이전부터 선진국이었던 일본과의 무역이 미국인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개발도상국 중국과의 교역 확대가 가져오는 충격은 다릅니다. 또한, IT 발전과 세계화 확산에 따라 글로벌 경제구조가 달라졌습니다. 게다가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일본과 중화사상을 고수하는 중국은 미국이 보기엔 완전히 다른 상대방 입니다. 


① 1980년대 : 선진국 ↔ 선진국 간 교역 ≠ 2010년대 : 선진국 ↔ 개발도상국 간 교역


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교역은 기본적으로 선진국 ↔ 선진국 간 교역 입니다. 이른바 '북-북 교역'(North-North)[각주:20] 입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미국과 중국의 교역은 선진국 ↔ 개발도상국 간 교역, 이른바 '북-남 교역'(North-South) 입니다. 


북-북 교역과 북-남 교역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확연히 다릅니다. 


선진국끼리는 경제구조나 생산하는 품목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주로 산업내 무역(intra-industry trade)이 행해지며 상품다양성의 이익[각주:21]을 누리게 됩니다. 따라서, 수입증가에 따른 비교열위 산업 퇴출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그러나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은 경제구조와 생산하는 품목이 완전히 다릅니다. 선진국은 지식집약적인 상품을 주로 생산하고, 개발도상국은 노동집약적인 상품을 만듭니다. 이때 양국간 교역이 활발해지면 선진국으로 개발도상국의 노동집약 상품이 들어오게 되고, 선진국 저임금 · 저숙련 근로자가 만들던 상품은 비교열위가 되어 시장에서 퇴출됩니다. 즉, 수입경쟁 산업의 퇴출과 근로자 실업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각주:22]  


  • 대중국 수입 확대로 인한 피해 정도를 지리적 분포에 따라 보여주고 있음

  • 개발도상국인 중국과의 교역 증가는 미국 내 가구, 목재, 인형, 면화 등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들 일자리는 주로 테네시스 · 미시시피 · 앨라배마 · 조지아 등 남동부에 집중되어 있다

  • 또한, 전통 제조업이 위치한 오하이오 · 인디애나 ·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 지역도 큰 피해를 입었다

  • 출처 : The China Trade Shock


이런 이유로, 2000년대 이후 미국이 맞딱드린 주요한 문제 중 하나는 '중국발 무역 쇼크'(the China Trade Shock) 입니다. 13억명에 달하는 저임금 · 저숙련 근로자를 이용한 중국산 단순가공 상품이 쏟아져 들어오자, 미국 저임금 · 저숙련 근로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위에 첨부한 그래픽이 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발 무역쇼크를 연구해 온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어(David Autor)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인 중국과의 교역 증가는 미국 내 가구, 목재, 인형, 면화 등 저숙련 저임금 일자리에 큰 충격을 주었으며, 이들 일자리는 주로 테네시스 · 미시시피 · 앨라배마 · 조지아 등 남동부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또한, 전통 제조업이 위치한 오하이오 · 인디애나 · 미시간 등 러스트벨트 지역도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② 글로벌 밸류체인(GVC) · 오프쇼어링(offshoring) 등 새로운 형태의 세계화 



새로운 형태의 세계화는 애플의 아이폰(iPhone)이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폰은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에서 디자인 · 설계 +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되어 완성됩니다. 아이폰 뒷면에 나오듯이 말그대로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 · 중국에서 조립된 아이폰'(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입니다. 이뿐 아니라, 아이폰 생산에는 메모리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한국의 삼성전자도 참여합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국가에 위치해있는 기업들이 공정단계에 참여하면서 완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글로벌 밸류체인'(GVC, Global Value Chain) 이라 합니다. 


20세기 운송비용 하락으로 시작되었던 세계화는 '한 국가에서 만든 상품을 다른 국가에 판매하는 형태'(made-here-sold-there)에 불과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 들어서 통신비용 하락한 덕분에 오늘날 세계화는 선진국의 지식(knowledge)과 개발도상국의 노동(labor)이 결합하여 '여러 곳에서 만든 상품을 다른 국가에 판매하는 형태'(made-everywhere-sold-there)로 진화했습니다.


전세계 여러 국가들을 잇는 글로벌 밸류체인이 형성되면서 자연스럽게 확산된 현상이 '선진국 기업의 오프쇼어링'(offshoring) 입니다. 선진국 기업은 저임금 · 저숙련 일자리를 개발도상국으로 이동시켰고, 그 결과 선진국 내에서 제조업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었습니다. 1980년 미국 전체 근로자 대비 제조업 근로자 비중은 약 23% 였으나, 2019년 현재는 약 8.5%에 불과합니다. 


물론, 1980년대에도 제조업 비중이 줄어들고 서비스업 비중이 늘어나는 탈공업화 현상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었으나, 오늘날에는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며 일자리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더 큰 우려가 가고 있습니다. 이번글의 서문에 나오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일자리를 가지고 올 것이다"(bring back our jobs) 라고 말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③ 민주주의 · 시장경제 확산을 위해 노력했던 미국 → 이제는 미국 우선주의 !!!


  •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1980년대 미국이 비록 자국의 이익증진을 위해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사용하긴 하였으나, 언제나 미국은 자유주의 국제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를 수호하는 것에 힘을 쏟았습니다. 레이건행정부는 새로운 다자주의 무역시스템 건설을 논의하는 우루과이 라운드에 힘을 밀어주었고, 1993년 집권한 클린턴행정부는 '관여와 확장'(Engagement & Enlargement) 이라는 이름 아래 전세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다른 나라를 위해 힘을 쏟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바라보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st)를 트럼프행정부의 외교 · 무역 정책의 기조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번글의 맨 앞에 나오는 '대선 출정식 연설' · '대통령 취임 연설' 뿐만 아니라 집권 후 내놓은 국가안보전략 보고서(National Security Strategy)와 무역정책 아젠다(Trade Policy Agenda)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추구할 것임을 천명하고 있습니다.


트럼프에게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기 위한 자유주의 국제질서와 다자주의 국제기구는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오직 미국의 이익만이 중요할 뿐입니다. 트럼프행정부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만 문제 삼는 것이 아니라, NAFTA 재협상 · TPP 탈퇴 · 한미FTA 재협상 · EU와 일본의 자동차산업 조사 등 거의 모든 나라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1980년대 · 1990년대 · 2000년대에 뿌려진 씨앗

-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전쟁'을 초래한 요인들


이처럼 오늘날 트럼프행정부가 벌이고 있는 '무역전쟁'은 1980년대의 그것과 다른 점이 존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과거와 현재를 다르게 만들었는지' 알아야 합니다. 오늘날의 사건들은 모두 1980년대~2000년대에 씨앗이 뿌려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 입니다. 


▶ 1980년대에 뿌려진 씨앗

-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사용

- 이를 제어하기 위해 새로운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WTO 창설


  • 1995년 1월 1일부로 공식적으로 출범한 세계무역기구(WTO)

  • 1986년~1994년 GATT 우루과이 라운드를 통해 설립이 확정되었다

  • 기존 1947 GATT를 수정한 1994 GATT + 서비스부문(GATS) + 지적재산권(TRIPS) + 분쟁해결기구(DSB)로 이루어져 있다


이전글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각주:24]을 통해, 우리는 '301조 등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사용하는 미국과 이런 미국을 제어하기 위해 세계 각국이 새로운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구상하는 모습'을 살펴봤습니다. 


내심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유지하고 싶어했던 미국은 자신들이 강점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부문 개방(GATS)과 지적재산권 보호(TRIPS) 그리고 분쟁해결기구 설립(DSB)이 포함된 새로운 무역시스템을 꿈꾸었고, 세계 각국은 1986년~1994년 간 진행된 우루과이 라운드를 통해 WTO 창설을 결의합니다.


▶ 1990년대에 뿌려진 씨앗 ① 

- 민주주의 · 시장경제를 중국에 전파하고 싶어했던 클린턴행정부

- 중국의 WTO 가입을 추진하다


● 1997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 새로운 세기를 위하여


"정치적으로 안정되고 경제적으로 개방된 중국의 부상은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 우리는 중국이 시장 기반 세계경제 시스템에 통합되도록 하는 것에 집중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무역장벽을 낮추고 경제활동을 왜곡하는 제약을 없앰으로써 중국의 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다"[각주:25]


● 1998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 새로운 세기를 위하여


"중국을 세계무역시스템에 통합하는 것은 명백히 미국의 국익에 부합한다. 중국은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이다. 다음 세기를 생각한다면, 미국의 대중국 수출은 수백만명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중국과 정상무역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각주:26] (...) 


1997년과 1998년 정상회담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장쩌민 주석은 미국-중국 간 무역 및 경제 관계를 강화시키는 조치들에 합의하였다. 우리는 경제개혁에 관여함으로써 중국의 시장개방을 밀어붙일 것이다.[각주:27] 


중국이 WTO 회원이 되는 것은 우리의 이익에 부합한다. 그러나 중국의 가입이 상업적 기초 위에서 행해져야 한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다. 중국은 제거되어야 할 장벽들을 유지하고 있으며, WTO 가입 이전에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실히 해야한다. 1997년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은 중국의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참여가 양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에 합의하였다.[각주:28] 


1995년 1월 WTO가 출범하였고, 클린턴행정부는 '관여와 확장'이라는 이름 아래 전세계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고 싶어했습니다. 클린턴행정부는 "경제가 성장하며 무역으로 연결된 국가들은 자유를 향해 나아갈 것이고, 민주주의 국가들은 미국의 이익을 위협하지 않고 협력할 것이다"[각주:29]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당시 미국은 중국의 WTO 가입을 적극 추진했습니다. 클린턴행정부는 중국이 WTO에 가입하고 나면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향해 나아갈 것이며, 거대한 중국시장은 미국 기업들에게도 이익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러한 희망은 위에 소개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 그대로 나옵니다.


1990년대에 뿌려진 씨앗 ②

- WTO 창설이 지지해부진 사이, NAFTA 등 지역 무역협정을 체결한 미국

- 다자주의를 대체할 수 있는 지역주의의 확산


  • 1994년 1월 1일 발효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그런데 WTO 창설이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유럽은 미국을 제어하기 위해 WTO 창설을 구상하였으나, 1986년~1994년 논의가 벌어지는 동안 자신들의 경제공동체(EU)를 만드는 것에 더 집중하였습니다. 


그러는 사이, 미국은 유럽에 대항하는 지역공동체 창설 + WTO 설립을 촉구하기 위한 목적 + 중남미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려는 목적 등을 가지고, 캐나다 및 멕시코와 함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1994년에 체결합니다.


NAFTA 등의 지역 무역협정을 통해 우리는 3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첫째,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려는 클린턴행정부의 대외정책. WTO 창설 및 중국의 WTO 가입 촉구 목적 등과 마찬가지로, 클린턴행정부는 NAFTA를 통해 중남미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려고 하였습니다. 


둘째,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는 지역 무역협정. 미국의 301조 등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만이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위협한 것이 아닙니다. NAFTA와 같은 지역주의 무역정책은 협정에 참여한 국가들에게 차별적인 혜택을 주기 때문에, 비차별주의 원리를 기반으로 하는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훼손합니다. 


다자주의를 선호하는 경제학자들은 지역주의를 조직화하려는 국가들의 움직임을 비판하였으나, 이미 대세는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100여개 이상의 국가가 참여하는 다자주의에 비해 소수의 국가들이 참여하는 지역주의는 이해관계 조율이 쉬웠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들어 EU · NAFTA · APEC 등 여러 지역주의가 형성되었고 2000년대 들어서는 FTA · TPP와 같은 형태로 진화합니다.


셋째, 미국의 일자리가 멕시코와 다른 국가들로 이동해 갔습니다. 미국 기업들은 관세가 없고 임금이 싼 개발도상국으로 공장을 이전하였습니다. 자동차 공장은 멕시코로 갔고, 전자 산업은 동아시아로 갔습니다


▶ 1990년대에 뿌려진 씨앗 ③

- IT 혁명이 발생하다



1990년대에 뿌려진 또 다른 씨앗은 'IT 혁명' 입니다. PC가 보급되고 인터넷망이 설치되면서 사람들 간에 소통하는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습니다. 전세계인들은 '세계화 · 인터넷 · 21세기'를 외치며 새로운 세기를 기다렸습니다.


사람들이 꿈꾸었던 것처럼 IT는 세계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제 세계 어디에서든 손쉽게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서로 다른 국가에 위치한 기업들끼리도 업무논의를 이전보다 용이하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말그대로 '다국적기업'이 등장했고, 기업들은 선진국에서는 R&D, 디자인 등 고부가가치 부문에 집중하면서 단순제조 업무는 개발도상국으로 이전시켰습니다. 


▶ 2000년대에 뿌려진 씨앗 ①

- 중국의 경제발전

- 선진국-개발도상국 간 대수렴(Great Convergence)



  • 1994년~2018년, 전세계 GDP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


1999년 미국-중국 양자 무역협정 체결 및 2002년 1월 WTO 회원국이 된 중국은 이후 연평균 10%가 넘는 고도성장을 기록해 나가기 시작합니다. 1994년 전세계 GDP 비중이 3%에 불과했던 중국경제는 2018년 13%나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동시기 미국은 24%에서 21%로 비중이 감소하였습니다. 미국이 주춤해있던 사이 중국이 일어선 겁니다.


▶ 2000년대에 뿌려진 씨앗 ②

- 2008 금융위기, 미국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삶을 무너뜨리다



2008 금융위기[각주:30]는 미국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습니다. 2007년 초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로 시작된 사건은 2008년 9월 15일 세계 2위 투자은행 이었던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이어졌습니다[당시 상황을 정리한 글][각주:31]. 미국경제는 -4.0%의 성장률과 10%가 넘는 실업률을 기록했고, 손쉽게 대출을 받아 생활하던 중산층 이하의 삶은 무너졌습니다.


2008 금융위기 이후 미국경제가 가지고 있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저임금 · 저숙련 근로자가 가질 수 있는 단순가공 제조업 일자리는 사라져 있었고, 사용하는 물건들은 대부분 Made In China 였습니다. 


경제생활이 악화된 미국인들은 모든 문제를 초래한 범인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들이 지목한 범인은 중국이었고, 이 문제를 해결해줄 거라고 말하는 도널드 트럼프가 앞에 있었습니다.




※ 미국의 이익이 최우선이다 !!! (AMERICA FIRST !!!)

※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 (MAKE AMERICA GREAT AGAIN !!!)



2019년 5월 5일,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되어오던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깨뜨립니다. 그리고 중국산 수입품 2,000억 달러 어치에 25% 관세부과를 예고합니다. 관세부과를 비판하는 목소리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대꾸합니다. "관세를 피할 쉬운 길? 상품과 제품을 미국에서 만들어라. 매우 간단하다!"


◆ 외교 · 무역 정책의 방향 : '민주주의 · 시장경제 전파 vs 미국 우선주의'


◆ 전세계 무역체제의 방향 : '다자주의 · 지역주의 vs 공격적 일방주의'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미국인들의 이익' 입니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전파하기 위한 미국의 역할? 그런건 중요치 않습니다. 오직 미국의 이익이 우선할 뿐입니다(America First)


클린턴행정부는 중국이 WTO를 통해 세계경제에 편입하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가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오히려 중국은 독재와 억압을 강화해 왔으며 민간기업이 아닌 국영기업이 경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NAFTA를 통해 멕시코에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퍼뜨리겠다는 이상도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멕시코는 미국의 자동차 공장 일자리를 빼앗았고, 불법이민자들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부시행정부와 오바마행정부는 FTA 확산 · TPP 체결 등을 통해 전세계에 미국의 가치를 퍼뜨리고 중국을 포위하려 했으나, 이러한 무역협정은 미국내 일자리만 해외로 옮길 뿐입니다.


트럼프는 세계적 차원의 이상만 말하며 정작 미국인들의 삶을 챙기지 않는 정치인들이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NAFTA · FTA · TPP 등은 재협상 하거나 폐기하여 미국으로 일자리를 되돌려 놓아야 합니다. 중국으로부터 들어오는 수입품을 줄이고, 중국시장을 개방시켜야 합니다. 더 나아가 여전히 보조금 지급 · 기술이전 강요 등 공산당과 정부가 개입하는 중국의 경제시스템을 뜯어고쳐야 합니다. 


현재 다자주의 국제무역 시스템인 WTO에서는 미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WTO는 세계 각국이 목소리를 높일 뿐더러, 의사결정 자체도 느립니다. WTO의 분쟁해결기구는 미국에 반하는 결정만 내려왔습니다.


결국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1974년 무역법 301조와 같은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aggressive unilateralism) 입니다. 그리고 다자주의가 아닌 개별 국가와의 양자협정(bilateral agreement)을 통해 1:1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트럼프는 '대선 출정식 - 대통령 취임식 -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 무역정책 아젠다'를 통해 일관되게 입장을 밝혀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이를 실행하고 있을 뿐입니다.


● 2017년 12월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 서문


존경하는 미국 국민 여러분. 미국인들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만들기 위해 저를 뽑았습니다. 나는 나의 행정부가 우리 미국시민들의 안전, 이익, 생활을 최우선에 둘 것임을 약속합니다(our citizens first). 나의 첫 임기동안, 여러분은 나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대외정책이 실행되는 것을 목격해오고 있습니다. 우리는 미국 시민들의 이익을 우선시했고, 우리의 주권을 보호했습니다. (...) 


우리의 국가안보전략은 미국을 최우선으로 둘 겁니다(This National Security Strategy puts America First).


- 미국의 번영 촉진하기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공장, 기업, 일자리는 해외로 이동했습니다. (...)


지난 70년동안 미국의 상호주의, 자유시장, 자유무역에 기반을 둔 세계경제시스템을 주도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이라는 믿음을 가져왔습니다. (...) 미국은 자유주의 경제 무역시스템을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국가로까지 확장해왔습니다. 이들 국가들이 정치 · 경제적으로 자유화되고 미국에게 이득을 안겨줄 거라고 희망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은 이들 국가들이 경제와 정치 개혁을 하지 않았고, 주요한 경제기관을 왜곡하고 훼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자유무역을 말하지만, 오직 자신들에게 득이 되는 규칙과 협정만 지킬 뿐입니다.


우리는 공정(fairness), 상호(reciprocity) 그리고 규칙을 준수하는(faithful adherence to the rules) 모든 경제적 관계를 환영합니다. 그러나 미국은 더 이상 위반, 속임수, 위협에 눈감지 않을 겁니다. (...) 


미국은 국내경제를 회복시키고, 미국근로자에게 이익을 주고, 미국 제조업기반을 부활시키고, 중산층 일자리를 만들고, 혁신을 장려하고, 기술진보를 보존하는 경제적 전략을 추구할 것입니다.


- 자유롭고 공정하고 호혜로운 경제적 관계 촉진하기


지난 수십년간, 미국은 불공정한 무역관행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허용했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덤핑, 차별적 비관세장벽, 기술이전 강요, 산업보조금, 기타 정부와 국영기업 지원 등을 사용해왔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도전에 대처해야 합니다. (...) 미국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원리를 따르는 국가들과의 경쟁과 이를 따르지 않는 국가들과의 경쟁을 구분할 겁니다. 


● 2017년 3월, 2017 무역정책 아젠다


- 트럼프행정부 무역정책의 주요 원리 및 목표


2016년 대선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지지자들은 모두 미국 무역정책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미국인들은 국제무역협정으로부터 이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사실에 좌절해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해왔고, 트럼프행정부는 이 약속을 지킬 겁니다.


우리의 무역정책 목표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자유롭고 공정한 방향(freer and fairer for all Americans)으로 무역을 확장하는 것입니다. 무역과 관련한 모든 행위가 우리의 경제성장 증대, 미국내 일자리 창출 촉진, 외국과 상호성 촉진, 우리의 제조업 기반 강화 등을 위해 계획되고 사용될 겁니다. 


이러한 목표는 다자협정 보다는 양자협정에 집중함으로써, 그리고 기존 협정을 재협상하거나 수정함으로써 달성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these goals can be best accomplished by focusing on bilateral negotiations rather than multilateral negotiations - and by renegotiating and revising trade agreements).


- 주요 우선순위


위에 제시한 목표 달성을 위해, 트럼프행정부는 4가지 우선사항을 분류했습니다. (1) 미국의 주권 보호 (2) 미국 무역법 엄격히 집행 (3) 외국시장 개방과 미국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한 모든 가능한 수단 동원 (4) 새롭고 더 나은 무역협정 추진 (...)


트럼프행정부는 (1974년 무역법 301조와 같은) 미국 무역법을 엄격히 집행하는 게 미국과 전세계에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트럼프행정부는 미국 근로자, 농부, 서비스 종사자, 다른 기업인들에게 해를 끼치는 불공정 무역관행을 용인하지 않을 겁니다.(...) 트럼프행정부는 이러한 것을 억제하고 진정한 시장경쟁을 독려하기 위하여 공격적으로 행동할 것입니다. (...)


지난 수년간, 미국인들은 WTO 시스템이 경제성장을 불러오고 미국 근로자와 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줄거라고 희망해왔습니다. (...) 불행하게도 중국의 WTO 가입 이전인 2000년과 비교해보면 경제성장률은 둔화되었고, 고용증가율은 약해졌고, 미국 내 제조업 고용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2008 금융위기나 자동화의 영향도 있었으나, 무역 영향이 컸습니다. (...)


현재의 세계무역시스템은 중국에게 이롭게 작용해왔지만 미국에게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 우리는 양자협상에 집중할 겁니다. 우리는 상대국에 대해 공정성 기준을 높일 것이고, 불공정 행위를 지속하는 상대국에 대해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를 다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입니다.





※ 1980년대 · 1990년대 · 2000년대에 뿌려진 씨앗을 자세히...


이제 앞으로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시리즈를 통해, '1990년대 · 2000년대에 뿌려진 씨앗'을 보다 자세히 알아봅시다.


WTO · NAFTA · 중국의 WTO 가입과 경제발전 · IT혁명에 따른 새로운 형태의 세계화 등장 그리고 미국이 겪고 있는 중국발쇼크(the China Shock) 까지, 하나하나 상세히 알아가 봅시다.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1. Donald Trump Presidential Campaign Announcement - 출처 : C-SPAN [본문으로]
  2. Full text: Donald Trump announces a presidential bid - 출처 : 워싱턴포스트 [본문으로]
  3. President Donald Trump's Inaugural Address (Full Speech) | NBC News [본문으로]
  4. WhiteHouse. 2017.01.20 The Inaugural Address [본문으로]
  5. "Washington, DC - U.S. Trade Representative Robert Lighthizer today issued the following statement in response to President Trump's directive for USTR to determine whether to initiate an investigation of China regarding intellectual property, innovation, and technology: The United States has for many years been facing a very serious problem. China's industrial policies and other practices reportedly have forced the transfer of vital U.S. technology to Chinese companies. We will engage in a thorough investigation and, if needed, take action to preserve the future of U.S. industry. Potentially millions of jobs are at stake for the current and future generations. This will be one of USTR's highest priorities, and we will report back to the President as soon as possible." [본문으로]
  6. USTR. Press Release. 2017.08.14 - USTR Robert Lighthizer Statement on the Presidential Memo on China [본문으로]
  7. USTR Press Release. 2018.03.22 - President Trump Announces Strong Actions to Address China’s Unfair Trade [본문으로]
  8. China’s Market Meddling Will End Like Japan’s. 2018.12.26 [본문으로]
  9. The Old U.S. Trade War With Japan Looms Over Today’s Dispute With China. 2018.12.13. WSJ [본문으로]
  10.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11.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③] 외국 기업에게 한번 시장을 내주면 되찾을 수 없다 - 생산의 학습효과가 작동하는 동태적 비교우위 https://joohyeon.com/275 [본문으로]
  12.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④] 전략적 무역정책 - 관세와 보조금으로 자국 및 외국 기업의 선택을 변경시켜, 자국기업의 초과이윤을 증가시킬 수 있다 https://joohyeon.com/276 [본문으로]
  13.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⑤] 닫혀있는 일본시장을 확실히 개방시키자 - Results rather than Rules https://joohyeon.com/277 [본문으로]
  14.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⑥] 공정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 미일 반도체 분쟁과 전략적 무역 정책 논쟁 https://joohyeon.com/278 [본문으로]
  15. US Commerce Press Release. 2019.05.14 Department of Commerce Announces the Addition of Huawei Technologies Co. Ltd. to the Entity List [본문으로]
  16. USTR Press Release. 2018.03.22 - President Trump Announces Strong Actions to Address China’s Unfair Trade [본문으로]
  17.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https://joohyeon.com/279 [본문으로]
  18. USTR Press Release. 2018.03.22 - President Trump Announces Strong Actions to Address China’s Unfair Trade [본문으로]
  19. 물론, 1990년대와 2000년대에도 간간히 1974 무역법 301조와 1988 종합무역법 슈퍼301조를 이용한 정책이 구사됐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트럼프행정부처럼 전면에 나서지는 않았었습니다. [본문으로]
  20. 미국, 일본, 서유럽 등 선진국이 주로 위치한 북반부(North)와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이 주로 위치한 남반구(South)를 의미 [본문으로]
  21. [국제무역이론 ④] 新무역이론(New Trade Theory) - 상품다양성 이익, 내부 규모의 경제 실현 https://joohyeon.com/219 [본문으로]
  22.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③]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https://joohyeon.com/266 [본문으로]
  23. A Tiny Screw Shows Why iPhones Won’t Be ‘Assembled in U.S.A.’. 2019.01.28 [본문으로]
  24.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https://joohyeon.com/279 [본문으로]
  25. China: The emergence of a politically stable, economically open and secure China is in America's interest. Our focus will be on integrating China into the market-based world economic system. An important part of this process will be opening China's highly protected market through lower border barriers and removal of distorting restraints on economic activity. We have negotiated landmark agreements to combat piracy and advance the interests of our creative industries. We have also negotiated and vigorously enforced agreements on textile trade. [본문으로]
  26. Bringing the PRC more fully into the global trading system is manifestly in our national interest. China is one of the fastest growing markets for our goods and services. As we look into the next century, our exports to China will support hundreds of thousands of jobs across our country. For this reason, we must continue our normal trade treatment for China, as every President has done since 1980, strengthening instead of undermining our economic relationship. [본문으로]
  27. At their 1997 and 1998 summits, President Clinton and President Jiang agreed to take a number of positive measures to expand U.S.-China trade and economic ties. We will continue to press China to open its markets (in goods, services and agriculture) as it engages in sweeping economic reform. [본문으로]
  28. It is in our interest that China become a member of the WTO; however, we have been steadfast in leading the effort to ensure that China’s accession to the WTO occurs on a commercial basis. China maintains many barriers that must be eliminated, and we need to ensure that necessary reforms are agreed to before accession occurs. At the 1997 summit, the two leaders agreed that China’s full participation in the multilateral trading system is in their mutual interest. [본문으로]
  29. Nations with growing economies and strong trade ties are more likely to feel secure and to work toward freedom. And democratic states are less likely to threaten our interests and more likely to cooperate with the U.S. to meet security threats and promote sustainable development.- 출처 : 1994년 국가안보전략 보고서 [본문으로]
  30. 2008 금융위기란 무엇인가. 2014.03.25 https://joohyeon.com/189 [본문으로]
  31. [2007년-2009년] 표지로 알아보는 세계경제 흐름 ② - 2008 금융위기 발생 https://joohyeon.com/244 [본문으로]
  1. 주~
    어떻게이리 폭넓은 지식을 갖고계신가요? 훌륭한글들 잘보고있어요. 전 무역이론? 무역네트워크에 관심있는데 책좀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2. 김현주
    특히 저는 무역네트워크에 관심이 있는데요.. 중심성과 관련된 국제무역에 관한 논문이나 한글, 영문 모두 좋습니다. 책도 추천좀 부탁드려요. 한번 뵙고 싶을 정도네요. 글 너무 잘쓰세요.
  3. 김현주
    음..그럼 무역학관련 최근 책 추천해주실 수 있을까요?
    • 2019.07.15 12:56 신고 [Edit/Del]
      음... 질문이 너무 추상적이어서 어떤 걸 추천해야 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경제학 관점에서 국제무역을 바라보는지라, 무역학은 정확히 몰라서요
  4. 김현주
    지금까지 님께서 쓰신 내용들에 기반을 둔 일반적이고 친절한 설명이있는 무역학책이면 충분할것같아요..인터넷을봐도 무역학책은 많은데 고르기가 쉽지 않네요..
  5. 김현주
    아..네 그렇군요.
  6. 김현주
    한가지 질문이 있어서요. 만약 어떤 국가가 전세계 무역에서 차지하는 수입의 비중이 높을 수록 해당국가의
    기업들이 가지는 현금보유량과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무역에 있어 혹시 수입과 수출의 패턴이라던지 흐름이 왜, 어떻게 형성되고 수입, 수출의 비중이 높은 국가들의 경우 각각 어떤 특징을 보이는지 님께 여쭈어보고 싶어서요. 혹시 이런 부분은 어떤 내용을 참고하면 좋을까요?
  7. 김철수
    이렇게 뛰어난 글을 공짜로 읽는게 죄송할 정도입니다. 상세한 설명과 다양한 주석으로 공부할 거리를 제공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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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Posted at 2019. 7. 8. 16:37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80년대 미국 내 보호주의 압력,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으로 이어지다


  • 왼쪽 : 전세계 GDP에서 미국 GDP가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
  • 오른쪽 : 미국, GDP 대비 대일본 무역수지 비중의 변화


지금까지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시리즈를 읽어왔으면 알 수 있듯이, 1980년대 미국의 무역정책을 상징하는 단어는 '공정무역'(fair trade) · '평평한 경기장 만들기'(level playing field) 였습니다. 


미국 경제는 1945년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후 최강대국의 지위를 누려왔으나, 1970-80년대 서유럽이 전후 재건을 완료하고 한국 · 대만 등 동아시아 개발도상국이 경제발전을 시작하면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줄어들었습니다[왼쪽 그래프]. 


더욱이 1970년대 들어서 고도성장을 기록해나간 일본은 미국인들에게 두려움을 안겨주었습니다. 일본 GDP 대비 미국 GDP는 1968년 2.6배 였으나 1982년 2.0배로 축소되었고, 미국 GDP 대비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액은 1985년 1.15% 수준까지 심화되었습니다[오른쪽 그래프].  


미국 정치인과 대중들은 "외국 특히 일본의 불공정무역 관행으로 인해 미국기업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기 시작했고 미국의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여겼습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1985년 연설[각주:1]을 통해 "외국의 불공정한 무역관행(unfair trading practices)으로 인해 우리의 기업인들이 실패하는 것을 가만히 옆에 서서 지켜보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하며, 공정무역(fair trade)을 달성하기 위해 행동할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미국은 주요 타겟을 일본으로 정했습니다. 당시 일본은 '여러 기업이 모여 하나의 기업집단처럼 행세하는 케이레츠 · 일본기업간 오랜 기간에 걸친 협력과 거래 · 종합상사회사가 중심이 된 유통시스템 등의 일본 특유의 경제시스템이 외국산 상품 판매를 가로 막고 있었고, 이로 인해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각주:2]되고 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결국 미국은 1986년 미-일 반도체협정을 체결하여, '향후 5년간 외국산 반도체 시장점유율 20%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성과를 강요하는 결과지향적 무역정책(Results rather than Rules)[각주:3]을 일본에게 관철시켰고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냈습니다.


이때 미국이 일본의 무역 규칙 · 정책 · 관행이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자국의 법률 이었습니다.  그 법률은 1974년 무역법 301조(Section 301 of the Trade Act of 1974) 였으며, 1988년 종합무역법(the Omnibus Foreign Trade and Competitiveness Act of 1988)의 슈퍼 301조(Super 301) 및 스폐셜 301조(Special 301)로 강화됩니다.


이렇게 자국법을 근거로 특정 국가에게 시장개방을 강요하는 1980년대 미국의 무역정책은 굉장히 이례적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당시 세계무역 시스템은 '관세와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일명 GATT에 기반을 두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100개 이상의 국가들이 참여하고 있던 GATT는 최혜국대우 · 관세 · 비관세장벽 등의 규칙(rules)을 명시하고 협정 당사국은 이를 준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국제협정인 GATT의 규칙을 따르지 않고, 자국에서 제정한 국내법(domestic laws)과 국제정치적 힘(powers)을 이용하여 외국의 시장을 개방시킴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관철시켰습니다.


이러한 1980년대 미국의 무역정책은 '공격적 일방주의'(Aggressive Unilateralism)로 불립니다. GATT 체제는 여러 국가들이 협상(bargaining)을 통해 상호양보(mutual, reciprocal concession)를 함으로써 무역자유화를 이루어 나갑니다. 반면,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는 특정 무역상대국을 위협(threat)하여 상대방의 일방적인 양보를 이끌어(unilateral concession by others)냅니다. 


여기서... 과거 80년대 미국의 모습이 오늘날 트럼프행정부와 유사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오늘날 미국 트럼프행정부는 중국, 멕시코, EU, 일본, 한국 등 거의 모든 무역상대국을 위협하여 자국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무역협정을 개정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미국이 외국의 무역행위를 판단하는 근거는 현재의 세계무역시스템인 WTO가 아니라 자국의 법률인 1974년 무역법 301조와 1988년 종합무역법 슈퍼 301조, 스폐셜 301조 입니다.


따라서, 오늘날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80년대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이 만들어진 배경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왜 미국만' 공격적 일방주의를 사용하며 '언제' 이를 꺼내드는지, 그리고 'GATT 및 WTO 등 규칙에 기반한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vs 국내법과 힘에 기반한 공격적 일방주의'의 대립구도를 알아야 합니다.


이번글과 앞으로 나올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시리즈에서 다루게 될 주요 논점은 아래와 같습니다.


▶ 왜 유독 미국만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이용할까? 


왜 유독 미국만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이용하는 것일까요? 단순한 대답은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powers)을 가진 국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19세기 영국의 무역정책 형성과정과 20세기 초반 미국 무역정책의 방향이 형성된 시기를 비교봄으로써, 좀 더 근원적인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19세기 영국은 1846년 곡물법을 폐지하며 보호무역체제에서 벗어나 자유무역체제의 길로 들어섰습니다. (본 블로그의 지난글을 통해, 곡물법 폐지를 주장한 데이비드 리카도의 논리[각주:4]를 살펴본 바 있습니다.) 이때, 영국은 다른 나라들이 보호무역을 유지하는 상황이었음에도 이에 상관없이 수입산 곡물에 부과된 관세를 철페하며 나홀로 자유무역체제로 나아갔습니다. 이를 '일방적 무역자유화' 혹은 '일방주의'(Unilateral Liberalization of Trade / Going Alone / Unilateralism)로 부릅니다.


반면, 20세기 초반 미국은 다른나라와의 협상을 통해 서로서로 무역장벽을 낮춰가는 방식으로 무역자유화를 이루어 나갔습니다. 서로의 이익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이를 '호혜주의'(Reciprocity)라 부릅니다. 


그런데 호혜주의에 기반한 무역자유화를 다르게보면, 상대방이 무역장벽을 낮추지 않을 경우 나의 무역장벽을 낮출 이유도 없습니다. 즉, 상대방이 형평에 어긋난 이익을 취하려 할 경우 나는 상대방에 이익이 되는 조치를 철회하는 식으로 대응합니다. 이를 '상호주의'(Reciprocity)라는 부정적 의미가 담긴 용어로 부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상호주의에 기반한 무역자유화는 언제든지 보호주의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일방주의에 기반을 둔 영국과 상호주의에 기반을 두었던 미국은 서로 다른 역사적 과정을 거쳐 무역자유화를 이루었으며, 미국의 상호주의는 언제든지 보호주의 및 공격적 일방주의로 돌변할 수 있습니다. 


▶ 언제 미국은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을 꺼내들까?


이제 던질 수 있는 물음은 "언제 미국의 상호주의는 보호주의 및 공격적 일방주의로 돌변하는가?" 입니다. 평상시 미국은 자유무역을 추구하며 전세계에 이를 전파하지만, 국제정치적 상황의 변화(foreign policy) · 비교우위 변화(shifts) · 경기침체(shocks)가 발생하면 보호주의 정책을 꺼내듭니다.


1947년 GATT 체제가 수립된 이유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전세계로 보후주의 무역정책이 확산되며 공황이 심화되고 세계대전을 치렀던 과거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입니다. 2차 세계대전이 종전된 이후, 미국과 영국은 자유무역의 가치를 지키고 퍼뜨리기 위하여 GATT 체제를 창안했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공산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서유럽 및 일본의 재건과 부흥이 필요하였고, 상대적으로 높았던 이들의 관세율을 종전 직후에는 그대로 묵인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서유럽과 일본 경제가 다시 성장하고 자동차 · 철강 · 섬유 등의 업종에서 경쟁이 치열해졌습니다. 또한, 1970년대 말 오일쇼크와 긴축 통화정책으로 경기침체에 빠지고 실업률이 높아지자, 정치권을 향해 보호주의를 요구하는 기업인 · 근로자의 목소리도 커져갔습니다. 


이제 미국은 더 이상 서유럽과 일본의 높은 관세율을 용인할 수 없게 되었고, 선거 당선이 필요한 상원 · 하원 의원들은 미국 기업인과 근로자의 요구를 들어주기 위해 각종 보호주의 법안을 입안했습니다. 특히 외국의 제조업 발전 때문에 심한 경쟁에 노출된 미국 러스트벨트(rust belt)에 지역구를 둔 의원들이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섰습니다. 


▶ 규칙에 기반한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GATT, WTO) vs 공격적 일방주의(301조)


결국 미국은 국내법을 근거로 보호주의 무역정책을 사용하기 시작하고, 이는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GATT의 원리와 충돌하게 됩니다. 


1947년 체결된 GATT는 규칙에 기반을 둔 다자주의 세계무역 시스템(Rule-Based Multilateral World Trade System) 입니다. 이에 참여한 국가들은 1947 GATT에 명시된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규칙은 다른 나라들을 모두 평등하게 대한다는 무조건적 최혜국대우(Unconditional MFN)이며 비차별주의(Non-Discrimination) 원리를 따르고 있습니다.


1980년대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은 GATT의 규칙이 아닌 자국의 국내법(domestic laws)을 근거로 외국의 행위를 판단했습니다. 그리고 GATT의 분쟁해결절차를 따르지 않은 채 일방적인 보복(Unilateral Retaliation)을 행사했습니다. 특정 국가를 상대로 하는 보복과 보호무역 조치는 다른 나라와 차별을 초래하며, 이는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이 지키려하는 무조건적 최혜국대우와 비차별주의를 위반하고 맙니다.


이를 보다 못한 EU와 일본은 1995년 WTO라는 새로운 세계무역시스템을 만들어서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를 제어하려 했습니다. WTO에는 분쟁해결기구(Dispute Settlement Body)가 새롭게 만들어졌고, 각국간 무역분쟁은 WTO가 다룰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미국은 기존 1947 GATT 규칙을 수정한 1994 GATT에 더하여,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서비스부문(GATs) · 지적재산권(TRIPs) 부문 개방을 얻어내는 대가로 WTO에 참여하게 됩니다. 


즉, 세계무역시스템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보호주의 확산' → '이를 반복하지 않기 위하여, 자유무역을 전파하는 1947 GATT 체제 성립' → '1980년대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 '이를 통제하기 위하여 새로운 다자주의 무역시스템인 1995년 WTO 기구 창설' 등의 역사적 변천을 거쳐왔습니다.


따라서, 80년대와 오늘날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은 단순히 "미국이 보호주의를 구사한다"는 평을 넘어서서, "무조건적 최혜국대우와 비차별주의를 기본 원리로 하는 '규칙에 기반한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미국이 훼손하고 있다"는 관점으로 바라보아야 합니다.


그러면 오늘날 트럼프행정부가 공격적 일방주의를 다시 꺼내들면서 WTO 체제를 비판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앞으로 WTO를 대체할 새로운 다자주의 세게무역시스템이 만들어질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번글을 통해, 미국이 영국과 달리 상호주의(reciprocity)에 바탕을 둔 연유가 무엇인지, 미국의 공격적 일방주의를 대표하는 1974년 무역법 301조와 1988년 종합무역법 슈퍼 301조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도록 합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 vs 공격적 일방주의'의 대립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 무역자유화를 달성하는 4가지 방식


앞서 서문에서 '공격적 일방주의', '일방주의', '호혜주의(상호주의)'라는 개념어가 등장하면서 내용 이해에 혼란이 오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번글의 본격적인 내용에 앞서, 무역자유화를 달성하는 4가지 방식과 의미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무역자유화(trade liberalization)란 말그대로 수입관세 인하, 무역장벽 철폐를 통하여 자유무역의 길로 나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때 무역자유화는 4가지 방식으로 실시할 수 있습니다.


▶ 첫째, 일방적 무역자유화 혹은 일방주의 

(unilateral liberalization of trade / going alone / unilateralism)


: 일방적 무역자유화 혹은 일방주의란 다른 나라의 무역정책에 상관없이 자국의 수입관세를 낮추거나 무역장벽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른 나라가 여전히 보호무역 정책을 쓰고 있더라도 이에 개의치 않고 자유무역 정책을 실시한다면, 이는 말그대로 일방향적인 무역자유화의 형태를 띄게 됩니다. 1846년 곡물법 폐지를 통해 자유무역을 나홀로 실시한 영국이 대표적인 사례 입니다.


▶ 둘째, GATT 등 다자주의 체제 속에서 호혜적 무역자유화

(reciprocal liberalization of trade-reciprocity-in a multilateral framework such as GATT)


다자주의 체제 속에서 호혜적 무역자유화란 GATT, WTO 등 다자주의 무역시스템 안에서 여러 국가들이 협상을 통해 점진적으로 무역자유화를 이루어 나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초기 GATT 체제에서 각 국가들은 수입 공산품을 대상으로 관세율을 점점 인하하면서 무역장벽을 제거해나갔습니다. 이후 농업부문 개방과 보조금, 덤핑 등 비관세장벽 제거 여부도 협상의제로 삼았고, WTO 체제에 들어서는 서비스부문, 지적재산권 개방으로 범위를 확장해 나갔습니다.


▶ 셋째, 양자협상을 통한 호혜적 무역자유화

(reciprocal liberalization of trade under bilateral)


: 양자협상을 통한 호혜적 무역자유화란 두 국가가 협상을 통해 무역자유화를 실시함을 의미합니다. 무조건적 최혜국대우를 기본원리로 하는 GATT와 WTO 체제는 모든 무역상대방을 공평하게 대우해야함을 요구하지만, 특혜무역협정(PTAs) · 관세동맹(Custom Uniton) 등 일부 예외를 통해 특정 국가에만 더 낮은 관세율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가들은 마음에 맞는 상대방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양자협상을 통해 한차원 높은 무역자유화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 넷째, 위협을 통해 상대방의 무역장벽을 일방적으로 낮추기, 일명 공격적 일방주의

(unilateral reduction of others' trade barriers under the threat of sanction-aggressive unilateralism)


: 위협을 통해 상대방의 무역장벽을 일방적으로 낮추기는 일명 공격적 일방주의 입니다. 앞서 언급한 일방주의가 자국의 무역장벽을 일방적으로 낮추는 것을 의미했다면(unilateral concession by oneself), 공격적 일방주의란 상대방의 무역장벽을 일방적인 위협을 통해 낮추는 것(unilateral concession by others)을 뜻합니다. 전자는 국제무역이론을 전공한 학자들이 선호하는 '순수한 자유무역'이며, 후자는 자유무역 시스템을 위협하는 '보호주의의 극단'이라는 점에서 극과 극을 이룹니다. 서문에서 언급한 1980년대 미국의 무역정책과 오늘날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이 공격적 일방주의의 대표 사례 입니다. 




※ 19세기 영국 - '일방적 무역자유화'를 통해 자유무역의 길로 나아가다


일방적 무역자유화 혹은 일방주의는 언뜻 생각하면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른 나라가 무역장벽을 높이 세운 상황에서 왜 우리나라만 무역장벽을 낮춰야 하나?" 라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1846년 영국은 곡물법을 폐지하여 나홀로 자유무역의 길로 나아갔으며, 국제무역이론을 전공한 경제학자들 중 몇몇은 일방주의를 최선의 방식으로 여깁니다. 이번 파트를 통해 이를 살펴보도록 합시다.


"일방적 무역자유화를 통해 실제로 이득을 보고 있는 우리 영국의 사례를 믿자. 곧 멀지 않은 시기에 우리의 사례가 다른 나라들도 자유무역을 채택하도록 만들 것이다."[각주:5] 


- 1846년 곡물법 폐지를 만들어낸 영국 수상 로버트 필(Robert Peel)

- 바그와티 & 어윈. 1987. '오늘날 미국 무역정책에서 상호주의자들의 귀환'에서 재인용[각주:6]


19세기 초반 영국은 곡물법(the Corn Laws)을 통해 수입산 곡물에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여 자국의 농업을 보호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1818년 데이비드 리카도(David Ricardo)[각주:7]"작지만 비옥한 나라는, 특히 그 나라가 식량의 수입을 자유롭게 허용한다면, 이윤율의 큰 하락 없이, 또는 지대의 큰 증가 없이 자본의 자재를 크게 축적할 수 있을 것이다." 라는 논리를 제시하며 곡물법 폐지를 주장했습니다. 현재의 곡물법은 곡물 가격을 상승시키고 근로자 임금을 높이기 때문에, 경제발전에 필요한 자본가의 이윤을 훼손시킨다는 것이 주요 논거였습니다.


결국 1846년 영국 수상 로버트 필(Robert Peel)은 곡물법 폐지를 단행하며 일방적 무역자유화를 실시합니다. 그는 자신의 결정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영국은 나홀로 실시한 무역자유화를 통해 자본축적 이라는 이득을 보고 있으며, 이를 목격한 다른나라들이 보호무역에서 벗어나 수입장벽을 낮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우리 영국 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관세 인하도 적극적으로 유도하면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反곡물법 연맹'을 창안하며 적극적으로 곡물법 폐지 운동을 펼친 리차드 콥든(Richard Cobden)은 "외국에게 호혜적 관세 인하를 요구하는 것은 외국의 자유무역론자들을 더 힘들게 만들 뿐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요구는 마치 자유무역이 영국의 이익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 때문이다. 외국이 자유무역 원리를 채택하도록 촉구를 덜 하는 것이 더 낫다."[각주:8]라고 설명합니다. 수입관세 인하를 제시받은 외국은 '영국이 무슨 꿍꿍이가 있는거 아니야?'라는 생각을 할테고 이로 인해 오히려 보호무역 조치를 더 강화할 수 가능성을 염려했습니다.


현대 경제학자가 보기에도 일방적 무역자유화는 타당합니다. 자유무역이 이로움을 주는 이유는 '외국이 비교우위를 가진 상품을 값싸게 수입'할 수 있기 때문[각주:9]입니다. 외국의 보호무역에 대응하여 (보복)관세를 부과한다면, 더 비싼 가격을 지불하고 수입을 하는 미련한 행위를 하고 있을 뿐입니다. 


즉, 다른 나라가 관세를 부과한다고 해서 우리도 관세를 높이는 행위는 "다른 나라가 암석 해안(rocky coasts)을 가졌으니 우리의 항구에 돌을 가져다 놓자(drop rocks into our harbors)"[각주:10]는 말과 같습니다. 


이처럼 19세기 영국은 '양국이 협상을 통해 점진적으로 무역장벽을 낮추는 호혜주의 혹은 상호주의(reciprocity)'가 아니라 '일방적 무역자유화 혹은 일방주의(unilateralism)'를 채택하였고, 데이비드 리카도의 예측대로 제조업 발전과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 20세기 초반 미국 - '호혜통상법'을 통해 유치산업보호론에서 벗어나다


반면 20세기 초반 미국이 놓여있던 역사적 · 경제적 상황은 19세기 영국과는 달랐습니다. 


앞서 살펴본 리차드 콥든의 걱정과 유사하게, 영국인 데이비드 리카도가 내놓은 곡물법 폐지론과 비교우위론은 "자유무역 및 비교우위론은 이미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진 국가에만 유리한 이론 아니냐"는 의문 때문에 외국에서 한동안 배척받았습니다. 1920-30년대 호주[각주:11] · 1950~70년대 중남미[각주:12]는 "이미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지고 있던 19세기 영국과 달리, 우리는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 보호무역이 필요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18~19세기 미국 또한 제조업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미리 발전한 외국 특히 영국과의 자유경쟁이 벌어지는 상황 하에서는 제조업을 키우는 게 불가능 하다고 생각했습니다. 18세기 미국 초대 재무부장관 알렉산더 해밀턴과 19세기 초중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자유무역사상을 비판하며 '제조업 육성을 위한 유치산업보호'의 필요성을 설파[각주:13]했습니다. 


미국의 보호주의적 무역정책은 계속 되었고, 1929년 대공황 직후인 1930년에 제정된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그 정점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시 미국 정치인들은 외국산 상품 가격을 높게 설정하여 미국산 상품 판매량을 늘리면 불황에서 탈출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스무트-홀리 관세법에 따라 미국은 2만여 수입품에 대해 평균 50%가 넘는 관세율을 부과하였습니다.


하지만 스무트-홀리 관세법은 대공황의 여파를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1932년 대선 이후 집권한 루즈벨트행정부는 무역정책 방향을 정반대로 돌리기로 합니다. 이때, 중요한 역할을 했던 인물이 바로 국무부장관 코델 헐(Cordell Hull) 입니다. 


  • 코델 헐 (Cordell Hull)

  • 1931년 3월~1933년 3월, 테네시스 주 상원의원

  • 1933년 3월~1944년 11월, 루즈벨트행정부 국무부장관


본래 코델 헐은 테네시스 주 상원이었으며, 테네시스 주는 농산물 생산을 주로 하는 남부 지역에 위치해 있습니다. 제조업 중심인 북부는 보호주의를 농업 중심인 남부는 낮은 관세율을 선호하였기 때문에, 코델 헐은 남부 민주당의 전형적인 저관세 정책을 대표했습니다. 


그리고 코델 헐은 과도한 수입관세가 수출을 억제시키고, 생계비를 상승시켜 소비자와 근로자에 해를 끼치고, 독점을 촉진하고, 남부의 가난한 농부로부터 북부의 부유한 산업가로 부를 재분배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코델 헐은 그의 정치적 힘을 무역장벽 철폐에 집중하였고, 1934년 제정된 호혜통상법(RTAA, Reciprocal Trade Agreement Act)은 미국 무역정책의 운명을 바꾸었습니다


1934 호혜통상법의 주요 내용은 '무역협상의 권한을 의회에서 대통령으로 이전하고, 대통령은 외국과의 양자 호혜협정을 통해 기존 관세율을 최대 50%까지 인하할 수 있다. 이때 새롭게 설정된 관세율은 무조건적 최혜국대우를 통해 다른 나라의 수입품에도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지역구에 기반을 둔 의원들은 이해관계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북부 의원은 보호무역을 남부 의원은 자유무역을 선호하는 게 당연했으며, 수입확대로 경쟁이 심화되면 피해를 입는 기업인 및 근로자들은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려 로비를 일삼았습니다. 


반면, 미국 전역에 기반을 둔 대통령은 상대적으로 보호주의 로비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습니다. 무역자유화로 특정 주 시민들의 피해가 늘어나더라도 다른 주 시민들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죠. 


여기에 더하여, 당시 대통령이었던 프랭클린 루즈벨트는 대공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수출확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는 양자 협상을 통해 외국의 관세율을 인하시켜 미국 수출을 확대하려 했고, 미국의 관세율 인하를 외국의 수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협상의 조건으로 내걸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루즈벨트 대통령은 호혜통상법안을 제안하면서 "이것은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한 긴급 프로그램의 일부이다. 국내 경제의 완전하고도 영구적인 회복은 국제교역의 부활과 강화에 달려있다. 미국 수출업자들의 수출은 이에 상응하는 수입의 확대 없이는 증가할 수 없다."[각주:14]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무역협상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전례없는 경제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 방안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 의원들은 호혜통상법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대통령에게 너무 많은 권한을 줬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우려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외국과 무역협상을 개시하는 이유를 고지 / 협상 과정에서 미국 이해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할 것 / 대통령의 무역협상 권한은 3년 후 만료되며 이후 의회 승인 하에 갱신을 받아야 함'의 조건을 추가하여 1934년 6월에 법안을 통과시킵니다.


이렇게 미국은 수입장벽을 낮추는 자유무역의 길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1934년 호혜통상법(RTAA) 제정 이후 미국의 평균 관세율은 드라마틱하게 하락했습니다. 윗 그래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1930년 스무트-홀리 관세법의 여파로 50%가 넘었던 평균 관세율은 1934년 이후 크게 하락해나갔고, 2차대전 이후 GATT를 중심으로 한 자유무역시스템이 건설되면서 오늘날까지 한 자릿수의 관세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1930년대 미국이 처한 상황은 19세기 영국이 선택한 일방적 무역자유화가 아닌 호혜주의에 입각한 무역자유화를 선택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