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인력의 경력단절 방지 -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지 말라여성인력의 경력단절 방지 -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지 말라

Posted at 2014.02.20 10:33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작년(2013년) 6월,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을 설명하는 글을 2개 올렸었다. 하나는 '고용률 70% 로드맵', 또 다른 하나는 '정책의 목표를 각각 경제성장률 / 실업률 / 고용률 로 지향하는 것의 차이'. 이 글을 통해 본인은 "고용률 70% 로드맵과 시간제 일자리 정책은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최소화 해야 한다' 라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졌다" 라고 말했었다. 


그렇다면 작년 6월 이후, 박근혜정부는 여성인력의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어떠한 후속정책을 내놓았을까? <고용률 70% 로드맵> 발표 이후, 고용노동부 · 기획재정부 · 여성가족부 · 보건복지부 등은 직장어린이집 확대, 남성 육아휴직 확대, 육아휴직 급여 상향, 아이돌봄 서비스 강화, 맞춤형 재취업 지원, 근로시간 단축 등등 여러 후속정책을 제시했다[각주:1].


 朴대통령 "이제는 일자리"…고용률 70%달성 총력전. 2013.06.04


박 대통령은 시간제 일자리와 창조경제의 새로운 일자리, 규제완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3대(大) 축을 바탕으로 고용률 70%를 달성한다는 구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대 관심사는 '시간제 일자리'다. 야권과 노동계에서는 또 다른 비정규직 양산이라고 비판하지만, 박 대통령은 시간제 일자리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켜야 한다는 메시지까지 보내면서 강력한 추진 의사를 내보이고 있다.


朴대통령 "시간선택제 일자리, 시대흐름에 맞는것". 2013.11.26


박 대통령은 이어 "여성들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통해서 가정을 잘 돌보면서도 일을 하며 자아실현을 할 수 있고, 여성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자신의 형편에 맞게 일할 기회를 갖고 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때 국가 경쟁력도 높아지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朴대통령 2년차 국정구상> 경제…'474비전' 제시. 2014.01.06


박 대통령은 이날 신년 기자회견에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이 차질없이 추진되면 3년 후 우리 경제의 모습은 잠재성장률이 4% 수준으로 높아지고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넘어 4만 달러 시대를 바라보게 될 것"이라며 "고용률 70% 달성으로 청년과 여성 일자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朴대통령 "경력 단절女性 없는 대한민국 만들것". 2014.01.08


박근혜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출산·육아로 여성이 경력 단절을 겪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가 돼야 한다"며 "정부의 중요 어젠다(agenda·의제) 가운데 하나가 여성이 마음 놓고 경제활동 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며 이는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현오석 "朴정부 임기에 女경력단절 없애겠다". 2014.02.04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4일 "이번 정부 임기 안에 여성 경력단절이라는 용어가 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리고 5개의 기사날짜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박근혜 대통령은 작년 6월 이후부터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막겠다" 라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내비쳐왔. 2014년 신년기자회견에서 제시한 '474 경제정책' 역시 그 핵심은 고용률 70%와 여성일자리 증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률 70% 로드맵>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여전히 높다. 특히나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단순한 비정규직 증가'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왜 박근혜정부는 비정규직 일자리 증가로 인식될 수 있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만드려는 것일까? 

주목해야 하는 것은 고용노동부가 "시간제 일자리란 단기 계약직이 아니다. 정년, 보험혜택 등이 정규직과 똑같지만, '일하는 시간'만 적은 일자리이다" 라는 것을 강조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 장시간 노동을 불균형적으로 우대하는 기업들


2014년 1월 4일, American Economic Association Meeting에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었다. 보통 대다수 사람들은 남녀간 임금격차 문제 해결과 여성일자리 증가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남성의 가사노동 분담 · 여성 근로자들의 협상력 증가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하버드 대학교에서 노동경제학을 연구하는 Claudia Goldin 교수는 <A Grand Gender Convergence: Its Last Chapter> 라는 논문을 통해 "기업들이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지 않으면 남녀간 임금격차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각주:2]" 라고 말한다.


또한 Claudia Goldin 교수는 "임금이 근로시간에 대해 선형적이면 남녀간 임금격차는 낮지만, 비선형적이라면 임금격차가 크다[각주:3]" 라고 지적하며 "근로시간에 대해 비선형적인 임금이 남녀간 임금격차를 불러오는 중요요인이다[각주:4]" 라고 설명한다. 임금이 근로시간에 대해 선형적 · 비선형적이라는 것이 무슨 말일까?



  


위에 첨부한 그래프의 X축은 근로시간, Y축은 임금을 뜻한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파란색 · 빨간색 · 녹색으로 칠해진 실선이 일정시간을 범위로 서로 끊어져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이들 실선은 일정시간 범위를 넘어서서 초과근무 할 때, 근로자가 얻을 수 있는 임금수준을 나타낸다. 


가장 많은 시간을 근무한 근로자는 가장 높은 임금(파란색 실선)을 얻고, 

그보다 적게 근무한 근로자는 두번째로 높은 임금(빨간색 실선), 

가장 적게 근무한 근로자는 가장 낮은 녹색 실선의 임금을 얻는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색깔이 칠해진 실선이 서로 끊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곡선이 비선형적이다. 그래프 밑에 나온 설명대로 "근로시간이 일정 수준 밑으로 감소한다면, 임금은 분리되어(discretely) 감소한다". 


만약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이 파란색 실선을 따라 선형적이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근로시간이 감소하더라도 임금수준은 일정비율 만큼만 감소한다. 그런데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이 비선형적이고 서로 끊어져 있다면 어떻게 될까? 근로시간 감소에 따른 임금수준 감소폭이 대폭 커지는 것(파란색 실선과 빨간색 실선의 높이 차이, 빨간색 실선과 녹색 실선의 높이 차이만큼)이다. 


반대로 근로시간이 증가하는 상황이라면, 더 많은 시간을 근무할수록 훨씬 더 많은 임금을 얻을 수 있다. 녹색 실선과 빨간색 실선의 높이 차이보다 빨간색 실선과 파란색 실선의 높이 차이가 더 크다. 즉, 기업이 장시간 노동을 불균형적으로 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 근로시간의 유연한 선택을 원하는 여성인력

- 장시간 노동을 우대할수록 남녀 간 임금격차가 벌어지다


기업이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는 것과 남녀간 임금격차가 발생하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Claudia Goldin은 "특히나 고학력 여성일수록 일과 가정의 양립을 원한다. 근로시간의 유연한 선택이 그들에게 더욱 더 중요한 것이다.[각주:5]" 라고 말한다. 우리나라 또한 실제로 많은 여성들이 '육아와 병행'을 위해 근로시간의 유연한 선택을 원하고 있다


<출처 : 고용노동부. '시간선택제 일자리 도입 운영 안내서'. 8쪽>


그런데 여성들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근로시간의 유연한 선택을 하는 순간 무슨 일이 발생할까?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수준이 비선형적이고 기업이 장시간 노동을 불균형적으로 우대하기 때문에, 유연한 근로시간을 선택한 여성의 임금이 대폭 하락하여 남녀간 임금격차가 벌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즉, 기업이 장시간 노동을 우대할수록 남녀간 임금격차가 크게 벌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임씨는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들은 아이가 학교에 간 시간 동안만 하는 일을 찾지만 그 시기가 지나면 대부분 전일제 일자리를 찾는다”고 말했다. 그는 “1시간 일을 덜 하면 그 시간만큼의 시급만 깎이는 게 아니라 수당이나 상여금 등도 줄어든다. 어차피 일해야 한다면 한두 시간 더 일하고 돈을 더 받는 게 좋다는 사람도 많다”고도 했다.


[왜 지금 ‘여성 일자리’인가]1부 (10) 좋은 일자리를 만들라. <경향신문>. 2013.06.06


게다가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근로시간을 줄일수록 더 많은 불이익이 돌아오는 상황은 여성들이 노동시장에서 아예 이탈하는 선택을 하게끔 만든다[각주:6]. 여성인력은 근로시간과 임금의 비선형적인 관계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더 큰 폭의 임금감소를 불러온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미래잠재임금의 대폭 감소를 예상한 여성인력은 육아 등 가정에 충실하기 위해 노동시장에서 완전히 이탈하는 선택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활동참가율이 하락하게 된다[각주:7].  




※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지 말고,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을 선형관계로 만들어라

- 박근혜정부의 '여성인력 경력단절 방지' 정책


앞서 논했던 내용을 정리하자면, 여성들은 일과 가정 양립을 위해 근로시간의 유연한 선택을 원한다. 그러나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이 비선형관계 이기때문에, 근로시간 단축은 더 큰 폭의 임금감소를 불러온다. 따라서 이로인해 남녀간 임금격차가 대폭 벌어질 뿐더러, 노동시장에서 아예 이탈하는 여성인력이 생기게 된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먼저 언급했듯이, Claudia Goldin 교수는 "기업들이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지 않으면 남녀간 임금격차는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라고 주장한다. 다르게 말하면,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을 선형관계로 만드는 것이다[각주:8]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1. 여성이 유연한 근무시간을 택했을 경우에 받는 임금수준을 올려주는 것.
  2. 근로시간 자체를 단축하여, 기업이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는 유인을 없애는 것.


고용노동부는 "시간제 일자리란 단기 계약직이 아니다. 정년, 보험혜택 등이 정규직과 똑같지만, '일하는 시간'만 적은 일자리이다" 라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다. 이는 시간제 일자리 정책이 첫번째 사항을 시행하기 위한 정책임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 2월 4일, 고용노동부 · 기획재정부 · 보건복지부 · 여성가족부 · 교육부 · 안전행정부 등은 <일하는 여성을 위한 생애주기별 경력유지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여기서의 핵심[각주:9]은 '만 8세 이하의 자녀를 둔 부모가 오는 10월부터 육아휴직 대신 단축근무를 선택[각주:10]할 경우 급여외에 받을 수 있는 단축급여가 통상임금의 40%에서 60%로 확대' 된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단축근무 활용기간도 연장[각주:11]하여 최장 2년간 단축근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근로시간의 유연한 선택을 원하는 여성인력들의 요구도 충족시켜주고,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도 선형관계로 만드는 정책이다.


또한,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위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연봉을 받는 사무직들은 연장근로수당을 못 받도록 하는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exemption)' 제도를 국내 실정에 맞게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 이라는 사실이 보도[각주:12]되기도 하였다[각주:13]


아예 법정 근로시간 자체를 줄이려는 움직임[각주:14]도 있다.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중인 근로시간단축법 개정안은 주당 최장 근로 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현재 법정근로시간은 주 40시간이며 여기에 연장근로 12시간과 휴일근로 16시간을 더할 수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되면 휴일근로는 연장근로에 포함돼 주 최대 근로시간이 52시간으로 제한된다."




※ 정부의 정책만으로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막을 수 있을까?

- 여성인력 활용의 걸림돌은 사회 · 문화적인 고정관념


"정부의 정책으로 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을 선형관계로 만들거나 장시간 노동을 기업들이 우대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가능할까" 라는 의문이 남을 수 있다. 지금까지 오랫동안 여성들은 경제활동에서 배제되어 왔고, 여성은 가정 · 남성은 일 이라는 성별에 따른 역할구분이 작동해왔기 때문이다. 즉, 지금까지 이어져온 사회문화와 사람들의 고정관념이 바뀌어야만 여성인력 활용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정부가 아무리 육아휴직 정책을 내놓는다고 하더라도, 직장 내 눈치가 보여 육아휴직을 신청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정부는 "여성고용률 낮은 기업의 사업주를 공개한다" 라고 말하지만[각주:15], 얼마나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다.


 2014년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성 육아휴직은 가까운 친척에게도 알리지 못할 만큼 부끄러운 일이었습니다. 통계가 이를 말해줍니다. 지난해 전체 육아휴직자 69,616명 가운데 남성 비율은 3.3%, 2293명에 불과했습니다. 육아 휴직을 장려하고 모범을 보여야할 중앙 정부 공무원 역시 남성 육아휴직자는 756명에 그쳤습니다. 그만큼 아직 우리사회에서 육아휴직은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은 법으로 보장된 제도입니다. 어린 아이의 부모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이자 복지 혜택입니다. 하지만 실상은 다릅니다. 여성조차 육아휴직을 꺼리는 게 현실입니다. 황현숙 서울시 직장맘지원센터장은 이를 ‘회사내 눈치法’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법보다 위에 있는 게 국민 감정법이란 말이 있듯이 회사에서 눈치보느라 대한민국 국민에게 주어진 당당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고 있단 겁니다. (...)


문제는 당당히 혜택을 누리지 못하게 가로막고 있는 우리 사회 분위기와 편견입니다.


[취재파일] 육아휴직 누려~? 법보다 위에 있는 '눈치法'. <SBS>. 2014.02.06


그러나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방지'라는 방향을 추구한다는 것 그 자체는 옳다. 


'정책의 목표를 각각 경제성장률 / 실업률 / 고용률 로 지향하는 것의 차이'에서도 언급했듯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에 의존하기 때문에 짧은 기간에 인위적으로 높이려 할 경우 부작용만 초래된다


그러나 고용률 향상을 목표로 삼을 경우, "비경제활동 인구의 노동시장 참여를 독려하는 적극적인 고용정책"이 나오게되고 경제활동에서 소외된 전업주부 등의 여성들의 고용촉진을 위해 노력하게 된다. 5년이라는 임기 내에 여성인력의 경력단절을 완전히 없애지는 못하더라도, 사회문화 변화의 촉진제가 된다면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의미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1. 자세한 정책 사항은 정부의 '고용률 70% 로드맵' 홈페이지 참조. http://employment70.go.kr/ [본문으로]
  2. "The gender gap in pay would be considerably reduced and might vanish altogether if firms did not have an incentive to disproportionately reward individuals who labored long hours and worked particular hours." (서문) [본문으로]
  3. "When earnings are linear with respect to time worked the gender gap is low; when there is nonlinearity the gender gap is higher." (12) PDF 파일 쪽수 기준. [본문으로]
  4. "nonlinear pay with respect to hours worked is responsible for the majority of the residual differences." (12-13) [본문으로]
  5. "Women, particularly college graduates, increased their desire to attain “career and family.”" (4) "Because these idiosyncratic temporal demands are generally more important for the highly-educated workers, I will emphasize the college educated and occupations at the higher end of the earnings distribution." (6) [본문으로]
  6. "The point of the framework is to emphasize that certain occupations impose heavy penalties on employees who want fewer hours and more flexible employment. The lower remuneration can result in shifts to an entirely different occupation or to a different position within an occupational hierarchy or to being out of the labor force altogether." (14) [본문으로]
  7. "the relationship between the increasing gender pay gap and the desire for time flexibility due to the arrival of children. Lower hours mean lower earnings in a nonlinear fashion. Lower potential earnings, particularly among those with higher-earning spouses, often means lower labor force participation." (23) [본문으로]
  8. "moving in the direction of more flexibility and greater linearity of earnings with respect to time worked." (24) [본문으로]
  9. '육아위한 단축근무 선택시 통상임금의 60% 지원'. 연합뉴스. 2014.02.04 [본문으로]
  10. 정부가 '육아휴직 대신 단축근무를 선택' 하게끔 유인을 설계하는 이유는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서이다. 육아휴직의 경우 그대로 경력이 단절되지만, 단축근무를 할 경우에는 경력이 유지될 수 있다. [본문으로]
  11. [여성 일자리대책] 육아휴직보다 근로시간 단축제 인센티브 높인다. 조선일보. 2014.02.04 [본문으로]
  12. 여담이지만,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관련 보도과정에서 논란이 생기기도 하였다. 기자가 "미국의 임금소득 기준 (약 2,550 만원)이 한국에 그대로 적용된다" 라는 식으로 기사를 쓰는 바람에, 이 정책이 많은 사람들의 비판을 받았다. 그렇지만 2,550만원이라는 기준은 미국의 사례이고 한국에서 실제 정책이 시행되었을때 적용되는 임금기준이 아니다. 물론, 고용노동부가 정책도입 자체를 부인했기 때문에 의미는 없다. [본문으로]
  13.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정부는 현재 미국의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지 않음' 라면서, 보도내용에 대해 부인하였다. [본문으로]
  14. '근로시간단축·통상임금' 처리 4월국회로 이월. 연합뉴스. 2014.02.18 [본문으로]
  15. 여성고용률 낮은 기업 사업주 공개한다. 머니투데이. 2014.02.0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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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70% 로드맵고용률 70% 로드맵

Posted at 2013.06.06 22:30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6월 4일(화). 고용노동부가 "고용률 70% 로드맵" 이라는 정책을 발표하면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용노동부는 60% 초반에 머물러 있는 고용률을 박근혜정부 임기 내에 70% 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정책의 목표라고 밝혔는데, 언론들은 "시간제 일자리 확대" 라는 점에만 주목하여 보도를 하였다. "고용률 70% 로드맵"은 단순히 시간제 일자리를 확대해서 고용률을 올린다는 정책일까?




"고용률 70% 로드맵" 에서 주목해야 하는 건, 박근혜정부가 국정 중심을 "경제성장률"이 아닌 "고용률"로 삼았다는 점이다. 


<출처 : 6.3 고용률70%로드맵(FN) PDF 자료 12 페이지 > 



이전 정부들에서는 "고용률"을 정책의 목표로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았고, 막연한 "일자리 창출 구호"나 "7% 경제성장률 달성" 같은 허무맹랑한 목표만 내세웠었다. 이는 대기업 중심 성장과 낙수효과 발생을 전제로 한 것인데, 고용노동부가 지적한대로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고, 성장해도 일자리가 이전만큼 늘지 않는 구조

"기업 성과가 국내 고용창출로 이어지지 않고, 중소기업과의 임금 및 노동생산성 격차도 지속 확대


되는 상황 속에서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다.  


<출처 : 6.3 고용률70%로드맵(FN) PDF 자료 8 페이지 > 



이런 문제의식 속에서 고용노동부는 "수출 · 제조업 중심의 경제구조" 에서 "내수 · 서비스업 ·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로 변화시키는 것 또한 "고용률 70% 로드맵"의 목표임을 드러내고 있다. 


< 출처 : 6.3 고용률70% 로드맵1 PDF 자료 2페이지 > 



이를 달성하기 위해 중점적으로 다루는 것은 "여성 일자리"와 "일 · 가정 양립을 위한 근로시간 단축"이다. 

즉, 고용률 70% 로드맵은 단순히 시간제 일자리 증가가 아니라, "여성 일자리" 개선을 위한 정책이다. 




노동시장에서 대한민국 여성들의 일반적인 생애경로는 


"20대 초중반 취업 → 결혼적령기인 28세 이후 퇴사 → 30대는 가정에서 육아에 전념 → 40대, 50대에 자식들의 사교육비나 생활비를 벌기 위해 노동시장 진입 → 대부분 마트, 음식점 등의 저임금 일자리"


내가 근무하는 노인복지관에 여성 사회복지사가 많아서 이를 쉽게 관찰할 수 있는데, 사촌형수님의 예와 함께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연세대 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통역 프리랜서를 하는 사촌형수님


: 사촌형수님은 명문대를 졸업하고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덕분에 "진짜 프리랜서"로 통역일을 하고 있는데... 피해갈 수 없는 건 바로 "육아 문제" 아이를 출산한 뒤 육아에 전념하느라 일을 잠시 쉬게 되었다. 대부분의 여성은 이 단계에서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마는데, 사촌형수님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경력단절" 없이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애초에 "통역 프리랜서"라는 직업 대신에 일반 대기업에 취직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노동시장에 쉽게 재진입 할 수 있었을까? (대기업에 취직한) 대부분의 고학력 여성들도 출산과 육아를 거치면서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고 만다.


([왜 지금 ‘여성 일자리’인가]유리벽·유리천장… 대리급 여성 76% “여성 직속 상사 없어요”. <경향신문>. 2013.05.10

[왜 지금 ‘여성 일자리’인가]기업 간부급 독신녀들 “결혼했다면 이 정도 위치까지 못 왔다”. <경향신문>. 2013.05.10

[왜 지금 ‘여성 일자리’인가]20대에 질 좋은 일자리, 30대에 경력단절 최소화, 40대에 저임 해소. <경향신문>. 2013.05.10)


2. 노인복지관 사회복지사


: 우리 복지관의 여성 사회복지사들은 대부분 26살-28살에 결혼을 하는데, 결혼 후 몇개월간 더 일하다가 퇴사하는 비율이 상당히 높다. 바로 "출산과 육아 문제" 때문. 간호사 같은 일종의 전문직은 출산 후에 노동시장에 재진입 하기가 비교적 쉽다. 


그러나 (비교적 전문성이 없는) 사회복지사는 그렇지 않다. 사회복지사들의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고, 각 대학의 사회복지학과를 통해 젊은 사회복지사들이 꾸준히 공급된다. 게다가 애시당초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의 임금이 높지 않다보니, 출산 후 노동시장 재진입에 대한 유인이 적다.




육아비용을 벌기 위해 맞벌이를 하면 안될까? 그럼 맞벌이를 하는 동안 어린이집 등의 육아비용은 누가 대줄까? 결국 월급에서 나가는 거다. 외벌이를 하나 맞벌이를 하나 결과적으로 똑같은 경우가 생기게 된다.


어린이집 원장이 “그때까지 남아 있는 애가 없다”며 “오후 5시 전에 애를 찾아가야 한다”고 했다. 친정부모와 시부모도 맞벌이라서 도움을 못 받는 상황이다. 어쩔 수 없이 보모를 고용했다. 보모가 오후 4시 전후에 아이를 데려와서 오후 7시 반 최씨가 퇴근할 때까지 돌본다. 서너 시간 돌봄 비용으로 월 70만~80만원이 나간다. 최씨는 “국가 보조금은 의미가 없다. 이것저것 따지면 직장생활하는 게 손해인 것 같다”고 말했다.


맞벌이, 오후 3~6시가 두렵다. <중앙일보>. 2013.05.29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가 대신 돌봐준다? 그건 서로 가까이 살때만 가능한 경우. 그리고 시어머니나 친정어머니에게 용돈을 주지 않고 그냥 아이를 맡길 수 있을까?


공공기관 직원 이영미(37·여·서울 서대문구)씨와 아이 둘의 하루 일정이다. 시어머니가 없으면 이씨가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린이집이 일찍 애를 받아주지 않고, 늦게까지 제대로 돌봐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침과 오후는 시어머니에게 신세를 진다. 


시어머니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아이 둘이 귀가한 후에는 미술학원에서 1시간을 보내도록 한다. 시어머니께 미안해서 야근할 때는 친정어머니의 신세를 진다. 시어머니께 수고비 조로 월 70만원, 두 아이의 학원비로 30만원이 든다. 매월 100만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돈도 돈이지만 이씨도, 시어머니도, 아이들도 모두 힘들다.


"옷 다 입고 혼자 남아있는 딸 보면 죄인된 느낌". <중앙일보>. 2013.05.29


결국 "육아문제"로 인해 30대 여성들의 "경력단절"이 생기고 만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을 살펴보면, 30대 들어 급격히 하락했다가 40대에 회복하는 M자형의 모습이 나온다.


<출처 : 정부가 발표한 '고용률 70% 로드맵'. <조선일보>. 2013.06.05 >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고용률 70% 로드맵"은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이다.

이 정책은 "고용률 증가를 위해서는 여성들의 경력단절을 최소화 해야 한다" 라는 문제의식에서 만들어졌다.


정책의 디테일을 살펴보면


① (여성노동자 친화적인)[각주:1] "교육/의료/사회 서비스업 일자리 증가" + 서비스업의 고부가가치화 → 보건의료 · 사회서비스 일자리 각각 25만개 창출[각주:2]


"일 · 가정 양립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장시간 근로시간 해소" →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창출


보육문제 해결을 위한 육아휴직 제도 및 공공/직장 보육서비스 개선 &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 지원 → 여성들의 "경력단절 해소"


라고 나온다. 


여기서 "시간제 일자리"를 두고 "비정규직 증가 아니냐" 라는 말이 나오는데, (정책이 현실화 되었을 때 의도와는 달리 어떻게 왜곡되느냐가 문제이긴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시간제 일자리란 단기 계약직이 아니다. 정년, 보험혜택 등이 정규직과 똑같지만, '일하는 시간'만 적은 일자리이다" 라고 말하고 있다.


결국, 시간제 일자리 증가의 핵심은 "보육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30대 여성들의 경력단절 방지" 이다. 고용노동부는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을 중심으로 고용률이 크게 증가" 하는 것이 정책의 목표라고 밝히고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고용률 70% 로드맵 정책의 핵심은 "여성 일자리"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나 은퇴세대의 정년연장/재취업 등도 다루고 있긴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주로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율 증가"에 중점을 두고 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이 여성 일자리 문제를 모두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다.


가사노동의 경제적 가치에 대한 낮은 인식

가부장적 문화

낮은 서비스업의 임금

특정 학과에 편중된 여성들의 대학 진학

내수시장 성장을 가로막는 부동산


등등 여러 장벽이 많다.


그러나 이전 정부들과는 달리, 박근혜정부가 국정운영의 중심을 "고용률 증가"과 "내수 서비스업 성장"와 맞추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 그리고 이를 위해 "여성 일자리의 적극적인 개선"을 노력하는 것.


정책이 현실에 적용됐을 때, 어떤 모양으로 왜곡되느냐가 문제이긴 하지만.... 

고용률 70% 정책을 단순히 "비정규직 증가"로 바라보는 건 논의의 핵심을 가린다는 생각이 든다.


  1. "여성들은 사회 서비스업에만 복무해야 하는가?" 라는 지적도 나올 수 있음. 고용노동부의 정책을 보면 "여성들에 대한 적극적인 우대조치"도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고, 여성들에게 "유리천장"으로 작용하는 기업문화도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음. 그런데 이것은 근본적이면서 장기적인 과제. [본문으로]
  2. 국가주도의 사회서비스업이 어떻게 시장가치를 창출하느냐에 대해서 작년에 쓴 포스팅. "복지서비스를 국가주도로 해야하는 이유" http://joohyeon.com/121 [본문으로]
  1. 어차피 이제 경제성장률은 아무리 높아도 "예전"만 못할것이니 정치적으로도 꽤 괜찮은 결정같음

    좌파?들도 노동 유연성 개념을 좀더 '유연'하게 생각해봐야할듯. 말장난인가ㅋㅋ 비정규직이라는 제도? 현상? 자체가 나쁜건 아닌데 말이야(자발적 비정규직이 되고 싶은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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