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⑤] 달라진 세계경제 Ⅱ -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⑤] 달라진 세계경제 Ⅱ - 글로벌 밸류체인 형성,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

Posted at 2019. 9. 22. 19:32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를 보여주는 장면 3가지


▶ 장면 #1 -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 'Made in China' 제품을 쏟아내다



중국은 1990년대 개혁개방 정책 및 2001년 WTO 가입으로 '세계의 공장'(the World's Factory)[각주:1]이 되었습니다. 전세계 제조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8%에서 2018년 25%로 확대되었고, 미국 · 일본 · 독일 · 영국 등 기존 선진공업국의 비중은 축소되었습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점은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게 된 이유 입니다. 그 이유는 풍부한 노동력을 활용하여 인형 · 신발 · 의복 등의 노동집약적 상품을 전세계에 대규모로 공급했다는 점에만 있지 않습니다. 


개혁개방 정책 실시 이후, 외국인 투자자[각주:2]들은 13억 저임금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하여 앞다투어 중국으로 진출했고, 선진국 기업들의 제품 다수가 중국에서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이제 많은 제조업 상품들이 브랜드만 선진국 기업일 뿐 실상은 'Made in China' 입니다


말그대로 중국은 전세계 기업들의 제품을 만들어주는 '세계의 공장'이 되었습니다. 전세계인들은 중국에서 제조된 물건을 이용하고 있으며, 값싼 중국산 상품 덕분에 전세계 물가상승률이 낮아졌다는 연구[각주:3]는 더이상 새로운 주제가 아닙니다. 


▶ 장면 #2 -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될 '애플' 



'세계의 공장' 으로서 중국경제를 상징하는 제품이 바로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iPhone) 입니다. 아이폰은 캘리포니아 애플 본사에서 디자인 · 설계 +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되어 완성됩니다. 아이폰 뒷면에 나오듯이 말그대로 '캘리포니아에서 디자인 · 중국에서 조립된 아이폰'(Designed by Apple in California Assembled in China) 입니다.


이로 인하여, 대중국 수입품 전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으로 미국 애플의 상품이 뜬금없이(?) 피해를 보게 생겼습니다


트럼프행정부는 2018년부터 대중국 수입품 일부에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으며, 2019년 9월 1일부터 애플 왓치와 에어팟 등에, 12월 15일에는 애플 아이폰 등에 관세부과를 예고[각주:4]한 상황입니다.


중국에서 수입되는 애플 상품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지적이 연일 제기되었고, 애플 CEO 팀 쿡 또한 "(중국 외에서 만들어지는) 라이벌 삼성 제품은 관세를 적용받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애플에게 해를 끼친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설명[각주:5]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중국에 부과한 관세로 인해 애플 가격이 올라갈 것이다. 그러나 세금을 내지 않는 쉬운 해결책이 있다. 애플 상품을 중국 대신 미국 내에서 만들어라. 지금 새로운 공장 건설을 시작하라."라고 말하며 지적을 일축했고, 2019년에는 팀 쿡에게 "애플의 사정을 고려하겠다"고 말은 했으나 추가조치는 없는 상황입니다.


▶ 장면 #3 -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 한국-일본 수출통제를 둘러싼 여러 협회의 최종 서한 


오늘날 세계경제 모습 '기업의 제품이 자국이 아닌 외국에서 만들어지고, 자국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부과되는 관세로 인해 자국기업이 피해를 보는 상황'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여기에 더하여, 의아함을 느낄 수 있는 장면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바로,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입니다.


일본정부는 한국 사법부의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삼으며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 불화수소 · 포토 레지스트 등 반도체 소재 3가지 품목에 대해 수출 규제조치를 7월 4일부터 시행하였습니다. 삼성전자 · SK하이닉스와 한국 정부 일본이 아닌 다른 곳에서 소재를 조달하거나 국산화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오랜 시일이 걸리는만큼 지금 당장 반도체 생산에 차질을 빚게 될 거라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컴퓨터기술산업협회(CompTIA) · 소비자기술협회(CTA) · 정보기술산업위원회(ITI) · 전미제조업자협회(NAM) · 반도체장비재료산업협회(SEMI) · 반도체협회(SIA) 등 미국에 근거지를 둔 6개 단체가 분쟁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서한을 통해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은 부품 등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서로 엮여있는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s)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수출규제정책의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변화는 공급망파괴와 배송지연 그리고 궁극적으로 전세계 기업과 근로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에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리는 한일 양국에 분쟁격화를 일으킬 행동을 자제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한다."[각주:6] 라고 말했습니다.




※ 오늘날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은 과거와는 무엇이 다른가


21세기 세계화 시대에 사는 것이 익숙해진 사람들에게는 앞선 3가지 장면이 그다지 특별하지 않을 겁니다. 


"Made in China는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 아닌가? 중국이 물건 많이 찍어내는 거 모르는 사람도 있나?", "대중국 수입상품 관세부과로 미국기업 애플이 피해를 본다니, 역시 트럼프가 멍청한 짓을 하는구나!", "한국이 생산하는 메모리 반도체가 없으면 당연히 다른나라 기업들도 손해를 보니까 저런 성명을 낸거겠지" 라고 가볍게 여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와 오늘날의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을 차근차근 비교해보면 간과해서는 안될 함의가 3가지 장면 속에 존재함을 알 수 있습니다.


▶ 과거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


서로 멀리 떨어진 국가간 교역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오래전 과거를 생각해봅시다. 


사람들은 마을에서 농식물을 재배 · 수확하면서 굶주린 배를 채우는 자급자족 생활을 했습니다. 5일장 등 시장에서 다른 마을 사람들과 먹을거리를 교환하고 보따리상이 먼 지역의 농식물을 가져와 팔기도 하였으나, 상거래의 지역적 범위는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즉, 국가간 교역이 활성화 되지 않았던 오래전 과거에는 '생산과 소비가 한 공간'(bundling)에서 이루어졌습니다.


19세기 제국주의와 증기기관 · 철도의 발명은 국제무역 시대를 열었습니다. 제국주의 국가들은 식민지에서 생산된 귀금속 · 향신료 · 원자재 등을 수입하여 소비하였고, 영국과 유럽대륙 국가들은 비교우위 품목에 특화하여 생산한 뒤 다른나라의 상품을 소비하기 위해 교환했습니다. 비교우위 개념을 세상에 내놓은 데이비드 리카도가 들었던 예시 '직물을 수출하는 영국과 포도주를 수출하는 포르투갈'(Cloth for Wine)[각주:7]에서 당시 시대상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20세기 중반 컨테이너선 발명은 국가간 교역규모를 대폭 늘렸습니다. 미국과 서유럽이 만든 자동차 · 전자제품 등 제조업 상품과 중동이 채굴한 석유 및 중남미가 생산한 농산품 · 원자재 등 1차상품은 전세계로 퍼져나가 소비되었습니다. 



이처럼 운송비용이 하락함에 따라 국가간 교역은 활성화 되었고 '생산과 소비의 공간적 분리'가 이루어졌습니다(1st unbundling)


이제 개별 국가들은 자국이 생산한 상품을 전부 다 소비하지 않으며, 자국이 소비하는 상품 모두를 스스로 만들지도 않습니다. 제조업 상품은 북반부(North)에 위치한 미국 · 서유럽에서 집중 생산되며, 원자재 상품은 남반구(South)에 위치한 중동 · 중남미에서 주로 생산됩니다. 그리고 무역을 통해 서로 간 상품을 교환한 뒤 소비하는 'made-here-sold-there' 경제구조가 만들어졌습니다.


(사족 : 여러번 강조[각주:8]했듯이, 국제무역이 발생하는 이유는 상품의 상대가격이 국내와 외국에서 다르기 때문이며 이러한 서로 다른 가격이 국내에서 초과공급(=수출) 및 초과수요(=수입)을 만들어냅니다. 한 국가 내에서 초과공급 및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이를 무역을 통해 해결한다는 사실 자체가 '생산과 소비의 공간적 분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교역 목적 및 품목은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final goods & cross borders for consumption)' 하는 것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최종재 상품 다르게 말해 완성품은 다른나라 국민들이 소비를 하기 위해 국경을 넘어 전달됩니다. 


▶ 오늘날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글로벌 생산공유를 목적으로 중간재 부품을 교환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하는 것을 '과거'의 경제라고 할 수 있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분명 오늘날에도 이러한 형태의 무역이 행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통적인 교역형태를 '과거'의 것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새로운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오늘날에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1990년대 들어 정보통신기술(ICT)이 발전함에 따라 세계경제 구조와 교역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했습니다. 


과거 철도 · 컨테이너선이 물적상품의 운송비용을 낮췄다(trade costs ↓), 정보통신기술은 서로 다른 국가에 위치한 사람들 간에 의사소통비용을 절감시켰습니다(communication costs ↓). 이제 선진국 본사에 있는 직원과 개발도상국 공장에서 일하는 직원이 서로 간 지식과 아이디어(knowledge & ideas)를 자유롭게 교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인지한 선진국 기업들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에 역할을 배분합니다. 과거 선진국에 위치했던 제조공장은 저임금 노동력이 풍부한 개발도상국으로 이동했고,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이 창출한 지식과 아이디어를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어냅니다. 


그 결과, 오늘날 선진국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를 맡고, 개발도상국은 중간재 부품 조달 · 제품 조립 등 제조 관련 직무를 맡는 역할분담(task allocation)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상품의 제조 과정에서도 여러 국가가 참여합니다. 제품에 들어가는 중간재 · 자본재 부품을 여러 국가가 만든 뒤 조립을 담당하는 국가로 수출하고, 마지막 제조공정을 맡은 국가가 이를 이용해 완성품을 만들어 냅니다. 이때 제조 과정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원활한 중간재 교역을 위해 지리적으로 밀집해있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보통신기술 발전은 의사소통비용을 낮춤으로써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함께 생산하는 '생산과정의 분리'(2nd unbundling)을 만들어 냄

  • 출처 : Richard Baldwin. 2016. 『The Great Convergence』 (한국어 번역본 『그레이트 컨버전스』)


이처럼 정보통신기술 발전은 의사소통비용을 낮춤으로써 여러 국가가 생산에 참여하는 '글로벌 생산공유'(global production sharing) ·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등과 각자 역할을 맡는 '생산과정의 분리'(2nd unbundling)를 만들어냈습니다


이제 선진국(North)에 위치했던 제조업은 동아시아 등 후발산업국가(South, Factory Asia)로 이동했고,  동아시아 국가들은 중간재 부품 교역을 통해 함께 제품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제 글로벌 경제구조는 이렇게 만들어진 상품을 전세계가 소비하는 'made-everywhere-sold-there'로 진화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 교역 목적 및 품목은 '글로벌 생산공유를 목적으로 중간재 부품을 조달(intermediate inputs & cross borders for production)' 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교역의 주목적은 소비가 아니라 글로벌 생산과정 참여가 되었고, 제품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 부품이 국경을 여러번 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달라진 오늘날 경제구조와 교역방식을 염두에 두면서, 앞서 보았던 장면이 어떤 함의를 담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합시다.


▶ 장면 #1 -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 'Made in China' 제품을 쏟아내다

→ 글로벌 생산공유에서 중국이 맡고 있는 역할이 '상품 제조'


: '많은 제조업 상품들이 브랜드만 선진국 기업일 뿐 실상은 Made in China인 모습'은 글로벌 생산공유에서 중국이 맡고 있는 역할이 '상품 제조'(Manufactures)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난글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에서 살펴봤듯이, 1990년대 이후 중국은 가공무역(process trade)을 통해 '중간재 · 자본재 부품을 수입해온 뒤 이를 단순조립하여 완성품으로 만든 후 다시 수출'(imports of capital · intermediate good → assemble → re-export)하고 있습니다. 특히 컴퓨터 및 전자상품 생산과정에서 중국이 하는 일은 그저 단순조립일 뿐입니다.


만약 정보통신기술 발전이 '글로벌 생산과정의 분절화'(fragmentation of production)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면, Made in China 제품을 쏟아내는 세계의 공장 중국은 없었을 겁니다. 


▶ 장면 #2 -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로 인해 손해를 보게 될 '애플' 

→ 선진국의 서비스화 및 달라진 무역정책의 파급영향


: '선진국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를 맡고, 개발도상국은 중간재 부품 조달 · 제품 조립 등 제조 관련 직무를 맡는 구조'는 무역정책의 파급영향을 과거와 다르게(trade policy in the era of GVC) 만들었습니다.


과거 경제구조에서는 무역정책의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구분되었습니다. 자유무역정책은 비교우위산업과 수출업자에게 이득을 주었고 보호무역정책은 비교열위 산업과 수입업자를 유리하게 만들었습니다. 무역정책 방향을 둘러싼 대립구도는 '비교우위 부문 vs 비교열위 부분' 혹은 '수출업자vs수입업자' 였습니다. 그리고 보다 근본적인 대립구도는 '자국 vs 외국' 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시장개방으로 피해를 보는 계층은 자기이익보호를 위해 폐쇄경제를 고집[각주:9]하거나 수입경쟁에 노출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무역정책을 실시[각주:10]하는 사례가 발생했습니다. 또한,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진 자국의 강점을 믿고 자유무역을 주장[각주:11]하거나 자국 수출업자의 지지를 얻기 위해 자국 뿐 아니라 외국의 무역장벽도 낮추는 호혜적 무역자유화 방식[각주:12]이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보호무역 및 자유무역 정책 실시배경에는 모두 "외국보다 우리나라에 유리하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깔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무역정책의 승자와 패자를 쉽게 구분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자유무역정책이 수출업자에게 이득을 주고 보호무역정책이 수입업자에게 이득을 줄까요? 중국에서 수입되는 스마트폰에 관세를 부과하면 미국 내 스마트폰 제조사를 경쟁에서 보호하는 것인가요? 중국에서 조달하는 중간재 부품에 관세를 부과하면 이를 활용해 최종재를 만드는 미국 수출업자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보다 근본적으로 여러 국가가 생산과정에 참여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시대에 '자국 vs 외국'으로 양분하는 게 타당할까요? 대중국 수입품 전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트럼프행정부의 무역정책으로 미국 애플의 상품이 뜬금없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상황은 오늘날 글로벌 경제 및 무역 구조 속에서 무역정책의 파급영향이 과거와는 다름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세금을 내지 않는 쉬운 해결책이 있다. 애플 상품을 중국 대신 미국 내에서 만들어라. 지금 새로운 공장 건설을 시작하라!" 라고 대꾸하고 있습니다. 달라진 세계화가 오프쇼어링을 유발하여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를 줄였다고 믿는 트럼프 대통령다운 반응[각주:13]이지만, 달라진 세계화 형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줄 뿐입니다.


경제학자 Emily J. Blanchard는 "아이러니한건, 일자리 귀환을 목표로 하는 트럼프행정부는 관세부과를 수입중간재에 집중하였다. 이는 기업들이 미국으로 공장을 이동하기 꺼리게 만들며 대신 Factory ASIA나 Factory Europe 으로 이동케한다"[각주:14]지적[각주:15]합니다. 이제 한 국가가 제품의 모든 것을 생산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다른 나라에서 중간재와 자본재 등을 조달하여 같이 만드는 시대에, 수입중간재에 관세를 부과할수록 생산은 더더욱 어려워집니다.


오늘날 글로벌 경제구조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게 복잡해졌고, 이에 얽혀있는 이해관계도 딱 잘라서 구분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장면 #3 -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 양국 간 무역분쟁은 글로벌 밸류체인을 통해 전세계로 퍼진다


글로벌 밸류체인 시대에 여러 국가가 과거보다 더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 바로 '한국vs일본' 무역분쟁에 우려를 표하는 '미국' 전자업계 입니다. 


양국 간 무역분쟁 혹은 보호무역정책이 다른 국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은 1930년대에 이미 경험했습니다. 1929년 대공황 이후 각 국가들은 각자도생을 꾀하며 보호무역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당시 미국은 스무트-홀리 관세법을 제정하였고 평균 50%가 넘는 관세를 부과했고, 대공황 충격이 사라지기는커녕 더 심화되었습니다.


1930년대 보호무역주의가 수출시장 축소를 통해 전세계에 악영향을 전파했다면, 오늘날 무역분쟁은 글로벌 밸류체인으로 서로 간에 긴밀히 연결된 고리를 끊음으로써 기업의 생산에 직접적인 충격을 전달합니다.


예를 들어, 미국 애플사가 생산하는 아이폰은 중국 내에 위치한 대만 폭스콘사가 제조하는데, 아이폰에 들어가는 카메라센서 · 메모리 반도체 등 중간재 부품은 한국 전자기업들이 공급합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양사는 전세계 D램 및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73% · 45%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서버 · 스마트폰 등 IT상품에 기본적으로 들어가는 부품이기 때문에, 한국의 반도체 생산이 위축된다면 전세계 IT 산업이 타격을 받게 됩니다. 


즉, 일본의 반도체소재 수출규제로 한국이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한다면, 미국 기업 뿐 아니라 전세계가 피해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이건 단순히 시장규모가 축소되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전세계 전자제품 생산이 정지될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한일 간 갈등격화에 미국 전자업계가 서한을 보내면서까지 깊은 우려를 표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날 달라진 글로벌 경제구조와 교역형태를 염두에 두면서, 서한 내용 중 일부를 다시 한번 읽어봅시다.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은 부품 등을 효율적으로 조달하기 위해 서로 엮여있는 복잡한 글로벌 공급망(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에 의존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이러한 글로벌 밸류체인(global value chains)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수출규제정책의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변화는 공급망파괴와 배송지연 그리고 궁극적으로 전세계 기업과 근로자에게 해를 끼치게 된다. 그러므로 글로벌 정보통신산업 및 제조업에 피해가 가는 것을 막기 위하여, 우리는 한일 양국에 분쟁격화를 일으킬 행동을 자제하고 해결책을 찾도록 촉구한다."[각주:16]


▶ 달라진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기존 데이터 측정방식으로는 변화를 포착할 수 없다


1990년대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경제 및 무역 구조가 예전과는 달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이제 글로벌 생산공유 · 글로벌 밸류체인 · 글로벌 공금망 · 아웃소싱 등이 학자들의 연구주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보다 깊은 연구를 위한 장벽은 '기존 데이터의 측정방식'(measurement problem)에 있었습니다기존 무역데이터는 최종재 상품이 국경을 넘어서 수출입 될 때의 금액과 양을 주로 측정했기 때문에, 중간재 부품이 여러 국가 간 국경을 얼마나 넘나드는지 · 글로벌 생산공유 과정에서 개별 국가의 기여도가 어느정도 되는지 등을 파악하기 힘들었습니다. 


짧은 설명으로는 기존 데이터의 한계가 무엇인지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으니, 지금부터 차근차근 살펴보도록 합시다.




※ 달라진 경제구조와 교역방식 - 통합된 무역과 분해된 생산 

(Integration of Trade and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 경제학자 로버트 C. 핀스트라(Robert C. Feenstra)

  • 1998년 논문 '세계경제 속 무역의 통합과 생산의 분해'(Integration of Trade and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in the Global Economy)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달라진 세계경제를 주제로 많은 논문을 썼던 학자 중 한 명이 바로 로버트 C. 핀스트라(Robert C. Feenstra) 입니다. 핀스트라는 현재까지도 경제학계 유수의 저널에 논문을 출판하고 있으며, 그가 집필한 국제무역론 교과서는 전세계 대학원에서 널리 읽히고 있습니다.


로버트 C. 핀스트라는 1998년 논문 <세계경제 속 무역의 통합과 생산의 분해>(Integration of Trade and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in the Global Economy)을 통해 글로벌 경제 및 무역 구조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했습니다. 


논문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핀스트라는 최근의 세계경제 변화에 대해 "세계시장 통합증대는 생산과정의 분해와 함께 이루어졌다."(The rising integration of world markets has brought with it a disintegration of the production process) 라고 말합니다. 


통합(integration)과 분해(disintegration) 라는 대조되는 단어를 이용하여 핵심을 전달하는 모습이 인상적 입니다. 그는 몇 가지 데이터를 통해 생산과정의 분해가 교역증대를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 데이터가 가지고 있는 한계도 드러나게 됩니다.


▶ 세계경제는 통합되고 있나?


  • 1890년~1990년, 국가별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 추이

  • 출처 : Feenstra(1998)


세계경제 통합은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요? 전세계가 무역을 통해 서로 긴밀히 연결된 모습을 통합 이라고 할 수 있으며, 상품의 수출 · 수입 규모를 살펴보면 세계화가 진행된 정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핀스트라는 국가별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ratio of Merchandise Trade to GDP)이 1910년대에 비해 크게 늘어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위의 표는 대표적인 선발공업국가인 미국 · 영국 · 독일 · 일본의 비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국 · 독일은 1913년 6.1% · 19.9%에서 1990년 8.0% · 24.0%로 크게 증가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영국 · 일본의 경우 과거 29.8% · 12.5%에서 20.6% · 8.4%로 되려 감소했습니다.


다시 말해, 국가별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의 절대값 자체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작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제교역 규모가 커져왔다고 인식하고 있는데, 1990년 주요 선진국의 상품교역 비중은 30%도 기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통계치는 과거보다 현대에 와서 세계경제가 더 통합되었다는 직관에 반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직관이 잘못되었거나 통계치가 제대로 된 측정방식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핀스트라는 통계 측정방식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위의 통계치는 'GDP 대비 비중'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분모인 GDP가 세계경제 통합 정도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면 비중은 왜곡되어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핀스트라는 "위의 표 대다수가 선진국인데, 이들은 오늘날 제조업 상품교역보다는 서비스 부문에 더 많이 종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이 낮게 나타난다"[각주:17]고 설명합니다. 


선진국의 서비스업 발전으로 인한 제조업의 비중 축소(not 절대규모 축소)[각주:18]는 이전글에서 다른 경제학자도 논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상품교역의 절대규모가 증가했음에도 분모인 GDP가 다른 요인으로 더 크게 증가했다면, 상품교역 비중은 낮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생산과정의 분해가 교역증대를 만들어냈다 


  • 1890년~1990년, 국가별 상품 부가가치 대비 상품교역 비중 추이

  • 출처 : Feenstra(1998)


이 점을 고려하여 핀스트라는 상품부문과 서비스부문의 부가가치를 모두 포함하고 있는 GDP 대신 상품 부가가치만을 따로 떼어내어서 분모로 사용합니다. 위의 표는 1890년~1990년, 국가별 상품 부가가치 대비 상품교역 비중(ratio of Merchandise Trade to Merchandise Value-Added)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수치와는 확실히 다릅니다. GDP 대비 상품교역 비중은 30%도 채 기록하지 못했으나, 상품 부가가치 대비 상품교역 비중은 국가별로 최대 85.9%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1990년 미국 · 영국 · 독일 · 일본은 각각 35.8% · 62.8% · 57.8% · 18.9%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캐나다 · 프랑스 · 스웨덴의 경우 70년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이는 '운송비용 하락과 여러 국가의 무역자유화 정책이 세계화를 진행시켰다'는 우리의 직관이 타당함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핀스트라가 본 논문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생산과정의 분해로 인해 중간재 부품이 몇번씩이나 국경을 넘나들었고, 이는 더블카운팅을 유발하여 교역 통계치를 상향시켰다"[각주:19] 입니다. 


'소비를 목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교환'했던 전통적인 무역구조에서는 완성된 제조품이 한번 국경을 넘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출발지인 국가는 수출을 기록하고 도착지인 국가는 수입을 기록합니다. 수출입 규모를 늘리는 것은 얼마나 많은 상품을 판매하느냐 입니다.


반면, '글로벌 생산공유를 목적으로 중간재 부품을 교환'하는 오늘날 무역구조에서는 중간재 부품이 여러번 국경을 넘게됩니다


예를 들어, 미국이 스마트폰을 디자인하고 설계한 뒤 제작하려 합니다. 상품 생산과정을 살펴보면, 일본이 수출한 기초소재는 한국에 들어와 반도체공정에 쓰이고, 반도체에 첨가되어 중국으로 향한 후 스마트폰에 실려 미국으로 향합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의 디자인과 설계는 국경을 4번 넘게됩니다. 일본산 기초소재는 3번, 한국의 반도체는 2번, 중국의 스마트폰은 1번 넘습니다.


여기서 더 큰 문제는 스마트폰에 담겨져있는 미국의 디자인과 설계만을 따로 빼내어 기록할 수 없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각 생산단계별 부가가치를 디자인 및 설계(10) · 기초소재(30) · 반도체(60) · 스마트폰(100)이라고 합시다. 미국은 부가가치가 10인 디자인과 설계를 수출한 뒤 100인 스마트폰을 수입했기 때문에 총 수출입액수는 110이 됩니다. 만약 미국이 비교열위인 기초소재만을 수입한 뒤 국내에서 나머지 생산과정을 수행했다면, 수입 30만 기록됐을 겁니다. 혹은 온전히 중국이 만든 스마트폰만 수입했더라면 수입 100만 기록됐겠죠.


한국의 경우를 살펴보면, 생산과정 중간에 위치한 한국은 수입 30과 수출 60을 기록하게 됩니다. 또한 한국이 스마트폰을 수입했다면 수입 130과 수출 60으로 교역규모가 더 커집니다. 만약 미국으로부터 디자인 및 설계를 받고 일본으로부터 기초소재를 수입한 뒤에 국내에서 생산하여 소비했다면 수입 40만 기록됐을 겁니다. 


즉,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일수록 자연스레  총무역규모(gross trade)가 크게 측정되는 '더블카운팅'(double counting) 이슈가 발생합니다.  글로벌 밸류체인 · 글로벌 생산공유 등 생산과정을 분해하는 새로운 무역구조가 확산될수록 교역규모는 늘어나고 각 국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통합됩니다.


핀스트라가 "세계시장 통합증대는 생산과정의 분해와 함께 이루어졌다."(The rising integration of world markets has brought with it a disintegration of the production process) 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 미국기업은 상품 가공활동을 더 이상 미국 내에서 하지 않는다 


  • 1925년-1995년, 미국 수출입 중 품목별 비중

  • 출처 : Feenstra(1998)


핀스트라는 미국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근거로 '미국 수출입 중 품목별 비중'을 제시합니다. 위의 표는 1925년-1995년 미국 수출입 중 음식료 · 산업용 원자재(Industrail supplies and materials) · 자본재(Capital goods) · 소비재 · 차량 및 부품 등의 비중 변화를 보여줍니다.


과거 미국 수입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 품목은 산업용 원자재 였습니다. 1925년 68.2% · 1950년 62.4% · 1965년 53.3%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자본재 비중은 1965년까지 10%가 되지 않았습니다. 이를 보면, 과거 미국은 비교열위 품목인 원자재를 수입하여 국내에서 제조상품을 생산하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1980년대 들어서부터 수입품목의 변화가 나타납니다. 산업용 원자재의 비중이 1980년 31.3% · 1995년 18.2%로 급락한 반면, 자본재의 비중은 1980년 19.0% · 1995년 33.6%로 급증합니다. 그리고 완성품인 소비재의 비중도 1980년 21.5% · 1995년 24.3%로 증가합니다.


핀스트라는 수입품목 중 자본재와 완성품인 소비재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을 근거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은 공정과정이 상당히 진행되어있다. 이는 미국기업이 공정활동을 자국에서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각주:20]라고 주장합니다. 


이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미국이 맡은 역할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이고, 상품 제조는 개발도상국인 중국 등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것이 통계치에 그대로 담겨져 있습니다.


핀스트라는 "외국에서 이루어진 제조업 혹은 서비스 활동이 자국에서의 활동과 결합하고 있다. 기업은 생산과정 아웃소싱을 늘리는 것이 이윤이 남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이제 생산은 국내혹은 외국에서 이루어진다. 이는 미국 제조업이 건설해온 수직통합적 생산방식(the vertically-integrated mode of production) 일명 포디즘이 몰락함을 보여주고 있다"[각주:21] 라고 말하며, 세계경제 변화가 가지는 의미를 설명합니다.




※ 미국의 수직통합적 생산방식 몰락, 그러나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 증가


  • 위 : 왼쪽부터, 데이비드 후멜스(David Hummels) · 준 이시히(Jun Ishii) · 케이-무 이(Kei-Mu Yi)

  • 아래 : 이들의 2001년 논문 <세계무역 속 수직적 특화의 본질과 성장>(<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


로버트 C. 핀스트라의 주장대로 1990년대 들어 미국 내 수직통합적 생산방식은 해체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제 미국 내에서 행해지던 상품제조 활동은 전세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게 되었고, 그 결과 '세계적 차원의 수직적 특화 구조'(Vertical Specialization)가 만들어졌습니다. 

경제학자 데이비드 후멜스(David Hummels) · 준 이시히(Jun Ishii) · 케이-무 이(Kei-Mu Yi) 3명은 2001년 논문 <세계무역 속 수직적 특화의 본질과 성장>(<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을 통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를 측정할 수 있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핀스트라의 1998년 논문은 "세계경제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었지만 이와 함께 연구자들이 넘어야 할 과제도 보여주었습니다. 바로, "개별 국가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정도를 어떻게 측정해야 하나?" 입니다. 

글로벌 생산과정 분해는 중간재 부품이 여러번 국경을 넘는 상황을 만들었고, 더블카운팅 때문에 기존의 측정방식인 총수출 및 총수입 (gross export & import)이 과대평가 되는 문제를 시정해야 했습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국가일수록 자연스레 총무역규모가 커지니, 그냥 총무역규모로 판단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 국가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여 통계치가 큰 건지 아니면 그냥 최종재 거래를 많이하여서 그런 것인지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글로벌 밸류체인 참여 정도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로벌 밸류체인 다르게 말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 구조가 무엇인지 정의해야 하며, 전통적 무역과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알아야 합니다. 

과거와 오늘날 무역이 어떻게 다른지 앞서 계속 살펴봐왔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 수직적 특화란 무엇인가

● 전통적 무역 (Traditional Trade)

일반적으로 최종재 상품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① 원자재를 이용해 중간재 생산 → ② 중간재와 노동 · 자본 등 생산요소를 이용하여 최종재 상품 제조  ③ 완성된 최종재를 국내에 판매하거나 수출 하는 단계를 거칩니다. 

전통적인 무역 구조 하에서는 첫째, 자국 내에서 원자재 채굴 → 중간재 생산 → 최종재 생산 → 국내 판매 혹은 수출. 둘째, 원자재 혹은 중간재 수입 → 최종재 생산 → 국내 판매만 이루어졌습니다. 

상품이 국경을 넘는 경우는 온전히 국내에서 생산과정을 거친 최종재가 수출되거나 아니면 국내 생산 및 소비를 위해 원자재 및 중간재가 수입될 때만 발생하였습니다. 따라서 전통적인 무역 구조에서 국경을 넘는 경우는 최대 1번 이었습니다.

● 수직적 특화 (Vertical Specialization)

a. 상품이 2단계 이상의 연속 단계를 통해 생산된다[각주:22]

b. 상품 생산과정에서 2개 이상의 국가가 부가가치를 제공한다[각주:23] 

c. 상품 생산과정에서 최소한 1개의 국가가 수입 중간재를 반드시 사용해야하며, 이렇게 만들어진 산출물은 반드시 수출되어야 한다[각주:24]

3인방이 정의한 수직적 특화 구조는 위의 세 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시켜야 합니다. 

전통적 무역은 a와 b는 해당되지만, c를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자국에서 만든 중간재를 이용하여 만든 최종재를 수출하거나, 수입 중간재를 이용해 만든 최종재를 국내에서 소비하기 때문입니다. 

수직적 특화는 '원자재 혹은 중간재 수입 → 국내에서 최종재 생산 → 다시 외국으로 수출하는 생산과정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수직적 특화에서 중간재 혹은 최종재는 최소 2번이나 국경을 넘게 됩니다.

수직적 특화 구조를 좀 더 이해하기 쉽도록 아래 그림을 살펴봅시다.

  • 수직적 특화 개념도
  • 출처 : Hummels, Ishii, Yi (2001)

위의 그림에서 수직적 특화는 국가 1로부터 중간재를 수입(A)한 뒤, 국가 2가 최종재를 만들고 이를 국가 3으로 수출(E)하는 A → E 경로를 의미합니다. 수입 중간재를 이용하여 국내 소비자에게 판매하거나(A → D), 국내 중간재로 만든 최종재를 수출(B&C → E)하는 경우는 수직적 특화가 아닙니다.


▶ 수직적 특화에 참여하는 방식 및 정도


따라서, 개별 국가들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에 참여하는 방식은 2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수입 중간재를 이용하여 국내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외국으로 수출. 위의 그림에서는 국가 2가 해당되며, 현실에서는 한국에서 반도체를 수입해서 스마트폰을 제조하고 이를 미국으로 수출하는 중국을 생각하면 됩니다.

둘째, 제3국으로 수출될 최종재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를 수출. 말이 좀 어려울 수 있지만, 위의 그림에서 국가 1과 현실 속 한국을 생각하면 됩니다. 한국은 제3국으로 수출될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중국으로 중간재 부품인 반도체를 수출합니다. 

3인방은 개별 국가가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정도를 이러한 2가지 방식으로 제시합니다.


VS는 수입 중간재를 이용하여 국내에서 최종재를 생산한 뒤 외국으로 수출하는 방식을 측정한 값이며, VSI는 제3국으로 수출될 최종재 생산에 투입되는 중간재를 수출하는 방식을 측정한 값입니다. 


  • 1972년-1990년, 미국 총수출 중 VS 방식 수출이 차지한 비중 추이
  • 동그라미가 있는 선은 석유품목을 제외한 것
  • 출처 : Hummels, Ishii, Yi (2001)

위의 그래프는 1972년-1990년 미국 총수출 중 VS 방식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VS Share)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이 세계경제 속 수직적 특화 구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1972년 VS 비중은 6%에 불과했지만 1990년 11%로 증가했습니다. 1990년대 들어서 미국기업의 아웃소싱이 더 활발히 진행된 점을 감안하면, 오늘날 값은 더 클겁니다.




※ 글로벌 밸류체인 교역에서 각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는 어느정도일까?


이렇게 경제학계 내에서 새로운 경제구조 및 교역방식을 이해하는 정도는 깊어져 갔습니다. 기존 수출입 데이터가 놓치고 있던 변화 양상을 포착해내었고,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방식도 개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학자들에게는 답해야 할 물음이 여전히 남아있었습니다. 바로, "글로벌 밸류체인 교역에서 각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는 어느정도일까?"(value-added) 입니다.


전통적인 무역 구조에서는 수출액은 대부분 국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를 반영하고 있었고 반대로 수입액은 외국에서 만들어진 부가가치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무역수지가 우리 재보의 준칙이다" 라고 말하는 중상주의가 유행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글로벌 밸류체인 무역 구조에서는 단순히 총수출 및 총수입 (gross exports & imports) 수치만 가지고 무역득실과 규모를 판단하면 심각한 오류가 발생합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국가일수록 몇번씩이나 국경을 오가는 중간재 부품으로 인해 더블카운팅 문제가 발생하여 총수출입 규모는 커지는데, 총수출입 통계치에서 자국과 외국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각각 어느정도 인지 판단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 총수출입 교역과 부가가치 교역 간 차이로 인해 왜곡되는 양자 무역수지


경제학자 리차드 발드윈(Richard Baldwin)하비에르 로페즈-곤잘레스(Javier Lopez-Gonzalez)는 2015년 논문 <공급망 무역 : 글로벌 패턴의 모습과 몇가지 검증할 수 있는 가설들>(<Supply-chain Trade: A Portrait of Global Patterns and Several Testable Hypotheses>)을 통해, 기존 측정치인 총수출입과 부가가치 교역이 다르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멕시코가 10달러짜리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는 경우를 생각해봅시다. 이 경우 멕시코는 무역흑자 10달러를 기록하고, 미국은 무역적자 10달러를 기록하게 됩니다. 그런데 멕시코가 생산한 자동차의 부가가치를 분해해보면, 전통적인 방식으로 양자 무역수지를 기록하는 게 문제(distortion of bilateral trade balance)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 글로벌 밸류체인 교역에서 국내외 부가가치를 분해

  • 출처 : Baldwin, Lopez-Gonzalez (2015)


멕시코가 만든 10달러짜리 자동차에는 외국에서 수입한 중간재 3달러 + 국내에서 만든 중간재 2.5달러 + 그리고 완성품이 창출한 순부가가치 4.5달러가 들어가 있습니다. (맨 왼쪽 그림)


여기에서 수입산 중간재 철강을 또 분해해보니, 여기에는 호주 부가가치 1달러 + 멕시코 부가가치 1달러 + 미국 부가가치 1달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 호주산 철광석과 멕시코산 기초소재를 이용하여 철강재를 만들고 다시 멕시코로 수출했음을 의미합니다. (가운데 그림의 윗부분)


또한, 멕시코가 만든 중간재 가죽 및 플라스틱을 분해해보니, 여기에는 멕시코 부가가치 2달러 + 미국 부가가치 0.5달러가 들어가 있습니다. 이는 미국에서 수입한 원재료로 멕시코가 가죽과 플라스틱을 만들었음을 의미합니다. (가운데 그림의 중간부분)


중간재 부가가치를 국가별로 재분류해보니, 외국에서 조달한 중간재 부가가치는 호주 철광석 1달러 + 미국 철강재 1달러 + 미국 가죽 및 플라스틱 원재료 0.5달러로 총 2.5달러 입니다. 멕시코 내에서 만들어진 중간재 부가가치는 3달러 입니다. (맨 오른쪽 그림)


처음에는 멕시코가 만든 10달러짜리 자동차에 외국에서 수입한 중간재 3달러 + 국내에서 만든 중간재 2.5달러가 들어가 있는 줄 알았는데, 좀 더 세부적으로 분해해보니 외국에서 수입한 중간재 2.5달러와 국내에서 만든 중간재 3달러가 있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밸류체인을 세부적으로 쪼갤수록 우리가 아는 수치와 값이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 왼쪽 : 명시적으로 관측되는 전통적인 무역 흐름

  • 오른쪽 : 숨겨져있는 부가가치 무역 흐름

  • 출처 : Baldwin, Lopez-Gonzalez (2015)


이제 전통적인 무역에 따른 수출입 규모와 부가가치 무역에 따른 수출입 규모를 비교해 봅시다.


멕시코가 10달러짜리 자동차를 미국으로 수출했으니, 전통적인 총수출입(gross exports & imports) 측정방식으로는 멕시코 무역흑자 10달러와 미국 무역적자 10달러가 기록됩니다. 


그런데 자동차에 들어간 중간재와 부품이 어디에서 왔는지 세부적으로 따져보니, 멕시코 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가 미국으로 수출된 액수는 7.5달러(멕시코산 중간재 3달러 + 자동차 완성품 순부가가치 4.5달러)에 불과합니다. 미국산 부품 1.5달러는 멕시코의 수출액과 미국의 수입액에서 제외되어야 마땅합니다. 그리고 호주산 철광석 1달러도 제외되어야하죠.


따라서, 부가가치 교역 기준으로 멕시코 무역흑자 7.5달러와 호주 무역흑자 1달러를 기록하고, 미국은 무역적자 8.5달러가 됩니다. 멕시코와 미국 간 양자 무역수지를 부가가치로 따진다면, 미국의 대멕시코 무역적자는 10달러에서 7.5달러로 줄어듭니다. 미국의 대멕시코 수입액(gross imports) 10달러 중 2.5달러는 미국 내에서 창출된 부가가치이며 1달러는 멕시코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한 겁니다.


▶ 총수출입 교역과 부가가치 교역 간 차이로 파악하는 글로벌 밸류체인 참여도


경제학자들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확산됨에 따라 기존의 총수출입 교역(gross trade)과 새롭게 주목해야 할 부가가치 교역(value-added trade) 간 괴리가 심해지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양자간 무역수지 왜곡 뿐 아니라 전세계 교역규모를 측정함에 있어서도 중간재 부품 교역의 더블카운팅이 야기하는 뻥튀기 발생하고 있었습니다.



글로벌 밸류체인을 통해 전세계 교역규모가 과대평가 되는 이유를 단순하게 나타내면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상품이 세 나라를 오가면서 전세계 교역규모는 210을 기록하지만, 실제 부가가치 교역규모는 110에 불과합니다. B국가는 A국가로부터 수입한 부가가치 100인 중간재에 10을 더했을 뿐인데, C국가로 완성품을 수출하면서 10이 아닌 110이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글로벌 밸류체인에 속해있는 국가들끼리 중간재 교역이 많이 오갈수록 더블카운팅은 누적되고 실제 부가가치 창출액에 비해 전세계 교역규모는 더더욱 커집니다.


그런데 생각을 달리하면 "기존의 총수출입 교역규모(gross trade)보다 새롭게 주목해야 할 부가가치 교역규모(value-added trade)가 작은 국가 및 산업일수록 글로벌 밸류체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경제학자 로버트 C. 존슨(Robert C. Johnson)과 길레르모 노구에라(Guillermo Noguera)는 2014년 논문 <부가가치 수출에 관한 5가지 사실과 거시경제 및 국제무역 연구에 미치는 함의>(<Five Facts about Value-Added Exports and Implications for Macroeconomics and Trade Research>)을 통해, 국가별 · 산업별 총수출입 교역 수치와 부가가치 교역 수치 간 괴리를 보여줍니다.


  • 2008년 전세계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

  • 출처 : Johnson(2014)


위의 그래프는 2008년 기준 전세계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를 보여줍니다. 서비스업 보다는 제조업이 글로벌 밸류체인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거라 직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제조업은 총수출 보다 부가가치 수출이 적게 나옵니다.  

  • 2008년 중국의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
  • 출처 : Johnson(2014)

위의 그래프는 2008년 중국의 산업별 총수출(Gross exports)과 부가가치 수출(Value-added exports)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 전자 및 광학장비(Electrical and Optical Equipment) 산업에서 괴리가 심한데, 이러한 모습은 중국 전자산업이 가공무역을 통해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고 있음을 또 다시 증명[각주:25]해주고 있습니다. 

▶ 글로벌 밸류체인 파악을 위한 전세계 경제학자들의 공헌


멕시코 자동차 수출에서도 잠깐 느끼셨을 수 있지만, 여러 국가를 오가는 상품의 부가가치를 국적별로 분해하는 건 매우 힘든 작업입니다.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와 교역방식을 올바로 측정하고자 했던 경제학자들의 수고가 없었다면, 우리는 지금도 정확한 수치와 현황을 알지 못했을 겁니다.


  • 부가가치 교역을 측정하는 데이터베이스와 관련 연구들

  • 출처 : Johnson (2014)


2000년대 들어서 전세계 경제학자들은 부가가치를 분해할 수 있는 글로벌 단위의 산업연관표(Global Input-Output Table)을 보완하거나 새로 만들기 시작하였고, 오늘날 WTO-OECD TiVA Database · World Input-Output Database 등이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관련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경제학자로는  로버트 C. 존슨(Robert C. Johnson) · 길레르모 노구에라(Guillermo Noguera) ·  로버트 쿠프먼(Robert Koopman) · 찌 왕(Zhi Wang) · 샹-진 웨이(Shang-Jin Wei) · 마르첼 P. 티머(Marcel P. Timmer) · 리차드 발드윈(Richard Baldwin)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각주:26]




※ 글로벌 밸류체인 확산이 거시경제 · 국제무역 · 고용에 미친 영향


'글로벌 밸류체인'(GVC)으로 대표되는 새로운 세계 경제 및 무역 구조는 거시경제 · 국제무역 · 고용 등에 과거와는 다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보도록 합시다.


▶ 왜곡된 양자 무역수지, 글로벌 무역시스템을 불안정하게 하다


미국은 2017년 기준 중국으로부터 약 6,000억 달러를 수입하고 중국으로 약 2,000억 달러를 수출하기 때문에, 4,000억 달러 수준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러한 대규모 무역수지 적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판하는 근거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총수출입으로 측정한 무역수지 균형(gross balance)을 근거로 무역상대방을 비난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그 이유는 1980년대 마틴 펠드스타인이 말했던 '저축과 투자의 균형'[각주:27]과는 다른 것에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멕시코의 사례에서 나타나듯이, 부가가치 교역으로 측정한 균형(value-added balance)으로는 무역적자 규모가 더 적게 측정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미국의 대중국 및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균형을 기존의 총무역글로벌 밸류체인에 부합하는 부가가치를 이용해 나타내었다

  • 부가가치로 측정했을 때,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줄어들고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확대된다

  • 출처 : Johnson(2014)


위의 그래프는 미국의 대중국 및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균형을 기존의 총무역(gross balance)과 글로벌 밸류체인에 부합하는 부가가치(value-added balance)를 이용해 나타낸 것입니다. 


2009년 기준 미국의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는 총무역 측정치 2,000억 달러 수준에서 부가가치 측정치 1,500억 달러 수준으로 무려 20%나 줄어듭니다. 반면, 대일본/대한국 무역수지 적자는 250억 달러에서 500억 달러 수준으로 확대됩니다. 


이러한 결과는 이번글에서 누차 설명해왔던 일본 → 한국 → 중국 → 미국의 글로벌 공급망을 생각하면 너무나도 당연한 겁니다.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품목 안에는 한국과 일본이 창출한 부가가치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가가치 기준으로도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큰 거 아니냐" 라고 따진다면 할 말은 없지만, 경제학자들이 우려하는 점은 "상황을 왜곡하는 기존의 무역수지 균형 데이터가 양국 간 교역관계를 훼손시킬 수 있다"는 점입니다. 


2009년-2013년 4년동안 WTO 사무총장을 역임했던 파스칼 라미(Pascal Lamy)는 2011년 1월 <파이낸셜 타임즈>에 기고한 칼럼[각주:28]을 통해 이 점을 지적합니다. 


파스칼 라미 총장은 "미국이 중국으로부터 수입한 아이폰 액수는 매년 19억 달러이고 이것이 무역적자에 기여한다. 그러나 만약 부가가치 기준으로 측정한다면 규모는 0.73억 달러에 불과하다"고 말합니다. 따라서, "현재 총무역액(gross value)로 측정되고 있는 국제무역 데이터는 상황을 잘못 전달할 수 있으며, 이미 보호주의 압력이 거센 상황에서 미중 양자관게가 더 악화될 있다(A distorted trade picture can inflame bilateral relations)"고 지적합니다. 


▶ 미국기업의 아웃소싱이 미국 내 임금불균등을 심화시킨다. 그런데...


아까 살펴본 로버트 C. 핀스트라의 연구를 오랜만에(?) 다시 떠올려 봅시다. 


핀스트라는 미국 수입 중 자본재 품목 비중이 증가했다는 것을 근거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상품은 공정과정이 상당히 진행되어있다. 이는 미국기업이 공정활동을 자국에서 하지 않음을 보여준다" 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미국이 맡은 역할은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관련 직무이고, 상품 제조는 개발도상국인 중국 등에서 맡고 있습니다.


이때, 핀스트라가 논문을 통해서 말하고자 했던 궁극적인 주제는 '기업들의 아웃소싱이 미국 내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 이었습니다. 제조업 직무는 비숙련 근로자가 주로 종사해왔으며, 디자인 · 설계 · 연구개발 · 마케팅 · 판매 등 서비스 직무는 상대적으로 숙련 근로자가 일하는 분야입니다. 


따라서, 미국에서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지고 서비스 일자리가 늘어나는 변화는 '숙련 근로자와 비숙련 근로자 간의 임금불균등을 확대시키도록 작용'(wage inequality ↑)하게 됩니다. 


여기서 깊게 생각해봐야 하는 것은 '기업의 아웃소싱으로 인해 임금불균등이 확대될 때, 근본원인을 기술발전에서 찾아야 하느냐 무역에서 찾아야 하느냐'(technology vs. trade) 입니다. 기업의 아웃소싱 그 자체는 국제무역의 영향 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밸류체인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던 건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 덕분입니다. 


1990년대-2000년대 경제학자들은 임금불균등의 원인이 기술변화에 있느냐 무역에 있느냐를 두고 첨예하게 논쟁[각주:29]했습니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보호무역 정책이 실시될 가능성을 염려하며 애써 무역이 고용에 미치는 악영향을 외면해 왔습니다. 


이때 핀스트라는 아웃소싱을 통해 국제무역이 고용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또한 아웃소싱 증대는 통신기술의 발전 덕분이라는 점을 말했습니다. 그는 "수입경쟁 부문의 고용 및 임금 변화를 설명할 때, 아웃소싱을 통한 무역과 ICT 발전을 통한 기술은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적이다"[각주:30] 라고 말하며 논의의 폭을 넓히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미국 제조업 고용 감소 현상에 대해서는 다른글에서 더 깊게 살펴보도록 합시다.




※ '기술발전'이 만들어낸 글로벌 밸류체인, 왜 '동아시아'에 집중되었을까?


로버트 C. 핀스트라의 설명처럼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이 없었다면 여러 국가가 생산에 참여하는 '글로벌 생산공유'(global production sharing) · '글로벌 공급망'(global supply chain) · '글로벌 가치사슬'(global value chain) 등은 불가능 했을 겁니다.


달라진 세계경제 속에서 우리는 '한국 · 미국 · 중국이 함께 만든 아이폰'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글로벌 밸류체인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오늘날 아이폰은 없거나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하고 있을 겁니다.   


  • 2000년과 2017년, Simple GVC 교역 네트워크 및 Complex GVC 교역 네트워크

  • 17년 사이 중국과 한국 ·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 출처 : WTO. 2019. Global Value Chain Development Report Ch.01 Recent patterns of global production and GVC participation


그런데... 왜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선진국끼리 글로벌 밸류체인을 형성하지 않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그 중에서도 동아시아 내에서 글로벌 밸류체인이 발전한 것일까요? 막연히 '13억에 달하는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을 이유로 들기에는 무언가 다른 요인도 작용했을 것 같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제 다음글을 통해, 정보통신기술이 어떻게 글로벌 밸류체인을 형성하도록 도왔는지 그리고 왜 선진국의 제조업이 동아시아로 이동한 이유를 신경제지리학신성장이론을 이용해 살펴보도록 합시다.


  1.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https://joohyeon.com/283 [본문으로]
  2. 외국인 직접투자 유입액은 개방정책을 시작한 1979년 8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1992년 110억 달러 · 2002년 527억 달러 · 2018년 1,390억 달러로 급격히 증가하였다. 참고 :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https://joohyeon.com/283 [본문으로]
  3. 이 주제에 관한 연구는 수없이 많지만... 최근(?)에 가까운 연구 하나를 링크. Feenstra et al. 2018. How Did China's WTO Entry Affect U.S. Prices? [본문으로]
  4. Apple iPhones Get Tariff Reprieve, But Other Tech Gear Still Hit. 2019.08.14 [본문으로]
  5. Apple CEO warns Trump about China tariffs, Samsung competition. 2019.08.19 [본문으로]
  6. Dear Minister Sekō and Minister Yoo: Our trade associations represent leading companies in the global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and broader manufacturing industries that generate trillions of dollars in revenue annually and fuel economic growth and innovation around the world. We write to express our concern regarding recently announced export restrictions on certa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materials, and request efforts for swift resolution of this issue to reduce harm to the global economy due to regulatory uncertainty, potential supply chain disruptions, and delays in shipments that may result from this ongoing disput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rely on 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 and justin-time inventory to efficiently source components, chemicals, materials, and technology that has led to substantial innovation and growth. Japan and South Korea are important players in these global value chains. Non-transparent and unilateral changes in export control policies can cause supply chain disruptions, delays in shipments, and ultimately long-term harm to the companies that operate within and beyond your borders and the workers they employ. We therefore urge both countries to expeditiously seek resolution of this issue and refrain from actions that could escalate the situation further in order to avoid potentially long-term damage to th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More broadly, we also urge all countries to rely on multilateral approaches to ensure that changes to export control policies are based on national security concerns and implemented in a transparent, objective, and predictable manner. Thank you for your consideration of this matter. Signed, Computing Technology Industry Association (CompTI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 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 (ITI) 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 (NAM) SEMI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SIA) [본문으로]
  7.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③]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https://joohyeon.com/266 [본문으로]
  8.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④] 교역조건의 중요성 - 무역을 하는 이유 · 무역의 이익 발생 https://joohyeon.com/267 [본문으로]
  9.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https://joohyeon.com/269 [본문으로]
  10.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11.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②] 데이비드 리카도, 곡물법 폐지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의 이점을 말하다 https://joohyeon.com/265 [본문으로]
  12.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⑦] '공격적 일방주의' 무역정책 -다자주의 세계무역시스템을 무시한채, 미국이 판단하고 미국이 해결한다 https://joohyeon.com/279 [본문으로]
  13.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②]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https://joohyeon.com/281 [본문으로]
  14. A noteworthy irony, given President Trump’s stated goal to bring jobs back to US shores, is that the administration has imposed new tariffs disproportionately on imported intermediate goods (Bown and Zhang 2019)— the very inputs that are necessary for US manufacturers to produce and sell their products competitively in the US and global markets. If the intent is to induce US manufacturers to ‘re-shore’ production to the US (or to dissuade US firms from moving final assembly/downstream production overseas), lower tariffs on imported intermediate goods would be in order. Higher tariffs on intermediate goods – together with increased uncertainty over the future of US tariff policy more generally– run the risk of inducing firms to shift their current production patterns away from the US and into ‘factory Asia’ or ‘factory Europe’. [본문으로]
  15. Emily J. Blanchard. 2019. Trade Wars in the GVC area [본문으로]
  16. Dear Minister Sekō and Minister Yoo: Our trade associations represent leading companies in the global information communications technology (ICT) and broader manufacturing industries that generate trillions of dollars in revenue annually and fuel economic growth and innovation around the world. We write to express our concern regarding recently announced export restrictions on certai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materials, and request efforts for swift resolution of this issue to reduce harm to the global economy due to regulatory uncertainty, potential supply chain disruptions, and delays in shipments that may result from this ongoing disput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rely on interwoven and complex global supply chains and justin-time inventory to efficiently source components, chemicals, materials, and technology that has led to substantial innovation and growth. Japan and South Korea are important players in these global value chains. Non-transparent and unilateral changes in export control policies can cause supply chain disruptions, delays in shipments, and ultimately long-term harm to the companies that operate within and beyond your borders and the workers they employ. We therefore urge both countries to expeditiously seek resolution of this issue and refrain from actions that could escalate the situation further in order to avoid potentially long-term damage to the global ICT and manufacturing industries. More broadly, we also urge all countries to rely on multilateral approaches to ensure that changes to export control policies are based on national security concerns and implemented in a transparent, objective, and predictable manner. Thank you for your consideration of this matter. Signed, Computing Technology Industry Association (CompTIA) Consumer Technology Association (CTA) Information Technology Industry Council (ITI) National Association of Manufacturers (NAM) SEMI Semiconductor Industry Association (SIA) [본문으로]
  17. But the figures in Table 1 do not tell the whole story. The comparisons there are for industrial countries, which have had increasing shares of their economies devoted to services rather than ‘‘merchandise’’ trade like manufacturing, mining and agriculture. (...) For all these reasons, the merchandise component of GDP is shrinking, so that merchandise trade relative to GDP is pulled down for this reason. [본문으로]
  18.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https://joohyeon.com/282 [본문으로]
  19. A final explanation, of particular relevance to this paper, is that the disintegration of production itself leads to more trade, as intermediate inputs cross borders several times during the manufacturing process. This leads to an upward bias in the ratios reported in Table 2, because while the denominator is value-added, the numerator is not, and will ‘‘double-count’’ trade in components and the finished product (for example, automobile parts and finished autos are both included in trade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anada). This is surely an important factor in the great surge in exports from the Asian newly-industrialized countries. [본문으로]
  20. The data presented in Table 3 indicate that products are being imported into the United States at increasingly advanced stages of processing, which suggests that U.S. firms may have been substituting away from these processing activities at home. [본문으로]
  21. The rising integration of world markets has brought with it a disintegration of the production process, in which manufacturing or services activities done abroad are combined with those performed at home. Companies are now finding it profitable to outsource increasing amounts of the production process, a process which can happen either domestically or abroad. This represents a breakdown in the vertically-integrated mode of production—the so-called ‘‘Fordist’’ production, exemplified by the automobile industry—on which American manufacturing was built. [본문으로]
  22. a good is produced in two or more sequential stages [본문으로]
  23. two or more countries provide value-added during the production of the good, [본문으로]
  24. at least one country must use imported inputs in its stage of the production process, and some of the resulting output must be exported. [본문으로]
  25.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https://joohyeon.com/283 [본문으로]
  26. Baldwin, Richard, and Javier Lopez-Gonzalez. “Supply-Chain Trade: A Portrait of Global Patterns and Several Testable Hypotheses.” NBER Working Paper 18957.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Washington, DC, 2013 ////////// Hummels, David, Jun Ishii, and Kei-Mu Yi. “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2001, 54:75–96. ////////// Hummels D, Ishii J, Yi K M. The Nature and Growth of Vertical Specialization in World Trade.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2001, 54(1): 75-96. ////////// Johnson R C, Noguera G. Accounting for Intermediates: Production Sharing and Trade in Value Added. Journal of International Economics, 2012, 86(2): 224-236. ////////// Koopman R B, Wang Z, Wei S J. Estimating Domestic Content in Exports When Processing Trade is Pervasive. Journal of Development Economics, 2012, 99(1): 178-189. ////////// Koopman R B, Wang Z, Wei S J. Tracing Value-Added and Double Counting in Gross Exports. The American Economic Review, 2014, 104(2): 459-494. ////////// Leontief, W. “Quantitative Input and Output Relations in the Economic System of the United States.” Review of Economics and Statistics 1936, 18: 105–125. ////////// Miller, R. E., and P. D. Blair. Input–output Analysis: Foundations and Extension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9 ////////// Miller R E, Temurshoev U, Output Upstreamness and Input Downstreamness of Industries/Countries in World Production. International Regional Science Review, November 5, 2015 0160017615608095 ////////// Timmer, M., A. A. Erumban, J. Francois, A. Genty, R. Gouma, B. Los, F. Neuwahl, O. Pindyuk, J. Poeschl, J.M. Rueda-Cantuche, R. Stehrer, G. Streicher, U. Temurshoev, A. Villanueva, G.J. de Vries. “The World Input-Output Database (WIOD): Contents, Sources and Methods.” 2012. WIOD Background document available at www.wiod.org. ////////// Timmer, M. P., Los, B., Stehrer, R. and de Vries, G. J. (2016), "An Anatomy of the Global Trade Slowdown based on the WIOD 2016 Release", GGDC research memorandum number 162. ////////// Wang Z, Wei S J, Zhu K. Quantifying International Production Sharing at the Bilateral and Sector Level. NBER Working Paper Series, 2013. [본문으로]
  27.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②] 마틴 펠드스타인, "무역수지 적자의 원인은 국가경쟁력 상실이 아니라 재정적자 증가이다" https://joohyeon.com/274 [본문으로]
  28. ‘Made in China’ tells us little about global trade. 2011.01.25 [본문으로]
  29.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https://joohyeon.com/282 [본문으로]
  30. In fact, the whole distinction between ‘‘trade’’ versus ‘‘technology’’ becomes suspect when we think of corporations shifting activities overseas. The increase in outsourcing activity during the 1980s was in part related to improvements in communication technology and the speed with which product quality and design can be monitored, which was in turn related to the use of computers. A good example of this is the ‘‘retailing revolution’’ that has occurred during the 1980s, as with the development of large-scale discount stores such as Walmart and Target in the United States. The ability of these stores to offer lower prices has depended on an extensive system of outsourcing to low-wage countries, with new inventory methods and rapid communication allowing for design changes that are frequently needed in apparel. This illustrates that trade (through outsourcing) and technology (through computerized communication and inventories) are complementary rather than competing explanations for the changes in employment and wages in the import-competitive sectors. [본문으로]
  1. 도희
    하와와.. 5편이 나온거시에요..
    국제무역에서 관세장벽을 세워봤자 가치사슬의 흐름만 방해하는 것이에요..
    지구적 관점에서 총 효용을 보면 관세따위 필요없는 것이에요..
    관세가 없는 세상에서는 회사는 이윤을 극대화 하기위한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에요.. 서비스업 종사자에게 약간 높은 급여를 지급하고 제조는 옮기는게 타당한 흐름인 거시에요..
    하지만 노동의 흐름이 세계화 되려면 아직 한참 남은 거시에요.. 디트로이트 공장의 노동자가 실직하고 중국 자동차 공장에 취직하기는 힘든 거시에요..
    민주주의는 민의를 대변하니.. 미국의 중상주의가 어리석어 보여도 어쩔수가 없는 거시에요..
    당장 내가 굶고있는 이유가 있어야 되니까요.. 그 분들에게는 다 중국 때문인 거시에요!! 코딩을 배워서 캘리포니아로 가라 자본주의의 노예야!
    결국 알파고님이 전 인류의 의식을 통합하고 승천하는 것밖에 답이 없는 것이에오!! 하와와!!
    • 지나가던자
      2019.09.24 16:35 [Edit/Del]
      ㅋㅋㅋㅋ댓글이 너무 찰지네요. 오늘도 글 잘읽었습니다. 다음편도 기대하겠습니다. 댓글도 잘 읽었습니다ㅎㅎ
  2. 동아시아 밸류체인에 대한 내용이라니 궁금해서 잠도 안오는 것이에요.
    어쩔수 없이 업무시간을 쪼개서(아무도 안볼때!) 찾아본 것이에요.
    동아시아의 GVC은 한 중 대만 일본 (베트남?) 미국이 맞물려 돌아가는 흐름인 것이에요.
    전방참여와 후방참여 비중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쨋든 동아시아 각국이 호혜적 관계인 것은 자명한 것이에요. 따라서 공동시장을 구성하거나 최소한 메가FTA로 경제적 관계를 발전 시키는 것이야말로 공리적인 흐름인 것이에요!!!
    이것을 위해서는 먼저 일본은 2차대전의 역사를 철판 도게자로 사과하고, 한중은 베트남 침략에 대해 사과하고, 미국은 달러를 찍어서 상품을 사주기나 하면 되는 것이에요. 모두가 행복해진다니 넘모 기쁜 것이에요.
    하지만 휴먼은 어쩔수 없는 것이에요...한 백년정도 걸릴까요? 어서 알파고님이 오셔야 할 텐데...
  3. ㅇㅇ
    안녕하세요 주인장님. 다름이 아니라, 유럽 경제 위기 시리즈(유로존의 근본적 결함)를 네이버 블로그에 퍼가고 싶은데, 혹시 가능한 지 허락을 여쭙고 싶습니다.
    • 2019.10.02 13:38 신고 [Edit/Del]
      안녕하세요.
      그냥 개인적으로 보는 거면 괜찮습니다만, 공개적으로 다른 사람도 볼 수 있는거면 좀 그렇더군요.

      왜냐하면.. 어떤 네이버 블로그에서 제가 쓴 솔로우모형 글을 퍼간 뒤에, 댓글로 마치 자기가 쓴 거처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달더군요... 쩝...
    • ㅇㅇ
      2019.10.02 15:50 [Edit/Del]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그 사람이 언제 퍼갔는지는 모르겠지만, 요즘에는 링크를 첨부하면 그 밑에 박스까지 뜨면서 썸네일에 사이트 주소까지 떠서 그런 행위는 하기 어려울 줄 알았는데 의외네요..

      출처는 반드시 밝히는 것은 당연하고, 필요하시다면 제 블로그 주소까지 알려드리겠습니다. 혹시 안될까요?
    • 2019.10.02 17:26 신고 [Edit/Del]
      네 알겠습니다.
      별 볼일 없는 글..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4. Mr.Copper
    소재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학교 후배인데, 아무래도 전방산업들이 역으로 소속회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다가 이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잘 정리된 글 정말 잘 읽고 갑니다
  5. 나는고자다
    GVC는 선진국의 필요에 의해 생겨난 것이라고 생각함. 주류경제학은 GVC를 그저 윈윈라고만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않음. 동남아에서는 제 2의 중국이 탄생하지 못함. M&A가 유행하고나서는 개도국 기업이 성장하면, 더 큰 자금을 가진 선진국 기업이 해당 기업을 인수합병함으로서 개도국을 경제 식민지화 시킴. 삼성이 베트남 전체 수출에서 30~40퍼센트를 차지한다는데, 이게 한국 경제인지, 베트남 경제인지 구분하기가 모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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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③]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2010년대 이전의 생각...

Posted at 2019. 8. 24. 21:41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 과거 개발도상국이 비난했던 자유무역, 오늘날 선진국이 두려워하다


국제무역 보다 정확히 말해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이 자국 제조업에 미치는 영향'은 고전적인 논쟁 주제[각주:1]입니다


▶ 개발도상국 - "자유무역 및 비교우위론은 이미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진 국가에만 유리한 이론 아니냐"


제조업은 산업화의 상징이며 저숙련 근로자에게 비교적 안정적인 임금을 제공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들 특히 이제 막 경제발전을 시작하려는 개발도상국들은 자국의 제조업을 보호 · 육성 · 발전 시키려 했습니다. 이때 가장 큰 걸림돌은 '성숙한 외국 제조업과의 경쟁' 입니다. "자국 제조업 수준이 걸음마 단계인 상황에서 시장을 개방하면 외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생각[각주:2]은 자연스런 우려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애덤 스미스의 자유무역사상[각주:3]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각주:4]이 나온 이래로, 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이 자국의 비교열위 산업인 제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걱정했습니다. 특히나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은 토지의 수확체감성에서 벗어나 산업자본가의 이윤을 높이려는 19세기 영국의 경제상황[각주:5] 속에서 등장한 이론이었습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개발도상국들은 "자유무역 및 비교우위론은 이미 제조업에 비교우위를 가진 국가에만 유리한 이론 아니냐!"고 인식했습니다. 


개발도상국들 중 일부[각주:6]는 수입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여 자국의 제조업을 보호하려 하였고, 또 다른 일부[각주:7]는 아예 교역량을 줄이는 수입대체 산업화를 선택했습니다. 대외지향적 무역체제에 힘입어 경제발전에 성공한 대한민국[각주:8] 조차도 기존의 비교우위에서 벗어나 제철소건설 등 중화학공업을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꾸준히 했습니다. 


▶ 현대 경제학자 - "제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한 정부지원이 정당화 되려면 특수한 조건이 필요하다"


개발도상국의 이러한 움직임에 대항하여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자유무역사상과 비교우위론을 정교화[각주:9] 하였습니다.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개발도상국을 향해 던진 물음은 "당장의 경쟁에서는 밀리더라도 미래에는 승산이 있다는 걸 아는 사업가라면, 정부의 인위적인 보호조치가 없더라도 자연스레 제조업에 뛰어들지 않겠느냐" 입니다. 현재는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지만 미래에는 외국보다 낮은 가격에 상품을 제조할 수 있다고 믿는 사업가라면, 현재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기꺼이 제조업 분야에 투자를 했을 겁니다. 


미래를 내다본 사업가에 의해 국가경제의 생산성 · 부존자원 등이 시간이 흐른 후 바뀐다면, 비교우위도 자연스레 변화하는 '동태적 비교우위'(dynamic comparative advantage) 양상을 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 및 유치산업 보호는 굳이 필요가 없습니다.


따라서, 현대 주류 경제학자들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정부지원이 정당화 되기 위해서는 특수한 조건이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이때 특수한 조건이란 '기술적 외부성'(technological externality)과 '금융시장 불완전성'(capital market imperfection) 입니다. 


더 나은 생산 방식을 발견하기 위해 비용을 투자하는 사업가가 직면하는 문제는 잠재적인 경쟁자가 정보를 거리낌없이 쓸 가능성, 즉 기술적 외부성 이며, 이로인해 개별 사업가가 지식 획득을 위한 투자를 꺼리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기업은 기술개발 및 기반시설 건설을 위해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 받아야 하는데, 금융시장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자금조달이 어려워집니다[각주:10].


경제학자들은 이와 같이 특수한 조건이 존재한다면 정부의 제조업 지원이 정당화 될 수 있으며, 단 이때 지원의 형태는 무차별적인 보호 관세가 아니라 직접적인 보조금 이라고 강조합니다. 다르게 말해, 제조업 육성을 위한 보호무역정책을 구사할 생각보다는 '외부성 및 불완전성 등 구체적인 시장실패를 직접 해결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합니다.


▶ 과거 개발도상국이 직면했던 문제는 '경제발전'(Economic Development)

: 제조업과 산업화를 위한 경제발전 전략으로서 자유무역과 비교우위가 타당한가


이처럼 국제무역과 제조업에 관한 논쟁은 경제발전을 추구했던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벌어져왔습니다. 


개발도상국은 "제조업과 산업화를 위한 경제발전 전략으로서 자유무역과 비교우위론이 타당한가?"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이러한 물음에 경제학자들은 제조업 육성을 위한 유치산업보호론을 인정하면서도 무조건적으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며 주의[각주:11]를 주었습니다. 그리고 폐쇄경제로 돌아선 중남미[각주:12]와 대외지향을 꾸준히 추진한 대한민국[각주:13] 간 대비되는 성과는 자유무역을 향해 나아가야 할 필요성을 알려주었습니다. 


결과적으로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벌어진 국제무역논쟁은 자유무역사상과 비교우위론을 무너뜨린 것이 아니라 보다 정교화 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 1970~80년대 미국 - "외국과의 경쟁증대 때문에 미국 제조업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서...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선진국인 미국에서 자유무역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졌습니다.


본 블로그의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시리즈[각주:14]를 통해 알 수 있었듯이, 1970~80년대 미국인들은 '미국의 지위 하락과 경쟁력 상실'을 두려워 했습니다. 전세계 GDP 중 미국의 비중은 1968년 26.2%에 달했으나 점점 줄어들어 1982년 23.0%를 기록합니다. 또한 무역적자가 심화되면서 GDP 대비 무역적자 비중이 1980년 0.7%, 1985년 2.8%, 1987년 3.1%로 대폭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거시경제적 문제와 함께 다수의 미국 근로자와 기업들이 걱정했던 것은 바로 '제조업의 비중 축소와 일자리 감소' 였습니다. 2차대전 이후 폐허가 됐던 서유럽과 일본이 경제부흥에 성공하고 기술을 발전시키면서, 미국 제조기업들은 1970~80년대 들어 경쟁에서 밀려나기 시작했습니다. 신발 · 의류 · 섬유 등 저숙련 제조업 뿐 아니라 자동차 · 철강 등 중후장대 제조업도 외국기업에게 미국시장을 내주었습니다.



신발 · 의류 · 섬유 산업은 저숙련 근로자를 대규모로 고용하는 대표적인 제조업 중 하나이며, 경제발전 단계를 밟는 국가들이 크게 의존하는 업종입니다. 과거 미국 또한 마찬가지였는데, 1970년대 신발 · 의류 · 섬유 산업에 종사하는 미국 근로자 수는 약 300만명에 달했습니다. 


1970년대 들어서 후발산업국가들이 생산 및 수출 물량을 늘려나가자 선진국은 위협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윗 그래프에 나오듯이, 1960년-1988년 사이 미국인들의 신발 · 의류 · 섬유 품목 소비 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결국 선진국과 개도국들은 1974년 다자간섬유협정(MFA)을 체결하였고, 물량쿼터제를 통해 수출물량을 통제하였습니다. 1981년 부임한 레이건대통령은 대선캠페인 과정에서 다자간섬유협정을 갱신하겠다고 약속하였고, 개발도상국이 만든 섬유와 의복의 연간 수입증가율을 기존 6%에서 2%로 낮추었습니다.


그럼에도 신발 · 의류 · 섬유의 수입침투(import penetration)는 계속되었습니다. 쿼터할당량을 다 채운 외국 생산자들은 몇몇 공정을 쿼터가 남아있는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회피하였고, 공정변화를 통해 품목을 변경하여 규제를 벗어났습니다. 


미국의 신발 · 의류 · 섬유 산업은 펜실베니아 · 남부 · 남캐롤라니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었고, 이 지역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었습니다. 2000년 이들 산업의 근로자 수는 약 100만명으로 줄었고, 2019년 현재는 약 30만명에 불과합니다.


  • 1960~90년, 미국 차량등록대수 중 외국산 자동차 점유율 변화

  • 출처 : Douglas Irwin. 2017. 『Clashing over Commerce』 575쪽


자동차 산업도 1970년대부터 외국과의 경쟁증대에 영향을 받은 대표적인 산업 입니다. 


1960년대 미국시장 내 외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7%대로 안정적이었으며 주로 독일차가 차지했습니다. GM · 포드 ·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는 수익성이 높은 중대형 차량에 집중하였고, 외산차는 주로 소형차를 판매했습니다. 


그런데 1973년 오일쇼크가 발생하자 소비자들은 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찾기 시작했고 일본자동차 업계가 이 지점을 공략했습니다. 그 결과, 1975~80년 사이 외국산 자동차 점유율은 2배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1979년 2차 오일쇼크가 터지자 미국 자동차 업계의 경쟁력은 더욱 훼손되었습니다. 크라이슬러는 부도위기에 몰렸고, 러스트 벨트(Rust Belt) 지역의 실업률은 상승했습니다. 


결국 미국 자동차 노조는 수입제한과 일본기업이 미국 내에서 자동차를 생산하도록 요구했고, 레이건행정부는 일본으로부터 자발적 수출제한을 얻어냅니다.


  • 1950~90년, 철강 미국 내 소비 중 수입품이 차지하는 비중의 변화 

  • 출처 : Douglas Irwin. 2017. 『Clashing over Commerce』 538쪽


철강 또한 수입경쟁에 노출된 업종 중 하나입니다. 미국 내 소비 중 수입철강의 비중은 1979년 15%에서 1984년 26%로 상승했습니다. 


미국 철강업계는 외국에 대항하여 반덤핑규제와 상계관세 부과를 요구했으며, 그 타겟은 주로 유럽(EEC) 이었습니다. 레이건행정부는 자동차 산업에서처럼 자발적제한 협약을 외국과 맺으려 하였고, 전체 수입의 80%를 차지하는 15개국을 대상으로 물량쿼터제를 내용으로 하는 협약을 1985년 8월 체결하였습니다.


▶ 1990년대 미국 - "저숙련 · 저임금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으면 미국 제조업기반이 무너질 것이다"


1970~80년대 미국 제조업이 직면한 경쟁상대가 주로 서유럽과 일본이었다면, 1990년대 미국 제조업 근로자들에게 위기감을 안겨다준 상대방은 멕시코 였습니다. 


위의 표에 나오듯이, 1994년 당시 멕시코 자동차산업 근로자의 시간당 실질 인건비는 미국의 1/8에 불과했고, 미국 기업들은 멕시코로 공장을 이전할 유인이 충분했습니다. 이로 인해 "저숙련 · 저임금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NAFTA)을 맺으면 미국 제조업기반이 무너질 것이다" 라는 우려가 팽배했습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은 1992년 미국 대선의 주요 의제로 부각되었습니다. 민주당 소속 의원들과 지지자 그리고 노조는 NAFTA 체결을 격렬히 반대하였습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로스 페로(Ross Perot)는 제조업 일자리가 남쪽 멕시코로 대거 이동할 것이라며 NAFTA를 '남쪽으로 일자리를 빨아들이는 거대한 굉음'(giant sucking sound going south)'으로 칭했습니다. 양당제인 미국 정치구도에서 무소속 후보가 무려 18.9%나 득표[각주:15]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당시 미국인들이 NAFTA에 대해 가졌던 우려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민주당 소속 빌 클린턴은 대통령으로 선출되고 난 이후 당 내 반발에도 불구하고 NAFTA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단, 여러 우려를 반영하여 노동부문 부속협약(labor side agreement) 및 원산지 규정(rule of origin)을 협정에 새로 집어넣었습니다. 여기에는 멕시코의 저임금을 무분별하게 활용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근로자 권리 보호, 그리고 미국-멕시코-캐나다 역내에서 생산된 부품이 완성차 부가가치의 62.5%를 차지해야 한다는 역내가치비율(Regional Value Content) 조건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날 선진국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계층별로 상이한 영향을 주는 시장개방'(Income Distribution)

: 제조업 및 저임금 일자리를 감소시키는 자유무역의 충격을 어떻게 완화해야 하는가


  • 1966~2000년,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 추이 (단위 : 천 명)

  • 빨간선 이후 시기가 1980~90년대

  •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

  •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고용보고서 및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위의 그래프는 1966년~2000년 미국 내 제조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수 추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래프상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를 나타냅니다. 제조업 일자리는 경기변동 영향을 받기 때문에 불황기에 일자리가 줄었다가 회복기에 다시 늘어나는 패턴을 보입니다. 


하지만 1970년대까지는 경기회복기에 불황 이전 수준만큼 일자리가 늘어났으나, 1980년대 들어서는 제조업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적어진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79년 최대 1,950만명에 달했던 제조업 근로자는 1980-90년대 평균적으로 1,700만명대를 기록하며 10%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경기변동이 아닌 다른 요인이 작용했음을 알려주고 있으며, 많은 미국인들이 제조업 일자리 감소의 원인을 국제무역에서 찾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 미국 주요 산업지역

  • 자동차 산업의 러스트벨트(Rust Belt), 석탄 산업의 Coal Belt. 섬유 산업의 Textile Belt

  • 츨처 : Douglas Irwin. 2017. 『Clashing over Commerce』 596


이러한 제조업 위축은 사회 · 정치적 문제를 초래했습니다. 


제조업은 저숙련 근로자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주었기 때문에, 제조업의 위축은 임금불균등 증대(rise of wage inequality)로 연결될 위험이 존재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 석탄, 섬유 산업 등은 미국 내 특정 지역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상하원 지역구 국회의원들은 제조업 위축에 민감하게 반응했습니다.


따라서 1970~9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은 "계층별로 상이한 영향을 주는 자유무역으로 인해 제조업 고용 및 임금이 감소하고 그 결과 임금불균등이 확대되는 것 아닐까?"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경제발전기 개발도상국들이 던진 물음에 대해 현대 경제학자들은 정교화된 자유무역사상과 비교우위론을 답으로 내놓았습니다. 그렇다면 1970~9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이 던진 물음에 대해서 경제학자들은 어떤 답을 내놓았을까요? 




※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① 미국 제조업 비중 감소는 생산성향상과 수요변화 때문이다


경제학자들이 내놓은 답은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였습니다[각주:16]


앞서 내용을 통해, 신발 · 의류 · 섬유 등 저숙련 제조업 뿐 아니라 자동차 · 철강 등 중후장대 제조업도 외국기업에게 미국시장을 내준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고, 미국의 공장들은 당연히 저임금의 멕시코로 이전할텐데, 왜 경제학자들은 일반의 상식과는 다른 분석을 내놓은 것일까요? 


  • 경제학자 로버트 Z. 로런스 (Robert Z. Lawrence)

  • 1983년 발표 논문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일시적인 순환>


국제무역과 제조업의 관계에 대한 논의를 이끌고 있는 학자 중 한 명이 바로 로버트 Z. 로런스(Robert Lawrence) 입니다. 그는 198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이를 연구해오며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와 임금불균등 심화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983년 로버트 Z. 로런스는 잭슨홀미팅에서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일시적인 순환>(Changes in U.S. Industrial Structure: The Role of Global Forces, Secular Trends and Transitory Cycles> 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로런스는 논문을 통해, "1970년대 미국은 절대적인 탈산업화(absolute deindustrialization)를 경험하지 않았다. (...) 다시 성장이 재개되면 제조업의 일자리와 투자가 촉진될 것이고, 자동적으로 재산업화(reindustrialization)가 발생할 것이다. (...) 대외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 미국 산업 및 무역 정책이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는 없다"[각주:17] 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제 로런스의 주장을 좀 더 면밀히 살펴보도록 합시다.


▶ 미국 탈산업화 - 절대적 생산 감소와 상대적 비중 감소를 구분해야 한다


탈산업화(혹은 탈공업화, deindustrialization)란 광업 · 제조업 · 건설업 등 2차산업 활동이 위축되는 현상을 뜻합니다. 1970-8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은 신발 · 의류 · 섬유 · 자동차 · 철강 등의 위축을 보며 "미국의 경쟁력 감소로 인해 탈산업화가 발생했다"고 느꼈습니다.


이에 대해 로버트 Z. 로런스는 우선 탈산업화 현상이 무엇인지 정교하게 정의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제조업 생산량의 절대적 감소(absolute decline in the volume of output)를 의미하는가 아니면 제조업 생산량 증가율의 상대적 감소(relative decline in the growth of outputs)를 의미하는가?[각주:18]" 


어떤 산업이든 생산량이 절대적으로 감소한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큰 문제입니다. 현대 자본주의에서 경제성장은 생산의 증가[각주:19]를 뜻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절대적인 생산량은 증가하고 있으나 다른 산업의 빠른 생산 증가율 때문에 '생산량의 상대적인 비중이 감소'하고 있다면, 이를 문제로 인식해야 하는지는 의견이 분분할 겁니다. 


  • 1966~97년, 미국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

  • 제조업 부가가치 비중은 1966년 26.1%, 1997년 16.1%로 추세적 하락을 경험하였다

  • 서비스업 부가가치 비중은 1966년 50.0%, 1997년 64.2%로 추세적 상승 하였다.

  • 출처 : 미 경제분석국(BEA)


로버트 Z. 로런스는 "미국 제조업의 경제활동인구, 자본스톡, 생산량을 살펴보니 1980년까지 절대적(absolute) 탈산업화를 경험하지 않았다"[각주:20]고 주장합니다. 미국 제조업 부가가치의 절대액수는 1965년 2,370억 달러에서 1980년 3,510억 달러로 증가했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옳습니다.


문제는 제조업 비중(share)의 감소에 있었습니다. 위의 그래프에 나오듯이, 전체 미국경제에서 제조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1966년 26.1%, 1980년 20.5%, 1990년 17.3%, 1997년 16.1%로 추세적으로 하락(secular decline)하고 있습니다. 


▶ 미국 제조업 비중 감소를 초래하는 영속적인 추세변화 - 생산성향상과 수요변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 감소이든 상대적 감소이든 상관없이, 외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미국 제조업 영향력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해 로런스는 "국제교역은 산업구조 변화의 유일한 원인도 아니며 중요한 원인도 아니다. 무역은 수요와 기술변화의 영향을 단지 강화할 뿐이다.[각주:21] (...) 제조업 고용비중의 감소는 제조업의 급격한 노동생산성 향상과 느린 수요 증가로 인한 예측가능한 결과이다."[각주:22]라고 말합니다.


제조업의 노동생산성 향상은 수요 요인과 결합하여 제조업 생산과 고용에 해를 끼칠 수 있습니다.


생산비용을 낮추는 제조업의 생산성 향상은 품질 개선과 가격 하락을 동반합니다. 이에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지출 중 제조업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적어집니다. 그리고 생활수준이 개선된 미국인들이 의료 · 여행 · 엔터테인먼트 등 서비스 지출을 늘림에 따라 상품지출 비중은 더 줄어듭니다.


이렇게 상품수요가 탄력적으로 늘어나지 않으면서, 생산성향상은 역설적으로 고용을 줄이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산업의 생산성향상은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만, 수요가 뒷받침되지 않을때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따라서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생산성 향상만 이루어진다면 더 적은 수의 근로자로 똑같은 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 향상은 제조업 일자리를 감소시킵니다.


로런스는 기술혁신의 결과물로 얻게되는 생산성 향상, 그리고 생활수준 향상 및 서비스 경제화가 야기하는 상품수요 감소 요인은 영속적인 추세(Secular Trends)라고 평가했습니다. 추세가 달라지면서 미국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이 차지하는 역할이 변하였고 이로 인해 제조업 생산 및 고용 비중이 감소한 것이지 국제무역은 주요 원인이 아니라는 논리 입니다. 


▶ 미국 국제경쟁력의 열등함? - 일시적 경기순환과 영속적인 비교우위 변화


  • 란선 : 주요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 지수 (1973=100)

  • 란선 : 미국 GDP 대비 무역수지 적자 비중 (축반전)

  • 1980년을 기점으로 달러가치가 상승하자, 시차를 두고 무역수지 적자가 심화


그렇다고해서 로런스가 국제무역이 단 하나의 영향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은 아닙니다. .


제2차 오일쇼크와 볼커 연준의장의 통화긴축 정책으로 인해 1980년대 초반 미국 달러가치는 급상승했고 무역적자는 심화되었습니다. 1980~82년 사이 미국 제조업 상품 수출 물량은 -17.5%를 기록했으며, 수입 물량은 +8.3% 였습니다. 로런스는 수출 감소로 인해 제조업 일자리가 약 50만개 줄어들었다고 평가했습니다.


여기서 로런스가 강조하는 것은 달러가치 상승이라는 일시적 순환요인(Transitory Cycles) 때문에 제조업 수출이 감소한 것이지 "미국의 국제경쟁력이 갑자기 훼손된 결과물이 아니다"[각주:23]는 점입니다. 따라서, 산업정책 및 무역정책으로 제조업을 보호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향후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또한, 미국은 저숙련 제조업 분야의 비교우위를 상실한 대신 하이테크 분야의 비교우위를 발전시켰다고 로런스는 평가합니다. 향후 하이테크 산업이 더 발전하게 되면 제조업 일자리 상실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일시적인 순환


이처럼 로버트 Z. 로런스가 1983년 논문  <미국 산업구조의 변화 : 글로벌 요인,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일시적인 순환>(Changes in U.S. Industrial Structure: The Role of Global Forces, Secular Trends and Transitory Cycles> 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제목 그대로 입니다.


미국 산업구조에서 제조업의 상대적 비중이 줄어들고 있지만, 이는 국제경쟁력 훼손 등 글로벌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 및 소비자 수요변화의 영속적인 추세 그리고 달러가치 상승의 일시적인 순환이 작용한 결과 입니다. 


따라서, 탈산업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비숙련) 제조업을 위한 보호무역정책과 산업정책을 구사하면 미국경제의 잠재성장을 훼손시킨다고 로런스는 경고합니다.




※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② 미국 임금불균등 증가는 숙련편향적 기술변화 때문이다


1980년대 로버트 로런스 등 몇몇 경제학자들이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국제무역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는 1990년대에도 계속 되었습니다. 1980년대 사람들이 제조업 비중 축소 및 일자리 감소에 주목했다면, 1990년대 관심주제는 임금불균등(wage inequality) 이었고 그 배후에 국제무역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미국의 1973년 시간당 실질소득은 8.55 달러였으나 1992년 7.43 달러로 하락하였습니다. 특히 숙련근로자의 상대소득이 크게 증가하며 임금불균등이 확대되었죠. 


임금증가율 정체와 불균등이 확대되던 시기, 국제경제관계도 변하고 있었습니다. 1950년대 미국의 1인당 생산량은 유럽의 2배, 일본의 6배 였으나 1990년대 차이가 많이 줄어드는 수렴(convergence)이 이루어졌고 임금격차도 좁혀졌습니다. 또한, 1970~90년 사이 미국의 GNP 대비 수출입은 12.7%에서 24.9%로 증가하였습니다.


그러므로 1990년대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이 임금불균등 증대 원인에 국제무역이 있다고 생각한 것은 자연스런 사고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부시행정부와 클린턴행정부는 저임금 국가인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NAFTA)을 체결하려 했으니, 국제무역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진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 헥셔-올린 모형, 미국 내 임금불균등 현상을 예측한듯 하다 


국제무역이론도 미국인들의 우려가 논리적으로 타당함을 뒷받침 해주었습니다. 바로, 헥셔-올린 무역모형(Heckscher-Ohlin Trade Model)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Stolper-Samuelson Theorem)[각주:24] 입니다.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에 따르면, '시장개방 이후 숙련노동 풍부국은 숙련노동집약적 상품가격이 올라가서 숙련노동자의 실질임금이 상승하고, 비숙련노동 풍부국은 비숙련노동집약적 상품가격이 올라가서 비숙련노동자의 실질소득이 상승' 합니다. 


쉽게 말해, 국제무역은 국가의 풍부한 생산요소에게 이익을 주며 희소한 생산요소에게 불이익을 줍니다. 자급자족 상황에서 풍부한 생산요소는 과다공급으로 인한 낮은 가격 때문에 저평가받다가, 세계시장에 진출하니 과다공급 해소로 가격이 올라 이익을 본다는 논리입니다. 반대로 자급자족 상황에서 희소한 생산요소는 과소공급 때문에 높게 평가받다가, 무역개방으로 외국의 생산요소가 들어오니 희소성의 이득을 박탈 당합니다.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를 미국과 개발도상국의 상황에 대입해봅시다. 


미국은 상대적으로 숙련근로자가 풍부하며, 멕시코 등 개발도상국은 비숙련근로자가 풍부합니다. 따라서, 양국간 교역확대는 미국 숙련근로자 임금과 개발도상국 비숙련근로자 임금을 상대적으로 증가시킵니다. 다시 말해, 헥셔-올린 모형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숙련-비숙련 근로자 간 임금불균등이 나타나고 개발도상국에서는 임금수렴이 나타납니다



  • 1955~90년, 생산근로자 대비 비생산근로자의 임금 비율
  • 출처 : Lawrence & Slaughter. 1993.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임금>


헥셔-올린 무역이론의 예측은 실제 미국의 모습과 동일하였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955년~90년 생산근로자 대비 비생산근로자의 임금 비율(ratio of nonproduction to production wages)을 보여줍니다. 여기서 생산근로자는 제조업 생산직, 비생산근로자는 관리·감독·사무직을 의미하며, 단순히 전자를 비숙련근로자 후자를 숙련근로자로 구분지을 수 있습니다.


1970년대에 숙련-비숙련 근로자 간 임금불균등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1980년대 들어 폭발적으로 확대되며 1990숙련 근로자의 상대임금은 비숙련 근로자 대비 1.65배를 기록합니다.


이제 더 이상 다른 요인을 가져올 필요도 없어 보입니다. 1980년대 미국에서 국제무역 때문에 임금불균등이 확대된 것은 자명해 보입니다.


그런데...


▶ 헥셔-올린 모형은 미국 내 임금불균등 심화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 로버트 Z. 로런스와 매튜 J. 슬로터의 1993년 보고서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인 임금: 거대한 굉음 혹은 작은 딸꾹질?>


정작 경제학자들의 생각은 이와 달랐습니다. 


앞서 봤던 로버트 Z. 로런스(Robert Z. Lawrence)는 매튜 J. 슬로터와 함께 1993년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제목은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인 임금: 거대한 굉음 혹은 작은 딸꾹질?>(International Trade and American Wages in the 1980s: Giant Sucking Sound or Small Hiccup?>[각주:25] 입니다.


우선 로런스와 슬로터는 헥셔-올린 무역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가 미국 내 현실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보았습니다.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가 숙련근로자의 상대임금 증가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숙련근로집약적 상품가격이 상승해야' 합니다. 단순히 임금불균등이 확대된 결과만을 보고 무역이론이 현실을 설명하구나 라고 단정지으면 안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서로 다른 국가들이 무역을 수행하는 이유는  '상품의 상대가격이 국내와 외국에서 다르기 때문'[각주:26] 입니다. 비교우위를 가진 상품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값싸게 생산되기 때문에, 수출을 통해 더 높은 값을 받고 외국에 판매합니다. 반대로 비교열위를 가진 상품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싸게 생산되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의 수입을 통해 더 싸게 (간접)생산합니다. 


그리고 무역을 하게 되면 자급자족 가격이 아닌 세계시장 가격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상품가격이 변합니다. 즉, 무역 개방 이전과 이후에 달라진 것은 ‘상품의 상대가격’ 입니다. 수입 상품은 자급자족에서 보다 무역 실시 이후 더 싸지고, 수출상품은 더 비싸집니다


따라서, “달라진 상품 상대가격이 생산요소의 실질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를 살펴봄으로써, 무역개방과 소득분배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무역이론이 헥셔-올린 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각주:27] 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숙련근로자의 상품가격이 상승하지 않은채 숙련근로자의 상대임금만 증가했다면, 이는 무역이 아닌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결과 입니다.


  • 왼쪽 : 1980년대 숙련근로 집약도(X축)에 따른 수입가격 변화율(Y축)

  • 오른쪽 : 1980년대 숙련근로 집약도(X축)에 따른 수출가격 변화율(Y축)


위의 그래프는 1980년대 숙련근로집약 정도에 따른 수출입 가격 변화를 보여줍니다. 숙련근로집약도가 높아지는 상품일수록 수입가격은 다소 하락하고 수출가격은 크게 하락하는 관계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를 근거로 로버트 Z. 로런스와 매튜 J. 슬로터는 1980년대 숙련근로집약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기는 커녕 하락했음을 지적합니다. 이들은 "데이터는 스톨퍼-새뮤얼슨 정리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 무역이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회귀분석을 할 필요조차 없다."[각주:28] 라고 말합니다.


▶ 미국 임금불균등 증가는 숙련편향적 기술변화로 인한 숙련노동 수요 증대 때문이다

 

  • 1955~90년, 생산근로자 대비 비생산근로자의 고용 비율

  • 출처 : Lawrence & Slaughter. 1993. <1980년대 국제무역과 미국임금>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요인 때문에 미국 숙련근로자의 상대임금이 올라간 것일까요? 로런스와 슬로터는 '노동 공급과 수요'라는 국내요인에서 찾았습니다. 


만약 비숙련근로자 노동공급이 숙련근로자 노동공급보다 많이 증가한다면, 비숙련근로자 임금은 하락하고 숙련근로자 임금은 상승합니다. 한 연구는 이민자 증가로 인해 비숙련근로자의 상대공급이 증가했음을 보였습니다.


로런스와 슬로터가 더 주목했던 것은 노동수요 측면(labor-demand story) 입니다. 


왜냐하면 숙련근로자들의 상대공급이 증가했음에도 숙련-비숙련 간 임금격차가 확대되었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1980년대 들어서 비생산근로자가 급증했음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1983년 미국 내 화이트칼라 직업은 전체 고용 중 67.2% 였으나 1990년 90%로 늘어납니다. 또한, 관리직무는 1983년 24%에서 1990년 45.7%로 증가합니다. 


이렇게 숙련근로자가 늘어났음에도 임금이 올랐다면 이는 숙련근로자들을 향한 노동수요 증대가 더 큰 역할을 했음을 의미합니다. 로런스와 슬로터는 "1980년대 미국 제조업 내 비생산근로자의 상대임금과 상대고용이 모두 상승하였다. 이러한 조합은 노동수요가 비생산근로자로 이동했음을 알려준다"[각주:29]고 주장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던질 수 있는 물음은 "왜 숙련근로자를 향한 노동수요가 증대되었나?" 입니다. 로런스와 슬로터는 "기술변화가 비생산 근로자를 사용하는 방향으로 편향되게 이루어졌다."[각주:30]고 대답합니다. 


당시 로런스와 슬로터 뿐만 아니라 많은 경제학자들이 기술변화로 인한 노동수요 변화에 주목하고 있었습니다[각주:31]. 버만, 바운드, 그릴리키스는 1993년 논문을 통해 "비생산근로자를 향한 수요변화는 기술변화 때문이다"고 주장하였고[각주:32], 앨런 크루거도 1993년 논문에서 "컴퓨터 사용이 확산됨에 따라 교육프리미엄이 증대되었다. 즉, 편향적인 기술변화가 발생했다"고 말하였습니다[각주:33]


경제학자들은 숙련근로자의 수요를 증대시키도록 일어난 기술변화를 '숙련편향적 기술진보'(Skill-Biased Technological Change, SBTC)라고 명명하였고, 1990년대부터 오늘날까지 경제학계 논의에서 중심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임금불균등 심화의 원인을 숙련편향적 기술진보에서 찾았으며,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컨센서스를 이루게 되었습니다.

 



※ 국제무역은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 폴 크루그먼, 국제무역과 임금 간 관계를 14년 만에 다시 생각하다



2000년대 들어서도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임금불균등 현상의 원인을 국제무역이 아닌 숙련편향적 기술변화로 꼽았습니다[각주:34]


1990년대 중반 이후 거시경제 상황 변화가 국제무역에서 관심을 멀어지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미국경제는 다시 호황을 기록하면서 국제경쟁력 상실을 둘러싼 우려가 사라졌습니다. 이와중에 1995년 이후 컴퓨터 · 인터넷을 이용한 정보통신산업(IT)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역시 임금불균등 원인은 기술변화에 있구나" 라는 확신은 더 강해졌습니다.


그런데 2008년 폴 크루그먼은 보고서 하나를 세상에 내놓습니다. 제목은 <무역과 임금, 다시 생각해보기>(<Trade and Wages, Reconsidered>) 입니다. 


폴 크루그먼은 1980년대 신무역이론(New Trade Theory)[각주:35]을 통해 국제무역이론의 흐름을 변화시킨 인물이었고, 당시 국제무역논쟁[각주:36]한복판[각주:37]에 있었습니다. 또한 폴 크루그먼은 앞서 살펴본 로버트 Z. 로런스와 함께 1994년 논문 <무역, 일자리, 그리고 임금>(<Trade, Jobs and Wages>)을 발간하면서 의견을 같이 했었습니다. 그는 1990년대 NAFTA를 둘러싼 사회적논쟁 속에서 "국제무역은 제조업 위축 및 저숙련 근로자 임금 둔화와 관계가 없다"를 주장했습니다.


그랬던 크루그먼이 국제무역과 임금의 관계를 다시 생각한 보고서를 14년 이후인 2008년에 내놓은 겁니다. 그의 생각에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요?


▶ 저임금 개발도상국, 특히 대중국 수입비중이 큰 폭으로 늘었다


  • 위 : 1989~2006년, 미국 GDP 대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한 제조업 상품 비중
  • 아래 : 개발도상국들의 세부 국가로 다시 분리해서 살펴봄. 중국 · 멕시코 · 기타 · 동아시아 4마리 호랑이(한국, 대만, 싱가포르, 홍콩)
  • 개발도상국 수입상품 비중이 꾸준히 늘어나며 2004년 이후로는 선진국 수입상품을 넘어섰다
  • 특히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이 급증하였다
  • 출처 : Krugman. 2008. <무역과 임금, 다시 생각해보기>

국제무역이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폴 크루그먼은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상품이 2배 가까이 늘어나자 스스로에게 물음을 던집니다. "1990년대 실증연구는 국제무역이 그다지 대단치 않은 영향만 주었음을 발견했었다. 극도로 낮은 임금을 가진 국가들로부터 수입이 급증했음을 고려할 때, 10년 동안 상황이 변했나?"[각주:38]

크루그먼은 단순히 '개발도상국'과의 교역이 확대된 것이 아니라 '극도로 낮은 임금을 가진 국가들'(very low wage countries)과의 교역량이 늘어왔음에 주목했습니다. 그 대상은 주로 '중국'(China) 이었습니다. 

1990년대 저임금 국가인 멕시코와의 NAFTA 체결도 큰 논란을 불러왔는데, 2000년대 초중반 중국의 임금수준은 멕시코 보다도 현저히 낮았습니다. 2005년 기준 중국 제조업 근로자의 시간당 임금은 미국의 3%에 불과했습니다. 미국의 15%에 불과한 멕시코도 저임금 국가 소리는 듣는 와중에 중국의 임금수준은 더 낮았던 겁니다. 게다가 중국은 수출량을 빠르게 늘려왔고, 미국과 중국 간 교역량은 크게 증가했습니다.

보통 저임금 개발도상국은 신발 · 의류 · 섬유 등 저숙련 노동집약상품에 특화하여 수출합니다. 따라서 비교우위에 입각한 무역을 하게되면, 미국 저숙련 노동집약산업은 비교열위가 되어 경쟁에서 밀리게 되고, 저숙련 근로자들은 임금이 하락하거나 일자리를 잃게 됩니다. 

그러므로 2000년대 중국과의 교역확대는 이전 시대와 달리 미국 내 임금불균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 그런데.. 대중국 수입상품이 저숙련 노동집약 상품이 아니라 정교한 상품?


  • 1989~2006년,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 중 제조업 상품 품목별 비중 증가율
  •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의외로(?) 컴퓨터 및 전자상품
  • 출처 : Krugman. 2008. <무역과 임금, 다시 생각해보기>

그런데 막상 데이터를 보니 많은 이들의 직관과 달리 저숙련 노동집약상품 수입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1989~2006년, 미국의 개발도상국으로부터의 수입 중 제조업 상품 품목별 비중 증가율을 보여줍니다. 수입이 가장 많이 늘어난 품목은 가죽 · 섬유 · 목재 등이 아니라 컴퓨터 및 전자상품(Computer and electronic products)과 자동차(Transportation equipment) 였으며, 이들 품목은 숙련노동집약 상품으로 분류되어 있었습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데이터를 근거로 "2000년대 개발도상국과의 교역 증대도 미국 내 임금불균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헥셔올린 무역모형과 스톨퍼-새뮤얼슨 정리에 따라 임금불균등이 확대되려면 저숙련노동집약 상품을 수출하는 국가와 교역을 해야하는데, 2000년대 미국은 숙련노동집약 상품을 수출하는 개발도상국과 무역을 늘려왔습니다. 무역이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이론을 적용할 필요조차 없었습니다.

▶ 달라진 국제무역 구조인 '수직적 특화'를 집계데이터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바로 이 지점에서 폴 크루그먼은 의문을 제기합니다. "요소부존에 기반을 둔 분석은 데이터의 분해 수준(disaggregation)에 제약을 받게 된다.[각주:39]


당시 학자들은 산업을 더 세부적으로 분류한 데이터를 쓸 수 없었습니다. 컴퓨터 및 전자상품 산업에 속해있다고 해서 모든 상품이 숙련노동집약적인 것일까요? 컴퓨터에 들어가는 CPU 등을 설계하는 것과 여러 부품들을 단순 조립하여 컴퓨터 완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은 숙련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달라진 국제무역 구조는 이러한 집계데이터의 문제를 심화시켰습니다. 1990년대 들어 세계화가 확산됨에 따라 국제무역 구조는 '수직적 특화'(Vertical Specialization)를 띄게 되었습니다. 수직적 특화란 상품생산 과정이 개별 단계로 쪼개져서 여러 국가에 분포하는 현상(the break up of the production process into geographically separate stages)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아이폰은 중국에서 조립되어 수출되기 때문에 집계데이터상 전자품목으로 잡힙니다. 그런데 아이폰에 들어가는 반도체 칩 · 디스플레이 등 중간재는 주로 한국과 대만에서 만든 것이고 디자인 · 설계는 미국이 한 겁니다. 중국 내에서 수행한 활동은 단순한 조립일 뿐이며 부가가치 기여도는 적습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숙련노동집약적인 전자상품을 수출했다고 말할 수 있는걸까요?


따라서 폴 크루그먼은 "집계데이터는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잠정결론 내릴 수 있다. 왜 더 세분화된 데이터를 쓰지 않는가? 그 이유는 현재 데이터의 한계로 인해 할 수 있는 것이 적기 때문이다"[각주:40] 라고 지적합니다.


폴 크루그먼은 데이터의 한계를 재차 지적합니다. "이러한 사례는 데이터의 문제를 보여준다. 개발도상국의 급증하는 수출, 특히 중국의 수출은 숙련노동집약 산업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다시 고려해야할 필요가 있다[각주:41]. (...) 개발도상국이 정교한 상품을 수출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대개 통계적 착시(statistical illusion)이다.[각주:42]"


▶ 2008년 폴 크루그먼

- "개발도상국은 숙련노동집약 산업 내에서 비숙련노동집약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의 한계를 고려하면 실제 중국이 수출하는 것은 비숙련노동집약 상품입니다. 폴 크루그먼은 "실제 일어나고 있는 있는 일은 개발도상국이 숙련노동집약 산업 내에서 비숙련노동집약 부분을 가져가는 밸류체인의 분해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은 스톨퍼-새뮤얼슨 효과와 유사한 결론을 가져다줄 것이다"[각주:43] 라고 주장합니다. 


크루그먼의 지적이 타당하다면, 집계데이터를 이용해 헥셔올린 모형을 적용한 기존 연구들은 전부 잘못된 추정을 하고 있습니다. 개발도상국이 미국 저숙련 근로자에 미친 영향은 기존 추정치보다 훨씬 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과의 무역 확대가 미치는 진정한 영향이 얼마인지는 당시 크루그먼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는 "어떻게 무역이 임금에 미치는 실제 효과를 수량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현재 주어진 데이터로는 불가능하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1990년대 초반 이래 급증한 무역이 분배에 심각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 뿐이다. 영향을 숫자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정교화 되어가는 국제적 특화와 무역을 보다 잘 이해할 필요가 있다" 라며 한계점을 드러냅니다.




※ 왜 당시 경제학자들은 국제무역의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보았을까?


그런데 크루그먼은 데이터의 한계를 지적하고 있지만, 이것을 떠나서 당시 경제학자들의 사고를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 당시 경제학자들은 국제무역의 영향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보았을까요? 정말 실증분석의 결과만을 보고 그렇게 생각했던 것일까요? 혹시 '답정너'일 가능성은 없었을까요?


▶ 비교우위에 입각한 산업간 무역이 초래하는 분배적 영향을 과소평가


발도상국과의 교역확대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은 비교우위 무역모형에 기반해서 이루어졌습니다. 


비교우위 무역모형에 따르면 개발도상국은 저숙련 제조업에 특화를 선진국은 고숙련 제조업에 특화를 합니다.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은 서로 다른 산업에 속한 상품을 교환, 즉 산업간 무역(inter-industry trade)을 실시하여 '상품의 값싼 이용'이라는 무역의 이익(gains from trade)을 얻게 됩니다. 


이때 미국인들과 정치인들이 우려했던 것은 '무역의 이익을 어떻게 배분하는가'를 둘러싼 분배적 영향(distributional effects) 였습니다. 비교우위에 입각한 특화를 한 이후, 비교열위 산업에 종사했던 근로자는 일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물음을 던졌습니다. 


경제학자들의 대답은 간단했습니다. "비교열위 산업에 종사했던 근로자가 비교우위 산업으로 이동하면 된다." 국제무역이론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정하고 있으며, 경제학자들은 현실에서도 이것이 가능하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비교우위는 이익을 비교열위는 손해를 보겠지만, 경제 전체의 총이익은 양(+)의 값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찌됐든 국제무역은 전체적인 이익을 안겨다주기 때문에 교역을 제한해서는 안되며, 분배 문제는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논리였습니다.


경제학자들의 이러한 사고방식은 개인적 정치성향과 상관없이 다들 공유하고 있었으며, 고전 경제학 시대에서부터 전해 내려온 것입니다. 18세기 애덤 스미스[각주:44]는 "대다수 제조업에는 성질이 비슷한 기타의 제조업이 있기 때문에, 노동자가 한 분야에서 다른 분야로 쉽게 옮길 수 있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19세기 데이비드 리카도[각주:45]는 자유무역이 계층별로 서로 다른 영향을 준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었으나, 지주와 근로자가 아닌 자본가의 이익을 높여야 경제발전을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각주:46]헥셔-올린의 비교우위론[각주:47] 모두 "산업간 무역 때문에 비교열위 산업이 손해를 보게되지만, 생산요소는 비교우위 산업으로 이동할 것이며 경제 전체적으로는 양(+)의 이익을 준다" 라고 말하였습니다. 특히 헥셔-올린 무역모형은 시장개방이 숙련근로자와 비숙련근로자에게 상이한 영향을 주는 분배적 측면에 주목하긴 했으나, 결국 근로자가 비교우위 산업으로 이동하여서 완전고용을 유지한다는 가정을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을 가진 경제학자들은 비교우위에 입각한 산업간 무역이 초래하는 분배적 영향을 과소평가 하는 경향을 띄게 되었습니다.


▶ 경제학자들의 노파심,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다"


경제학자들이 무역이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 했던 근본적인 이유는 따로 있을 수도 있습니다. 바로,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대중과 정치인들 사이에서 커질 가능성에 대한 노파심 입니다.


이번글에서 소개한 로버트 Z. 로런스의 논문은 잭슨홀미팅에서 발표되었는데, 1983년 당시 잭슨홀미팅의 주제는 <산업변화와 공공정책>(<Industrial Change and Public Policy>) 이었습니다. 


이 주제가 가지는 함의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980년대 초반의 상황을 알아야 합니다.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시리즈[각주:48]를 통해 소개했듯이, 1980년대 미국은 일본과의 경쟁이 증대되면서 무역적자가 심화되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본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일본기업들이 이득[각주:49]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퍼지면서, 미국인들은 미국정부를 향해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정책을 요구하였습니다. 


경제학자들은 시장원리에 반하는 정책이 실제로 시행될 가능성을 우려스럽게 바라보았고, 1983년 잭슨홀미팅을 통해 산업정책 및 보호무역정책의 폐단을 집중적으로 비판합니다. 


로버트 Z. 로런스가 "절대적인 탈산업화는 일어나지 않고 있으며, 제조업의 상대적 비중감소는 국제무역이 아니라 다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다", "탈산업화가 발생하고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비숙련) 제조업을 위한 보호무역정책과 산업정책을 구사하면 미국경제의 잠재성장을 훼손시킨다"[각주:50] 라고 주장한 시대적 맥락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폴 크루그먼 또한 다른 글에서 소개하였듯이 보호무역정책이 가지는 문제를 집중 비판하는 논문을 발표[각주:51]했으며, 이번글에서 소개한 2008년 보고서에서도 "이건 분명히 하자. 증가하는 교역이 실제로 분배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을지라도, 수입보호를 정당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 분배에 악영향을 미칠 때 최선의 대응은 교역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에게 보상을 해주는 것이다"[각주:52] 라면서 노파심을 가득 드러냈습니다.


▶ 트럼프의 충격적인 대선 승리에 경제학자들의 책임이 있는가?


제학자들이 무역이 분배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고 애써 외면하면서, 대중과 정치권은 경제학계와 거리감을 느꼈습니다. 


국제무역 확대가 경제전체적으로 양(+)의 이득을 줄지라도 당장 나에게 피해가 돌아가는데 자유무역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보호무역정책이 실시되는 것을 두려워하여 애써 피해를 축소하려는 모습은 꼴불견 그 자체 였습니다.


이러한 경제학계의 전반적인 모습에 대해 경제학자 대니 로드릭(Dani Rodrik)은 "트럼프의 충격적인 대선 승리에 경제학자들의 책임이 있는가?" 라는 물음을 던집니다. 


로드릭은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대중논쟁장에서 우리가 동의하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가로채질 위험은 항상 존재한다. 그러나 이러한 위험이 '학자들은 국제무역에 있어 한 가지 방향만 말해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유무역이 종종 자국의 분배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기 때문에, 경제학자들은 사회적 논쟁 장에서 목소리를 잃게 된다. 그들은 또한 무역의 옹호자로 나설 기회도 잃고 만다." 라며 경제학자들의 노파심이 외면을 불러왔다고 지적[각주:53]합니다. 




※ 국제무역이 일자리와 임금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상세히 분석하자


다행히도 경제학자들은 2010년대 들어 국제무역이 일자리와 임금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보다 상세한 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보다 상세한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폴 크루그먼이 2008년 보고서에서 안타까워했던 '데이터의 한계' 및 '달라진 무역구조에 대한 이해' 등의 문제를 극복한 덕분입니다.


▶ 중국발쇼크(The China Shock)가 미국 지역노동시장에 미친 영향


  • 경제학자 데이비드 오토어(David Autor)

  • 중국발 쇼크가 미국 지역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주었다


2010년대 경제학자들은 중국과의 교역확대가 다른 개발도상국과의 교역과는 완전히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학자들은 '중국발쇼크'(The China Shock) 라고 명명하며, 대중국 수입증대가 미국 지역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 나갔습니다. 


특히 경제학자들은 "근로자가 다른 산업 및 지역으로 쉽게 이동할 수 없다"는 점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주면서, 국제무역이 분배 및 일자리에 심각한 영향을 미침을 알려주었습니다.


경제학계 내에서 이러한 연구를 주도한 인물이 바로 MIT 대학의 데이비드 오토어(David Autor) 입니다. 앞으로 다른 글을 통해 그의 업적을 살펴볼 수 있을 겁니다.


▶ 수직적 특화 · 오프쇼어링 · 글로벌 밸류체인 등 달라진 세계화


  • 21세기 세계경제 구조를 이해하려면 상품(product)의 생산단계(stage), 다양한 직무(occupation)을 세부적으로 분리해야 한다
  • 출처 : Richard Baldwin. 2016. 『The Great Convergence』


개발도상국과의 교역확대가 미국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불균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기존의 분석은 비교우위 무역모형에 기반해서 이루어졌으나, 오늘날 세계경제 구조는 복잡해졌습니다. 


21세기 세계경제 구조는 '비교우위 상품을 수출 · 비교열위 상품을 수입하는 단순한 무역구조'에서 '상품생산 과정이 개별 단계로 쪼개져서 여러 국가에 분포하는 수직적 특화 · 오프쇼어링 · 글로벌 밸류체인의 구조'를 띄고 있습니다.


따라서 단순히 숙련집약산업과 비숙련집약산업으로 양분하여 산업간 무역 효과를 분석하는 건 유효하지 않습니다. 이제 동일 산업 내에서 생산과정(production process)과 업무단계(task stage)를 세부적으로 분리하여 살펴야 합니다. 


이것 또한 앞으로 글을 통해 소개할 계획입니다.


▶ 기업 및 사업체 단위 등 마이크로 데이터를 이용한 분석



중국발쇼크와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를 실증적으로 분석하기 위해서는 데이터가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다행히도 200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기업(firm) 및 사업체(plant) 단위 등 마이크로 데이터에 접근이 가능하게 되었고, 경제학자들은 보다 상세한 실증분석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미국 제조업 고용변화를 기업(frim) 및 사업체(plant) 단위에서 살펴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제 제조업을 뭉뚱그려 바라보지 않고, '기존 기업 내 신규 사업체의 진출과 퇴출', '기업 자체의 진출과 퇴출' 등을 세부적으로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 중국의 경제발전과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 

→ 200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 1966~2019년,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 추이 (단위 : 천 명)

  • 빨간선 이후 시기가 2000~10년대

  • 음영처리된 시기는 미국경제의 경기불황기(recession)

  • 출처 : 미국 노동통계국 고용보고서 및 세인트루이스 연은 FRED


200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 일자리의 급격한 감소 현상은 중국의 경제발전과 달라진 세계경제 구조를 마이크로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할 필요성을 높였습니다. 

앞서 1980~90년대 미국 제조업 일자리가 구조적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하였는데, 2000년 이후 감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는 1979년 최대 1,950만명 · 1980~90년대 평균 1,700만명대를 기록하였으나, 2007년 1,400만명 · 2019년 현재 1,300만명을 기록하며 25%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제 다음글을 통해, 중국이 어떤 과정을 통해 경제발전을 이루어왔으며 세계경제 구조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그리고 이러한 사건들이 미국 제조업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도록 합시다.


[국제무역논쟁 트럼프 ④]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1. [국제무역논쟁 시리즈] 과거 개발도상국이 비난했던 자유무역, 오늘날 선진국이 두려워하다 https://joohyeon.com/263 [본문으로]
  2.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④] 유치산업보호론 Ⅰ - 애덤 스미스와 프리드리히 리스트의 대립(?) https://joohyeon.com/271 [본문으로]
  3.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①] 애덤 스미스, 중상주의를 비판하며 자유무역 사상을 내놓다 https://joohyeon.com/264 [본문으로]
  4.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③] 비교우위에 입각한 자유무역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https://joohyeon.com/266 [본문으로]
  5.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②] 데이비드 리카도, 곡물법 폐지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의 이점을 말하다 https://joohyeon.com/265 [본문으로]
  6.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①] 1920~30년대 호주 보호무역 - 수입관세를 부과하여 수확체감과 교역조건 악화에서 벗어나자 https://joohyeon.com/268 [본문으로]
  7.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https://joohyeon.com/269 [본문으로]
  8.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③] 한국은 '어떤 무역체제' 덕분에 경제발전을 이루었나 -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애매모호함 https://joohyeon.com/270 [본문으로]
  9.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⑤] 유치산업보호론 Ⅱ - 존 스튜어트 밀 · 로버트 발드윈,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효율적 생산을 위한 정부개입이 정당화 된다 https://joohyeon.com/272 [본문으로]
  10. 보다 정확히 말하면, 신규산업에 진입하는 기업은 자금을 조달받아야 하는데, 문제는 국내에서 이 산업에 대해 아는 투자자가 없다는 겁니다. 신규 진입기업은 스스로 시장조사를 하여 투자자에게 상세한 정보를 제공해줄 유인을 갖게 됩니다. 이때, 시장조사를 하기 위한 비용이 발생하는 데 반하여 이를 통해 얻게 된 정보를 다른 기업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면, 어느 기업도 새로운 산업에 먼저 진입하지 않을 겁니다. 결과적으로 금융시장 정보 불완전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유익한 산업이 수립되지 않는 경우가 초래되고 맙니다. [본문으로]
  11.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⑤] 유치산업보호론 Ⅱ - 존 스튜어트 밀 · 로버트 발드윈, 특정한 조건 하에서는 효율적 생산을 위한 정부개입이 정당화 된다 https://joohyeon.com/272 [본문으로]
  12.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②] 1950~70년대 중남미 국가들이 선택한 '수입대체 산업화 전략', 무역의 이점을 무시한 대가를 치르다 https://joohyeon.com/269 [본문으로]
  13. [국제무역논쟁 개도국 ③] 한국은 '어떤 무역체제' 덕분에 경제발전을 이루었나 - 자유무역과 보호무역의 애매모호함 https://joohyeon.com/270 [본문으로]
  14.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15. 선거인단 득표는 0 [본문으로]
  16. 모든 경제학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동일한 의견을 낸 것은 물론 아니지만, 주류 경제학자들의 컨센서스는 이러했습니다. [본문으로]
  17. Nonetheless, the U.S. did not experience absolute deindustrialization in the 1970s. (...) If growth is resumed, job creation and investment in manufacturing will be stimulated, and reindustrialization will occur automatically. (...) The evidence does not support the contention that major shifts in U.S. industrial and trade policies are required to maintain external equilibrium. [본문으로]
  18. And third, does "deindustrialization" refer to an absolute decline in the volume of output from (or inputs to) manufacturing, or simply a relative decline in the growth of manufacturing outputs or inputs as compared to outputs or inputs in the rest of the economy? [본문으로]
  19.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 https://joohyeon.com/233 [본문으로]
  20. Measured by the size of its manufacturing labor force, capital stock and output growth, the U. S. has not experienced absolute deindustrialization over either 1950-73 or 1973-80. [본문으로]
  21. international trade is neither the only nor the most important source of structural change. And, as I will demonstrate, in many cases trade has simply reinforced the effects of demand and technological change. [본문으로]
  22. Nonetheless, as these data make clear, there has not been an erosion in the U.S. industrial base. The decline in employment shares have been the predictable result of slow demand and relatively more rapid labor productivity growth in manufacturing because of an acceleration in capital formation. [본문으로]
  23. The decline in the manufactured goods trade balance over the past two years is not the result of a sudden erosion in U.S. international competitiveness brought about by foreign industrial and trade policies. [본문으로]
  24. [국제무역이론 ②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헥셔&올린의 보유자원에 따른 무역 https://joohyeon.com/217 [본문으로]
  25. 앞에서 이야기했던 'Giant Sucking Sound' [본문으로]
  26.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④] 교역조건의 중요성 - 무역을 하는 이유 · 무역의 이익 발생 https://joohyeon.com/267 [본문으로]
  27. [국제무역이론 ②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헥셔&올린의 보유자원에 따른 무역 https://joohyeon.com/217 [본문으로]
  28. Thus, the data suggest that the Stolper-Samuelson process did not have much influence on American relative wages in the 1980s. In fact, because the relative price of nonproduction-labor-intensive products fell slightly, the Stolper-Samuelson process actually nudged relative wages toward greater equality. No regression analysis is needed to reach this conclusion. Determining that the relative international prices of U.S. nonproduction-labor-intensive products actually fell during the 1980s is sufficient. [본문으로]
  29. Thus both the relative wages and the relative employment of nonproduction workers rose in American manufacturing in the 1980s. This combination indicates that the labor-demand mix must have shifted toward nonproduction labor. [본문으로]
  30. One possible explanation for this relative employment shift is that technological change was "biased" toward the use of nonproduction labor. [본문으로]
  31. (사족 : 숙련편향적 기술진보와 임금불균등에 관해서는 로런스&슬로터의 연구도 참고할만 하지만, 대표적인 논문은 따로 있습니다.) [본문으로]
  32. Berman, Bound, Griiches. 1993. Changes in the Demand for Skilled Labor within U.S. Manufacturing: Evidence from the Annual Survey of Manufacturers. QJE [본문으로]
  33. Alan Krueger. 1993. How Computers Have Changed the Wage Structure: Evidence from Microdata, 1984-1989. QJE [본문으로]
  34. 물론 '모든' 경제학자가 그러했던 것은 아닙니다. 일레로 1990년대 후반 로버트 핀스트라(Robert Feenstra)는 아웃소싱과 오프쇼어링의 출현에 주목하면서 이들이 제조업 일자리와 임금에 유의미한 영향을 준다고 주장했죠. 핀스트라의 논리는 추후 다른 글을 통해 살펴볼 계획입니다. [본문으로]
  35. [국제무역이론 ④] 新무역이론(New Trade Theory) - 상품다양성 이익, 내부 규모의 경제 실현 https://joohyeon.com/219 [본문으로]
  36.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③] 외국 기업에게 한번 시장을 내주면 되찾을 수 없다 - 생산의 학습효과가 작동하는 동태적 비교우위 https://joohyeon.com/275 [본문으로]
  37.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⑥] 공정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 미일 반도체 분쟁과 전략적 무역 정책 논쟁 https://joohyeon.com/278 [본문으로]
  38. Standard economic analysis predicts that increased U.S. trade with unskilled labor–abundant countries should reduce the relative wages of U.S. unskilled labor, but empirical studies in the 1990s found only a modest effect. Has the situation changed in this decade, given the surge in imports from very low wage countries? [본문으로]
  39. (factor content analyses are limited by the level of disaggregation of the input-output table,) [본문으로]
  40. It seems a foregone conclusion that aggregation is a serious problem here; why not use more disaggregated data? The answer is that within the limits of current data, there is little that can be done. [본문으로]
  41. All these examples suggest a data problem: numbers showing a rapid rise in developing country exports, and Chinese exports in particular, within sectors that are skill intensive in the United States need to be taken with large doses of salt. [본문으로]
  42. The broad picture, then, is that the apparent sophistication of imports from developing countries is in large part a statistical illusion. [본문으로]
  43. Instead what seems to be happening is a breakup of the value chain that allows developing countries to take over unskilled labor–intensive portions of skilled labor–intensive industries. And this process can have consequences that closely resemble the Stolper-Samuelson effect. [본문으로]
  44.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①] 애덤 스미스, 중상주의를 비판하며 자유무역 사상을 내놓다 https://joohyeon.com/264 [본문으로]
  45. [국제무역이론 Revisited ②] 데이비드 리카도, 곡물법 폐지를 주장하며 자유무역의 이점을 말하다 https://joohyeon.com/265 [본문으로]
  46. [국제무역이론 ①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데이비드 리카도의 비교우위론 https://joohyeon.com/216 [본문으로]
  47. [국제무역이론 ② 개정판] 1세대 국제무역이론 - 헥셔&올린의 보유자원에 따른 무역 https://joohyeon.com/217 [본문으로]
  48.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①]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https://joohyeon.com/273 [본문으로]
  49.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③] 외국 기업에게 한번 시장을 내주면 되찾을 수 없다 - 생산의 학습효과가 작동하는 동태적 비교우위 https://joohyeon.com/275 [본문으로]
  50. if changes in such policies are adopted, they should be made on the grounds that they improve productivity and stimulate economic growth. They should not be undertaken on the basis of fears, based largely upon confusion about the sources of economic change, that policies which appear inadvisable on domestic grounds are required for the purposes of competing internationally. [본문으로]
  51. [국제무역논쟁 80's 미국 ⑥] 공정무역을 달성하기 위해 경기장을 평평하게 만들어야 한다 - 미일 반도체 분쟁과 전략적 무역 정책 논쟁 https://joohyeon.com/278 [본문으로]
  52. Just to be clear: even if growing trade has in fact had significant distributional effects, that is a long way from saying that calls for import protection are justified. First of all, although supporting the real wages of less educated U.S. workers should be a goal of policy, it is not the goal: for example, sustaining a world trading system that permits development by very poor countries is also an important policy consideration. Second, as generations of economists have argued, the first-best response to the adverse distributional effects of trade is to compensate the losers, rather than to restrict trade. Yet whether trade is, in fact, having significant distributional effects, rather than being an all-round good thing, clearly matters. [본문으로]
  53. [국제무역논쟁 시리즈] 과거 개발도상국이 비난했던 자유무역, 오늘날 선진국이 두려워하다 https://joohyeon.com/263 [본문으로]
  1. 도희
    드디어 3번이 올라왔어어ㅓㅓㅓㅓ
    노동자 입장에서는.. 10년 20년 일했던 직종이 사라지고 나서 바로 여타 산업으로 전환하기는 힘들겠죠.. 물건이 아니고 사람이니까.. 그런데 크루그먼씨가 말한 비교열위 산업의 침체에 따른 '보상'은 노동자 입장에선 직업훈련과 실업급여같은걸 말하는 걸까요? FANG 같은 비교우위에 있는 첨단 기업들은 고용효과가 낮은데 이런 것 까지 고려한 발상일까요?
    궁금한게 너무 많아요. 사춘기 인가봐요.
    • 2019.08.26 19:20 신고 [Edit/Del]
      안녕하세요.
      '보상'(compensation)에는 말씀하신 직업훈련, 실업급여 등 사회복지정책을 주로 의미합니다.

      매우 원론적인 이야기죠;;; 어느 교과서를 봐도 이런 식의 말을 하는데... 바로 이래서 경제학자들이 욕을 많이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할때에는 첨단기업들의 고용효과 같은 디테일한 측면은 고려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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