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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금융위기란 무엇인가2008 금융위기란 무엇인가

Posted at 2014. 3. 25. 21:52 | Posted in 경제학/2008 금융위기


2008년 9월. 투자은행 Lehman Brothers의 파산으로 시작[각주:1] 미국발 금융위기는 현재까지 진행중이다. 미국의 실업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유럽은 단일통화 사용으로 생긴 문제[각주:2]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경제위기의 한 고비를 넘겼다는 판단에 Fed는 Tapering을 실시[각주:3]하려 하지만, 이것이 신흥국에 초래할 부작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2014년 현재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2008 금융위기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 블로그를 통해 공급vs수요의 논쟁[각주:4] · Fed의 양적완화 정책[각주:5] · Tapering 실시여부[각주:6] · 성장vs긴축 논쟁[각주:7] 등에 대해 이야기한 적은 있지만, 정작 2008 금융위기가 무엇이고 어떠한 원인 때문에 발생한 것인지는 다룬적이 없다. 그래서 이번 글을 시작으로 '2008 금융위기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과 '2008 금융위기의 원인들'에 대해 이야기할 계획이다[각주:8].




※ 2008 금융위기 발생과정


금융위기(Financial Crisis)란 말그대로 '금융시장의 효율적인 중개기능이 붕괴되고 실물경제에 대규모 부정적 효과를 파급하는 상태'를 뜻한다. 



첨부한 그래프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나타내는 Financial Stress Index 이다. 2007년을 시작으로 지수가 높이 치솟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2007년을 시작으로 미국 금융시장이 붕괴된 원인은 무엇일까?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2000년대 초중반 미국 부동산시장을 살펴봐야 한다.



< 출처 : Robert Shiller[각주:10]. 2009. 『Irrational Exuberance』 2nd edition >


이 그래프는 1890년-2005년 사이 미국 부동산가격(Home-Price Index)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들어서 미국 부동산가격이 말그대로 하늘 높이 치솟는걸 볼 수 있다. 이러한 가격상승세는 건설비용 상승(Building-Cost Index) · 인구증가로 인한 주택수요 증가(Population)으로 설명할 수 없다.



< 출처 : 'The dangers of debt - Lending weight'. <The Economist>. 2013.09.14 >  

  

부동산가격 상승기를 만난 미국인들은 주택구매에 나서기 시작한다. 주택을 구매한 뒤 매각하면 시세차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윗 그래프를 보면 2000년대 초중반, 택담보대출(Mortgage Lending)을 받은 사람들로 인해 민간부문 부채(Private-Sector Debt)가 급증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 2006년을 고점으로 미국 부동산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1991년=100 기준으로 2006년 170 까지 상승했던 부동산가격이 2007년-2008년 들어 115 수준으로 내려왔다. 시세차익을 노리고 대출을 받아 주택구매에 나섰던 사람들은 부동산가격 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되었다.



   < 출처 : Richmond Fed >

       

문제는 부동산가격 상승기에 저신용자들이 주택담보대출(Subprime Mortgage)을 많이 받았다는 것이다. Fannie Mae, Freddie Mac 같은 주택담보대출 업체들은 신용등급을 저신용자들에게 많은 대출을 알선했다. 은행들 또한 저신용자들을 상대로 대출을 늘리는 영업을 하였다. 


그 결과, 부동산가격이 하락하자 저신용자들의 대출연체율이 급증하였다. 그래프의 파란색과 빨간색 선은 저신용자들의 변동금리 · 고정금리 대출연체율을 보여준다. 저신용자들의 연체율은 일반신용자에 비해 대략 2배~5배 높음을 알 수 있다.



< 출처 : Ben Bernanke. 2014. 『The Federal Reserve and the Financial Crisis』. 69 >


그런데 저신용자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상환하지 못하여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는 것(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 Subprime Mortgage Crisis)은 단순히 은행위기(Banking Crisis)로만 끝날 수도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은행위기를 넘어 금융시스템 전체를 마비(Systemic Financial Crisis)시킨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증권화(Securitization) 때문이다. 


Lehman Brothers 등의 미국 금융회사들은 서로 다른 주택담보대출 채권, 즉 돈을 받을 권리들을 쪼갠 뒤 결합하여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었다. 예를 들어, A한테 100원 받을 권리와 B한테 100원 받을 권리를 쪼갠 뒤 결합하여 'A한테 50원 받을 권리 + B한테 50원 받을 권리' 라는 새로운 상품이 탄생했다. 이러한 증권화상품은 금융기관들의 리스크를 줄여준다. 왜냐하면 A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지게 되면, 증권화 이전에는 100원을 통째로 못받지만 증권화 이후에는 50원만 손실을 보기 때문이다.  


금융회사들은 그렇게 만든 증권화상품을 다른 금융회사들에 판매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S&P · Pitch · Moody's 등의 신용평가기관들이 증권화상품에 AAA 등급을 매겨 신용을 보증해주었고, AIG 등의 보험회사들은 증권화상품의 보험도 제공하였다.      


그런데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급증하자 문제가 발생했다. 주택담보대출 업체 등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이 부실화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었던 증권화상품도 부실화 되었다. 그러자 애초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 개발되었던 증권화상품의 역습이 시작되었다. 


금융기관들은 "내가 가진 이 증권화상품이 회수 가능한 것인지 불가능한 것인지" 판단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다.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주택담보대출 업체에게서 돈을 빌리는 것으로 끝났더라면, 돈을 빌려준 쪽은 "이 대출상품이 회수가 가능한 것인지 아닌지"를 비교적 쉽게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주택담보대출 채권이 여러번 쪼개졌다 뭉쳐지고, 다른 금융회사들에게 이전되는 과정들을 거치면서 채권의 최종소유자는 "이 채권이 부실채권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없게된 것이다.   



< 출처 : Ben Bernanke. 2014. 『The Federal Reserve and the Financial Crisis』. 75 >


상황이 이렇게되자 금융시장 안에서 시장참가자들의 '공포(Panic)'가 번지기 시작했다. 금융기관들은 서로에 대한 신뢰(Confidence)를 잃게 되었다. 윗 그래프를 보면 서프프라임 모기지사태가 처음 발생한 2007년 이후로 은행간 대출비용(Cost of Interbank Leding)이 급등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나 Lehman Brothers가 파산한 2008년 10월에는 무려 350 Basis points를 기록했다.   




  • 'The houses that saved the world'. <The Economist>. 2002.03.28 - 부동산가격 상승이 세게경제를 살린다고 생각했던 시기.
  • 'House prices - After the fall'. <The Economist>. 2005.06.16 - 부동산가격이 하락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The Economist>는 2005년에 "미국 부동산거품이 위험한 수준에 도달했다" 라고 경고한다.
  • 'The trouble with the housing market'. <The Economist>. 2007.03.24 - 부동산가격 하락 이후, 저신용자들의 주택담보대출 채무불이행이 급증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Subprime Mortgage Crisis)가 발생했다.
  • 'Twin twisters - Fannie Mae, Freddie Mac and the market chaos'. <The Economist>. 2008.07.19 - 주택담보대출업체인 Fannie Mae와 Freddie Mac이 파산되면서 금융시장은 대혼란에 빠져든다.
  • 'What next?'. <The Economist>. 2008.09.20 - 세계3위 투자은행 Lehman Brothers가 파산하면서 세계경제는 소용돌이에 빠진다. 
  • 'World on the edge'. <The Economist>. 2008.10.04 - 미국발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세계경제는 벼랑끝에 몰린다. 

<The Economist> 표지를 살펴보면 당시 상황을 파악하는것에 도움이 된다. 부동산가격 상승이 세계경제를 구할 줄 알았던 2002년 · 미국 부동산거품이 꺼지게되면 어떤 일이 발생할지 물음을 던지는 2005년 · 부동산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발생하자 근심하는 2007년 · 주택담보대출 업체인 Fannie Mae와 Freddie Mac이 파산한 2008년 7월 · Lehman Brothers가 파산한 2008년 9월 · 세계경제가 벼랑 끝에 몰린 2008년 10월.



※ 2008 금융위기를 일으킨 주요인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것을 막지못한 원인은 무엇인가?


  • 1997년-2005년 사이의 세계 부동산가격 변화율. 
  • 남아공 244%, 스페인 145%, 아일랜드 192%, 미국 73% 등등 2000년대 들어 전세계 부동산가격이 급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는 이 글을 통해 2008 금융위기가 미국 부동산시장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2000년대 초반 들어 미국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무엇일까? 앞서 당시 미국부동산 가격 상승은 건설비용 상승 · 인구증가로 인한 주택수요 증가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었다. 


한가지 주목해야 하는건 2000년대 초반 당시,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부동산가격이 상승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면 당시 전세계적으로 부동산가격이 상승한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글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 2000년대 이후 Fed의 기준금리 추이. IT산업 버블 붕괴로 인한 경기침체를 막고자 Fed는 2001년-2006년 동안 저금리정책을 유지했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부동산가격이 급등하고 민간부문 부채가 증가할때에, 거시경제안정(Macroeconomic Stability) · 금융안정(Financial Stability) · 금융 규제·감독(Financial Regulation and Supervision) 의무가 있는 Fed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Fed는 IT산업 버블 붕괴의 충격을 흡수하고자 2001년-2006년 기간동안 최저 1%(2003년 6월)의 저금리정책을 유지했었다. Fed의 이러한 저금리정책이 미국 부동산시장의 거품을 키운 것 아닐까? 이러한 주장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2000년대 초반 Fed의 저금리정책이 미국 부동산거품을 만들었는가?'를 통해 알 수 있다.


게다가 금융회사들의 증권화상품을 감독하지 않고 Fed는 무엇을 했던 것일까? 이에 대해서도 다음글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1. 엄밀히 말하자면, 미국발 금융위기는 서브프라임 모기지사태가 터진 2007년에 시작됐다. 경기침체기를 판단하는 the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NBER) 기준에 따르면, 공식적인 미국의 경기침체기는 2007년 12월-2009년 6월이다. [본문으로]
  2. 이에 대해서는 '유럽경제위기는 재정위기? 국제수지위기?' http://joohyeon.com/177 2013.11.30 [본문으로]
  3. 이에 대해서는 '2013년 6월자 Fed의 FOMC - Tapering 실시?' http://joohyeon.com/160 2013.06.26 [본문으로]
  4. 이에 대해서는 '경제학 이론의 테스트 장 역할을 하는 경제위기- 수요 부족? 공급 능력? 하이퍼 인플레이션?' http://joohyeon.com/96 2012.08.28 │ '현재의 경제위기는 유효수요 부족? 공급능력 감소?' http://joohyeon.com/102 2012.09.16 [본문으로]
  5. 이에 대해서는 '美 FRB의 QE3 - 유동성함정 & 하이퍼인플레이션' http://joohyeon.com/101 2012.09.14 │'소득불균등을 증가시키는 양적완화?' http://joohyeon.com/103 2012.09.17 │ '양적완화(QE)는 어떻게 작동할까?' http://joohyeon.com/104 2012.09.17 │ '기대Expectation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 http://joohyeon.com/105 2012.09.18 [본문으로]
  6. 이에 대해서는 '2013년 6월자 Fed의 FOMC - Tapering 실시?' http://joohyeon.com/160 2013.06.26 │ '2013년 7월 Ben Bernanke - Tapering 실시는 경제상황에 달려있다' http://joohyeon.com/161 2013.07.11 [본문으로]
  7. 이에 대해서는 '문제는 과도한 부채가 아니라 긴축이야, 멍청아!' http://joohyeon.com/114 2012.10.20 │ 'GDP 대비 부채비율에서 중요한 건 GDP!' http://joohyeon.com/115 2012.10.21 │ '케네스 로고프-카르멘 라인하트 논문의 오류' http://joohyeon.com/145 2013.04.19 │ '정부부채와 경제성장의 관계 - a Magic Threshold는 존재하는가' http://joohyeon.com/188 2014.03.22 [본문으로]
  8. 무엇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 글에서는 그저 개괄적인 설명을 할 것이고, 경제학자들 사이의 의견에 대해서는 다른 글들을 통해 깊게 다룰 계획이다. [본문으로]
  9. 前 Fed 의장 (2006-2014) [본문으로]
  10. 2013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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