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사업에 대하여 4민자사업에 대하여 4

Posted at 2012. 4. 20. 14:18 | Posted in 경제학/일반

민자사업에 관해 잇따라 글을 올리면서, "재정건전성"을 택하느냐 "공동부담"을 택하느냐는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결정되어야 한다고 했었는데..

이에 대해 한분이 의아해하며 나에게 묻기를

"본인 의견도 민자사업 확대 쪽이고, 또 9호선을 매입하는 비용보다 민간자본이 9호선을 이대로 운영했을때 드는 비용이 더 낮다고 해놓고는, 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하는건지? 본인 주장대로라면, 명확히 한쪽을 손 들어야 하는거 아닌가?"

사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재정건전성 문제 때문에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있어 민간자본 참여가 확대되는 게 옳다고 여전히 생각한다.

그러나 그건 나의 의견일 뿐이고 진리와 정답인 건 아니니깐.

그리고 

사회가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고, 
어떠한 '가치'를 품으면서, 
'어떤 모습의 사회'를 만들어 나갈지는 
여러 시민의 '합의'를 통해 결정되어야 하는 거니깐.

그게 민주주의 사회니깐!

민자사업에 있어 사람들에게 격한 반발을 불러 일으키는 부분은

① 민영사업자가 과도한 이윤을 가져가는 문제
② 수익자부담원칙에 대한 거부감

쿨한(?) 경제학자들이나 우파들은 

"민간자본 참여에 대한 반대급부로 이윤을 보장하는 것이고, 수익자부담원칙을 따라야 하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또한 '총비용'을 따져도 세금을 통해 공동부담 하는 비용보다 수익자부담원칙에 의거해 1차 사용자가 요금을 더 내는 비용이 적게 든다."

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실 일일이 비용을 따졌을 때, 세금을 통해 공동부담 하는 비용보다 수익자부담원칙을 따를 때의 비용이 낮을 수도 있지만... 사람은 '산수 계산'된 결과만 보고 세상을 사는 건 아니니깐!

공공재 이용에 있어 비용인상이 '직접적'으로 다가올 때, '체감하는 비용 효과'를 숫자로 표현할 수 있을까? 

경제학자들은 "그 사람들은 편익/비용 분석을 할 줄 모르고 경제도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비하하지만, 그런 경제학자들이 오히려 더 무식한 거 같다!

그렇게 '체감적으로 느끼는 부담'이 숫자로 표현이 안된다고 해서 그걸 무시할 수 있을까? 
공동체가 비용을 공동부담 하기로 해서 한 사람당 체감되는 비용을 낮춘다면 그것 또한 편익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사람은 '산수 계산'된 결과만 보고 세상을 사는 게 아니다!

우리가 공동체를 이루면서 살아감에 있어 생각해야 할 건, 그야말로 '공동체'다. 
그리고 그 속에서 추구할 수 있는 '연대', '희생' 이런 가치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 개인적으로는 민자사업의 필요성에 대해 긍정하는 편이고,
①번이나 ②번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하는 쪽이지만,

삭막하게 느낄 수 있는 수익자부담원칙에 여러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끼고
비용을 '공동부담' 하도록 하는 길을 선택한다면
또 그 길을 따라서 가야 하고, 거기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제 현안 또는 문제에 있어 분석, 진단, 해결책 제시에 필요한 건 경제학적 지식이다.
하지만 '어떠한 해결책을 선택할 것이냐'와 '우리는 어떠한 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할 때 필요한 건 
'사람에 대한 관심'과 거기서부터 나오는 '공동체적 가치' 이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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