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⑪] China Shock Ⅲ - 글로벌 소싱 기회를 활용하여 서비스기업으로 변모한 미국 제조기업들[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⑪] China Shock Ⅲ - 글로벌 소싱 기회를 활용하여 서비스기업으로 변모한 미국 제조기업들

Posted at 2020. 1. 10. 14:31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중국과의 교역 확대로 수혜를 본 계층 · 산업 · 지역은 어디인가?


▶ 중국산 상품 수입침투로 인한 미국 제조업 일자리 상실은 최소 150만개 


  • 1966년~2019년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 추이 (단위 : 천 명)

  • 빨간선 이후 시기가 2000~10년대

  •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

  •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고용보고서 및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중국발 무역 충격'(the China Trade Shock)을 실증분석으로 보여준 연구들이 나오면서, 기술변화가 아니라 국제무역이 미국 제조업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크게 주목받았습니다.


오토어 · 돈 · 한슨은 2013년 연구[각주:1]를 통해 "교과서 속 자유무역이론이 상정하는 핵심 가정이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으며, 1990년-2007년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 노동시장 내 제조업 고용 · 임금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아세모글루 · 피어스와 함께 추가연구를 2016년[각주:2]에 내놓았고, '전국 단위 산업간 연결 효과' 및 '지역 내 총수요 효과'로 인해 중국발 무역 충격의 크기는 2013년 연구에서 결론지은 것보다 크다고 말했습니다.


2013년 · 2016년 연구는 근 20년간 중국산 상품의 수입침투로 인한 제조업 일자리 상실분이 최소 150만개 그리고 전체 산업 일자리 감소의 하한선이 308만개 라고 주장합니다.


▶ 중국발 무역 충격의 악영향은 남부 · 중서부 지역에 집중되어 지역간 불균등 초래


  •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

  • 빨간색일수록 더 많은 충격을 받은 지역

  • 미주리 · 아칸소 · 테네시 · 미시시피 · 앨라배마 · 조지아 · 노스 캐롤라이나 등 남부 대서양 지역과 위스콘신 · 일리노이 · 인디애나 · 오하이오 등 중서부 지역(이른바 러스트벨트)에 집중

  • 출처 : The China Trade Shock


오토어 · 돈 · 한슨 등이 '중국발 무역 충격' 연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히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감소했다"는 것이 아니라 "교과서 속 조정기제가 현실에서 작동하지 않음에 따라 무역의 분배적 결과가 극명히 나타났다"(the distributional consequences of trade) 입니다. 


위의 그림에 나타나듯이, 중국발 무역 충격은 미주리 · 아칸소 · 테네시 · 미시시피 · 앨라배마 · 조지아 · 노스 캐롤라이나 등 남부 대서양 지역과 위스콘신 · 일리노이 · 인디애나 · 오하이오 등 중서부 지역(이른바 러스트벨트)에 몰려있습니다.


중국이 저숙련 노동집약 상품을 주로 수출했고 미국의 남부 · 중서부 지역이 가구 · 의류 · 섬유 산업 등에 주로 특화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충격을 흡수하는 교과서 속 조정기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중국발 무역 충격이 남부(South) · 중서부(Midwest) 지역에 집중되어 지역간 불균등을 초래한 건 당연한 결과 입니다.


▶ 중국과의 교역 확대로 수혜를 본 계층 · 기업 · 지역은 어디인가?


여기서 우리는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내 분배에 영향을 주었다'는 말을 다르게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오토어 · 돈 · 한슨은 "국제무역이 미국경제 전체에 악영향을 주었다"는 말을 절대 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우리는 무역의 조정기제가 작동하지 않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분배적 결과에 초점을 맞췄을 뿐, 무역이 가져다주는 총이익이 음수(-)라는 것은 아니다" 라는 식의 주장 여타 논문 등을 통해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습니다.


중국발 무역 충격으로 피해를 본 계층(저숙련 제조업 근로자) · 산업(노동집약형 제조업) · 지역(남부 및 중서부)이 있다면, 반대로 중국과의 교역 확대로 수혜를 본 계층 · 산업 · 지역도 있습니다


만약 수혜를 본 집단은 생각치 않채 '중국발 무역 충격의 악영향'을 말하는 연구만 접한다면, 마치 중국과의 교역 확대로 인해서 미국경제와 제조업 전체가 큰 위기에 빠진 것으로 잘못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수혜 집단은 바로 '수출기업'(Exporting Firms)입니다. 미국은 지난 20년간 전세계로의 수출액을 2배 이상 늘려왔으며, 대중국 수출액은 7배 늘어났습니다. 수입경쟁에 처하게 된 기업이 고용을 줄인 것과 달리 이들은 고용을 늘리며 무역 충격을 다소간 흡수하였습니다. 


또 다른 집단 그리고 주목해야 하는 집단은 '오프쇼어링을 통해 서비스업으로의 재조직에 성공한 제조기업'(Reorganization toward Services) 입니다. 이들은 단순 제조업무를 외국으로 보내고 난 후, 고숙련 제조업 및 R&D · 디자인 · 설계 등 고급 서비스업에 집중하며 생산성을 개선시켰습니다.


  • 미국 통근지역을 고인적자본 지역(High HC)과 저인적자본 지역(Low HC)으로 구분한 것

  • 인적자본 분류 기준은 지역 내 대학 졸업자 비중을 이용

  • 출처 : Bloom, Handley, Kurman, Luck (2019 Working Paper)


이러한 다국적 기업의 서비스화 덕분에 수혜를 본 계층은 '고숙련 근로자'(High-Skilled Workers)이며, 이들은 미국 서부 해안가(West Coasts)와 동부 뉴잉글랜드(New England)에 주로 거주하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은 지역 내 대학졸업자 비중을 기준으로 미국 통근지역을 고인적자본 지역(High HC)과 저인적자본 지역(Low HC)으로 구분한 것입니다. 


앞서 살펴본 또 다른 그림(중국발 무역 충격의 지역 노동시장 영향)과는 완전히 반대된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인적자본 수준이 낮은 미국 남부와 중서부는 중국발 무역 충격을 고스란히 받았으나, 인적자본 수준이 높은 미국 서부 해안과 동부 뉴잉글랜드는 오히려 중국과의 교역 확대가 선사해준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 글로벌 소싱 기회를 활용하여 서비스기업으로 변모한 미국 제조기업들


미국 수출 기업이 교역 확대의 수혜를 누렸다는 사실은 굳이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직관적으로 쉽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프쇼어링을 통해 서비스업으로의 재조직에 성공한 제조기업' 이라는 말은 선뜻 이해하기 힘들 겁니다.


오늘날 미국경제는 서비스업의 팽창에 힘입어 세계에서 가장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비스업 팽창을 불러온 요인 중 하나는 미국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cification)이며 그 뒤에는 글로벌 밸류체인(GVC) · 오프쇼어링(Offshoring)으로 표현되는 '국제무역'이 있습니다.


'미국경제의 서비스업이 얼마나 팽창'했으며, '미국 제조업의 서비스화'는 무슨 의미이고, '그 뒤에 국제무역이 있다'는 것은 또 무슨 말까요? 


먼저 '오늘날 미국경제 구조'에 대해서 알아본 다음, 중국과의 교역 확대가 서비스화된 제조기업 · 고숙련 근로자 · 서부 해안가와 동부 뉴잉글랜드에 어떤 방식으로 수혜를 주었는지 살펴봅시다.




※ 오늘날 미국경제구조 현황 ①

- 자본집약형 제조업 · 서비스업의 팽창


▶ 미국 고용은 '서비스업 일자리 확대'에 기인하여 총 일자리 꾸준히 증가


  • 1966년~2019년, 미국 서비스업(빨간선) 및 제조업(파란선) 근로자 수 추이 (단위 : 천 명)

  • 빨간선 이후 시기가 2000~10년대

  •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

  •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고용보고서 및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위의 그림은 1966년~2019년, 미국 서비스업(빨간선) 및 제조업(파란선) 근로자 수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서비스업과 제조업 고용 추이를 함께 살펴보니, 어마어마해 보였던 제조업 일자리 감소가 상대적으로 미미해 보입니다. 2000년~2019년 사이 제조업 일자리가 약 450만개 줄어드는 와중에 서비스업 일자리는 2,100만개 증가했습니다. 서비스업 고용 팽창에 따라 미국 경제 전체의 고용도 2001년 닷컴버블 · 2008년 금융위기 등 경기불황기를 제외하고는 줄곧 상승추세에 있습니다.


  • 2005년~2019년, 미국 GDP 대비 상품 및 서비스 산업 부가가치 비중

  • 빨간선 : 상품생산 산업 (Y축 좌축)

  • 파란선 : 서비스생산 산업 (Y축 우축)


위의 그림은 2005년~2019년 미국 GDP 대비 상품 및 서비스 산업 부가가치 비중을 보여줍니다. 상품부문은 Y축 좌축(17.5%), 서비스부문은 Y축 우축(70.2%) 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합니다.

본래 선진국일수록 서비스업 비중이 높긴 하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서비스업 비중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2005년 서비스부문의 비중은 66.2% 였으나 2019년에는 70.2%로 증가합니다. 반면 제조업의 비중은 20.6%에서 17.5%로 위축되었습니다. 

▶ 노동집약 제조업과 달리 '자본집약 제조업'은 부가가치 및 생산지수 증가


  • 2000년~2007년, 제조업 세부산업별 부가가치 · 고용 · 수입침투 변화

  • 출처 : Fort, Pierce, Schott (2018)[각주:3]


"미국경제에서 서비스업 비중이 늘어난다는 말은 결국 제조업이 망했다는거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조업 세부산업별 부가가치 변화를 살펴보면 미국 제조업 전체가 정말 위기에 처해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위의 그래프는 2000년~2007년, 제조업 세부산업별 부가가치 · 고용 · 수입침투 변화를 보여줍니다. 의복(Apparel) · 가죽(Leather) · 섬유(Textile) · 전기장비(Electrical equip) 등 전형적인 노동집약 산업은 고용과 부가가치 모두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및 전자(Computer/Electronic) · 운송(Transportation) 등 자본집약 산업은 고용은 줄었으나 부가가치는 증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생산성 개선이 이루어졌음을 나타냅니다. 


  • 왼쪽 : 1972년-2019년 섬유산업 생산지수

  • 오른쪽 : 1972년-2019년 컴퓨터 및 전자산업 생산지수


노동집약 산업과 자본집약 산업 간 차이는 생산지수를 통해 더욱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972년-2019년 섬유산업(왼쪽) · 컴퓨터 및 전자산업(오른쪽) 생산지수를 보여줍니다. 노동집약형인 섬유산업 생산지수는 2000년대 이후 급감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자본집약형인 컴퓨터 및 전자산업 생산지수는 매년 고점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 오늘날 미국경제구조 현황 ②

- 미국 제조기업들, 비제조업 활동을 확장하다


▶ 미국경제 서비스업 팽창의 힘 - 제조업 기업의 비제조사업체 증가  


정리하자면, ① 2000년대 들어서 미국경제 고용 · 생산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나날이 커져왔으며, ② 전체 제조업 중에서 노동집약형 제조업은 위축되고 자본집약형 제조업은 생산성을 개선시켜 왔습니다. 


전혀 별개로 보이는 두 가지 현상은 '제조업 기업의 비제조사업체 증가'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사족 : 물론.. 서비스업 팽창의 가장 큰 요인은 의료 · 문화 · 레저 서비스의 성장이긴 하지만..)


  • 하나 이상의 제조사업체를 보유한 기업을 제조업 기업으로 분류

  • 1977년~2012년 제조업 기업(Manufacturing Firms)의 고용 추이를 제조기업 내 제조사업체(Manufacturing plants)와 비제조사업체(Non-manufacturing plants)로 구분한 것

  • 2000년대 들어서 제조업 기업의 고용이 줄어들었는데, 이는 대부분 제조사업체의 고용감소에서 기인한다.

  • 비제조사업체의 고용증가는 제조사업체의 고용감소를 일정부분 상쇄시켰다

  • 출처 : Fort, Pierce, Schott (2018)[각주:4]


위의 그래프는 1977년~2012년 제조업 기업(Manufacturing Firms)의 고용 추이를 제조기업 내 제조사업체(Manufacturing plants)와 비제조사업체(Non-manufacturing plants)로 구분한 것 입니다. 


2000년대 들어서 제조업 기업의 고용 감소는 대부분 제조사업체의 고용 감소에서 기인(Manufacturing plants ↓)했으며, 비제조사업체의 고용증가는 제조사업체의 고용감소를 일정부분 상쇄(Non-manufacturing plants ↑)시켰음을 보여줍니다.


이것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위해 용어의 의미를 알아봅시다. 


'기업'(Firms)이란 상품을 생산하거나 서비스하는 경영단위를 의미합니다. 삼성전자 · 애플 등등 우리가 아는 수많은 기업이죠. 


그리고 '사업체'(Plants or Establishments)는 일정한 물리적 장소에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부분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본사는 수원에서 경영지원을 하며, 삼성전자 평택공장은 평택에서 반도체를 만들고, 삼성전자 디지털플라자는 전국 각지에서 제품을 판매합니다. 삼성전자 본사 · 평택공장 · 디지털플라자 각 지점은 모두 개별적인 사업체이며, 여러 사업체가 기업 삼성전자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즉, 하나의 '기업'은 하나 이상의 '사업체'가 모여서 이루어져 있으며, 개별 '사업체'가 수행하는 경제활동은 제조업일 수도 있고 서비스업일 수도 있습니다. 경영지원을 하는 삼성전자 본사와 제품을 판매하는 디지털플라자 지점은 서비스 업무를 수행하지만, 삼성전자 공장은 제조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식입니다.


이제 위의 그래프가 알려주는 바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 이상의 제조사업체를 보유한 기업을 제조업 기업으로 분류했을 때, 제조업 기업이 가지고 있는 사업체들 중에서 제조사업체의 고용은 줄어들고 비제조사업체의 고용은 증가했습니다. 이를 직관적인 표현으로 나타내면 '제조업 기업의 서비스업 활동이 증대되었다' 입니다. 


미국 제조업 부문의 고용변화를 기업조정 마진별로 분해


  • 미국 제조업 부문의 고용변화를 기업조정 마진별로 분해

  • 미국 제조업 고용변화(빨간선) = 기업 자체의 탄생 및 소멸(Net firm birth/death) + 존속기업의 제조사업체 탄생 및 소멸(Net plant birth/death within firms) + 존속기업의 존속사업체(Within continuing firm-plants) 

  • 출처 : Fort, Pierce, Schott (2018)[각주:5]


'기업'(Firms) · '사업체'(Plants or Establishments)의 개념을 알고, '기업 내부에서 제조사업체와 비제조사업체가 공존할 수 있다는 점'(Manufacturing & Non-manufacturing plants within firm)을 알고 나면, 미국 제조업 고용 변화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977년-2012년 미국 제조업 부문의 고용변화를 기업조정 마진별로 분해한 겁니다. 


제조업의 고용변화는 크게 3가지로 분해할 수 있습니다. 


▶ 첫째, 기업 자체의 탄생과 소멸로 인해 제조사업체도 탄생하고 소멸하며 나타나는 고용변화 입니다(Net firm birth/death & Net plant birth/death)


▶ 둘째, 존속하는 기업 내에서 제조사업체가 탄생 및 소멸하며 나타나는 고용변화 입니다(Net plant birth/death within firms). 


▶ 셋째, 존속하는 기업 & 사업체에서 나타나는 고용변화 입니다(Within continuing firm-plants).


러한 3가지 마진 중에서 첫번째 요인인 '제조업 기업 자체의 탄생과 소멸'(Net firm birth/death)은 아마 노동집약형인 의복 · 가죽 · 섬유 · 전기장비 부문에서 집중되어 나타났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건 두번째와 세번째 요인 입니다. 


'존속기업의 제조사업체 탄생 및 소멸'(Net plant birth/death within firms) 제조업 고용을 감소시키는데 가장 크게 기여한 요인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 제조업 기업들은 제조사업체를 더 이상 개설하지 않았고, 기존에 존재해왔던 제조사업체의 문을 닫았습니다. 그럼에도 기업활동을 계속 영위한다는 것은 제조사업체의 문을 닫고 비제조사업체에 더 집중했을 가능성을 제시해줍니다.


또한 '존속하는 기업 & 사업체'(Within continuing firm-plants)도 2000년보다 고용자수가 약간 감소했습니다. 만약 사업체는 그대로 유지한채 그 역할만 제조활동에서 서비스활동으로 전환하였다면, 제조업 고용 감소와 서비스업 고용 증가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2000년대 들어서 미국 기업은 상품생산 업무를 수행하는 제조사업체를 폐쇄시키고 비제조사업체를 늘리거나, 기존 제조사업체를 비제조사업체로 전환시켰고,  과정에서 제조업 고용 감소와 서비스업 고용 증가가 함께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미국 기업들은 중국과의 경쟁에서 밀린 단순 제조업무를 포기하고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고급 서비스활동에 집중하면서 생산성을 향상시켰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미국 애플사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애플은 미국 내 제조공장을 폐쇄하거나 규모를 줄인채, R&D · 설계 · 디자인 업무를 맞는 본사역량을 강화하고 제품을 판매하는 애플스토어를 미 전역에 개점했습니다. 그 결과 애플이 창출한 일자리는 주로 서비스업 부문이며, 제조업 일자리를 두고 오바마 대통령에게 "아이폰을 미국에서 만들면 어떨까요?"라는 말을 듣기[각주:6]까지 했습니다.




※ GVC와 오프쇼어링의 확대 - 미국 제조기업의 서비스화 배경을 제공하다


이러한 미국 제조기업의 서비스화를 가능케 한 것은 바로 글로벌 밸류체인(GVC) · 오프쇼어링(Offshoring)으로 표현되는 '국제무역' 입니다. 


▶ 글로벌 밸류체인(GVC)과 아시아 공장(Factory Asia)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으로 달라진 세계경제'에 대해서는 본 블로그를 통해 두 차례나 다룬 바 있습니다.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⑤] 달라진 세계경제 Ⅱ -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⑥] 달라진 세계경제 Ⅲ - GVC와 Factory Asia, 미국은 어떻게 아이폰 일자리를 잃게 되었나'.


정보통신기술 발전(ICT ↑)으로 의사소통 비용이 하락(Communication Costs ↓)하면서 선진국 본사에 있는 직원과 개발도상국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서로 간 지식과 아이디어(knowledge & ideas)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인지한 선진국 기업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역할을 배분합니다. 과거 선진국에 위치했던 제조공장은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했고,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창출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 오늘날 선진국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를 맡고, 개발도상국은 중간재 부품 조달 · 제품 조립 등 제조 관련 직무를 맡는 역할분담(task allocation)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미국 제조업 기업의 직접 수입(Direct imports)


  • 1977년~2012년 제조업 기업 중 직접수입을 하는 기업의 비중(녹색선, Firms importing) · 대중국 직접수입을 하는 기업의 비중(연한 녹색선, Firms importing from China) · 미국으로의 수입침투율(진한 빨간선, US import penetration) · 미국으로의 대중국 수입침투율(연한 빨간선, US import penetration from China)에 주목

  • 출처 : Fort, Pierce, Schott (2018)[각주:7]


경제학 이론상으로 설명가능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간 역할분담과 애플이 대표하는 한 가지 사례 이외에, 현실 속 전반적인 미국 제조업에서 글로벌 밸류체인(GVC) · 오프쇼어링(Offshoring)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지 살펴봅시다.


위의 그래프는 1977년-2012년 미국 제조업 부문의 기술채택과 수입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1990년대 특히 2000년대 들어 미국 제조업 사업체 중 컴퓨터를 구매한 사업체의 비중이 대폭 증가(Plants buying computers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2000년대 들어서 미국 제조업 기업들 중 직접 수입을 하는 기업의 비중도 크게 증가(Firms importing )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총국내소비 중 제조업 수입품의 비중을 의미하는 수입침투율도 상승(US import penetration ↑)했죠.


(사족 : 따라서 '직접 수입'과 '수입침투율'의 값은 서로 측정하는 단위가 다르기 때문에, 두 지표를 나란히 놓은 후 높고 낮음을 직접 비교할 수는 없음)


오프쇼어링 · 기업조직 등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들[각주:8]'국내 제조업 기업의 직접 수입'(Direct Import / Firm Importing)과 '수입산 제조업 상품의 침투'(Import Penetration)를 구별해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수입산 제조업 상품의 침투'(Import penetration)는 제조업 상품 국내 총소비 중 수입산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으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국내 제조업 기업이 외국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수입하는 경우 · 도소매 업체가 상품 판매를 위해 수입하는 경우 · 외국 기업이 본국에서 만든 상품을 수입하는 경우 등을 모두 포함합니다. 일반적으로 '제조업 수입이 늘어났다'고 말할 때, 수입침투율 상승을 의미합니다.


'국내 제조업 기업의 직접 수입'(Direct Import / Firm Importing)은 국내 제조업 기업이 외국에서 만들어진 상품을 직접 수입하여 판매하는 경우만을 의미합니다. 만약 국내 기업이 본국에서는 고품질 상품을 생산하고 외국에서는 저품질 상품을 생산하는 식으로 차별화 하였다면, 이러한 오프쇼어링의 결과로 국내 기업의 직접 수입이 증가(Direct Import / Firm Importing ↑)하게 됩니다. 따라서, 직접 수입 지표는 오프쇼어링 확대를 보여주는 지표가 됩니다.


2007년 기준 최소한 하나 이상의 제조업 사업체를 보유한 미국 기업들은 전체 기업들 중 5%에 불과하지만, 이들은 전체 고용의 23% · 매출의 38% · 비원자재 상품 수입의 6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 중국발 무역 충격 

- 미국 제조업 기업의 조직을 변화시켜, 

- 서부 · 동부 지역에 거주하는 고숙련 근로자에게 이익을 주다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인한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 오프쇼어링 기회 확대가 미국 제조업 기업의 서비스화를 가능케한 배경을 제공해주었다면, 중국발 무역 충격은 미국 제조업 기업들의 조직을 서비스 활동으로 변화하도록 유도하였습니다.


경제학자 니콜라스 블룸(Nicholas Bloom) · 카일 핸들리(Kyle Handley) · 안드레 커만(Andre Kurman) · 필립 럭(Phillip Luck) 등은 2019년 7월 작업중인 논문 <중국과의 교역이 미국 고용에 미친 영향: 좋은 것, 나쁜 것, 그리고 논쟁거리>(<The Impact of Chinese Trade on U.S. Employment: The Good, The Bad, and The Debatable>)을 주목해야 합니다. 


블룸 등은 논문을 통해, 중국의 수입침투율 증가가 미국 제조업 사업체의 폐쇄(exit) 혹은 서비스업으로의 전환(switch)을 야기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미국 제조업의 전환이 서부 해안지역과 동부 뉴잉글랜드에 위치한 고숙련 근로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주었음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미국 제조업 기업의 조직 전환 (reorganization)


  • 중국의 수입침투 증가가 미국 제조업(패널 A) 및 서비스(패널 B) 부문 고용에 미친 영향

  • 존속 사업체 / 신규 사업체 진입 / 기존 사업체 퇴출 으로 구분


위의 표는 1992년~2012년 중국의 수입침투 증가가 미국 제조업 및 서비스업 고용에 미친 영향을 보여줍니다. 


블룸 등은 고용변화를 기업조정 마진별로 살펴보기 위해서, '존속 사업체'(Continuing Establishments) · '신규 사업체 진입 (존속기업 내 혹은 신규기업의 탄생)(Entry of Establishments)· '기존 사업체 퇴출(존속기업 내 혹은 신규기업의 탄생)(Exit of Establishments)' 으로 구분하였습니다.


제조업의 고용감소는 대부분 존속 사업체의 서비스업으로의 전환(Net Switching)과 기존 사업체의 퇴출(Exit of Establishment)에서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기업 자체가 퇴출되면서 사업체가 없어진 게 아니라 기업은 그대로 존속하는데 제조업 사업체만 사라졌습니다(by Firm Continuers).


이러한 결과는 미국 제조업 기업들이 중국발 무역 충격의 영향으로 제조업 사업체를 축소시키고 서비스업 활동을 팽창시켰음을 보여줍니다. 서비스업 활동으로 사업체을 변경한 제조업 기업을 살펴보면, 대부분 사업서비스 · 관리서비스 등으로 업종을 바꾸었는데 이는 제조업 기업이 개발 · 연구 · 관리 등에 더욱 집중함을 알려줍니다.


▶ 미국 경제활동 중심은 서부 및 동부 해안지역으로 이동 (regional inequality)


  •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에 미친 영향을 '고인적자본 지역'(HHC)과 '저인적자본 지역'(LHC)로 분류


제조업 기업들이 전환한 관리 · R&D · 설계 · 디자인 · 마케팅 등의 업무는 매우 숙련집약적 입니다. 따라서, 중국발 무역 충격은 인적자본 정도에 따라 지역에 상이한 영향을 주었습니다.


위의 표는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에 미친 영향을 '고인적자본 지역'(HHC)과 '저인적자본 지역'(LHC)로 분류하여 분석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고인적자본 지역과 저인적자본 지역 모두 중국발 무역 충격이 제조업 고용에 악영향을 주었습니다만 양상은 상이합니다.


고인적자본 지역 근로자들은 서비스업으로 전환한 사업체에 계속 속해있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고인적자본에서 제조업 고용은 감소한 것으로 나오지만 서비스업 고용 증가 덕분에 전체 고용의 감소폭은 어느정도 상쇄되었습니다. 


반면에 저인적자본 지역 근로자들은 서비스업으로 전환한 사업체로 이동하지 못하였고 혹은 저인적자본에 위치한 제조업 기업은 서비스업으로 전환을 하지 못하였고, 이로 인해 저인적자본 지역은 중국발 무역 충격의 영향을 그대로 받았습니다.


미국 내에서 인적자본 정도가 높은 지역은 서부 및 동부 해안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미국 경제활동의 중심은 남부 · 중서부 지역에서 서부 · 동부 해안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중국발 무역 충격이 야기한 '지역간 불균등'(regional inequality)을 두 개의 그림으로 다시 한번 살펴봅시다.






※ 미국 내 분배적 결과를 야기한 중국발 무역 충격


본 블로그 China Shock 시리즈 글 3개를 통해 확인한 연구들의 결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 중국의 수입침투는 미국 저숙련 · 노동집약형 제조업 고용을 감소시켰다


▶ 중국 제조업과의 수입경쟁을 피하기 위해 미국 제조업 기업들은 서비스업 활동으로 전환하였다


▶ 저숙련 근로자는 피해를, 고숙련 근로자는 이익을 얻었다


▶ 저숙련 제조업에 특화된 남부 · 중서부 지역은 타격을 받았으나, 인적자본 수준이 높은 서부 · 동부 해안지역은 수혜를 누렸


▶ 중국발 무역 충격은 미국 내 분배적 결과를 야기하였다



  1.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⑨] China Shock Ⅰ - 1990년-2007년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노동시장 제조업 고용 · 임금에 악영향을 미쳤다 https://joohyeon.com/288 [본문으로]
  2.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⑩] China Shock Ⅱ -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경제 전체에 미친 악영향은 이전 추정치보다 크다 https://joohyeon.com/289 [본문으로]
  3. New Perspectives on the Decline of US Manufacturing Employment [본문으로]
  4. New Perspectives on the Decline of US Manufacturing Employment [본문으로]
  5. New Perspectives on the Decline of US Manufacturing Employment [본문으로]
  6.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⑥] 달라진 세계경제 Ⅲ - GVC와 Factory Asia, 미국은 어떻게 아이폰 일자리를 잃게 되었나 https://joohyeon.com/285 [본문으로]
  7. New Perspectives on the Decline of US Manufacturing Employment [본문으로]
  8. Pol Antras, Teresa Fort 등등 [본문으로]
  1. 이번 시리즈 너무 재밌게 잘 봤습니다.
    그런데 차이나 쇼크가 미국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 왜 미국만 the distributional consequences of trade가 실패했을까요? 이러면 경제학이 아니고 행정학으로 넘어가는건가..?
    그리고 다음에는 한국을 타겟으로 해 보시면 어떨까요?
    • 2020.01.14 08:37 신고 [Edit/Del]
      미국만 그런게 아닙니다.
      다른 나라들을 대상으로 한 실증분석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온게 많습니다.

      [국제무역논쟁] 시리즈가 '미국'을 중심으로 적은 것이다보니 미국의 사례만 소개했을 뿐입니다.

      그리고 중국과의 교역이 한국 제조업에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이를 소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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