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논쟁'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논쟁

Posted at 2014.01.28 10:09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경제와 관련된 첨예한 논쟁 중 하나가 바로 "성장이냐 분배냐" 이다. 보수성향 사람들은 성장을 중시하고, 진보성향 사람들은 분배를 중시한다. 이러한 의견이 극단적으로 대립한다면, "분배주의자는 북한이나 가라 / 자본주의적 경제성장은 착취이다. 탈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라는 과격한 발언이 나오게된다. 


성장과 분배를 둘러싸고 보수진영과 진보진영 사이에서만 갈등이 발생할까? 진보진영 내부에서도 이를 둘러싼 대립이 많다. 특히나 노무현정부 시절, 경제정책을 둘러싸고 Liberal 성향의 인사들과 Progressive 성향의 인사들 간의 충돌이 빈번했다.   


김대중정부 시절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했던 강봉균은


강 전 장관은 22일 문화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노무현 정부 중간쯤부터 선거에서 계속 졌다”며 “민주당 일부 강경 세력들이 이념논쟁, 진영논리에 빠져 당내에서 변화라는 것을 찾아 볼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경파들의 입지 확보를 위한 장외투쟁 같은 것에 반대를 했지만, 민주당을 변화시키지 못했다”며 “민주당을 변화시키는 데 결국 실패한 것”이라고 반성했다.


강 전 장관은 민주당의 실패 원인으로 국민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임에도 이를 정치의 핵심으로 만들지 못한 것을 꼽았다. 


강 전 장관은 “경제전문가로서,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부터 풀어나가고 상대 당과도 해결이 가능한 것은 해결하려고 했다”면서 “하지만 (강경파들은) 상대 당이면 무조건 안된다는 식이었고, 경제와 타협을 강조하면 ‘왜 여기 있느냐. 차라리 한나라당으로 가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와서 생각을 해도 민주당이 스스로 변할 수 있겠느냐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민주당이 뭐 그렇게 달라지겠느냐는 생각들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봉균 “민주, 강경파 진영논리로 망가져”. <문화일보>. 2014.01.22


라고 말하면서 강경파(대개 시민단체/활동가 출신들로 유추된다)들이 경제정책에서 보여줬던 이념논쟁, 진영논리를 비판한다.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역임한 변양균 또한 성장을 폄하하는 목소리를 비판한다.


"그분(문재인 국회의원)만큼 정직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작년 대선 때 문제가 있었어요. 저는 당시 건강이 안 좋아 사이드에서 조언만 했는데, 이정우 교수(문재인 캠프 좌장)와 다툰 적이 있어요. 제가 내놓은 정책을 전해들었는지 '후보의 정체성을 훼손한다'며 발끈하더군요. 선거가 뭡니까. 51대49 아닌가요? 문재인이 학잡니까? 정체성 운운하게?" (...)


"1998년부터 우리나라는 성장만 가지곤 살아갈 수 없는 수준의 국가가 됐습니다. 그렇다고 장에 반대하는 것은 바보들이죠. 1000년, 2000년 된 나무도 성장을 해야 살 수 있습니다. 사람도 성장을 멈추면 죽음을 향해 가잖아요. 성장은 국가에 필요조건입니다. 충분조건은 아니지만요."


변양균. '불륜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변양균 前 청와대 정책실장'. <조선일보>. 2014.01.11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왜일까?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가 바로 "경제성장은 거의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해준다" 이다. 경제가 성장하면 일자리도 늘어나고 임금도 상승한다. 근로자들의 후생이 증가하게 된다. 또한 경제가 성장하면 정부의 세입기반도 확충되고 정부지출의 여력도 증가한다. 이를 통해 사회안전망을 갖출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은 거의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해준다" 라는 명제 자체에 납득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조선시대, 1950년대의 한국 그리고 2014년 현재의 한국을 비교해보자. 2014년 한국인들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누리고 있다. 절대적인 생활수준 자체가 크게 개선되었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경제주체가 누리는 후생 그 자체를 대폭 상승시켜준다. 


경제학자 David Romer는 


"장기 성장이 후생에 끼치는 영향은 거시경제학이 전통적으로 초점을 맞추어 온 단기적 경기변동의 모든 가능한 효과를 삼켜 버린다" 


Howard R. Vane, Brian Snowdon. 2009. 『현대거시경제학-기원, 전개 그리고 현재』. 51쪽에서 재인용  


라고 말한다.


1995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Robert Lucas 또한 


"이런 문제(장기적인 경제성장)가 인간의 후생에 갖는 결과는 그야말로 엄청나다. 이런 문제들을 생각하기만 하면 다른 문제들은 생각에서 멀어져 버린다" 


"더 나은 장기 공급우선 정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잠재적 후생의 이득은 단기적 수요관리의 개선에서 얻어질 잠재적 이득을 훨씬 상회한다" 


Howard R. Vane, Brian Snowdon. 2009. 『현대거시경제학-기원, 전개 그리고 현재』. 51쪽에서 재인용  


라고 말한다.




그런데 두 경제학자의 발언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장기(↔단기)'와 '공급우선(↔수요관리)' 이라는 용어이다. "경제성장은 거의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해준다" 이것은 절대명제에 가깝다. 그러나 이러한 경제성장이 내가 살아가는 동안 달성되지 않는다면 어떻게될까? 조선시대 사람에게 (경제성장을 달성한) 2014년 한국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John Maynard Keynes의 유명한 발언이 여기서 등장할 수 있다. "장기에는 우리 모두 죽는다. (In the long run we are all dead.)따라서, 지금 이 시점을 살아가는 경제주체들에게 중요한 건 '경기변동의 관리'와 '단기적인 경제성장' 이다. 기변동의 진폭을 축소하고 경제를 안정화 시킴으로써 단기적인 경제성장을 달하는 것, 그리고 경제의 단기균형을 장기균형 수준으로 수렴케 하는 것.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총수요관리 정책' 이다. 총수요관리 정책이란 소비 증가, 정부지출 증가 등을 통해 경제의 단기균형을 장기균형으로 수렴케하여 경기불황에서 벗어나는 정책을 뜻한다.





장기총공급곡선(LRAS)이 만들어내는 Y bar는 잠재성장률 수준에서 달성가능한 산출량을 의미한다. 현재 이 그래프는 단기총공급곡선(SRAS1)와 총수요곡선(AD1)이 만들어내는 '단기균형 A점, 산출량 Y1'이 '장기균형 Y bar'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즉, 경기불황(Recession) 상태이다.


이때, 경기불황 수준에 있는 단기균형이 장기균형으로 수렴하는 법은 2가지.


1.

시장의 '자동조절기능'의 힘으로 단기총공급곡선(SRAS1)이 오른쪽으로 이동하게 하는 것이다. 경기가 불황이면 경제주체들의 기대물가수준이 하락하는데, 이것의 영향으로 단기총공급곡선(SRAS1)이 오른쪽으로 하향이동(SRAS2)한다. 그 결과 단기균형 A점은 C점으로 옮겨지고, 단기균형과 장기균형이 일치하게 된다.


2. 

정부의 '총수요관리 정책'에 의하여 총수요곡선(AD1)을 상향이동 시키는 방안도 있다 .경기불황 상태를 타개하고자 정부는 재정정책 · 통화정책을 통하여 총수요를 증가시키는데, 그 결과 AD1 곡선이 상향이동(AD2)다. 따라서 단기균형 A점은 B점으로 옮겨지고, 단기균형과 장기균형이 일치하게 된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은 '생산의 증가'를 뜻한다. 노동, 자본의 투입량을 늘리고 생산성을 개선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는 장기적인 경제성장. 이는 '공급중심 성장(Supply-Side Growth)'을 의미[각주:1]하기도 한다.


'공급중심 성장(Supply-Side Growth)'은 시장의 '자동조절 기능'을 믿는다. 경기불황 상태인 단기균형(A점)이 빠른 시간내에 장기균형(C점)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총수요관리 정책은 필요치 않다고 말한다. 단기균형에 신경쓰기보다 장기적인 경제성장, 즉 장기총공급 곡선(LRAS)를 오른쪽으로 이동시켜 Y bar를 우측이동 시키는 것을 중점에 둔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것은 생산요소(자본, 노동) 투입 증가와 생산성 향상이다. 즉, 공급측면의 성장을 달성하려면, '기업의 자본투입'이 증가해야 한다. 기업이 자본을 투입하여 생산력을 늘리는 행위가 발생해야 한다.


단기적인 경제성장(단기균형의 장기균형으로의 수렴)은 '유효수요의 증가'를 뜻한다. 소비를 늘리고, 정부지출을 늘림으로써 수요를 증가케 하는 것. 그 결과 경기불황에서 벗어나 경기변동의 진폭을 축소케 하는 것. 이는 '수요중심 성장(Demand-Side Growth)'을 의미[각주:2]한다. 


'수요중심 성장(Demand-Side Growth)'은 소비증가, 정부지출 증가 등 '총수요증가'를 통해 경기불황 상태인 경제를 성장시킨다. (정부지출 증가는 이자율과 환율에 미치는 구축효과를 발생시킨다. 그렇지만 경제가 불황상태, 즉 단기균형이 장기균형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정부지출의 승수는 1보다 크다[각주:3].) 구체적으로, 경제주체의 소비를 늘리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우선 실업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높여야 한다. 정부지출 또한 증가해야 한다.




여기에서 "성장이냐 분배냐" 라는 논의가 의미가 있을까? 실제 경제학계의 논의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일어나고 있다. 바로 "공급중심 성장(Supply-Side Growth)이냐, 수요중심 성장(Demand-Side Growth)이냐"[각주:4] 이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의는 마치 성장과 분배는 별개라는 것처럼 여기게한다. "성장이냐 분배냐"의 주장 속에는 "성장은 기업에 좋고, 분배는 근로자에게 좋다" 라는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과연 그런가? 수요중심 성장(Demand-Side Growth)의 방법(경제주체의 가처분소득 증가)에서 알 수 있듯이, 분배는 성장과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게다가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의는 경제성장을 터부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일부 진보진영에서 가지고 있는 이러한 목가적인 인식은 정치적으로도 불리하다. 먹고 살기 힘든 이때에 "돈은 중요한 게 아니다. 성장은 중요치 않다. 마음이 중요하다." 라고 말하는 게 정치적으로 호소력 있는 행위일까? 


문재인 국회의원 또한 성장을 터부시하는 진보진영의 이러한 근본주의가 대선패배의 원인이라고 말한다.


왜 선거에서 지는 것일까요? 왜 국민들이 더 많이 지지하지 않는 것일까요? (...) 저-문재인-는 제 자신도 포함해서 우리 안에 남아 있는 일종의 근본주의에서 해답을 찾고 싶습니다. (...) 독재권력에 맞서 싸우던 민주화운동 시절 우리가 지켰던 원칙이나 순결주의 같은 것이 우리 내부에서 우리를 유연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


국민들에게 무엇보다 큰 관심사가 경제성장입니다. 분배도 복지도 일자리도 경제성장에서 비롯되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성장에 대한 담론도 부족했습니다. 경제성장 방안이나 국가경쟁력에 대해서는 관심을 덜 가졌던 게 사실입니다. 성장은 보수 쪽의 영역이고,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할 것은 분배와 복지라고 생각하는 듯한 경향이 없지 않았습니다.


저는 대선 출마선언문에서 포용적 성장, 창조적 성장, 생태적 성장, 협력적 성장이란 4대 성장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그러자 어느 진보적 매체는 "또 성장 타령이냐?" 고 힐날하는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성장을 바라보는 진보 진영의 근본주의 같은 것을 보여 주는것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성장과 안보에 관한 담론 부족은 확실히 우리의 큰 약점이었습니다. (...) 보수 진영의 신자유주의 또는 시장만능주의 성장론을 따라가자는 것이 아닙니다.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 전략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우리의 사고를 확장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우리의 확장을 가로막았던 근본주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더 유연한 진보, 더 유능한 진보,더 실력 있는 진보가 돼야 합니다. (...)


지속 가능하면서 더 정의롭고 더 따뜻한 성장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입니다. 저는 지난 대선 출마선언문에서 그 방안으로 '포용적 성장(Inclusive growth)'을 주장했습니다. 지금까지 했던 것처럼 경제성장에 기여한 많은 사람들을 배제하고 경제성장의 혜택을 일부가 독점하는 배제적 성장은 더 이상 성장을 지속시킬 수 없습니다. 


그에 대한 반성으로 성장의 과실이 사회 전체에 골고루 분배되고 경제성장에 기여한 모든 사람들이 다 함께 혜택을 누리도록 하자는 성장 전략이 포용적 성장입니다. 그래야만 사회 전체의 소비능력이 늘고 내수가 진작돼, 경제가 성장하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가능해집니다. (...)


국제노동기구(ILO)가 제시하는 '소득주도 성장(Wage-led growth)'이 대안의 하나일 수 있습니다. 일자리를 확충하고 고용의 질을 개선해서 중산층과 서민들의 소비능력을 높이는 것을 주된 성장 동력으로 삼는 것입니다. 


문재인. 2013. 『1219 끝이 시작이다』. 285-309 


누차 말하지만 "경제성장은 거의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해준다." 중요한 건 어떻게 성장 하느냐이다.


장기적인 경제성장 달성에 중점을 두고 공급측면을 강화할 것이냐 (기업의 자본투입 증가)

단기적인 경기변동 관리에 중점을 두고 수요측면을 강화할 것이냐 (경제주체의 구매력 증가)




  1. 2008 금융위기 이후, Fed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비판으로 "(단순한 유동성 증가가 아니라) 새로운 기술 개발, 제3차 산업혁명, 정보기술의 발전 등을 통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이끌어내는 정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 라는 주장이 등장하는 이유이다. [본문으로]
  2. 2008 금융위기 이후, Fed의 양적완화 정책은 유동성 증가를 통해 실질금리를 인하함으로써, 소비를 늘리케 하려는 '총수요관리 정책' 이다. [본문으로]
  3. '정부지출, 재정적자와 관련하여 고려해야할 요인들'. 2014.01.01 http://joohyeon.com/183 [본문으로]
  4. 여기에는 경제가 빠른 시간 내에 자동적으로 균형을 이룰 수 있느냐가 주요 논점이다. [본문으로]
  1. 123
    님 왜 이런 영양가없는 글 길게 쓰면서 재능낭비하세여
    이런 쓰나마나한 글은 쓰지마세요 당연한걸가지고;;;; 재능이아깝네요 이시간에 논문하나더읽으시길.. 신박한내용있으면 그때 짧게 하나쓰시고
  2. ㅁㅁ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연한 걸 당연하게 생각하지 못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3. moon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4. jm
    경제학적으로 생각해보면 명확하고 당연하지만 우리와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러한 성장, 복지에 초점을 맞춘것들이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언제나 좋은 글 감사해요~
    • 2014.02.09 18:35 신고 [Edit/Del]
      사실 이런 역할은 '언론'이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제학을 제대로 소개하고, 경제학이론을 이용하여 현상을 설명하는... 그런데 우리나라 경제기사는 그런 역할을 못하고 있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5. 두루미
    지나가다 우연히 들렀습니다.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쉽게 단정짓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데요. ^^;

    논문의 1차적 목적은 학술적 연구를 위함이지 정책에 영향을 주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사실 아직까지도 성장과 분배에 관해서는 학자들의 여러 논쟁이 대립중이며, (아마 영원히 안끝날지도 모르죠) 분배의 정도가 경제성장에 +을 준다는 논문부터 -를 준다는 논문까지 다양합니다. 이런상황에서 필요한 논문을 떼다 붙이는 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밖에 되지 않습니다.

    학계에서 충분한 검증과 동의를 얻지 않은 이상 이걸 패러다임으로 섣불리 취급하면 무리가 옵니다. 그리고 어떤 패러다임도 절대적이지 못하구요.


    큰 반론없이 말할 수 있는 건 '경제성장 초기에는 분배의 불평등이 흔히 나타난다'는 상관관계 정도가 전부입니다.
    • 2014.02.12 17:34 신고 [Edit/Del]
      염려하시는 바가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학계에서 논의되는 주제를 비전공자에게 설명할 경우, (어쩔 수 없는) 논리적 비약이 발생할 뿐더러 선정적인 방식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많으니깐요.

      앞으로 표현에 신중하겠습니다.
  6. 좋은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유익한...
  7. 희철
    '경제학을 공부한 사람들은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생각한다'에 대하여 '경제학을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은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을 단순히 경제학적인 관점에서만 보지 않는다'라고 반론을 제기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가 얘기하는 성장과 분배의 문제는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단순한 분배와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여겨집니다. 문제의 핵심은 '성장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이 온갖 편법과 불법, 불공정한 수단을 통하여 어느 특정 기득권에게만 이득이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문제의 본질은 맹목적인 성장위주 정책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갖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행위들도 용서되는 사회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10위권 입니다.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나 행복지수 국가 투명성 등등은 그에 반하여 현저히 떨어집니다.

    나라가 돈이 없는 것도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나라에 도둑놈이 많아서 그런 것입니다. 균등한 분배를 위해서 성장을 저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사회 부조리와 부패등을 척결하는 것만으로도 분배는 어느정도 해결됩니다.

    부패와 부조리가 만연하는 불공정 사회가 성장을 할 수 있을까요? 동일한 경제정책을 불공정한 사회와 공정한 사회에서 펼친다면 그 결과가 어떨까요?

    국가의 세금을 기업의 보조금으로 지급합니다. 투입대비 효용가치가 높은 기업이라면 중소기업일지라도 투자해야죠. 그런데 현실은 효용가치 다 필요없이 그냥 대기업 위주죠. 국민의 세금을 왜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성장가치도 떨어지는 대기업에 우선 지급합니까.

    현재 한국의 성장정책은 성장정책이 아니라 나만 잘먹고 잘살겠다는 독식정책으로 보여지는 면이 많다고 보여집니다.

    그러다 보니 '너만 살지 말고 나도 좀 같이 살자'라는 의미에서 분배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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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둔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가계소득 둔화,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Posted at 2013.01.15 11:40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한국은행의 김영태·박진호 연구원이 가계소득 둔화를 주제로 보고서를 내놓아 화제를 모았다. 이 보고서를 토대로 작성된 기사는 포털 메인뉴스를 장식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는데 무언가 이상하다. 기사 제목이 "기업은 배불리Go… 가계는 쪼들리Go" "1인당 국민소득 2만弗시대라는데...나는 왜?" "경제성장해도 기업만 배부르다" 이런식이다. "경제는 성장했는데 그 과실을 기업이 독차지해 가계소득이 줄어들었다" 라는 늬앙스를 띄고 있다. 독자들이 기사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당연할 것이다. 








문제는 "기업이 과실을 독차지해 가계소득이 정체되었다"가 김영태·박진호 연구원의 보고서의 주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보고서의 주제는 "한국경제의 내수·수출 균형성장 모형으로 전환하기 위해, 가계의 소득 증가와 소비 증가가 필요하다." 이다. 즉, "내수시장을 활성화 하기 위해서는 가계의 소비가 증가 되어야 하는데, 소비의 증가를 위해서는 가계소득의 증가가 필요하다. 그런데 여러요인들 -낮은 임금 인상률, 자영업의 증가, 순이자소득 급감 등-으로 인해 '가계소득이 둔화' 되고 있다" 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그럼 언론사의 수용방식과 보고서의 주제 간의 차이가 어떤 상반된 반응을 낳을까?

 

언론사는 보고서의 주제를 "증가하는 경제적 불균등"으로 받아들였다. 그 이유는 "기업이 과실을 독차지" 했기 때문이고, 소득양극화 해소를 위해서 "기업이 분배와 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쉽게 말하면, 윤리적인 이유로 기업이 무언가를 양보해야 한다는 게 내포되어 있다. 


그런데 김영태·박진호 연구원이 보고서를 쓰면서 의도한 바는 "경제성장을 위해 가계소득이 증가되어야 한다" 이다. 더군다나 보고서는 기업의 탐욕을 가계소득 둔화의 요인으로 비판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최근 들어 가계소득이 둔화되고 있다" 라는 현상을 진단하고 있을 뿐이다. 가계소득 둔화의 이유를 단순히 기업의 탐욕으로 돌릴 수 있을까? 중요한 건 "" 독보적인 기업의 성공이 국내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지 연구하고 고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보고서를 올바르게 이해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보고서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① 경제성장을 위해 중요한 건 생산, 공급 측면이 아니라 소비와 수요측면Demand-Side !!!


김영태·박진호 연구원은 보고서의 첫머리에 


"최근 들어 스티글리츠 위원회 보고서 등에서 물적 복지(material well-being)가 생산보다는 소득 및 소비에 의해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경제성과 평가 및 경제구조 분석의 중점이 GDP 등 생산활동에서 가계, 기업 등 경제주체들의 소득의 발생, 분배 및 지출 활동으로 점차 전환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김영태·박진호. "가계소득 현황 및 시사점". <BOK 이슈노트 No.2013-1>


라고 말함으로써, 경제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생산과 공급 측면Supply-Side 이 아니라 소비와 수요측면Demand-Side 을 우선순위에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블로그에서도 몇번 주장한 적이 있지만, 최근 세계경제가 침체의 길을 걷고, 한국경제가 흔들리는 이유는 유효수요의 부족 때문이지 생산능력에 타격이 와서가 아니다. 경제성장을 함에 있어 생산·공급이 아니라 소비·수요가 더 중요하다 라는 관점! 이 보고서의 의의는 여기에 있다.


( 수요측면을 강조하는 이전 포스트 몇 가지 : 

경제학 이론의 테스트 장 역할을 하는 경제위기- 수요 부족? 공급 능력? 하이퍼 인플레이션?

현재의 경제위기는 유효수요 부족? 공급능력 감소?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바로 세우면 경제가 살아날까? )



② 왜 기업의 성공이 국내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가? - 기업이 "나빠서" 그런 것일까?


위에서 언급했듯이, 오늘 작성된 기사 제목을 보면 '소득 불균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기업의 탐욕' 으로 인해 가계소득이 둔화되었다는 늬앙스를 품고 있다. 그런데 보고서 내에는 "왜" 임금 인상이 더딘지, 자영업이 증가하는지, 기업이 고용을 늘리지 않는지에 대한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반복해서 말하자면, 이 보고서는 가계소득 둔화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지 "구체적인 원인 분석"을 하지 않았다. 


"기업이 나빠서" 투자를 하지 않고, 고용을 늘리지 않는다 라는 말을 보고서는 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것은 잘못된 진단이다. 누군가가 "나빠서" 사회문제가 발생했다고 진단한다면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다. "나쁜 사람"을 처벌하면 문제가 해결되나? 2008 금융위기 이후, 많은 경제학자들은 "증가하는 소득불균등"과 "기업의 성공이 국내의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지 않는 문제"에 관하여 연구를 하고 있다. 


주요원인으로는 "세계화, 기술의 발전, 서비스업의 낮은 생산성, 인터넷의 발달로 Just-In-Time 채용의 확산" 등을 들고 있지만, 이것도 원인분석일 따름이고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만큼 어려운 문제라는 것. 뭐랄까, 진보적 성향을 띄는 사람들은-나도 그렇지만- 사회문제를 "선악구도"로 바라보면서 접근을 하는데, 이런식의 접근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득불균등의 원인을 다룬 포스트 몇 가지 :


The Future of History - Francis Fukuyama

Raghuram Rajan - The True Lessons of the Recession

Raghuram Rajan - 과도한 노동자 보호가 경제위기의 원인?

중산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이유는? 세계화로 인한 Supply Chain 형성!

중산층 붕괴의 원인은 무엇일까? - 14가지 원인

고깃집 알바를 통해 본 비정규직 증가 원인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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