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④]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쟁 - Fed & Krugman vs BIS & Rajan[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④]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쟁 - Fed & Krugman vs BIS & Rajan

Posted at 2015.01.13 00:36 | Posted in 경제학/오늘날 세계경제


※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쟁 - Fed & Krugman  vs  BIS & Rajan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이전부터 있어왔다. 2000년대 초반부터 2015년 현재까지 반복되어온 논쟁의 핵심은 'Fed의 공격적인 통화정책이 경기침체 탈출에 도움이 되는가, 오히려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거품을 만드는 것 아닌가' 이다.


우선, '2000년대 초반 IT 버블 붕괴 이후 시행되었던 Fed의 통화정책이 적절했느냐'를 둘러싸고 많은 논쟁이 오갔었다.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테일러준칙'Taylor Rule을 만든) 경제학자 John Taylor는 "2000년대 Fed의 저금리정책으로 인해 부동산시장 거품이 생겨났다."라고 말하며 당시 Fed의 통화정책을 비판한다. 또한 現 인도중앙은행 총재이자 前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Raghuram Rajan은 "금융위기 이전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우는데 일조했다."[각주:1] 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 대해 前 Fed 의장 Ben Bernanke는 "2000년대 초반 미국 부동산시장 거품은 Fed의 저금리정책 때문에 생긴 것이 아니다."[각주:2] 라고 반박하면서, "글로벌 과잉저축(the Global Saving Glut)으로 인해 부동산시장 거품이 생겨난 것이다."[각주:3] 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논쟁은 '2008 금융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문제를 초래하지 않을까?' 라는 모습으로, 2015년 현재에도 반복되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s)은 "현재 Fed의 통화정책은 리스크추구 행위를 유발하고 있으며[각주:4], 자산시장 거품을 만들 수 있으므로 확장적 통화정책이 초래하는 비용을 면밀하게 평가해야 한다.[각주:5]" 라고 말한다. 그러나 Fed는 "통화정책은 전체 거시경제를 위한 것이고, 현재와 같은 통화정책이 없었다면 금융불안정은 더욱 더 커졌을 것" 이라고 반박한다.


논점을 명확히 하여 어떤 주장이 오고가는지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오늘날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논쟁의 요점은 크게 3가지이다. 


  • 통화정책 · 재정정책 무용론
  • 미국 Fed 통화정책이 신흥국에 미치는 악영향
  • 금융안정에 있어 통화정책과 중앙은행의 역할 


前 Fed 의장 Ben Bernanke, 現 Fed 의장 Janet Yellen과 경제학자 Paul Krugman은 'Fed의 통화정책을 긍정'하고 있다. 그러나 BIS소속 Claudio Borio, 신현송과 인도중앙은행 총재 Raghuram Rajan은 'Fed의 통화정책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마치 'Fed vs BIS' 처럼 보이는 논쟁구도이다. 이번글에서는 양쪽의 입장을 자세히 설명할 것이다.  



● Fed의 통화정책은 문제가 없다 - Fed & Paul Krugman


  • 왼쪽 : 前 Fed 의장 Ben Bernanke (2006-2014)
  • 가운데 : 現 Fed 의장 Janet Yellen (2014-       )
  • 오른쪽 : 경제학자 Paul Krugman



● Fed의 통화정책은 금융불안정을 초래한다 - BIS & Raghuram Rajan


  • 왼쪽 : BIS 통화결제국장 Claudia Borio
  • 가운데 : BIS 조사국장 신현송
  • 오른쪽 : 인도중앙은행 총재 Raghuram Rajan




※ 통화정책 무용론

- 구조개혁 vs 통화정책



● BIS : 경제위기 탈출에 통화정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구조개혁을 해야한다


  • 출처 : BIS. <84th BIS Annual Report, 2013/2014>. 44 
  • 왼쪽 그림 : 세계 각국의 2014년 1분기 실질GDP를 나타낸다. 
  • 오른쪽 그림 : 세계 각국의 2014년 1분기 노동생산성을 나타낸다.
  •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주황색 점으로 표시된 '금융위기 이전 추세선과 현재의 차이'(Versus pre-crisis trend) 이다.
  • 2014년 1분기 실질GDP · 노동생산성 모두 '금융위기 이전 추세선'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이전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③] Fed의 초저금리 정책은 자산시장 거품(boom)을 만들고 있을까?'를 통해, Fed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는 BIS 주장을 살펴보았다. 여기서 BIS는 '통화정책 무용론' (① Fed의 초저금리 정책은 경제위기 탈출에 아무런 효과가 없다)을 이야기한다. 


근거가 무엇일까? BIS는 "2008 금융위기 이후 확장적 통화정책을 6년이나 시행했음에도 경제회복 속도가 느릴 뿐더러, '위기 이전 경제성장 추세선'(pre-crisis trend)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라고 말한다. 위에 첨부한 그래프를 살펴보면, 2014년 1분기 실질GDP · 노동생산성 모두 '금융위기 이전 추세선'(주황색 점)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위기 이전 경제성장 추세선'과 '현재 경제성장 추세선' 비교를 위해, 좀 더 한 눈에 보이는 그래프를 살펴보자.  



  • 출처 :  BIS. <84th BIS Annual Report, 2013/2014>. 48
  • 왼쪽 그림 : 금융위기를 맞아 추락했던 GDP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전부터 있어왔던 추세선(Trend)으로 복귀한다.
  • 오른쪽 그림 : 금융위기를 맞아 추락한 GDP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이전부터 있어왔던 추세선(Trend)으로 복귀하지 못한다. 대신, 새로운 추세선(Trend after crisis)을 만들어 내는데, 새로운 추세선은 이전 추세선에 비해 낮은 GDP를 기록한다.(a new trend is permanently lower than the pre-crisis  trend.)
  • 쉽게 말해, 오른쪽 그림은 '금융위기의 충격이 경제성장을 영구히 손상시킨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 BIS는 현재 경제상황이 오른쪽 그림과 같다고 주장한다. 


왼쪽 그림에서, 금융위기를 맞아 추락했던 GDP는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이전부터 있어왔던 추세선(Trend)으로 복귀한다. 그러나 오른쪽 그림은 이전부터 있어왔던 추세선(Trend)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새로운 추세선(Trend after crisis)을 만들어내고 있는 GDP 추이를 보여준다. 이때, 새로운 추세선은 금융위기 이전의 추세선보다 낮은 값을 가지는데, 이는 '금융위기 충격이 경제성장을 영구히 손상시킨 모습'(a new trend is permanently lower than the pre-crisis  trend.)을 보여준다. BIS는 현재 경제상황이 오른쪽 그림과 같다고 주장한다.[각주:6]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일까? BIS는 크게 2가지 요인을 꼽는다. 


첫번째는 '과다한 공공부채가 초래하는 악영향'(adverse effects of high public debt)과다한 공공부채는 조세구조의 왜곡 · 낮은 정부지출 생산성을 뜻한다. 또한, 공공부채 증가는 리스크-프리미엄을 증가시키는데 이는 차입비용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투자지출이 감소하고 장기적인 경제성장을 위축시킨다.[각주:7] 


두번째는 '부실금융부문이 초래하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증가'(increase in resource misallocation)장기능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다면, 부실기업이 퇴출되지 않고 시장에 잔존하게 된다. 따라서, 자원이 비효율적으로 배분되고 장기적인 경제성장이 하락한다. 이때, 금융시장 내 부실(the malfunctioning of the banking sector)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욱 더 커진다. 


시장에서 퇴출되지 않으려는 부실 금융기관은 부실기업에게까지 대출을 해주어서 이윤을 획득하려 한다. 따라서, 금융시장 내 자원은 비효율적으로 배분된다. BIS는 '1990년대 일본'을 이러한 사례로 든다. "당시 일본이 부실금융부문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결과 부실기업이 시장에 잔존하게 되었고, 이는 경제성장 추세선 하락을 초래했다"는 것이다.[각주:8]   


이러한 2가지 요인들로 인해 '이전 추세선에 비해 영구히 손상된 새로운 추세선'이 만들어졌다면, 정책당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BIS는 '이전 추세선에 비해 영구히 손상된 새로운 추세선'이 정책시행에 주는 2가지 함의를 말한다.


  1. 금융위기는 잠재GDP 수준을 영구히 손상시켰다. 따라서, '금융위기 이전 경제성장률'을 정책의 기준으로 삼으면 안된다.(it would be a mistake to extrapolate pre-crisis average growth rates to estimate the amount of slack in the economy.)(47)
  2. 통화정책이 경제안정화에 도움을 주긴 하지만, 경제회복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문제'(root causes)를 다루어야한다. (즉, 구조개혁을 해야한다는 의미) (While expansionary macro policies were instrumental in stabilising the global economy, the recovery path of individual countries also depended on their ability to tackle the root causes of the balance sheet recession.) (46)


금융위기의 충격으로 잠재GDP와 경제성장 추세선은 영구히 변했다. 그럼에도 금융위기 이전 경제성장률을 기준으로 삼고, 그 수준으로 돌아가려고 계속해서 확장정책을 펴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BIS는 통화 · 재정정책의 완화정도가 커진다(loose)고 지적한다. 그리고 정말로 금융위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면, 공공부채 · 부실금융부문 등을 타겟으로 하는 구조개혁(structural reform)이 필요하다.     


'통화정책 무용론'을 말하는 BIS 주장을 다시 정리한다면,


  1. 지난 6년간 확장정책을 썼음에도 '위기 이전 경제성장 추세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통화정책 효과가 없음을 보여준다.
  2.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 추세선은 영구히 변했다.
  3. 따라서, 통화정책으로 추세선을 다시 되돌리는건 애시당초 불가능했을 뿐더러, 위기 이전 추세선을 기준으로 삼고 통화 · 재정정책을 계속해서 쓴다면 문제가 생긴다.  
  4.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 추세선이 영구히 변한 이유는 과다한 공공부채 · 부실금융부문으로 인한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때문이다.
  5. 따라서, 이러한 근본원인을 해결하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



● Paul Krugman : 통화정책이 무용하다? 우리는 단지 '유동성함정'에 빠진 것일뿐


'통화정책 무용론'과 '구조개혁 필요성'을 말하는 BIS 주장에 대해, Paul Krugman은 "나는 그동안 '명목금리를 0 밑으로 내릴 수 없는 상황'(Zero Lower Bound)에서의 통화정책에 대해 이야기 해왔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내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 주장은 1998년 논문에 기초해 있는데, 내가 그 논문을 가져다주더라도 그들은 그것을 읽지 않을 것이다."[각주:9] 라고 말한다.[각주:10]  


Paul Krugman이 말하는 '1998년 논문'은 바로 '유동성함정'(Liquidity Trap)을 이야기하는 <It's Baaack: Japan's Slump and the Return of the Liquidity Trap>을 뜻한다. 지난 6년동안 Fed가 확장적 통화정책을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회복이 더딘 이유가 무엇일까? Paul Krugman은 '통화정책이란게 본래 효과가 없는 정책인 것이 아니라, 단지 유동성함정에 상황에 빠진 것일뿐' 이라고 말한다.  

(주 : 유동성함정 개념은 이전글 '세계경제는 유동성함정에 빠졌는가? - 커지는 디플레이션 우려'에서 자세히 다룬적이 있습니다. Paul Krugman의 주장을 자세히 알고 싶은 분은 이전글을 읽기 바랍니다.)


중앙은행의 기준금리가 0에 가까운 아주 낮은 값이라면, 더 이상 하락할 곳이 없기 때문에 금리인하 경로를 통해 투자와 소비를 증가시키는 건 한계가 있다. 


또한 만약 금리가 0에 가까워진다면, 은행들은 (초과)지급준비금을 보유하는 것과 대출에 나서는 것이 무차별하다. '물가안정' 목표에 충실한(responsible) 중앙은행이 앞으로 금리를 올릴지도 모르는데, 지금 현재 낮은 금리수준에서 대출을 해주기보다 (초과)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하는 게 향후 이득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리가 0에 가까워진다면 (초과) 지급준비금과 현금이 증가하게 되고, 이에 따라 통화승수(multiplier)는 감소하게 된다. 그 결과, 본원통화(Monetary Base)가 아무리 증가하여도 감소한 통화승수로 인해 통화공급(Money Supply)은 크게 증가하지 않는다. 중앙은행의 전통적인 통화정책이 무용화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은 어떻게 해야할까? BIS 주장처럼 '통화정책은 무용하니 더이상의 정책을 쓰지 말아야' 할까? 아니다. Paul Krugman은 오히려 더욱 더 공격적인 확장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기대를 중앙은행이 심어줘야 한다고 말한다.


유동성함정이 발생하게된 근본원인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credibility) 때문이다. 보통 중앙은행의 신뢰가 문제시 되는 경우는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시킬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존재'할 때이다. 중앙은행의 물가안정 조정능력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하이퍼인플레이션이 빈번히 발생하게 된다. 


그러나 유동성함정 하에서 중앙은행의 신뢰 문제는 이와는 정반대이다. 오히려 '물가안정을 추구하는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넘쳐나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경제주체들은 중앙은행에 대한 신뢰가 확고하기 때문에, 현재 통화량을 늘리는 확장적 통화정책이 일시적(transitory)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따라서, 물가안정을 위해 존재하는 중앙은행이 향후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제주체들은 현재 채권보유나 대출을 늘리기보다 화폐(지급준비금)보유를 증대시키는 행위를 선택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유동성함정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이라는 믿음'을 경제주체들에게 심어줘야 한다. Paul Krugman은 이를 '(물가안정 목표에 대해) 무책임 해질 것을 신뢰성 있게 공언하는 것'(credibly promise to be irresponsible) 이라 표현했다.     



  • 파란선은 본원통화(Moneytary Base), 빨간선은 화폐 M2 양(Money Supply)을 나타낸다.
  • X축은 2007년 1월 1일부터 2014년 10월까지의 기간. Y축은 본원통화와 통화공급량의 % 변화.
  • 2008년 이후, 본원통화 공급을 늘려왔음에도 불구하고 통화공급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또한, 1998년 논문에서 Paul Krugman은 "1990년대 일본의 상황은 부실금융부문의 대출중개기능 손상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단지 '유동성함정' 상황이기 때문에 발생한 것" 이라고 주장했었다.[각주:11] 그리고 현재에도 문제는 은행부문 부실이 아니라 단지 '유동성함정' 상황일 뿐이다. 


만약 은행부문의 부실이 존재한다면,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는 은행은 이윤획득을 위해 위험도가 큰 대출도 서슴없이 해줄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 내 대출은 크게 증가할 것이다(excessive lending). 그런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2015년 현재 세계경제는 본원통화 공급을 늘렸음에도 통화공급량이 증가하지 않고 있다


Paul Krugman은 1998년 논문에서 "은행이 과도한 대출을 해준다는 논리와 현재의 신용경색이 어떻게 같이 존재할 수 있느냐?"(How can the logic of excessive lending by banks be reconciled with tales of credit crunch?)(1998년 논문 - 176) 라고 말한다. 지금 현재에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따라서, BIS의 주장처럼 부실금융기관이 비효율적 자원배분을 초래한 것이 아니라, 단지 유동성함정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의 결과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Paul Krugman은 '과다한 공공부채 · 부실금융부문 개혁 등 '구조개혁'을 말하는 BIS 주장'도 비판한다. Paul Krugman은 그동안 "과다한 공공부채가 문제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다. 현 시점에서 긴축(austerity)은 경제상황을 더욱 더 악화시킨다." 라고 누차 주장해왔다. 

(관련글 : '문제는 과도한 부채가 아니라 긴축이야, 멍청아!' · 'GDP 대비 부채비율에서 중요한 건 GDP!' ·  '케네스 로고프-카르멘 라인하트 논문의 오류' · '정부부채와 경제성장의 관계 - a Magic Threshold는 존재하는가' )  

  


마지막으로, "금융위기 이후 경제성장 추세선은 영구히 변했다. 따라서, 통화정책으로 추세선을 다시 되돌리는건 애시당초 불가능했을 뿐더러, 위기 이전 추세선을 기준으로 삼고 통화 · 재정정책을 계속해서 쓴다면 문제가 생긴다." 라는 BIS 주장에 대한 비판도 존재한다. 이는 다음글에서 자세히 다룰 것이다.  




미국 Fed 통화정책이 신흥국에 미치는 악영향


2005년 당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로서 Fed의 통화정책을 우려스럽게 바라봤던 Raghuram Rajan[각주:12]은 현재 인도중앙은행 총재를 맡고 있다. 그는 Fed의 통화정책이 인도 그리고 신흥국에 미치는 파급영향(spillover)을 매우 우려스럽게 바라보고 있다. 2014년 4월 10일자 그의 연설 <Competitive Monetary Easing: Is it yesterday once more?>을 살펴보자. (관련기사 [각주:13], [각주:14], [각주:15])   


안녕하세요 여러분. 2008 금융위기 이후, 세계경제는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저는 이 자리에서 우리가 걱정해야할 필요가 있는 주제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바로, '글로벌 시대의 통화정책 수행'(the conduct of monetary policy in this integrated world) 입니다. 


현재 세계경제 상황은 '비전통적 정책을 통한 극단적인 통화완화정책'(extreme monetary easing through unconventional policies)으로 묘사할 수 있습니다. 과다한 부채 · 구조개혁 필요성 등이 세계 각국의 국내수요를 제약하는 상황 속에서, 이러한 정책은 국경을 넘어서 파급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때때로 통화가치를 하락시키는 모습으로 나타나죠.


더욱 더 우려스러운 점은, (Fed의 이러한 정책이) 반작용을 초래한다는 것입니다. 경쟁적인 통화완화가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여기에 뛰어들고 있죠. 전세계 총수요는 더 줄어들었고 더 왜곡됐습니다. 그리고 금융시장 리스크는 증가했죠.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 국제적인 규칙을 다시 살펴봐야 합니다. 저는 우리가 걱정스러운 사이클에 다시 올라타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I fear we are about to embark on the next leg of a wearisome cycle.)  (...)


중요한 것은 '(양적완화 등과 같은 유동성공급 정책이) 계속해서 지속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입니다. 이러한 정책이 가져다주는 이점은 불명확 합니다. 저의 4가지 우려는 이것입니다.


1. 금융위기의 긴박한 순간을 넘긴 지금, 이러한 비전통적 통화정책이 올바른 도구일까요? 이러한 정책이 경제주체들의 행위를 왜곡시키고 경제회복을 방해하는 것 아닐까요? (2000년대 초반 Fed의)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생긴 경제위기를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해결할 수 있나요?


2. 이러한 정책이 시간을 벌었나요? 혹은 중앙은행이 책임 질 것이라는 믿음이 더욱 더 적절한 정책이 시행되는 걸 막지 않았을까요? (주 : 최종대부자 역할을 뜻함)   


3. 비전통적 통화정책에서 빠져나오는 건 쉬울까요?


4. 이러한 정책이 다른 나라에 미치는 파급영향은 무엇일까요?[각주:16]



Raghuram Rajan의 이러한 지적에 대해, 前 Fed 의장 Ben Bernanke는 "비전통적 통화정책은 미국경제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는 것은 모두에게 이익이다.[각주:17]" (...) "미국이 신흥국을 신경쓰지 않는다는 인식이 있다. 그러나 이는 절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항상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일이 미국에 미치는 영향을 인식해왔고, 이에 대해 항상 논의해왔다,[각주:18]" 라고 말한다.[각주:19] 


('Fed의 통화정책이 신흥국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BIS 주장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②] 2008년 이후의 통화정책, 리스크추구 행위를 유발하다' 글의 '※ 신흥국경제에 파급영향를 미치는 Fed의 통화정책'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 주제에 대해서는 다른 글을 통해 더 깊게 다룰 계획이다.)




※ 금융안정에 있어 통화정책과 중앙은행의 역할


'금융안정'(Financial Stability)이란 '금융회사들이 정상적인 자금중개기능을 수행하고,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신뢰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융인프라가 잘 구비되어 있어, 금융시스템이 원활히 작동하는 상태'[각주:20]를 뜻한다. 말그대로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돌아가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금융불안정'(Financial Instability)은 이와는 반대로 리스크 증가 · 거품붕괴 등으로 금융시스템이 마비된 상태를 뜻한다.  


금융불안정이 생기는걸 막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세계 각국의 정책당국자들은 금융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macroprudential policy)을 시행[각주:21]하고 있다. 거시건전성 정책이란 '자산 대비 부채비율 제한'(LTV, Loan to Value) · '소득 대비 부채비율 제한'(DTI, Debt to Income) · 은행의 자기자본 비율 규제 등등 과도한 차입과 대출을 제한하는 것을 뜻한다. 



● BIS : '금융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이 역할을 해야한다


그러나 BIS는 "거시건전성 정책은 금융시스템의 복원력(resilience)을 증가시키는데에는 도움이 되긴하지만, (부채증가 · 자산가격의 가파른 상승 등) 금융불균형을 억제하는 데에는 부분적인 효과를 낼 뿐이다. (...) 거시건전성 정책에만 의존하는 것은 충분치 않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역할을 해야한다."[각주:22] 라고 말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으로 결정되는 기준금리는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차입규모 · 대출규모도 통화정책의 영향 아래 놓여있다. 


만약 "2008년 이후 Fed의 통화정책은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있으며[각주:23], 자산시장 거품을 만들고 있다.[각주:24]" 라는 BIS 주장이 옳다면, 현재 Fed는 금융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BIS는 금융안정 달성을 위해 거시건전성 정책에만 의존하지 말고, '통화정책'이 직접적인 역할을 해야한다고 주문한다.



● Fed : 통화정책의 주목적은 '물가안정 · 완전고용달성' - 거시경제안정(Macroeconomic Stability)


現 Fed 의장 Janet Yellen은 이러한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다. Fed의 통화정책을 비판하는 BIS 보고서 <84th BIS Annual Report, 2013/2014>가 나온 4일 뒤(2014년 7월 2일), Janet Yellen은 <Monetary Policy and Financial Stability> 제목의 연설을 통해,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간의 관계를 이야기한다.     


Janet Yellen은 "통화정책 당국자들은 금융안정 추구에 있어 거시건전성 접근법과 통화정책 접근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를 다루기 위해, 통화정책이 본래의 목적-물가안정 · 완전고용 달성-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를 저는 느끼지 못합니다." 라고 말하며, 금융안정 추구는 통화정책의 주역할이 아니라고 선을 긋는다.


이제 아랫글을 통해 Janet Yellen이 어떤 주장을 했고, 그 의미가 무엇인지 하나하나 살펴보자.

(주 : 내용이해를 돕기 위해 의역과 내용편집이 다수 행해졌습니다.)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Monetary Policy and Financial Stability>)

by Janet Yellen. 2014.07.02


(물가안정 · 완전고용 달성을 목표로하는) '거시경제안정'과 '금융안정'의 연관성은 라틴아메리카 부채위기 · 1997 동아시아 외환위기 · 2008 금융위기 · 최근의 유럽경제위기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금융불안정이 고용 · 경제활동 · 물가안정에 미치는 악영향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국가는 없습니다.        


최근의 위기들은 세계각국의 중앙은행들이 금융안정에 초점을 맞추게 했습니다. Fed 또한 금융안정 모니터링에 큰 힘을 쏟고 있으며, 금융시장 내 시스템적 위험이 발생하지 않도록 규제 · 감시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게다가 중앙은행이 구사하는 통화정책의 목표와 전략을 전면적으로 재고하라는 요구마저 있습니다.


통화정책 당국자들은 금융안정 추구에 있어 거시건전성 접근법과 통화정책 접근법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춰야 할까요? 저는 오늘 연설을 통해 금융안정을 추구하는 도구로서, 통화정책은 몇가지 제약이 있다는 걸 이야기하려 합니다.

(monetary policy faces significant limitations as a tool to promote financial stability.)


과도한 차입 등의 금융취약을 다루는데 있어서는 규제·감독 접근법(a regulatory or supervisory approach) 만한 것이 없습니다. 기준금리 조정을 통해 금융안정을 달성하려 한다면 (통화정책의 본래 목적인) 물가·고용이 불안정 해질것 입니다. 따라서, 저는 제·감독을 통한 거시건전성 접근법이 금융안정 달성에 있어 최우선 역할을 해야한다고 믿습니다. (As a result, I believe a macroprudential approach to supervision and regulation needs to play the primary role.)  


저는 물론 초저금리 정책이 가져올 잠재적인 위험-금융시장 리스크추구 행위 유발-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한계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 Janet Yellen은 연설의 서두에서 "금융안정을 추구하는 도구로서, 통화정책은 몇가지 제약이 있다." (...) "규제·감독을 통한 거시건전성 접근법이 금융안정 달성에 있어 최우선 역할을 해야한다고 믿는다." 라고 말하며, 통화정책을 통한 금융안정 달성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다



● 금융안정과 물가안정의 균형 맞추기: 최근 과거에서 얻는 교훈 

(Balancing Financial Stability with Price Stability: Lessons from the Recent Past) (2쪽)


금융안정 · 물가안정 · 완전고용 달성 사이의 연관성을 이야기할 때, 많은 논의들은 이들 목표 사이의 충돌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 


그렇지만 금융안정 추구가 물가안정 · 완전고용 달성에 보완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합니다. 금융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저축·투자의 효율적인 배분을 만들어내고 이는 경제성장 촉진과 고용증가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고용이 증가한다면 가계와 기업의 살림을 향상시키고, 이는 금융안정으로 이어집니다. 또한 물가안정은 실물경제의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도울 뿐만 아니라,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금융안정을 만듭니다.    


이러한 보완관계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은 위험추구행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monetary policy has powerful effects on risk taking.) 실제로, 최근 몇년간의 확장적 통화정책은 가계·기업의 위험추구 유인을 증가시켜서 생산적인 투자에 달려들게 했습니다. (위험추구 유인증가가 이처럼 긍정적인 모습도 있지만) 위험추구행위가 너무 커지게 된다면, 통화정책은 취약한 금융시스템을 초래하겠죠.


(그러나) 이러한 가능성으로 인해 통화정책이 주목적인 물가안정 · 완전고용 달성에서 벗어날 필요는 없습니다. 통화정책의 주목적에서 이탈할 때 발생하는 비용은 상당히 큽니다. 저는 이러한 비용을 강조함과 동시에 거시건전성 정책 접근법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려 합니다. 


(This possibility does not obviate the need for monetary policy to focus primarily on price stability and full employment--the costs to society in terms of deviations from price stability and full employment that would arise would likely be significant. I will highlight these potential costs and the clear need for a macroprudential policy approach by looking back at the vulnerabilities in the U.S. economy before the crisis.)


→ Janet Yellen은 최근 몇년간의 확장적 통화정책이 금융시장 리스크를 증가시켜 금융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통화정책이 본래의 목적-물가안정·완전고용-을 벗어나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다음부분에서 살펴보자.



● 2000년대 중반 되돌아보기 

(Looking Back at the Mid-2000s) (4쪽)


그 당시에는 인지하지 못하였으나, 2000년대 중반 미국에서 금융시장 리스크는 위험수준까지 상승했었습니다. 그 시기에 저를 포함한 정책결정권자들은 주택가격이 과대평가 되었고 곧 하락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 하락이 얼마나 클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일치하지 않았지만 말이죠. 그리고 주택가격 하락에서 오는 충격이 금융부문과 거시경제에 얼마나 심각한 영향을 끼칠지에 대해서도 잘 몰랐습니다. 


정책결정권자들은 주택가격 거품 반전이 심각한 금융위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했습니다. 이러한 반전이 금융시장 내 취약부문 · 정부규제 취약성과 상호작용했기 때문이죠.


당시 민간부문에서 가장 큰 취약점은 과도한 차입 등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공공부문에서 취약점은 금융기관 대마불사(SIFIs[각주:25])를 허용한 규제구조(the regulatory structure) · 전반적인 감독에서 벗어난 시장(markets to escape comprehensive supervision) 등에 있었습니다.


만약 2000년대 중반 Fed가 긴축적 통화정책을 썼더라면 2008 금융위기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주장은 흔히 들을 수 잇습니다. 그러나 당시의 긴축적 통화정책은 그때에 존재했던 여러 취약점을 다루는데에 불충분 했습니다. 

(At the very least, however, such an approach would have been insufficient to address the full range of critical vulnerabilities.)

  

긴축적 통화정책은 금융기관 대마불사를 허용한 규제구조와 전반적인 감독에서 벗어난 시장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습니다

(A tighter monetary policy would not have closed the gaps in the regulatory structure that allowed some SIFIs and markets to escape comprehensive supervision.)

(...)


그리고 높은 금리를 통해 커지고 있는 금융시장 취약성을 완화시켰다면, 높은 실업률 이라는 큰 역효과가 생겼을 겁니다

(Substantially mitigating the emerging financial vulnerabilities through higher interest rates would have had sizable adverse effects in terms of higher unemployment.) 


여러 연구들은 2000년대 중반 긴축적 통화정책이 시행됐었다면 주택가격 상승세를 늦출 수 있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가격상승세를 막더라도 그 효과는 매우 작습니다. 따라서, 주택가격 거품을 막으려면 더욱 더 강도높은 긴축적 통화정책이 필요했을 겁니다. 그런데 높은 금리는 실업과 이자부담 증가를 초래하고,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가계의 능력은 더욱 더 취약해졌을 겁니다. 

(a very significant tightening, with large increases in unemployment, would have been necessary to halt the housing bubble. ... But the job losses and higher interest payments associated with higher interest rates would have directly weakened households’ ability to repay previous debts, suggesting that a sizable tightening may have mitigated vulnerabilities in household balance sheets only modestly.)

(...)


게다가, 과도한 차입과 짧은 만기의 상품으로 인해 초래된 금융시장 취약성은 2007년 중반부터 급격히 커졌었습니다. 이때 Fed의 통화정책은 이미 긴축적이었죠. 

(Furthermore, vulnerabilities from excessive leverage and reliance on short-term funding in the financial sector grew rapidly through the middle of 2007, well after monetary policy had already tightened significantly relative to the accommodative policy stance of 2003 and early 2004.)


따라서, 저는 차입비율 제한 등의 거시건전성 정책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합니다.


→ Janet Yellen은 '금융안정을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 3가지 근거를 들어 반박한다. 


  1. 2008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를 허용한 규제구조(the regulatory structure) · 전반적인 감독에서 벗어난 시장(markets to escape comprehensive supervision) 에서 비롯된 위기였다. 통화정책으로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는 없다.
  2. 2000년대 초중반 주택시장 거품을 잡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썼더라면 실업률이 크게 증가했을 것이다. 이는 가계의 재무상태를 더욱 더 악화시킨다. 
  3. 금융시장 취약성은 2007년부터 급속히 커졌는데, 이때 Fed의 통화정책은 2000년대 초반과는 달리 이미 긴축적이었다.


이러한 이유들로 인해 '통화정책이 금융안정에 할 수 있는 역할은 제한적'이고 '거시건전성 정책이 효과적'일 수 밖에 없다.



● 최근의 국제적 경험 

(Recent International Experience) (7쪽)


미국 밖에서 벌어지는 최근의 사건들을 이야기한다면, 많은 국가들에서 부동산가격의 가파른 상승 · 높은 실업률 · 인플레이션율의 하락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 사이의 최적균형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주죠. (...)


저는 통화정책과 관련한 논의에 있어, 증가하고 있는 금융시장 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거시경제 활동의 위축으로 인한 잠재적 비용은 매우매우 크기 때문에, 통화정책 논의에 있어 금융시장 리스크를 중심에 둘 수 없습니다. 금융안정 이슈에 있어 통화정책이 중심에 없다면, 그 역할은 거시건전성 정책에 의존해야 합니다.


(A more balanced assessment, in my view, would be that increased focus on financial stability risks is appropriate in monetary policy discussions, but the potential cost, in terms of diminished macroeconomic performance, is likely to be too great to give financial stability risks a central role in monetary policy decisions, at least most of the time.

If monetary policy is not to play a central role in addressing financial stability issues, this task must rely on macroprudential policies.) 



→ 금융시장 리스크를 줄여 금융안정을 달성하기 위해 긴축적 통화정책을 쓴다면, 그로 인해 발생할 실업 등의 비용이 매우 크다는 이야기이다.. 즉, 통화정책은 본래 목적인 물가안정· 완전고용 달성의 거시경제 안정(macroeconomic stability)에 쓰여야 하고, 금융안정은 거시건전성 정책이 담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 Implications for Monetary Policy, Now and in the future

(통화정책의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의 함의) (13쪽)


저는 통화정책과 거시건전성 정책의 상호관계에 있어 중요한 3가지 원리를 말하려고 합니다. 


첫째, 규제당국자는 금융시스템 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모든 노력을 다해 이행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통화정책이 본래 목적인 물가안정 · 완전고용 달성이 아니라 금융안정에 신경쓰게 될 가능성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First, it is critical for regulators to complete their efforts at implementing a macroprudential approach to enhance resilience within the financial system, which will minimize the likelihood that monetary policy will need to focus on financial stability issues rather than on price stability and full employment.)


둘째, 정책결정권자들은 금융시스템 내에서 생겨나는 리스크를 면밀히 관찰해야 합니다. 그리고 거시건전성 정책의 한계도 현실적으로 인지해야 합니다. 규제 외의 영역으로 리스크가 퍼졌을 경우, 그리고 리스크 발생을 알지 못했을 경우 등의 상황에서 거시건전성 정책은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 속에서, 통화정책을 통해 리스크를 제한하여 금융안정을 달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Given such limitations, adjustments in monetary policy may, at times, be needed to curb risks to financial stability.)


마지막으로, 저는 현재 미국 내 금융안정 상황과 통화정책의 위치를 말할 것입니다. 최근 몇년간의 확장적 통화정책은 저금리 · 장기금리 하락 · 금융상태 개선 · 노동시장 개선 등에 기여했습니다. 그 결과, 가계의 재무구조는 개선되었고 전체경제 내 금융부문은 강해졌죠. 더욱이 거시건전성 정책에 힘입어 더욱 안전해진 금융부문과, 가계·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은 함께 발생하고 있습니다. (...)


이러한 것들을 모두 고려한다면, 금융안정에 대한 우려를 다루기 위해, 통화정책이 본래의 목적-물가안정 · 완전고용 달성-에서 벗어나야 할 필요를 저는 느끼지 못합니다. 이말인즉슨, 금융불안정에 대한 우려가 커졌을때 필요한 것은 더욱 더 강건한 거시건전성 접근법 이라는 뜻입니다.

(I do not presently see a need for monetary policy to deviate from a primary focus on attaining price stability and maximum employment, in order to address financial stability concerns.)


→ Janet Yellen은 "금융안정을 위해 필요한 것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거시건전성 정책" 이라는 주장을 재차 반복한다. "거시건전성 정책이 한계를 맞았을 때에만, 금융안정을 위해 통화정책이 역할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주 : 이러한 주장은 前 Fed 의장 Ben Bernanke도 한 적이 있다.[각주:26] 그는 "2000년대 초반의 Fed의 통화정책이 금융불안정을 초래했다," 라는 비판에 대해, "통화정책은 거시경제 전체의 안정(macroeconomic stability)을 위해 사용되는 것이고, 금융안정은 거시건전성 정책 · 금융규제와 감독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 라고 말했다. 




※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번글을 통해 현재 Fed의 통화정책을 둘러싼 논쟁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 "Fed의 통화정책은 문제없다. 금융안정은 통화정책이 아니라 거시건전성 정책을 통해 달성해야 한다." 라고 주장하Ben Bernanke · Janet Yellen · Paul Krugman
  • "Fed의 통화정책은 금융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신흥국에 부정적인 파급영향을 끼친다." 라고 말하는 Claudio Borio · 신현송 · Raghuram Rajan.


어느쪽의 주장이 옳을까? 그 답은 앞으로 몇년 뒤 세계경제에 어떤 일이 발생하느냐에 달려있다. 



  1.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①]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 2014.12.27 [본문으로]
  2. '2000년대 초반 Fed의 저금리정책이 미국 부동산거품을 만들었는가?'. 2014.03.27 [본문으로]
  3. '글로벌 과잉저축 - 2000년대 미국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다'. 2014.07.11 [본문으로]
  4.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②] 2008년 이후의 통화정책, 리스크추구 행위를 유발하다'. 2015.01.06 [본문으로]
  5.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③] Fed의 초저금리 정책은 자산시장 거품(boom)을 만들고 있을까?'. 2015.01.09 [본문으로]
  6. Not only are balance sheet recessions followed by slower recoveries than standard business cycle recessions (Box III.A), but they also involve significant output losses. Such losses have in many cases been found to be permanent – that is, output rarely returns to its pre-crisis path. Graph III.B provides an illustration. It shows two examples of how GDP may evolve after a recession associated with a financial crisis, or balance sheet recession. In both examples, point A indicates the peak reached just before the start of the crisis; point B marks the trough; and point C shows the point at which the path of GDP regains its pre-crisis trend growth rate. The difference between the two is that, in example 1, output gradually returns to the path or trend that it followed before the crisis (at point D). This means that output grows at higher rates than the pre-crisis average for several years (between points C and D). In example 2, output recovers, but not sufficiently to return to the pre-crisis trend path. Instead, GDP settles on a new trend (the dashed red line) in which the growth rate of output is the same as before the crisis, but the level is permanently lower than the pre-crisis trend (the continuous red line). The distance between the two trends (indicated by δ) is a measure of the permanent output loss. In this case, if one were to estimate potential output by extrapolating pre-crisis trends, then the output gap would be overestimated by the amount δ. (48) [본문으로]
  7. Unlike permanent losses in the level of output, there is scant evidence that a financial crisis directly causes a permanent reduction in the trend growth rate. There is, however, some evidence of indirect effects which may work through at least two channels. The first is through the adverse effects of high public debt. Public debt increases substantially after a financial crisis – by around 85% in nominal terms on average according to Reinhardt and Rogoff (2009). High public debt can be a drag on long-term average GDP growth for at least three reasons. First, as debt rises, so do interest payments. And higher debt service means higher distortionary taxes and lower productive government expenditure. Second, as debt rises, so at some point do sovereign risk premia. Economics and politics both put limits on how high tax rates can go. Thus, when rates beyond this maximum are required for debt sustainability, a country will be forced to default, either explicitly or through inflation. The probability of hitting such limits increases with the level of debt. And with higher sovereign risk premia come higher borrowing costs, lower private investment and lower long-term growth. Third, as debt rises, authorities lose the flexibility to employ countercyclical policies. This results in higher volatility, greater uncertainty and, again, lower growth. Cecchetti et al (2011) as well as a number of studies which look at advanced economies in the post-World War II period find a negative effect of public debt levels on trend growth after controlling for the typical determinants of economic growth. (48-49) [본문으로]
  8. The second channel is an increase in resource misallocation. Market forces should normally induce less efficient firms to restructure their operations or quit the market, making more resources available to the most efficient firms. But the functioning of market forces is restricted, to an extent that varies from country to country, by labour and product market regulations, bankruptcy laws, the tax code and public subsidies as well as by inefficient credit allocation. As a result, an excessive number of less efficient firms may remain in the market, leading to lower aggregate productivity growth (and hence lower trend GDP growth) than would be possible otherwise. A financial boom generally worsens resource misallocation (as noted in Box III.A). But it is the failure to tackle the malfunctioning of the banking sector as well as to remove barriers to resource reallocation that could make the problem chronic. In the aftermath of a financial crisis, managers in troubled banks have an incentive to continue lending to troubled and usually less efficient firms (evergreening or debt forbearance). They may also cut credit to more efficient firms anticipating that they would in any case survive, yet depriving these firms of the resources needed to expand. Policymakers might tolerate these practices to avoid unpopular large bailouts and possibly large rises in unemployment from corporate restructuring. A few recent studies suggest that debt forbearance has been at play in the most recent post-crisis experience, at least in some countries. There is, in addition, considerable evidence of forbearance in Japan after the bursting of its bubble in the early 1990s. Capital and labour mobility diminished compared with the pre-crisis period. And strikingly, not only were inefficient firms kept afloat, but their market share also seems to have increased at the expense of that of more efficient firms. This shift is likely to have contributed to the decline in trend growth observed in Japan in the early 1990s. (49) [본문으로]
  9. I’ve been having a back-and-forth over monetary policy at the zero lower bound, some of it in public and some in private correspondence, which is basically a continuation of a conversation that reaches back many years. And it occurred to me that even many of the economists I’m talking to don’t know about an analytical approach that, it seems to me, lets you cut through most of the confusion here. It’s the basis of my old 1998 model, but I don’t think people are reading that piece even when I direct them to it. So let me lay out the core insight that changed my own mind about monetary policy in a liquidity trap (and is useful for fiscal policy too.). 'The Simple Analytics of Monetary Impotence (Wonkish)'. 2014.12.19 [본문으로]
  10. 'The Simple Analytics of Monetary Impotence (Wonkish)'. 2014.12.19 [본문으로]
  11. The implications of this thought experiment should be obvious. If an economy is truly in a liquidity trap, failure of broad monetary aggregates to expand is not a sign of insufficiently expansionary monetary policy: the central bank may simply be unable to achieve such an expansion because additional base is either added to bank reserves or held by the public in place of bank deposits. However, this inability to expand broad money does not mean that the essential problem lies in the banking system; it is to be expected even if the banks are in perfectly fine shape. The point is important and bears repeating: under liquidity trap conditions, the normal expectation is that an increase in high-powered money will have little effect on broad aggregates, and may even lead to a decline in bank deposits and a larger decline in bank credit. This seemingly perverse result is part of the looking-glass logic of the situation, irrespective of the problems of the banks, per se. (1998년 논문 - 158) I would highlight two conclusions in particular. First, one must be careful about making inferences from divergences between the growth of monetary base and of broad monetary aggregates. The failure of aggregates to grow need not indicate dereliction on the part of the central bank; in a liquidity trap economy the central bank in principle cannot move broad monetary aggregates. Likewise, the observation that although the central bank has slashed interest rates and pumped up monetary base, the broader money supply has not grown, does not necessarily imply that the fault lies in the banking system; it is just what one would expect in a liquidity trap economy. Second, whatever the specifics of the situation, a liquidity trap is always the product of a credibility problem: the public believes that current monetary expansion will not be sustained. Structural factors can explain why an economy needs expected inflation; they can never imply that credibly sustained monetary expansion is ineffective. (1998년 논문 - 166) [본문으로]
  12.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①]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 2014.12.27 [본문으로]
  13. 'India Central Bank Gov. Rajan Criticizes Fed Officials'. WSJ. 2014.04.10 [본문으로]
  14. 'Hilsenrath’s Take: Raghu vs. the World, Act II'. WSJ. 2014.04.12 [본문으로]
  15. 'Grand Central: Raghu vs. the World, Act II'. WSJ. 2014.04.11 [본문으로]
  16. The key question is what happens when these policies are prolonged long beyond repairing markets – and there the benefits are much less clear. Let me list 4 concerns: 1. Is unconventional monetary policy the right tool once the immediate crisis is over? Does it distort behavior and activity so as to stand in the way of recovery? Is accommodative monetary policy the way to fix a crisis that was partly caused by excessively lax policy? 2. Do such policies buy time or does the belief that the central bank is taking responsibility prevent other, more appropriate, policies from being implemented? Put differently, when central bankers say, however reluctantly, that they are the only game in town, do they become the only game in town? 3. Will exit from unconventional policies be easy? 4. What are the spillovers from such policies to other countries? [본문으로]
  17. “An unconventional monetary policy was necessary to keep the U.S. economy growing and effective. In that respect, it’s in everyone’s interest to have the U.S. economy growing faster.” [본문으로]
  18. “There’s the perception the U.S. doesn’t pay attention to emerging economies. Nothing could be further from the truth,” he said. “We’ve always recognized that what happens elsewhere affects the U.S. so it feeds into the discussion.” [본문으로]
  19. 'Rebuttal for Rajan: Bernanke Defends U.S. Policy in Visit to Mumbai'. WSJ. 2014.04.15 [본문으로]
  20. 정운찬. 화폐와 금융시장. 688 [본문으로]
  21. '자유로운 자본이동 통제하기 - 거시건전성 감독정책의 필요성'. 2013.09.14 [본문으로]
  22. A key reason is that, as in the case of capital flow management measures, macroprudential tools are vulnerable to regulatory arbitrage. The implication is that relying exclusively on macroprudential measures is not sufficient and monetary policy must generally play a complementary role. In contrast to macroprudential tools, the policy rate is an economy-wide determinant of the price of leverage in a given currency, so its impact is more pervasive and less easily evaded. (BIS 84th Annual Report - 95) [본문으로]
  23.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②] 2008년 이후의 통화정책, 리스크추구 행위를 유발하다'. 2015.01.06 [본문으로]
  24.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③] Fed의 초저금리 정책은 자산시장 거품(boom)을 만들고 있을까?'. 2015.01.09 [본문으로]
  25. SIFIs :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금융기관(Systemically Important Financial Institutions)을 의미한다. 말그대로 '금융시스템에서 중요한 기관'이기 때문에, 부실에 빠져도 함부로 파산처리 할 수 없었고, 이것을 아는 금융기관은 도덕적해이에 빠져 과도한 대출을 해주었다. [본문으로]
  26. '2000년대 초반 Fed의 저금리정책이 미국 부동산거품을 만들었는가?'. 2014.03.2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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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①]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①]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

Posted at 2014.12.27 12:20 | Posted in 경제학/오늘날 세계경제


2005년 8월에 개최된 Jackson Hole Meeting의 주제는 <그린스펀의 시대: 미래를 위한 교훈>(<The Greenspan Era: Lessons for the Future>) 이었다. 주제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날 Jackson Hole Meeting은 약 18년간(1987년 8월 - 2006년 1월) Fed 의장으로 역할해온 Alan Greenspan(앨런 그린스펀)의 퇴임에 바치는 헌정무대 였다.


  • 1987년 8월-2006년 1월, 약 18년간 Fed 의장으로 재임한 Alan Greenspan 

  • Alan Greenspan Fed 의장 퇴임 기념을 주제로 잡은 2005년 Jackson Hole Meeting - <The Greenspan Era>


  • Alan Greenspan이 Fed 의장으로 재임하던 기간(1987년 8월 - 2006년 1월) 동안의 경제성장률 · 물가상승률 · 실업률 변화 추이 


Alan Greenspan은 18년 동안 Fed 의장으로 재임하면서, 통화정책을 통해 낮은 물가수준과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동시에 달성하였다. 위에 첨부한 그래프는 Alan Greenspan 재임기 동안의 경제성장률(파란선) · 물가상승률(빨간선) · 실업률(초록선) 변화추이를 보여준다. 


특히 1990년부터 IT버블이 터지기 이전인 2000년까지, 미국은 3%~5% 사이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였고 실업률 또한 7%대에서 4%대로 하락하였다. 이에 더해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 · 실업률과 역에 관계에 있다고 알려진 물가상승률 또한 낮은 수준(3% 이하)을 유지하면서 미국경제는 대호황기를 지냈다.


낮은 물가수준과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모두 달성했던 대호황기. 경제학자들은 이 시기를 '대완화기'(the Great Moderation)라 불렀다. 경제학자들과 Alan Greenspan은 의기양양 했다. 이제는 거시경제학 지식과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거시경제를 완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심한 변동을 뜻하는 fluctuations 보다는 균형을 찾아간다는 뜻을 내포한 business cycle이 경기변동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게 되었다.      


  • 1999년 1월 - 2006년 1월 동안의 Fed 기준금리 변화 추이


2001년 발생한 IT버블 붕괴는 경제학자들과 Alan Greenspan의 이러한 자신감을 더욱 더 키웠다. 버블이 터져서 경기침체가 발생했는데 자신감이 증대됐다? 그 이유는 Fed의 통화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IT버블 붕괴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자 당시 Fed 의장이었던 Alan Greenspan은 기준금리를 급격히 내렸다. 2000년 12월 6.5% 였던 기준금리는 1년 만에 1.75%를 기록하였다. 통화정책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첫번째 그래프를 다시 살펴보면, 2001년 0%대까지 하락한 경제성장률이 반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완화기'(the Great Moderation)를 경험한 거시경제학자들을 가로막는 것은 없었다. 1929년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이후 탄생한 거시경제학 지식을 바탕으로 이제는 거시경제를 완전히 조정할 수 있는데 무슨 걱정거리가 있을까. 약 18년간 Fed 의장으로 재임해온 Alan Greenspan은 그것을 실제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2005년 8월에 열린 Jackson Hole Meeting은 자신감이 넘치는 거시경제학자들이 Alan Greenspan에게 바치는 무대였다.       

   


      

※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

   



이런 자리에서 의미심장한 자료가 발표되었다. 발표자는 당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였던 Raghuram Rajan(라구람 라잔) (현재는 인도중앙은행장 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발표제목은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Has Financial Development Made the World Riskier?>).


Raghuram Rajan은 이 발표를 통해 "기술발전 · 국가간 금융시장 통합 등은 여러 이점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와 동시에 글로벌 금융시스템 내의 리스크추구행위를 증가시켰다. 또한 (2001년 이후 지속된) Fed의 저금리정책은 금융불안정성을 키웠다. 정책당국자들은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하다." 라고 주장했다. 


Alan Greenspan을 찬양하기 위해 조성된 자리에서 찬물을 끼얹는 이 자는 누구인가. 그리고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웠다'는 주장은 또 무엇인가. 이때가 2005년 8월 이었음을 기억하자. 3년 뒤 세계경제는 '대침체'(the Great Recession)을 맞았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제 Raghuram Rajan의 주장을 살펴보자.



   

※ 기술발전에 따른 '비관계자간(arm's length) 거래방식'의 증가

→ 금융접근성(financial access)을 키우고 시장통합(integration of markets)을 불러오다

→ 비은행 금융기관의 재중개(reintermediation)를 확산시키다


'금융안정'(Financial Stability)란 말그대로 금융시스템이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상태[각주:1]이다. 이때 자산가격이 갑자기 급등하여 거품을 초래하는 경우 · 부실금융기관이 대거 발생하는 경우 · 금융시장 내 리스크가 급격히 증가하는 경우 등등을 '금융불안정'(Financial Instability)[각주:2]라 한다. 


Raghuram Rajan은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Has Financial Development Made the World Riskier?>) 을 통해, "지금까지 진행되어온 금융발전은 리스크를 분산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기술발전 · 규제완화 · 증권화상품 등 금융발전이 경쟁을 증대시켰고, 경쟁 증대가 더 복잡한 형태의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부추겼다." 라고 주장한다. 


쉽게 말해, 금융발전이 리스크을 감소시켰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달리, 2005년 당시 금융시스템 내의 리스크 노출수위가 크게 증가하여 향후 금융불안정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는 무엇일까? 우선, 금융이 어떻게 발전되었는지를 살펴보자. 


Raghuram Rajan은 기술발전 · 규제완화 등이 금융거래방식 자체를 바꾼것에 주목한다. 바로, 전통적인 거래방식인 '지점을 통해 고객과 긴밀한 친밀관계'(long-term relationship)에서 '비관계자간 거래방식[각주:3]'(arm's length)으로 바뀐 것이다[각주:4]


예전에는 은행이 고객을 직접 만나서, 대출 신청자의 태도에서 그 사람이 과연 믿을 만하고 직장 생활을 잘할 만한 사람인지 등 다양한 면을 함께 평가한 후에 금융거래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기술발전에 힘입어 오늘날 금융기관들은 고객을 직접 만나지 않고(arm's length) 대출을 해줄 수 있게 되었다. 기술발전은 고객들의 신용정보나 재산상태 등을 한 곳에 집중해서 보관하도록 도왔고, 이러한 정보는 프로그램에 의해 자동적으로 처리되어 고객신용을 평가하기가 쉬워졌다. 


그 결과, 금융기관이 대출을 해주는 데에 소요되는 귀찮음과 비용이 감소했다. 그리고 온전히 객관적인 정보-과거 연체기록, 계좌정보, 재산상태-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대출도 손쉽게 이루어졌다. 기술발전이 불러온 금융시스템에 대한 접근증가는 대출증가 · 금융거래비용 감소 · 사업을 하고픈 사람들이 대출받기 쉬움 · GDP 증가 등의 이점으로 이어진 것이다.


쉽게 생각하자. 가령 예전에는 꼭 은행을 가서 직원을 만나야만 대출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단순히 대부업체에 전화하는 것만으로도 대출이 이루어진다. 고객에 대한 객관적인 신용정보 등이 컴퓨터 속에 저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발전 덕택에, 금융기관과 고객간의 직접 대면이 필요없는 '비관계자간 거래방식'(arm's length)이 널리 퍼짐에 따라, 대출자와 차입자 간의 거리가 증가하는 경향도 나타났다. 자본이동에 대한 규제도 완화된터라, 지리적장벽을 뛰어넘은 '시장통합'(integration of markets)이 생겨났다. 이제 전세계의 자본을 이용할 수 있게 됨에 따라, 거래는 지역내 유동성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전세계 유동성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었다. 


  •   비관계자간 거래방식의 증가와 규제완화에 힘입어 자본이동이 활발히 발생하였다. 그 결과 세계 GDP에서 대외자산(external assets)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증가하였다. (323쪽)


그리고 이러한 '비관계자간 거래방식'(arm's length)의 증가는 또 다른 변화를 낳았다. '투자관리자(investment managers)에게 투자를 위임'(delegation)하는 횟수가 증가하였고, '은행으로부터 자금이 이탈하여(disintermediation) 비은행 금융기관들이 거래를 중개(reintermediation)'하는 행위가 빈번해진 것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기술발전에 따른 '비관계자간 거래방식'은 금융시장의 접근성을 한층 높일 수 있었다. 이에 더해 규제완화는 자본이동을 자유롭게 하여 전세계에 존재하는 자본을 이용가능케 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금융발전인 '증권화'(securization)는 여러 상품을 쪼개 하나의 상품으로 만들도록 도왔다. 


이처럼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증가하고, 컴퓨터 기술을 이용해 접근가능한 정보가 많아지고, 금융상품이 복잡해짐에 따라 투자자들은 관리자(investment managers)들에게 투자를 위임(delegate)하기 시작했다. 이때, 은행을 대신하여 등장한 것이 뮤추얼펀드, 연금펀드, 벤처캐피털, 헤지펀드 등의 비은행 금융기관이다. 그 결과, 금융시장 내에서 가계의 직접투자 비중은 감소하였고 비은행 금융기관의 재중개(reintermediation)를 통한 투자비중은 증가하였다.              



  • 비관계자간 거래방식 확산에 따른 비은행 금융기관의 재중개의 발전으로, 자산시장 내 가계의 직접투자 비중은 계속해서 감소해왔다. (325)




※ 금융발전 덕분에 금융시스템은 더 안전해졌을까?


기술발전과 규제완화가 불러온 비관계자간 거래방식의 증가 · 증권화 상품의 발전 · 관리자에게 투자를 위임하는 행위 · 비은행 금융기관의 재중개화 등이 어떠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을까? 이러한 것들은 '금융발전'(financial development)라 칭할 수 있다. 금융거래비용을 감소시켜 사람들의 금융시장 접근성을 키우고, 여러 상품을 쪼개 리스크를 분산시키고, 관리자에게 투자를 위임하여 전문성을 키웠는데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Raghuram Rajan은 '유인의 왜곡'(distortion of incentive)에 주목한다. 비은행금융기관의 재중개화(reintermediation)는 여러 종류의 투자관리자(managers)들을 등장시켰다. 그런데 이러한 투자관리자들의 유인(incentive)은 자신들에게 돈을 맡긴 투자자(investors)의 유인과 일치할까? 어떠한 왜곡이 발생하는건 아닐까? Raghuram Rajan은 "오늘날 은행관리자와 헤지펀드 등 각종 새로운 중개기관의 관리자(managers)들의 유인구조는 과거 은행관리자들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르다.[각주:5]" 라고 말한다. 


과거 은행관리자들은 정해진 봉급만을 받았고 실적에 따른 추가적인 보너스를 받는 경우는 상당히 적었다. 단, 은행관리자들이 잘못된 투자를 할 경우 고객들은 은행에서 계좌를 철회했다. 따라서, 과거 은행관리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보수적인 투자를 함으로써 잘못된 투자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각주:6].


오늘날 투자관리자들의 유인은 이와 다르다. 투자자들이 관리자들에게 투자를 위임(delegation)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관리자들은 투자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문제는 관리자들이 투자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각주:7]. 리스크를 감수하지 않고 높은 투자성과를 내는 게 가능할까? 게다가 한 관리자의 보상은 다른 관리자들의 성과에도 의존한다. 다른 관리자들 보다 더 높은 수익을 기록해야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금융시장 자체 내에도 관리자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게 하는 유인구조가 존재한다. 관리자들은 보다 많은 자산을 관리할수록 더 많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럼 관리자들이 자산규모를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과거 투자수익 기록이 좋아야 한다. 그리고 과거 투자수익 기록이 좋으려면 리스크를 감수했어야 했다


투자자들은 관리자들의 이전 투자기록을 살펴본 뒤 돈을 맡긴다. 과거 투자수익 기록과 앞으로의 투자수익 기록이 큰 상관관계가 있다는 근거는 없지만, 투자자들에게 그건 중요치 않다. 이전 투자기록이 좋은 관리자들은 'hot hands'로 여겨지기 때문에, 그들에게 투자자들의 돈이 몰려든다[각주:8]. '리스크 추구 → 높은 투자수익 기록 → 더 많은 자금이 몰림 → 관리자들의 보수 증가'의 순환구조가 만들어졌다.     


  • X축은 관리자들의 초과수익. Y축은 관리자들에게 몰린 투자자금 규모를 나타낸다.
  • 초과수익이 높은 관리자들에게 더 많은 투자자금이 몰리는 양(+)의 관계가 나타남을 볼 수 있다.


정리하자면, 관리자의 보상수준은 그들이 창출해낸 투자수익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을 뿐더러, 높은 투자수익이 불러오는 자산규모의 증대와 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각주:9]. 즉, 높은 투자수익이 불러오는 보상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졌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다른 관리자들에 비해 높은 투자수익을 얻기 위해 리스크를 무릅쓰게 된다(risk-taking)[각주:10]




※ 꼬리-리스크 추구와 군집행동이 초래하는 문제


다른 관리자에 비해 더 높은 투자수익을 기록하여 더 많은 보상을 얻으려는 관리자들의 행위가 초래한 것은 '꼬리-리스크 추구'(tail risks)'군집행동'(herd behavior) 이다. '꼬리-리스크'(tail risk)란 실제로 리스크가 발생할 확률이 매우 적어 리스크 전체 중에서도 맨 꼬리 부분에 위치한 데서 비롯한 이름이다. '군집행동'(herd behavior)이란 여러 투자관리자들이 서로 똑같은 투자선택을 하는 것을 뜻한다.        


앞서 논의한 것들을 다시 이야기하자면, 투자수익이 높을수록 그리고 다른 관리자들의 성과에 비해 자신의 성과가 우월할수록 한 관리자가 받는 보상은 증가한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다른 관리자들에 비해 높은 투자수익을 기록하기 위해 위험한 투자를 하게된다. 그런데 투자수익을 높이기 위해 단순히 리스크가 큰 투자를 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들의 성과는 '특정 리스크에서의 기대수익 대비 초과수익[각주:11][각주:12]'에 의해 측정되기 때문이다. 


만약 관리자들이 얼마만큼의 리스크를 추구했는지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수익만을 단순히 평가한다면, 관리자들은 높은 투자수익을 기록하기 위하여 극단적인 리스크도 추구할 것이다. 하지만 관리자들에게 돈을 맡기는 투자자들은 멍청하지 않다. 그들은 '높은 수익을 위해서는 리스크가 큰 상품이 필요하지만, 리스크가 너무 커지면 안된다.' 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따라서, 계량경제학모델을 활용하여 특정 리스크수준에서의 기대수익[각주:13]을 먼저 산출한다. 그리고 그 기대수익을 초과하는 수익을 거울때에만, 관리자의 성과가 다른 관리자들에 비해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이런 상황에서 관리자들이 자신들의 성과를 돋보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꼬리-리스크'(tail risk)에 베팅하는 투자를 해야한다. 꼬리-리스크는 발생확률이 극히 적기 때문에 리스크가 작은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말 그대로 맨 마지막 단계에 감수하는 리스크이기 때문에 오랫동안 그 실체를 감추기도 쉽다. 따라서, '꼬리-리스크'를 가진 상품은 리스크를 쉽게 숨길 수 있기 때문에, 계량경제학모델에서 산출된 기대수익도 낮게 나올 것이다. 기대수익이 낮게 측정되었기 때문에 관리자는 초과수익을 비교적 쉽게 올릴 수 있게되고, 마치 '감수한 리스크는 적지만 더 높은 투자수익을 올린 것'처럼 보이게 된다[각주:14].    


그리고 아예 모든 관리자들이 똑같은 투자를 하는 '군집행동'(herd behavior)을 통해 그들 모두의 보상을 높일 수 있다. 만약 관리자들 각자가 서로 다른 투자선택을 한다면, 가장 나은 성과를 얻은 한 명만이 높은 보상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관리자들이 똑같은 투자선택을 한다면, 최소한 관리자들은 동료에 비해 낮은 성과를 기록하지는 않게 된다. 군집행동이 일종의 보험으로 작용하는 것이다[각주:15].


자산가격 상승기에 '꼬리-리스크' 추구와 '군집행동'은 서로서로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자산가격 상승을 지켜보는 관리자들은 '갑자기 자산가격이 급락할 가능성' 이라는 발생확률이 적은 꼬리-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려 할 것이다. 많은 관리자들이 똑같이 '꼬리-리스크'를 가진 상품에 투자하기 때문에, 그 상품의 수익률은 계속해서 상승한다. 여기에 더해, 다른 관리자들 또한 자신과 똑같은 행동을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자산가격이 하락한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성과가 동료에 비해 그다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마저 느끼게 된다[각주:16].    


관리자들의 '꼬리-리스크' 추구와 '군집행동'은 합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꼬리-리스크'의 발생확률이 적다고 해서 실제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모든 관리자들이 똑같은 투자를 하는 '군집행동'은 문제를 초래하지 않을까? '꼬리-리스크'의 문제는 그것이 실제로 발생할 경우 치러야 할 대가가 엄청나게 크다는 점이다. 게다가 모든 투자자가 동일한 투자를 하는 '군집행동'은 경제의 기초여건(fundamental)에서 벗어난 자산가격을 만들어낼 수 있다[각주:17] 




※ Fed의 저금리정책


기술발전과 규제완화가 불러온 비관계자간 거래방식의 증가 · 증권화 상품의 발전 · 관리자에게 투자를 위임하는 행위 · 비은행 금융기관의 재중개화 등의 '금융발전'(financial development)은 금융상품의 리스크를 분산시켜 준다고 믿어졌으나, 실제로는 투자관리자(managers)들의 유인을 왜곡(distortion of incentive)시켜 리스크추구행위를 증가시켰다. 여기에더해 2001년 IT버블 붕괴 이후 지속되어온 Fed의 저금리정책은 금융시장 내 리스크를 더욱 키우고 있었다[각주:18].


Fed가 기준금리를 낮게 설정하면 금융상품의 수익률 또한 떨어진다. 헤지펀드 등의 관리자들은 그들의 수익에 비례해 보상을 받기 때문에, 낮아진 금리는 관리자들의 보상규모를 줄인다. 따라서, 관리자들은 리스크가 큰 상품에 투자하여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많은 보상을 받으려한다. 쉽게 말해, 저금리정책은 관리자들의 리스크 추구성향을 키우게 된다


게다가 저금리정책은 차입비용을 줄이기 때문에, 관리자들은 많은 자금을 차입하여 투자를 하게 된다. 즉, 금융시장 내 레버리지(차입규모)가 증가하게 되고, 이 또한 금융시장 리스크 증가로 이어진다.




※ Raghuram Rajan의 2005년 발표 이후


이 발표자료가 2005년에 나왔다는 것을 기억하자. Alan Greenspan 퇴임과 그가 지난 20년간 이룬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에서, "최근의 금융발전은 금융시장의 리스크를 키웠고, Alan Greenspan이 행한 저금리정책 또한 리스크를 증가시키는데에 기여했다." 라고 주장하는 Raghuram Rajan의 발표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리고 우리는 그의 발표 이후 3년 뒤, '미국 부동산가격 하락' 이라는 꼬리-리스크가 실제로 발생[각주:19]하였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잘 알고 있다.



Raghuram Rajn은 2011년 출판된 단행본 『폴트라인 - 보이지 않는 균열이 어떻게 세계 경제를 위협하는가』(원제 : 『Fault Lines: How Hidden Fractures Still Threaten the World Economy』)을 통해, 자신의 2005년 발표를 다시 상기시키고 2000년대 초반 Fed의 저금리정책은 비판한다.       


이번 위기를 아무도 예측못했고, 그 결과 이로 인한 위험에 대해 경고 신호를 보내지 않았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과열경기의 혜택을 누린 상당수 사람들이 이러한 경고를 전혀 귀담아듣지 않았다는 데 있었다. 그 때문에 위기를 알리고자 했던 학자들은 자기 예언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그리스 신화 속 키잔드라(Cassandra) 같은 신세가 되고 말았다. 결국 일부 학자들이 예측한 장기 불황은 현실이 되었고,이들이 옳았다는 사실이 확실하게 입증되었지만,당시만 해도 이러한 주장은 고장 난 시계 취급을 받았다. 나는 그런 취급을 받을 때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 나 역시 위기에 대해 경종을 울렸던 사람 중 한명이기 때문이다.


매년 전 세계 고위 중앙은행 대표들은 민간금융분야 애널리스트,경제학자,금융 전문 기지들과 함께 미국 와이오밍 주 잭슨 흘(Jackson Hole)에서 3일 동안 주최 측인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Federal Reserve Bank of Kansas City)이 초청한 연사들의 논문 발표를 듣고 이에 대한 토론을 벌인다. (...) 2005년 잭슨흘 회의는 앨런 그린스펀(Alan Greenspan)이 FRB 의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주재하는 자리였다. 당연히 그 해의 테마는 그린스펀 시대의 정책에 대한 찬양이었다. 당시 나는 20년동안 강의를 해온 시카고대학을 잠시 떠나 IMF의 수석 경제학자로 일하고 있었다. 그런 내게 그린스펀의 FRB 재임 시절 금융 분야가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정리해 발표해 달라는 요청이 들어왔다.

당시 금융 분야 논문들은 대부분 전 세계 금융 시장의 극적인 확장을 찬양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전형적인 금융 관련 논문은 증권화가 얼마나 경이로운 혁신이며,이러한 증권화 덕분에 은행이 리스크가 큰 주택 담보 대출 및 일반 대출 상품을 패키지 증권으로 변화시켜 금융 시장에 판매할 수 있었다고 극찬했다. 또한 증권화 덕분에 은행은 리스크가 큰 대출 상품을 회계 장부에서 털어낼 수 있으며,펜션 펀드와 보험 회사같은 장기 기관 투자자들도 리스크가 큰 증권 투자의 한 몫을 차지할 수 있었고,좀더 장기적인 투자와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가능했다고 칭송을 보냈다. 이론적으로 볼 때 투자 기반이 탄탄한 투자자들에게 리스크가좀더 골고루 분산되면 그들의 리스크 투자수익 요구치가 떨어져 은행은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고,그로 인해 대출자에 대한 문호 또한 한층 확대된다.


당시 발표문을 준비하면서 나와 함께 일하는 팀원들에게 그래프와 도표를 좀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그렇게 찾은 도표와 그래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나는 전혀 생각지 못한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당시 모든 사람은 리스크 분산으로 미국 대형 은행들의 리스크가 낮아졌다고 생각했는데,그래프와 도표들은 지난 10년동안 은행권의 리스크 노출수위가 오히려 더 높아졌음을 보여주고 있었던 것이다. (...)  더 상세한 연구에 매달린 결과 나는 규제 완화 및 증권화 같은 금융 혁신이 경쟁을 중대시켰고,경쟁 증대가 은행 최고경영자들로 하여금 더 복잡한 형태의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부추겼다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라구람라잔. 2011. 『폴트라인』. 11-14



그 당시에 내게 무슨 특별한 예언능력이 있어서 그런 예측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동료들과 함께 개발한 이론적 틀에 따라 모든 점을 서로 연결한 것뿐이었다. 그 내용을 발표할 준비를 하면서 평소에는 비교적 점잖은 청중석에서 이번에는 확실하게 비판이 쏟아져 나올 것이라고 마음의 각오를 했다. 그런데 반응은 내 예상보다 훨씬 더 비판적이었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나는 굶주린 사자가 득실거리는 우리에 던져진 초기 그리스도교인 같았다. 돌팔매질을 당하듯 수없이 공격을 받은 후 연단을 내려오면서 마음이 몹시 불편했다. (...)


그때 내게 비판이 쏟아진 이유 중 하나는 내가 다른 발표자들과 전혀 다른 메시지를 던졌기 때문이다.그 회의에서 발표된 논문 중 일부는 그런스펀 시대의 정책에 대해 바치는 찬사라는 테마에 걸맞게 그린스펀이 과연 역사상 최고의 중앙은행장인가 아니면 최고 중앙은행장들 중 한 명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그런 분위기에서 그린스펀이 채택한 정책 모두가 완벽한 것은 아니었으며 규제를 조금 더 잘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내용의 발표를 한사람은 말 그대로 그 찬양 행렬에 찬물을 끼얹은 반역자나 마찬가지였다. 특히 그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은 그린스펀이 규제의 효과에 대해 얼마나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지 모두 다 잘 알고 있었다. 


내가 문제를 지적하자 그린스펀의 정책을 옹호하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다. 만일 내가 지적한 대로 금융계가 궤도에서 한참 벗어났다면,규제 당국이 그 사실을 눈치채지 못했을 리 없다. 규제당국은 그동안 잠만 자고 있었단 말인가? 그럴 리가 없다고 그들은 반박했다. 그들의 발언은 오만과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FRB는 2000~2001년 닷컴 (dot-com) 버블 와해로 초래된 경기 후퇴 에 성공적으로 대처했다. 따라서 또다시 위기가 닥친다 해도 FRB에게는 체제를 구할 능력이 얼마든지 있다고 그들은 확신했다.


라구람라잔. 2011. 『폴트라인』. 15-16



※ FRB가 실수한 것일까


FRB는 초저금리를 제시하며 투자를 늘리지 않으려는 기업들에게 투자를 하도록 설득했다. 그 결과 금융 자산과 주택 가격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FRB 내부에서는 자산 가격 같은 것은 무시해도 좋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자산 가격이 급상승했을 때 경계경보를 내렸어야 옳았다. 당시 자산 가격 상승은 전통적인 요인이 아닌 다른 요인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었다. 겁 없이 리스크를 점점 더 떠안는 금융세력,어떻게 해서든 남아도는 돈을 빌려갈 채무자를 찾아 헤매는 외국 자본,거기에 미국의 대출 확대 정책이 맞물려 자산가격이 상승한 것이다.


단기 저금리는 여러 가지 이유에서 투자가로 하여금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만든다. 보험 회사와 펜션 펀드 퉁 일부 기관은 고객들과 장기적인 채권 · 채무 계약을 맺었다. 그런데 안전하지만 이자율이 낮은 자산에 투자한 경우, 자신들이 약속한 금액을 고객에게 돌려줄 가망이 없다. 그래서 이런 회사나 기관은 높은 이지율을 제시하는 MBS 같은 리스크가 큰 장기 증권 구입에 뒤어들었다. 다른 한펀 주식 · 채권 · 주택의 가격이 상승하자 가계는 스스로 더 부자가 되었다고 느끼며 더 큰 모험에 뛰어들었다. 그런데 이들의 선택 중 일부는 정말로 비이성적이기 짝이 없는 것이었다. (...)


오로지 수익성만을 쫓는 분위기가 조성됨에 따라 돈은 미국을 떠나 개도국으로 옮겨가 특히 수익성 높은 증권 · 주식 · 국채 투자에 대거 뛰어들었다. 그런데 상당수 개도국은 미국 달러가 밀려와 자국 통화 가치가 상숭하고, 그 결과 미국 시장에 대한 수출 가격이 올라가 자국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질 것을우려했다. 그래서 개도국 중앙은행은 자국 민간 기업과 은행에서 달러를 사들여 미국의 단기 국채나 다른 국가 기관이 발행한 채권 구입에 재투자했다.


FRB가 외국으로 달러가 대거 빠져나가도록 분위기를 조성했음에도 불구하고,개도국 중앙은행은 그 달러를 다시 미국으로 되돌려 보낸 것이다. 상당수 선진국의 민간 은행과 투자 회사는 들어옹 달러를 계속 재투자에 활용했다. 독일과 일본의 보험 회사들은 고객 이 예치한 달러화로 안전해 보이는 미국 MBS를 구입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더욱 리스크가 큰 자산을 찾아 세계 각국으로  떠난 미국의 돈이 한층 수익성 높은 MBS 같은 수익처를 찾아 미국으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어떤 면에서 FRB의 정책은 미국이라는 나라 전체를 거대한 헤지펀드로 변화 시켰다고 볼 수 있다.부채에 의존한 투자자금이 전 세계적으로 리스크가 큰 투자처를 찾아 헤매게 만들고,그렇게얻은 고수익 자금으로 더 큰 리스크를 감수하도록 만든 것이다. (...)


FRB가 금리를 바닥까지 끌어내려 붙들고 있으면,이는 은행으로 하여금 일방적인 도박에 뛰어들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은행은 어떻게 해서든 저금리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려 하고,그 결과 금융 제도 전체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단순한 저금리 (2-3퍼센트 수준)와 초저수준의 명목금리(거의 0퍼센트에 가까운)는 기업 투자 면에서 보면 단순한 금리 차이가 아니라 훨씬 큰 인센티브로 작용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초저금리와 저금리의 차이는 리스크 감수라는 변에서 훨씬 큰 차이를 유발한다는 사실이다.


라구람라잔. 2011. 『폴트라인』. 220-234





※ 2014년 현재, Raghuram Rajan의 경고를 귀 기울여야 할까


"2000년대 초반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금융시장 내 리스크를 키웠다"고 비판했던 Raghuram Rajan의 경고는 2014년 현재에도 유효할까? 2008 금융위기 이후 Fed는 0.25%라는 초저금리를 5년동안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오랜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한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 출처 : Today’s Financial Market Risk-Taking Looks a Lot Like 2006. WSJ. 2014.11.10 >


IMF 소속 경제학자 Jose Vinals는 "오늘날 금융시장 리스크추구 정도는 금융위기가 발생하기 이전인 2006년과 비교할만하다.[각주:20]" 라고 지적한다. 물론, Jose Vinals는 Fed의 초저금리 정책만을 리스크 증가의 원인으로 들지는 않는다. 우크라이나 분쟁 · 유럽경제위기 등의 요인이 리스크 증가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금융시장을 제대로 감시한다면 유럽 · 일본의 확장적 통화정책은 경제성장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국제금융시장 안정성과 건전성을 평가하는 국제결제은행(BIS, Bank for International Settlement)이 Fed의 초저금리 정책을 바라보는 입장은 더욱 단호하다. BIS는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금융시장 안정성을 헤치고 있으며, 향후 또 다른 경제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라고 주장한다.


다음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②] 2008년 이후의 통화정책, 리스크추구 행위를 유발하다> 에서는 "2014년 현재 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리스크추구 행위를 유발한다"고 비판하는 BIS 주장을 살펴볼 것이다.


    


  1. 보다 엄밀한 학술적 정의는 '금융시스템이 경제의 성과를 촉진할 수 있고 내생적으로 발생한 금융불균형이나 예상치 못한 해로운 중대사건의 결과로 초래된 금융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때라면 언제든지 금융시스템은 안정범위 내에 있으며, 이러한 상태가 금융안정" 이지만, 이런 엄밀한 학술적 정의는 논외로 하자;;; 출처 : 정운찬. 화폐와 금융시장. 691 [본문으로]
  2. 이 또한 보다 엄밀한 학술적 정의가 있으나... 논외로 하자. [본문으로]
  3. Arm's length를 비관계자간 거래방식으로 번역한 것은 Raghuram Rajan의 단행본 『Fault Line』의 한국어판 『폴트라인』에서 가져왔다. [본문으로]
  4. 이에 대해서는 '은행과 고객 간 '긴밀한 친밀관계'의 중요성 - 금융시스템 내 정보비대칭성' http://joohyeon.com/175 에서도 다룬바 있다. [본문으로]
  5. In my opinion, a potentially greater concern than the market's superstructure being unreliable is that the managers of the new intermediaries as well as managers of today's banks have vastly different incentive structures than bank managers of the past. (334) [본문으로]
  6. In the 1950s and 1960s, banks dominated financial systems. Bank managers were paid a largely fixed salary. Given that regulation kept competition muted, there was no need for shareholders to offer managers strong performance incentives (and such incentives may even have been detrimental as it would have tempted bank managers to reach out for risk). The main check on bank managers making bad investment decisions was the bank’s fragile capital structure (and possibly supervisors). If bank management displayed incompetence or knavery, depositors would get jittery and possibly run. The threat of this extreme penalty, coupled with the limited upside from salaries that were not buoyed by stock or options compensation, combined to make bankers extremely conservative. This served depositors well since their capital was safe, while shareholders, who enjoyed a steady rent because of the limited competition, were also happy. Of course, depositors and borrowers had little choice, so the whole system was very inefficient. (315) [본문으로]
  7. As I argued earlier, investors have departed banks only to delegate management of their financial investments to a new set of investment managers. Delegation, however, creates a new problem, that of providing incentives to the investment manager. Investors can reward managers based on the total returns they generate. (335) [본문으로]
  8. Furthermore, the market provides its own incentives. Given that there are economies of scale in investment management (at least up to a point), it makes sense for managerial compensation to be positively related to assets under management, and it typically is. And assets under management are determined by return performance: even though there is little systematic evidence that past performance by investment managers ensures future performance, investors do chase after managers who generate high returns because they think (incorrectly) the managers have “hot hands”.13 And current investors, if dissatisfied, do take their money elsewhere although they often suffer from inertia in doing so. In Figure 7, I present the flows into an average U.S. mutual fund as a function of the returns it generates (see Chevalier and Ellison (1997)). As the figure suggests, positive excess returns (the amount by which returns exceed the returns on the market) generate substantial inflows while negative returns generate much milder outflows – in short, inflows are convex in returns. (335) [본문으로]
  9. Thus an investment manager’s compensation is directly related to the returns he generates, but it is also indirectly related to returns via the quantum of assets he manages, which are also influenced by returns. (335) [본문으로]
  10. The superimposition of these two effects leads to a compensation function that is convex in returns, that is, one that encourages risk taking because the upside is significant, while the downside is limited. (335-336) [본문으로]
  11. 이를 'Jensen's alpha'라 한다. - the excess returns produced by the manager over the risk-free rate, per unit of risk taken. [본문으로]
  12.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어느 정도의 리스크를 감수했을 때 어느 정도의 수익이 돌아올지 '적정한' 또는 시장 결정적 수준을 제시하는 계량경제학적 모델 하에서, 기대수익이라고 책정한 수준을 초과할 경우 금융계 종사자들은 보수를 받을 수 있다. [본문으로]
  13. '특정 위험수준에서의 기대수익'은 마치 '그 특정 위험수준에서, 위험도가 0일때의 기대수익' 개념과 똑같다. 위험도가 커질수록 위험-프리미엄에 의해 수익이 증가하기 때문에, 보통 무위험수익(risk-free rate)는 위험도가 0일대의 기대수익을 뜻한다. 따라서, '특정 위험수준에서의 기대수익'은 그 위험수준에서 (추가적인) 위험도가 0일때의 기대수익과 똑같다. [본문으로]
  14. One is the incentive to take risk that is concealed from investors -- since risk and return are related, the manager then looks as if he outperforms peers given the risk he takes. Typically, the kinds of risks that can most easily be concealed, given the requirement of periodic reporting, are risks that generate severe adverse consequences with small probability but, in return, offer generous compensation the rest of the time. These risks are known as tail risks. (316) [본문으로]
  15. A second form of perverse behavior is the incentive to herd with other investment managers on investment choices, because herding provides insurance the manager will not under perform his peers. (316) [본문으로]
  16. Both behaviors can reinforce each other during an asset price boom, when investment managers are willing to bear the low probability “tail” risk that asset prices will revert to fundamentals abruptly, and the knowledge that many of their peers are herding on this risk gives them comfort that they will not under perform significantly if boom turns to bust. (316-317) [본문으로]
  17. Herd behavior can move asset prices away from fundamentals. (316) [본문으로]
  18. Low interest rates induce an additional degree of procyclical risk taking into financial markets. (339) [본문으로]
  19. '2008 금융위기란 무엇인가. 2014.03.25 http://joohyeon.com/189 [본문으로]
  20. Almost, the International Monetary Fund’s top financial adviser said recently. Financial market risk-taking is reaching excesses comparable to those that precipitated the global financial meltdown, José Viñals said at a Peterson Institute for International Economics event. “It’s quite a similar situation to the one we had in 2006 right before the beginning of the crisis,” he said, pointing to high-yield bonds and market volatility.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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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연우
    늘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정리를 너무 잘 해주시네요!!
    • 2014.12.30 22:33 신고 [Edit/Del]
      감사합니다.
      그런데 사실 제가 금융시장에서 직접 일을 하는게 아니라, 논문 내용을 머리로만 받아들였지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한거 같습니다.
      그래서 글도 매끄럽게 이어지지 못하고 중간중간 끊기는 느낌도 있구요.
      이건 앞으로 제가 보완해야겠죠. ㅎ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2. :(
    같은 학부생으로서 감탄+자괴감을 동시에 느끼고 갑니다. 한번만 읽어서는 제대로 이해가 안되네요 하..
    • 2015.01.03 20:40 신고 [Edit/Del]
      저희 같은 학부생은 실제 금융시장에서 일한적이 없잖아요.
      가령, 저는 채권거래를 교과서에서만 봤지 실제로 행한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머릿속 지식'으로만 암기 되어있지, 완전히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Raghuram Rajan의 논문을 읽고 이해하는데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님과 같은 학부생으로서, 우리는 '경험'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3. 경제경영학도
    얼마전부터 봐왔지만, 감탄이 나올 수 밖에 없는 포스팅들입니다.
    같은 학부생으로서 부끄럽고 자극이 되네요. 저도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포스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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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정책은 성장을 가로막는가?분배정책은 성장을 가로막는가?

Posted at 2014.02.28 23:42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지난 포스팅 ''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논쟁'을 통해서,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 라는 말을 했다. 그 글에서는 "경제성장은 거의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해준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성장하느냐 이다." 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을 터부시하는 일부 정치세력을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성장과 분배에 대한 초점을 반대로하여,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 오히려 경제적 불균등이 증가할수록 경제성장은 지속불가능하다." 라는 주장을 다룰 것이다. 다시말해, 분배는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으로 나누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각주:1]




※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분배정책은 효율성을 훼손시켜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 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 어느정도의 경제적 불균등(Economic Inequality)은 "OO처럼 나도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 라는 유인(incentives)을 경제주체에게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발전을 이끈다. 인류는 "모두가 경제적으로 평등한 사회" 라는 이상이 실제로는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이미 경험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분배정책을 실시하지 않고 경제적 불균등을 그냥 방치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IMF 소속의 Jonathan Ostry, 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는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2014.02) 보고서를 통해, "'경제적 불균등 그 자체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라는 결론을 성급히 내려서는 안된다. 균등을 추구하는 정부개입도 경제성장을 도울 수 있다.[각주:2]" 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재분배정책이 親성장적인지 反성장적인지는 실증적 연구대상(an empirical question)이다.[각주:3]" 라고 말한다.


Ostry 등은 보고서에서 경제적 불균등을 ① Market Inequality 와 ② Net Inequality 로 구분한다. 


  • Market Inequality - 정부의 분배정책 이전에 측정된 지니계수  
  • Net Inequality - 정부의 분배정책(세금징수, 이전지출 등등) 이후에 측정된 지니계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부의 분배정책 이후에 측정된 Net Inequality 이다. Ostry 등은 세계 여러국가의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를 통해, "Net Inequality가 낮은 국가일수록 더욱 더 빠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경험했다.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각주:4]" 라고 주장한다.




※ 경제적 불균등과 경제성장의 관계


그렇다면 경제적 불균등 그 자체는 어떤 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아래에 첨부된 그래픽을 통해 경제적 불균등,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 출처 : Ostry, Berg,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9 >


  • A 경로 : Market Inequality가 큰 국가일수록 더욱 더 많은 분배정책을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각주:5]
  • C 경로 : 재분배정책은 Net Inequality를 감소시킴으로써, 경제성장에 간접적인 영향(indirect effect)을 미친다.
  • D 경로 : 게다가 재분배정책은 경제주체의 유인(incentives)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direct effect)을 미친다.
  • E 경로 :  Net Inequality 증가는 인적자본 축적과 정치적 불안정성 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재분배정책은 유인왜곡을 통해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고, Net Inequality의 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 그리고 Net Inequality 그 자체는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Net Inequality가 경제성장에 끼치는 영향' 이다.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에서도 다루었듯이,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여러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정치에 대한 접근 기회에 있어 계층별 차이를 가지고 온다

- 2001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Joseph Stiglitz는 저서 『The Price of Inequality』(2012)를 통해 "경제적 불균등은 정치에 대한 접근 기회에서도 차이를 가져오는데, 고소득층은 로비를 통해 정부가 커지는 것을 막는다. 경제적 불균등이 정치적 불균등·경제의 불안정성을 가져오고, 이것이 경제적 불균등을 더 확대시킨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각주:6].  

경제학자 Daron Acemoglu 또한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경제적 불균등 현상이 심화된다면 국민들은 재분배정책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에게 투표를 할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 정부는 재분배정책을 실시함으로써 경제적 불균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민주주의, 재분배정책, 경제적 불균등 간의 관계는 복잡할 뿐더러, 경제적 불균등에 민주주의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상위계층은 정치적 힘을 가지고 있고, 중산층 또한 하위계층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지지한다." 라고 지적[각주:7]한다.    


신용대출 확대로 경제적 불균등 현상을 해결하려는 정치권

- 경제적 불균등이 계층별 정치적 접근에 있어 차이를 가지고 오는 가운데, 정부는 세금징수 등의 재분배 정책을 제대로 실시할 수 있을까? 불가능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선택한 방법은 신용대출 확대 였다.

現 인도중앙은행 총재 Raghuram Rajan『폴트라인』(2011)을 통해, "국민의 소득 불평등이 점점 격화됨에도 의회 내부 의견이 점점 더 양극화되고, 그 결과 조세 제도 개혁 및 소득 재분배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을 도입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생활수준을 개선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에게 1980년대 초 이래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 대안은 대출 규정 완화였다." 라고 말한다.  

실제로 IMF 소속인 Michael KumhofRomain Rancière의 연구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2010)을 살펴보면, '정부의 신용대출 확대정책이 하위계층의 부채비율을 증가시켜 2008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각주:8]


교육기회의 차이를 가져오는 경제적 불균등. 인적자본 축적을 방해하다

- (이 글을 통해 소개하는 보고서를 쓴) Jonathan OstryAndrew Berg는 2011년에 쓴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을 통해서, "가난한 계층은 교육을 받기위해 필요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소득이 더욱 더 균등하게 배분된다면 (하위계층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가 성장할 것이다." 라고 말한다. 


다시말해,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이러한 경로들을 통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경제적 불균등,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 연구결과


Ostry, Berg, Tsangarides는 2011년 보고서에서 나아가서,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2014.02)에서 경제적 불균등과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참고한 실증적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 출처 : Ostry, Berg,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16 >


  • 좌측 Figure 4 - 윗쪽 그래프는 Net Inequality와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의 상관관계 · 아래쪽 그래프는 분배정책과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의 상관관계
  • 우측 Figure 5 - 윗쪽 그래프는 Net Inequality와 경제성장 지속성의 상관관계 · 아래쪽 그래프는 분배정책과 경제성장 지속성의 상관관계  


좌측 Figure 4를 살펴보면 Net Inequality가 증가할수록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 모습, 다시말해 Net Inequality와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배정책과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약한 상관관계가 보일 뿐더러, 약간의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각주:9]


보고서의 저자인 Ostry 등은 "이러한 연구결과는 '분배정책을 통한 경제적 불균등 감소는 (효율성과 경제주체의 유인에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을 하락시키는 상쇄효과(trade-off)를 불러온다' 라는 일반의 관념과 일치하지 않는다[각주:10]." 라고 말한다. 게다가 분배정책이 경제적 불균등을 감소시켜 경제성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으로 분배정책은 親성장적(pro-growth)이다[각주:11]



< 출처 : Ostry, Berg,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18 >


이번에는 그래프 대신 Ostry 등이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통계표를 살펴보자. 좌측열에 제시된 Net Inequality, Redistribution 등이 독립변수이고 1인당 GDP 성장률(growth rate of per capita GDP)이 종속변수이다. 


첨부한 통계표를 보면 Net Inequality 라는 변수가 1인당 GDP 성장률에 대해 음(-)의 값을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Net Inequality라는 변수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99%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표시)


반면 분배정책 변수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90%, 95%, 99% 신뢰수준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나온다(*, **, *** 표시 없음)[각주:12]. 이러한 결과는 "분배정책은 효율성을 훼손시켜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 라고 사람들 사이에 널리퍼진 관념을 반박하는 것이다.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direct effect)[각주:13]을 끼치는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위에서 다루었던 '분배정책이 유인왜곡을 통해 경제성장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로(D경로)'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을 뿐더러, Net Inequality 증가는 경제성장률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분배정책은 Net Inequality 감소를 통해서 경제성장에 대해 간접적인 영향(indirect effect)을 끼치고, 그 결과를 종합하면 분배정책과 경제성장은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Jonathan Ostry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의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2014.02) 보고서의 결론은


  •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에 해롭지 않다.
  •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성장에 해롭다.
  • 분배정책이 경제적 불균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분배정책은 親성장적(pro-growth) 이다[각주:14].    



※ '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질문

다시 반복하지만 성장과 분배는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경제성장은 사회후생의 대폭적인 증가를 가져오고,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이끈다.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으로 구분하기 시작하면, 어떤 정치세력은 성장을 터부시하고 다른 정치세력은 분배정책을 폄하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보고서 저자인 Jonathan Ostry, 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도 필자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경제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경제적 불균등 현상을 방치하는 것은 실수이다. 경제적 불균등이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경제적 불균등 현상을 방치한다면) 경제성장이 낮을 뿐더러 지속불가능 하기때문이다.[각주:15]" 라고 말한다. 



<참고자료>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2012.10.28


'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논쟁. 2014.01.28


Jonathan Ostry, 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IMF Staff Discussion Note

Jonathan Ostry, Andrew Berg.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Daron Acemoglu, Suresh Naidu, Pascual Restrepo, James A Robinson. 2014. <Can democracy help with inequality?>. VOX

Joseph Stiglitz. 2012. 『The Price of Inequality』

M. Kumhof,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라구람 라잔. 2011. 『폴트라인』



  1. 저번 포스팅 댓글을 통해 어떤 분이 "학계에서 충분한 검증과 동의를 얻지 않은 이상 이걸 패러다임으로 섣불리 취급하면 무리가 옵니다." 라고 지적해주셨는데 이에 공감한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의 주제 "분배정책은 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는 경제학계의 패러다임 이라기 보다는 "이런 연구결과도 있다." 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본문으로]
  2. "we should not jump to the conclusion that the treatment for inequality may be worse for growth than the disease itself. Equality-enhancing interventions could actually help growth." (4) PDF 파일기준 [본문으로]
  3. "it would appear to be an empirical question whether redistribution in practice is pro- or anti-growth." (5) [본문으로]
  4. "lower net inequality seems to drive faster and more durable growth for a given level of redistribution. (...) redistribution appears generally benign in its impact on growth; only in extreme cases is there some evidence that it may have direct negative effects on growth." (6-7) [본문으로]
  5. "more unequal societies tend to redistribute more." (6) 이것은 Market Inequality와 Net Inequality를 구분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정보이다. [본문으로]
  6. 자세한 내용은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http://joohyeon.com/116 참고. [본문으로]
  7. Daron Acemoglu 등. 2014. 'Can democracy help with inequality?' http://www.voxeu.org/article/can-democracy-help-inequality [본문으로]
  8. 자세한 내용은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http://joohyeon.com/116 참고. [본문으로]
  9. "We can observe in Figure 4 that there is a strong negative relation between the level of net inequality and growth in income per capita over the subsequent period (top panel), and there is a weak (if anything, positive) relationship between redistribution and subsequent growth (bottom panel)." (16) [본문으로]
  10. "These results are inconsistent with the notion that there is on average a major trade-off between a reduction of inequality through redistribution and growth." (17) [본문으로]
  11. "This implies that, rather than a trade-off, the average result across the sample is a win-win situation, in which redistribution has an overall pro-growth effect, counting both potential negative direct effects and positive effects of the resulting lower inequality." (17) [본문으로]
  12. "Our basic specification is a stripped-down standard model in which growth depends on initial income, net inequality, and redistribution (column 1 of Table 3). We find that higher inequality seems to lower growth. Redistribution, in contrast, has a tiny and statistically insignificant (slightly negative) effect." (17) [본문으로]
  13. 앞서 다루었던 D경로가 의미가 없다 라는 것이다. 분배정책은 D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을 훼손시킨다 라는 것이 일반의 관념이었다. [본문으로]
  14. "In sum, then, inequality remains harmful for growth, even when controlling for redistribution. And we find no evidence that redistribution is harmful. The data tend to reject the Okun assumption that there is in general a trade-off between redistribution and growth. On the contrary, on average—because with these regressions we are looking only at what happens on average in the sample—redistribution is overall pro-growth, taking into account its effects on inequality." (21) [본문으로]
  15. "It would still be a mistake to focus on growth and let inequality take care of itself, not only because inequality may be ethically undesirable but also because the resulting growth may be low and unsustainable." (2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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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송유진
    경제정책, 성장정책이 우선이냐, 분배정책이 우선이냐는 주제로 토론 준비하는 고3학생입니다. 분배정책과 경제성장의 관계에 대해서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많은 논거, 지식 얻어갑니다~

  2. 희철
    우리나라가 얘기하는 성장과 분배의 문제는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단순한 분배와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여겨집니다. 문제의 핵심은 '성장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이 온갖 편법과 불법, 불공정한 수단을 통하여 어느 특정 기득권에게만 이득이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문제의 본질은 맹목적인 성장위주 정책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갖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행위들도 용서되는 사회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10위권 입니다.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나 만족도는 국가 투명성 등등은 후진국 수준입니다. 나라가 돈이 없는 것도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나라에 도둑놈이 많아서 그런 것입니다. 균등한 분배를 위해서 성장을 저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사회 부조리와 부패등을 척결하는 것만으로도 분배는 해결됩니다.

    경제학을 공부하셔서 경제학 이론의 관점에서만 문제를 보신거 같은데, 현재의 문제의 핵심과 동떨어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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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과 고객 간 '긴밀한 친밀관계'의 중요성 - 금융시스템 내 정보비대칭성은행과 고객 간 '긴밀한 친밀관계'의 중요성 - 금융시스템 내 정보비대칭성

Posted at 2013.11.17 21:03 | Posted in 경제학/일반


※ 금융시스템 내 정보비대칭성

-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도덕적해이(Moral Hazard)


현대자본주의에서 금융시스템(Financial System)[각주:1]은 필요한 자원을 배분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돈은 있으나 이를 생산적으로 사용할 기회를 찾지 못한 주체(저축자, lenders)에게서, 기회는 있으나 돈이 없는 주체(차입자, borrowers)에게로 사용권을 넘겨줌으로써 자본주의 체제의 동태적 효율성이 배가[각주:2]"되는 것이다. 금융의 도움을 받는 대표적인 경제주체인 기업은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뒤 투자를 함으로써 생산력을 증가시킨다. 


기업은 크게 2가지 경로를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첫째는 증권 · 회사채 · 기업어음 형식의 직접금융시장(Direct Financial Market)을 통해서, 둘째는 은행대출 형식의 간접금융시장(Indirect Financial Market)을 통해서이다. 대부분의 기업은 주로 은행(Banking Institutions) 등의 금융중개기관(Financial Intermediaries)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한다. 


그렇다면 왜 대부분의 기업은 은행 등의 금융중개기관을 통해 자금을 간접적으로 조달할까? 물론, 은행중심 금융제도(Bank-Based Financial System)를 가진 국가도 있고 시장중심 금융제도(Market-Based Financial System)이 발달한 국가[각주:3]도 있다. 그렇지만 은행중심 금융제도에서나 시장중심 금융제도에서나 은행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건 변함없다.       


금융시스템 내에서 은행 등의 금융중개기관이 큰 역할을 담당하는 이유는 바로 정보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 때문이다. 금융시스템 내의 돈을 빌려주는 쪽(lenders)은 차입자(borrowers)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차입자의 신용 · 차입자가 투자하려는 사업의 기대수익 · 대출손실 가능성 등등, 차입자 본인은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으나 돈을 빌려주는 쪽은 그렇지 않다. 바로, 돈을 빌려주는 쪽과 차입자 사이의 정보비대칭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금융시스템 내의 정보비대칭성은 2가지 문제를 초래한다. 바로 역선택(Adverse Selection) 도덕적해이(Moral Hazard) 이다.  그리고 역선택(Adverse Selection)과 도덕적해이(Moral Hazard)는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Financial Instability)을 초래한다. 


한 명의 사업가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사업가는 위험성이 큰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사업이 실패할 가능성도 높지만, 반대로 사업이 성공한다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이 사업가는 사업성공시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사업실패시 채무불이행 부담액보다 크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 돈을 빌려주는 쪽의 대출을 받아서 사업을 시작하려고 한다. 따라서, 다른 차입자들보다 돈을 빌려주는 쪽의 대출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돈을 빌려주는 쪽의 선택을 받을 확률도 높아진다.


그렇지만 위험성이 큰 사업은 대개 실패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위험성이 큰 사업을 벌이려 했던 사업가들에게 돈을 빌려준 뒤 회수를 하지 못한 경험이 쌓인 돈을 빌려주는 쪽 이제 대출자체를 줄이기 시작한다. 건전한 차입자를 선택해 대출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아예 대출자체를 하지 않는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발생한 것이다. 어떤 차입자가 위험성이 큰 사업을 벌이려는지 위험성이 작은 사업을 벌이려는지, 돈을 빌려주는 쪽이 알지 못하는 이른바 정보비대칭성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이다.      


Adverse selection is an asymmetric information problem that occurs before the transaction occurs when potential bad credit risks are the ones who most actively seek out a loan. Thus, the parties who are the most likely to produce an undesirable (adverse) outcome are most likely to be selected. For example, those who want to take on big risks are likely to be the most eager to take out a loan because they know that they are unlikely to pay it back. 


Since adverse selection makes it more likely that loans might be made to bad credit risks, lenders may decide not to make any loans even though there are good credit risks in the marketplace. This outcome is a feature of the classic “lemons problem” analysis first described by Akerlof(1970). Clearly, minimizing the adverse selection problem requires that lenders must screen out good from bad credit risks.


Frederic Mishkin. 1997. 'The Causes and Propagation of Financial Instability'. 2


그리고 돈을 빌려주는 쪽과 차입자 간의 정보비대칭성은 도덕적해이(Moral Hazard)도 초래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돈을 빌려주는 쪽은 사업가가 벌이려는 사업이 어느정도 위험한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출이 이루어지고 사업이 성공하면 차입자는 큰 수익을 거두게 되지만 사업이 실패하면 돈을 빌려주는 쪽은 돈을 회수하지 못한다. 사업성공의 혜택은 차입자가 사업실패의 부담은 돈을 빌려주는 쪽이 지게 되는 것이다. 


차입자는 이러한 정보비대칭 상황을 이용하기 시작한다. 차입자가 (아무것도 모르고 있는) 돈을 빌려주는 쪽에게서 대출을 받아 무리한 사업을 벌이거나 사적으로 유용하는 도덕적해이(Moral Hazard)가 일어나는 것이다.  도을 빌려주는 쪽과 차입자 간의 이러한 이해관계 충돌은 돈을 빌려주는 쪽이 아예 대출을 하지 않는 선택을 하게끔 만든다.


Moral hazard occurs after the transaction takes place because the lender is subjected to the hazard that the borrower has incentives to engage in activities that are undesirable (immoral) from the lender’s point of view—that is, activities that make it less likely that the loan will be paid back. Moral hazard occurs because a borrower has incentives to invest in projects with high risk in which the borrower does well if the project succeeds but the lender bears most of the loss if the project fails.


Also the borrower has incentives to misallocate funds for her own personal use, to shirk and just not work very hard, or to undertake investment in unprofitable projects that increase her power or stature. The conflict of interest between the borrower and lender stemming from moral hazard (the agency problem) implies that many lenders will decide that they would rather not make loans, so that lending and investment will be at suboptimal levels. In order to minimize the moral hazard problem, lenders must impose restrictions (restrictive covenants) on borrowers so that borrowers do not engage in behavior that makes it less likely that they can pay back the loan; then lenders must monitor the borrowers’ activities and enforce the restrictive covenants if the borrower violates them.


Frederic Mishkin. 1997. 'The Causes and Propagation of Financial Instability'. 2-3




※ 은행과 고객 간 '긴밀한 친밀관계' 

- 금융시스템 내 정보비대칭성을 해결


앞서 살펴봤듯이 금융시스템 내 돈을 빌려주는 쪽과 차입자 간의 정보비대칭성은 금융불안정성을 키우게 된다. 그렇다면 돈을 빌려주는 쪽이 차입자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하는 정보비대칭 상황을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바로 여기서 은행(Banking Institutions)과 금융중개기관(Financial Intermediaries)이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나 은행의 경우 지점을 통해 고객과 긴밀한 친밀관계(long-term customer relationships)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관계"를 통해 차입자가 어디에 사는지, 어떻게 사는지, 하는 일은 무엇인지, 돈을 제때에 갚을 수 있는지, 성품은 어떤지 등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게다가 고객의 잔고를 들여다 볼 수 있는 권한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출상환 가능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또한, 차입자가 대출금액을 사적으로 유용하거나 위험성이 큰 사업에 투자하려 한다면, "다음부터는 대출을 삭감하겠다" 라는 엄포를 함으로써 도덕적해이 현상도 방지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쪽을 대신하여 차입자의 정보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금융시스템 내의 정보비대칭 상황을 제거하게 된 것이다. 돈을 빌려주는 쪽과 차입자 사이에 은행이 개입함으로써 정보비대칭 현상이 해결된 결과 금융시스템은 정상적으로 기능하게 되었다.


One important feature of financial systems is the prominent role played by banking institutions and other financial intermediaries that make private loans. These financial intermediaries play such an important role because they are so well-suited to reducing adverse selection and moral hazard problems in financial markets. (...)


Banks have particular advantages over other financial intermediaries in solving asymmetric information problems. For example, banks’ advantages in information collection activities are enhanced by their ability to engage in long-term customer relationships and issue loans using lines of credit arrangements. In addition their ability to scrutinize the checking account balances of their borrowers provides banks with an additional advantage in monitoring the borrowers’ behavior.


Banks also have advantages in reducing moral hazard because, as demonstrated by Diamond (1984), they can engage in lower-cost monitoring than individuals, and because, as pointed out by Stiglitz and Weiss (1983), they have advantages in preventing risk taking by borrowers since they can use the threat of cutting off lending in the future to improve a borrower’s behavior.


Banks’ natural advantages in collecting information and reducing moral hazard explain why banks have such an important role in financial markets throughout the world. Furthermore, the greater difficulty of acquiring information on private firms in emerging market countries makes banks even more important in the financial systems of these countries.


Frederic Mishkin. 1997. 'The Causes and Propagation of Financial Instability'. 4-5




※ 일회성 비관계자간 거래 

- 오늘날 은행과 고객의 관계

- 대출의 질을 떨어뜨리고 금융시스템 내의 불안정성을 키우다


그런데 돈을 빌려주는 쪽과 차입자 사이에 은행이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비대칭 상황이 해결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까? 정보비대칭 상황을 없애려면 은행이 '지점을 통해 고객과 긴밀한 친밀관계'를 유지함으로써 차입자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획득해야 한다. 그렇지만 오늘날 은행지점에서 '긴밀한 친밀관계'를 느껴본 적이 있는가? 


오늘날 은행과 고객의 관계는 최종 고객과 장기간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는 '일회성 비관계자 간 거래관계'가 대부분이다. 대출심사는 은행직원이 고객을 만나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가 대신한다. 연봉, 직장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시키면 컴퓨터가 자동으로 대출자격을 판단한다. "당장의 신용은 괜찮아 보여도 앞으로 직장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를 평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現 인도중앙은행 총재인 Raghuram Rajan은 2008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은행과 고객 간의 일회성 비관계자 간 거래관계'를 든다. 2008 금융위기는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Sub-primers) 주택담보대출(Mortgage)이 급증한 결과 채무불이행이 발생(서브프라임 사태, Sub-prime Mortgage Crisis)하여 금융기관이 연쇄적으로 도산한 사건이었다. 이때, 택담보대출 업체들은 차입자들의 신용의 질에 대해서 제대로 신경쓰지 않았다.


보통 은행 대출 담당자는 "대출 신청자의 태도에서 그 사람이 과연 믿을 만하고 직장 생활을 잘할 만한 사람인지 등 다양한 면을 함께 평가" 해왔다. 그러나 대출상품이 증권화를 거쳐 다른 금융기관에 팔리게 되자 "대출 신청자에 대한 판단 기준은 하락했고, 따라서 신용 평가의 중요성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금융기관들은 "컴퓨터에 나와 있는 숫자만으로 그리고 주택 가격 대비 대출액만으로 신용을 평가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신용 평가 기준은 컴퓨터에 입력된 사항뿐이었다".     


게다가 만약 은행 등 금융중개기관이 고객과 '긴밀한 친밀관계'를 유지해 왔다면, 은행 직원들은 고객의 장래를 염려하여 과도한 대출을 장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만 "자기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비관계자 간 거래의 특성상 브로커는 고객의 입장을 생각할 필요도, 고객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대출 신청자 신용 평가 기준에 문제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뉴센추리 파이낸셜을 승승장구 했다. (...) 그렇다면 그들은 법원에 파산 신청서를 제출하기 직전가지 왜 그토록 위험한 모기지 대출을 계속했을까?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뉴 센추리 파이낸셜이 자기가 판매한 모기지 대출 상품을 계속 보유하지 않고 그것을 투자은행에 팔아넘겼기 때문이다. 뉴 센추리 파이낸셜로부터 모기지 대출 상품을 구입한 투자은행들은 그것을 패키지로 묶어 증권화한 다음 페니와 프레디 그리고 전 세계의 펜션 펀드, 보험 회사, 그리고 은행에 팔았다.


그렇다면 대출, 즉 신용의 질에 대해 아무도 신경쓰지 않았단 말인가? 투자 은행은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 구입한 모기지 대출 상품을 증권화해서 판매하려면 사실 그 상품의 질이 건전한지 확인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과거에 주택 담보 대출을 제공할 때, 은행은 훗날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출 신청자에 대한 신용조사를 엄격하게 진행했다. 은행 담당자는 대출 신청자를 직접 만나 인터뷰했으며, 직업과 수입 관련 서류도 까다롭게 심사하고, 그 신청자에게 대출금을 상환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도 확인했다.


대출 심사는 서류상으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은행 담당자는 대출 신청자의 태도에서 그 사람이 과연 믿을 만하고 직장 생활을 잘할 만한 사람인지 등 다양한 면을 함께 평가했다. 심지어는 대출 신청자가 악수를 할 때 손을 꽉 잡는지, 질문에 대답할 때 담당자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지 등까지도 고려했다. 물론 신청자의 인종도 대출 평가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엄격한 심사를 했기 때문에 은행 대출 담당자가 신청자로 하여금 무리한 대출을 받도록 해 나중에 두고두고 양심에 걸리는 일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투자 은행이 모기지 대출 상품을 대거 사들인 후 증권화해서 판매하기 시작하자 대출 신청자에 대한 판단 기준은 하락했고, 따라서 신용 평가의 중요성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과거와 달리 신용 평가는 주로 컴퓨터를 통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컴퓨터는 대출 신청자가 과연 직장 생활을 오래한 사람인지 아닌지 같은 것을 읽어낼 수 없었다. 만약 모기지 대출 회사가 구체적인 사실이 아니라 개인적인 평가에 따라 심사를 하고, 그래서 대출을 거부했다면 아마도 차별을 한 것이라며 바로 고소를 당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투자 은행과 신용 평가 기관은 컴퓨터에 나와 있는 숫자만으로 그리고 주택 가격 대비 대출액만으로 신용을 평가했다. 한마디로 말해서, 신용 평가 기준은 컴퓨터에 입력된 사항뿐이었다. 그런 점에서 대출을 주선한 브로커의 행동에 제동을 걸 만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실제로 모기지 시장이 최고조에 달할 무렵에는 아예 대출자의 직장이나 수입과 관련한 정보의 사실 여부는 더 이상 확인조차 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하여 파트타임 정원사로 일하는 사람의 직업이 수목 외과 수술 전문가로 둔갑하고 연봉도 수십만 달러라는 식으로 허위 작성되었다.


대출의 역사를 살펴보면 대출 담당자의 개인적 평가가 전반적인 신용 평가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왔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인간적 평가가 사라지자 모기지 대출 심사의 질이 급격히 떨어졌다. 물론 대출자의 서류만 보면 모든 것이 양호해 문제될 것이 전혀 없었다. 과거처럼 담당자가 대출 신청자를 직접 만났다면 그 사람의 무례한 태도, 머리를 굴리는 모습, 단정하지 못한 복장 등 모든 것이 다 문제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 태도를 통해 당장의 신용은 괜찮아 보여도 앞으로 직장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쉽게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모기지 브로커나 뉴 센추리 파이낸셜이나 머릿속에 있는 것은 오직 어떻게 하면 대출 상품을 많이 팔아 돈을 더 벌까뿐이었다. 그들은 이제 어떤 숫자를 강조하면 모기지 상품을 더 쉽게 판매할 수 있는지 요령까지 터득했다. 그리하여 브로커는 아무런 양심의 가책도 없이 대출 신청자의 서류에서 신용 평가상 문제가 될 만한 과거 사실을 조작해주고, 주택 각격 상승에 맞추어 무리하게 대출 상품을 변경하도록 권해도 아무 저항 없이 따르는 대출자를 주로 겨냥하기 시작했다. 브로커도 뉴 센추리 파이낸셜 관계자도 더 많은 계약을 성사시킬 수만 있다면 그 어떤 일이랄도 할 수 있는 인간들처럼 보였다. 그리하여 뉴 센추리 파이낸셜의 대출 담당 부서는 '더 많은 계약 성사 대학(Close More University)' 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


브로커는 과도한 부채 부담에 시달리는 고객에게 소비를 줄이고 신용카드 빚을 먼저 갚고, 당장이라도 능력에 맞는 더 작은 집으로 옮기라는 조언을 했어야 옳은 것 아닌가? 그 고객을 다시 대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아마 브로커 중 일부는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주선해 판매한 모기지 대출 상품은 이미 패키지로 묶여 투자 은행에 모두 팔렸고, 중개 수수료를 받은 브로커는 더 이상 그 대출 상품과 아무런 상관도 없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훌륭한 일을 해냈다는 자부심을 갖고 그 보상으로 수수료를 챙긴 것이다. 자기 자신과 아무런 상관도 없는 비관계자 간 거래의 특성상 브로커는 고객의 입장을 생각할 필요도, 고객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라구람 라잔. 2011. '돈이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될 때'. 『폴트라인』. 258-263




※ 스웨덴 은행 '한델스방켄(Handelsbanken)' 

- 지점을 통해 고객과 '긴밀한 친밀관계'를 유지하다


이러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지점을 통해 고객과 긴밀한 친밀관계를 유지'하는 은행이 있다. 바로 스웨덴의 '한델스방켄(Handelsbanken)' 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122호 기사에 나온바에 따르면, 한델스방켄은 오늘날에도 '지점이 곧 은행이다(The Branch Is the Bank)'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마을 곳곳의 지점을 통해 고객과 유대감을 형성 · 유지하는 것이다. 거기다가 지점 즉원들의 사진 · 전화번호를 공개함으로써 객과 직원의 관계를 돈과 돈의 관계가 아닌 사람 대 사람, 이웃 대 이웃으로 설정하였다.


스웨덴 2위 은행이자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은행으로 꼽히는 한델스방켄(Handelsbanken)은 경쟁 은행들로부터 ‘탈레반’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일대의 시골마을들에서 점조직 형태로 운영되는 게릴라 군사조직인 탈레반처럼 한델스방켄 역시 다른 은행들이 수익성 때문에 가지 않는 작은 마을에까지 지점을 낸다는 의미다. 또한 무슬림 근본주의자들인 탈레반처럼 한델스방켄 역시 은행업의 ‘근본’인 직원과 고객과의 유대감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뜻이 있다. (...)


(한델스방켄은) 지점 위주, 고객 위주의 경영을 표방한다. 객 가까이에 가기 위해 어느 정도 수익성의 하락은 감내한다. 스웨덴 내 400여 개 지점 중에 다른 은행은 수익성이 떨어져 들어오지 않은 작은 마을에 있는 지점이 50여 개나 된다. 또, 전 세계 모든 지점 직원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까지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돼 있어 고객들이 언제든지 담당직원과 통화할 수 있다. 상당수 지점은 토요일에도 문을 연다. (...)


한델스방켄도 1871년에 창립하고 나서 처음 100년간은 다른 은행들처럼 평범했다. 그런데 1970년 얀 발란더(Jan Wallander)라는 사람이 CEO로 부임하면서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발란더는 젊은 시절 스웨덴 상공회의소에서 거시경제 애널리스트로 일했는데 그때 그는 은행의 단기 수익성은 중앙은행의 금리정책 같은 외부환경에 따라 크게 좌우되며 따라서 단기수익과 장기성장은 무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스웨덴 북부 지방의 작은 은행 CEO로 일하기도 했다. 이 경험에서은행의 핵심업무는 본사가 아니라 고객과의 접점인 지점(branch office)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


한델스방켄의 모든 지점들은 각자의 홈페이지를 가지고 있다. 다른 은행들이라면 고객이 어제 만났던 은행원이 누구인지 알아내고 그 사람과 통화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한델스방켄에서는 가능하다. 해당 지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그 지점의 직원들 연락처를 모두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한델스방켄에 처음 방문하는 영국 고객들은 “옛날식 은행으로 돌아왔구나(back to the old banking)”라며 좋아한다. 예전에는 영국 은행에서도 지점 직원들과 고객들은 서로 친구처럼,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는 가까운 관계였다. 오늘 뭔가가 잘못됐으면 내일 다시 찾아와서 고쳐달라고 할 수도 있었다. 한델스방켄은 이런 친밀한 관계를 고객들에게 다시 찾아줬다. 



조진서. '은행계의 '탈레반' 한델스방켄: 분권화된 점조직으로 40년 신뢰를 잇다'. <동아비즈니스리뷰> 122호. 2013.02.01. 91-93


이 기사를 쓴 <동아비즈니스리뷰>의 조진서 기자는 개인블로그를 통해 '은행업의 본질'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조진서 기자에 따르면, 은행업의 본질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과 돈이 남는 사람을 연결시켜주는 것이 은행업의 역할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사람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또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신용은 달라진다" 라는 것이다. 조진서 기자가 예를 든 것처럼, 대부분의 사람은 '나와 친한사람'의 돈을 더 빨리 갚을 것이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컴퓨터는 그저 연봉 등등 단순한 수치를 이용하여 기계적으로 신용을 판단할 것이다.   


한델스방켄의 '지점 중시, 인간적 관계 맺기' 모델이 성공한 이유가 또 있다. 이것은 은행업의 본질에 관련된 것이다.

 

은행업이란 무엇인가? 돈이 필요한 사람에게 돈을 빌려주고(대출), 돈이 남는 사람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것(예금저축)이다. 돈이 필요한 사람과 돈이 남는 사람을 연결해준다는 측면에서 일종의 '사람 중개업' 혹은 '정보 중개업'이라 볼 수 있다. (...)


신용이 좋은 사람은 싼 이자에 돈을 빌릴 수 있고 신용이 나쁜 사람은 높은 이자를 물어야 한다. 반대로, 신용이 좋은 우량 은행은 이자를 조금만 줘도 사람들이 저축을 하고, 신용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제2, 제3 금융권은 높은 이자를 줘야지만 사람들이 돈을 맡긴다. 현대 은행업에서는 이 신용을 거의 기계적으로 평가한다. 기업이나 국가의 경우, 3대 신용평가사라고 불리는 무디스, 피치, S&P에서 매기는 신용등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과연 어떤 기업의, 어떤 국가의, 어떤 사람의 신용등급을 획일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인지 의문이 생긴다. 사람마다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또 상황이 어떤가에 따라 신용은 달라지는 게 아닐까?


예를 들어 내가 친구 최장우에게 10만 원을 빌렸을 때와 친구 빌 게이츠에게 10만 원을 빌렸을 경우를 생각해보자. 두 친구에 대해서 나는 그 돈을 갚으려는 의지에 큰 차이가 있다. 우선 나는 최장우에게 10만 원이 빌 게이츠에게 10만 원보다 훨씬 중요한 돈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 나는 최장우를 빌 게이츠보다 훨씬 자주 본다. 


마지막으로, 나는 절친인 최장우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이 가끔 보는 친구인 빌 게이츠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것보다 맘이 훨씬 더 불편하다. 이상의 세 가지 이유로 인해 나는 기왕이면 빌 게이츠보다는 최장우에게 돈을 빨리 갚을 것이다. 경제학 용어로 말하면 최장우에게 돈을 갚아야 할 인센티브가 더 크다. (...)


헌데 현실의 은행업에서는 이러한 차이를 고려하지 않는다. 내가 특별하게 오래 거래해온 주거래 은행이 아니라면, A은행에 가든 B은행에 가든 내 신용등급은 동일하게 평가될 것이고 나에게 매겨지는 이자율도 거의 비슷할 거다.  


조진서. '한델스방켄 - 금융업의 본질은 '관계''. 2013.02.17


물론, 스웨덴의 한델스방켄의 사례가 모든 은행에 적용될 수는 없을 것이다. 은행 지점 직원들이 고객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필요할 뿐더러, 오늘날 사회에서 '직원과 고객이 정말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만, 이번글을 통해 '금융불안정성을 유발하는 정보비대칭 상황을 해소'하려면 '은행 등 금융중개기관의 역할이 중요'할 뿐더러, 기계적으로 고객의 신용을 평가하는 '일회성 비관계자간 거래'가 아니라 '은행과 고객 간 긴밀한 친밀관계'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Frederic Mishkin. 1997. 'The Causes and Propagation of Financial Instability'.


라구람 라잔. 2011. '돈이 모든 가치의 척도가 될 때'. 『폴트라인』. 


조진서. '은행계의 '탈레반' 한델스방켄: 분권화된 점조직으로 40년 신뢰를 잇다'. <동아비즈니스리뷰> 122호. 2013.02.01.


조진서. '한델스방켄 - 금융업의 본질은 '관계''. 2013.02.17



  1. 여기서 말하는 '금융시스템 혹은 금융제도란 Financial System'이란, ① 금융거래가 이루어지는 금융시장Financial Market, ② 금융거래를 중개하는 금융기관Financial Institutions, ③ 금융거래를 지원하고 감시하는 금융하부구조 Financial Infrastructure 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본문으로]
  2. 이 문구는 김상조. 2005. 『종횡무진 한국경제』. 271 에서 그대로 인용하였다. [본문으로]
  3. 은행중심 금융제도와 시장중심 금융제도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을 통해 구체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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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진우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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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자원 동원을 통한 경제성장→8·3 사채동결조치→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들금융자원 동원을 통한 경제성장→8·3 사채동결조치→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들

Posted at 2013.10.18 15:51 | Posted in 경제학/경제성장


※ 금융자원 동원 control over finance 을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한 한국경제


이전 포스팅 '한국의 경제성장은 "부패corruption"와 "금전정치money politics" 덕분?' · '개발시대의 금융억압 Financial Repression 정책이 초래한 한국경제의 모습'을 통해 한국경제 성장과정을 다루었다. 여기서 우리는 한국이 경제성장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를 찾을 수 있다. 바로  "한국은 경제성장에 필요한 금융자원 동원 control over finance 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는 것이다.


박정희정권은 "1961년 재벌소유 시중은행 주식이 정부로 귀속되고, 민간주주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금융기관에 대한 임시조치법'이 제정"함으로써 "일반상업은행을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각주:1] 그리고 금융억압 Financial Repression 을 통해 대출금리를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함으로써 소수의 기업들에 금융자원을 몰아주었다. 이러한 정책금융 policy loans 의 혜택을 받은 기업들은 세계시장에 진출했고, 그 결과 한국경제는 수출주도형 성장 export-led growth 을 달성[각주:2]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국가가 금융자원을 동원하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바로, "자본투입의 증가 growth in the supply of capital" 이다. 국가경제의 장기총생산 the long-run aggregate production 을 증가시키기 위해 필요한 건, "노동투입의 증가 · 자본투입의 증가 · 노동생산성 향상 · 자본생산성 향상" 이다. 



< 출처 :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조장옥 교수, 거시경제학 수업자료 >  


위에 첨부한 그래프는 경제 내의 장기총생산이 결정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정책의 목표를 각각 경제성장률 / 실업률 / 고용률 로 지향하는 것의 차이' 에서도 다루었다.)


1번 그래프는 노동시장 Labor Market 에서 노동공급자 (P*MRS=물가수준*한계대체율)와 노동수요자 (P*MPL=물가수준*한계노동생산)가 만나 균형노동량를 달성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즉, 기업의 인력수요와 노동자의 구직의사가 만나 일정한 수의 노동자가 취직에 성공하는 모습을 뜻한다.


2번 그래프는 경제체제 내의 생산성 Productivity 정도를 나타내는 생산함수 Production Function 이다. 노동 · 자본 생산성이 증가할수록 생산함수이 상향이동 하고, 1번 그래프의 노동시장에서 결정된 균형노동량가 장기 총생산량를 이끌어낸다. 이러한를 45도 직선 그래프에 대응하면, 4번 그래프 모양인 장기 총생산량를 가진 장기 총공급곡선 Long-run Aggregate Supply Curve 이 도출된다. 


(1번 그래프 노동시장을 자본시장 Capital Market 으로 바꾸고, 2번 그래프 생산함수를 자본를 변수로 하게 바꾸어도 된다.)  


즉, 이 그래프는 1번에서의 노동투입의 증가 혹은 자본투입의 증가 · 2번에서의 노동생산성 향상 혹은 자본생산성 향상을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은 도시화를 통해 노동투입을 증가시켰고, 금융자원을 동원함으로써 자본투입 증가의 기틀을 마련했다.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Paul Krugman 은 이러한 경제학적 원리를 글로 쉽게 풀어냈다. 


성장의 두 가지 원인이 합쳐져서 경제확대가 이룩된다는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그 원인 가운데 하나는 투입의 증가 increases in inputs 다. 고용의 증가, 노동자들의 교육수준 향상, 그리고 물리적인 자본축적의 증가(기계·건물·도로 등)가 그것이다. 다른 또 하나의 원인은 투입단위당 생산의 증가 increases in the output per unit of input 다. 관리 개선이나 경제정책의 개선으로 이런 증가가 이룩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주로 지식의 향상으로 이루어진다.


성장회계의 기본 개념은 이 두가지의 크기를 명백하게 계산함으로써 이 공식에 생명을 불어넣는 것이다. 이 회계는 그래서 각 투입요소별(예컨대 노동에 대립되는 개념으로서 자본의) 성장 기여도를 산정하고, 또 효율증가에 따른 성장이 어느 정도인지를 우리에게 알려줄 수 있다.


노동 생산성을 이야기할 경우 우리는 사실 그 때마다 원시적인 형태의 성장회계를 셈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은연중에 우리는 전반적인 국가 성장 가운데 노동공급의 증가에 기인한 부분 the growth in the supply of labor 과 일반 노동자가 생산한 상품의 가치 증가에 기인한 부분 an increase in the value of goods produced by the average worker 을 구분한다. 그러나 노동 생산성의 증가가 항상 노동자의 효율향상 때문에 이룩되는 것은 아니다.


관리 개선이 있었거나 더 많은 기술지식을 지니기 때문이 아니라, 단순히 더 좋은 기계를 지니게 되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의 생산이 증가할 수 있다. 더 빨리 도랑을 팔 수 있지만, 효율성이 더 높은 것은 아니다. 그는 단지 더 많은 자본을 갖고 일할 따름 more capital to work with 이다. 성장회계의 목적은 측정 가능한 모든 투입요소를 종합하는 지표를 산출하고, 그 지표의 비율로 국민소득 성장률을 측정하는 것이다. 즉 '총요소 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을 추산하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 1996. "아시아 기적의 신화". 『폴 크루그먼 경제학의 진실』. 227-229

(원문 : Paul Krugman. 1994. "The Myth of Asia's Miracle". <Foreign Affairs> )




※ 요소투입량 증대를 통해 성장한 한국경제


그렇다면 노동투입의 증가 · 자본투입의 증가 뿐 아니라 노동생산성 향상 · 자본생산성 향상은 한국경제 성장에 얼마만큼 기여했을까?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Paul Krugman 은 이에 대해 비관적이다. 그는 "한국 등 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생산성의 증가보다는 노동이나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이레적인 투입 증가 덕분" 이라고 주장[각주:3]한다.


성장회계라는 관점에서 생각하기 시작하면, 경제성장의 과정에 관해 아주 중요한 점을 깨달을 수 있다. 그것은 한 나라의 1인당 소득의 지속적인 성장은 투입단위당 생산이 증가할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투입 생산요소의 이용효율은 높이지 않고 단순히 투입량만을 늘리는 것(기계와 사회간접자본의 증가에 투자하는 것)은 결국 수익률 감소에 부딪히게 되었다. 즉 투입에 의존하는 성장은 어쩔 수 없이 한계를 지니게 마련이다.


최근 몇 년 간의 (joohyeon: 이 글이 1994년에 쓰였다는 것을 주의하자) 아시아 국가 성공사레와 30년 전의 소련 사이에서 어떤 공통점을 찾기는 그다지 쉽지 않다. 사실 싱가포르를 방문한 여행객이 그 도시의 화려한 호텔에 투숙해서 바퀴벌레가 들끓는 모스크바의 호텔과 어떤 유사성을 생각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일 것이다. 멋진 활기가 넘치는 아시아의 호경기와 소련의 무시무시한 산업화 운동을 어떻게 비교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놀랍게도 이들 사이에는 유사한 점이 있다. 1950년대의 소련처럼 아시아의 신흥 산업국들이 급성장을 이룩한 것은 주로 놀랄만한 자원의 동원 덕분이었다. 이들 국가의 성장에서, 급증한 투입이 발휘한 역할에 대해 설명하고 나면 더 이상 말할 거리가 별로 남지 않는다. 높은 성장기에 보여준 소련의 성장과 마찬가지로 아시아의 성장도 효율성의 증가보다는 노동이나 자본과 같은 생산요소의 이례적인 투입 증가에 의해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 (...)


동아시아 성장이 주로 투입증가에 의한 것이고, 그 곳의 축적된 자본이 벌써 수익체감의 현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면 그것은 완전히 이치에 부합되는 행동이다. (...) 최근 몇 년 간의 속도로 아시아의 성장이 지속될 수는 없다. 2010년의 시각에서 보면, 최근의 추세를 그대로 연장해서 아시아가 앞으로 세계를 지배하게 되리라는 지금의 전망은 브레즈네프 시대의 시각에서 소련의 산업지배를 내다본 1950년대 식 전망만큼이나 어리석게 보일 것이 틀림없다. (joohyeon: 2013년의 시각에서 돌아봤을때, 폴 크루그먼의 주장은 옳았다.)


마지막으로 동아시아 성장의 실체는 우리에게 통속적인 교훈 중 몇 가지는 무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은 우리 경제정책의 전통적인 자유방임 방법이 잘못됐음을 나타내는 것이며, 이들 경제권의 성공은 복잡한 산업정책과 선별적인 보호주의의 유효성을 입증하는 것이라는 주장이 일반화되어 있다.(joohyeon: 가령, 장하준 등등) (...)


그러나 어쨌든 만일 아시아의 성공이 전략적인 무역 및 산업정책의 결과 때문이라면, 그 결과는 이례적이고 감동적인 경제 효율성의 증가로 확실하게 입증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런 이례적인 효율성의 증가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환태평양권의 신흥 산업국들은 그들의 이례적인 자원동원에 대한 대가를 지급받은 것이며, 이런 대가는 아주 진부한 통속적 경제이론에 기초해 우리가 예상할 수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아시아 성장에 어떤 비결이 있다면 그것은 단지 행복을 뒤로 미룬다는 것이다. 즉 미래의 이득을 위해 현재의 만족을 기꺼이 희생시키는 것이다.


폴 크루그먼. 1996. "아시아 기적의 신화". 『폴 크루그먼 경제학의 진실』. 229-244

(원문 : Paul Krugman. 1994. "The Myth of Asia's Miracle". <Foreign Affairs> )


실제로 한국은행 보고서 <우리나라 2000년대 중반 이후 생산성주도형 경제로 이행>에 따르면 "지난 30년 동안 자본과 노동의 투입이 우리나라의 실질소득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 했다. 이 보고서는 1980년 이후를 다루고 있지만, 1960년~1980년 사이의 경제개발 시기에도 생산성 향상이 아니라 자본과 노동의 투입이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의 실질총소득은 연평균 6.2% 증가하였는데 이는 OECD 평균보다 상당히 높은 것이며 우리경제가 급속히 성장 하였다는 점과 일치하는 결과이다. 요소투입의 변화는 실질총소득을 5.2%p 증가시켰으며 소득증가의 83.0%를 설명하였다. 요소투입 중에서 자본투입의 기여도는 3.3%p로 전체 총소득증가의 52.3%를, 노동투입은 1.9%p로 30.6%를 설명 하였다. 생산성 증가는 실질총소득을 1.4%p를 증가시켰으며 22.9%의 기여율을 기록하였다.  (...)


실증분석 결과, 지난 30년 동안 자본과 노동의 투입이 우리나라의 실질소득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생산성 증가가 중요한 요소였다.[각주:4]


조태형, 김정훈, Paul Schrever. "우리나라 2000년대 중반 이후 생산성주도형 경제로 이행". <한국은행 이슈노트>. 2012.06.30. 4-7




※ 요소투입증가, 즉 과잉투자가 초래하는 경제적 문제들


그런데 폴 크루그먼 Paul Krugman 의 주장 중 주목할 부분이 있다. 바로 "단순히 투입량만을 늘리는 것은 결국 수익률 감소에 부딪히게 되어있다" 라는 부분이다. 이것이 무슨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한 국가 내의 인구는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노동투입의 증가는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투입증가의 혜택을 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자본투입을 증가시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금융자원을 동원하여 기계설비 · 인프라 등의 자본량을 늘리는 투자 investment 를 뜻한다. 이른바 투자중심 성장 investment-driven growth 이다. 


이러한 투자중심 성장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바로 ① 입량의 과도한 증가에 따른 비효율성이 유발된다 라는 점과 ② 기업이 국가로부터 지원받은 금융자원은 부채 는 점이다. 경제학자 마이클 페티스 Michael Pettis는 저서 The Great Rebalancing』을 통해 투자중심 성장의 문제점을 이야기한다.


변변찮은 도로가 없었던 경제개발 초기에는 도로를 하나 건설하는 것만으로 큰 부가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 근로자의 이동이 수월해지고, 물류를 운반하는 시간도 단축된다. 그러나 도로가 이미 많이 깔려진 뒤에 점점 더 많은 도로가 생겨날수록, 신규 도로건설에 따른 부가가치는 줄어든다. 거기다가 (국가의 금융지원을 통해 손쉽게 돈을 빌린) 기업들은 투자비용 대비 창출해낸 경제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저 투자를 위한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 가가 기업들에 지원해준 금융자원은 고스란히 부채로 남게된다. 


as the history of every investment-driven growth miracle, including that of Brazil, shows, high levels of state-directed subsidized investment run an increasing risk of being misallocated, and the longer this goes on the more wealth is likely to be destroyed even as the economy posts high GDP growth rates. The difference between posted GDP growth rates and real increases in wealth shows up as excess debt. Eventually the imbalances this misallocation creates have to be resolved, and the wealth destruction has to be recognized as debt levels are paid down. 


With such heavy distortions imposed and maintained by the central government, there was no easy way for the economy to adjust on its own. Growth was not capable of being sustained except by rising debt. (...)


every other case of an investment-driven growth miracle, suggests that the model cannot be sustained because there are at least two constraints. The first has to do with the constraint on debt-financed investment and the second with the constraint on the external account, and one or both constraints have always eventually derailed the growth model.


To address the first constraint, in the early stages for most countries that have followed the investment-driven growth model, when investment is low, the diversion of household wealth into investment in capacity and infrastructure is likely to be economically productive. After all, when capital stock per person is almost nonexistent, almost any increase in capital stock is likely to drive worker productivity higher. When you have no roads, even a simple dirt road will sharply increase the value of local labor.


The longer heavily subsidized investment continues, however, the more likely that cheap capital and socialized credit risk will fund economically wasteful projects. Dirt roads quickly become paved roads. Paved roads become highways. And highways become superhighways with eight lanes in either direction. The decision to upgrade is politically easy to make because each new venture generates local employment, rapid economic growth in the short term, and opportunities for fraud and what economists politely call rent-seeking behavior, while the costs are spread through the entire country through the banking system and over the many years during which the debt is repaid (and most debt is rolled over continuously). (...)


Of course because risk is socialized— that is, all borrowing is implicitly or explicitly guaranteed by the state— no one needs to ask whether or not the locals can use the highway and whether the economic wealth created is enough to repay the cost. The system creates an acute form of what is sometimes called the “commonwealth” problem. The benefits of investment accrue over the immediate future and within the jurisdiction of the local leader who makes the investment decision. (...)


The problem of over-investment is not just an infrastructure problem. It occurs just as easily in manufacturing. When manufacturers can borrow money at such a low rate that they effectively force most of the borrowing cost onto household depositors, they don’t need to create economic value equal to or greater than the cost of the investment. Even factories that systematically destroy value can show high profits, and there is substantial evidence to suggest that the state-owned sector in the aggregate has probably been a massive value destroyer for most if not all the past decade, but is nonetheless profitable thanks to household subsidies.


Michael Pettis. 2013. 『The Great Rebalancing』.  80-91

 

한국도 경제개발 과정에서 이러한 부작용을 경험했을까? 『대통령의 경제학』의 저자인 이장규는 박정희정권의 경제정책이 심각한 부작용을 낳았다 라고 말한다. 이전 포스팅 '개발시대의 금융억압 Financial Repression 정책이 초래한 한국경제의 모습' 에서도, "국가의 금융억압 정책이 기업의 규모늘리기를 유도했고, 자산대비 높은 부채비율을 초래했다" 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책금융, 관치금융의 대표선수가 수출금융이었다. 수출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대출도 자동적으로 얻어 쓸 수 있고, 시중 금리가 30%인데 수출 금리는 3분의 1 수준으로 해줬다. 은행들은 수출을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운영됐고, 그 이면에서는 금융제도의 심각한 왜곡 현상을 빚어냈었다. 한국의 은행들은 수출 지원을 위해 존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


폐단도 많았다. 출금융의 싼 금리를 악용해서 실제 수출은 뒷전이고, 그 돈을 빼돌려서 돈놀이하거나 부동산 투기를 일삼는 기업들도 적지 않았다. 수출은 한국경제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는 돌파구였던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인플레이션과 집값 폭등 등 심각한 부작용들의 생산 공장이기도 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던 1960년대의 기업지원은 결국 탈이 나게 돼 있었다. 차관은 많을수록 좋다는 정책을 노골적으로 밀어붙였고, 수출을 한다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정부가 지원해줬으며 기업들은 저마다 확장투자에 경쟁적이었다. 앞서의 언급처럼 청와대가 직접 나서서 부실 차관업체를 무더기로 정리했음에도 기업들은 연리 40~50%의 고리사채에 목이 졸려가고 있었다.


이장규. 2012. "수출 지상주의, 8·3 사채동결조치". 『대통령의 경제학』. 162-164




※ 과잉투자 문제해결 위해, 수출주도형 성장모델에서 내수주도형 성장모델로 전환?


경제성장을 위한 자본투입의 증가는 비효율성 · 과도한 부채 · 수익률 감소 · 인플레이션 등의 문제를 낳았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문제를 해결하려면 원인부터 알아야한다. 한국정부가 금융자원을 소수의 기업들에 몰아준 것은, 투자를 통해 생산기반을 닦은 뒤 세계시장에 나가 수출을 하라는 의도[각주:5]였다. 그렇다면 왜 한국경제는 수출주도형 성장모델을 채택했을까?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경제성장을 위해서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생산요소가 필요하다. 거기에 한 가지 또 다른 요소가 더 필요하다. 바로 조직자본 Organizational Capital 이다. 조직자본이란 노동과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러한 능력을 얻기 위해서는 대규모 조직이 필요하기 때문에, 후발 산업국가들은 특정 소수의 기업에 자원을 몰아줌으로써 각종 혜택을 부여하고 규모를 키운다. 


그리고 경제발전이 미숙한 국가는 내수시장이 발전되어 있지 않고 기업간 경쟁이 없는 상태이다. 국가의 전략적 지원을 받는 기업을 이런 상태에 놔둔다면, 경쟁을 통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비효율성 제거를 위해 국내 대기업에게 수출을 장려하고,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 추가적인 조직자본을 확보할 수 있다.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 Raghuram Rajan[각주:6]은 저서 『폴트라인』을 통해 조직자본 개념과 후발 산업국가가 수출주도형 성장모델을 채택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개도국의 경우, 성장 초기에 투입되는 대규모 물적 자본을 효율적으로 분배 · 활용하는데 필요한 조직적 구조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고속 최첨단 기계를 구입한 후, 똑똑한 직원을 뽑아 그것을 작동하도록 하면 그것으로 다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그 기계를 정말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계 작동 전문 근로자 등을 위시해 그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도록 만들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기계를 구입했다면, 그 기계로 생산할 수 있는 제품의 원료를 대줄 확실한 공급처를 확보해야 하고, 그 기계로 생산된 제품의 판매처도 확보해야 하며, 그 기계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제품 종류도 결정해야 한다. 


다시 말해서, 기계 관리와 수리에 필요한 하자 보수팀, 공급 업체를 관리하는 구매팀, 바이어를 상대하는 마케팅팀, 야간에 시설을 감시할 경비팀 등 기계를 구입해 생산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총체적인 조직이 필요하다. 도요타 자동차와 소규모 정비 업체와의 조직적 차이 또는 변두리에 위치한 개인 병원과 대규모 메이요 클리닉과의 조직적 차이는 말 그대로 엄청나다. 그런데 바로 그 조직적 차이가 대규모 첨단 기계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을 결정한다. (...)


문제는 조직 자본이었다. 후발 경제 개발국들은 중소기업 수준으로는 자신이 원하는 신속한 경제성장을 달성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렇다면 이들 후발 경제 개발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었을까? 이들 국가에는 두 가지 선택권이 주어졌다. 국영 기업체를 설립해 경제 활동을 이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든가, 아니면 시장 경제를 조성하되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소수 대기업에만 특혜를 주는 방법으로 산업 경쟁력을 살리든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던 것이다. 


후발 경제 개발국이 어떠한 선택을 했던 간에 국가 전체의 저축은 정부의 입김대로 움직이는 대형 금융기관을 통해 소수 대기업으로 들어갔다.  (...)


국영 기업체를 통한 경제 성장에 문제가 많기 때문에 상당수 국가의 정부는 조직 자본을 민간 분야에서 형성하되 국내 최고 기업을 선정해 이들에게 지원을 집중하는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 


더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일부 특혜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국가는 신규 업체의 시장 진출 억제, 기업체에 대한 세제 햬택 등 다양한 특혜를 제공해 소수 민간 기업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도록 돕고, 그렇게 창출한 수익을 산업 발전을 위해 재투자하도록 유도한다. 또한 금융권과 소수 특혜 기업이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도록 만들어 은행 자금이 집중적으로 (그리고 저렴하게) 이 특혜 기업으로 가도록 만든다.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국가는 일부 부담을 정부가 지면서까지 민간 업체에 저가로 원료를 공급하고, 외국 기업들로부터 국내 업체를 보호할 목적으로 고관세를 부과한다. 이처럼 정부로부터 물질적 보조와 법적 보호를 받은 극소수 특혜 대기업은 급속한 성장을 하며 수익을 증대시키고 기술, 부, 조직 자본 그리고 안정성 모두를 확보하게 된다. (...)


그러나 정부가 소수 기업에게만 특혜를 부여하는 성장 전략은 상당한 문제를 유발한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부패한 정부 하에서는 기업의 능력에 따라 특혜를 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 관계자의 친척이나 친구의 회사에 특혜를 부여하기 쉽다는 것이다. (...) 두번째 문제는 가계 소비를 정부가 별로 중시하지 않고, 그 결과 내수 소비 수준이 극도로 낮은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


비효율적인 국내 기업을 길들이면서 동시에 상품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방법은 국내 대기업에게 수출을 장려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국내 기업은 매력적이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을 높일 수 있어서 좋고, 동시에 더 넓은 세계 시장에서 활동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어서 좋다. (...) 이러한 직간접적인 각종 혜택을 통해 개도국 기업의 효율성은 마침내 향상된다.


라구람 라잔. 2011. "경제성장을 위한 수출". 『폴트라인』. 106-123    


조직자본을 획득하기 위한 수출주도형 성장모델이 부작용을 초래하니, 단순히 내수주도형 성장모델로 전환하자고 말할 수 있을까? 위에서 살펴봤듯이, 투자중심 성장을 비판한 마이클 페티스 Michael Pettis 교수의 저서 제목은 『The Great Rebalancing』 이다. 말그대로 "(수출지향적인) 투자중심 성장에서 (내수지향적인) 소비중심 성장 Consumption-driven Growth로 균형을 재조정 Rebalancing 해야한다"는 것이다.[각주:7] [각주:8] [각주:9]  


그렇지만 라구람 라잔 Raghuram Rajan은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을 채택했던 국가가 내수주도형 경제모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라고 말한다.


균형을 잡지 못한 채 수출 지향적 성장 전략을 통해 부국이 된 국가들은 어느 시점에 이르러 국내 시장 성장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달려갔지만 결국은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지극히 어렵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 이유는 오로지 수출에 매달리는 동안 국내 최종 소비 증진에 필요한 물길이 모두 말라버렸기 때문이다.


은행은 국내 시장을 외국 경쟁 업체로부터 보호하고, 소수 특혜 수출 업체들만 지원하는 관행에 익숙했다.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정부가 은행에 대한 규제를 풀면서 대출 과정을 자유화하는 조처를 취해도 은행은 현실에 적응을 제대로 못했고, 정부 기대에도 전혀 부응하지 못했다. (...)


소비자도 변화에 익숙하지 않기는 마찬가지이다. 일본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지출에 신중을 기해왔다. 그런 만큼 소매 금융이 정상적으로 발전하지 못했다. 미국의 가계와 달리 일본 가계는 무엇인가를 구입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리지 않는다. 특히 노인 세대는 전쟁 후 굶주리고 불안했던 기억과 저축이야말로 애국의 길이라고 배웠던 과거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라구람 라잔. 2011. "경제성장을 위한 수출". 『폴트라인』. 132-134




※ 8·3 사채동결조치를 통해 과잉투자의 문제를 해결한 한국경제


라구람 라잔 Raghuram Rajan 의 주장처럼, 수출주도형 경제모델에서 내수주도형 경제모델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한국경제는 자본투입의 증가-다르게 말해 과도한 투자 over-investment-가 초래하는 부작용을 어떻게 개선했을까? 1972년 한국정부는 '기업들의 부채를 탕감'해주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바로, 1972년 8·3 사채동결조치 이다. 8·3 사채동결조치는 '부채상환 동결 또는 탕감 · 대출 이자율 인하 · 만기구조 재조정' 을 담은 정책이었다. 


명색이 시장경제를 하겠다는 나라에서 기업 부채를 동결 또는 탕감 해준다는 것은 생각조차 어려운 극약처방이었다. 전경련 김용완 회장은 여러 차례 대통령을 직접 만나서 기업들의 빚더미 현실을 토로하고 특단의 구제조치를 요청했다. 자금 지원이나 부채상환 연기를 요청한 것이 아니라, 빚더미에 깔려 있는 기업들의 사채를 아예 동결시켜달라는 것이었다. (...)


대통령은 고심 끝에 사채동결로 결심했다. 재계 총수 김용완의 요청으로 비롯된 것이었고, 여러 의견을 청취한 끝에 내린 박정희의 최종 결정이었다. 1971년 9월 김용환(외자관리비서관)을 팀장으로 하는 실무반이 편성됐고, 이듬해 8월 3일 대통령 긴급명령으로 사채동결조치를 발표하게 된다. 통화개혁 못지않은 철통 보안 속에 꼬박 1년 동안 사전준비 작업을 거쳤다. 


1주일 동안 신고받은 사채규모는 3천5백억 원 수준이었다. 이것을 금리 월 1.35%에 3년 거치 5년 분할상환하는 것이 8·3조치의 기본골간이다.


이장규. 2012. "8·3 사채동결조치". 『대통령의 경제학』. 164-165


당시 경제상황을 드러내주는 구체적인 자료는 조윤제, 김준경의 보고서 <Credit Policies and the Industrialization of Korea>에서 찾을 수 있다. (Table B)의 대출이자율 Nominal interest rates on general loan 을 살펴보면, 1960년대 동안 20%가 넘는 높은 이자율이 지속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당시 기업들은 (금융억압 Financial Repression 정책과 국가의 금융자원 동원 으로 인해) 자산대비 부채비율 Debt/equity ratio 이 높았던 상황이다. (Table C)를 통해서 1960년대 동안 기업의 부채비율이 증가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과도한 부채를 지니고 있는데 이자율마저 높다? 당연히 기업의 비용부담이 커지게 된다. (Table C)를 살펴보면 이 기간동안 기업들의 매출대비 이익비율 Net profit/net sales ratio 이 하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업들은 부채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수익성마저 악화되는 상황이다. 은행이 (국가의 지시를 받아) 기업에게 해준 대출은 고스란히 부실채권 NPL, Non-Performing Loans 이 된다. 1972년, 보다못한 정부가 8·3 사채동결조치를 통해 대출이자율을 낮추고 기업들의 부채를 탕감해준다. 


위에 첨부된 (Table B)를 다시 한번 살펴보면 1972년을 기점으로 대출이자율이 하락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리고 (Table C)에 나오듯이, 1972년을 기점으로 기업들의 부채비율이 하락하고, 수익성도 개선되었다. 그 결과, 부실채권 자체가 아예 사라져버렸다. (Table D)를 보면, 1972년을 기점으로 전체 대출 중 부실채권의 비율 Share of NPLs 이 급속도로 줄어들어든 모습이 보인다.    



high interest rates during the second half of the 1960s squeezed corporate profitability and retained earnings. (...) Continuing high domestic interest rates, devaluation, and tight credit control hit domestic firms hard, especially those that borrowed from abroad. The world economic recession made things worse. The net profit ratio of the manufacturing sector as a whole fell sharply (Table C). Nonperforming loans in the bank started to pile up. (...)


By 1971, the number of bankrupt enterprises that had received foreign loans climbed to 200; Korea faced the first debt crisis. (...) After consultation with leading businessmen, the government concluded that some extraordinary measures were necessary to cushion the financial burden of the debt-ridden firms, and started to prepare the measure in complete secrecy.


The government issued its Economic Emergency Decree in August 1972 to bail out the debt-ridden corporate sector. It included an immediate moratorium on the payment of all corporate debt to the curb lenders and extensive rescheduling of bank loans at a reduced interest rate.  (...)


These measures had considerable repercussions throughout the economy, shifting the crushing burden of the corporate sector's foreign debt service payment to domestic curb lenders and bank depositors. The interest burden on business firms was lightened significantly. The ratio of interest expenses to sales volume for manufacturing firms dropped sharply from 9.9 percent in 1971 to 7.1 percent in 1972, and then to 4.6 percent in 1973 (Table C).


As the financial situation of the corporate sector improved, so did the nonperforming loan problem of the banks. The share of nonperforming loans in commercial banks fell from 2.5 percent in 1971 to 0.92 percent in 1973, and to 0.6 percent in 1974 (Table D). 


조윤제, 김준경. 1997. "Credit Policies and the Industrialization of Korea". 108-113 (PDF 파일 기준)




※ 8·3 사채동결조치가 낳은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 → 1997 외환위기의 원인


8·3 사채동결조치는 기업들의 부담을 대출자와 예금자에게 떠넘긴 정책이었다. 게다가 기업들과 금융기관의 도덕적해이 Moral Hazard 를 유발하는 정책이다. 정부의 사채동결조치를 경험한 기업들은 "과도한 부채를 지더라도 정부가 빚을 탕감해줄 것" 이라고 생각해 또다시 과잉투자를 하게 될 것이다. 은행들도 "아무에게나 대출을 해서 부실채권이 되더라도 정부가 해결해 줄 것" 이라고 생각해, 대출과정에서 제대로 된 신용평가를 하지 않을 것이다.  


These measures had considerable repercussions throughout the economy, shifting the crushing burden of the corporate sector's foreign debt service payment to domestic curb lenders and bank depositors. (...)


this drastic measure aggravated the moral hazard issue for corporate firms and banks. The government's risk partnership with highly leveraged firms that motivated the 1972 measure encouraged firms to depend on the government for support, without paying sufficient attention to their project selection. The efficiency of the banking system was also hampered, because once rescued by the government, it had little incentive for serious credit evaluation and monitoring.

 

조윤제, 김준경. 1997. "Credit Policies and the Industrialization of Korea". 113 (PDF 파일 기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정부는 8·3 사채동결조치를 통해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로 인한 문제를 일시적으로나마 해결했다.  이장규는 "경제원칙은 크게 훼손시켰으나 비싼 대가로 경제위기를 넘긴 셈" 이라고 말한다.


1주일 동안 신고받은 사채규모는 3천5백억 원 수준이었다. 이것을 금리 월 1.35%에 3년 거치 5년 분할상환하는 것이 8·3조치의 기본골간이다. 해당기업에는 엄청난 혜택이요, 반면에 사채를 빌려준 쪽에서는 청천벽력이었다. 그 결과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1971년 394%에서 1972년 288.8%로 크게 떨어졌다. 성장률은 1972년의 6.5%에서 1973년은 14.8%로 껑충 뛰었다. 경제원칙은 크게 훼손시켰으나 비싼 대가로 경제는 위기를 넘긴 셈이었다.


이장규. 2012. "8·3 사채동결조치". 『대통령의 경제학』. 165


그러나 8·3 사채동결조치는 기업들의 과도한 부채로 인한 문제를 "일시적으로" 해결했을 뿐이었다.  8·3 사채동결조치가 낳은 은행과 기업들의 도덕적해이 Moral Hazard 로 인해 한국경제는 1997년에 큰 문제를 겪게 된다.


안그래도 금융억압 Financial Repression 정책과 국가의 금융자원 동원 으로 인해 은행들은 단지 한국주식회사의 재무파트일 뿐이었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나서서 기업들의 부실채권마저 없애줬다. 이제 은행들은 "은행 자산과 부채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 보다 정부의 지시를 따르는 게 경영평가에 더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은행 본연의 임무인 신용평가 · 리스크 관리는 중요치 않다. 은행의 느슨한 대출로 인해 부실채권은 또다시 증가하게 된다. 그리고 본연의 임무를 소홀히하는 은행들은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가 없었다. 그 결과, 용금고·단자회사 등 비은행금융권이 커지고 만다. 비은행금융권은 만기구조가 짧고 금리가 높기 때문에 경제전체의 불안정성을 키우게 된다.   


Korea relied on credit interventions too heavily and for too long as an industrial policy instrument. The banking system bore the brunt of this strategy. The government used the banking system as a treasury unit to finance development projects and to manage risk sharing in the economy.


Bankers were treated as civil servants. Their performance was evaluated according to whether they complied with government guidance, rather than whether they managed their assets and liabilities efficiently. Commercial banks in Korea were involved so heavily in directed credit progrmas that they almost functioned as development banks. In the process, they incurred large nonperforming loans (NPLs) (Table 19), which again had to be covered with government support. 


Consequently, banks lagged behind the development of the real sector and could not effectively meet its demand for financial servies; the banks thus lost market share to other financial institutions, such as Non-Banking Financial Instutions(NBFIs), which could operate more feely and thus prolifereatd. (Box 3).  (...)


But their expansion also ecreated problems. Because they are relatively small institutions and provide mostly short-term financing, their growth shortened the average maturities of loans, and the thwarted banks from assuming a "corporate governance" role - which many recognize is the strength of relationship banking, such as the Japanese "main banking systme."


조윤제, 김준경. 1997. "Credit Policies and the Industrialization of Korea". 115-119 (PDF 파일 기준)


  • 1971~75년 동안 부실채권 비중은 1.3%에 불과했지만, 그 이후 계속해서 증가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한국경제에서 은행부문은 신용창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즉, 비은행부문이 한국경제에서 큰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종합하자면, 한국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를 한 금융억압 Financial Repression 정책 · 국가의 금융자원 동원 · 8·3 사채동결조치는 금융산업의 건전한 발전 저해 · 제2금융권 팽창 · 은행과 기업의 도덕적해이 Moral Hazard 조장 · 잠재적 부실채권 증가 · 재벌에 경제력 집중 · 재벌의 과다차입 이라는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낳았다. 이 문제는 1997 외환위기의 원인과도 이어진다. 1997년 당시, 경제부총리였던 강경식과 재정경제원 차관 강만수는 "8·3 사채동결조치는 도덕적 해이를 낳았고, 이는 1997 외환위기의 원인" 이라고 주장한다. 


기업들이 빚을 겁내지 않게 만든 정책이 72년의 이른바 '8·3조치'로 불린 대통령 긴급명령이었다.


60년대 후반에 경쟁적으로 무분별하게 도입한 차관 자금으로 건설한 공장들이 70년대 초의 세계적인 불경기로 일시에 부실기업 덩어리로 변하게 되어, 당시 경제가 좌초 위기에 몰려 있었다. 당시 기업들은 사채를 많이 얻어쓰고 있었다. 이를 구제하기 위해 72년 8월 3일 대통령 긴급명령을 통해서 기업에 대한 사채 금리를 낮추고 원리금 상환 기간을 연장하는 조치를 취했던 것이다. 국가가 개인간의 대차 관계를 획일적으로 조정해서 기업의 부담을 경감해준 것이다.


빚에 짓눌려 숨도 제대로 못 쉬던 기업들로서는 절망의 나락에서 일거에 벗어날 수 있었다. 더욱이 8·3조치 직후 1차 석유파동으로 석유값을 비롯해서 모든 물가가 뛰어 전세계적인 인플레로 엄청난 이익을 내게 되었을 뿐 아니라, 앉은자리에서 빚 부담은 가벼워지고 설비 가치는 올라가게 되었던 것이다. 빚이 많을수록 혜택 또한 컸기 때문에, 빚을 겁내지 않는 풍조가 더욱 깊이 뿌리내리게 되었다. 8·3조치는 '대마불사의 신화'라는 도덕적 해이를 가져오게 한 결정적인 정책이 되었던 것이다.


강경식. 1999. 『강경식의 환란일기』. 180-181


1972년 '8·3사채동결조치'에 의하여 기업의 이자부담이 대폭 줄어듦으로써 경쟁력은 급속히 회복되어 경상수지 적자는 감소추세로 돌아섰다. '8·3사채동결조치'에 의하여 우리기업은 부채를 겁낼 줄 모르고 몸집을 불리는 '차입경영'과 '그룹경영'으로 치달았고 자본을 충실히 하고 자기 사업에만 집중하던 우량기업들이 오히려 시장경쟁에서 밀려나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경제는 구조조정에 의하여 대외경쟁력을 강화한 것이 아니라 사채동결이라는 편법에 의존함으로써 위기관리 능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강만수. 2005.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 387



그럼 구체적으로 어떻게해서 이러한 한국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1997 외환위기로 이어졌을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팅.




<참고자료>


박병영. 2003. 1980년대 한국의 개발국가의 변화와 지속 - 산업정책 전략과 조직을 중심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은 "부패corruption"와 "금전정치money politics" 덕분?. 2013.08.18


개발시대의 금융억압 Financial Repression 정책이 초래한 한국경제의 모습 2013.08.20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조장옥 교수, 거시경제학 수업자료


정책의 목표를 각각 경제성장률 / 실업률 / 고용률 로 지향하는 것의 차이. 2013.06.07


폴 크루그먼. 1996·. "아시아 기적의 신화". 『폴 크루그먼 경제학의 진실』

(원문 : Paul Krugman. 1994. "The Myth of Asia's Miracle". <Foreign Affairs> )


조태형, 김정훈, Paul Schrever. "우리나라 2000년대 중반 이후 생산성주도형 경제로 이행". <한국은행 이슈노트>. 2012.06.30


Michael Pettis. 2013. 『The Great Rebalancing』


Paul Krugman. "Hitting China's Wall". <New York Times> . 2013.07.18 


이종화. "Asia's Rebalancing Act". <Project Syndicate>. 2013.09.23


이장규. 2012. 『대통령의 경제학』


라구람 라잔. 2011.『폴트라인』.


조윤제, 김준경. 1997. "Credit Policies and the Industrialization of Korea"


강경식. 1999. 『강경식의 환란일기』


강만수. 2005. 『현장에서 본 한국경제 30년』. 

  1. 박병영.2003."1980년대 한국의 개발국가의 변화와 지속 - 산업정책 전략과 조직을 중심으로" [본문으로]
  2. '특정 기업에 금융자원을 몰아주고, 그 기업은 세계시장에 진출해 무역수지 흑자를 달성'하는 것은 마치 '국가 간 경쟁'을 통해 경제성장을 달성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신흥국이 '수출주도형 성장'을 경제발전전략으로 채택하는 이유는 경제운용에 필요한 조직자본Oraganizational Capital을 획득하기 위해서이지, '다른나라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본문으로]
  3. 폴 크루그먼은 1994년 <Foreign Affairs>에 기고한 "The Myth of Asia's Miracle" 을 통해 동아시아 경제성장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혹자는 이에 대해 "크루그먼이 3년 뒤에 있을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예측한 것" 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크루그먼은 단지 '경제성장의 방법적 측면'에서 동아시아의 성장방식을 비판하는 것일뿐, 외환위기를 예측한 것은 아니다. 크루그먼 본인 또한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예측한 것은 아니다" 라고 밝히고 있다. 크루그먼은 1998년에 쓴 "What Happened to Asia"에서 "we expected the longer-term slowdown in growth to emrge only gradually" 라고 말했다. [본문으로]
  4. 보고서는 최근 5년 동안에는 생산성 향상이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다고 덧붙인다. "요소투입과 생산성 간의 상대적 중요성의 역전이 발생하여 최근 5년-2006년~2010년-동안에는 생산성 증가가 소득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최근 들어 우리나라 경제가 요소투입형 성장에서 생산성주도형 성장으로 변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할 것이다." (7쪽-10쪽) [본문으로]
  5. '저축-투자=순수출' 이라는 개념을 아는 분들은 "수출을 해야하는데 왜 투자를 장려하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국가는 수출주도형 성장을 위해 금융자원을 통제하는 과정에서, 은행저축 이외의 다른 금융서비스 이용도 규제한다. 게다가 무역수지 흑자달성이 아니더라도, 무역규모가 증가하는 것 자체가 경제성장을 드러내준다. 다시 한번 반복하지만, 무역은 다른나라와의 경쟁이 아니다. 따라서 '무역수지 흑자' 자체를 '경쟁에서 승리한 결과' 라고 생각해 무역수지 흑자 그 자체에 연연하면 안된다. [본문으로]
  6. 前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現 인도중앙은행 총재. [본문으로]
  7. 마이클 페티스 Michael Pettis 교수는 "현재 중국경제에 필요한 것은 소비중심 성장으로의 재조정 Rebalancing" 이라고 주장한다. 경제학자 Paul Krugman과 이종화 또한 중국경제의 Rebalncing을 주장하고 있다. [본문으로]
  8. Paul Krugman. "Hitting China's Wall". <NYT>. 2013.07.18 http://www.nytimes.com/2013/07/19/opinion/krugman-hitting-chinas-wall.html [본문으로]
  9. 이종화. "Asia's Rebalancing Act". <Project Syndicate>. 2013.09.23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risks-for-asian-growth-from-china-s-slowdown-by-lee-jong-wha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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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고도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관심가는 주제였는데 일목요연하게 정리해주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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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Posted at 2012.10.28 02:00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Joseph Stiglitz가 쓴 The Price of Inequality 서문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학을 그저 돈을 위한 학문으로 바라보던 시기에, 나는 경제학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치 않았다. 나의 가족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었고, 나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


그러나 1960년대-주 : 미국에서 진보적 사상이 부흥했던 시기-를 지나면서, 나는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경제학은 돈을 위한 학문 그 이상이다. 경제학은 경제적 불균등의 근본원인을 다룰 수 있는 학문이다. 나의 수학적 재능을 경제학을 위해 쓸 수도 있겠다." 


(In an era when most Americans saw economics as the science of money, I was, in some ways, an unlikely candidate to become an economist. My family was politically engaged, and I was told that money wasn’t important; that money would never buy happiness; that what was important was service to others and the life of the mind. 


In the tumult of the 1960s, though, as I became exposed to new ideas at Amherst, I saw that economics was much more than the study of money; it was actually a form of inquiry that could address the fundamental causes of inequity, and to which I could effectively devote my proclivity for mathematical theories.) 


Joseph Stiglitz. 2012. "Preface-A few personal notes". 『The Price of Inequality 


그 뒤, Joseph Stiglitz는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없기 때문이다."[각주:1] 라는 말을 남겼고, "시장참가자 간의 정보 불완전성Market Imperfections-혹은 정보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이 시장을 어떻게 왜곡시켜 효율적인 배분을 방해하는지"에 관한 논문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Joseph Stiglitz는 증가하는 경제적 불균등Inequality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 시장을 왜곡시키는 지대추구Rent-Seeking 행위


Joseph Stiglitz는 증가하는 경제적 불균등의 이유로 기업의 지대추구Rent-Seeking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지대Rent란 본래 아무런 노동의 대가 없이 단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하는 이윤을 의미한다. 오늘날 지대란 독점Monopoly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뜻한다. 독점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기능을 맡는 시장을 왜곡시킨다. 이때 부Wealth는 창조Creation 되는 것이 아니라 이전Transfer될 뿐이다. 


RENT SEEKING


Earlier, we labeled as rent seeking many of the ways by which our current political process helps the rich at the expense of the rest of us. Rent seeking takes many forms: hidden and open transfers and subsidies from the government, laws that make the marketplace less competitive, lax enforcement of existing competition laws, and statutes that allow corporations to take advantage of others or to pass costs on to the rest of society. The term “rent” was originally used to describe the returns to land, since the owner of land receives these payments by virtue of his ownership and not because of anything he does. This stands in contrast to the situation of workers, for example, whose wages are compensation for the effort they provide. The term “rent” then was extended to include monopoly profits, or monopoly rents, the income that one receives simply from the control of a monopoly. Eventually the term was expanded still further to include the returns on similar ownership claims. If the government gave a company the exclusive right to import a limited amount (a quota) of a good, such as sugar, then the extra return generated as a result of the ownership of those rights was called a “quota-rent.”


Joseph Stiglitz. 2012. "Rent Seeking and the Making of an Unequal Society". 『The Price of Inequality. 38-39   



현대경제학이 상정하고 있는 완전경쟁시장[각주:2]의 장기균형에서 기업들의 이윤은 0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경제에서 기업들의 이윤을 0이 아니다. Joseph Stiglitz는 "성공한 기업들이 진입장벽Entry Barriers을 만들어 시장의 경쟁을 없애고 그들의 성공을 유지한다." 라고 말한다. 진입장벽의 예로는 정경유착·특허제도·네트워크 외부성[각주:3] 등이 있다.


Success will attract entry, and profits will quickly disappear. The real key to success is to make sure that there won’t ever be competition— or at least there won’t be competition for a long enough time that one can make a monopoly killing in the meanwhile.


Joseph Stiglitz. 2012. "Rent Seeking and the Making of an Unequal Society". 『The Price of Inequality. 42




※ 경제적 불안정성을 키우는 소득불균등


그렇다면 우리가 사회 내의 경제적 불균등을 줄여야 하는 이유가 뭘까? 사회 내 위화감 해결·정치적 안정성 등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주목해야 하는 건 경제적 불균등이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소득이 높은 사람은 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각주:4]. 따라서 소득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경제 전체 내의 수요는 하락한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이다. 


John Maynard Keynes는 정부지출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 불균등은 정치에 대한 접근 기회에서도 차이를 가져오는데, 고소득층은 로비를 통해 정부가 커지는 것을 막는다.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실질소득 증가가 아닌 신용창출을 통한 구매력 회복이다.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규제를 풀고, 금융산업을 발달시켜 침체에 빠진 경제를 구하게 된다. 가계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부동산시장에 투자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유동성공급 정책이 저소득층의 가계부채를 증가시켜 금융시장을 상당히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사실[각주:5]이다. 레버리징을 활용했던 저소득층은 어느 순간 디레버리징을 맞게 되는데, 계속되는 디레버리징은 자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침체에 빠진 경제는 저소득층을 빚더미 위에 앉게 만들었다.


경제적 불균등이 정치적 불균등·경제의 불안정성을 가져오고, 이것이 경제적 불균등을 더 확대시킨 것이다.


Moving money from the bottom to the top lowers consumption because higher-income individuals consume a smaller proportion of their income than do lower-income individuals (those at the top save 15 to 25 percent of their income, those at the bottom spend all of their income). The result: until and unless something else happens, such as an increase in investment or exports, total demand in the economy will be less than what the economy is capable of supplying— and that means that there will be unemployment.


(...)


Since the time of the great British economist John Maynard Keynes, governments have understood that when there is a shortfall of demand— when unemployment is high— they need to take action to increase either public or private spending. The 1 percent has worked hard to restrain government spending. Private consumption is encouraged through tax cuts, and that was the strategy undertaken by President Bush, with three large tax cuts in eight years. It didn’t work. The burden of countering weak demand has thus been placed on the U.S. Federal Reserve, whose mandate is to maintain low inflation, high growth, and full employment. The Fed does this by lowering interest rates and providing money to banks, which, in normal times, lend it to households and firms. The greater availability of credit at lower interest rates often spurs investment. But things can go wrong. Rather than spurring real investments that lead to higher long-term growth, the greater availability of credit can lead to bubbles. A bubble can lead households to consume in an unsustainable way, on the basis of debt. And when a bubble breaks, it can bring on a recession. While it is not inevitable that policy makers will respond to the deficiency in demand brought about by the growth in inequality in ways that lead to instability and a waste of resources, it happens often.


Joseph Stiglitz. 2012. "Why It Matters". 『The Price of Inequality. 84-86


Strikingly, the Fed and its chairman at the time, Alan Green-span, didn’t learn the lessons of the tech bubble. But this was in part because of the politics of “inequality,” which didn’t allow alternative strategies that could have resuscitated the economy without creating another bubble, such as a tax cut to the poor or increased spending on badly needed infrastructure. This alternative to the reckless path the country took was anathema to those who wanted to see a smaller government— one too weak to engage in progressive taxation or redistributive policies. Franklin Delano Roosevelt had tried these policies in his New Deal, and the establishment pilloried him for it. Instead, low interest rates, lax regulations, and a distorted and dysfunctional financial sector came to the rescue of the economy— for a moment. 


The Fed engineered, unintentionally, another bubble, this one temporarily more effective than the last but in the long run more destructive.


Joseph Stiglitz. 2012. "Why It Matters". 『The Price of Inequality. 87-88


We have seen how inequality gives rise to instability, as a result of both the deregulatory policies that are enacted and the policies that are typically adopted in response to the deficiencies in aggregate demand. Neither is a necessary consequence of inequality: if our democracy worked better, it might have resisted the political demand for deregulation and might have responded to the weaknesses in aggregate demand in ways that enhanced sustainable growth rather than creating a bubble.


(...)


There are further adverse effects of this instability: it increases risk. Firms are risk averse, which means that they demand compensation for bearing the risk. Without compensation, firms will invest less, and so there will be less growth.


(...)


The irony is that while inequality gives rise to instability, the instability itself gives rise to more inequality, one of the vicious cycles that we identify in this chapter. In chapter 1, we saw how the Great Recession has been particularly hard on those at the bottom, and even those in the middle, and this is typical: ordinary workers face higher unemployment, lower wages, declining house prices, a loss of much of their wealth. Since the rich are better able to bear risk, they reap the reward that society provides for compensating for the greater risk. As always, they seem to be the winners from the policies that they advocated and that imposed such high costs on others.


Joseph Stiglitz. 2012. "Why It Matters". 『The Price of Inequality. 90-91



Raghuram Rajan도 소득불균등·취약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정부는 신용창출을 통한 구매력 회복이라는 방법을 택하게 되고 이것이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를 부추기고, 가계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매하게 된다. 유동성이 풍부해진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상승했지만 결국 가격 하락을 맞게 되고 저소득층은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점점 늘어나는 소득 불평등이 초래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순간 깨닫기 시작했다. 미국 내에서 학력 미달 문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은 흑인 계층과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다. 이들의 소득이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게 되면 인종 갈등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물론 정치인도 이들의 학력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과거에도 문제 해결 차원에서 여러 대통령이 칼을 뽑아들었으나 실제로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설령 뒤늦게 소외 계층의 학력 증대에 성공한다 해도 이미 성인이 된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정치권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조세 제도 개혁을 통한 소득 재분배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정치과학자 놀런 매카시(Nolan McCarthy)와 케이스 풀(Keith Poole), 하워드 로젠설(Howard Rosenthal)등은 국민의 소득 불평등이 점점 격화됨에도 의회 내부 의견이 점점 더 양극화되고, 그 결과 조세 제도 개혁 및 소득 재분배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을 도입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 싸움만 계속하다 보면 사회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고, 국민도 그런 싸움만은 피하고 싶어 한다. (...)

그리하여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생활수준을 개선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에게 1980년대 초 이래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 대안은 대출 규정 완화였다. 이 방법은 정책에 대한 저항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가계 대출 확대는 즉각적이고 긍정적인 소득 재분배 효과를 대규모로 유발한다. 모든 비용은 미래로 미루면 그만이다. 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효과가 바로 정치권이 노리는 것이고, 실제로 이 효과를 노리고 많은 나라에서 가계 대출 확대 정책을 도입했다. 

(...)

저소득 계층의 주택 가격이 특히 더 상승했으며, 떨어질때에도 고소득 계층의 주택 가격보다 저소득 계층의 주택 가격이 훨씬 더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주택 붐은 다른 나라와 결정적으로 차별화된다는 것이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 밝혀졌다.

(...)

나는 이제까지 소득 불평등에 대한 정치권의 중요한 대응책은 포퓰리즘 성격의 대출 확대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저소득층은 소득이 전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가계 주택 융자가 아니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소비를 실제로 할 수 있었다. 그 대출이 아니었다면 감히 상상조차 못할 소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이러한 대응책을 특히 더 강력하게 도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치권, 즉 국회가 양분되어 소득의 직접적인 재분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반면, 주택 금융 방식에서는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라구람 G 라잔. 2011. "가계 대출로 국민의 입을 막아버리자". 『폴트라인』. 68-91



※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경제적 불균등


경제적 불균등이 경제적 불안정성을 불러온다는 주장을 좀 더 학술적으로 살펴보자. Michael Kumhof와 Romain Rancière는 "증가하는 소득 불균등은 하위계층의 부채비율을 증가시켜 금융위기를 불러온다." 라고 주장한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6


위 그래프는 1929 경제대공황·2008 금융위기 이전의 소득불균등·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소득 상위 5%에게 소득이 집중되고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7


증가하는 소득불균등 현상이 더 자세히 나온 그래프다. 상위계층의 실질소득은 계속해서 증가했지만 중하위계층의 실질소득은 계속해서 감소했다. 소득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8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상하위 계층간 소득불균등은 심화되는 데 소비의 차이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소득 격차는 벌어지는 데 소비 격차는 벌어지지 않는다? 중하위 계층은 도대체 무슨 돈으로 소비를 유지하는 것일까?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9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이 그래프에서 찾을 수 있다. Figure 5를 보면 하위 5%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GDP 대비 신용가치 비율도 높아지고, 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30


가계는 주로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해 부채를 늘렸는데, 부동산담보대출에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31


부동산시장 하락으로 저소득층은 대출을 갚지 못했다. Figure 8을 통해 채무불이행 된 부채비율이 2000년대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Figure 9는  레버리지와 채무불이행의 상관관계가 나오는데,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Michael Kumhof와 Romain Rancière는 "소득불균등을 줄이는 것이 미래의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노동자들의 소득세 비중을 낮추는 대신 경제적 지대에 대한 세금 비중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교섭권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Any success in reducing income inequality could therefore be very useful in order to reduce the likelihood of future crises. Clearly however this will not be easy to achieve, as candidate policies are subject to many difficulties. For example, downward pressure on wages is driven by powerful international forces such as competition from China, while a switch from labor to capital income taxes might drive investment to other jurisdictions. But a switch from labor income taxes to taxes on economic rents, including on land, natural resources and financial sector rents, is not subject to the same problem. And as far as strengthening the bargaining powers to workers is concerned, the difficulties of doing so have to be weighed against the potentially disastrous consequences of further deep financial and real crises if current trends continue.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1




※ 경제적 불균등 증가과 지속불가능한 성장은 동전의 양면


IMF의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 또한 "경제적 불균등이 확대된다면 경제성장은 지속불가능 하다"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9


경제적 불균등이 심할수록 경제성장의 지속기간이 짧음을 알 수 있다.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는 그 이유로 

  1. 소득분배가 균등하게 이루어질수록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
  2. 소득불균등이 심한 국가일수록 정치권력이 특정계층에 집중되어 있고 부정부패가 심하다.
  3. 소득불균등은 정치적 불안정성을 키운다. 이는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경제성장은 지체된다.
을 들고 있다.

There is a pattern here: more inequality seems associated with less sustained growth. What are the possible channels through which income inequality affects growth sustainability?


  • Credit market imperfections. Poor people may not have the means to finance their education. A more equal distribution of income could thus increase investment in human capital and hence growth. In the data used here, there is a negative correlation between some indicators of human capital (notably, secondary education achievement) and income distribution, even controlling for per capita income. This echoes the arguments in Wilkinson and Pickett (2009) that more unequal countries suffer from relatively poor social indicators.
  • Political economy. In economically unequal countries, political power may be distributed in a more egalitarian fashion than economic power. Efforts to use this political power to effect redistribution, say, through the tax system, may create disincentives to investment and result in lower or less durable growth (Alesina and Rodrik, 1994). Meanwhile, efforts by economic elites to resist this redistribution, for example, through vote buying and other corrupt behavior, itself could be distortionary and wasteful and thus also detrimental to growth (Barro, 2000).
  • Political instability. Income inequality may increase the risk of political instability, and the resulting uncertainty could reduce incentives to invest and hence impair growth. Rodrik (1999) argues that inequality and political instability may hamper countries‘ effectiveness in responding to external shocks. Similarly, Berg and Sachs (1988) find that unequal societies tended to experience relatively severe debt crises in the 1980s. IILS (2010) highlights links between unemployment and social unrest.

  •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9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12

    • 위 그래프는 다른 변수들이 50분위로 고정되어 있고 한 가지 변수만 50분위에서 60분위로 변했을 때, 경제성장 지속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것이다.
    • 경제성장 지속기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소득분배 개선Income Distribution 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는 "경제적 불균등 해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로 윤리적 문제를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결과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경제적 불균등 해소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보여주고 있다." 라고 말한다.

    The main results in this note are that (i) increasing the length of growth spells, rather than just getting growth going, is critical to achieving income gains over the long term; and (ii) countries with more equal income distributions tend to have significantly longer growth spells. Attention to inequality may be warranted for social reasons, independently of its effects on growth (Wilkinson and Pickett, 2009). The evidence presented here suggests, however, that it is difficult to separate the issues of growth and distribution over long horizons. Rather, growth and inequality-reducing policies are likely to reinforce one another and help to establish the foundations for a sustainable expansion.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16




    ※ 2003년 한국의 카드대란


    한국에서 경제적 불균등 증가가 경제침체를 불러온 사례는 없을까? 유사한 사건으로 2003년 카드대란 사태를 들 수 있다. 김대중정부는 동아시아 외환위기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확대 정책을 내놓는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정리해고·구조조정 등으로 가계의 소득이 감소하였는데, 이 감소폭을 신용카드로 메꿔 내수를 살리려는 목적이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아무런 제한없이 신용카드를 발급한 결과 채무불이행자가 양산되었다. 


    국민의 정부 끝 무렵인 2002년 한국 경제는 불투명한 대외여건 속에서도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올렸다. 2001년 3.8%에 견주면 2배 가까이 뛰어오른 수치다. 이 화려한 지표 뒤에는 신용카드가 숨어 있었다. 국민의 정부 시절, 내수 진작을 위해 동원한 게 카드 부양책이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가 폐지되고 길거리에선 무차별 회원 모집이 벌어졌다.



    ‘개도 물고 다닐 정도’로 풀린 카드


    시중에는 엄청난 카드가 풀렸다. 2002년 당시 시중에 돌아다니던 신용카드 수는 1억480만 장. 경제인구 한 명당 4.57장의 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니는 셈이었다. ‘돌아다니는 개도 신용카드를 입에 물고 다닌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정부는 소비가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국민들 손에 신용카드를 쥐어주고 카드 사용을 독려했다. 카드업체들은 정부의 부양책을 등에 업고 서민을 대상으로 한 30%의 고금리 카드대출로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1998년 64조원 규모였던 카드 이용 실적은 2002년 623조원으로, 현금대출은 33조원에서 358조원으로 늘었다. ‘카드 버블’이었다.


    과잉 소비의 힘으로 7%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 경제는 참여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낸다. ‘신용불량자’로 불린 채무불이행자가 줄줄이 양산되기 시작했다. 2003년 초부터 매월 10만 명의 신규 채무불이행자가 쏟아져나왔다. 은행연합회는 “외환위기 때도 한 달에 8만 명을 넘은 적은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기까지 했다. 1998년 160만 명이던 채무불이행자는 2004년 4월 383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불과 3년여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2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 다중채무자였다.


    정혁준. "10년 만에 어른거리는 카드대란 그림자". <한겨레21> 846호. 2011.01.28





    1. Joseph Stiglitz. 2002. "There is no Invisible Hand". <the Guardian>. http://www.guardian.co.uk/education/2002/dec/20/highereducation.uk1 [본문으로]
    2. ① 다수의 소비자와 생산자가 존재하여 개별 소비자 혹은 생산자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② 생산자들이 생산하는 재화는 모두 동질적인 재화들이다. 따라서 개별 생산자들의 재화에 대한 수요곡선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 대한 수요곡선 하나만 존재한다. ③ 소비자가 시장 내 여러 생산자가 생산하는 재화의 존재와 가격에 대해서 완전한 정보Perfect Information를 가진다. ④ 생산자에게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이 보장된다. 자유로운 퇴출이란 더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있는 경우, 현재의 시장에서 자원을 빼내어 그 시장으로 이동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은 장기균형에서 기업들의 이윤이 0이 되는 결과를 낳는다. [본문으로]
    3. 동일한 재화를 소비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할 때 효용이 증가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쉬운 예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본문으로]
    4. Karen E. Dynan, Jonathan Skinner, and Stephen P. Zeldes, “Do the Rich Save More?,”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12, no. 2 (2004): 397– 444. [본문으로]
    5. 앞선 포스트에서는 "과다한 부채가 문제가 아니다." 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가계부채 증가"를 문제로 삼으니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선 포스트에서 의도한 바는 ① 부채 문제에서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경제주체 간의 서로 다른 예산제약을 불러와 소비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부채크기"에만 집중할 경우, 단순히 부채를 줄이는 정책만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예산제약"에 주목할 경우, 정부지출 증가를 통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② 허리띠는 경제가 좋을 때 졸라매야 한다는 것이다. 거시경제정책의 주요목표는 "경기변동 진폭을 줄이는 것"인데, 경제가 불황에 빠졌을 때 허리띠를 졸라맬 경우 경제는 더더욱 수렁에 빠지게 된다. 경제가 회복이 되었을 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다한 레버리징은 결국 디레버리징을 불러오고 경제를 침체에 빠뜨린다. 침체된 경제에서 해야할 것은 디레버리징을 막아 침체의 폭을 줄이는 것이고, 호황인 경제에서 해야할 것은 과다한 레버리징을 막아 차후에 생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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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환율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까? 단일통화를 쓰면 안될까?왜 환율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까? 단일통화를 쓰면 안될까?

    Posted at 2012.10.19 21:30 | Posted in 경제학/일반


    ※ 왜 한국은 환율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까?


    최근 1개월 사이에 원화가치가 상승-환율 하락-하면서 한국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경계에도 원ㆍ달러 환율이 다시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중 최저점을 나흘째 경신한 결과다. 1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는 전거래일보다 1.20원 내린 1,104.30원에 교환됐다. 개장 환율은 0.50원 내린 1,105.00원을 기록하고서 1,103.80원까지 낙폭을 키우다가 간격을 좁혔다. 종가 기준으로 작년 9월9일 1,077.30원 이후 최저치다. 장중 기준으로는 작년 10월31일의 1,100.00원을 뚫지는 못했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10/18/0200000000AKR20121018162900002.HTML?did=1179m

    "`환율 1,000선 붕괴 임박' 13개월 만에 최저점". <연합뉴스>. 2012.10.18



    원화가치가 상승하면서 업종별 희비도 엇갈리는데, 수출의존도가 높은 전자·자동차 업체는 원화가치 상승을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반면, 해외여행 업체나 외화로 표기된 부채를 쌓아둔 기업은 원화가치 상승에 미소를 짓고 있다. 


    ◇ 항공·여행·면세 '好好' = 환율이 하락하자 항공업계에서는 함박웃음이 터져나오고 있다.


    상반기 유가 상승으로 고전한 항공사들은 최근 환율이 떨어져 외화부채가 축소되고 달러로 결제하는 비용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측은 환율 하락이 재무평가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대한항공의 외화부채는 지난달 말 기준 73억5천만달러로,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장부상으로 735억원의 평가이익이 생긴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10원 변동할 때마다 외화부채에서 발생한 평가이익이 발생하고 항공유 구입비용, 항공기 리스비용이 줄어 87억원 상당의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업계도 환율 하락을 반기고 있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의 정기윤 팀장은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외국 물가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며 "여행사들 주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면세점도 관광객들의 구매액이 늘며 자연스레 혜택을 볼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경절 특수 기간이 끝난 이 시점에 매출 증가 요인이 다시 생긴 것"이라며 "환율이 계속 떨어지면 연말 여행 시즌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


    수출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나 전자업체는 환율 하락을 다른 업종보다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현대기아차는 수출 비중이 75∼8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매출이 약 2천억원(현대차 1천200억원, 기아차 800억원) 줄어든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2/10/17/0200000000AKR20121017100700003.HTML?did=1179m

    "'환율 급락'에 업종별 명암 엇갈려". <연합뉴스>. 2012.10.17




    ※ 개발도상국이 지고 있는 원죄Original Sin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한국경제가 환율 변동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이다. 무역거래대금 결제와 기업들의 해외차입이 원화가 아니라 외환-달러, 유로, 엔화 등등-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국제 통화·금융체제 연구의 권위자인 Barry Eichengreen, 개발도상국이 짊어질 수 밖에 없는 이러한 부담을 일종의 원죄Orginal Sin 라고 표현했다.



    국가가 자국통화가 아닌 외환으로 해외차입을 하면 어떻게 될까? 대차대조표 상에서 통화불일치Currency Dismatch가 발생하게 되는데, 환율변동이 부채 규모를 좌지우지 하게 된다. 자국통화가치가 상승하면 해외차입규모가 줄어들지만, 반대로 자국통화가치가 하락하면 해외차입규모가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통화불일치 때문에 국가들은 외환보유고 확충에 항상 신경쓸 수 밖에 없다.


    Barry Eichengreen은 "(자국통화가 아닌) 외국통화로 표기된 해외부채는 경제의 안정성, 자본흐름의 불안정성, 환율 관리, 국가의 신용등급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라고 말한다.


    If a country is  unable to borrow abroad in its own currency - if it suffers from the  problem that we refer to as "original sin" - then when it accumulates a net debt, as developing countries are expected to do, it will have an aggregate currency mismatch on its balance sheet.


    (...)


    Alternatively, the government can accumulate foreign reserves to match its foreign obligations.  In this case the country eliminates its currency mismatch by eliminating its net debt (matching its foreign currency borrowing with foreign currency reserves).  But this too is costly: the yield on reserves is generally significantly below the opportunity cost of funds.


    (...)


    In particular, we show that the composition of external debt - and specifically the extent to which that debt is denominated in foreign currency - is a key determinant of the stability of output, the volatility of capital flows, the management of exchange rates, and the level of country credit ratings. We present empirical analysis demonstrating that this "original sin" problem has statistically significant and economically important implications, even after controlling for other conventional determinants of macroeconomic outcomes. We show that the macroeconomic policies on which growth and cyclical stability depend, according to the conventional wisdom, are themselves importantly shaped by the denomination of countries' external debts.   


    Barry Eichengreen, Ricardo Hausmann and Ugo Panizza. 2003. "The Pain of Original Sin". page 2



    1999년-2001년 사이 발행된 5.8조 달러 규모의 채권 중, 5.6조 달러가 미 달러·유로화·엔화·파운드·스위스 프랑화로 구성되어있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미국·유럽·일본·영국·스위스는 4.5조 달러 규모의 부채만 짊어졌다. 즉, 나머지 1.1조 달러의 부채는 다른 국가들이 (자국통화가 아닌) 외환 형태로 보유하게 된 것이다.   


    Of the nearly $5.8 trillion in outstanding securities placed in international markets in the period 1999-2001, $5.6 trillion was issued in 5 major currencies: the US dollar, the euro, the yen, the pound sterling and Swiss franc. To be sure, the residents of the countries issuing these currencies (in the case of Euroland, of the group of countries) constitute a significant portion of the world economy and hence form a significant part of global debt issuance. 


    But while residents of these countries issued $4.5 trillion dollars of debt over this period, the remaining $1.1 trillion of debt denominated in their currencies was issued by residents of other countries and by international organizations. Since these other countries and international organizations issued a total of $1.3 trillion dollars of debt, it follows that they issued the vast majority of it in foreign currency. 


    The measurement and consequences of this concentration of debt denomination in few currencies is the focus of this paper.  


    Barry Eichengreen, Ricardo Hausmann and Ugo Panizza. 2003. "The Pain of Original Sin". page 4



    Barry Eichengreen, Ricardo Hausmann and Ugo Panizza. 2003. "The Pain of Original Sin". page 28

    • 개발도상국Developing Countries가 자국통화 형태로 보유한 부채는 전체부채 중 2.7%에 불과하다.
    • 반면, 미국·일본·영국·스위스는 전체부채 중 68.3%를 자국의 통화형태로 보유하고 있다.
    • 유로화가 도입된 1999년 이후, 유로존 국가들이 유로화 형태로 보유한 부채비율은 23.2%에서 56.8%로 증가하였다.



    채권 발행국과 통화형태별 누적부채를 살펴보자.


    Barry Eichengreen, Ricardo Hausmann and Ugo Panizza. 2003. "The Pain of Original Sin". page 29
    • 전세계 부채 중 미국이 부담하는 부채비율은 약 32%이지만, 미 달러 형태로 표기된 부채비율은 약 52%에 이른다.
    • 미국·유로존·일본은 전세계 부채 중 71%를 부담하지만, 미 달러·유로·엔화로 표기된 부채는 약 87%에 달한다.


    Figure 1 plots the cumulative share of total debt instruments issued in the main currencies (the solid line) and the cumulative share of debt instruments issued by the largest issuers (the dotted line). The gap between the two lines is striking. While 87 percent of debt instruments are issued in the 3 main currencies (the US dollar, the euro and the yen), residents of these three countries issue only 71 percent of total debt instruments. The corresponding figures for the top five currencies, 97 and 83 percent, respectively, tell the same story.


    Barry Eichengreen, Ricardo Hausmann and Ugo Panizza. 2003. "The Pain of Original Sin". 6-7




    ※ The Pain of Original Sin


    이러한 원죄Original가 개발도상국들에게 어떠한 고통Pain을 안겨줄까?


    1. 환율변동으로 인해 개발도상국의 통화가치가 하락하면, 상환능력의 불안정성이 커지게 된다.
    2. 개발도상국의 통화정책이 제한되게 된다. 확장적 통화정책을 쓰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외채부담이 커진다. 채무국은 통화확장정책으로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한다.
    3. 통화가치가 하락하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이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빈도가 증가하고 외환보유고 확충에 큰 신경을 쓰게 된다. 
    4. 다른 국가의 통화로 표기된 부채는 중앙은행의 최종대부자 역할도 제한하게 된다.
    5. 이 모든 것이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신용등급을 낮추는 영향을 끼친다.

    4. The Pain

    Original sin has important consequences. Countries with original sin that have net foreign debt will have a currency mismatch on their national balance sheets.  Movements in the real exchange rate will then have aggregate wealth effects. This makes the real exchange rate a relevant price in determining the capacity to pay. Since the real exchange rate is quite volatile and it tends to depreciate in bad times, original sin  significantly lowers the creditworthiness of a country. Moreover, the wealth effects limit the effectiveness of monetary policy, as expansionary policies may weaken the exchange rate, cause a reduction in net worth and will thus be either less expansionary or even contractionary. This renders central banks less willing to let the exchange rate move, and they respond by holding more reserves and aggressively intervening in the foreign exchange market or adjusting short-term interest rates. The existence of dollar liabilities also limits the ability of central banks to avert liquidity crises in their role as lenders of last resort. And, dollar-denominated debts and the associated volatility of domestic interest rates heighten the uncertainty associated with public debt service, thus lowering credit ratings.    

    Barry Eichengreen, Ricardo Hausmann and Ugo Panizza. 2003. "The Pain of Original Sin". 15-16




    ※ 외환 보유고 확충에 신경쓸 수 밖에 없는 개발도상국


    원죄Original Pain은 채무국의 상환능력Solvency의 불확실성도 키운다. 한국이 1997년에 외환위기를 겪은 것도 (자국통화가 아닌 다른 나라의 통화로 표기된) 단기외채 때문이었다. 자국통화로 표기된 부채를 가지고 있었더라면,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낼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부족에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1997년의 위기가 국내적 금융위기로 끝나지 않고 외환위기가 된 것은 단기 외채 때문이었다. 1990년대 초까지 한국 정부는 미국 등 선진국의 자본시장 개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자본 시장 개방에 있어서 매우 점진적 방식을 택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1993년부터 은행에게 무역관련 금융과 해외지사 단기차입을 허용하자 재벌이 그것을 이용하여 금리가 낮은 일본 등으로부터 대규모 차입을 하였다(함준호, 2007; Wang, 2001). 이 과정에서 차입자인 재벌과 은행의 위험관리에 대한 개념이 미약하였고, 정부의 금융 감독 시스템도 미비 상태였다.


    (...)


    이 대목에서 외환위기의 원인에 대한 많은 문헌이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은 것은 한국 정부가 1997년  8월 민간부문의 외채에 대해 지급 보증을 했다는 사실과  그것이 갖는 의미다. 국내 구조가 외환위기의 원인이라고 보는 근거는 무엇보다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지급 보증을 한 후로는 기업과 금융기관의 부실 여부가 아니라, 정부가 민간의 외채를 대신 갚아 줄 능력이 있는지 여부가 외환위기가 일어나는지를 결정하는 요인이었다. 물론 한국 정부가 그럴 능력이 없었기 때문에 외환위기가 일어난 것이다.


    (...)


    한국 정부는 왜 민간부문의 외채를 대신 갚아 줄 능력이 없었는가?  이 문제에 대해서는 결제능력(solvency)과 유동성(liquidity)의 두 가지로 나누어 분석할 필요가 있다.  


    (...)


    한국 정부의 문제는 재정의 불건전성이 아니라 지급보증을 한 민간의 단기외채에 비해 정부(한국은행)가 가진 외화준비금이 너무 적었다는 점이다. <표2>는 1994년부터 1996년까지의 사정이 실제로 그랬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한국 정부의 문제는 결제능력부족(insolvency)이 아니라 유동성부족(inliquidity)이었다.


    이제민. 2007. "한국의 외환위기: 원인, 해결과정과 결과". 『경제발전연구 제13권 제2호』. 7-8



    IMF는 구제금융의 대가로 자본시장 개방·구조조정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실업률은 치솟았고 정리해고가 당연하다는듯이 받아들여졌다. IMF 체제를 겪은 국민들은 IMF라면 진저리를 첬고, 따라서 또 다시 외환위기를 겪지 않는 것이 주요목표가 되었다.


    외환위기를 겪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한국은 유동성부족으로 인해 외환위기를 겪었기 때문에, 평상시에 외환보유고를 튼튼히 쌓아놓으면 된다. 외환보유를 늘리는 효과적인 방법은 수출 증가이다. 원죄Original Sin를 가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수출을 통해 달러를 벌이고 이를 미국 채권 형태로 보유해 외환보유를 늘린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건, 수출을 통해 벌어들인 달러를 재투자 하는 게 아니라 단순히 외환보유고 확충에 신경 쓴다는 것이다.


    Martin Feldstein 외환위기 당시 IMF의 가혹한 조치가 개발도상국이 생산적인 재투자 대신 외환보유고 확충에 큰 신경을 쓰게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The desire to keep out of the IMF'S hands will also cause emerging-market economies to accumulate large foreign currency reserves. A clear lesson of 1997 was that countries with large reserves could not be successfully attacked by financial markets. Hong Kong, Singapore, Taiwan, and China all have very large reserves, and all emerged relatively unscathed. A country can accumulate such reserves by running a trade surplus and saving the resulting foreign exchange. It would be unfortunate if developing countries that should be using their export earnings to finance imports of new plants and equipment use their scarce foreign exchange instead to accumulate financial assets.  


    Martin Feldstein. 1998. "Refocusing the IMF". 『Foreign Affairs』 March/April.




    ※ 외환 보유고 확충에 신경 쓸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낳은 글로벌 불균형


    개발도상국이 외환보유고 확충을 위해 선택한 수출 주도 전략은 글로벌 불균형Global Imbalances을 심화시켰다. 


    <출처: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1. "Slowing Growth, Rising Risk". 『World Economic Outlook』 Sep. page 25 >

    • 중동의 산유국·중국 및 아시아 신흥국·독일·일본의 무역수지는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매년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 무역흑자를 달성한 국가들은 미국 채권 구입의 형태로 달러를 다시 미국으로 보낸다.
    • 막대한 자본유입을 받은 미국은 해외로부터 들어온 유동성을 바탕으로 소비를 늘린다.
    • (경제는 소비를 하는 주체가 있어야 돌아가기 때문에) 세계경제 시스템 내에서 미국은 최종소비국가로서 역할을 하게된다.
    • 즉, 세계경제가 미국의 소비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형태가 되었다.


    現 FRB 의장인 Ben Bernanke는 외환보유고 확충에 신경쓸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불러온 글로벌 과잉저축Global Saving Glut[각주:1]이 글로벌 불균형과 세계 금융위기를 초래했다고 지적[각주:2]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신흥국은 외환보유고 확충을 위해 수출주도 전략을 밀고 나갈 수 밖에 없다. 무역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신흥국은 국제금융시장에서 대출국가international lenders로의 역할을 하게 된다. 신흥국의 잉여자본은 미국으로 향하게 되고,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자산가격 상승을 초래한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미국 부동산가격은 어느순간 하락을 하게 되고, 부동산담보대출금을 갚지 못하는 Sub Prime Mortgage 사태가 발생한다.    

    In response to these crises, emerging-market nations either chose or were forced into new strategies for managing international capital flows. In general, these strategies involved shifting from being net importers of financial capital to being net exporters, in some cases very large net exporters. 

    (...)

    According to the story I have sketched thus far, events outside U.S. borders--such as the financial crises that induced emerging-market countries to switch from being international borrowers to international lenders--have played an important role in the evolution of the U.S. current account deficit, with transmission occurring primarily through endogenous changes in equity values, house prices, real interest rates, and the exchange value of the dollar.



    Raghuram Rajan 또한 글로벌 불균형이 세계경제위기를 일으킨 폴트라인Fault Line[각주:3]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이들 국가-수출 지향적 성장국들-는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전략이 아닌 무역 흑자를 목표로 수출 전략을 강화했다. 무역 흑자를 통해 외환 보유고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정한 것이다. 이들 국가는 무역 흑자를 늘리기 위해 투자를 과감하게 줄였다. 그리고 이러한 투자 삭감으로 과거에 투자와 관련해 직면하곤 했던 투자 붐과 붕괴 사이클을 피해갈 수 있었다.


    수출 지향적 성장국들의 이와 같은 안전 위주 전략은 세계 나머지 국가의 취약성을 더욱 증대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들 국가가 수출 지향적 성장 전략을 강화하고 나서자 전 세계 나머지 국가의 이들 수출국 상품에 대한 수요 부담 압력도 따라서 증가하게 되었고, 이와 더불어 앞장에서 이미 설명했던 수출 지향적 성장국들의 문제점, 즉 수출과 내수 사이의 불균형 현상이 더욱 심화되었다.


    수출 지향적 성장국의 수출 강화 노력으로 이들 국가의 외환 보유고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그리고 이 외환은 투자처를 찾아 세계 여기저기를 기웃거리기 시작했다. (...) 채권국으로 변신한 수출국 자금이 가장 이상적인 후보로 생각한 국가는 다름 아닌 바로 미국이었다.


    (...)


    세계적으로 경기가 후퇴기에 접어들면, 해외 수요에 의존하는 수출 지향적 성장국은 특히 타격을 받는다. 2001년의 경우에 그러했듯이 이들 수출국은 내수 부양책 도입으로 위기 타개를 모색하지만 그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때 이들 수출 지향국이 믿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바로 세계적인 경기 후퇴가 도래하면 미국이 어쩔 수 없이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이고 대대적인 부양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사실이다. 결국 세계의 상당수 국가들은 자국의 엔진을 더 이상 가동하지 않고 미국에 묻어가려는 시도를 한다. 이로 인해 미국이 끌고 가야 할 부담은 훨씬 커질 수 밖에 없고, 여러 면에서 지치고 상처를 입는 것은 결국 미국이다. 


    라구람 G. 라잔. 2011. 『폴트라인』. 168-205




    ※ 모든 국가가 단일통화를 사용한다면?  

    Robert Mundell의 최적통화지역Optimum Currency Area 이론

    이에 대한 Paul Krugman의 비판


    그럼 모든 국가가 단일통화를 사용한다면 어떨까? 개발도상국의 원죄도 사라지고, 외환 보유고에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고, 글로벌 불균형도 없어질 수 있다. Robert Mundell최적통화지역Optimum Currency Area 이론을 주창했었다. 국가들이 서로 인접해있고, 상호간에 무역거래가 많고, 각국 간에 노동이동이 활발한다면 이들은 단일통화를 사용할 수 있는 최적통화지역 이라는 것이다. 단일통화 도입으로 환율 급등락의 비용을 줄인다면 경제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고 말한다. 이러한 이론적 배경으로 유로화가 탄생하였다. Robert Mundell은 '유로화의 아버지'라는 별명을 갖게 되었고, 유로화가 도입된 1999년에 노벨경제학상도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단일통화체제는 불가능하다. 단일 통화 체제가 낳은 결과가 현재의 유럽경제위기이다. 단일통화체제를 선택한다면 각국은 자신에게 맞는 통화정책을 펼칠 수 없다. 현재 그리스·스페인 등의 남유럽은 확장적 통화정책이 필요하지만, 독일은 인플레이션을 우려해 확장적 통화정책을 반대하고 있다. 독자적인 통화정책이냐 변동하는 환율이냐에서 선택한 건 변동하는 환율이었다.


    Paul Krugman은 쉬운 설명을 통해 단일통화체제가 왜 불가능한지 잘 설명해주고 있다.


    국제통화체제는 왜 확립되지 않았을까?


    옛날 옛적에 세계는 단일통화를 갖고 있었다. 이 통화의 이름은 '글로보'였다. 관리 체계도 매우 훌룡했다. 앨런 글로브스펀 의장이 지휘하는 글로벌준비은행(줄여서 '글로브'라고 햇다)은 세계가 경기후퇴 국면으로 들어설 위험이 보이면 글로벌 통화의 공급을 늘리고, 인플레이션의 징후가 보이면 공급을 줄이는 등 멋지게 직무를 수행했다. 훗날 글로브의 시대를 황금기로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였다. 특히 기업인들이 이 체제를 좋아했는데, 세계 어디서든 별 어려움 없이 장사를 할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낙원에도 문제가 있는 법이다. 글로보를 신중하게 관리했기 때문에 큰 틀의 세계에서는 경기의 파도를 잠재울 수 있었지만, 개별 국가들의 입장은 달랐다. 통화정책을 놓고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도 빈발했다. 유럽과 아시아에는 불황의 먹구름이 끼자 글로브는 돈의 양을 늘렸지만 이로 인해 북미에서는 엄청난 투기 붐이 일기도 했다. 또 북미의 인플레이션을 잠재우기 위해 돈을 줄이자 남미의 불경기가 악화되었다. 대륙별 통화가 없었기 때문에 각 대륙의 정부들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결국 혼란이 극심해지면서 이 체제가 깨지는 순간이 오고야 말았고, 각 나라는 글로보 대신에 독자적인 통화를 도입했다. 그리고 각자의 필요에 따라 통화정책을 펴는 쪽으로 나아갔다. (...)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이번엔 널뛰기하는 환율이 문제의 원인이었다. 어떤 환율, 예를 들어 라티노와 유로의 환율은 무역상의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었다. 유럽의 상품을 사려는 남미 사람은 라티노를 유로로 바꾸어야 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얼마간 시간이 지나자 외환시장은 주로 투자자들, 그러니까 주식과 채권을 사기 위해 통화를 사고파는 사람들이 쥐락펴락하게 되었다. 또한 이러한 투자 수요는 투기의 성격이 짙었기 때문에 통화가치 역시 불안해졌다. 더 나아가 이들은 통화 자체의 가치마저 투기의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그 결과 환율이 큰 폭의 등락을 반복했고, 이로 인해 기업환경은 불확실해졌으며, 기업들은 해외에 있는 자산과 부채가 실제로 얼마만큼의 가치를 지니는지 알 수 없었다. (...)


    다른 선택을 할 수 있었다. 투기꾼들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 즉 자본이동에 제한을 가하는 것이었다.


    이제 각 대륙은 세 가지 통화제도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그런데 이 셋은 저마다 심각한 결점을 지니고 있었다.


    먼저, 독자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환율변동을 감수하는 방법이 있었다. 이 방법을 택하면 경기후퇴와는 얼마든지 맞서 싸울 수 있는 대신에 기업 활동 환경에 불확실성이 조성된다는 단점이 있었다. 아니면 환율을 고정시킨 후 평가절하는 절대로 없을 것임을 공언하는 방법이 있었다. 그러면 기업활동은 더 편하고 안전해지겠지만 억지춘향식 단일통화정책의 문제점이 다시 불거질 게 뻔했다. (...)


    지금까지 살펴본 가상의 역사는 글로벌 경제 속에서 각 국가들이 직면한 '3각 딜레마'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렇게 생각해보자. 거시경제 관리자들이 원하는 것은 세 가지다. 그들은 통화정책에 대한 재량권을 원한다. 경기후퇴를 막고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다. 그들은 안정된 환율을 원한다. 그래야 기업이 너무 큰 불확실성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그들은 자유로운 국제 비즈니스를 원한다. 민간 부문을 방해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특히 원하는 외환을 쉽게 바꿀 수 있어야 한다.


    글로보와 그 소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세 가지 소원을 다 이룰 수는 없음을 말해준다. 잘해야 두 가지를 이룰 수 있을 뿐이다. (...)


    따라서 자유롭게 변동하는 환율제도만이 남게 된다. 1990년대 중반이 되면서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자유변동환율제를 그래도 세 가지 악 가운데 최선으로 여기게 되었다.


    폴 크루그먼. 2009. "부적절한 정책". 『불황의 경제학』. 133-139


    그리고 Paul Krugman은 Robert Mundell의 최적통화지역 이론에 비판을 가한다. 유럽 국가들은 무역의 60%를 상호간에 하고 있었고 유럽통합을 위해 동질성을 키웠기 때문에 최적통화지역 이론이 적용될 수 있는 지역처럼 보일 수 있다. Paul Krugman은 그러나 유럽 국가내에 노동 이동이 활발하지 않고 재정통합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단일통화를 사용할 수 없다고 비판한다. 


    노동이동이 자유롭다면, 불황에 빠진 국가는 다른 나라의 저임금 노동자를 이용해 생산비용을 낮출 수 있다. 노동이동이 자유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통화량 공급을 통한 인플레이션 유발로 임금의 실질가치를 낮춰 기업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이를 Internal Devaluation 이라 한다.) 그런데 노동이동이 자유롭지 않은데 인플레이션 유발을 위한 독자적인 통화정책마저 쓰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리고 유럽이 재정적으로 통합되어 있었다면 독일의 재정으로 그리스 등의 남유럽을 도울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경제위기에 처했을때, 플로리다 주·워싱턴 주 등이 재정지원을 해주는 것처럼. 그러나 유럽은 국가 간의 재정통합과 정치통합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단일 통화를 도입했고 그 부작용을 지금 겪고 있다.


    On this score, Europe looked good: European nations do about 60 percent of their trade with one another, and they do a lot of trade. On two other important criteria, however-labor mobility and fiscal integration-Europe didn't look nearly as well suited for a single currency.


    Labor mobility took center stage in the paper that started the whole optimum currency area field, written by the Canadian-born economist Robert Mundell in 1961. A rough synopsis of Mundell's argument would be that the problems of adjusting to a simultaneous boom in Saskatchewan and slump in British Columbia, or vice versa, are substantially less if workers move freely to wherever the jobs are. And labor does in fact move freely among Canadian provinces, Quebec excepted; it moves freely among U.S. states. It does not, however, move freely among European nations. Even though Europeans have since 1992 had the legal right to take work anywhere in the European Union, linguistic and cultural divisions are large enough that even large differences in unemployment lead to only modest amounts of migration.


    The importance of fiscal integration was highlighted by Princeton's Peter Kenen a few years after Mundell's paper. To illustrate Kenen's point, consider a comparison between two economies that, scenery aside, look quite similar at the moment: Ireland and Nevada. Both had huge housing bubbles that have burst; both were plunged into deep recessions that sent unemployment soaring; in both there have been many defaults on home mortgages.


    But in the case of Nevada, these shocks are buffered, to an important extent, by the federal government. Nevada is paying a lot less in taxes to Washington these days, but the state's older residents are still getting their Social Security checks, and Medicare is still paying their medical bills-so in effect the state is receiving a great deal of aid. Meanwhile, deposits in Nevada's banks are guaranteed by a federal agency, the FDIC, and some of the losses from mortgage defaults are falling on Fannie and Freddie, which are backed by the federal government.


    Ireland, by contrast, is mostly on its own, having to bail out its own banks, having to pay for retirement and health care out of its own greatly diminished revenue. So although times are tough in both places, Ireland is in crisis in a way that Nevada isn't.


    And none of this comes as a surprise. Twenty years ago, as the idea of a common European currency began moving toward reality, the problematic case for creating that currency was widely understood. There was, in fact, an extensive academic discussion of the issue(in which I was a participant), and the American economists involved were, in general, skeptical of the case for the euro-mainly because the United States seemed to offer a good model of what it takes to make an economy suitable for a single currency, and Europe fell far short of that model. Labor mobility, we thought, was just too weak, and the lack of a central government and the automatic buffering such a government would provide added to the doubts.


    Paul Krugman. 2012. "Eurodammerung". 『End This Depression Now!. 171-173




    1. '글로벌 과잉저축 - 2000년대 미국 부동산가격을 상승시키다'. http://joohyeon.com/195 [본문으로]
    2. Ben Bernanke의 '글로벌 과잉저축' 연설 원문. [본문으로]
    3. 폴트라인Fault Line은 지진을 유발하는 단층선을 의미한다. Raghuram Rajan은 여러 요인이 폴트라인으로 작용해 세계경제위기를 불러왔다고 주장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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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깃집 알바를 통해 본 비정규직 증가 원인고깃집 알바를 통해 본 비정규직 증가 원인

    Posted at 2012.10.07 10:23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어제 우연한 계기로 6시간 동안 고깃집 알바를 경험했는데, 이 음식점은 평소에는 알바를 쓰지 않는다. 손님이 적은 평일에는 음식점 주인, 아주머니 한 분만 일을 한다. 단체예약손님이 오는 금요일, 주말 등 "딱 그 날"만 주방 담당 아주머니 두 분, 홀 담당 알바 두 명만 추가 고용해서 일의 부담을 줄인다. 

    핵심은 "딱 그 날"만 즉각적으로 인력을 추가 고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 발전을 이용한 인력알선업체의 등장은 채용 과정의 변화를 가지고 왔다. 구인 과정이 간편해진 것이다. 이제 음식점은 일이 많든 적든 인력을 상시적으로 채용하고 있는 게 아니라, 일이 많아질 때 잠시동안만 즉각적으로 추가채용을 할 수 있게 되었다. Just-In-Time 채용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음식점의 채용형태만 변한 게 아니다.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들은 정규직 직원을 뽑아 그들을 대기시켜놓는 게 아니라, 추가적인 노동력이 필요할 때 잠시동안만 임시직 근로자를 채용한다. 고용없는 성장Jobless Growth · 고용 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 · 비정규직의 증가가 나오게 된 원인이다.

    1990~1991년과 2001년의 경기 후퇴가 그 이전의 후퇴와 다른 결과-주 : 고용 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를 가져온 이유를 채용 과정의 변화에서 찾는 경제학자도 있다. 1990년 이전에는 경기가 회복되어 부족한 인원을 충월 할 때, 기업은 언론에 구인 광고를 내고 그 광고를 본 구직자는 우편으로 이력서를 보냈다. 기업은 그렇게 온 이력서를 심사한 후 1차 합격자들을 불러 면접을 보곤 했는데, 이러한 채용 과정은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걸리다보니 기업은 혹시 제때 채용을 못해 수용 증가분을 충족하지 못하고, 결국 모처럼 찾아온 매출 증대 기회를 놓치면 어떻게 하나 조바심을 냈다. 그런데 인터넷의 출현으로 채용과정이 간편해졌다. 기업은 인터넷을 통해 채용 광고를 내고, 구직자도 그 광고를 보고 인터넷으로 이력서를 보낸다. 그런 과정을 거쳐 서로 이해관계가 맞으면 바로 직원을 채용하면 된다. 인터넷 덕분에 기업은 주문 상황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고, 수요가 많아져 인력 보강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면 그 시점에 맞추어 바로 직원을 채용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구인 과정이 간편해지면 기업은 당연히 채용 노력을 서두르지 않는다. 실업률이 높고 수요는 위축된 상황에서 일자리만 주면 달려올 인재가 사방에 널려 있는데 어떤 회사가 채용을 서두르겠는가?

    원하면 제때에 얼마든지 채용할 수 있다는 저스트 인 타임(just-in-time) 이론이 옳음을 입증하는 증거 중 하나는 1990년~1991년 그리고 2001년의 경기 후퇴 이후에 찾아온 회복 기간 동안 기업의 임시직 근로자에 대한 의존율이 크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서, 기업이 풀타임 인력 고용을 꺼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금융 위기를 통해서도 역시 임시직이 증가하는 현상을 볼 수 있는데, 전국자영업협회(National Federation of Independent Business, NFIB)의 윌리엄 데니스(William Dennis)는 저스트 인 타임 가설이 옳다는 것을 다음과 같이 확인해주고 있다. "새롭게 인력이 필요한 경우, 우리 회원들은 임시직으로 채우거나 아니면 파트타임 근무자의 시간을 늘리거나 아니면 프리랜서를 활용하는 방법으로 해결하고 있다. 일단은 그렇게 임시적인 조처를 취한 후, 상황 추이를 더 지켜보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라구람 G. 라잔. "취약한 안전망". 『폴트라인』. 180-182쪽. 2011. 에코리브르.



    유연해진 노동시장으로 인해 기업은 유연한 채용Flexible Hiring Practices이 가능해졌고, 경기상황에 따라 고용의 증감을 탄력적으로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Just-In-Time 채용과 고용없는 경기회복Jobless Recovery를 연결시켜주는 것이 the Wait-and-See Hypothesis이다.

    경기회복이 되기 전, 너무 빨리 고용을 늘린다면 비용의 증가를 불러온다. 또한, 추가인력이 필요 없었다 라는 것이 드러나면 해고를 해야하는데 이는 추가적인 해고비용도 가져온다.

    반대로 경기회복 시기에 고용을 너무 늦게 하면, 기업은 시장수요를 충족하는 생산력의 100%를 발휘할 수 없게 되어 이윤이 감소한다. 그런데 Just-In-Time 채용의 발달로 인해, 임시직 근로자를 즉각적으로 채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 기업들은 너무 늦은 고용에서 오는 비용을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기업들은 더더욱 오랜 기간동안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지 않고 경기회복 상황 추이를 지켜볼 수 있게Wait-and-See 되었다.

    또한, 유연해진 노동시장은 정리해고비용을 줄여 기업의 정리해고의 증가도 가져왔다. 기업들은 해고된 정규직 근로자들을 대신에 손쉽게 비정규직 인력을 충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임시직 · 파트타임 일자리는 실업배상을 받을 자격이 없기 때문에 기업의 즉각적인 해고비용 감소도 가져왔다.

    이전에는 필요한 인력의 즉각적인 채용이 불가능 하였기 때문에 너무 늦은 고용 · 정리해고에서 오는 비용이 컸다. 그런데 인터넷 등의 발달로 Just-In-Time 채용이 가능해지면서 노동시장 유연화가 발생했다. 기업은 큰 비용부담 없이 추가적인 고용을 뒤로 미루거나 정규직 근로자를 임시직 근로자로 대체한 뒤, 경기회복 상황을 지켜보고Wait-and-See 정규직 일자리를 늘릴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게 되었다.

    The wait-and-see hypothesis provides a link between the use of JIT employment practices and the jobless recoveries. According to the hypothesis, firms can decide when to hire, taking into consideration the costs associated with hiring too early or too late. 

    Hiring too early can result in expenses for wages and benefits for new hires from the time of hire until the economy actually improves. It also can result in additional costs of firing if the new hires prove to be unnecessary and need to be released. 

    Hiring too late can cause a firm to forgo potential revenue once its sales have started growing, while it hires and trains new workers. Firms can reduce the cost of hiring too late in an economic recovery by hiring temporary workers on short notice or hiring part-time workers, or by increasing the hours of current workers. Lower costs of delayed action would lead firms to wait longer before hiring. 

    More flexible employment practices thus would delay hiring, allowing firms to wait to see what everyone else is going to do before hiring because they are unsure about the strength of the recovery. This approach could result in an extended period of joblessness. 

    A variant of this hypothesis could also explain continued job loss in a recovery. If firms have to decide when to fire workers, they might take signs of shrinking payrolls in the aggregate as a sign that firms are continuing to shed labor. The result can be expansions in which employment continues to fall well into the recovery. Here again, the availability of JIT employment practices allows firms to continue firing workers because they can easily increase output in the short term if business conditions improve. And firms face lower costs of firing because temporary and part-time workers generally do not qualify for unemployment compensation. 

    The wait-and-see hypothesis, then, suggests that jobless recoveries did not occur before the 1991 recovery because it was more costly then to delay hiring or continue reducing staff due to a relative lack of flexibility in the labor market. The decline of unions, rising health insurance costs, and technological changes that reduced the skill level needed for certain jobs all could have contributed to making labor markets more flexible since 1991.

    Stacey L. Schreft, Aarti Singh, and Ashley Hodgson. 2005. "Jobless Recoveries and the Wait-and-See Hypothesis". Economic Review, Federal Reserve Bank of Kansas City (4th quarter, 2005): 92-93



    위에서 보듯이, 비정규직 일자리가 증가하고 노동시장 유연화가 가속화 되는 것을 그저 단순히 신자유주의나 자본가의 탐욕으로 표현할 수 없다. 그저 간단히 기업에게 정규직 일자리를 늘리라고 주문하는 것만으로 고용없는 성장을 해결할 수 없다. 현재의 경제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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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산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이유는? 세계화로 인한 Supply Chain 형성!중산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이유는? 세계화로 인한 Supply Chain 형성!

    Posted at 2012.08.22 22:09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What's the Single Best Explanation for Middle-Class Decline?

    Here's one answer: In the age of globalized profits, all job creation is local.


    Competition drives down costs. Shoppers understand this, intuitively. One reason that flat-screen TV prices have fallen so much in the last ten years is that so many electronics companies have gotten efficient at making them. Similarly, competition for jobs in tradable goods and services -- manufacturing that could be done in China; retail that's simpler on Amazon -- competes down the price employers pay workers in those industries. It makes many workers borderline-replaceable and nothing borderline-replaceable is expensive. Those forces drove down wages, and employer-side health care costs gnawed at the rest of it.


    (...)




    (Employment in each sector by year, in thousands.)


    About half of the jobs created between 1990 and 2008 (before our current downturn) were created in education, health care, and government. What do those sectors have in common? They're all local. You can't send them to Korea. As Michael Spence has explained, corporations have gotten so good at "creating and managing global supply chains" that large companies no longer grow much in the United States. They expand abroad. As a result, the vast majority (more than 97%, Spence says!) of job creation now happens in so-called nontradable sectors -- those that exist outside of the global supply chain -- that are often low-profit-margin businesses, like a hospital, or else not even businesses at all, like a school or mayor's office.


    Derek Thompson. "What's the Single Best Explanation for Middle-Class Decline?." <The Atlantic>. 2012.08.20


    "<NYT> - How U.S. Lost Out On iPhone Work", "Raghuram Rajan - The True Lessons of the Recession" 에서 말했듯이 현재 미국 및 전세계 Developed Countries의 화두는 "중산층middle-class 일자리 감소와 그로 인한 불평등 심화".


    Derek Thompson은 

    "세계화로 인한 경쟁격화로 노동자들의 임금 감소"와 

    "세계화로 인해 국가별 분업구조가 형성되면서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을 미국 내 중산층 일자리 감소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일부 학자들은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의 일자리를 기계가 대체하기 때문에 일자리가 감소한다."라고 주장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노동생산성이 증가할수록 "산업전체"의 일자리 수는 증가한다. 위에 제시된 그래프를 통해 전체 일자리 수를 추정해보면, 1980년도 전체 일자리수는 5천 1백만개, 2009년도 전체 일자리수는 7천 5백만개이다. 그러나 중요한 건 "산업별 일자리 분포의 변화"와 "일자리의 질"


    아시아를 중심으로 제조업 supply chain이 형성되면서 미국 내 제조업 일자리수는 감소하고 그 자리를 교육, 의료, IT등의 서비스업이 메꾸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서비스업 일자리는 수익창출이 어렵고 저임금에 고용도 불안정 하다는 것. Derek Thompson이 지적하듯이, 현재 미국 내에 새로이 창출되는 일자리는 대부분 "non-tradable sectors"이고 "low-profit-margin businesses". 많은 고용과 적절한 이윤을 창출해내는 제조업 일자리가 해외로 이전함으로써, 미국 내 일자리는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저임금 일자리와 창의성과 신뢰를 요구하는 고임금의 일자리로 양극화 되었다.


    세계화로 인한 국가별 분업구조 형성으로 일자리가 양극화 되어가는 지금, 결국 해법은 "교육을 통해 개개인의 노동생산성 향상을 유도하고 고부가가치 산업에 종사할 수 있는 능력과 기회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

    Raghuram Rajan은 "미국의 교육시스템을 변화시켜서 기술의 발전을 따라잡아야 한다." 라고 주장하고 Barack Obama 대통령이 미국의 교육제도를 개혁하려 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


    그러나... 다들 아시다시피 교육을 통해 개개인의 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게.... 참 그렇다.

    20세기 대중교육은 대중의 지식을 일정수준까지 끌어올린 획기적인 발명품이었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일정수준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중산층 일자리 감소의 근본원인인 세계화는 나쁜 것이고 세계화 이전 시대로 돌아가야할까?

    아니다.

    "세계화는 제3세계 국민들에게 절대악인가?"를 통해 말했듯이, 세계화 덕분에 제3세계 사람들이 먹고 살 수 있는 일자리가 창출되었고, 제3세계는 선진국들이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화로 인한 경쟁격화와 국가별 분업구조 형성이 중산층 일자리 감소에 악영향을 끼쳤더라도 문제를 고치기는 어렵다. 고칠 필요가 없다 라는 말이 아니라 해결하기 어렵다 라는 것.



    PS


    제조업 일자리 창출과 산업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Barack Obama 

    산업구조 고도화가 가지고 오는 불평등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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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ghuram Rajan - 과도한 노동자 보호가 경제위기의 원인?Raghuram Rajan - 과도한 노동자 보호가 경제위기의 원인?

    Posted at 2012.07.12 22:59 | Posted in 경제학/2008 금융위기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is-inequality-inhibiting-growth-
    Raghuram Rajan. "Is Inequality Inhibiting Growth?". <Project Syndicate>. 2012.07.10

    최근 Joseph Stiglitz가 『The Price of Inequality: How Today's Divided Society Endangers Our Future』라는 책을 내면서, "소득불균형" 문제가 주목을 받고 있다. 

    (http://www.project-syndicate.org/commentary/the-price-of-inequality
    Joseph Stiglitz. "The Price of Inequality". <Project Syndicate>. 2012.06.05
    → 이것을 번역해서 실은 <조선일보>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2/06/08/2012060801419.html
    "소득 불균등<inequality> 늪에 빠진 미국… 엄청난 대가 치를 것". <조선일보>. 2012.06.08 )

    Joseph Stiglitz는 "부가 상위 1%에게 쏠렸기 때문에" 소득불균형이 발생했고, 이러한 불균형이 유효수요를 줄여 "경제위기를 만들어냈다"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Raghuram Rajan은 "소득불균형의 원인을 노조 약화, 부자 감세anti-worker, pro-rich policies 으로 돌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라고 지적한다. "反노동, 親부자 정책이 경제위기를 만들어냈다는 설명은 유럽경제위기 원인으로 적절하지 않다"라고 말한다. "노동유연성, 임금억제 정책을 도입했던 독일이, 유럽국가 중에서 가장 나은 경제상태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근거로 들고 있다.

    그렇다면 소득불균형이 발생한 이유는 무엇일까?

    Raghuram Rajan은 "경쟁의 격화와 새로운 기술의 도입"을 소득불균형의 원인으로 들고 있다. 경쟁&새로운 기술은 "반복업무를 하지 않는 highly skilled, talented, and educated workers에 대한 수요를 증가시켰고, 미숙련 노동자들의 일자리는 자동화되거나 외국으로 보내졌다."

    경쟁&새로운 기술을 소득불균형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건 더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데, 이것이 "유럽의 노동자 보호 정책과 결합하면서 (미국과 비교해) 더 낮은 성장과 더 많은 실업을 초래"했다고 지적한다.

    다른 유럽국가들과는 달리, 독일은 "노동유연성을 증가시키는 정책"을 채택하면서 "더 많은 수출과 높은 GDP 성장"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탈규제와 부의 편중"이 소득불균형을 만들어낸 미국은 "교육과 기술숙련"을 강조하는 정책으로 위기를 벗어날 수 있지만, "유럽은 (노동유연성을 강조하는) 구조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비록 이것이 "미국 스타일의 소득불균형"을 만들어낼 수도 있지만, "(노동유연성과 경쟁의 강조가 만들어준) 경제성장이 소득불균형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구조개혁을 회피하고 평등주의의 길을 선택한다면 유럽경제는 더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말한다.


    Raghuram Rajan의 주장을 더 자세히 알고 싶다면, 예~전에 내가 올린 글 참고.
    http://peopleeco.com/49



    PS


    저번에도 말했지만, 2008 미국발 금융위기로 촉발된 세계경제위기는 오히려 "미국 경제의 강함"을 드러내고 있다. 

    유로존의 근본적 결함-통화정책, 재정정책 사용 불가-이 현재 유럽경제 회복을 막고 있는건 사실이지만, 이러한 결함이 없었더라도 유럽경제가 회복되었을까 라는 의문이 제기되는 상태.


    즉, 이전부터 저성장의 길을 걸었던 유럽경제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 제기인데, 위기를 벗어날만한 '성장동력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


    <Forbes> 선정한 'The World's Biggest Public Companies' 랭킹의 대다수를 미국 기업이 차지하고 있다는 건, 많은 것을 알려준다.

    http://www.forbes.com/global2000/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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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천조국은 홀로 나아간다..... 누구도 따라 갈 수 없는 높은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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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aghuram Rajan - The True Lessons of the RecessionRaghuram Rajan - The True Lessons of the Recession

    Posted at 2012.05.24 20:01 | Posted in 경제학/일반


    2005년, Alan Greenspan이 FRB 의장으로서 마지막으로 주재한 컨퍼런스 행사에서 금융위기 발생 가능성을 지적해 주목을 받았던 경제학자 Raghuram Rajan이 『Foreign Affairs』에 <The True Lessons of the Recession>를 기고. 


    Keynesian 경제학자들은 유럽경제위기 해결를 위해 정부지출확대를 주장하고 있는데, Raghuram Rajan은 이번 경제위기는 수요 부족이 아닌 공급 구조의 위기이기 때문에 확장정책이 아무런 효과도 얻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유럽경제위기 처방을 놓고 Paul Krugman과도 논쟁을 하고 있는데, Raghuram Rajan은 <FT>에 "Sensible Keynesians see no easy way out"를 기고. 이에 Paul Krugman은 자신의 블로그에 "Sensible Nonsense" 제목을 단 포스트를 올리면서 반박을 하고 있다.


    Raghuram Rajan은 <The True Lessons of the Recession>을 통해 지난 수십년간 누적되어온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2008 금융위기는 단순한 경제위기가 아닌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한 위기임을 말하고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자면


    ① 70년대 오일쇼크를 해결하기 위해 실행했던 "탈규제" 정책 → "경쟁의 격화"를 불러와 기업들이 meritocracy를 추구하게 되었음 → 임극 격차가 벌어짐


    기술의 발전세계화로 인한 공장의 해외이전으로 저숙련 기술을 요구하는 일자리가 사라짐, 남아있는 저숙련 일자리는 자동화되기 힘든 저임금 서비스업 → 경제전체 내에서 임금격차 확대


    ③ 노동자에게 숙련된 기술 교육을 시키려면 교육제도가 발전해야 하는데, 미국의 교육제도는 기술발달을 따라잡지 못함


    ④ 정치인들은 정치적 인기를 위해, 문제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려 하기보다 신용 대출 확대를 통한 구매력 유지라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채택.



    그런데 아쉬운 건, 사실 ②번이나 ④번은 "인플레이션 방지가 제1의 경제적 목표"가 된 금융자본주의 모델의 문제로 보는 게 타당한데, Raghuram Rajan은 "정치의 잘못"으로 이야기 하고 있다. 음;;;;; 아무튼 우리는 실질임금 상승이 아닌 대출 확대를 통한 구매력 유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문이 보고 싶은 분은 저에게 말씀하시면 pdf 파일 또는 kindle 이미지 파일 보내드릴게요.


    내가 번역한 부분

    ↓ ↓  ↓  ↓  ↓ 


    경기침체로부터 배울 수 있는 것 (The True Lessons of the Recession)


    일반적인 정의에 따르면, 세계경제위기란 성장이 멈추는 것이다. 위기가 오기 전 쌓인 막대한 부채 때문에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기 때문에, 가계와 국가들은 소비를 멈추게 된다. 따라서 경제회복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다시 돈이 돌게 만드는 것이다. 정부는 할 수만 있다면 재정적자를 늘려서라도 지출을 증가시켜야 한다. 중앙은행은 이자율을 최대한 낮춰서 저축에 대한 유인을 줄이고 소비를 늘리게 만들어야 한다. 경제가 다시 살아날 수만 있다면, 정치지도자들은 부채에 대한 걱정을 뒤로 밀어도 된다.


    이것은 전형적인 Keynesian의 관점인데, 서구의 경제관료와 중앙은행 그리고 월가의 경제학자들도 이와 같이 현재 경제 상황을 묘사한다. 미국경제가 회복의 기미를 보임에 따라 긴축정책을 선택했던 유럽의 실패와 비교해볼 때, Keynesian 학자들은 그들이 처방했던 정책-주 :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이 옳았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경제의 회복이 경기부양 정책과 관련이 있다고 연결시키기는 어렵다. 최근까지도, Keynesian 경제학자들은 경기부양 패키지의 규모가 작다고 불평해왔다. 만약 미국 경기회복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그들은 경기부양 규모가 작아서 그런 것이라고 불평을 해댔을 것이다. 유럽중앙은행의 대출 증가뿐 아니라 유럽정부의 막대한 재정적자를 고려한다면, 유럽이 경기부양책을 폈더라도 여전히 성장은 멈춰있을 것이다. 


    사실 오늘날 경제가 침체 상황에 빠진 것은 불충분한 수요 때문이 아니라 왜곡된 공급 때문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전부터 수십년간 선진국들은 useful things를 만듦으로써 성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들은 기술발달과 외국과의 경쟁으로 인해 잃어버린 일자리들을 복구할 필요가 있었다. 또한, 고령화 사회가 진행됨에 따라 연금과 의료복지에 대한 지출 필요성은 늘어만 갔다. 결국 정부는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지출을 늘렸고 가계가 신용대출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대출에 의존한 성장은 지속 불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되었다. 


    정부는 신용팽창으로 인위적으로 부풀렸던 GDP 수치로 돌아가려는 노력을 할 때가 아니다. 경제구조의 근본적 결함을 고치려고 해야 한다. 미국은 뒤쳐진 노동자들을 재교육하고 기업들에게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독려해야 한다. 또한 금융부문을 통제해야 한다. 이와 반대로 남부유럽은 경쟁으로부터 기업과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규제를 없애야하며 수많은 영역에서 정부의 역할을 축소시켜야 한다. 



    The End Of Easy Growth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어떠한 해법이 가능할지 불가능할지 이해하기 위해서, 지난 60년간의 경제사를 간단히 살펴보는 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1950년대와 60년대는 서구와 일본에서 경제가 빠르게 확장하던 시기이다. 당시의 몇몇 상황들이 이 시기의 경제호황을 떠받쳤었다. 전후 복구 사업, 자유무역의 팽창, 교육받은 노동력, 발달된 기술의 사용 등등. 그러나 경제학자 Tyler Cowen이 말했듯이 낮게 달린 과일을 다 따먹게 되자, 경제호황을 유지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경제호황의 시기는 1970년대 초 갑자기 막을 내리게 되었다. 그들이 뭉쳤을 때 얼마만큼의 힘을 가질 수 있는지 인지하게 된 OPEC은 석유가격을 올려버렸다.


    성장이 비틀거리자, 정부지출은 팽창했다. 1960년대의 호황기 동안, 민주당 정부는 복지국가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 말인즉슨, 실업률이 증가하면 실업자에 대한 정부지출이 늘어나고 세금수입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했다. 연방은행은 확장적 통화정책을 펼쳤다. 그러나 이것은 오일쇼크로 인해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더더욱 부추길 뿐이었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성장은 멈추게 되었다. 많은 경제학자들과 정책입자들이 신봉해왔던 Keynesian Economics가 스태그플레이션으로 인해 흔들리게 되었다.


    중앙은행은 정책의 우선 목표를 낮은 인플레이션 달성으로 바꾸었다. 그러나 정부는 계속해서 지출을 증가했었고 공공부채는 꾸준히 증가했다. 경제성장을 위한 새로운 방법의 필요성을 깨달은 정부는, 레이건 대통령이 집권하자 많은 산업 규제들을 철폐하기 시작했다. 영국의 대처도 비슷한 정책을 내세웠다. 그러자 생산성이 다시금 증가하기 시작했다.


    1970년대 경제침체에 맞서 미국과 영국이 규제철폐를 내건것과 비교해, 유럽대륙은 겉치레의 개혁만 했다. 유럽위원회는 금융부문을 비롯해 많은 산업부문에서 규제를 철폐하였지만, 이같은 조치는 제한적이었다. 특히나 경쟁을 도입하고 과도한 노동자 보호을 없애는 것에 있어서는 더더욱. 아마 그러한 차이가 영향을 미쳐서, 1990년대 중반 들어 미국의 생산성이 계속해서 증가할 때 유럽 대륙은 침체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탈규제 처방이 순전히 축복인 것만은 아니었다. 탈규제는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고양시키고 경쟁을 증가시키고, 기업들이 효율성에 초점을 맞추도록 했는데,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싸고 질 좋은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탈규제는 또한 소득불평등 증가라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했다. 정부는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지식경제에 맞는 노동력을 양성하는 해법 대신 신용창출을 통한 구매력 증가라는 해법을 선택하게 된다.



    Disrupting the Status Quo


    미국에게 있어 탈규제는 상반된 영향을 가지고 왔다. 지난 수십년간, 경쟁은 부자와 가난한 자 사이의 소득 격차를 늘렸다. 또 일반적인 미국인들이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경쟁은 값싸고 질 좋은 소비재 상품을 만들어냈다. 


    정부의 강한 규제와 제한된 경쟁이 있었던 전후기간 동안, 미국 기업들은 독점의 혜택을 누리면서 막대한 수익을 얻어갔다. 기업은 수익을 주주와 노동자에게 나누어주었다. 그 시기 은행들은 3-6-3 법칙을 따랐다. 3%의 이자율로 돈을 빌리고, 6%로 대출해주고, 오후 3시에 퇴근해 골프장으로 향하기. 은행들은 돈벌이가 되었고 안정적이고 지루한 작업-주 : 현대 금융처럼 복잡한 상품을 팔거나 투자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는 의미-만 했었다. 노조는 그들이 창출한 이익을 내세워 안정된 직장을 요구했고 기업들은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었다. 기업, 노동자가 공유할 수 있는 수익은 많았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걸친 탈규제와 무역장벽 철폐 바람은 이런 아늑한 삶에 종지부를 찍었다. 더 좋은 상품을 보유한 창업가들이 기존의 경쟁 기업들을 위협했고 소비자 상품의 다양성과 질은 획기적으로 좋아짐에 따라, 사람들의 삶은 더욱 좋아졌다. PC와 인터넷은 사용자들이 그들 스스로 즐길 수 있도록 해주었고 휴대폰은 사람들이 그들의 친구들과 끊임없이 연결되도록 도와주었다. shipping container는 외국의 작은 제조업체가 상품을 외국의 소비자에게 빨리 보낼 수 있도록 해주었다. 


    일반적인 소비자의 구매력이 증가함과 동시에, 월스트리트의 임금도 증가했다. 기업의 수익은 경쟁으로 인해 압박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월스트리트는 리스크가 더 큰 상품을 개발했다.-주 : 더 많은 수익을 가져다주는 상품을 의미- 따라서, 그러한 리스크를 계산할 수 있고, 금융상품에 정확한 가격을 매기고, 리스크를 신중하게 분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금융인이 필요하게 되었다. 은행은 더 이상 지루한 업종이 아니게 되었다. 금융의 한쪽에서는 대출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돕고, 다른 한쪽에서는 기업 파산이 일어나게 함으로써, 금융업은 이제 경제의 중심이 되었다. 


    그 동안, 상위기업들은 더더욱 능력지상주의를 추구하게 되었고 탁월한 능력을 가진 직원을 채용하려 더 많은 봉급을 지불하였다. 1976년에는 상위 1%의 가계소득이 미국에서 발생한 총 소득의 8.9%만을 차지했지만, 2007년에는 그 수치가 25%로 증가하였다. 


    이러한 기업의 불평등한 인센티브와 정부의 세금정책을 소득격차의 주요원인으로 비난하기 쉽다. 그러나 이 2가지를 소득격차의 원인으로 지목하기에는 불충분하다. 기업임원들의 임금상승이 불합리한 기업지배구조의 영향이라면, 의사 변호사 학자들의 임금상승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는가? 그리고 조지W부시 행정부 당시, 실제로 상위소득자의 세금이 인하가 되었지만, 이러한 세금인하가 불평등의 주요원인은 아니다. 소득 불평등은 세금인하 이전에도 계속해서 증가했었기 때문이다. 상위 소득자의 높은 임금이 그들의 능력에 걸맞다는 말이 아니다. CEO 등 상위 소득자의 높은 임금은 경쟁 세계에서 능력의 가치를 반영하고 있다는 말이다. -주: 그러니까 경쟁이 치열해지고, 연공서열이 아닌 능력 위주의 사회로 변화함에 따라, 능력을 갖춘 사람들에게 지불하는 임금이 더더욱 증가할 수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 


    사실 1980년대 이래로, CEO와 나머지 직원들 간의 임금 격차만 확대된 것이 아니다. 단순반복업무가 자동화되고 해외로 이전함에 따라, 경제 전체 내에서 임금 격차가 확대되었다. 기술과 자본재의 도움으로 한명의 숙련 노동자가 많은 미숙련 노동자를 대체할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생각해보자: 공장이 기계적 선반을 사용한다면, 대학교육을 받은 Joe와 고졸인 Moe 사이에는 별다른 차이가 없을 이며 비슷한 임금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공장이 컴퓨터화된 선반으로 업그레이드 한다면, Joe는 더더욱 유용해질 뿐 아니라 Moe는 더 이상 필요가 없을 것이다. 


    미숙련 일자리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반복 업무가 아니고, 자동화나 아웃소싱이 힘든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는 여전히 존재한다. 그래서 미국 노동력은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 저임금 일자리창의성과 신뢰를 요구하는 고임금의 일자리, 이 2가지의 길로 나뉘게 되었다. 어느정도 숙련된 기술과 괜찮은 임금을 지불하는 일자리는 점점 사라져갔다. 그리고 해고된 노동자들은 그들의 기술을 발전시키거나 아니면 아예 저임금 서비스직을 택해야만 했다.


    불행히도,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한 조기교육, 불우한 가정환경, 비싼 대학등록금 등 수 많은 원인들이, 많은 미국인들이 적절한 교육이나 필요한 기술을 배우지 못하게 만들었다. 경제학자 Claudia Goldin과 Lawrence Katz가 지적했듯이, 지난 수십년간 미국에서 벌어진 기술과 교육간의 레이스 경주에서, 미국의 교육체계는 기술발달을 따라잡지 못하였다.


    미국인들의 기술 습득이 지체되었기 때문에, 고학력자의 임금과 저학력자의 임금격차는 더욱 더 심화되었다. 1980년대 이래로, 임금소득자 상위 10%(주로 대학 졸업자)의 임금과 중간에 위치해 있는 사람(주로 고졸)간의 임금 격차는 꾸준히 확대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간 소득자의 임금과 하위 10%의 임금 차이는 거의 벌어지지 않았다. 상위 10%가 중간과 멀어지는 동안, 중간소득자는 하위소득자의 임금과 비슷하게 되었다.-주 : 양극화가 더 심화되었다는 의미-


    통계를 보면 더더욱 놀랄 만하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25세-54세 사이의 35%가 일자리가 없으며 고등학교 중퇴자가 실업자가 될 가능성은 대학 졸업자보다 3배나 높다. 게다가 노동시장에서 이렇게 학력이 중요해져 감에도 불구하고, 25세-34세 사이의 미국인들은 45세-54세가 과거에 경험했던 것보다 학위를 가지기가 더더욱 어렵게 되었다. 그러나 요근래 들어 가장 난감한 것은, 부유한 집안의 아이가 대학 학위를 취득하기가 과거와 비교해 더욱 쉬워졌다는 것이다. 저소득층의 아이들의 대학 학위 취득률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교육 불평등과 소득 불평등이 더더욱 심화되고 있다.



    The Politicians Respond


    2008 금융위기 이전, 미국 중산층의 임금은 오르지 않았고 일자리는 해마다 불안정 해졌는데, 부자들은 더욱 더 부자가 되었다. 괜찮은 임금을 주는 미숙련 일자리는 구하기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고치기 위해, 정치인들은 근본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 쉬운 해결책을 선택했다. 정치인들의 선택은 이해가 갈수도 있다. 노동자들의 기술을 발전시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손쉬운 처방은 사태를 더 악화시켰다. 만약 중산층 유권자들이 스스로의 삶의 수준을 부유한 이웃의 삶의 수준과 비슷하다고 느낀다면, (가령, 중산층도 새 차를 매년 살 수 있고, 긴 휴가도 즐길 수 있다면) 그들의 실질 임금이 올랐는지 여부는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정치인들은 희망했고 따라서 소비 진작을 위해 온 힘을 다 썼다. 그것을 위한 손쉬운 방법은 신용대출 확대였다.


    1990년대 초에 들어, 미국 정치인들은 금융부문에 가계대출 확대, 특히 저소득층을 위한 대출 확대를 독려했다. 1992년 의회는 Federal Housing Enterprises Financial Safety and Soundness Act 법안을 통과시켰다. 그 법안은 Fanni Mae와 Freddie Mac이라는 거대 모기지 금융업체-주 :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주범-를 관리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었고 저소득층을 위한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촉진하려 했다. 


    이러한 정책은 저소득층에게 유동성을 공급하도록 도와주었고 그들의 소비를 늘리게 만들었다. 따라서 2008 금융위기 이전, 계층간 소득 격차는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소비 격차는 그다지 크지 않았었다. 이러한 정책들은 정치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정부의 복지지출 확대와는 달리, 저소득층의 신용대출 확대 정책은 누구의 반대도 받지 않았다. 더 많은 성장과 행복한 유권자를 원하는 정치인, 주택담보대출로 이익을 볼 수 있는 은행가와 브로커들, 자신의 돈이 없어도 대출을 통해 꿈에 그리던 집을 살 수 있었던 대출자들, 자유방임주의 성향을 띈 은행 규제당국 그 누구도 반대하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이러한 근시안적인 정책을 지원했다. 2001년 닷컴 버플이 터지자, Fed는 단기이자율을 인하했다. 기업들은 투자에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낮아진 이자율은 주택과 금융 부채에 의존하던 경제의 보조금 역할을 하게 되었다.-주 : 낮은 이자율을 이용하여 더 많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의미-. 이것은 건설업계와 주택담보대출 시장에 붐을 가져왔다. 진보적 경제학자들도 이 같은 조치에 박수를 보냈다. 주택건설붐이 경제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Fed가 지원한 거품경제는 지속불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났다. 많은 건설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대출을 받아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들은 경제의 큰 trouble이 되었다.


    은행가들은 2008 금융위기를 초래한 주범으로 많은 비난을 들어도 싸다. 금융부문의 일부 활동들은 비록 불법은 아니었지만 약탈적인 행위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신용대출을 통해 무리한 확장을 유도한 정치권의 역할 역시 잊혀져서는 안된다. 금융 리스크에 있어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무너진 것이 2008 금융위기의 가장 큰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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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Future of History - Francis FukuyamaThe Future of History - Francis Fukuyama

    Posted at 2012.02.01 11:48 | Posted in 경제학/일반


    『The End of History and the last man』-『역사의 종말』-로 세계적으로 큰 명성을 얻은 Francis Fukuyama가 외교전문지 『Foreign Affairs』에 "The Future of History - Can Liberal Democracy Survive the Decline of theMiddle Class?" 를 기고해서 화제. Francis Fukuyama는 『역사의 종말』에서, 냉전 종식과 베를린 장벽 붕괴로 'Western Liberal Democracy"가 최종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말을 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Liberal Democracy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하고 있다. pdf 기준으로 10페이지에 달하는 글을 전체번역하기는 그렇고... 그저 간단히 요약하자면... 



    <서문>


    ○ 2008 금융위기 이후 좌파들은 이러한 경제적 현상에 대해 그럴듯한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그저 옛날 방식의 사회민주주의로의 복귀만을 주장한다. 경제에서 뿐만 아니라, 지식토론에서도 경쟁은 매우 중요하다. 


    Liberal Democracy가 뿌리내리는 기반이 되는 Middle-Class(중간계급 또는 중산층)가 Globalized Capitalism에 의해 무너지고 있는 이때에, 지적토론은 매우 필요하다. 

    (경제현상에 대해 좌파들이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매우 안타까워 하고 있음)



    <민주화 물결>


    ○ 경제적 분배를 위해 절차적 민주주의를 포기한 공산주의자와 사적재산권 보호는 유지한채로 정치적 참여 확대를 주장한 자유민주주의자와의 세기의 대결이 있었다.

    ○ 마르크스는 사회주의의 승리를 자신했고, 보수적 경제학자인 Joseph Schumpeter 조차, 자본주의의 자기잠식적(self-undermining) 속성 때문에 사회주의가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 ①그러나 노동계급(working class)의 생활수준이 지속적으로 향상되면서, 그들은 중산층(middle class)으로 진입했으며 ②post industrial economies라고 불리는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노동계급은 외연 확대가 멈추었고 ③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소수민족 등의 문제가 부각되면서, 노동계급은 그저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하나의 이익집단으로 치부되었다.


    ○ 그리고 정치적 지지를 얻기 위해 "계급"을 내세우는 것은 큰 호응을 받지 못하였고, 계급의 자리를 "민족"과 "종교"가 대신하였다. (19세기 유럽의 민족주의와 현재의 이슬람 국가)

    ○ Marx는 중산층과 부르주아가 소수에 머무를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들은 다수가 되었고 사회주의에 문제를 제기하게 되었다.


    ○ 아리스토텔레스 시대 이래, 학자들은 "안정된 민주주의는 중산층의 성장에 달렸다"고 "양극화된 사회는 독재 혹은 포퓰리즘의 지배를 받는다"라고 생각했었다. 선진국들은 "중산층 사회 middle-class societies"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좌파 급진주의는 라틴아메리카에서만 기생할 수 있었다.


    ○ 경제성장은 well educated, own property, and are technologically connected to the outside world인 중산층을 출현시켰고, 그들은 정부에 민주주의를 요구했다.



    <THE LEAST BAD ALTERNATIVE?>


    ○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광범위한 합의가 존재한다. '민주적 지배는 옳다'라는 명제는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 경제성장은 사람들을 스스로 중산층으로 생각하게 만들었고, 그런 이유로 '안정된 민주주의'와 '경제발전'은 깊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 자유민주주의의 유일한 위협은 권위주의 정부와 시장경제가 결합된 중국 모델이다. 그러나 중국식 모델은 중국만의 오래된 역사에 기반을 두고 있어서 일반화하기 곤란하고, 수출지상주의와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를 가진 중국식 모델이 오래도록 지탱될지도 의문이다. 중국정부는 국민들으 존중하지 않는데, 경제성장은 영원히 지속될 수 없기에 저항에 직면할 수 있다. 


    중국의 '확산되는 중산층'이 전세계의 다른 '중산층이 걸었던 길'과 다른 경로를 밟을까?



    <DEMOCRACY’S FUTURE>


    ○ 오늘날, "경제성장"과 "자유민주주의 헤게모니"는 깊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심화되는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가 중산층을 잠식시키고 선진국의 하위계층이 중산층 지위를 성취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만들면 어떻게 될까?


    ○ 그 신호가 지금 보이는데, 미국에서는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경제침체가 계속되고 있다. 


    (2005년 당시, 앨런 그린스펀을 기리는 학술회에서 경제위기를 예측했던) 경제학자 Raghuram Rajan은 "지난 수십년간, 미국은 재분배 문제를 해결하기를 꺼려했고, 저소득층에게 모기지 대출을 보조함으로써 재분배 문제를 가리려고 했었다."고 말한다.


    이 정책은 많은 미국인들이 자신들의 생활수준이 과거에 비해 향상되었다고 착각하게 만들었다. 2008년 집값 거품이 터지면서, 잔인한 반전이 시작되었다. 미국인들은 저렴한 휴대폰, 값싼 옷, 공짜인 페이스북을 이용하지만 의료보험, 연금 등은 이용할 수 없게되었다. 


    ("노동자들의 저임금&상품의 저가격&실질 이자율이 중요한 금융활동"에 방해가 되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80년대부터 시작된, 노동자들의 소득인상을 통한 상품구매력 상승 대신 "대출 확대를 통한 상품구매력 상승 유도" 의 세계경제기조를 비판하고 있음)


    ○ 게다가 기술의 혁신은 능력 있고 고급 교육을 받은 사람에게만 성과가 돌아가게 함으로써 불평등을 심화시켰다. 실리콘밸리의 성장은 low-skill 일자리의 감소를 의미한다.


    ○ 능력의 차이로 인해 생기는 불평등은 자연스러울 수 있지만, 최근의 기술발달은 불평등을 극대화 시킨다. 


    ○ 선진국의 중산층을 잠식시키는 또 다른 요인은 '세계화'이다. 선진국의 중산층이 하던 일은 비용감소를 위해 인건비가 싼 개발도상국의 노동자가 하게되었다.


    ○ 지혜로운 정책은 이를 막을 수 있다. 독일은 산업기반과 노동자를 보호하면서 동시에 세계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이와 달리, 미국과 영국은 postindustrial service economy로의 길을 걸었다. 


    ○ 창의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고급교육을 받은 노동자가 3D 산업을 대체했다는 사실과 knowledge economy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는 행복한 이야기가 있다. 그러나 이것은 불편한 진실을 가리고 있다. 이 새로운 경제질서는 금융과 하이테크 산업 등에 종사하는 소수에게만 이득이 돌아가게 한다.



    <THE ABSENT LEFT>


    ○ 금융위기 이후 당황스러운 사실은, 포퓰리즘이 좌파가 아니라 우파의 점유물이 되었다는 것이다. 미국의 티파티 운동을 예로 들 수 있다. 


    ○ 그러나 좌파가 세를 모으는 데 실패한 근본적인 이유는 좌파 지식인에게 있다. 지난 수십년간, 좌파 지식인들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선진국 사회구조에 어떠한 일이 일어났는지, 그리고 중산층 사회를 보호하기 위한 현실적인 담론이 무엇인지, 일관된 분석을 하지 못하였다. 


    ○ 솔직히 말해, 추상적 사고의 틀과 대중들을 동원하기 위해 제시된 도구면에서, 지난 세대의 좌파들은 끔찍했다. Marxism은 수년전에 죽었지만 추종자들은 여전히 그 주변을 떠돈다.


    좌파들은 Marxism의 자리를 포스트모더니즘, 다문화주의, 페미니즘으로 대체했다. 이것들은 경제보다는 문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회 시스템에 피해를 입은 노동계급과 중산층 이하 사람들은 문화적으로 보수주의의 성향을 띌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것들을 보면서 당혹감을 느꼈다.


    ○ 게다가, 좌파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신뢰도가 낮다는 것이다. 지난 세대동안 좌파들은 연금, 의료, 교육 등의 복지에 초점을 맞추는 사회민주적 프로그램을 가장 중요시했다. 그러나 복지국가 모델은 바닥났다. 


    복지국가는 거대해졌고, 관료주의적 모습을 띄었고, 융퉁성이 없게 변했다. 게다가 선진국의 노령 인구 증가를 생각한다면, 복지국가 모델은 재정적으로 지속 불가능하다. 



    <AN IDEOLOGY OF THE FUTURE>


    ○ 새 이데올로기는 어떠해야 할까?


    ○ 정치적으로는 : 


    ① 경제에 대한 정치의 우위 

    ② 공공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부 

    ③ 현재의 복지국가 모델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③ 새 이데올로기는 공공부문을 자본가나 기업으로부터 자유롭게 새로이 설계해야 한다. 

    ④ 그리고 공공서비스를 전달하기 위해 technology-empowered 방법을 이용해야 한다. 


    즉, "재분배"에 관한 심도있는 논의와 "정치에 대한 이익집단의 지배를 해결"할 현실적인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


    ○ 경제적으로는 :


    ① 구 사회주의가 대안으로 제시되는 것 같이, 자본주의 그 자체에 대한 비난을 해서는 안된다. 정부가 어느정도 개입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자본주의 형태가 있다. 


    ② '세계화는 피할 수 있는 것' 이라는 시각 대신, '세계화는 정치적으로 조심히 다루어져야 한다'처럼 기회와 도전으로서 세계화를 바라보아야 한다.


    ③ 세계화는 '시장'이 멸망한 것처럼 보아서는 안된다. 그 대신, 국가총생산을 증대시켰을 뿐 아니라 중산층을 융성하게 하는 데 세계무역과 투자가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 그러나 이것은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이 수행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근본적인 가정인 'sovereignty of individual preferences'와 '총소득은 국가의 부를 측정하는 정확한 방법'이라는 것 비판해야 한다.


    ○ 그 비판은 "사람들의 소득이 그 사회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 정도를 나타내지 않는다"를 강조해야 한다. 


    그러나 더 나아가서, 노동시장이 효율적이라도, "능력에 따른 자연스러운 분배가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라는 것과 "개개인은 독립체가 아니라 주변 사회의 영향을 받는 존재"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 이러한 생각들은 한때는 잡동사니로 인식됐었다. 



    ○ 많은 면에서, 레이건-대처 혁명은 성공을 거두었다.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과 중산층을 창출해냈고, 민주주의의 물결이 퍼지게 만들었다. 


    ○ 생산성을 향상시킬 뿐 아니라 많은 중산층들에게 의미있는 고용을 제공해주는, 기술적 진보에 의한 일련의 획기전 발전에 선진국도 가까이 갈 수 있다.


    ○ 그러나 그것은 지난 30년간 정반대로 향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 아니라 그저 믿음에 가깝다. 실제로, 불평등이 계속해서 악화될 것이라는 생각에는 수 많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현재 미국에서의 부의 집중은 자기강화 속성이 되고 있다. 금융산업은 부담이 되는 규제를 피하기 위해 정치적 로비를 하고 있다. 부유층이 다니는 학교는 나날이 좋아지고 있고, 그 이외의 학교들은 계속해서 나빠지고 있다. 모든 사회의 엘리트들은 그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이 상황을 바꾸려는 민주적 대중운동을 막기 위해, their superior access to the political system을 이용하고 있다.


    선진국의 중산층들이 여전히 레이건-대처주의에게 마음을 뺏기는 한, 대중시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 대안은 싸움터에 있고,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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