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원론 거시편 ③] '물가'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명목과 실질의 구분[경제학원론 거시편 ③] '물가'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명목과 실질의 구분

Posted at 2015. 9. 21. 18:26 | Posted in 경제학/경제학원론


※ 이번글에서 다룰 내용


현대 자본주의는 돈의 축적이 아니라 '생산'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돈과 화폐를 사용하며, 돈의 축적을 중요시했던 중상주의적 마인드를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로인해 생산이 아니라 여전히 '돈'을 중요시하는 일부 사람들은 거시경제를 잘못 바라보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이번글에서는 생산이 중요한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을 알아봅시다.      




※ '생산'이 중요한 오늘날, 왜 화폐를 여전히 사용하는가?


지난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을 통해, 거시경제 상황을 측정할때 GDP를 사용하는 이유를 알아보았습니다. 


GDP를 사용하는 이유는 현대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것이 '생산'이기 때문입니다. 과거 중상주의 시대에 중요했던 것은 금 · 쌀 등의 축적이었죠. 그러나 오늘날에는 중앙은행이 화폐를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돈의 축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돈의 축적으로 경제력을 평가한다면 이 세상에 가난한 국가는 없습니다. 각자 자신들의 화폐를 찍어내면 되기 때문이죠.


현대자본주의에서는 품질이 좋고 다양한 상품을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가 중요합니다. 한국의 GDP가 1,500조원 혹은 1.5조 달러라는 말은 "한국이 쌓아놓은 돈의 양이 1,500조원 혹은 1.5조 달러이다."라는 뜻이 아니라, "한국에서 1년동안 생산된 최종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1,500조원 혹은 1.5조 달러"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돈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이 중요한 자본주의 시대에도 여전히 화폐를 사용합니다. 


그 이유는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얼마인지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화폐단위로 표현을 해야하기 때문이죠. 단순히 "우리나라는 핸드폰 몇대, 자동차 몇대 만들었다." 라고 말한다면 그 국가의 생산력을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아이폰 · 벤츠를 생산하는 것과 피쳐폰 · 포니를 생산하는 것은 다르기 때문이죠. 따라서 "우리나라는 1조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상품을 만들었다." 라고 표현해야 합니다. [회계의 단위로서의 화폐]


또한 화폐는 구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 1만원짜리 화폐를 건내는 이유는 1만원 화폐 그 자체에 어떤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화폐 자체는 그저 종이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1만원 화폐는 "내가 1만원의 가치를 지닌 상품을 구매할 능력이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게 알려주기 때문에, 우리는 물건을 구입할 때 화폐를 건넵니다. [가치의 저장수단으로서의 화폐]          


마지막으로, 화폐를 이용하면 거래가 편리해집니다. 물건을 구입할때마다 "나는 1만원짜리 상품을 구매할 능력이 있습니다." 라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1만원 화폐를 이용하면 거래는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교환의 매개수단으로서의 화폐]  




※ 화폐가치 변동이 초래하는 2가지 문제


이러한 이유들로 인하여 돈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이 중요한 오늘날에도 화폐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화폐가치가 시간이 흐름에 따라 변한다'는 것입니다. 


<아래 사진 출처 : 쉬어가는 페이지 - 광화문 사거리>


생산량이 많은지 혹은 품질 좋은 상품을 생산하는지는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피쳐폰보다 스마트폰이 좋다는 것은 사용해보면 누구나 알 수 있습니다. 한국이 경제성장을 달성했다는 사실은 1950년대 서울 사진과 2015년 서울 사진을 비교하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화폐가치는 숫자비교를 통해 파악할 수 없습니다. 1년전 월급이 100만원이고 현재 월급이 120만원으로 20% 올랐으면 구매력이 증가한 것일까요? 언뜻 그런 것처럼 보이지만 월급상승과 함께 1년동안 물가가 20% 상승했다면 구매력은 이전과 똑같습니다. 1965년 1만원과 2015년 1만원은 같은 가치를 지녔을까요? 숫자는 1만원으로 같지만 1950년대 1만원이 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시간 흐름에 따라 화폐가치가 변하기 때문에 크게 2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첫번째는 '화폐환상' 입니다. 화폐환상이란 '실질소득은 그대로이지만 명목소득 증가만을 보고 자신이 부자가 되었다고 착각'하는 것을 말합니다. 증가한 월급 120만원은 명목소득(nominal income)일 뿐입니다. 명목소득 증가만을 보고 구매력이 늘었다고 착각하면 안됩니다.


두번째는 '현재의 생활수준 과소평가' 입니다. 자신의 구매력을 과대평가 했던 화폐환상과는 정반대로 현재의 생활수준을 과소평가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1950년대에는 1만원으로도 잘 먹고 살았는데, 2015년에는 1만원으로 먹고 살기도 힘들다." 라고 말하는 경우이죠. 구체적인 예시를 좀 더 살펴보도록 하죠. 


여기 1만원짜리 화폐가 있습니다. 이때, 1965년 1만원 화폐의 가치와 2015년 1만원 화폐의 가치는 다릅니다. 1965년에는 1만원 화폐로 소고기 22근을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15년에는 1만원 화폐로 치킨 1마리 사먹기도 불가능합니다. 오늘날 1만원을 가지고 있는 것은 과거와 비교해 그다지 메리트가 없습니다. 상품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죠. 


즉, 2015년 1만원 화폐의 가치는 매우 낮습니다. 이렇게 시간이 흐름에 따라 화폐가치는 하락하게 되고 물가수준은 계속해서 상승했습니다.  


1965년에는 1만원으로 소고기 22근을 살 수 있었으나, 2015년에는 1만원으로 치킨 1마리도 못 사먹는 상황. 그렇다면 1965년에 비해 2015년 삶의 수준이 하락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1965년에는 텔레비전, 에어컨, 스마트폰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 치킨도 없었죠!  


계속 반복하지만, 현대 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화폐가 아니라 생산입니다. 과거에 비해 2015년 현재 화폐가치는 하락하였으나 더욱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생활수준이 월등히 높습니다. 생산의 변화를 간과하고 물가상승과 화폐가치 하락에만 주목할 경우 현재의 생활수준을 과소평가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생산량 증가로 인해 경제가 성장하면 화폐유통량이 많아져서 물가가 상승합니다. 따라서 1965년과 2015년의 삶의 수준을 화폐가치로 올바르게 비교하기 위해서는, 물가상승에 맞추어 화폐가치를 조정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1965년의 1만원과 2015년의 1만원은 같지 않습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2015년 소비자물가수준은 1965년에 비해 36.34배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1965년 1만원은 2015년 36만 3천4백원과 같습니다. 오늘날 36만원으로 우리는 치킨을 약 18마리나 사 먹을 수 있습니다. 오늘날 화폐가치는 하락하였으나 과거와 비교해 생활수준은 뒤떨어지지 않았습니다.




※ 소비자물가지수를 측정하는 이유



앞서의 내용을 다시 말하면, 생산이 중요한 시대에도 화폐를 사용해야 하지만,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생산과는 달리 화폐가치는 시간흐름에 따라 변합니다. 화폐가치 변동은 '자신의 생활수준을 과대평가'(화폐환상)하거나 '자신의 생활수준을 과소평가'하는 문제를 초래하죠.   


이러한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매년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CPI, Consumer Price Index)를 구합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측정하는 이유는 '서로 다른 시점의 화폐가치를 비교'하여 생활수준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 입니다.   




※ 소비자물가지수를 이용하여 화폐가치 조정하기


소비자물가지수를 이용하여 화폐가치 변화가 초래하는 문제를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요?


생활수준을 과대평가하는 '화폐환상'에 빠지지 않으려면 명목소득이(nominal) 아닌 실질소득을(real) 알아야 합니다. 명목소득을 물가지수로 나누면 실질소득을 알 수 있는데, 이를 '가격조정'(deflating) 이라 합니다. 


월급 100만원이 1년 후 120만원으로 20% 증가했습니다. 물가도 20% 올랐죠. 따라서 명목소득 120만원을 물가지수 1.2로 나누면 실질소득은 100만원 입니다. 이는 월급상승 이전과 똑같은 금액이죠. 명목소득은 120만원으로 올랐으나 실질소득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생할수준은 좋아지지 않았습니다. 


이와는 반대로, 생활수준을 과소평가하지 않으려면 물가상승만큼 명목값도 조정해야 합니다. 이를 '연동화'(indexing) 이라 합니다. 


1965년의 1만원과 2015년의 1만원을 비교하는 것은 잘못됐습니다. 50년 사이 물가가 36.34배 증가했기 때문이죠. 올바른 비교를 위해서는 1965년 1만원과 물가상승분이 연동화된 금액을 비교해야 합니다.


물가가 36.34배나 증가했기 때문에, 물가상승분이 연동화된 금액은 36만 3천4백원입니다. 1965년 1만원은 2015년의 36만 3천4백원과 같습니다. 오늘날 36만 3천4백원으로는 치킨도 사먹을 수 있기 때문에 생활수준은 오늘날이 더 좋습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①

- 중요한건 '명목'(nominal)이 아니라 '실질'(real)


이번글이 알려주는 것은 '중요한 건 명목값(nominal)이 아니라 실질값(real)'이라는 것입니다. 물가상승을 고려하지 않은채 '증가한 월급 120만원' · '소고기 22근을 사먹을 수 있는 1965년의 1만원' 등 명목값에만 주목하면 생활수준을 잘못 평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값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러한 사실은 '현대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드러내줍니다.


돈을 많이 보유하는 것이 경제성장이라고 생각하여, 모든 국민들에게 매달 100만원을 지급하면 생활수준이 올라갈까요? 100만원을 받은 개인은 처음에는 돈이 많아졌으니 좋아할 겁니다. 하지만 마트를 가면 100만원이 아무 의미없다는 것을 깨달을 겁니다 . 증가한 화폐량만큼 물가가 상승했을 뿐더러, 새로운 좋은 상품이 마트에 없기 때문입니다. 


경제성장과 국민들의 생활수준 향상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많은 돈'이 아니라 '생산의 증가'입니다. '많은 돈'은 그저 명목적인 생활수준만을 상승시킵니다. 그러나 '생산의 증가'는 실질적으로 생활수준을 향상시키죠.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②

명목이자율과 실질이자율


명목값과 실질값의 구분은 이자율의 경우 특히 중요합니다. 은행의 연간 이자율이 10%일 때 100만원을 입금하면 1년 뒤 예금액은 이자 10만원이 붙어서 110만원이 됩니다. 그렇다면 예금자는 부유해진 것일까요? 


우리는 앞서 ‘서로 다른 시점의 화폐가치는 물가상승분만큼 조정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증가한 월급 120만원은 물가상승분만큼 조정을 해야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예금 이후 이자가 붙은 금액 110만원은 물가상승분만큼 조정해야 합니다.

  

은행에 돈을 예금해둔 사이에 물가가 10% 상승했다면, 예금을 찾을 때 110만원의 화폐가치는 예금 이전 100만원의 화폐가치와 같습니다. 예금자는 부유해지지 않았습니다. 물가상승 폭이 10% 미만 이라면 예금자는 부유해지고, 반대로 물가상승 폭이 10% 이상이라면 예금자의 구매력은 하락하게 됩니다. 



즉, “예금자가 저축예금으로 얼마를 벌 수 있는지 파악하려면 이자율과 물가 변동률을 모두 알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필요한건 명목이자율에서 물가 변동률을 배제한 ‘실질이자율’입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③

- 소비자물가지수 물가상승률 aggregate 개념



소비자물가지수 보다는 '물가상승률' 혹은 '인플레이션율'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들어봤을겁니다. 물가상승률은 소비자물가지수를 이용하여 구하는데, 소비자물가지수의 변화율을 물가상승률이라고 합니다.



물가상승률을 구할때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이용하는데, 이때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재화묶음 구입비용' 입니다. 우리가 '물가' · '물가상승률' 이라고 칭하는 것은 특정상품의 구입비용이 아니라 '묶음된 여러재화의 구입비용'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왜 주목해야 할까요? 


방송 · 신문 등 언론은 "OO상품 가격이 상승하여 서민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당국은 물가관리에 힘을 써야한다." 라는 기사내용을 자주 보도합니다. 여기에더해 물가감시센터라는 시민단체도 특정상품 가격인상을 비판[각주:1]하며 물가를 감시하고 있죠. 이들의 보도와 행동은 크게 3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로, 물가수준(Price Level)은 묶음된 여러 상품의 전반적인 가격수준을 의미하는 것이지, 특정상품의 상대가격(Relative Price)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특정상품의 상대가격이 상승하더라도 다른 여러상품의 상대가격은 하락하여 전반적인 물가수준이 낮을 수도 있습니다방송 · 신문 등 언론과 물가감시센터가 문제삼는 것은 대개 '특정상품의 상대가격 상승'입니다. 우유가격이 올랐다, 채소가격이 올랐다, 영화관 티켓값이 올랐다 등등이죠.


"물가수준은 묶음된 여러상품 가격을 반영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정상품 가격이 상승하면 상품묶음 가격도 올라가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상품들의 가격은 그대로일때, 상품 하나의 가격이 상승하면 평균값이 올라가는 원리이죠. 이처럼 특정상품 상대가격 상승은 전반적인 물가수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물가수준'(Price Level)과 '개별상품의 상대가격'(Relative Price)을 구분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전반적인 물가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통화량' 이지만, 개별상품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은 '공급과 수요'이기 때문입니다. 


한국의 2015년 소비자물가수준은 1965년에 비해 36.34배 증가하였는데, 이는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거래에 필요한 화폐의 유통량(통화량)이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유 · 채소 · 영화관 티켓 가격 등 별상품의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상품의 공급이 감소했거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물가수준 상승과 개별상품의 상대가격 상승을 구분해야만 올바른 정책대안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물가수준 상승을 막으려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감소시켜야 합니다. 개별상품의 가격상승을 막으려면 상품의 공급을 증가시키거나 수요를 감소시켜야겠죠. 


언론과 시민단체는 물가수준과 개별상품의 상대가격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으며, 자신들이 통화량 조절을 요구하는지 공급-수요 조절을 요구하는지도 모르고 있습니다.     


두번째로, 통화량을 조절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중앙은행 입니다. 따라서 물가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주체도 정부가 아니라 중앙은행 입니다.


언론이나 시민단체는 거시경제의 물가수준이 상승했을때 정부에게 책임을 묻습니다. "물가상승으로 인해 서민들 삶이 팍팍해질 때 정부는 무엇을 했느냐?"는 식이죠. 이런 비난을 의식한 정부는 물가관리품목 이라는 것을 만들어 특정상품의 가격인상을 인위적으로 억제[각주:2]하려 듭니다. 이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입니다.


이런 우스운 광경이 펼쳐지는 근본이유는 앞서 언급한 '물가수준과 개별상품의 상대가격을 구분하지 못함' 때문이겠죠.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 개별상품의 상대가격 상승을 물가상승으로 오인하니, "정부가 공급과 수요를 인위적으로 컨트롤해서 가격 좀 낮춰봐라"라는 요구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누군가는 "나는 물가수준과 개별상품의 상대가격을 혼동하지 않는다. 물가수준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중앙은행의 통화량이라면,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축소하여 물가를 안정시켜야 한다." 라고 항변할지도 모릅니다.  


여기에 세번째 문제가 있습니다. 중앙은행이 통화량을 축소하여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면, 왜 전세계 국가들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문제를 겪는 것일까요? 물가상승률이 0%가 될때까지 통화량을 줄이면 될텐데 말이죠.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는 '물가안정과 실업률 상승의 상충관계'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중앙은행이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량을 축소하면 실업률이 상승하는 부작용이 생깁니다. 그 유명한 '필립스곡선'이죠. 애초에 물가를 '감시'한다는 발상 자체가 말이 안됩니다. 이말은 곧 "실업률 상승의 부작용은 감수하겠다."라는 말과 동일하기 때문이죠.  

  



※ 경제성장은 어떻게 달성할 수 있을까?


거시경제학을 올바르게 이해하는데 있어 ‘화폐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합니다. 화폐의 증가로 인해 발생한 '명목값의 상승'에 현혹되지 말고 생산의 증가로 인해 생겨난 '실질값의 상승'을 주목해야 합니다. 


많은 화폐가 아니라 생산의 증가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어떻게하면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쉬워집니다

이제 다음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④]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방법 - 높은 고용률과 노동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 달성방법을 알아봅시다. 



  1. 물가감시센터 "교촌치킨 가격 인상, 설득력 없어". 2014.07.10 [본문으로]
  2. MB물가 3년 만에 파탄…52개 품목 평균 23%↑. 2011.09.18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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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

Posted at 2015. 9. 21. 17:54 | Posted in 경제학/경제학원론


※ 이번글에서 다룰 내용


이번글에서는 국가의 경제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많이 이용되는 GDP에 대해서 알아볼 겁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았더라도 GDP를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경제지표이죠. 


그러나 GDP를 왜 사용하는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의외로 얼마 되지 않습니다. 왜 경제학자들은 국가의 경제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GDP를 이용하는 것일까요? 




※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은 1인당 GDP를 기준으로 삼습니다. 한국이 경제성장 달성에 성공했다는 근거로 70년 동안 한국의 1인당 GDP가 424배 성장했다는 사실을 들곤 하죠. 


이처럼 GDP는 국가의 경제성장 정도를 측정할 때 가장 널리 사용되는 지표입니다. 『맨큐의 경제학』 또한 GDP가 가장 중요한 지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시파트 첫 번째 장 <제23장 국민소득의 측정>에서 GDP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GDP는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지표입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도 “미국의 GDP는 약 15조 달러고 한국의 GDP는 약 1조 달러다. 미국경제가 한국경제보다 15배 크다.” 라고 말하며 GDP를 자연스럽게 이용합니다.  


그렇다면 경제학자들과 다수의 사람들은 국가의 경제성장 정도를 측정할 때 왜 GDP를 이용할까요? 


이런 물음을 던지면 많은 사람들은 당혹감을 느낍니다. “한국의 GDP는 약 1조 달러다.”라는 식으로 표현을 하니, GDP는 ‘국가가 축적해놓은 돈의 양을 알려주는 지표’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이런 생각은 “국가의 경제수준을 돈만 가지고 평가하는 건 옳지 않다. 행복 같은 국민들의 삶의 질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라는 주장으로 이어집니다. 『맨큐의 경제학』 585쪽에도 이러한 주장이 나옵니다. 미국의 로버트 케네디는 “GDP는 우리 자녀들의 건강, 교육의 질 혹은 그들이 놀이에서 얻는 즐거움 등을 반영하지 않는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이에 대한 반론으로 “GDP가 높을수록 행복한 생활을 영위하기 쉽다. GDP가 어린이들의 건강을 반영하지는 않지만, GDP가 높은 나라일수록 어린이들의 건강을 보다 잘 보살필 수 있다. ……” 등의 이야기가 나오게 됩니다. 돈으로 평가할 수 없는 행복 등을 GDP가 측정할 수는 없지만, GDP 크기와 행복은 일정한 상관관계가 있다는 식의 반론이죠.   


하지만 이러한 반론은 ‘왜 우리가 GDP를 이용하는지’에 대한 적절한 설명을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GDP의 유용성을 옹호하고 있을 뿐, 왜 GDP를 이용하는지 근본적인 이유를 말하지 않기 때문이죠. 


국가의 경제성장 정도를 측정하는 지표로 GDP를 이용하는 이유는 ‘GDP의 정의’를 살펴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맨큐의 경제학』  572쪽에 나오는 국내총생산(GDP, Gross Domestic Product)의 정의는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입니다. 여기서 중요한건 ‘생산된’입니다. GDP는 말 그대로 국내총생산이고 한 국가의 생산력을 측정하는 지표입니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일까요? 자본주의 이전 시대에는 금 · 은 · 쌀 등의 재화를 얼마나 많이 보유했냐에 따라 국가의 경제력이 정해졌습니다. 영국 · 스페인 등 서구국가들은 금과 은을 획득하기 위해 남아메리카 · 인도 등에 식민지를 건설하였죠. 이렇게 화폐의 축적(accumulation)을 강조했던 시대를 중상주의(mercantilism)이라 부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 시대에 화폐의 축적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늘날 금을 대신하여 많이 사용되는 것은 돈(money)입니다. 돈을 많이 쌓아둔 국가가 부유한 국가일까요? 화폐는 중앙은행을 이용하여 쉽게 찍어낼 수 있습니다. 만약 축적해놓은 돈의 양을 가지고 국가의 경제력을 평가한다면, 이 세상에 가난한 국가는 없을 겁니다. 북한도 돈을 찍어내서 부유해질 수 있습니다.  


자본주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화폐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product)입니다. 품질이 좋고 다양한 상품을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경제력이 좌우됩니다. 1950년대 한국에 비해 2015년 현재의 한국이 부유한 이유는 쌓아놓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더욱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해내기 때문입니다. 


과거 한국에는 텔레비전, 전화기, 냉장고 등의 생활품이 존재하지 않았고 아파트와 같은 주택 또한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에는 다양한 종류의 텔레비전, 스마트폰, 냉장고 등의 생활품이 존재하고 다수의 사람들이 새롭게 건축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2015년에 사는 한국인들은 생산된 재화를 사용하면서 효용을 누리고 있죠. 


“GDP는 우리 자녀들의 건강, 교육의 질 혹은 그들이 놀이에서 얻는 즐거움 등을 반영하지 않는다. GDP를 대체하는 다른 지표가 필요하다”와 같은 주장이 나오는 까닭은 GDP의 정의와 왜 GDP를 이용하는지 제대로 모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GDP는 국가가 축적해놓은 돈의 양을 알려주는 지표가 아닙니다. 그 국가의 생산력을 화폐가치로 표현한 지표입니다. 


따라서, 2015년 한국의 GDP가 1,500조원이라는 말은 한국이 가진 돈이 1,500조원이라는 말이 아닙니다. 2015년에 한국에서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1,500조원이다 라는 말입니다.


그렇다면 국가의 생산력을 측정하는 GDP를 왜 화폐단위로 표현해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국가의 생산능력은 '생산량'뿐만 아니라 '무엇을 생산하느냐'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생산량만을 고려한다면 고무신 10개를 생산하는 국가와 최신 런닝화 10개를 생산하는 국가의 경제력이 동등하게 평가됩니다. 이는 올바른 평가방법이 아닙니다. 따라서, 국가의 생산력을 측정할때는 '시장가치'를 고려해야 하고 이는 화폐단위로 나타낼 수 밖에 없습니다. 


GDP를 화폐단위로 표기하는 이유는 GDP의 정의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GDP는 ‘한 나라에서 일정 기간 동안 생산된 모든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입니다. 한국에서 1년 동안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를 시장가치로 표현하기 때문에, '한국의 GDP 크기는 1,500조원이다' 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GDP에 대해 배우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돈의 축적은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중요한 건 품질이 좋고 다양한 상품을 얼마나 많이 생산 하느냐입니다. 사람들이 생산된 상품에 돈을 지불하고 사용함으로써 과거에 비해 더 큰 효용을 누리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경제학원론 거시편] 시리즈의 다른 글들을 읽어나가면, '돈의 축적'을 중요시하는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서 새로운 시각으로 거시경제를 바라볼 수 있을겁니다.  




※ GDP를 측정하는 방법

- 생산측면(supply-side)

- 지출측면(demand-side)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GDP. 이러한 GDP를 측정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입니다.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민계정(2010년 기준) - 주요지표 - 연간지표>


첫째 방법은 GDP의 본래 목적대로 ‘생산’ 측면(supply-side)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러 산업에서 생산되는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직접적으로 구하는 방법이죠. 농림어업은 쌀, 생선 등을 생산하고 건설업은 신규 아파트를 건설합니다. 음식점, 헤어샵 등은 서비스를 제공하죠. 이렇게 각 산업에서 1년 동안 창출되는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구함으로써 GDP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5년 한국에서 1,000만원짜리 자동차 1대와 100만원짜리 스마트폰 1개가 생산되고 유명맛집이 2만원짜리 식사를 서비스한다면 한국의 GDP는 1.102만원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2015년 한국의 GDP가 1,102만원'이라는 말은 '2015년에 한국이 가지고있는 돈의 양이 1,102만원이다'라는 것이 아니라 '2015년에 한국에서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1,102만원'이라는 말입니다. 


둘째 방법은 ‘지출’ 측면(demand-side)에 주목하여 GDP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한 국가 내에서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는 결국 누군가에 의해 소비됩니다. 따라서 1년 동안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의 크기는 여러 경제주체들이 1년 동안 지출한 금액크기와 같습니다. 소비자 · 정부 · 기업 · 외국소비자 등 여러 경제주체들이 지출한 금액을 구하면 GDP 크기를 얻어낼 수 있습니다. 



지출측면을 통해 GDP를 측정하는 방법은 매우 유용합니다. 1년 동안 생산된 최종 재화와 서비스가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죠. 


가령, 헤어샵에서 머리를 손질한 소비자가 2만원을 지불[소비], 정부가 공무원급여로 150만원을 지급[정부지출] 한다면 GDP는 152만원입니다. 소비로 2만원이 정부지출로 150만원이 쓰였습니다. 어떤 용도로 돈이 사용되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출측면으로 GDP를 바라보면 크게 4명의 경제주체-소비자 · 정부 · 기업 · 외국소비자-의 활동만 고려하면 됩니다.  


생산측면으로 GDP를 계산하더라도 지출측면으로 구한 값과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헤어디자이너가 생산해낸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2만원이고 공무원이 창출한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150만원이기 때문이죠. 


다만 생산측면으로 GDP를 바라보면 어떠한 경제주체가 생산활동에 기여하는지를 파악하기가 힘듭니다. 헤어디자이너, 공무원, 레스토랑 셰프, 기업임원 등등 여러 개인들의 활동을 모두 알아야하기 때문이죠. 


이런 편리함으로 인해 거시경제 상황을 파악할 때 '지출측면으로 GDP를 바라보는 방법'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게다가 '지출측면으로 GDP를 바라보는 방법'은 색다른 시각으로 거시경제를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는데, 이에 대해서는 경기변동 파트에서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①

- 실질GDP가 중요한 이유는?

- 화폐의 영향력을 배제하라




‘자본주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화폐축적이 아니라 생산(product)’이라는 사실을 안다면 명목GDP보다 실질GDP가 중요한 이유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실질GDP는 격 변동의 영향을 배제하고 그 경제에서 생산되는 재화와 서비스 총량을 파악하게 도와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국가의 지도자가 여전히 중상주의적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 지도자는 “화폐를 많이 찍어내면 돈이 많아지니 부유해지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도자는 화폐를 찍어내서 돈을 만들어내고, 이 국가의 물가수준은 2배나 증가하게 되었죠. 이전에 비해 물가수준이 2배나 상승했기 때문에 명목GDP 또한 2배 증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이 국가의 경제력은 이전에 비해 2배 커졌을까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물가상승 덕분에 명목GDP는 2배 증가하였으나, 국가의 생산능력은 이전과 같습니다. 단지 화폐만 많아졌을 뿐입니다. 현대자본주의 시대 국가의 경제력은 생산력이기 때문에, 예시로 든 국가의 경제력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반복하자면, 이러한 예시는 가의 생산능력 변화를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화폐가치 변동의 영향력을 배제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실질GDP는 화폐가치를 기준년도에 고정시킨 상태에서 생산량만을 측정하기 때문에 거시경제를 파악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지표입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②

거시경제와 가계경제의 차이


'거시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이라는 사실은 우리가 거시경제를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야한다고 알려줍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거시경제(macro economy)를 가계경제(household economy)의 확장판으로 생각합니다. 가계가 살림을 알뜰하게 꾸리기 위해서는 돈을 많이 벌고, 지출을 줄이고, 저축을 통해 돈을 불리고, 빚은 절대로 가지지말아야 합니다. 일을 해나가면서 돈을 불리는게 중요하죠. 


그러나 거시경제는 가계경제와는 다릅니다. 거시경제에서 중요한 것은 '생산'이기 때문에 가계처럼 돈을 불리는 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국가는 중앙은행을 통해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돈을 많이 벌고 지출을 줄여서 흑자를 유지해야할 필요가 적습니다. 또한 한 사람의 부채는 누군가의 자산이기 때문에 부채 그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 국가부채 등을 가계경제 관점에서 바라보면 무조건 좋지 않은 것입니다. 그러나 거시경제 관점에서 재정적자, 경상수지 적자, 국가부채는 다른 의미를 가집니다. 앞으로의 글들을 통해 '거시경제와 가계경제는 다르다'는 점을 좀 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을겁니다.     




※ 경제학적 사고방식 기르기 ③

- 거시경제를 바라보는 2가지 관점

- 총공급 측면 바라보기 vs 총수요 측면 바라보기

  

앞서 GDP를 측정하는 2가지 방법이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첫번째는 '생산' 측면(supply-side)으로 GDP를 바라보아서 여러 산업에서 생산되는 최종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직접 구하는 방법이죠. 두번째는 '지출' 측면(demand-side)으로 GDP에 접근하여 소비자 · 정부 · 기업 · 외국소비자가 지출하는 금액 합계로 구하는 방법이죠.


여러 산업에서 생산되는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가 상승한다면 GDP는 증가합니다. 가령, 스마트폰을 더 많이 생산한다거나 헤어디자이너가 더 많은 사람의 머리를 잘라준다면 GDP는 커지게되죠. [생산측면]


또한 경제주체들이 지출을 늘려도 GDP는 증가합니다. 소비자가 소비를 늘리고, 정부가 정부지출을 증가시킨다면 GDP는 상승하게 됩니다. [지출측면]  


따라서 우리는 거시경제를 2가지 관점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는 거시경제의 '생산과 공급'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재화와 서비스의 공급자가 더 많은 상품을 생산하고 서비스를 제공했을때 GDP는 증가합니다. 이를 '총공급(aggregate supply) 측면에 주목한다'라고 말합니다. 


두번째는 거시경제의 '지출과 수요'에 주목하는 것입니다. 개인 · 정부 · 기업 · 해외소비자 등 시장 수요자들이 더 많은 돈을 지출한다면 GDP는 증가합니다. 이를 '총수요(aggregate demand) 측면에 주목한다'라고 말합니다. 


이러한 설명에 대해 몇몇분들은 갸우뚱 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 이번글을 통해서 '현대자본주의에서 중요한 것은 화폐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이라고 강조하지 않았느냐. 그런데 화폐의 지출을 통해 GDP가 증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 


맞습니다. 장기적으로 돈을 많이 쓴다고해서 경제가 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지출증가를 통해 GDP가 증가할 수 있습니다. 


앞선 글에서 설명한 '거시경제학의 관심사'를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거시경제학은 ‘장기적인 경제성장’(long-run economic growth)과 ‘단기적인 경기변동’(short-run business cycle)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재화의 생산을 늘리는 '총공급 측면'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기적인 경기변동에 있어서는 지출을 늘리는 '총수요 측면'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즉, 거시경제학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총공급 측면'을 살펴봄과 동시에 '단기적인 경기변동 관리에 필요한 총수요 측면'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앞으로의 글들을 통해 이를 자세히 알게될 겁니다.




※ 생산이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폐를 사용


현대 자본주의는 돈의 축적이 아니라 '생산'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돈과 화폐를 사용하며, 돈의 축적을 중요시했던 중상주의적 마인드를 완전히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이로인해 생산이 아니라 여전히 '돈'을 중요시하는 일부 사람들은 거시경제를 잘못 바라보는 실수를 범하게 됩니다. 


다음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③] '물가'를 측정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 명목과 실질의 구분'에서는 생산이 중요한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을 알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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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원론 거시편 ①] 거시경제학은 무엇인가[경제학원론 거시편 ①] 거시경제학은 무엇인가

Posted at 2015. 9. 21. 17:21 | Posted in 경제학/경제학원론



※ 경제학 공부하기


'경제활동'은 인간의 활동 중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을 하고 급여를 받습니다. 기존 시장에 없던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서 소비자들의 효용을 증대시켜주는 사람들도 있죠. 새로운 상품을 직접 개발하고 싶으나 자금이 부족한 사업가에게 돈을 빌려주어서 사업기회를 제공해주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인간은 경제활동을 통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사회전체 효용을 증가시킵니다. 반대로 말하면, 인간이 경제활동을 수행할 수 없을때는 욕구가 충족되지 않고 사회전체 효용도 감소합니다. 경기침체로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 사업가가 없다면 소비자들의 효용은 제자리에 머무르게 될테죠. 금융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면 사업구상은 있으나 자금이 없는 사람은 시장에 진입할 수 없습니다.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경제성장'은 활발한 경제홛동이 인류에게 크나큰 혜택을 안겨주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기계의 도입 이후 생산성이 증가하자 사람들은 많은 상품을 이용하면서 효용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생산성 증가는 사람들이 다른 활동에도 여력을 쓸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이전 시대에는 하루종일 농사에만 매달려야 했다면, 생산성 증가는 상업 · 의료 · 과학 등에 힘을 쏟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다주었죠. 그 결과, 경제성장(Economic Growth)이 달성된 후 인류의 삶의 수준은 획기적으로 높아졌습니다.   


경제성장과는 반대되지만, 1997 동아시아 외환위기 · 2008 금융위기 '경기침체'(Recession) 또한 경제활동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 활동인지를 보여주었습니다. 경기침체로 인해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실업이 증가하자 많은 사람들의 삶의 수준이 하락했습니다. 1997 외환위기로 인해 한국의 실업률은 2.0%에서 7.0%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2008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실업률은 4.6%에서 10.0%로 올라갔죠.    


끔찍한 경제위기를 겪었던 사람들은 '거시경제'(Macro Economy)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어떻게하면 경제가 성장하여 나의 후생을 증가시킬 수 있을지 혹은 나와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였던 경제적 사건들이 나의 삶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알고 싶었기 때문이죠. 


세계경제와 한국경제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를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거시경제학 지식'과 '경제학적 사고방식'이 필요합니다. 기본적인 거시경제학 지식이 없다면 거시경제를 한눈에 이해하기 힘듭니다. 게다가 경제학 비전공자의 직관적 사고와 경제학자들의 사고방식은 다르기 때문에,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갖추기 위한 훈련을 계속해서 해야합니다. 

 


기본적인 거시경제학 지식을 쌓고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기르기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제 블로그를 구독 『맨큐의 경제학』 · 『버냉키·프랭크 경제학 등 대학교 경제학원론 수업에 쓰이는 교과서를 읽는 것입니다(두 책 다 서강대학교 교수님들께서 번역을..). 보통 대학교에서는 <경제학원론2>라는 강의명으로 거시경제학의 기본원리를 가르치고, 『맨큐의 경제학』 · 『버냉키·프랭크 경제학』의 중간 뒷부분이 거시경제 파트를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경제학을 공부하려는 분들에게 이 교과서들은 조금 난해할 수도 있습니다. 개념설명은 아주 친절히 잘 되어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거시경제학 지식을 쌓는 것은 어렵지 않으나,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갖추기 위한 훈련을 하기에는 다소 힘들기 때문입니다. 


가령, 경제학원론 교과서들은 GDP의 개념과 정의 그리고 측정방법에 대해 아주 친절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왜 경제학자들이 GDP를 사용하는지 혹은 GDP의 개념이 거시경제학에서 가지는 함의가 무엇인지는 명시적으로 알려주지 않고 있습니다. GDP 뿐만 아니라 경상수지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상수지 개념과 계산방식은 설명이 잘 되어있으나,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가 거시경제학에서 가지는 함의가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습니다. 


이로인하여 경제학과 신입생이나 경제학을 공부하려는 분들이 경제원론 교과서로 공부를 하고 연습문제를 풀더라도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갖추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곤 합니다. 현재 경제학 블로그를 운영하는 저도 1학년 재학 당시에는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익히지 못했었습니다(지금도 완전히 익힌건 아니지만..). 


제가 1학년일때 느꼈던 어려움과 답답함을 다른 분들은 느끼지 않기 위하여, [경제학원론 거시편] 시리즈를 통해 '거시경제학 기본개'념과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조금이나마 설명하고자 합니다. 블로그에 개제될 시리즈 글들은 『맨큐의 경제학』 · 『버냉키·프랭크 경제학』 교과서와 같이 읽어나가면 좋을 거 같습니다.



    

※ 거시경제학은 무엇인가?


<경제학원론2>는 ‘거시경제학의 기본’을 배우는 과목입니다. 그렇다면 거시경제학은 무엇일까요? 


『맨큐의 경제학』 7판 570쪽 날개를 살펴보면 ‘거시경제학 : 인플레이션, 실업, 경제성장 등 경제 전반에 관한 현상을 연구하는 경제학의 한 분야’라고 나옵니다. 


이 문장을 처음 읽은 다수는 이러한 설명이 별로 와닿지 않을 겁니다. “인플레이션? 실업? 경제성장? 경제전반에 관한 현상? 거시경제학이니 무언가 큰 것을 연구하는 것 같은데 인플레이션, 실업, 경제성장 등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 걸까?” 라는 의구심만 들죠. 우리는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보다 더 쉬운 설명이 필요합니다.


거시경제학은 ‘장기적인 경제성장’(long-run economic growth)과 ‘단기적인 경기변동’(short-run business cycle)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지금까지 출판된 모든 경제원론 교과서의 거시파트와 거시경제학 교과서는 ‘장기적인 경제성장과 단기적인 경기변동의 원리’를 배우게끔 구성되어 있습니다.   


장기적인 경제성장 (Long-Run Economic Growth)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 국민계정(2010년 기준) - 주요지표 - 연간지표 - 경제규모 및 국민소득(명목) - 국내총생산(명목, 원화표시) >


1945년 해방 당시 세계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2015년 현재 풍요로운 생활수준을 누리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이죠. 그런데 한국의 경제성장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1953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 한국의 1인당 GDP는 약 66달러에 불과했습니다. 1977년이 되어서야 1인당 GDP가 겨우 1,000달러를 넘어섰고, 1994년에 드디어 1인당 GDP가 10,000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2014년 1인당 GDP는 약 28,000 달러로 휴전 당시와 비교하면 424배 성장했죠.         


즉, 한국은 해방 이후 70년이라는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처럼 ‘경제성장’(economic growth)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long-run)동안 발생하는 사건입니다. 거시경제학은 ‘한 국가가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합니다.   


(주 : 엄밀히 말하면 이는 잘못된 설명입니다. 경제학에서 '단기, 장기'란 시간을 의미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가격이 신축적으로 변동될 때를 장기, 가격이 경직적일 때를 단기라 부릅니다. 하지만 경제학 공부를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단순한 시간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단기적인 경기변동 (Short-Run Business Cycle)



한국은 70년을 거쳐 경제성장을 달성하는데 성공하였으나 그 사이에 굴곡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1995년 한국은 9.6%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했으나 1997년 외환위기 발생의 여파로 1998년 경제성장률은 –5.5%로 크게 하락했습니다. 또한 2007년 당시 경제성장률은 5.5%였으나 2008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9년 경제성장률은 0.7%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해나가는 와중에 짧은 기간 동안 경기호황(boom)과 경기침체(recession)가 번갈아가면서 발생합니다. 이를 ‘단기적인 경기변동’(short-run business cycle)이라 부릅니다. 70년 동안 한국의 1인당 GDP가 424배 성장한 것은 장기적인 경제성장이고, 1995년-1998년 그리고 2007년-2009년 사이 호황과 침체가 발생한 것은 단기적인 경기변동이죠.   


장기적인 경제성장의 trend를 벗어난 단기 경기변동은 문제를 초래합니다. 경기침체는 실업문제를 일으킵니다. 1996년 2.0%였던 한국의 실업률은 1997 외환위기 충격으로 인해 1998년 7.0%까지 증가했습니다. 따라서 단기적인 경기변동을 조절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입니다.  


거시경제학은 ‘이러한 단기적인 경기변동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지’를 연구합니다. 과도한 호황과 침체가 발생했을 때 이를 정상수준으로 돌려놓는 방법을 고민하죠. 『맨큐의 경제학』  <제12부 단기 경기변동>이 이를 다룹니다.




아래 파트는 [경제학원론 거시편] 시리즈를 모두 이해한 뒤에 다시 읽어보면 더 좋습니다.

다음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을 먼저 읽는 것을 권합니다.




※ 거시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익히게 될 경제학적 사고방식 ①

- 각 부분별


[경제학원론 거시편] 시리즈를 통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와 "단기적인 경기변동을 관리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배워나가면서 익히게될 '경제학적 사고방식'이 있습니다.  


● 장기적인 경제성장 (Long-Run Economic Growth) 파트

경제성장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


: 한 국가의 경제력을 평가할때 GDP를 많이 이용합니다. 2015년 한국의 GDP는 1,500조원(1조 달러)이고 미국의 GDP는 한국의 15배 입니다. 이때 '2015년 한국의 GDP가 1,500조원이다'라는 문장이 무슨 말일까요? 일부 사람들은 "2015년 한국이 가지고 있는 돈이 1,500조원 이라는 말 아닌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가계는 돈이 많을수록 부유하니 국가 또한 마찬가지로 말이죠.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면 무언가 이상합니다. 가계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하지만, 국가는 중앙은행을 통해 돈을 찍어낼 수 있습니다. 만약 GDP가 축적해놓은 돈의 양을 측정하는 지표이고 GDP가 높은 국가가 경제력이 강한국가라고 한다면, 이 세상에 경제력이 약한 국가가 존재할 수 있을까요? 전세계 모든 국가가 돈을 찍어내서 GDP를 불릴 수 있을텐데 말이죠.     


축적해놓은 돈의 양으로 국가의 경제력을 평가하는 것을 중상주의(mercantilism)라고 합니다. 과거 중상주의 시대에는 금 · 쌀 등을 많이 축적해놓은 국가가 부유한 국가였습니다. 그러나 현대 자본주의에서 '돈의 축적'(accumulation)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많은 돈이 필요하면 중앙은행이 찍어내면 그만입니다.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 중요한 것은 '재화의 생산'(product)입니다. 여러 상품을 얼마나 많이 · 얼마나 좋은 품질로 생산하고 이를 사용하면서 효용을 누리는가가 중요합니다. GDP는 한 국가내에서 1년동안 생산되는 최종 재화와 서비스의 시장가치를 측정합니다. 즉, 국가의 생산력을 측정하는 지표이죠. GDP가 커진다 혹은 경제가 성장한다는 것은 '많은 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량이 많아진다'를 뜻합니다. 


거시경제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돈의 축적'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를 벗어나지 못하면 '경상수지 흑자와 적자', '재정흑자와 적자'가 품고있는 의미를 잘못 파악하게 되고, 거시경제 작동원리를 이해하지 못하게 됩니다. 본 시리즈를 통해 '중요한 것은 돈의 축적이 아니라 재화의 생산'이라는 사실을 여러 사례를 통해 머리에 각인할 수 있을 겁니다.  


● 단기적인 경기변동 (Short-Run Business Cycle) 퍄트

무능한 국가만 경제위기를 겪는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에 맞서는 도구는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부채증가를 통해 경기침체를 벗어날 수 있다 


: 세계경제는 언제나 경제위기와 함께 했습니다. 1970년대 오일쇼크 · 1980년대 중남미 경제위기 · 1990년대 초반 유럽 경제위기 · 1997년 동아시아 외환위기 · 2008년 미국 금융위기 · 2010년 유로존 재정위기 등등 굵직한 경제위기가 세계 각 지역에서 발생했습니다. 


큰 경제위기 이외에도 모든 국가들은 소소한 경기변동을 경험합니다. 어떤 해에는 경제성장률이 높고, 또 다른 해에는 경제성장률이 낮죠.


이러한 경제위기와 경기변동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일부 사람들은 "근검절약 하지 않고 돈을 펑펑 쓰는 사람은 많은 빚으로 인해 결국 파산하지 않느냐. 국가도 이와 마찬가지다. 과소비 · 과도한 정부부채 등 국가운영에 무언가 문제가 있기 때문에 경제위기를 겪은 것이다."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한국이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은 원인은 국민들의 과소비 때문이다." 라고 말할 것이고, "2015년 오늘날 그리스가 경제위기를 겪는 것은 방탕한 국가운영 때문이다."라고 생각할 겁니다.


과소비 · 과도한 정부부채 등 경제의 기초여건(fundamental)에 문제가 있는 국가가 경제위기를 겪는다는 말이 틀리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경제의 기초여건에 문제가 없는 국가라도 경제위기를 겪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오히려 비와 부채 규모가 줄어들어서(deleveraging) 경기침체에 빠질 수 있고, 단순한 유동성문제(illiquidity)로 인해 금융시장이 붕괴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은 부채'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거시경제에서 발생한 경기침체를 '잘못에 대한 대가'로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거시경제는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따라서 경기침체에 관한 올바르지 않은 관점은 잘못된 정책을 초래하여 많은 사람들의 후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본 시리즈를 통해 '왜 경기침체가 발생하는지'와 '어떻게하면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알아볼 것입니다.    


● 실업과 인플레이션 파트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 거시경제는 사람들의 삶과 연관성이 큽니다. 경제가 성장하면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경제위기가 발생하면 사람들의 생활수준이 나빠집니다. 특히나 '실업'과 '인플레이션'은 사람들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생계가 곤란해지고 자존감마저 상실할 수 있습니다. 인플레이션은 생활비를 상승시켜 후생을 떨어뜨리죠. 


이러한 이유 때문에 각 국의 국민들은 실업문제와 물가상승 문제를 해결할 것을 정부에 요구합니다. 정치인은 일자리 창출과 물가억제 공약을 내세워 인기를 얻으려 하죠. 그렇지만 과연 정부가 실업과 인플레이션 문제에 얼마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요?   

 

실업과 인플레이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업과 인플레이션은 상충관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실업률이 낮아지면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인플레이션을 해결하면 실업률이 높아집니다.  


더군다나 실업과 인플레이션 문제에 정부가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은 제한적입니다. 거시경제에는 자연실업률 개념이 존재합니다. 자연실업률이란 거시경제내 생산요소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때 달성가능한 실업률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실업률을 자연실업률 밑으로 인위적으로 낮추는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은 장기적으로 통화량에 의해 결정되는데, 통화량을 좌우하는건 중앙은행이지 정부가 아닙니다. 게다가 정부가 기업에 압력을 넣어서 개별상품 가격 상승을 막는 것은 물가상승을 방지하는 것이 아닙니다. 물가(price level)는 상품가격의 총합(aggregate) 개념이지 개별 상품가격을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거시경제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역할이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받아들여야만 "거시경제는 누군가가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구나. 거시경제 내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다."라는 사고를 갖출 수 있습니다.




 거시경제학을 공부하면서 익히게 될 경제학적 사고방식 ②

- 거시경제학을 관통하는 사고방식


'장기적인 경제성장 (Long-Run Economic Growth) 파트' · '단기적인 경기변동 (Short-Run Business Cycle) 퍄트' · '실업과 인플레이션 파트', 3가지 파트를 통해서 각 파트에 맞는 경제학적 사고방식을 기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3가지 파트를 관통하는 경제학적 사고방식은 무엇일까요?


거시경제와 가계경제는 다르다

→ 돈의 축적 · 적자 · 부채


: 거시경제학을 공부하고 난 뒤 갖추고 있어야 할 가장 중요한 사고방식 입니다. 가계경제를 생각하는 관점에서 거시경제를 바라보면 안됩니다. 


가계는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러나 국가는 중앙은행을 통해 돈을 찍어낼 수 있습니다. / 가계와 기업은 항상 재무상태를 건전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가계는 소득을 넘는 지출을 하지 말아야하고, 기업은 흑자를 기록해야 합니다. 그러나 거시경제에서 돈의 축적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흑자가 꼭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쌓아둘 필요가 없는 돈을 쌓아두고 있기 때문이죠. / 빚을 많이지고 있는 가계는 지출을 줄여서 하루빨리 빚을 갚아야 합니다. 그러나 거시경제에서 나의 부채는 다른 사람의 자산이기 때문에, 부채가 꼭 나쁜 것이 아닙니다.  


아직은 거시경제와 가계경제가 무엇이 다른지 이해가 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 시리즈를 읽어나가면 거시경제를 바라볼 때는 다른 관점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겁니다.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한 총공급 개선이냐, 단기적인 경기변동 관리를 위한 총수요 개선이냐


: 많은 사람들은 거시경제학 논쟁을 '시장 대 정부의 싸움'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시장주의자인 경제학자와 反시장주의자인 경제학자들간의 논쟁이 펼쳐진다고 생각하죠. 그러나 거시경제학 논쟁의 대부분은 '시장 대 정부'가 아니라 '총공급 대 총수요' 입니다.


총공급(aggregate supply)이란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결정짓는 생산부문을 뜻합니다. 경제성장은 생산력의 증가이고 돈의 축적은 의미가 없습니다. 많은 화폐와 지출증가가 아니라 생산증가만이 경제성장을 가져다주죠. 


따라서 총공급을 우선시하는 경제학자들은 "생산량 증가를 위해서는 기업의 자본재 투자가 중요하다."라고 강조합니다.


총수요(aggregate demand)는 단기적인 경기변동을 관리하게 해주는 지출부문을 뜻합니다. 앞서 말한것처럼 경제성장은 생산력의 증가이기 때문에 돈의 축적과 화폐는 별다른 의미가 없습니다. 그러나 많은 돈과 화폐는 경기침체를 벗어나게 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단지 화폐유통량이 많아졌을 뿐인데, 경제주체의 소비가 증가하여 경제상태가 회복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총수요를 우선시하는 경제학자들은 "지금 당장의 경기침체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주체의 소비증진 정책이 필요하다." 라고 말합니다.


총공급 대 총수요 논쟁은 '장기를 우선시하느냐, 단기를 우선시하느냐'의 관점 차이이고, '생산의 증가와 돈의 축적'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입니다. 본 시리즈를 통해, 경제학자들이 왜 상반된 주장을 하는지와 총공급 · 총수요가 정확히 어떠한 의미인지를 알아볼 겁니다.   




※ 국가의 경제력을 측정하는 지표로 GDP를 사용하는 이유는?


이제 다음글 '[경제학원론 거시편 ②] 왜 GDP를 이용하는가? - 현대자본주의에서 '생산'이 가지는 의미'을 통해,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꼭 알아야할 'GDP의 개념과 의미'를 살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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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 Krugman - Economics, Good and BadPaul Krugman - Economics, Good and Bad

Posted at 2012. 6. 26. 21:33 | Posted in 경제학/일반

http://krugman.blogs.nytimes.com/2012/06/26/economics-good-and-bad/
Paul Krugman. "Economics, Good and Bad". 2012.06.26

So why the sense that macroeconomics is a mess? I’d say that it’s essentially political. The type of macroeconomics Portes and I do offends conservative notions of how things are supposed to work in a capitalist society, so they reject the theory no matter how well it performs, and throw their support behind other views and other people no matter how badly they get it wrong. As a result, all the public hears are arguments between dueling economists (some of them not knowing much about economics). That’s a big problem – but it’s not a problem with the economics, which has, once again, been spectacularly successful.

The other thing I’d like to say is that the notion that microeconomics is in much better shape is questionable, to say the least. I mean, it’s not as if the assumptions underlying standard micro theory are, you know, true – utility maximization? Really? Micro is consistent in a way macro is not, but for the most part it’s best viewed as a metaphor that’s helpful as long as you don’t take it too seriously.

But isn’t there a lot of solid empirical work in micro? Yes – and in macro too. The difference is that for the most part there isn’t as much of a politically-based determination to deny the empirical results in micro. Yet even there, when it comes to areas where there are strong political stakes, like health care economics, you see the persistence of politically convenient views no matter how strong the contrary evidence. I originally heard the term “zombie ideas” in the health care field, not macro.

So to return to the original point: the fact is that these have been glory days for standard macroeconomics, which has done amazingly well under crisis conditions. If you’ve heard different, blame politics, not the economics itself.


핵심은


so they reject the theory no matter how well it performs, and throw their support behind other views and other people no matter how badly they get it wrong. As a result, all the public hears are arguments between dueling economists (some of them not knowing much about economics).


<추가>


관련해서


http://mainlymacro.blogspot.kr/2012/08/arguments-for-ending-microfoundations.html

"Arguments for ending the microfoundations hegemony". 2012.08.30


http://economistsview.typepad.com/economistsview/2012/09/arguments-for-ending-the-microfoundations-hegemony.html

"'Arguments for Ending the Microfoundations Hege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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