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보조지표 - 한국 고용시장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다고용보조지표 - 한국 고용시장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Posted at 2014. 11. 16. 23:40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2014년 11월 12일(수), 통계청은 <2014년 10월 고용동향>을 통해 10월달 실업률 · 고용률 ·  경제활동참가율 등을 발표하였다. 이 날 발표에서 많은 사람들이 주목한 것은 새로이 개발된 '고용보조지표' 였다. 


통계청은 기존의 실업률 · 고용률 · 경제활동참가율 지표가 고용시장 상황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대한 보조수단으로 '고용보조지표'를 내놓았다. 그렇다면 기존 실업률 등의 지표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 것일까?  그리고 통계청이 이번에 내놓은 '고용보조지표'란 무엇일까?




공식 실업률 3% 

- 한국은 완전고용 상태일까?



< 통계자료 출처 : 통계청 '국가통계포털' >


위 그래프는 1999년 4분기-2014년 3분기 동안, 우리나라의 실업률 변동 추이를 보여주고 있다. 1997 외환위기 충격으로 크게 상승했던 실업률은 1999년을 기점으로 하락하였고, 이후 오랫동안 3%대를 유지하고 있다. 며칠전 발표된 2014년 10월 실업률은 3.2% 였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실업률 3%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이상하게 느껴진다. 왜일까? 보통 '실업률 3%'는 완전고용 수준에서 달성가능한 '자연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각주:1]로 간주되기 때문이다[각주:2]

(2015년 1월 26일 추가 : 자연실업률에 대해서는 '[경제학으로 세상 바라보기] 자연실업률 - 단기와 장기 · 기대의 변화 · 총수요와 총공급' 참고)


이건 또 무슨 말일까? '완전고용'(full employment) 상황인데 실업이 존재하는 게 말이 되는가? '자연실업률' 개념을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완전고용'의 정의와 '잠재성장률' 개념을 먼저 알아야 한다. 


국가경제의 총생산량은 노동 · 자본 등 생산요소 투입과 생산성이 결합되어 결정된다. 생산요소를 많이 투입할수록 그리고 생산성이 높을수록 총생산량이 증가하는 원리이다. 그렇다면 생산요소 투입을 무한대 늘려서 총생산량을 증가시키면 되지 않을까? 


그렇지않다. 노동 등 생산요소를 투입하기 위해서는 임금 등의 유인(incentive)을 제공하여야 한다. 이러한 유인을 무한대로 제공하는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균형 노동투입량은 '노동공급자(근로자)와 노동수요자(사용자)의 이해가 일치하는 시장임금 수준'에서 결정된다.


이때 거시경제 내에 '정해진 시장임금 수준에서 고용되기를 희망하는 고용량이 모두 고용된 상태'를 '완전고용'(full employment)라 한다. 다시 말해, '완전고용'은 100% 고용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균형 시장임금에서 노동공급과 노동수요가 일치하는 균형 노동량'을 뜻한다.      


이렇게 거시경제의 '완전고용량'이 결정되고 나면 거시경제의 균형 총생산량 또한 결정된다. 이때의 총생산량을 '완전고용 산출량'이라 부르고, '잠재성장'(potential growth)을 달성했다 라고 말한다. 쉽게 이야기하면, 완전고용 산출량과 잠재성장은 '한 경제가 주어진 자원을 균형수준에서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했을 때의 산출량과 경제성장'이다.     


바로 앞서 이야기 했듯이, 완전고용이란 '정해진 시장임금 수준에서 고용되기를 희망하는 고용량이 모두 고용된 상태'이다. 따라서, 거시경제가 완전고용 산출량을 달성하더라도 실업은 존재하게 된다. 정해진 시장임금 수준보다 더 높은 시장임금을 원하는 사람들이 고용되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업을 '자발적 실업'(voluntary unemployment) 이라 부르고, 이때의 실업률을 '자연실업률'(natural rate of unemployment)라 부른다. 


그런데 거시경제가 완전고용 산출량을 유지하는 건 쉽지않다. 경제는 침체 · 호황 등의 경기변동을 겪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완전고용 산출량을 이탈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므로 실업률 또한 자연실업률을 이탈하여, 많은 경우 자연실업률 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한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통계청 등이 발표하는 실업률 지표는 '자연실업률 + 경기적실업률'을 나타낸다. 경기적 실업률은 경제가 완전고용 산출량을 이탈했을 때 발생하는 실업을 나타낸다.


예를 들어, 어느 국가의 완전고용수준에서 달성가능한 자연실업률이 3%이고 통계청이 발표한 실업률 지표가 7% 라고 하자. 그렇다면 4%(7%-3%)는 경기침체 등 경제의 경기적요인으로 인한 '경기적 실업'(cyclical unemployment)이다. 이것은 '비자발적 실업'(involuntary unemployment) 이다.


자, 이제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실업률 3%대를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이상하게 느껴지는 이유'를 명확히 알 수 있다. 한국경제가 오랜기간 동안 완전고용 산출량을 유지한 덕분에 실업률 3%를 유지하는 것일까?[각주:3] 지금 현재 실업률은 자연실업률 상태일까? 실업자 중 상당수는 자발적 실업일까? 대다수 사람들은 고개를 갸웃할 것이다.


< 출처 :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


한국이 본격적으로 경제성장을 달성한 1970년부터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까지의 평균 경제성장률은 8.91% 이다. 그러나 1997년 이후 평균 경제성장률은 4.01%로 반토막이 났다. (첨부한 그래프의 노란직선이 1970년-1997년, 1998년-2013년 동안의 평균 경제성장률을 나타낸다.[각주:4])  


< 출처 : '서울대 人文大 '대학 5학년생(10학기 이상 등록)' 50% 육박'. 조선일보. 2013.12.12 >


게다가 청년 실업난은 갈수록 심화되어 8학기 졸업을 유예하고 9학기를 다니는 대학생들이 증가[각주:5]하고 있다. 이런 상황인데 한국경제가 완전고용 산출량을 달성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실업률 통계지표' 자체에 무엇인가 문제가 있는 것이다.     

  


    

※ 실업률 측정방식







실업률은 어떻게 측정하는 것일까? 전체 대한민국 인구수 대비 실업자 수를 나타내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세계 각국은 정확한 실업률 측정을 위해 '경제활동인구'(labor force) 라는 개념을 사용하고 '실업자의 정의'를 엄밀하게 정하고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대다수 국가들은 세계노동기구(ILO)가 정한 실업자 정의를 따른다. 실업자① 지난 1주간 일을 하지 않았고(without work) ② 일자리가 있다면 일을 할 수 있고(available for work) ③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한(seeking for work) 사람을 뜻한다. 


지난 1주간 일을 하지 않아 실업상태에 있다 하더라도, 현재 일을 할수 없는 상태거나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자(② · ③ 조건에 미달하는 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하여 실업률 측정에서 제외한다. 


이 방식을 사용하여 실업률을 측정할 경우, 실업상황이 과대측정 되는 문제를 피할 수 있다. 만약 단순히 ① 지난 1주간 일을 하지 않은 사람 모두를 실업자로 간주할 경우, 애초에 일을 할 의사가 없는 사람마저 실업자로 간주된다. 하지만 ② · ③ 조건을 실업자 정의에 이용할 경우, '구직희망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선별하여 더 정확한 실업률 측정이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총 10명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3명만이 일을 하고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7명은 일을 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경우의 실업률은 70%(7명/10명)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일을 하고 있지 않은 7명 중 4명만이 일을 할 수 있거나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는 등 '구직희망'이 있다면, 나머지 3명은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된다. 이 경우 비경제활동인구 3명을 제외한 채 실업률이 측정되고, 실업률은 57.14%(4명/7명)로 낮아진다.  




※ 실업률 측정방식의 문제

- 실업상황이 과소측정 되다


그런데 이렇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실업률 측정방식 또한 큰 문제를 가지고 있다. 실업자에 대한 정의를 엄밀히 함으로써 '실업률 과대측정' 문제를 피할 수 있지만, 반대로 '실업률 과소측정'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이다. 



'구직희망'이 존재하지만 '지난 4주간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은 비경제활동인구로 봐야할까? 특히, 노동시장 채용구조가 수시채용이 아니라 일년에 한번씩 정기채용하는 형태라면, 구직희망자가 지난 4주 사이에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현재 취업을 하지 못하였고 취업을 간절히 원하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실업자로 분류되지 않게된다. 따라서, 단지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라는 이유만으로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되어 실업률 통계에서 빠지는 건 문제가 있다. 


또한, 어떤 일자리라도 구해야겠다 라는 간절함에 파트타임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은 취업자로 봐야할까? 이들은 분명 현재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실업자는 아니다. 하지만 이들을 모두 취업자로 간주하여 실업률 통계에서 제외할 경우, 노동시장 상황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게 된다. 


대다수 사람이 파트타임으로 근무한 덕택에 실업률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보고, 노동시장 상황이 아주 좋다 라고 말 할 수 있을까? 실업률 통계는 이같은 '불완전취업'을 포착하지 못하고 있다.  


여러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실업률 과소측정'의 문제를 지적하고 여러 '보완지표'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이 글에서 소개할 논문은 한국개발연구원(KDI) 소속 황수경 연구원<실업률 측정의 문제점과 보완적 실업지표 연구>(2010) 이다.


황수경 연구원은 이 논문을 통해 크게 2가지 차원에서 현재 실업률 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첫번째는 구직활동 판단의 엄격성과 불완전취업으로 인한 실업률 과소측정의 문제. 두번째는 실업률 측정을 위한 설문조사 오류 가능성 이다.


바로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수시채용이 아니라 1년에 최대 2번의 공개채용으로 신입사원을 뽑는 한국기업의 특성상, 한국의 대다수 취업준비생들은 구직활동을 활발히 하지 않는다. 공개채용 기간이 올때까지 학원을 다니면서 취업준비를 하는 게 현실이다. 사실상 실업자인 이들을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한다면, 실업률 통계는 왜곡될 것이다. 


실제로 실업률 통계 작성과정에서, 취업을 위해 학원을 다닌다고 응답한 사람 대다수가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되었고 그 숫자는 60만명에 달한다. 황수경 연구원은 이들이 "구직활동을 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의 구직활동 판단기준은 ILO 기준의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예컨대 현실에서 고시나 입사 시험이 청년층 취업의 제1순위 경로임에도 통계상으로는 지난주에 고시학원을 포함해 취업을 위한 학원 · 기관을 통학했거나 주로 취업준비를 했다고 응답한 취업준비자의 대부분이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파악되고 있고 그 규모는 약 60만 명에 달한다. 이는 공식실업자 수에 버금가는 수치이다(표 2 참조).


ILO 기준의 취지대로라면, 취업준비의 내용을 좀 더 구 체화하여 기준 기간 중에 입사 시험을 보거나 그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면 구직활동을 한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황수경. 2010. <실업률 측정의 문제점과 보완적 실업지표 연구>. 99 (pdf파일 11)


황수경 연구원은 '지난 주된 활동이 취업준비였으며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했다면 실업자로 간주'하고 실업률 보정에 나섰다. 그런데 실업률 보정 이전과 비교해 보정 실업률 수치가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 왜 그런 것일까? 바로 '실업률 측정을 위한 설문조사 오류' 때문이다. 아래 그림을 통해 <경제활동인구조사> 설문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보자.




취업자 · 실업자 · 비경제활동인구 구분을 위해서, 먼저 지난 1주 사이에 일을 한적이 있는지를 묻는다. 일을 했다면 취업자로 분류되고, 일을 하지 않았다면 지난 4주간 구직활동 여부를 묻는다. 이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다면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된다.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된 뒤에는 '취업희망' 여부를 묻는다. 이 설문에 '예' 라고 응답한다면, 비경제활동인구 임에도 실업자로 재분류될 여지가 생긴다. 취업을 원하지만 단지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경우를 가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문제가 생겼다. 취업을 희망하면서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은 우선 구직활동 설문에 '아니오' 라고 응답했다. 그 뒤 "지난주에 직장(일)을 원하셨습니까?" 라는 '취업희망' 설문이 나오는 것을 보고, 이것 또한 구직활동 여부를 묻는것으로 착각하게 됐다. 


그 결과, 대다수 취업준비자들이 취업희망 설문을 잘못 이해하여 '아니오' 라는 응답을 했다. 그 수는 무려 취업시험 준비자 중 89.5%에 이른다. 실제로 취업을 희망하는 사람의 89.5%가 설문을 잘못 이해하여,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된 것이다. 


이럴 경우, '실업률을 보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취업희망을 전제로 하는 실망실업자 개념으로 확장한다 해도 전혀 파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ILO 표준설문에서는 취업희망 여부, 비구직 사유, 취업가능 여부 등을 순차적으로 확인하면서 실업과 비경제활동을 구분하기 때문에 실업과 비경제활동의 중간 영역(예컨대 실망실업자)을 고려하여 양자간 경계가 획정 되도록 하고 있는 데 반해, 


우리의 경우는 중간 영역의 고려 없이 실업의 판단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지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한해서만 취업희망 여부, 취업가능 여부, 비구직 사유 등을 따로 묻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런 이원화된 설문구조는 실업자가 ‘직장 (일)을 원하는 것’과 비경활인구가 ‘직장(일)을 원하는 것’ 간에 개념상 불일치가 발생할 여지를 남긴다. (...)


청년층 부가조사에서 지난주 취업시험을 준비했다고 응답한 미취업자 539천명 가운데 본조사에서 취업을 원하였다고 응답한 사람은 52천 명에 불과하고 90%를 차지하는 482천 명이 취업을 원하지 않았다고 응답하고 있다(표 4). 


취업 시험을 준비했으면서 취업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이다. 이때 응답자들은 취업희망 여부를 실제 취업이 가능했는지와 혼동하여 응답하였음을 짐작케 해준다. (...)


즉 구직활동 여부를 먼저 묻고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취업희망 여부를 물을 경우 구직활동을 하지 않은 것을 기준으로 자신이 취업을 원하는지를 되묻게 됨으로써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보다 엄격한 잣대로 자신의 취업희망 여부를 판단하게 되며 이 경우 비구직자 대다수가 취업 비희망자로 오분류되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더욱이 이 과정에서 취업 비희망자로 오분류된 사람들의 경우에는 설문구조상 비구직 사유, 취업가능 여부 등도 확인할 수 없도록 되어 있어 ILO 기준에 부합하도록 실업률을 보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고 취업희망을 전제로 하는 실망실업자 개념으로 확장한다 해도 전혀 파악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취업희망 여부에 관한 응답 괴리가 90%를 넘는 수준이라면 조사 과정에서의 오분류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해 보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황수경. 2010. <실업률 측정의 문제점과 보완적 실업지표 연구>. 105-107 (pdf파일 17-19)





※ 고용보조지표

- 한국 고용시장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다 


이러한 실업률 통계의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지난 11월 12일(수) 통계청은 '고용보조지표'를 내놓았다. 고용보조지표는 '일하고 싶은 욕구가 완전히 충족되지 못한 노동력' 개념을 이용하여, 실업자 외에도 일하길 희망하여 고용시장에 진입 가능한 사람을 별도로 분류한 지표이다.


< 출처 : 관계부처 합동. 고용보조지표 관련 10문 10답[각주:6]. 2014.11.12 > 


  • 이 그래프를 통해, '고용보조지표' 개념을 한 눈에 이해할 수 있다. 
  • '고용보조지표'는 취업자로 간주되던 '불완전취업'과 구직활동을 하지 않아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되던 '잠재 실업'을 고려하여 고용시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 출처 : 황수경. 2010. <실업률 측정의 문제점과 보완적 실업지표 연구>. 108 (pdf파일 20)


통계청은 실업자 외에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동력으로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를 선정하여 고용보조지표에 반영하였다.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는 현재 실업률 통계가 반영하지 못하는 '불완전취업'을 의미하고, '잠재경제활동인구'는 취업을 희망하지만 구직활동을 하지 않았거나 사정상 현재 일을 할 수 없는 사람[각주:7]을 뜻한다. 


서 논의했듯이, 이들을 배제할 경우 실업률이 과소측정되는 문제가 발생하여 노동시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이제는 통계청이 발표하는 공식통계인 '고용보조지표'를 활용[각주:8]하여 노동시장 상황을 보다 다각적으로 살펴볼 수 있게 되었다.  


< 출처 : 관계부처 합동. 고용보조지표 관련 10문 10답. 2014.11.12 > 


고용보조지표는 크게 3가지로 구성된다. 불완전취업인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를 실업에 반영한 고용보조지표 1. 구직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거나 사정상 현재 일을 할 수 없는 '잠재경제활동인구'를 실업에 반영한 고용보조지표 2.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를 모두 실업에 반영한 고용보조지표 3. (고용보조지표 2와 3은 분모가 '확장 경제활동인구'로 바뀐다.)


< 출처 : 관계부처 합동. 고용보조지표 관련 10문 10답. 2014.11.12 > 


우리나라 '고용보조지표'에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잠재경제활동인구의 범위를 상당히 넓게 잡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U-5 실업률 · U-6 실업률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이번에 발표한) '고용보조지표'와 유사한 통계를 제공해왔다. 


이때, 미국은 잠재경제활동인구의 기준으로 '1년내 구직경험자'를 제시하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아예 구직경험의 기간을 없애버렸다따라서, 우리나라 '고용보조지표'가 노동시장 내 실업상황을 과대측정할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과 같은 수시채용이 아니라 특정기간 동안 공개채용하는 기업문화가 발달한 우리나라 상황에 더 알맞다고 볼 수 있다. 


  < 출처 : 관계부처 합동. 고용보조지표 관련 10문 10답. 2014.11.12 > 


'고용보조지표'에서 드러난 (사실상 실업상태인) 잠재경제활동인구 수는 무려 170만명에 달한다. 따라서, 2014년 10월 공식 실업률은 3.2%인데 반해, 잠재경제활동인구를 반영한 '고용보조지표 2'의 실업률은 무려 9.0%까지 뛰어오른다. 그리고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 까지 포함한 '고용보조지표 3'의 실업률은 10.1%에 달한다. 공식실업률에 비해 약 3배 이상 높은 수치이다. 




※ 고용보조지표의 유용성


고용보조지표의 유용성은 '경기변동에 따른 실업률 변화추이'를 살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실업률 통계는 '구직활동 판단의 엄격성' 문제로 인해 실업상황을 과소측정하는 문제를 야기했다. 실업률 통계는 구직활동을 하지 않을뿐인 취업준비생을 비경제활동인구로 간주하였고, 그 결과 경기변동기와 상관없이 한국의 실업률은 3%대를 유지했다.


이처럼 실업률 통계가 경기변동을 반영하지 못한다면 정책당국은 정책결정에 어려움을 겪게된다. 일반적으로 경기변동기를 판단하는 기준점으로 실업률 통계를 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국 Fed는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기준점으로 '실업률 6.5%'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고용보조지표를 사용한다면 '실업률 통계가 경기변동기를 반영하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 출처 : 김현학 · 황광명. 2014. 확장된 실업지표를 이용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이력현상 분석 >


한국은행 소속 김현학 · 황광명 연구원은 <확장된 실업지표를 이용한 우리나라 노동시장에서의 이력현상 분석>(2014)를 통해, 경기변동에 따른 공식실업률과 확장된 실업지표의 추이를 비교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확장된 실업지표'란 (이번에 통계청이 내놓은) 시간관련 추가취업가능자와 잠재경제활동인구를 포함한 통계를 뜻한다[각주:9].


<그림7> '확장된 실업률과 공식 실업률 추이'를 살펴보면, 2008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회색 음영부분), 한국의 공식실업률은 크게 변동하지 않았다. 물론, 2010년 즈음에서 공식실업률이 잠깐 크게 오르는 모습도 볼 수 있지만, 이내 하락하여 다시 3%대의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확장된 실업지표는 금융위기의 여파로 크게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즉, 확장된 실업률은 경기침체기에는 상승하고 경기상승기에는 하락하는 모습이 공식실업률에 비해 더욱 뚜렷하다.


<그림 8> '확장된 실업률의 구성항목별 비중 추이'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2008 금융위기 당시(회색 음영부분), 공식실업자는 줄었으나 불완전취업자는 크게 증가하였고 구직활동 중단자인 경계실업자 또한 크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이는 '경기침체기를 맞아 실업자중 일부가 구직을 포기하고 실망실업자로 이동하고, 취업자중 일부는 구조조정 이후 불완전취업의 형태로 전환된 데 따른 결과로 추측' 된다. 


2010년 즈음에서 공식실업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만 이내 하락하였고, 불완전취업자와 구직활동 중단자(경계실업자)는 지금도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중이다. 


이처럼 통계청이 공식 실업률 통계의 문제점을 보완해주는 '고용보조지표'를 내놓은 덕분에 한국 고용시장 상황을 더욱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공식 실업률과 고용보조지표 사이의 괴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잠재경제활동인구의 고용증대가 필요하다. 따라서, 단지 구직활동을 하지 않을 뿐 사실상 실업상태에 놓여있는 청년층과 결혼 · 성별 임금격차 문제 등으로 인해 노동시장에서 이탈[각주:10]여성계층의 고용증대정책[각주:11]을 더욱 더 정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자연실업률 수준으로 낮게 머물렀던 공식 실업률로 인해 지체되었던 노동시장 관련 연구들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글에서는 확장 실업률 지표를 이용한 연구와 함께 자연실업률 개념을 이용한 '노동시장 이력현상'(hysteresis) 연구를 소개할 것이다.  


이력현상 관련글

[이력현상 ①-1] 경기침체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1980년대 유럽, 실업률이 영구히 높아지다


 

  1. 혹은 NAIRU(non-accelerating inflation rate of unemployment, 인플레이션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가장 낮은 실업률) [본문으로]
  2. 물론, 국가마다 '자연실업률' 수치는 다르다. 미국은 실업률 5%를 자연실업률로 간주한다. 국가마다 자연실업률 수치가 다른 이유는, 자연실업률 개념을 이해하면 알게 될 것이다. [본문으로]
  3. 물론, 국가별로 '자연실업률'은 다르다. 그런데 우리나라 실업률 3%가 경기적 실업률을 포함한 값이 되려면, 자연실업률이 1% 정도가 되어야 한다. 이는 납득하기 어렵다. [본문으로]
  4. 본래 경제성장률 추세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Hodrick-Prescott Filter 등을 이용한 'Trend'를 살펴봐야 하고, 이는 '평균 경제성장률' 과는 다른 개념이다. 그렇지만 일단은 현재 경제상황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평균 경제성장률'을 이용하자. [본문으로]
  5. 'NG(No Graduation·졸업 안하는 학생)族' 3년새 두배로… 속타는 대학. 조선일보. 2014.11.07 [본문으로]
  6. 우리나라 대다수 공공기관들이 자료링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원자료를 링크 걸 수가 없네요;; [본문으로]
  7. 황수경 연구원이 지적한 '경제활동 인구조사 설문조사 오류 문제'를 '고용보조지표' 개발과정에서 해결한 것처럼 보인다. [본문으로]
  8. '고용보조지표'가 '실업률'을 대신하는건 아니다. 관계부처는 "(고용보조지표는) 고용시장에 대한 다양한 정보제공을 위한 참고지표이므로 국제적 공식지표인 실업률과는 명백히 구분될 필요"가 있다고 분명히 밝히고 있다. [본문으로]
  9. 이 보고서는 통계청의 '고용보조지표' 발표 이전에 발행되었다. 김현학, 황광명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곧 통계청이 확장된 실업지표를 내놓을 것" 이라고 말하고 있다. [본문으로]
  10. 여성인력의 경력단절 방지 - 장시간 노동을 우대하지 말라. 2014.02.20 [본문으로]
  11. 고용률 70% 로드맵. 2013.06.0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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