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이론 ⑥] 수렴논쟁 Ⅲ - 맨큐 · D.로머 · 웨일, (인적자본이 추가된) 솔로우 모형은 틀리지 않았다[경제성장이론 ⑥] 수렴논쟁 Ⅲ - 맨큐 · D.로머 · 웨일, (인적자본이 추가된) 솔로우 모형은 틀리지 않았다

Posted at 2017.07.06 21:51 | Posted in 경제학/경제성장


※ 수렴논쟁 3탄 (convergence controversy)

- 솔로우 모형은 잘못된 이론일까?


지난 여러편의 글을 통해 소개한 '수렴논쟁'(convergence controversy)은 결국 "솔로우 모형이 현실을 설명하는데 적합한 모형이냐"가 쟁점이었습니다. 


솔로우 모형[각주:1]이 가정하는 '체감하는 생산함수'(diminishing)와 '외생적인 기술진보'(exogenous)는 언젠가 모든 국가의 생활수준(level)과 성장률(growth)이 같아지는 수렴현상[각주:2]과 축적된 자본량이 적은 국가일수록 더 빠르게 성장하는 성장률 패턴을 예측합니다.


하지만 솔로우 모형의 예측과 똑같은 수렴현상과 성장률 패턴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선진국 그룹 내부에서는 1인당 GDP의 수렴 및 초기 자본량이 적은 국가가 더 빠르게 성장하는 패턴이 나타났으나, 이외의 국가를 모두 포함할 경우에는 이런 모습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대해, 경제학자 폴 로머(Paul Romer)와 로버트 루카스(Robert Lucas)는 "시대별 주도국(leader)의 성장률이 점차 증가해왔다"[각주:3]는 점을 지적하며, 솔로우 모형의 핵심가정인 '체감하는 생산함수' · '외생적인 기술진보'의 기반을 흔들었습니다


그 시대 당시 생활수준이 제일 높았던 주도국은 그 어떤 나라보다도 정상상태(steady state)에 가까웠을 겁니다. 그럼에도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률이 증가했다는 사실은 "생산량이 체감하지 않는 것 아닐까?" 라는 물음을 던지게 만들죠. 


또한, 후진국의 성장률이 시간이 흐를수록 증가하는 것은 "선진국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았다"고 해석할 수 있으나, 주도국은 그러한 설명이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주도국은 첨단 기술을 만드는 최전선(frontier of technology)이기 때문에, 다른 국가로부터 좋은 기술을 이전받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솔로우 모형은 '모든 국가의 기술진보율이 외생적으로 동일하게 주어졌다'고 가정했기 때문에, 주도국 내부에서 어떠한 내생적인 요인(endogenous)이 기술진보를 이끄는지 설명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로머와 루카스는 '체증하는 생산함수'(increasing marginal) 및 '내생적인 기술진보'(endogenous)를 도입한 새로운 성장모형[각주:4]을 만들어 냅니다. 


이들의 모형에 따르면, (솔로우 모형의 예측과는 달리) 수렴현상과 성장률 패턴은 영원히 발생하지 않습니다. 부유한 나라는 빠르게 성장해나가며 부유한 상태를 유지하며, 가난한 나라는 이를 따라잡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솔로우 모형은 대표적인 성장이론의 자리를 내준 것일까요?




※ 솔로우 모형이 회생할 수 있는 길

- 수렴속도를 느리게 만들어라


이때, 경제학자 로버트 배로(Robert Barro)와 하비에르 살라이마틴(Xavier Sala-I-Martin)은 솔로우 모형이 회생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합니다.


로머와 루카스는 "수렴현상은 없다"라고 말했으나, 배로와 살라이마틴은 "수렴현상 느리지만 존재한다"라고 반박[각주:5]했습니다. 


분명, 전세계를 대상으로 수렴여부를 조사하면 수렴현상이 발견되지 않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선진국 그룹 내부에서 수렴현상이 발견된다는 것 또한 사실이며, 국가별로 정상상태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교정하면 조건부 수렴현상(conditional beta convergence)이 관찰됩니다. 

(서로 다른 정상상태 및 조건부 수렴 개념 참고 : [경제성장이론 ③] 솔로우 모형이 예측한 수렴현상 - 전세계 GDP와 성장률이 같아질까? · [경제성장이론 ⑤] 수렴논쟁 Ⅱ 배로와 살라이마틴, 수렴현상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


다만, 수렴현상은 존재하는데 속도가 느리다는 게 문제일 뿐입니다. 배로와 살라이마틴은 "수렴속도가 연간 2%에 불과하다" 라고 지적하며, 솔로우 모형과 로머-루카스 모형 모두 수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솔로우 모형은 '느린 수렴속도'를 설명할 수 있어야하며, 로머-루카스 모형은 '수렴현상 존재'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이때 로머-루카스 모형의 수정은 비교적 쉽습니다. 선진국에서 후진국으로 기술전파(diffusion)가 일어난다면 기술격차가 축소되어 수렴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점진적인 기술확산'(the gradual spread of technological improvements)을 모형에 도입하면, '느리지만 존재하는 수렴현상'을 설명해 낼 수 있습니다.


반면 솔로우 모형은 앞이 막막해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수렴속도를 느리게 할 수 있을까요? 그리고 솔로우 모형에 쏟아지는 다른 여러 비판들은 어떻게 반박해 낼까요?




※ 솔로우 모형이 봉착한 3가지 문제점



수렴논쟁을 포함하여 솔로우 모형이 봉착한 문제점을 다시 점검해 봅시다. 비판지점은 크게 3가지 입니다. 


저축의 영향력을 과소평가 하여, 국가간 소득격차가 예측한 것보다 크게 나타난다 


분명 솔로우 모형은 '저축'(자본축적)을 강조하는 성장모형 입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저축의 영향력(magnitude)에 대해서는 과소평가 하고 있습니다. 


로머와 루카스는 지난글[각주:6]에서 "국가간 소득격차가 모형이 예측한 것보다 크다" 라고 비판했습니다. 예를 들어, 1960년 당시 필리핀은 미국에 비해 1인당 소득이 10%에 불과했습니다. 솔로우 모형의 수식에 따르면, 미국의 저축률이 30배는 높아야 이처럼 큰 소득수준 차이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 미국의 저축률은 그저 2배 더 많았을 뿐이죠. 


즉, 저축률의 미미한 차이가 모형상에서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현실에서는 큰 소득격차를 초래합니다.



수렴속도가 모형이 예측한 것보다 느리다


배로와 살라이마틴은 "수렴속도는 연간 2%" 라고 진단했습니다. 따라서 한 국가가 1인당 GDP가 제일 높은 국가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년 이상이 걸립니다. 이는 솔로우 모형이 예측한 수렴현상을 무의미하게 만듭니다.  



기술진보를 내생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솔로우 모형에서 영구적인 성장을 결정짓는 건 기술진보 입니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요인이 정작 외생적으로 주어졌다고 가정되어 있습니다.



  • 왼쪽 : 그레고리 맨큐(Gregory Mankiw), 현 하버드대 교수
  • 가운데 : 데이비드 로머(David Romer), 현 컬럼비아대 교수
  • 오른쪽 : 데이비드 웨일(David Weil), 현 브라운대 교수


이러한 비판에 대하여, 3명의 경제학자 그레고리 맨큐(Gregory Mankiw) · 데이비드 로머(David Romer) · 데이비드 웨일(David Weil)'인적자본'(human capital) 개념을 솔로우 모형에 도입함으로써 현실 설명력을 대폭 키웠습니다.

(사족 : 경제학과 전공생들이 아는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쓴 그 맨큐 입니다. / "수렴현상은 없다"를 주장한 폴 로머와 이 글의 데이비드 로머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서로 다른 사람입니다.)


이들은 1992년 논문 <경제성장 실증연구에 대한 공헌>(A Contribution to the Empirics of Economic Growth)를 통해, 솔로우 모형은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세상에 보여줍니다. 그리고 맨큐는 1995년 보고서 <국가의 성장>(The Growth of Nation)을 통해, 솔로우 모형의 한계 및 보완점을 추가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과소평가 된 저축의 영향력 및 ▶느린 수렴속도' 문제는 솔로우 모형이 '체감하는 생산함수'(diminishing)을 전제하기 때문에 발합니다. 자본량이 축적될수록(=저축을 할수록) 생산량 증가분은 점점 줄어들기 때문에, 소득격차 설명에 있어 저축의 영향력이 크지 않게 되고 수렴도 빠르게 발생합니다.


그렇다면 '체감정도를 완화'하는 방식으로 모형을 수정하면 현실 설명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로머와 루카스는 아예 체감현상을 없애고 체증현상(increasing marginal)을 도입하였으나, 맨큐 · D.로머 · 웨일은 체감정도를 완화시킨 한 솔로우 모형을 소개합니다. 


바로, '인적자본'(human capital) 개념을 솔로우 모형에 추가하였습니다. 초기 솔로우 모형에서 자본이랑 단순한 '물적자본'(physical capital)을 의미하였지만, 이제 자본의 의미는 확장(broad concept of capital) 되었습니다.


이들이 인적자본 개념을 도입한 이유는 '자본비중 알파(α)를 확대하여 체감정도를 완화'시키기 위함입니다. 


자본비중(α) 이야기는 로머-루카스[각주:7]배로-살라이마틴[각주:8]을 다룬 글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자본비중(α) 이란 일반적으로 경제 전체 총 소득 중 자본가가 가지는 '자본소득'을 의미합니다. 이에 대비되는 말로는 '노동소득'이 있죠.


만약 총생산량(혹은 총소득) 중 자본가가 더 많은 비중을 가질 수 있다면 추가적인 투자량을 더 늘릴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축적된 자본량은 더 증가하게 되고, 생산량 증가 → 자본가 소득 증가 → 투자 더욱 증가 → 자본량 더욱 증가 → 생산량 더욱 증가의 선순환이 발생합니다.


그 결과, 높은 자본비중은 생산량의 체감정도를 완화시켜 줍니다. 자본비중이 높을수록 자본량 한 단위의 증가가 비교적 더 많은 생산량을 만들어 주기 때문이죠.


초기 솔로우 모형은 자본비중 약 33%, 노동비중 약 66% 라고 보았습니다. 이때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이 고숙련 근로자 대비 절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노동소득 중 절반은 인적자본 수준이 반영된 소득으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노동비중 66%의 절반인 33%를 인적자본 비중으로 간주했습니다.


이제 맨큐 · D.로머 · 웨일의 모형은 물적자본 33% · 인적자본 33% · 노동 33%로 비중이 나뉘게 되었고, 의미가 확장된 자본비중은 66%에 달하게 되었습니다. 이에따라, 확장형 솔로우 모형에서는 초기 모형에 비해 생산함수의 체감정도가 느리게 되었죠.



그리고 세번째 문제인 '▶기술진보 설명'에 대해서는 "솔로우 모형과 내생적 모형은 대체관계가 아니라 보완관계"라고 말합니다. 기술진보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해서 솔로우 모형이 잘못됐다거나 틀린 이론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이제 아래 설명을 통해, 맨큐 · D.로머 · 웨일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확장형 솔로우 모형'을 만들었는지를 알아봅시다. 




※ 인적자본'을 추가한 확장형 솔로우 모형

- 경제학자 맨큐 · D.로머 · 웨일의 공로

- 과소평가된 저축의 영향력을 바로잡음


  • 출처 : Mankiw, Romer, Weil (1992) 
  • Table 1 : Estimation of the Textbook Solow Model

'수렴논쟁'(convergence controversy) 여파로 솔로우 모형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자, 맨큐 · D.로머 · 웨일은 실증결과를 제시합니다. 솔로우 모형[각주:9]은 "1인당 GDP는 저축 및 투자가 증가할수록 늘어나며, 감가상각률 및 인구증가율이 높아질수록 줄어든다" 라고 주장하는데, 이것이 현실에 부합하는지를 회귀분석을 통해 검증하였죠.

위에 나오는 표는  'GDP 대비 투자비중' · '인구증가율, 감가상가율' 등이 1% 증가할때 1인당 GDP가 얼마나 변화하는지를 값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OECD · 중간국 · 비석유 국가 모두 솔로우 모형이 예측한 것과 같은 방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투자비중이 증가할수록 1인당 GDP가 늘어나는 양(+)의 관계, 인구증가율이 높아질수록 1인당 GDP는 줄어드는 음(-)의 관계가 나타납니다. 회귀분석의 설명력을 보여주는 R^2(R스퀘어) 역시 38%~69%로 높은 수준이죠.


그러나 이것만 보고 솔로우 모형이 적합하다고 판정 내리기에는 무언가 부족합니다. 왜냐하면 전통적 솔로우 모형이 예측한 것보다 '투자(저축)의 영향력이 큰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중간국 및 비석유 국가들에서는 투자(=저축)비중이 1% 늘어날수록 1인당 GDP는 1.31%~1.42% 증가합니다. 저축이 이렇게 큰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생산함수의 체감정도가 완화되어야 합니다. 본래 솔로우 모형 상에서는 체감현상 때문에 저축 증가가 큰 효과를 내기 어렵기 때문이죠.


회귀분석 결과를 다시 보시면 '내재된 자본비중 알파'(Implied α)가 있습니다. 중간국은 59%, 비석유국은 60%를 가리킵니다. 이 말은 "자본비중이 중간국 59% · 비석유국 60%가 되어야, 현재의 회귀분석 결과값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와 같습니다. 자본비중 33%를 가정하는 솔로우 모형과는 맞지 않습니다.  


맨큐 · D.로머 · 웨일이 솔로우 모형을 검증하기 위해 내놓은 결과값은 오히려 솔로우 모형 비판자들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자본비중 33%를 가정하는 솔로우 모형은 현실 설명력이 떨어지며, 따라서 자본비중을 100%로 확대한 로머-루카스 모형이 타당하다." 라는 말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출처 : Mankiw, Romer, Weil (1992) 
  • Table 2 : Estimation of the Augmented Solow Model


이때, 맨큐 · D.로머 · 웨일은 (앞서도 말했다시피) '인적자본'(human capital) 개념을 도입하여 자본의 의미를 확장시킵니다. 이들은 인적자본의 변수로 '중등교육을 받은 비율'(secondary school)을 선정하였고, 이를 추가하여 회귀분석을 합니다.


그 결과, 투자(=저축) 1%가 증가할수록 1인당 GDP는 0.28%~0.70% 늘어납니다. 앞서와 비교하면, 저축의 영향력이 줄어들었습니다. 이는 전통적인 솔로우 모형이 예측하는 것과 비슷한 영향력 크기 입니다.


본래 교과서에 나오는 솔로우 모형으로 분석을 했더니 이론과 실증결과가 다르게 나오고, 교과서와 다른 모형으로 분석을 했더니 교과서 이론과 실증결과가 같은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왜 (교과서와 달리) 인적자본 변수를 추가했을때 (교과서가 말하는 것처럼) 저축의 영향력이 작아진 것으로 나타났을까요?


그 이유는 전통적 솔로우 모형이 '저축을 통한 자본축적 → 인적자본 축적'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간과했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 저축을 통한 물적자본 축적은 그저 물적자본만 증가시키는 것이 아닙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교육환경이 나아지며 사람들의 수준도 함께 향상됩니다. 따라서, 저축 증가는 인적자본 축적으로 이어지고, 인적자본 향상은 생산량 증가로 이어집니다.


그런데 전통적인 솔로우 모형은 이와 같은 경로를 간과했기 때문에 '저축의 영향력을 과소평가' 하고 말았습니다. 또한, 물적자본 축적과는 달리 인적자본 축적은 체감하지 않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산함수가 체감하는 정도도 심했습니다.


맨큐 · D.로머 · 웨일은 전통적 모형에 인적자본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솔로우 모형을 부활시킵니다. 이제 확장된 솔로우 모형은 '저축의 직접적 영향 + 인적자본을 통한 간접적 영향'을 모두 파악할 수 있습니다.


위의 두번째 표를 다시 보시면, 투자(=저축) 1% 증가는 1인당 GDP 0.28%~0.70% 증가 · 인적자본 1% 증가는 1인당 GDP 0.66%~0.76% 증가 입니다. 두 가지 효과를 합치면 1인당 GDP는 0.94%~1.56% 증가하게 됩니다. 이는 인적자본을 생략한 채로 회귀분석을 돌린 첫번째 결과값(1.31%~1.41%)과 유사합니다. 단지, 직접적 영향 + 간접적 영향으로 나뉘어졌을 뿐이죠.


'내재된 자본비중 알파 및 인적자본 비중 베타'(Implied α, β) 값 역시 맨큐 · D.로머 · 웨일의 모형을 지지해줍니다. 내재된 자본비중 값은 14%~31% · 인적자본 비중 값은 28%~37%를 나타내며, 물적자본 33% · 인적자본 33% · 노동 33%로 나뉜다는 모형의 가정을 뒷받침 합니다.




※ 솔로우 모형은 '조건부 수렴'을 예측한다


맨큐 · D.로머 · 웨일의 공로로 "솔로우 모형은 저축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한다" 라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 '수렴속도' 및 '수렴현상 논쟁'은 어떻게 반박할까요?


우선, 맨큐 · D.로머 · 웨일은 "솔로우 모형은 모든 국가가 동일한 지점으로 수렴하는 현상 혹은 가난한 국가일수록 무조건 빠르게 성장하는 현상을 예측하지 않았다."(이른바 절대적수렴인 시그마σ 컨버전스, 베타β 컨버전스) 라고 반박합니다. 


국가별로 저축률 · 인구증가율이 상이하기 때문에 정상상태(steady state)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으며, 솔로우 모형은 "국가별로 서로 다른 정상상태에 도달하며, 각자의 정상상태에서 멀리 떨어진 국가일수록 더 빠르게 성장한다"는 조건부 수렴(조건부 베타β 컨버전스)을 예측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서로 다른 정상상태 및 조건부 수렴 개념 참고 : [경제성장이론 ③] 솔로우 모형이 예측한 수렴현상 - 전세계 GDP와 성장률이 같아질까? · [경제성장이론 ⑤] 수렴논쟁 Ⅱ 배로와 살라이마틴, 수렴현상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


게다가 인적자본을 추가한 솔로우 모형으로 회귀분석을 하면, 조건부 수렴의 모습을 더욱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 출처 : Mankiw, Romer, Weil (1992) 
  • X축 : 1960년 당시 1인당 생산량 수준, Y축 : 1960~1985년 연간 성장률 
  • 첫번째 그림 : 정상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절대적 수렴의 양상
  • 두번째 그림 : 정상상태를 고려한 조건부 수렴의 양상
  • 세번째 그림 : 정상상태와 인적자본을 고려한 조건부 수렴의 양상


윗 그림 3개는 각각 절대적수렴 · 조건부수렴 · 인적자본을 추가한 조건부 수렴의 양상을 보여줍니다. X축은 1960년 당시의 1인당 생산량 수준, Y축은 1960~1985년 중 연간 성장률을 보여줍니다.


절대적 수렴은 많이들 비판했듯이 현실에서 나타나지 않습니다. 가난한 국가라고 해서 빠르게 성장하지 않습니다. OECD 국가들 사이에서는 절대적 수렴이 보이지만, 전세계로 샘플을 넓힐 경우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서로 다른 정상상태라는 조건을 고려하여 분석을 해보면, '각자의 정상상태에서 멀리 떨어진 국가일수록 빠르게 성장하는 양상'이 나타납니다. 게다가 인적자본 변수를 추가하면 조건부 수렴의 양상이 더 명확해 보입니다.


따라서, 맨큐 · D.로머 · 웨일은 "(애시당초 조건부 수렴을 주장한) 전통적 솔로우 모형은 틀리지 않았으며, 인적자본을 추가한 솔로우 모형은 더더욱 현실을 잘 설명해낸다" 라고 말합니다.




※ 인적자본을 도입한 두 가지 경제성장이론의 차이점

- 맨큐 · D.로머 · 웨일은 솔로우 모형의 기본가정을 그대로 받아들임


맨큐 · D.로머 · 웨일은 '인적자본'(human capital) 개념을 솔로우 모형에 추가하였습니다. 초기 솔로우 모형에서 자본이랑 단순한 '물적자본'(physical capital)을 의미하였지만, 이제 자본의 의미는 확장(broad concept of capital)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물음을 던질 수 있습니다. "로머-루카스의 인적자본 모형과는 무엇이 다르지?"


로머 · 루카스 모형과 맨큐 · D.로머 · 웨일 모형은 크게 2가지 점에서 차이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로머-루카스는 외부성(externality)을 일으키는 인적자본 개념을 도입하여 자본비중을 100%로 확대[각주:10]했습니다. 그러나 맨큐 · D.로머 · 웨일은 '외부성' 개념이 없더라도 인적자본의 효과가 나타난다고 봅니다


만약 지식 · 인적자본이 외부성을 가지고 있다면, 이는 한 국가 내에서 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도 전파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국가도 선진국의 지식 · 인적자본을 활용하여 생활수준과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데, 이는 로머-루카스가 주장하는 '수렴현상 부재'와는 맞지 않습니다.


또한, 지식 · 인적자본을 통해 만들어진 아이디어(idea)는 공공재(public good)이기 때문에 전세계 어디로나 빠르게 흘러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배로-살라이마틴의 조언[각주:11]처럼 '점진적인 기술확산'을 가정하여 제한을 두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는 논리입니다.


그리고 로머 · 루카스 모형은 체감현상을 버리고 체증하는 생산함수(increasing marginal)을 채택하였으나, 맨큐 · D.로머 · 웨일은 솔로우 모형의 기본가정인 '체감하는 생산함수'(diminishing)을 폐기하지 않았습니다.


이들의 모형에서 자본비중은 약 66% 이고, 로머-루카스는 100%라고 봅니다. 따라서, 맨큐 · D.로머 · 웨일 모형에서 생산함수는 여전히 체감(diminishing)하며 수렴현상도 발생합니다. 솔로우 모형의 기본가정은 그대로 유지됩니다. 하지만 로머-루카스 모형에서 체감은 완전히 사라졌으며 수렴현상도 발생하지 않습니다. 솔로우 모형을 완전히 벗어난 새로운 모형이죠.




※ 인적자본을 추가한 솔로우 모형의 함의



솔로우 모형은 틀리지 않았다


: '수렴논쟁'이 발생하면서 솔로우 모형은 경제성장이론으로써 지위가 흔들렸습니다. 하지만 맨큐 · D.로머 · 웨일 등이 솔로우 모형의 기본가정인 체감하는 생산함수 및 외생적인 기술진보를 그대로 유지한 채, 인적자본을 추가하는데 성공함으로써 모형의 설명력을 높였습니다.


그럼에도 맨큐 · D.로머 · 웨일은 '외생적인 기술진보'를 가정하는 솔로우 모형을 보완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솔로우 모형이 잘못됐다는 말로 이어지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내생적 성장이론'(endogenous)이 기술진보 역할을 밝힐 수 있으며, 솔로우 모형과 내생적 모형은 서로 대체 관계가 아니라 보완 관계 라고 말합니다.



국가간 성장률 격차의 원인은?


: 그동안 '수렴논쟁'을 설명하면서 크게 대립했던 주제입니다. 국가간 성장률 차이가 나는 이유를 두고, 솔로우 모형은 '자본축적 정도에 따른 전이경로'(transitional path) 때문이라고 주장했고, 로머-루카스는 '내생적으로 발생하는 기술격차'(technology gap)으로 판단했습니다.


이때, 솔로우 모형의 예측과는 달리 '조그마한 저축률 차이가 큰 소득격차로 나타난다는 점'은 큰 약점이 되었죠. 하지만 맨큐 · D.로머 · 웨일이 인적자본을 추가하여 이를 설명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제 솔로우 모형을 지지하는 학자들은 "국가간 성장률 격차가 나타나는 이유는 정상상태에서 떨어진 정도(initial deviation)가 다르기 때문이다"를 다시 주장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술은 공공재인가?


: 맨큐 · D.로머 · 웨일은 여전히 기술을 공공재(public good)으로 바라봅니다. '누구나'(non-excludable) '함께'(non-rivalry) 이용할 수 있으며, 세계 어디서나 똑같습니다. 


이런 논리를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기술격차에 의한 성장률 차이'를 인정하고 있지 않습니다. 또한, 로머-루카스가 말하는 '인적자본의 외부성'도 부인하죠. 


"기술이 공공재냐 아니냐"의 논쟁은 이후에도 계속 이어집니다. 특히 (인적자본 모형을 만든) 폴 로머는 1990년 기술을 공공재로 취급하지 않는 모형을 내놓으면서 '신성장이론'(new growth theory) 시대를 열었죠.



정부정책은 효과를 볼 수 있을까?


: 로머-루카스는 경제발전 초기에 지식과 인적자본이 많이 축적된 국가일수록 계속해서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개입을 통한 정책이 수준효과(level effect) 뿐만 아니라 성장효과(growth effect)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체감하는 생산함수'를 가정하는 맨큐 · D.로머 · 웨일은 여전히 정부정책에 부정적입니다. 정부정책은 일회적인 수준효과만 낳을 뿐, 성장효과는 없어지기 때문이죠.


특히 맨큐는 1995년 보고서 <국가의 성장>을 통해 "정책의 효과는 계량분석으로도 확실히 측정할 수 없다. 내 생각에 경제성장 동력를 위해 정책결정권자들이 해야할 일은 '해로운 일을 하지 않는 것'(do no harm)이다." 라고 말하면서 강한 의구심을 내비쳤습니다.




※ 솔로우 모형은 완벽한 이론이 아니다. 다만, 옳은 답을 주고 있다.


인적자본이 추가된 솔로우 모형은 이전에 제기됐던 비판들을 효과적으로 반박해 냈습니다. 그렇다면 솔로우 모형은 완벽한 이론일까요?


모형을 만든 맨큐 · D.로머 · 웨일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솔로우 모형과 내생적 모형은 서로 보완관계이며, 사람들이 찾고자했던 '저축 ·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과의 관계' 등의 질문에 대해 옳은 답을 해주고 있을 뿐 이라고 말합니다.


우리의 연구는 솔로우 모형을 무시하고 내생적 성장 모형을 선호했던 최근의 흐름에 의구심을 던지고 있다. 


국가간 소득 격차는 솔로우 모형의 체감하는 생산함수 가정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도 설명해 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결론이 "솔로우 모형은 완벽한 성장이론이다" 라거나, "내생적 이론은 중요하지 않다" 라고 의미하지 않는다.


누군가는 솔로우 모형이 외생적으로 취급하는 저축, 인구증가율, 기술진보가 어떻게 내생적으로 결정되는지 이해하고 싶어할 것이다. 내생적 성장 모형은 기술진보에 대해 적절한 설명을 해주고 있다.


우리가 말하고자 하고 싶은 것은 "솔로우 모형은 그것이 다루고자 했던 질문들-저축 · 인구증가율과 경제성장과의 관계-에 대해 적절한 해답을 전달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Solow model gives the right answers to the questions it is designed to address.)


- 맨큐 · D.로머 · 웨일 (1992)-


맨큐 · D.로머 · 웨일의 말처럼, 솔로우 모형을 통해서 우리는 저축 및 인구증가율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잘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과제는 '기술진보' 입니다. 


앞으로 다음글을 통해, 기술진보를 내생적으로 설명하는 '신성장이론'(new growth theory)을 알아봅시다.




  1. [경제성장이론 ①] 솔로우 모형 - 자본축적을 통한 경제성장. 2017.06.28 http://joohyeon.com/251 [본문으로]
  2. [경제성장이론 ③] 솔로우 모형이 예측한 수렴현상 - 전세계 GDP와 성장률이 같아질까?. 2017.06.30 http://joohyeon.com/253 [본문으로]
  3. [경제성장이론 ④] 수렴논쟁 Ⅰ 로머와 루카스, '지식'과 '인적자본' 강조 - 수렴현상은 없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4 [본문으로]
  4. [경제성장이론 ④] 수렴논쟁 Ⅰ 로머와 루카스, '지식'과 '인적자본' 강조 - 수렴현상은 없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4 [본문으로]
  5. [경제성장이론 ⑤] 수렴논쟁 Ⅱ 배로와 살라이마틴, 수렴현상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5 [본문으로]
  6. [경제성장이론 ④] 수렴논쟁 Ⅰ 로머와 루카스, '지식'과 '인적자본' 강조 - 수렴현상은 없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4 [본문으로]
  7. [경제성장이론 ④] 수렴논쟁 Ⅰ 로머와 루카스, '지식'과 '인적자본' 강조 - 수렴현상은 없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4 [본문으로]
  8. [경제성장이론 ⑤] 수렴논쟁 Ⅱ 배로와 살라이마틴, 수렴현상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5 [본문으로]
  9. [경제성장이론 ①] 솔로우 모형 - 자본축적을 통한 경제성장. 2017.06.28 http://joohyeon.com/251 [본문으로]
  10. [경제성장이론 ④] 수렴논쟁 Ⅰ 로머와 루카스, '지식'과 '인적자본' 강조 - 수렴현상은 없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4 [본문으로]
  11. [경제성장이론 ⑤] 수렴논쟁 Ⅱ 배로와 살라이마틴, 수렴현상 있지만 속도가 느리다. 2017.07.06 http://joohyeon.com/25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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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경제공부하는어느덧20대후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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