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금+특별인출권+IMF포지션+외환) 추이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금+특별인출권+IMF포지션+외환) 추이

Posted at 2013. 8. 25. 11:35 | Posted in 경제학/1997 동아시아 외환위기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금+특별인출권+IMF포지션+외환) 추이 1994년-2012년. 차트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듯이, 외환위기를 맞았던 1997년 이후부터 외환보유액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1997년의 외환보유액은 200억 달러.

2012년의 외환보유액은 3,260억 달러.


외환보유액이 급속도로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IMF 때문이다.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당시, IMF는 자금을 지원해주는 대가로 "강도높은 구조조정, 고금리" 등의 "긴축"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긴축의 여파로 실물경제가 침체-를 너머 박살수준;;-에 빠졌지만, "외환이 필요했던" 동아시아 국가들은 IMF의 긴축 요구를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그 당시, Martin Feldstein 등 일부 경제학자들은 IMF가 내건 가혹한 조건을 비판했다. "IMF의 가혹한 긴축을 경험한 동아시아 국가들이, 앞으로 단순한 '외환보유고 확충' 에만 신경쓸 수 있다" 라는 것. 다시 말해, 무역수지 흑자를 통해 벌어들인 외환을 기반시설 투자 등 '생산적인 용도'로 쓰지 않고, 또 다시 있을지모를 외환위기 방지-그리고 뒤이을 IMF의 가혹한 조치-를 피하기 위해 단순한 "외환보유고 확충" 용도로만 쓸 수 있다는 것.


The desire to keep out of the IMF'S hands will also cause emerging-market economies to accumulate large foreign currency reserves. A clear lesson of 1997 was that countries with large reserves could not be successfully attacked by financial markets. 


Hong Kong, Singapore, Taiwan, and China all have very large reserves, and all emerged relatively unscathed. A country can accumulate such reserves by running a trade surplus and saving the resulting foreign exchange. 


It would be unfortunate if developing countries that should be using their export earnings to finance imports of new plants and equipment use their scarce foreign exchange instead to accumulate financial assets.


Martin Feldstein. "Refocusing the IMF". <Foreign Affairs>. 1998년 3-4월


Martin Feldstein의 걱정이 맞았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과 한국은 "외환보유고 확충"에 온 신경[각주:1]을 다썼다. 현재의 신흥국 위기가 "1997년 형태"의 외환위기로 커지지 않을 이유이다.


그러나 "1997년 형태"의 외환위기만 피하면 다행일까? 문제는 벌어들인 외환자금이 "생산적인 곳"에 쓰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1997년 이후, 한국과 신흥국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했다. 1997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한 경제구조의 변화-정년고용의 폐지, 자영업의 증가, 대기업 독과점 심화, 낮은 경제활동참가율-에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다. 그러니까 앞으로 다가올 신흥국 위기-한국의 위기-는 "초저금리 기조에서 디레버리징에 실패한 가계부채, 저성장, 고령화, 자영업 부채, 청년실업" 등등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유이다.


Fed는 2015년 상반기 이후에도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히고는 있지만, 어쨌든 2~3년 내에 금리를 올리기 시작할 것이다.  양적완화 축소 Tapering 로도 이렇게 출렁이는 신흥국 경제가, 양적완화의 완전한 종료 Exit 혹은 Fed의 자산되팔기를 맞으면 어떻게 될까? 


경제전문가 혹은 경제에 관심 많은 사람들은 계속해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다. 내 페이스북 타임라인만 훑어봐도 맨날 안좋은 이야기 뿐이다. 경제에 관심 많은 사람들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는 이유가, 그 사람이 '비관론자' 이거나 '종말론자' 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여러 정보를 취합하다보면 저절로 미래가 암울하게 보인다.





2013년 8월 25일에 썼던 글을 2013년 9월 14일에 블로그로 옮겼습니다.


  1. 1997년 이후 동아시아 국가들의 이러한 행위는 2008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글로벌 과잉저축 - 2000년대 미국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다' http://joohyeon.com/195 참조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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