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원론 거시편 ⑥]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여 국내투자 증가시키기 - 경상수지 흑자는 무조건 좋은 것인가?[경제학원론 거시편 ⑥]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여 국내투자 증가시키기 - 경상수지 흑자는 무조건 좋은 것인가?

Posted at 2015. 9. 21. 19:47 | Posted in 경제학/경제학원론


※ 이번글에서 다룰 내용


저번글에서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본재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저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저축을 통해 소비를 줄인다면 생필품생산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본재 생산을 위해 많은 자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투자량에 비해 국내의 저축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필요한 투자량이 100일때 국내의 저축이 50에 불과하다면, 투자는 50만 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이때 국내의 저축뿐 아니라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면 투자량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번글에서는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여 투자를 늘리는 방법을 알아볼 겁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지식으로 '경상수지 흑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가지는 의미도 살펴볼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게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는 방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 지난 내용 복습  


지난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 · '[경제학원론 거시편 ③] '물가'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명목과 실질의 구분' · '[경제학원론 거시편 ④] 경제성장은 어떻게하면 달성할 수 있을까? - 높은 고용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생산의 증가' 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중상주의 시절에는 금 · 쌀 등 재화를 많이 축적한 나라가 부유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돈의 축적은 의미가 없습니다. 돈의 양만 많아지는 것은 그저 명목(nominal) 변화일 뿐이고 실질(real)적인 생활수준은 향상되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생산의 증가입니다.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을 경제성장(Economic Growth)이라 부르고, 국가가 1년동안 생산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얼마인지를 측정할 때 GDP를 이용합니다. 


한국의 GDP가 1,500조원 이라는 말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돈의 양이 1,500조원이다."가 아니라 "한국이 1년동안 생산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1,500조원이다."라는 뜻입니다.      


생산량의 증가와 경제성장을 달성할 때 '물적자본 증가를 통한 노동생산성 향상'은 큰 역할을 합니다. 한 사람의 근로자가 더 많은 기계 · 더 좋은 기계를 가지게 된다면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경제학용어로 '자본재'(capital good)라고 하는데, 경제성장은 많은 자본재를 가지고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경제성장을 좌우하는 자본재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저축과 투자'가 필요합니다. 지난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경제성장 달성하기 - 저축과 투자'를 통해 저축과 투자에 대해 알아봤었죠. 


여기서 투자는 주식 · 부동산 등을 구입하는 재테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거시경제학에서 투자란 기계 · 생산설비 등 신규 자본재를 만들거나 구매하는 것을 뜻합니다. 투자를 통해 자본재를 축적해서 총공급부문을 발전시켜야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자본재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크기는 국민저축 크기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국민계정식을 통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투자 크기는 국민저축 크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까요? "국민계정식으로 저축과 투자 공식을 도출하면 S=I로 나오지 않느냐?" 라고 말하는건 경제학적이지 않은 설명입니다. 경제현상을 수식으로 표현하는건 이해를 돕기 위해서일 뿐, 수식 그 자체가 본질이 아닙니다. 우리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투자를 늘릴 때 왜 저축이 중요한지' 함의를 알아야 합니다.


거시경제에서 저축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돈의 축적’이 아니라 ‘한 국가가 가진 한정된 자원을 경제성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하는 것’입니다. 개인과 정부의 구매력이 대부자금시장을 통해 기업으로 이전되면, 노동력 · 천연자원 등 국가가 가진 한정된 자원을 경제성장을 위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저축으로 인해 개인과 정부가 구매력을 행사하지 않아 소비지출이 감소하면, 생필품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필품을 생산 할 필요가 적어집니다. 기업은 대부자금시장을 통해 넘겨받은 구매력을 자본재 투자에 사용합니다. 이제 한 국가의 근로자들은 생필품 생산이 아니라 자본재 생산을 위해 일을 하게 됩니다. 석유 · 철광석 등 천연자원도 자본재 생산에 더 많이 쓰이게 되죠.


그 결과, 개인과 정부가 지출을 줄여 기업의 투자를 늘린 국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본재 축적에 더 많은 자원'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거시경제내 국민저축 크기가 클수록 투자의 크기도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하게 됩니다. 




※ 투자를 위해 필요한 국민저축이 모자르다면?

-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여 국내투자 증가시키기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민계정(2010년 기준) - 주요지표 - 연간지표 - 지출구조 - 총고정자본형성>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자본재를 생산하는 투자를 많이 해야하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막 시작한 국가는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한국도 경제성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63년 이후로 투자의 비중(총고정자본형성의 크기)은 계속해서 증가했습니다.


그런데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그것을 충족시켜주는 저축이 부족하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가령, 필요한 투자량은 100인데 국내의 국민저축량이 50에 불과하다면 어쩔 수 없이 투자량은 50에 머무를 겁니다. 경제를 빨리 성장시키고 싶어하는 개발도상국에게는 속 터지는 일이죠.



이때 개발도상국에게 한 가지 대안이 있습니다. 바로 외국의 저축을 받아들여 국내의 투자를 증가시키는 방법입니다. 폐쇄경제에서는 오직 국내의 저축으로만 투자를 해야합니다. 그러나 개방경제에서는 외국의 자본을 받아들여 국내의 투자를 늘릴 수 있습니다. 


외국의 저축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순자본유입'(NCI or KI, Net Capital Inflows)라고 합니다. 순자본유입은 국내의 저축인 국민저축과 함께 투자량을 결정짓습니다. 위에 첨부된 수식 S+NCI(KI)=I 가 그것을 보여줍니다.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받은 차관 · 일본의 배상금 · 베트남 파병 · 독일로 파견된 광부와 간호사 등의 방법으로 달러화를 들여왔습니다. 외국에게서 받은 달러화를 사용하여 기계 · 석유 · 철광석 등 외국에서 생산된 자본재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투자를 증가시켰죠. 한국경제사를 공부하거나 어르신들을 만나면 '외화'(foreign money)를 중요시했던 과거의 한국을 생각해볼 수 있을겁니다.      


이런 이유로 외화를 구매하거나 파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외환시장(Foreign Exchange Market)과 국내의 저축량 · 투자량을 결정짓는 대부자금시장(Loanable Fund Market)은 연결되어 있습니다. 위에 첨부된 그래프를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죠.




※ 순수출=순자본유출??? 순수입=순자본유입???


그런데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에서 개방경제의 국민계정식을 보았던 분들은 의문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개방경제의 국민계정식을 다시 한번 살펴보도록 하죠.


  


개방경제의 국민계정식(Y=C+G+I+NX)을 통해 식을 도출하면 결론으로 '국민저축+순수입=투자(S+NI=I)'가 나옵니다. 그런데 앞서 외국의 저축을 받아들여 국내의 투자를 늘린다는 설명을 할때는 '국민저축+순자본유입=투자(S+NCI=I)' 였습니다. 그렇다면 순수입(NI)과 순자본유입(NCI)은 같은 것일까요?



게다가 순자본유입(NCI)을 우변으로 넘겨서 음수(-)가 붙으면, 순자본유입의 반대인 순자본유출(NCO, Net Capital Outflow)가 됩니다. '국민저축=투자+순자본유출(S=I+NCO)' 라는 식이 만들어지죠. 그런데 개방경제의 국민계정식을 이용하면 '국민저축=투자+순수출(S=I+NX)' 입니다. 그럼 순수출(NX)과 순자본유출(NCO)은 같은 것일까요? 


"순수입이나 순자본유입이나 '입'자가 붙으니 비슷한거 아닌가? 무언가 들어온다는 의미인데? 순수출하고 순자본유출도 '출'가 붙으니 무언가 나간다는 의미에서 비슷한거 같고.." 라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순자본유입=순수입'과 '순자본유출=순수출'이 쉽게 이해가 가지 않을 겁니다.


순수입(Net Import)는 상품 및 서비스를 외국으로부터 수입했음을 뜻합니다. 미국에서 생산된 애플 아이폰, 독일에서 만들어진 벤츠 자동차 등을 무역을 통해 들여온 것이죠. 반대로 순수출(Net Export)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상품 및 서비스를 외국으로 수출했음을 의미합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폰, 현대자동차의 제네시스 등이 무역을 통해 나가는 것이죠.


순자본유입(Net Capital Inflow)은 외국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되었음을 뜻합니다. 외국인이 국내 주식 · 채권 · 부동산을 구매할 경우 외국의 자금이 국내로 들어오게되죠. 반대로 순자본유출(Net Capital Outflow)은 국내의 자금이 외국으로 유출됨을 의미합니다. 국내인이 외국의 주식 · 채권 · 부동산을 구매하면 국내의 자금이 외국으로 나가게되죠.


많은 사람들은 "수출을 많이 하면 우리나라로 돈이 들어와서 부유해지고, 수입을 많이 하면 외국으로 돈이 나가니 가난해진다." 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순수출=순자본유입', '순수입=순자본유출'이 되어야하죠. 


그런데 개방경제 국민계정식을 통해 도출된 결과는 '순수출=순자본유출', '순수입=순자본유입' 입니다. 이는 대다수 사람들이 지녔던 생각이 옳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줍니다.


● '순수출=순자본유출'과 '순수입=순자본유입'이 성립하는 논리적이유


우선 왜 '순수출=순자본유출'이 되는지를 살펴보도록 하죠. 


한국에서 무역을 하는 기업은 삼성전자 하나뿐 이라고 가정해봅시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을 미국에 팔아서 1달러를 벌었고 한국의 순수출은 1달러가 됐습니다. 


그런데 삼성전자가 수출을 통해 얻은 1달러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한국은 달러화를 쓰지 않고 원화를 씁니다. 수출을 통해 1달러를 획득했으나 한국내에서는 쓰지 못합니다결국 삼성전자는 수출을 통해 얻은 1달러를 가지고 미국의 주식 · 채권 · 부동산 등을 구입합니다. 한국 입장에서는 순자본유출이 발생한 것이죠. 이렇게 순수출 1달러는 순자본유출 1달러로 전환됩니다.    


이제 왜 '순수입=순자본유입'이 되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애플은 아이폰을 한국에 팔아 1원을 벌었고 한국의 순수입은 1원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한국인의 수입 덕분에 애플이 얻은 1원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요? 미국은 원화를 쓰지 않습니다. 아이폰을 한국에 팔아서 1원을 획득했으나 미국내에서는 쓰지 못합니다. 결국 애플은 한국인의 수입 덕분에 얻은 1원을 가지고 한국의 주식 · 채권 · 부동산 등을 구입합니다. 애플의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된 것이죠. 한국 입장에서는 순자본유입이 발생했습니다. 이렇게 순수입 1원은 순자본유입 1원으로 전환됩니다.


이런 논리에 의해 '순수출=순자본유출' · '순수입=순자본유입'이 성립될 수 있습니다. 




※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의 대칭적 관계


"그래. '순수출=순자본유출', '순수입=순자본유입'이 논리적으로 타당한거 같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라는 생각을 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가 대칭적'이라는 것을 나타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사실입니다. 



언론기사를 통해 '경상수지'라는 말을 많이들 들어보셨을 겁니다. "조선 · 반도체 수출이 증가하여 경상수지 흑자폭이 늘어났다."는 식의 문장이 익숙할 겁니다. 


'경상수지'(Current Account)란 자동차 · 스마트폰 등의 상품이 무역을 통해 거래되는 행위를 보여줍니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순수출을 기록하면 경상수지 흑자, 수입이 수출보다 많아서 순수입을 기록하면 경상수지 적자라고 표현하죠.


이에 대응되는 것으로 '자본·금융수지'(Capital & Financial Account)가 있습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주식구매로 인해 코스피 주가지수가 상승했다." 혹은 "한국 부유층들이 미국 부동산을 많이들 구매하고 있다."라는 기사를 언론을 통해 많이들 보셨을겁니다. 


이처럼 '자본·금융수지'는 주식 · 채권 · 부동산 등을 구입하기 위해 자금이 국내와 외국을 오가는 행위를 보여줍니다. 자본유출이 자본유입보다 많아서 순자본유출을 기록하면 자본·금융수지 적자, 자본유입이 자본유출보다 많아서 순자본유입을 기록하면 자본·금융수지 흑자라고 표합니다.


'순수출=순자본유출' · '순수입=순자본유입'이기 때문에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면 자본·금융수지는 적자입니다. 그리고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하면 자본·금융수지는 흑자입니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제수지/외채/환율 - 국제수지 - 국제수지 - 경상수지, 자본수지, 금융계정> 


위에 첨부된 그래프를 통해서도 '경상수지 흑자 = 자본·금융수지 적자', '경상수지 적자 = 자본·금융수지 흑자'라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빨간선인 경상수지와 녹색선인 금융수지가 대칭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죠. 2000년 이후 한국의 경상수지는 대부분 흑자를 기록해 왔는데, 이에 대칭적으로 자본·금융수지는 대부분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주 : 경상수지, 자본수지, 금융수지를 합쳐서 '국제수지'(Balance of Payment)라고 합니다. 본래는 경상수지와 자본수지로만 구분하였으나, 2010년 IMF의 국제수지 편제기준이 변경됨에 따라 경상수지 · 자본수지 · 금융수지로 구분하기 시작했습니다. 노란선인 자본수지의 거래량은 미미하기 때문에, 경상수지와 금융수지의 관계에서 대칭성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죠.)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①

-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강박관념 벗어나기


지금까지의 글을 통해 '순수출=순자본유출', '순수입=순자본유입'이 성립하는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경상수지 흑자 = 자본· 금융수지 적자', '경상수지 적자 = 자본·금융수지 흑자'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죠.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가 대칭적 관계를 이루고 있구나. 신기하긴 하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라는 생각을 계속해서 하실 수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것들을 왜 배워서 머리를 아프게 하는 것일까요?


지금까지 국제수지에 관한 기본적인 이론을 배운 이유는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입니다. 


웹서핑을 하다보면, 대통령 재임시기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놓고 정부의 업적을 평가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가령, "OOO정부는 경제를 발전시켰다고 알려졌는데 경상수지는 적자였다. 경제를 망쳤다고 알려진 ㅁㅁㅁ정부는 오히려 경상수지가 흑자이다." 이런식입니다. 


게다가 언론은 한국과 다른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비교하며 경제력을 평가[각주:1]하는 기사와 사설을 내보내기도 합니다. "한국이 일본을 경상수지 흑자규모에서 제쳤다. 대단한 일이다!" 이렇게 말이죠. 


이런 말들이 나오는 이유는 거시경제를 기업경제와 동일시하며 중상주의적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다른 기업에 비해 더 많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기업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승리해서 시장을 차지해야 합니다. 따라서 기업과 마찬가지로 국가도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더 많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과거 중상주의 시대에는 이러한 기업경영의 관점에서 국가경제를 바라봤습니다. 중상주의는 '돈의 축적'을 중요시했고, 금과 은을 다른 나라보다 더 많이 축적해놓은 국가가 부유하다고 생각했죠. 금과 은은 인간이 만들어내지 못하기 때문에, 금과 은을 많이 축적하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가 보유한 것을 뺏어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즉, 중상주의 시대에 국가의 경제력을 키우는 방법은 식민지를 개척하여 다른 나라의 금과 은을 뺏어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본국이 가진 물건을 식민지에 비싸게 팔아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야 했습니다. 과거 스페인은 남미를 침략하여 금을 싹쓸이했죠. 영국 또한 인도 등 전세계에 식민지를 건설하였고 강제로 물건을 비싸게 팔아서 금과 은을 모았습니다.  


그런데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 입니다. 다른 나라와의 무역을 통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돈을 버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오늘날 '돈의 축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건 재화를 많이 생산하고 사용함으로써 효용을 충족시키는 것이죠. 


경상수지가 흑자라는 말은 내가 사용할 제품을 외국인이 대신 사용한다는 말입니다. 나는 그저 생산만 할 뿐이고 제품을 사용하면서 효용을 느끼는 주체는 외국인입니다. 나는 왜 열심히 일을 해서 제품을 만든 것일까요?   


지난글들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 · '[경제학원론 거시편 ③] '물가'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명목과 실질의 구분' · '[경제학원론 거시편 ④] 경제성장은 어떻게하면 달성할 수 있을까? - 높은 고용률과 노동생산성 향상' · '[경제학원론 거시편 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경제성장 달성하기 - 저축과 투자'을 통해 수차례 강조한 내용입니다. 


'경상수지'를 올바르기 이해하기 위해서는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쁘다. 왜냐하면 흑자는 돈을 버는 것이고 적자는 돈을 잃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른 나라와의 무역전쟁에서 승리하여 더 많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야 한다." 라는 중상주의적 관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제 아랫글들을 통해, 경상수지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관점을 알아보도록 합시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②

- 경상수지 적자(순자본유입)를 통해 경제성장 달성하기

- 경제성장 과정에서 한국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던 이유

- 경상수지 흑자 · 적자 여부로 정부의 경제성과를 평가해서는 안된다


"아니 그래도 경상수지 적자보다는 흑자가 낫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여전히 갖고 계실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글 앞부분에서 '경상수지 적자가 가져다주는 이점'을 이야기 했었습니다. 바로, '순자본유입을 통한 국내투자 증가' 입니다.



필요한 투자량은 100인데 국내의 국민저축량이 50 밖에 되지 않을때, 외국의 저축을 받아들여 국내의 투자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폐쇄경제에서는 오직 국내의 저축으로만 투자를 해야합니다. 그러나 개방경제에서는 외국의 자본을 받아들여 국내의 투자를 늘릴 수 있는 것이죠. 


외국의 저축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을 '순자본유입'(NCI or KI, Net Capital Inflows)라고 합니다. 순자본유입은 국내의 저축인 국민저축과 함께 투자량을 결정짓습니다. 위에 첨부된 수식 '국민저축+순자본유입=투자(S+NCI(KI)=I)'가 이를 보여줍니다.


이때, 순자본유입(NCI)은 순수입(NI, Net Import)과 같기 때문에, 자본·금융수지 흑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동시에 기록됩니다. 


다시말해,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키고 싶어하는 개발도상국은 순자본유입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발생시켜 자본재 투자를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이는 "경상수지 적자는 나쁘고, 경상수지 흑자는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반박해주는 사실입니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제수지/외채/환율 - 국제수지 - 국제수지 - 경상수지, 자본수지, 금융계정 1980년-1997년>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민계정(2010년 기준) - 주요지표 - 연간지표 - 지출구조 - 총고정자본형성>


과거 한국의 국제수지를 살펴보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해보다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 해가 더 많았습니다. 윗 그래프는 1980년-1997년 동안의 통계인데, 빨간선인 경상수지가 대부분 음(-)의 값을 기록했다는 것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경상수지 적자 덕분에 한국은 자본재를 축적하여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앞서, '경상수지와 금융수지의 대칭성'을 이야기했을때 첨부했던 그림은 2000년대 이후의 국제수지 통계인데, 2000년대 이후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계속해서 기록했습니다. 이는 경제성장을 달성한 이후에는 외국저축(순자본유입)을 이용한 국내투자 확대가 크게 필요하지 않았다는 것을 드러내줍니다. 


다르게 말해,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이전에는 순자본유입을 받아들여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것이 중요했다는 말이죠.


이런 이유로 인해 "OOO정부는 경제를 발전시켰다고 알려졌는데 경상수지는 적자였다. 경제를 망쳤다고 알려진 ㅁㅁㅁ정부는 오히려 경상수지가 흑자이다." 라는 말은 논리적으로 완전히 잘못된 주장입니다. 경상수지의 흑자 · 적자 여부로 정부의 경제성과를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③-1

- 경상수지 적자는 항상 나쁜 것일까?

-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앞에서는 "개발도상국은 순자본유입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발생시켜 자본재 투자를 늘릴 수 있다."라는 내용을 다루었습니다. 제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상수지 적자는 국내투자를 증가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한국은 경제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경상수지 적자 덕분에 자본재를 축적할 수 있었죠. 따라서, 경상수지 적자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 기여를 하게됩니다.


그런데 단순히 "경상수지 적자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경상수지 적자가 좋은 것일수도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경상수지 적자가 거시경제에 해악을 끼치면 또 나쁜 것이 되구요? 


이번 파트에서는 '경상수지 적자가 본질적으로 좋은 것일 수도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도록 합시다.


우선, 국민계정식을 통해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알아봅시다. 


'경상수지'(Current Account)란 자동차 · 스마트폰 등의 상품이 무역을 통해 거래되는 행위를 보여줍니다.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서 순수출을 기록하면 경상수지 흑자, 수입이 수출보다 많아서 순수입을 기록하면 경상수지 적자라고 표현하죠.


'자본·금융수지'(Capital & Financial Account)는 주식 · 채권 · 부동산 등을 구입하기 위해 자금이 국내와 외국을 오가는 행위를 보여줍니다. 자본유출이 자본유입보다 많아서 순자본유출을 기록하면 자본·금융수지 적자, 자본유입이 자본유출보다 많아서 순자본유입을 기록하면 자본·금융수지 흑자라고 표현합니다.


따라서 단순히 "기업들이 수출을 많이하면 경상수지 흑자고, 수출을 못하면 경상수지 적자겠지. 그리고 돈이 많이 들어오면 자본수지 흑자고, 돈이 외국으로 나가면 자본수지 적자겠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 크기'가 어떻게 결정되며, 서로간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지 못합니다. 


● 경상수지 크기 결정방식



경상수지의 크기는 '국민저축'(S)과 '투자'(I)가 결정짓습니다. 국민계정식을 통해 '국민저축(S)-투자(I)=순수출(NX)'라는 식을 도출해낼 수 있죠. 


만약 국민저축이 100이고 투자가 50이라면 경상수지는 50의 흑자(순수출 50)를 기록합니다. 반대로 국민저축이 50이고 투자가 100이라면 경상수지는 50의 적자(순수입 50)를 기록합니다. 


경상수지는 무역을 통한 상품의 거래를 나타내는 것이기 때문에, 기업이 수출을 얼만큼 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삼성전자가 수출을 많이하면 한국의 경상수지가 흑자이고, 애플 아이폰이 한국에서 많이 팔리면 경상수지가 적자라는 식이죠. 


그런데 국민계정식을 살펴보니 경상수지 크기를 결정짓는 건 무역과는 상관없어 보이는 '국민저축(S)과 투자(I)' 입니다. 어째서 이런 일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 해답은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의 대칭관계'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경상수지와 자본·금융수지의 대칭관계 



앞서 국민저축(S)이 투자(I)보다 많은 국가는 양(+)의 순수출 값을 가지기 때문에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다는 것을 봤습니다. 


그런데 국민저축(S)이 투자(I) 보다 많다는 것은 여분의 저축이 국내에 남아있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필요한 투자에 비해 더 많은 저축을 해놓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여분의 저축을 다른나라에게 빌려줄 수 있을 겁니다. 이제 국민저축이 투자보다 많은 국가(S>I)는 국제금융시장에서 net lender의 역할을 하게되고, 여분의 저축이 해외로 빠져나감에 따라 순자본유출(자본·금융수지 적자)이 발생합니다. 


순자본유출은 순수출과 같고 자본수지 적자는 경상수지 흑자와 같다는 원리로 인해, 민저축이 투자보다 많은(S>I) 국가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되죠.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면 국민저축(S)이 투자(I)보다 적은 국가가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이유도 알 수 있습니다.


국민저축(S)이 투자(I)보다 적다는 것은 투자에 필요한 저축이 부족하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그렇다면 부족한 저축을 다른나라로부터 빌려올 수 있을 겁니다. 이제 국민저축이 투자보다 적은 국가(S<I)는 국제금융시장에서 net borrower의 역할을 하게되고, 부족한 저축이 해외에서 들어옴에 따라 순자본유입(자본·금융수지 흑자)이 발생합니다.


순자본유입은 순수입과 같고 자본수지 흑자는 경상수지 적자와 같다는 원리로 인해, 국민저축이 투자보다 적은(S<I) 국가는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되죠.


● 보다 쉬운 설명


국민저축(S)과 투자(I)가 경상수지를 결정짓는 원리를 보다 쉽게 설명할 수도 있습니다.


외국인이 한국의 주식 · 부동산 등을 구매하면 수요증가로 인해 주식과 부동산 가격이 상승합니다. 자산을 보유하고 있던 한국인은 자산가격 상승으로 덕분에 부유해집니다. 이들은 증가한 부를 바탕으로 소비를 늘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외국제품의 수입이 증가하게 되죠.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이것을 국민계정식으로 표현하면 '소비증가로 인해 국민저축 감소 → 국민저축 < 투자'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순자본유입 발생 → 자산가격 상승 → 외국산 제품 소비증가 → 국민저축 감소 → 국민저축 < 투자 → 경상수지 적자의 경로입니다. 


반대로 한국인이 외국의 주식 · 부동산 등을 구매하면 국내시장은 수요감소로 인해 가격 하락이 발생합니다. 자산가격 하락을 겪은 한국인은 소비를 줄이고, 그 과정에서 외국제품의 수입 또한 줄어들죠. 경상수지가 흑자로 돌아서게 됩니다.


이것을 국민계정식으로 표현하면 '소비감소로 인해 국민저축 증가 → 국민저축 > 투자'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순자본유출 → 자산가격 하락 → 외국산 제품 소비감소 → 국민저축 증가 → 국민저축 > 투자 → 경상수지 흑자의 경로입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③-2

- 경상수지 적자는 항상 나쁜 것일까?

- 경상수지 적자 = 자본·금융수지 흑자 → 돈을 빌려서 소비를 늘릴 수 있다



경상수지 크기(NX)는 국민저축(S)과 투자(I)가 결정짓습니다. 


국민저축이 투자보다 많다면(S>I) 여분의 저축을 다른나라에 빌려주게 되고(순자본유출), 자본·금융수지 적자와 경상수지 흑자가 발생하죠. 반대로 국민저축이 투자보다 적다면(S<I) 부족한 저축을 다른나라로부터 빌리게 되고(순자본유입), 자본·금융수지 흑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발생합니다.


이것은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를 새로운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줍니다. 


한 국가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는 말은 해외로 자금을 계속해서 빌려주었다는 말입니다. 반대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했다는 말은 해외로부터 자금을 빌려왔다는 말과 같습니다.


자금을 계속해서 빌려주는 역할(net lender)이 좋은 것일까요? 자금을 계속해서 빌리는 역할(net borrower)이 좋은 것일까요? net lender는 채권자 입니다. net borrower는 채무자이죠. "빚을 지는 채무자보다는 채권자가 낫지 않나?"라고 생각을 하실겁니다. 


그런데 계속해서 돈을 빌릴 수 있고, 빌린 돈으로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면 net borrower가 좋지 않을까요? 


계속해서 강조하지만 현대 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생산된 제품을 소비함으로써 효용을 느끼는 것입니다. net lender(경상수지 흑자)는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번 뒤에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줄 뿐입니다. 그러나 net borrower(경상수지 적자)는 열심히 일을 하지 않아도 다른 사람이 빌려준 돈으로 소비생활을 영위할 수 있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생산 · 소비 · 효용'을 중요시하는 현대자본주의 시대에는 '경상수지 적자'가 항상 나쁜 것은 아닙니다. '돈의 축적'을 중요시하여 '경상수지 흑자에 집착'하던 중상주의 시대와는 큰 차이가 있죠.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③-3

무역은 경상수지 흑자를 바라고 하는 것?


"아무리 그래도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가 중요하지 않나?" 라는 의문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은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스마트폰 · 자동차 등을 국제무역을 통해 다른나라에 많이 팔고 있죠.


그러나 '국제무역이 중요하다 = 경상수지 흑자가 중요하다'가 아닙니다. 국제무역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제무역을 하는 주된 이유는 '외국의 상품을 수입'하기 위해서 입니다. 


한국의 기업들이 수출을 통해 달러화를 획득했습니다. 이제 한국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되고 국제무역을 통해 달러화를 벌었습니다. 그런데 달러화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또 한번 강조하지만 오늘날 중요한 것은 '돈의 축적'이 아닙니다. 물건을 외국에 팔아 돈을 벌어서 축적해 놓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물건을 팔아 받은 달러화로 외국의 상품을 수입하고, 그 상품을 사용함으로써 효용을 느끼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경상수지 흑자크기 만큼의 외국상품을 다시 수입해와 경상수지가 균형상태를 이루는 게 좋습니다.


게다가 '소비와 효용' 측면에서 가장 좋은 것은 경상수지 적자입니다. 우리가 일을 해서 제품을 만들지 않아도, 외국인들이 만든 상품을 수입해와 사용함으로써 효용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보다 더 좋은 것이 어디있을까요?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다는 말은 '열심히 일을 해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우리는 써보지도 못하고 외국인이 사용하면서 효용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말과 같습니다. 


반대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한다는 말은 '일을 하지않아 제품을 많이 만들지 못했으나, 외국인이 열심히 일을 해서 만든 상품을 수입해와 사용함으로써 효용을 충족시킨다.'는 말과 같죠.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강박관념'을 가지게 된 근본원인은 '중상주의적 사고방식' 때문입니다. 돈의 축적을 중요시하니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쁘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죠. 중요한건 '생산 · 소비 · 효용' 입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④

- 경상수지 적자가 문제가 되는 경우는 언제일까


순자본유입의 결과로 발생하는 경상수지 적자는 부족한 국내저축을 보충하여 자본재축적을 도와줍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Net Borrower의 역할을 계속 할 수 있다면 경상수지는 적자를 기록하지만, 외국에서 빌린 자금으로 소비를 늘려 효용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국제무역에서 수입을 많이하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지만, 외국에서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며 효용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처럼 경상수지 적자는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경상수지 흑자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국제금융시장에서 Net Lender의 역할을 하면 경상수지 흑자는 기록하지만, 열심히 일을 해서 돈을 번 뒤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뿐입니다. 


국제무역에서 수출을 많이하면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지만, 열심히 일을 해서 만든 상품을 쓰는건 외국 사람입니다. 


앞의 글만 보면 "오... 경상수지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쁜 줄 알았는데.. 이제보니 경상수지 적자가 좋고 흑자가 나쁘구나."라고 생각이 들겁니다.


그런데 많은 경제학자들은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와 흑자를 모두 우려'하며 경상수지 균형을 유지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미국 · 일본 · 서유럽 이외에 한국 같은 국가들은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는게 중요합니다. 왜 이런 혼란스러운(?)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앞의 글을 통해 "경상수지 적자가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니다."라고 강조한 이유는 '흑자는 좋고 적자는 나쁘다'는 식의 중상주의적 사고를 깨뜨리기 위해서 였습니다. 중상주의적 사고를 머리에서 꺼내놓고 이제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할 때입니다.


●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가 초래하는 문제점


: 국제금융시장에서 Net Borrower의 역할을 하면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지만, 외국에서 빌린 자금으로 소비를 늘려 효용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과연 언제까지 Net Borrower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다른 국가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계속해서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는 국가가 자신들에게서 빌린 자금으로 손쉽게 효용을 충족시키고 있다는 것을 다 알고 있습니다. 다른 국가들은 어느 순간이 되면 그동안 빌려준 자금의 상환을 요구합니다. 그렇다면 Net Borrower의 역할을 하면서 편하게 지내던 국가가 지금껏 빌린 자금을 상환할 수 있을까요? 

  

순자본유입의 결과 발생하는 경상수지 적자는 일종의 '대외부채'(External Debt) 입니다. 그동안 자금을 빌려주던 국가가 상환을 요구하면 대외부채를 갚아야 하는데, 어떻게 갚을 수 있을까요?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나, 미국 · 일본 · 서유럽을 제외한 국가들의 대외부채는 자국통화로 표기된 부채가 아닙니다. 달러화 · 엔화 · 유로화는 국제적으로 통용되지만, 한국의 원화 등은 쓰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미국 · 일본 · 서유럽을 제외한 한국 같은 국가들은 외국통화로 표기된 부채(denominated in foreign currency)를 가지고 있습니다. 외국통화는 자국의 중앙은행이 찍어낼 수 없죠. 


그리고 순자본유입은 외국인들이 국내의 주식 · 채권 · 부동산 등을 구입하는 행위입니다. 외국에서 유입된 자금에 힘입어 국내 주식 · 채권 ·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고, 국내인들은 자산가치 증가를 누릴 수 있었죠. 그런데 로 유입된 자본이 갑작스럽게 빠져나간다면(Sudden Reversal), 국내 주식 · 채권 · 부동산 가격은 폭락할 겁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는 지속불가능(unsustainable) 하며, 거시경제의 불안정성(instability)을 초래합니다.


●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가 초래하는 문제점


: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가 문제라고 해서, 반대에 위치한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가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도 거시경제에 문제를 유발합니다.


경상수지는 '저축'(S)과 '투자'(I)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저축이 투자에 비해 많으면(S>I)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게 되죠. 그런데 저축이 많다(S↑)는 것은 소비가 적다(C↓)는 말과 같습니다. 저축은 총생산량에서 소비와 정부지출을 제외한 것(S=Y-C-G)이기 때문이죠. 소비가 적지 않아 저축이 일반적인 수준에 있더라도 투자가 적을 경우 경상수지 흑자가 기록됩니다.


결국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너무 적은 소비 · 너무 적은 투자에 의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입니다. 소비를 통해 효용을 느끼는 게 중요한 시대에 생산만 많이하고 소비는 적습니다. 투자를 통해 자본재를 축적해야 경제가 성장하는데 투자가 적습니다. 즉,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 거시경제의 왜곡'(Domestic Distortion)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또한, 전세계 국가들의 경상수지의 합은 0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한 국가가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라면 또 다른 국가는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일 겁니다. 한 국가가 소비와 투자를 하지 않아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한 결과, 또 다른 국가는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이죠. 


그리고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 국가는 국제금융시장에서 Net Lender의 역할을 맡습니다. Net Lender의 역할을 맡는 국가가 어느 순간 Net Borrower 국가에게 대외부채 상환을 요구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Net Borrower 국가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할 겁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 거시경제의 왜곡(domestic distortion)을 반영하고 있으며, 전세계 국제수지의 불균형(imbalance)을 일으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instability)을 초래합니다.   


● 경상수지 균형의 중요성


: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와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 모두 문제를 초래합니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경제학자들은 전세계 각국이 '경상수지의 균형'(balance)을 유지할 것을 주문합니다. 


과도한 경상수지 적자가 문제인 이유는 '적자'라서가 아닙니다. 이는 지속불가능(unsustainable) 하며, 거시경제의 불안정성(instability)을 초래하기 때문입니다.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는 '흑자'라고 항상 좋은게 아닙니다. 이는 국내 거시경제의 왜곡(domestic distortion)을 반영하고 있으며, 전세계 국제수지의 불균형(imbalance)을 일으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instability)을 초래합니다. 


중상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 경제학적 사고를 갖춘채로 경상수지를 제대로 이해해야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더 공부해보기 : 

● 1997년 한국의 경상수지 적자와 급격한자본유출입, 그리고 1997 외환위기

'자본흐름의 갑작스런 변동 - 고정환율제도 · 외국통화로 표기된 부채 · 대차대조표 위기


● 중국의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그리고 2008 금융위기

'2000년대 초반 Fed의 저금리정책이 미국 부동산거품을 만들었는가?', '글로벌 과잉저축 - 2000년대 미국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다'


● 독일의 과도한 경상수지 흑자와 남유럽의 경상수지 적자, 그리고 2010 유럽 재정위기

'[유럽경제위기 ②] 유로존 내 경상수지 불균형 확대 - 유럽경제위기의 씨앗이 되다' )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⑤

- 경제성장은 다른나라와의 경쟁인가?


돈의 축적을 중요시했던 중상주의 시대에는 많은 식민지를 개척하여 금과 은을 착취해야 했습니다. 식민지가 될 국가의 수는 한정적이었기 때문에, 다른나라보다 더 많은 식민지를 보유한 국가가 경제력이 강했습니다. 즉, 중상주의 시대의 경제성장은 다른나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해야만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오늘날에도 다른나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하여 더 많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해야만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까요? 한 국가가 경상수지 흑자라면 다른나라는 경상수지 적자이기 때문에, 전세계 경상수지는 제로섬 게임입니다. 만약 경상수지 규모가 국가의 경제력을 대표한다면, 제로섬 게임에서 승자가 되기위하여 다른나라와 경쟁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글을 통해 알았다시피, 경상수지 흑자는 국가의 경제력을 대표하지 않습니다. 경상수지 '흑자'라고 항상 좋은 것이고, 경상수지 '적자'라고 항상 나쁜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다른나라와의 무역경쟁에서 승리하여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필요가 없습니다. 

   

게다가 오늘날의 경제성장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생산의 증가' 입니다. 생산의 증가는 높은 고용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에 의해서 달성되는 것입니다. 이는 다른나라와의 경쟁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저 우리나라 안에서 고용률이 높아지고. 노동생산성이 향상되도록 노력하면 되는 겁니다.


또한 다른나라의 경제성장은 우리나라에 이점을 가져다줍니다. 외국의 경제가 성장하여 더 좋은 제품이 생산되면, 우리는 이를 수입해와 사용함으로써 더 높은 효용을 누릴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리나라의 경제가 성장했을때 외국도 더 높은 효용을 누릴 수 있죠. 이처럼 한 국가의 경제성장은 다른 국가에도 큰 이득을 안겨다줍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오늘날 경제성장은 다른나라와의 경쟁이 아닙니다.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과의 무역경쟁에서 승리해야한다' · '외국의 경제성장률 저하를 보면 기분이 후련하다'와 같은 사고를 버려야 합니다. 




※ 왜 화폐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이 중요한가?


경상수지 적자를 우려하고 경상수지 흑자를 찬양하는 이유는 '돈의 축적'을 중요시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돈이든 외국 돈이든 많으면 좋다고 생각하니 '흑자'에 집착하게 되죠. 그러나 계속 반복하지만 중요한 것은 돈의 양이 아니라 '재화를 생산 한 뒤 소비를 함으로써 효용을 충족시키는 것' 입니다.


이제 다음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⑦] 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에서나 화폐적인 현상 - 화폐중립성 & 고전학파의 이분법'에서는 '많은 돈은 그저 인플레이션만을 초래'한다는 사실을 알아보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돈에 집착해서는 안됩니다. 



  1. [사설] 최초로 일본 앞지른 경상수지 흑자의 명암. 중앙일보. 2013.11.0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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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원론 거시편 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경제성장 달성하기 - 저축과 투자[경제학원론 거시편 ⑤]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여 경제성장 달성하기 - 저축과 투자

Posted at 2015. 9. 21. 19:23 | Posted in 경제학/경제학원론


※ 이번글에서 다룰 내용


경제성장은 생산의 증가이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노동생산성 향상 입니다. 그리고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킬때, 기계 · 공장설비 등 물적자본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죠. 즉,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노동생산성 향상을 돕는 자본재를 많이 축적해야 합니다.


자본재를 축적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저축과 투자'라고 경제학원론 교과서에 나옵니다. 그런데 '저축'을 왜 해야할까요? 저축은 돈을 비축해둔다는 뜻으로 많이 사용하는 단어입니다. 국가는 돈을 찍어낼 수 있는데 왜 굳이 저축을 해야할까요?


거시경제학 교과서에서 '저축'을 강조한다는 사실은 우리가 알고 있던 저축과 거시경제의 저축이 다르다는 것을 암시합니다. 거시경제에서 저축이란 돈을 축적한다는 개념이 아닙니다. 계속 강조하지만,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의 축적'을 중요시하는 관점을 버려야 합니다. 


이제 이번글에 나오는 여러 예시를 통해, '돈과 화폐'를 중요시하는 사고를 버려봅시다.  




※ 경제성장에 있어 중요한건 '노동생산성 향상' 

- 더 많은 자본재는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킨다


지난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경제학원론 거시편 ③] '물가'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명목과 실질의 구분'이 알려준 것은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생산의 증가이지 돈의 축적이 아니다." 였습니다.


가계는 돈을 많이 벌면 부유해집니다. 그러나 국가경제 · 거시경제는 돈의 축적이 의미가 없습니다.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이죠. 게다가 단순히 돈의 양만 많아지는 것은 명목(nominal)변화일 뿐입니다. 모든 국민의 소득이 100만원 증가하더라도 물가수준이 그만큼 상승하면 실질(real)적인 생활수준은 그대로입니다. 


따라서 실질적인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서는 '생산'(product)이 증가해야 합니다. 생산량이 증가하는 것을 경제성장(Economic Growth)이라 부르고, 국가가 1년동안 생산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얼마인지를 측정할 때 GDP를 이용합니다. 한국의 GDP가 1,500조원 이라는 말은 "한국이 가지고 있는 돈의 양이 1,500조원이다."가 아니라 "한국이 1년동안 생산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1,500조원이다."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④] 경제성장은 어떻게하면 달성할 수 있을까? - 높은 고용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해, 어떻게 하면 생산을 늘릴 수 있는지, 다르게 말하면 어떻게 하면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알아보았습니다.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2가지가 필요했습니다. 바로 '높은 고용률'과 '노동생산성의 향상' 입니다. 더 많은 사람이 생산과정에 참여할수록 · 한 사람이 더 많은 양을 생산할수록 1인당 생산량(1인당 GDP)이 증가하는 원리입니다. 


둘 중에서 더 중요한 것은 '노동생산성 향상' 입니다. 각 국가마다 인구의 크기는 사실상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경제활동에 참가하는 사람의 수는 마음대로 늘릴 수 없습니다. 한국의 인구가 5,000만명에서 10억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이 걸리겠죠. 따라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성의 지속적인 향상'이 필요합니다. 첫째도 생산성, 둘째도 생산성, 셋째도 생산성! 가장 중요한 것은 생산성입니다. 


그렇다면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첫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근로자의 숙련수준 향상, 즉 인적자본(human capital)의 향상입니다. 아무런 교육도 받지 못한 근로자는 업무능력이 낮을 겁니다. 두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물적자본(physical capital) 입니다. 노동생산성 향상에 있어 물적자본은 인적자본보다 더 중요합니다. 


인적자본은 교육을 받은 근로자의 능력향상으로 생산성 증가를 이끌어내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노동생산성의 향상이 항상 근로자의 고급숙련도 덕분에 달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숙련도가 떨어지는 근로자도 단순히 더 좋은 기계 · 더 많은 기계를 가졌을때 생산량을 늘릴 수 있습니다. 즉, 더 많은 물적자본은 노동생산성을 증가시킵니다.


따라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 경제성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물적자본의 축적', 즉 더 많은 기계 · 더 좋은 기계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계를 경제학용어로 '자본재'(capital good)라고 하는데, 경제성장은 많은 자본재를 가지고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 자본재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투자'

- 투자를 증가시키는 방법은 '저축'


경제성장을 좌우하는 자본재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투자(investment)가 필요합니다. 여기서 투자는 주식 · 부동산 등을 구입하는 재테크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거시경제학에서 투자란 '기계 · 생산설비 등 신규 자본재를 만들거나 구매하는 것'을 뜻합니다. 투자를 통해 자본재를 축적해야 경제가 성장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투자를 늘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거시경제 투자량를 결정짓는 것은 국민저축(national saving)입니다. 국민저축이 많을수록 투자량도 증가합니다.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에서 보았던 국민계정식(Y=C+G+I)을 통해 '저축과 투자의 관계'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보통 ‘저축’이라고 하면 돈을 불리기 위해 ‘소득 중 현재 필요에 의한 소비를 하고 남은 것을 통장에 넣어두는 것‘을 뜻합니다. 거시경제의 저축도 ’총소득(=총산출량) 중 현재 필요에 의한 지출을 하고 남은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의 소비와 정부의 지출은 현재 필요에 의한 지출입니다. 개인은 소비를 통해 지금 당장의 효용을 충족하고, 정부는 지출을 통해 지금 당장 필요한 국책사업을 진행합니다. 그러나 기업은 미래를 내다보고 투자를 합니다. 더 좋은 공장설비를 갖췄을 때 미래수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투자를 하는 것이죠. 


따라서, 거시경제 저축은 '총소득(Y)에서 개인의 소비(C)와 정부의 지출(G)을 제외한 부분'(Y-C-G)를 의미하고, 저축의 정의에서 투자는 고려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저축은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개인저축과 정부저축 입니다. 개인이 벌어들인 소득(Y)에서 현재 필요에 의한 소비지출(C)과 세금(T)을 뺀 것이 개인저축(Y-C-T) 입니다. 정부의 소득은 세금수입(T)이고 이 중 현재 필요에 의한 지출(G)을 하고 남은 것이 정부저축(T-G) 입니다. 


이때, 두 종류의 저축을 합친 것을 국민저축(S=Y-C-G, National Saving) 이라고 말하며, 국민저축(S)의 크기가 투자(I)의 크기를 결정짓습니다(S=I).         




※ 국민저축과 투자를 증가시키는 방법


경제성장에 필요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현재 소비를 줄여서 저축의 크기를 늘려야 합니다. 저축이 증가하면 투자가 증가하고, 그 결과 자본재가 축적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경제성장을 꿈꾸는 국가들은 경제발전 초기 단계에서 저축을 장려하는 동시에 기업 투자증가를 위한 정책을 폅니다.   


민간저축을 증가시키는 방법 : 민간저축이란 정부가 아닌 개인의 저축을 뜻합니다. 국민계정식에서 Y-C-T(총생산량-소비-세금)가 민간저축이었죠. 식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민간저축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소비를 억제(C↓)해야 합니다. 


어르신들을 만나보면 “과소비는 나쁜 것이고 저축을 많이 하는 근검절약하는 삶을 살아야한다.” 라는 말을 많이 하십니다. 과거 한국 정부는 “과소비는 나쁜 것”이라는 인식을 퍼뜨려 인위적으로나마 저축크기를 늘리려 했기 때문이죠.


정부저축을 증가시키는 방법 : 정부저축이란 세금수입 중 정부지출을 제외하고 남은 것을 뜻합니다. 국민계정식에서 T-G(세금수입-정부지출)가 정부저축 이었죠. 정부가 재정흑자를 기록하면 정부저축이 증가하고, 재정적자를 기록하면 정부저축이 감소합니다. 즉, 정부저축 증가를 위해서는 재정흑자(T-G>0)를 기록해야 합니다. 


정부가 재정흑자를 기록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 입니다. 세금수입을 증가시키거나 정부지출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그러나 이때 세금을 늘려서(T↑) 정부저축을 증가(T-G↑)시키는 방법은 민간저축 감소(Y-C-T↓)로 이어지기 때문에, 국민저축 증가에는 별다른 효과가 없습니다(Y-C-G?). 따라서 정부저축을 증가(T-G↑)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정부지출 감소(G↓)입니다.     


경제성장을 위한 자본축적에 있어 정부지출 감소는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지출 증가는 국민저축 감소로 이어지고 기업은 투자자금을 구하기가 힘들어집니다(G↑ → Y-C-G↓ → S↓ → I↓). 정부지출 증가는 기업의 투자를 방해하는 효과(crowding out)를 초래하죠. 따라서 정부는 정부지출 감소를 통해 재정흑자를 유지하며 충분한 저축량을 금융시장에 공급해야 합니다(G↓ → Y-C-G↑ → S↑ → I↑).  


투자를 증가시키는 방법 : 기업이 투자를 늘렸을때 세금공제 혜택을 제공해준다면, 기업은 투자를 할 유인이 증가하게 됩니다. 한국은 경제성장을 위해 기업에게 여러 혜택을 제공해줬었죠.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①-1 

- 왜 투자크기는 저축크기에 의해서 결정?

 

경제성장을 좌우하는 자본재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하고, 투자 크기는 국민저축 크기에 의해서 결정됩니다. 지금까지 이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왜 투자 크기는 국민저축 크기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일까요? 


"국민계정식으로 저축과 투자 공식을 도출하면 S=I로 나오지 않느냐?" 라고 말하는건 경제학적이지 않은 설명입니다. 경제현상을 수식으로 표현하는건 이해를 돕기 위해서일 뿐, 수식 그 자체가 본질이 아닙니다. 우리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투자를 늘릴 때 왜 저축이 중요한지' 함의를 알아야 합니다.


가계경제를 생각하는 사람은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하면 돈이 모이지 않느냐. 비축해둔 돈으로 비싼 물건을 살 수 있다. 거시경제 저축도 이와 유사하다.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하지 않고 돈을 저축한 다음에, 비축해둔 돈으로 자본재를 구입할 수 있다." 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가계는 일을 하고 월급을 받아야 돈이 생기지만, 국가는 중앙은행을 통해 돈을 찍어낼 수 있습니다. 거시경제에서 저축이 가지는 의미가 '경제주체들이 소비를 하지 않고 돈을 저축한 다음, 비축해둔 돈으로 자본재를 구입하는 것' 이라면 굳이 저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앙은행이 찍어낸 돈으로 자본재를 구입하면 될텐데 왜 굳이 소비를 줄여서 저축을 해야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거시경제에서 저축이 가지는 의미와 가계경제에서 저축이 가지는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가계경제와는 다르게 생각해야 합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①-2 

- 화폐거래는 자원배분을 변화시킨다


우선 ‘화폐를 이용해 물건을 구매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경제학원론 거시편 ③] '물가'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명목과 실질의 구분'에서 ‘화폐의 기능’을 이야기 했었습니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할때 화폐의 축적은 아무런 의미가 없으나, 우리가 화폐를 사용하는 이유는 ‘거래의 용이함’과 ‘구매력이 화폐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물건을 살 때 1만원 화폐를 건네는 것은 종이 그 자체에 어떠한 가치가 있어서가 아닙니다. ‘구매자가 1만원 상품을 살 수 있는 능력’ 즉 나의 구매력이 화폐에 들어있으며 판매자에게 이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화폐를 이용한 거래는 편리함을 가져다 줍니다.


이때 화폐를 이용한 거래는 ‘자원배분을 변화'시킵니다. 경제주체의 구매력을 특정 상품 구입에 사용하면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특정 상품 생산량도 많아집니다. 그렇다면 그 상품 생산량 증가를 위해 더 많은 자원을 사용하게 되죠. 예를 들어, 스마트폰 수요가 많아짐에 따라 애플과 삼성의 노동력 · 기술 · 천연자원 등은 피쳐폰 생산이 아닌 스마트폰 생산을 위해 쓰이게 되었습니다. 


즉, 경제주체가 화폐거래를 통해 구매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거시경제 내 자원배분을 변화시킴'을 의미합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①-3 

- 거시경제에서 저축이 가지는 의미


구매력이 화폐에 들어있다’와 ‘화폐를 이용한 거래는 자원배분을 변화시킨다’는 사실로부터 ‘거시경제에서 저축이 가지는 의미’에 대한 통찰을 얻을 수 있습니다. 


● 개인과 정부의 구매력(화폐), 금융시장을 통해 기업에게 전달 

: 타인의 구매력(화폐)을 이용하여 투자를 늘리는 기업


저축이란 내가 가진 구매력을 지금 전부 사용하지 않고 다음번에 사용할 수 있도록 비축해 놓는 것을 뜻합니다. 이렇게 비축된 구매력은 다른 사람에게 빌려줄 수도 있습니다. 바로 금융시장의 일종인 대부자금시장(Loanable Fund Market)을 통해서죠. 


현재 소비가 급하게 필요하지 않은 경제주체는 자신의 구매력을 대부자금시장에 내놓습니다. 현재 지출이 급하게 필요한 다른 경제주체는 대부자금시장을 통해 타인의 구매력을 얻을 수 있죠. 그 결과, 자신이 가지고 있던 구매력에 더하여 대부자금시장을 통해 공급된 타인의 구매력으로 현재 필요한 곳에 지출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논리를 다시 쓰면, 현재 소비가 필요하지 않아 개인과 정부가 저축해놓은 화폐는 대부자금시장을 통해 기업에 전달됩니다. 기업은 차입한 돈을 이용하여 투자를 하게 되죠. 


● 개인과 정부의 구매력을 빌려서 대신 이용하는 기업

: 국가의 자원(노동력 · 천연자원)이 생필품 생산이 아니라 자본재 생산에 쓰이게 됨  


개인은 지금 당장의 필요를 충족시켜주는 상품을 주로 소비합니다. 음식 · 옷 등의 생필품 구입이 많습니다. 이에반해 기업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기계 · 공장설비 등 자본재에 투자를 합니다. 생필품은 지금 당장의 만족은 가져다 주겠지만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생필품 생산보다는 자본재 생산에 더 많은 자원을 써야 합니다.     


개인과 정부의 구매력이 대부자금시장을 통해 기업으로 이전되면, 노동력 · 천연자원 등 국가가 가진 한정된 자원을 경제성장을 위해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저축으로 인해 개인과 정부가 구매력을 행사하지 않아 소비지출이 감소하면, 생필품 수요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필품을 생산 할 필요가 적어집니다. 기업은 대부자금시장을 통해 넘겨받은 구매력을 자본재 투자에 사용합니다. 


이제 한 국가의 근로자들은 생필품 생산이 아니라 자본재 생산을 위해 일을 하게 됩니다. 석유 · 철광석 등 천연자원도 자본재 생산에 더 많이 쓰이게 되죠.


그 결과, 개인과 정부가 지출을 줄여 기업의 투자를 늘린 국가는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자본재 축적에 더 많은 자원'을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거시경제에서 저축이 가지는 의미는 단순한 ‘돈의 축적’이 아니라 ‘한 국가가 가진 노동력 · 기술력 등의 자원을 경제성장을 위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거시경제내 국민저축 크기가 클수록 투자의 크기도 증가하고 경제가 성장하게 됩니다. 


『맨큐의 경제학』 628쪽을 보면 “자원은 희소하기 때문에 자본재를 더 많이 생산하려면 당장 소비할 재화의 생산에 대한 자원 투입량을 줄여야 한다. 즉 어떤 사회가 자본에 대한 투자를 늘리려면 현재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려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본 축적에서 비롯되는 경제성장은 공짜가 아니다. 미래에 높은 소비수준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현재 소비를 희생해야 한다.”는 문장이 나옵니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따라왔다면 이 문장이 품고 있는 함의를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②

- 돈이 부족하다? 한정된 자원이 부족하다!


앞선 글들과 이번글에서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것은 "돈의 축적을 중요시하는 가계·기업경제의 관점을 거시경제를 바라볼때는 버려라!" 입니다. 


경제성장을 위한 저축의 중요성을 "그래 과소비를 하지 않고 저축을 하면 돈이 많아지니까,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저축을 해야지." 라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거시경제를 바라볼때 지녀야할 중요한 생각은 "경제성장은 생산의 증가이고, 국가가 가진 한정된 자원을 자본재 생산을 위해 효율적으로 써야한다." 입니다.


만약 자원이 무한대로 있다면 굳이 저축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개인의 생필품 소비 증가로 인해 노동력이 생필품 생산에 쓰이더라도, 자본재 생산에 필요한 노동력이 무한대로 있기 때문이죠. 그러나 한 국가가 보유한 자원은 유한하기 때문에, 노동력과 천연자원을 어디에 더 많이 배분하느냐가 중요합니다.


대다수 거시경제적 이슈들은 '돈을 둘러싼 갈등'으로 표현되지만 사실은 '한정된 자원의 배분을 둘러싼 갈등'입니다. 여러 사례를 통해 이를 알아보도록 하죠.  


● 과거 우리나라는 가난해서 돈이 없었다?


: 요근래 새로 지어지는 초·중·고등학교는 엘리베이터도 있고 바닥은 대리석으로 포장되어 있습니다. 화장실은 당연히(?) 양변기이고 심지어 비데까지 설치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오래전에 지어진 학교는 엘리베이터는 당연히 없으며 바닥은 나무목재여서 한달에 한번씩 왁스 청소를 해야했습니다. 화장실은 당연히(?) 좌변기였고 비데 같은건 존재조차 몰랐습니다. 

 

과거(1990년대 후반 이전)에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던 사람들은 요즈음 학교를 보며 "옛날에는 우리나라가 가난해서 돈이 없었지." 라고 말하며 회상에 잠깁니다. 그런데 이 발언은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과거 한국에 돈이 없었을까요? 돈은 한국은행을 통해 찍어내면 됩니다. 가계 · 기업과는 달리 국가는 돈을 찍어낼 수 있습니다.


과거 한국에 부족했던 것은 돈이 아니라 자본재와 자원 입니다. 당장 경제성장이 급한 상황에서 필요했던 것은 생산을 늘려주는 기계와 공장설비 였습니다. 한정된 노동력 · 기술력을 학교시설에까지 써야할 유인이 없었죠. 


그러다가 비축된 자본재를 이용하여 경제가 성장하고 자원의 양도 풍부해짐에 따라, 노동력 · 기술력을 학교시설 보강에 사용할 여유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과거를 회상할때 뱉었어야 할 말은 "옛날 우리나라는 한정된 자원을 자본재 생산에 써야했지. 오늘날에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자본재와 자원이 풍부해져서, 한정된 자원을 학교시설 개선에 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지." 입니다. 경제학을 공부하면 이렇게 논리적인 말을 할 수 있습니다.(그리고 주변사람들이 떠나가죠...)   


● 이윤추구만을 앞세우는 탐욕스런 선진국 제약회사들? 


: 2014년 서아프리카에서 에볼라 바이러스 창궐하여 전세계를 긴장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백신이 없었는데, 이를 두고 일부 언론은 "서구 선진국들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질병에 관심이 없었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은 개발 비용 대비 수익성이 낮다며 외면"[각주:1]했다 라는 주장을 소개하며 선진국 제약회사들을 비판했습니다. 이같은 비판은 타당한 것일까요?


선진국 제약회사들은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스스로 돈을 벌어야 합니다. 따라서 돈이 되는 약만을 개발할 유인을 가지고 있죠. 


그렇지만 "돈이 되지 않으니까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지 않은 것" 라는 식의 주장은 잘못된 것입니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본래 서아프리카 특정 지역에만 한정된 풍토병 이었고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소수였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피해자가 소수'라는 점입니다. 


제약회사가 신약개발에 쓸 수 있는 연구인력과 자금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자원이 한정되어 있다면 환자수가 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신약을 개발하는 게 효율적입니다. 


효율이라는 단어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면 안됩니다. 효율을 무시하고 환자수가 적은 질병에 자원을 쓰게 되면 그 사이 많은 환자들은 목숨을 잃습니다. 


즉, 선진국 제약회사들이 에볼라 바이러스 백신을 이전에 개발하지 않았던 이유는 한정된 자원하에서 많은 환자수를 살리기 위해서 였습니다.      


● NASA의 우주개발은 천문학적 비용이 든다?


: 미국 NASA는 인류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기관입니다. 인류 최초의 달 착륙 · 화성탐사 · 보이저호 · 명왕성 탐사 등등 우주탐사에 앞장서고 있죠. 이런 NASA를 운용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됩니다. NASA의 2014년 예산은 약 20조원으로 미국 연방재정의 0.5%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 경쟁을 벌이던 1966년, NASA의 예산은 지금의 9배인 연방재정의 4.41%에 달했었습니다. 우주경쟁이 끝난 오늘날, 미국정부는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NASA 프로그램에 부담을 느꼈고 50년 사이 NASA의 예산은 큰 폭으로 줄어들었죠.  


지금까지 글을 읽어온 독자분들은 "정부는 돈을 찍어낼 수 있다며? 그런데 왜 천문학적 예산에 부담을 느낀다는거지? 돈을 찍어내서 예산을 충당하면 되지 않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것은 '쌓아놓은 돈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화폐는 중앙은행이 마음대로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돈의 축적은 의미가 없습니다. 정부가 중앙은행을 통해 돈을 찍어내서 NASA의 예산규모를 키우더라도 그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천문학적 예산이 소요되는 우주개발 프로그램이 부담된다는 말은 '한정된 자원을 NASA에 대규모로 투입하는건 비효율적이다'라는 의미입니다. 과거 소련과 군비경쟁을 하던 시절에는 우주개발이 큰 정치적 의미를 가지고 있었으나 오늘날 우주개발은 그렇지 않습니다. 


따라서 자연과학 · 공학분야의 천재들이 NASA의 프로젝트에 종사하기보다는 민간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사회전체에 더 큰 효용을 안겨다 줄 수 있습니다. 오늘날 천재들은 구글 · 애플 · 삼성과 같은 민간회사에서 연구를 하며 사람들의 삶을 바꾸는 여러 신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만약 지구에 있는 모든 천재들이 NASA에서 일하면 인류가 화성에 직접 가는 날이 앞당겨 질수도 있을겁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당장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따라서 모든 천재들이 NASA에서 일하지 않고, 누구는 NASA 누구는 민간회사에 종사하며 적절한 균형을 맞추고 있는 것이죠.     


● 영화 <2012>, 방주를 만들기위해 부자들에게 돈을 거둔다?


: 영화 <2012>는 인류의 종말을 다루는 영화입니다. 한 과학자는 연구를 통해 3년후 기상이변이 발생하여 인류가 종말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미국정부는 소수의 인간이나마 보호하기 위해 큰 배를 건설하기 시작하죠. 


규모가 큰 배를 건설하려면 돈이 많이 필요했고, 미국정부는 세계의 부자들에게 돈을 거둡니다. 그리고 돈을 댄 부자들에게만 배를 탈 수있는 권리를 부여하죠. 


영화 속 미국 대통령은 인류종말이 시작되자 "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부자들에게만 준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추첨을 통해 모든 인류에게 기회를 제공했어야 하는데." 라며 자책을 합니다.


그런데 영화 <2012>는 시나리오에 큰 결점이 있습니다. 배를 건설하는데 왜 부자에게서 돈을 거두어야 하나요? 그냥 미국정부가 돈을 찍어낸 다음에 배 건설에 필요한 원자재를 구입하면 됩니다. 또는 근로자 · 원자재업체에게 돈을 주지 않고 강제로 일을 시키거나 부품을 구입할 수도 있구요. 3년 후 지구가 망하는데 인플레이션을 신경쓸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영화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는 아마 경제학을 배우지 않았을 겁니다. "배를 건설하려면 막대한 돈이 필요하니, 돈 많은 부자들에게서 돈을 거두는 이야기를 써야겠군."이라고 생각했겠죠. 


그러나 배를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노동력 · 기술력 · 철광석 등의 자원입니다. 돈은 그저 자원을 구입하기 위해 지불하는 수단일 뿐이죠. 게다가 돈은 정부가 중앙은행을 통해 찍어낼 수 있구요. 


경제학을 공부하게 되면 나중에 영화계에서 일했을때 좀 더 논리적인 시나리오를 쓸 수 있습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③

- 투자는 계속 증가할 수 있는가? 


이번글에서는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본재를 축적하기 위해서는 개인과 정부의 저축을 통해 기업이 투자를 해야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은 재화의 생산증가 이기 때문에, 노동생산성이 높은 국가일수록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하여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습니다. 이때 노동생산성은 근로자의 인적자본 수준뿐만 아니라 기계 · 공장설비 등 물적자본에 따라 결정됩니다. 물적자본이 많을수록 근로자 한 명이 더 많은 재화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기계 · 공장설비 등 물적자본, 이른바 자본재를 많이 비축해야 합니다. 자본재를 생산하거나 구입하는 행위를 '투자'(investment)라 하는데, 경제성장은 투자의 크기에 의해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투자의 크기를 계속해서 늘려나가면 경제는 끊임없이 성장할 수 있을까요? 지난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④]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방법 - 높은 고용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읽으신 분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바로, 축적된 자본재의 양이 많아질수록 '수확체감의 법칙'(diminishing returns)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수확체감의 법칙이란 자본량이 증가함에 따라 자본 한 단위를 추가로 투입할 때 증가하는 생산량은 점점 줄어드는 원리입니다. 정 수준을 넘는 과잉투자(over-investment)는 비효율을 초래할 뿐입니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민계정(2010년 기준) - 주요지표 - 연간지표 - 지출구조 - 총고정자본형성>

 

이런 이유로 인해 이제 막 경제성장을 시작한 국가는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경제성장을 달성한 국가는 투자의 비중이 작습니다. 


한국도 마찬가지 입니다. 경제성장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1963년 이후로 투자의 비중(총고정자본형성의 크기)은 계속해서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경제성장을 어느정도 달성한 1990년대 후반 이후로 투자의 비중는 이전에 비해 감소하였죠.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④

- 이전에 높았던 예금금리가 오늘날에는 낮은 이유는 무엇일까?

- 거시경제내 실질금리를 결정짓는 저축과 투자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금리 -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 - 수신금리 - 신규취급액 기준 - 저축성수신>  


2000년대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은행에 돈을 맡기면 10%가 넘는 이자가 붙었습니다. 100만원을 저금하면 10만원이 이자로 붙었었죠. 하지만 2015년 현재 은행 예금금리는 2%를 넘지 않습니다. 100만원을 은행에 맡기면 고작 2만원이 더 생길 뿐이죠. 이는 한국은행 통계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996년 당시 예금은행의 예금금리는 10%를 넘었으나 2015년 현재는 1.57%에 불과합니다. 


과거를 기억하는 어르신들은 오늘날 예금금리를 보며 "예전에는 은행에 저축만 해도 돈이 많이 들어왔는데 요즘은 안 그렇다. 예금 들어봤자 남는 것도 없다." 라는 말씀을 하시곤 합니다. 그렇다면 오늘날 예금금리는 왜 이렇게 낮은 것일까요? 


첫번째 가설은 '은행의 탐욕' 입니다. 은행 입장에서는 예금이자가 높을수록 고객에게 돈을 많이 줘야하니 손해입니다. 따라서 은행이 수익 극대화를 위해 예금금리를 낮게 설정했을 거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추측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2000년대 전까지만 하더라도 고객들에게 많은 이자를 지불했던 착한 은행들이 2000년대 이후 갑자기 탐욕이 생긴 것일까요? 


예금금리는 은행이 마음대로 설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중앙은행이 정하는 기준금리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두번째 가설로 '중앙은행의 낮은 금리'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2015년 현재 한국은행이 정한 기준금리는 1.50% 입니다. 기준금리와 예금금리가 상당히 비슷합니다. 정말 중앙은행의 낮은 기준금리 때문에 은행 예금금리가 낮은 것일까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는 은행 금리에 큰 영향을 미치긴 하지만 한 가지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설정하는 기준금리는 명목금리(nominal rate)일 뿐입니다. 기준금리는 아무렇게나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거시경제내 실질금리(real rate)를 중심으로 정해집니다. 그렇다면 실질금리가 어떻게 정해지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 거시경제 실질금리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실질금리는 거시경제내 저축과 투자가 결정짓습니다. 시장에서 가격을 공급과 수요가 결정짓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저축이 공급의 역할, 투자가 수요의 역할을 하고 실질금리는 일종의 가격입니다. 


실질금리가 높을수록 저축이자를 바라는 사람들은 더 많은 저축을 합니다. 따라서 저축량은 실질금리와 비례합니다. 반대로 투자량은 실질금리와 반비례 합니다. 실질금리가 높을수록 차입비용이 크기 때문에, 기업은 차입을 통한 투자를 줄입니다. 


Y축을 실질금리, X축을 저축량 · 투자량으로 둔다면, 저축은 우상향하는 공급곡선 모양을 띄고 투자는 우하향하는 수요곡선 모양을 띕니다. 그리고 저축과 투자가 만나는 지점에서 균형 실질금리가 결정되죠.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대부자금시장에서 저축은 개인과 정부가 기업에게 '공급'해주는 자금이고, 기업은 자금을 '수요'하여 투자를 진행하게 되죠. 개인 · 정부와 기업이 거래할때 균형을 이루는 가격이 실질금리 입니다.



이때, 저축이 증가하게 되면 균형 실질금리는 하락합니다. 공급이 증가하여 가격이 떨어지는 원리이죠. 그리고 투자가 하락하게 되었을때도 균형 실질금리는 하락합니다. 수요가 감소하여 가격이 내려가는 원리입니다.


● 과거 은행 예금금리가 높았던 이유와 오늘날 은행 예금금리가 낮은 이유

- 경제가 성장하던 시기 많았던 투자와 경제가 성장하고 나서 적어진 투자

- 투자수요가 많았을때 높았던 실질금리, 투자수요가 감소하자 크게 하락한 실질금리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민계정(2010년 기준) - 주요지표 - 연간지표 - 지출구조 - 총고정자본형성 1996년 이후>


이제 과거 은행 예금금리가 높았던 이유와 오늘날 은행 예금금리가 낮은 원인을 이해할 힌트를 얻게 되었습니다. 


은행 예금금리가 높은(낮은) 이유는 거시경제 실질금리가 높기(낮기) 때문이고, 거시경제 실질금리가 높은(낮은) 이유는 저축이 적거나(많거나) 투자가 많아서(적어서) 입니다. 저축과 투자 중 실질금리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친 것은 투자입니다.


바로 앞서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③'을 통해 "이제 막 경제성장을 시작한 국가는 GDP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만, 경제성장을 달성한 국가는 투자의 비중이 작다"는 내용을 보았습니다. 한국은 경제가 고도성장하던 19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투자크기가 컸지만, 2000년대 이후 경제가 성숙단계로 진입하자 투자크기가 감소하였죠.


이런 이유로 인해 투자가 많았던 1990년대 말까지 한국경제내 실질금리는 높은 수준을 유지하였으나, 투자가 감소한 2000년대 이후 실질금리는 계속해서 하락하였습니다. 실질금리 변화에 맞추어 은행 예금금리 또한 과거 10%대에서 오늘날 1.5%대로 하락하였죠.    


윗 그림은 한국경제 GDP에서 투자(총고정자본형성)가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자비중의 변화가 보여주는 그래프와 앞서 첨부한 은행 예금금리 변화 그래프가 거의 비슷한 모양을 띄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즉, 2015년 현재 은행 예금금리가 과거에 비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은행의 탐욕과 중앙은행의 저금리 정책 때문이 아니라, 경제가 성숙단계에 진입하고 투자수요가 감소하여 실질금리가 하락했기 때문입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⑤-1

- 정부주도의 경제성장?  


‘정부지출 증가가 기업의 투자를 방해한다’는 말을 듣고 의구심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정부지출 증가가 기업의 투자를 방해한다는 말은 경제성장을 위해 필요한 물적자본 축적을 정부가 방해한다는 말 아닌가? 그런데 한국은 경제성장을 정부가 주도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해가 가지 않는다.” 라는 생각을 할 수가 있죠. 


하지만 ‘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는 말과 ‘정부지출 증가를 통해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는 말은 같지 않습니다. 한국은 정부주도 하에 자본을 축적하였으나, 정부지출 증가를 통해 자본을 확충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개인과 정부의 구매력이 금융시장을 통해 기업으로 이전된다. 그 결과 현재의 소비를 늘리는 게 아니라 자본재에 대한 투자를 늘림으로써 자원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금융시장은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한국정부는 이러한 금융시장의 작동을 통제하여 인위적으로 자원을 배분하였습니다. ‘금융시장 통제’(control over finance)를 한 것이죠. 


금융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면, 자금공급(국민저축)과 자금수요(투자)가 만나는 균형실질이자율에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됩니다. 


하지만 한국정부는 국민저축을 통해 공급된 자금을 특정 기업들에게만 선별적으로 배분하였습니다. 정부로부터 선택받은 기업들은 배분받은 자금을 바탕으로 자본재 투자를 늘렸죠.     


즉, ‘한국정부가 경제성장을 주도했다’는 말은 ‘한국정부가 금융시장의 자원배분 기능을 통제하여 선택받은 기업들에게 자금을 몰아주었다. 국가로부터 선택받은 기업들은 제공받은 자금을 이용하여 자본재 투자를 늘려나갔다.’는 뜻입니다. 


‘정부지출 증가’로는 자본을 확충할 수가 없습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세금수입 증가와 국가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이 필요합니다. 정부지출 증가를 위해 세금을 올린다면 기업의 투자활동을 저해시킵니다. 또한 국채발행은 금융시장 실질이자율을 상승시켜 민간투자를 방해합니다(crowding out). 실제로 1953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의 GDP 대비 정부지출 비중은 20%를 넘은 적이 없습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⑤-2

- 금융시장을 통제하여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방식은 지속가능 할까?


한국은 정부가 금융시장을 통제(control over finance)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장을 달성했습니다. 이를 보고 "역시 금융시장을 통제해야 되는구나"라고 생각하면 곤란합니다. 금융시장을 통제하여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지속불가능 하기 때문입니다.


금융시장을 통제하는 방식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모든 정보를 알아야' 합니다. 어떤 기업이 무엇을 개발하는지, 어떤 기업의 신사업이 성공할 수 있는지, 이 기업은 얼마의 자금이 필요한지 등등을 전부 알아야 효율적인 배분이 이루어질 겁니다. 


그러나 경제가 성장해감에 따라 산업구조가 복잡해지고, 사업성공 가능성이 불확실한 오늘날에는 정부가 이러한 정보를 전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성공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친한 기업 혹은 정부에 뇌물을 준 기업'이 국가의 선택을 받아서 자원을 배분받게 되죠. 이는 비효율과 부정부패를 유발하여 경제성장을 방해합니다.


경제성장 초기 단계에 먹혔던 전략은 '초기'라서 성공했을 뿐, 경제가 성장하고 경제구조가 복잡화된 오늘날에도 똑같이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⑥

- 경제성장을 위한 금융의 중요성


'금융시장을 통제하여 자원을 배분하는 것은 지속불가능'하다는 사실은 '경제성장에 있어 금융부문의 중요성'을 드러냅니다.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자본재 생산의 효과가 큰 기업에게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어야 합니다. 투자를 해도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에게 자원이 배분되거나, 경제성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않는 기업에게 과다한 자원이 배분되는건 비효율적이죠. 


따라서, 정부는 금융시장을 통제하여 자원을 인위적으로 배분하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금융시장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게 도와서 자원이 효율적으로 배분되게 만들어야 합니다.  




※ 필요한 투자량에 비해 국내의 저축이 부족하다면?


이번글에서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본재의 양을 늘리기 위해서는 저축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보았습니다. 저축을 통해 소비를 줄인다면 생필품생산이 감소하기 때문에, 자본재 생산을 위해 많은 자원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투자량에 비해 국내의 저축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필요한 투자량이 100일때 국내의 저축이 50에 불과하다면, 투자는 50만 할 수 밖에 없을겁니다.


이때 국내의 저축뿐 아니라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면 투자량을 늘릴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음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⑥]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여 국내투자 증가시키기 - 경상수지 흑자는 무조건 좋은 것인가?'에서는 외국의 저축을 이용하여 투자를 늘리는 방법을 알아볼 겁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지식으로 '경상수지 흑자'와 '경상수지 적자'가 가지는 의미도 살펴볼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하는게 국가의 경제가 성장하는 방법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1. '세계 무관심 에볼라, 재앙이 되다'. 2014.10.19 한겨레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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