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Olivier Blanchard 퇴임 - '경제위기와 맞선' 그의 공헌들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Olivier Blanchard 퇴임 - '경제위기와 맞선' 그의 공헌들

Posted at 2015. 5. 16. 18:00 | Posted in 경제학/오늘날 세계경제


5월 14일(목), IMF는 2008년 이래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맡아왔던 Olivier Blanchard가 올해 9월 이후 퇴임할 것이라고 발표[각주:1]했다. MIT 대학 소속이었던 경제학자 Olivier Blanchard는 그동안 '노동시장에서의 이력현상 연구' · '통화정책의 역할' · '투기적버블의 특징' 등의 연구를 통해 경제학발전에 큰 기여를 해온 위대한 학자였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2주 전, 학계를 떠나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부임한 그는 최악의 경제위기에 맞서 세계 경제학계 논의를 이끌어왔다. <WSJ>은 이런 그를 두고 '위기와 맞선 경제학자'(IMF’s Crisis-Fighting Chief Economist)[각주:2] 이라 칭하였는데, '2008 금융위기' 대응과정에서 Olivier Blanchard가 어떠한 공헌을 했는지 이번글을 통해 알아보자.




※ 대완화기(Great Moderation) 

- 거시경제를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거시경제학자들


2008 금융위기는 거시경제학자들에게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1980년대 이래로 거시경제학자들은 거시경제정책을 통해 경기변동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믿어왔다. 생산량이 잠재생산량에 미달하여 경기침체가 발생하면 통화정책 등을 통해 경제를 바로 원상태로 복구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 중심에는 1987년부터 2006년 동안 Fed 의장을 맡았던 Alan Greenspan이 있었다.


  • Alan Greenspan이 Fed 의장으로 재임하던 기간(1987년 8월 - 2006년 1월) 동안의 경제성장률 · 물가상승률 · 실업률 변화 추이 

Alan Greenspan은 18년 동안 Fed 의장으로 재임하면서, 통화정책을 통해 낮은 물가수준과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동시에 달성하였다. 위에 첨부한 그래프는 Alan Greenspan 재임기 동안의 경제성장률(파란선) · 물가상승률(빨간선) · 실업률(초록선) 변화추이를 보여준다. 


특히 1990년부터 IT버블이 터지기 이전인 2000년까지, 미국은 3%~5% 사이의 경제성장률을 꾸준히 유지하였고 실업률 또한 7%대에서 4%대로 하락하였다. 이에 더해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 · 실업률과 역에 관계에 있다고 알려진 물가상승률 또한 낮은 수준(3% 이하)을 유지하면서 미국경제는 대호황기를 지냈다.


낮은 물가수준과 견고한 경제성장률을 모두 달성했던 대호황기. 경제학자들은 이 시기를 '대완화기'(the Great Moderation)라 불렀다. 경제학자들과 Alan Greenspan은 의기양양 했다. 이제는 거시경제학 지식과 통화정책을 바탕으로 거시경제를 완전히 조정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심한 변동을 뜻하는 fluctuations 보다는 균형을 찾아간다는 뜻을 내포한 business cycle이 경기변동을 뜻하는 단어로 쓰이게 되었다.   


  • 1999년 1월 - 2006년 1월 동안의 Fed 기준금리 변화 추이

        

2001년 발생한 IT버블 붕괴는 경제학자들과 Alan Greenspan의 이러한 자신감을 더욱 더 키웠다. 버블이 터져서 경기침체가 발생했는데 자신감이 증대됐다? 그 이유는 Fed의 통화정책에서 찾을 수 있다. IT버블 붕괴로 경제성장률이 하락하자 당시 Fed 의장이었던 Alan Greenspan은 기준금리를 급격히 내렸다. 2000년 12월 6.5% 였던 기준금리는 1년 만에 1.75%를 기록하였다. 통화정책의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첫번째 그래프를 다시 살펴보면, 2001년 0%대까지 하락한 경제성장률이 반등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대완화기'(the Great Moderation)를 경험한 거시경제학자들을 가로막는 것은 없었다. 1929년 대공황(the Great Depression) 이후 탄생한 거시경제학 지식을 바탕으로 이제는 거시경제를 완전히 조정할 수 있는데 무슨 걱정거리가 있을까. 약 18년간 Fed 의장으로 재임해온 Alan Greenspan은 그것을 실제로 보여준 사람이었다.




※ 2008년 이전 거시경제학자들은 무엇을 믿었는가

- ①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는 '인플레이션 안정'(Stable Inflation)


그러나 1929년 대공황(Great Depression)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인 '2008 금융위기'(Great Recession)[각주:3]가 발생하였고, 그동안 거시경제학자들이 효과가 있다고 믿어왔던 거시경제정책 등이 생각만큼 작동하지 않았다. 거시경제학은 무엇을 잘못했을까? 


2010년 2월 Olivier Blanchard는 <거시경제정책 다시 생각해보기>(Rethinking Macroeconomic Policy)[각주:4] 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한다. 그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위기 이전 거시경제학자들이 믿어왔던 것'(What We Thought We Knew) · '거시경제학자들이 금융위기로부터 배운것'(What We Have Learned from the Crisis) · '정책설계에 있어서의 함의'(Implications for the Design of Policy) 를 말한다. 2008 금융위기 이전 거시경제학자들이 무엇을 믿었는지, 금융위기로부터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어떠한 정책이 필요한지를 이야기한 것이다.    


  • 1970년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기침체를 겪었던 미국
  • 이러한 경험으로 인해 '인플레이션 안정'이 중앙은행의 주요목표로 자리잡았다.


먼저 Blanchard는 2008 금융위기 이전 경제학자들이 믿어왔던 것을 되짚는다. 금융위기 이전까지 중앙은행에게 가장 중요한 역할은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만들기'(Stable Inflation) 였다. 중앙은행은 금리조정을 통해 생산량을 잠재생산량에 도달하게 하거나 인플레이션을 안정적인 수준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데, 둘 중에서 중앙은행의 우선목표는 '인플레이션 안정' 이었던 것이다. 


이는 역사적경험과 관련이 있다. 1970년대 미국은 오일쇼크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경기침체를 겪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더해 "인플레이션을 최적화 시킨다면 생산량 또한 잠재생산량 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연구들은 '인플레이션 안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론적기반을 제공해주었다. 거시경제학자들은 더 나아가서 '인플레이션 안정'뿐 아니라 아예 '낮은 인플레이션'(Low Inflation)이 더 좋다고 믿었다. 이제 거시경제정책과 중앙은행의 목표는 '낮은 인플레이션'을 만드는 것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Blanchard는 중앙은행이 낮은 인플레이션율을 목표로 삼는건 몇가지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한다. 왜일까? 중앙은행은 경제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Inflation Expectation)을 낮은 수준으로 고정시킴(anchored)으로써, 경제 전체의 물가수준을 낮게 유지할 수 있다. 이때,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게 형성되면, 피셔방정식에 의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명목이자율)를 낮게 유지해야한다.  


   

   

피셔방정식에 의하면 "명목이자율은 실질이자율과 기대 인플레이션율의 합이 되어야한다." 예를 들어, 현재 실질이자율이 2%이고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 라면 피셔방정식에 의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명목이자율)는 4%가 되어야한다. 


만약 중앙은행이 피셔방정식을 무시하고 기준금리를 6%로 설정하면 무슨 일이 발생할까? 이때 중앙은행이 의도하는 실질이자율은 (명목이자율(6%) - 기대 인플레이션율(2%)인) 4%이다. 그런데 (경제내 저축과 투자가 결정하는) 장기 실질이자율은 현재 2%이다. 중앙은행이 인위적으로 의도한 실질이자율 4%는 2%보다 높은 값이다. 인위적으로 높게 설정된 실질이자율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고 경제는 침체에 빠지게 된다. 결국 중앙은행은 피셔방정식을 따라 4%의 기준금리를 설정할 수 밖에 없다.      


이때 알 수 있는 또 하나의 사실은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명목이자율 또한 함께 움직인다'는 것이다.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2%에서 1%로 감소했다고 가정하자. 이럴 경우 피셔방정식에 의해 실질이자율은 3%가 되어버린다. 하지만 여전히 (경제내 저축과 투자가 결정하는) 장기 실질이자율은 2%이다. 인위적으로 높아진 실질이자율로 인해 투자와 소비가 감소하고 경제는 침체에 빠진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명목이자율)를 1%p 내린 3%로 설정해서 경기활성화를 도모한다. 결과적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율 하락에 따라 명목이자율도 하락했다. 


이제 우리는 '경제주체들의 기대인플레이션율이 낮게 형성되면, 피셔방정식에 의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명목이자율)를 낮게 유지해야한다.'는 이유를 알 수 있다. 실제로 아래 그래프를 살펴보면, 1980년대 이래 Fed 기준금리의 절대수준 자체가 하락하여 낮은수준을 유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 1982년-2008년 사이, Fed 기준금리의 변화.
  • Fed 기준금리의 절대수준이 낮아지고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




※ 2008년 이전 거시경제학자들은 무엇을 믿었는가

- ② 정부지출 증가를 통한 재정정책은 효과는 제한적 (A Limited Role for Fiscal Policy)


통화정책뿐 아니라 2008 금융위기 이전 거시경제학자들은 재정정책도 어떠해야 한다는 믿음이 존재했다. 바로, '재정정책의 효과는 제한적'(A Limited Role for Fiscal Policy)이라는 믿음이다.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도 "케인즈가 요구한 정부지출 증가 덕분에 대공황을 벗어났다."는 사실을 익히 들어왔을 것이다.[각주:5] 정부지출 증가로 대표되는 '확장적 재정정책'은 대공황 이후 주요 거시경제정책 도구였다. 그렇지만 1980년대 이래로 재정정책은 통화정책에 그 자리를 넘겨주었다.  


거시 경제학자들이 '재정정책의 효과는 제한적' 이라고 믿는 이유들이 있다. 첫째 이유는 '리카도의 동등성정리'(Ricardian Equivalence Arguments)에서 찾을 수 있다. 현재의 정부지출 증가는 미래 세금증가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경제주체들은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다. 따라서 현재 정부지출이 증가한다면, 미래 세금인상을 예측하는 경제주체들은 현재의 소비를 줄임으로써 미래를 대비할 것이다. 결국 현재 정부지출 증가의 효과는 소비감축으로 인해 상쇄된다.


둘째 이유는 '통화정책의 유용성'이다. 통화정책이 경제내 생산량을 조절하여 경기침체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데 굳이 재정정책을 써야할 이유가 있을까? 통화정책과 달리 재정정책은 시행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절함으로써 그날 바로 통화정책을 시행할 수 있으나, 재정정책은 의회의 입법과 정부의 시행에 오랜 시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셋째 이유는 '정부부채의 증가'이다(High Debt Levels). 정부는 채권발행을 통해 모은 자금으로 지출을 증가시키는데, 이는 결국 정부부채 증가를 의미한다. 재정적자로 인해 정부부채가 증가하면 국가경제 신인도 하락으로 외환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1세대 금융위기 모델][각주:6]. 또한 고령화를 겪는 국가들은 향후 연금지출증가와 세금수입 감소를 대비하기 위해 재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게 중요하다. '재정의 지속가능성'(fiscal rules designed to achieve such sustainability)을 달성하려면, 재정정책의 사용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 2008년 이전 거시경제학자들은 무엇을 믿었는가

- ③ 금융규제는 거시경제정책 도구가 아니다     


2008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거시 경제학자들은 '금융규제'(Financial Regulation)와 '거시건전성 감독'(Macroprudential Supervision)을 중요하게 생각치 않았다. 개별 금융기관의 부정행위만을 감독하려 했을뿐, 전체 금융시장내 리스크를 감시하거나,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거시경제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미처 고려하지 않았다.


2000년대 초반 IT버블이 터져 미국경제는 침체에 빠졌으나 Fed의 통화정책에 힘입어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러한 성공적인 경험들도 금융규제와 거시건전성 감독의 중요성을 간과하게 만들었다.

(이러한 사실은 '[통화정책과 금융안정 ①] 금융발전이 전세계적으로 리스크를 키우지 않았을까?'에서 확인할 수 있다.)




※ 거시경제학자들이 2008 금융위기로부터 배운 것

- 경기침체시 재정정책의 효과는 매우 크다


성공에 도취된 거시경제학자들에게 2008 금융위기는 악몽과도 같은 사건이었다. 금융위기가 발생한지 6년이나 지났으나, 세계경제는 여전히 침체상태에 놓여있다. Olivier Blanchard는 거시경제학자들이 금융위기로부터 배운 교훈을 말한다.


거시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만들기'(Stable Inflation)를 목표로 했을때 생기는 문제점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앞서 설명했듯이,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율을 안정화 시키기 위해 경제주체들의 기대 인플레이션율을 낮게 형성시킨다. 이처럼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낮게 형성되면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를 낮은 수준을 유지하게 된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이 어떠한 문제를 초래할까? Blanchard는 '경제위기 발생시 확장적 통화정책이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줄어들었다.'(less room for expansionary monetary policy in case of an adverse shock)는 점을 지적한다. 


만약 평상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10%로 설정하고 있다면, 경기침체 발생시 기준금리를 최대 10%p 내릴 수 있다. 하지만 평상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4%로 설정하고 있다면, 경기침체 발생시 움직일 수 있는 폭은 4%p 밖에 되지 않는다. 즉,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 밑으로 내릴 수 없는 문제'(Zero Lower Bound)에 쉽게 봉착하고 만다. 현재 Fed는 2008년 12월 이후 지금까지 0.25%의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의 경기회복은 요원하다. 그렇다고해서 기준금리를 0 밑으로 내릴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통화정책을 대신하여 '재정정책'(Fiscal Policy)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2008년 9월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맡은 이래로 Olivier Blanchard는 지속적으로 "경기침체 시기, 재정정책의 효과는 크다."(“It’s Mostly Fiscal”) 라고 주장해왔다.


앞서 '현재 정부지출 증가의 효과는 미래 세금인상을 대비한 현재소비 감축으로 상쇄된다' 라는 논리를 소개했다. 이것 이외에 정부지출 효과가 제한적이 되는 이유는 '채권금리 상승' 때문이다. 정부는 채권발행을 통해 정부지출 자금을 조달한다. 따라서 채권시장에서 채권공급 물량이 증가하게 되고 이는 채권가격 하락과 채권금리 상승을 초래한다. 채권금리 상승은 민간기업의 자금조달을 어렵게 만들어 투자를 위축시킨다. 그 결과, 정부지출 증가는 민간의 투자를 감소시킨다. 이를 '구축효과'(Crowding-Out)라 한다. 


그런데 만약 정부지출 증가가 채권금리 상승을 불러오지 않는다면, 재정정책의 효과는 크지 않을까? 만약 정부지출 증가가 발생할때 중앙은행이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해 채권금리를 낮춘다면, 정부지출 증가의 악영향은 상쇄될 수 있다. 또한, 이미 중앙은행의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인해 기준금리가 0에 근접한 가운데 시장 채권금리가 더이상 변동하지 않는다면, 정부지출 증가 효과는 매우 클 것이다.     




※ 경제위기시 재정정책 승수는 1보다 크다


여기서 살펴봐야 하는건 2012년 10월에 나온 IMF의 <세계경제전망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이다. Olivier Blanchard는 이 보고서를 통해 '재정정책의 승수는 1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정부지출 한 단위가 증가할 때, 총생산량은 1단위 이상 커진다는 것이다.


  • 2012년 당시, 그리스 등 남유럽국가들의 경제위기 원인으로 '과도한 정부부채'가 지목되고 있었다.


당시 세계 경제학계는 "경제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부채 감축이 필요하다'"(긴축정책 필요)을 주장하는 쪽과 "확장적 통화 · 재정정책을 통해 경제위기에서 벗어나야 한다."(성장정책 필요)고 주장하는 쪽으로 나뉘어 있었다. 특히 유럽경제의 경우 그리스 · 스페인 등의 과도한 정부부채가 큰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때 Olivier Blanchard가 이끄는 IMF 연구팀은 "재정긴축을 시행한 국가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하였다."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큰 주목을 끈것이다. 


2012년 10월 당시 본 블로그를 통해 IMF의 보고서를 소개한적이 있다.(참고글 : '문제는 과도한 부채가 아니라 긴축이야, 멍청아!'. 2012.10.20) 이를 다시 한번 살펴보자.


  • 1번 그림 : X축은 재정긴축 정도를 나타낸다. 오른쪽으로 갈수록 재정긴축 정책 시행. Y축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오류'(실제 성장률 - 성장률 전망치)를 나타낸다. Y축이 음(-)의 값을 기록했다는 것은 경제성장률 전망치에 비해 낮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음을 뜻한다.

  • 2번 그림 : 재정긴축 시행에 따라 투자 · GDP · 민간소비는 감소하고, 실업률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IMF는 2010년 4월 초에 추정한 2010-2011년 사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실제 경제성장률과 다른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도대체 어떤 오류가 있었기에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이 다르게 나왔을까? 혹시 재정정책의 승수를 과소평가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재정긴축정책을 시행했던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이 큰 괴리를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첫번째 그림를 보면 재정긴축정책(혹은 재정건전성 정책, Fiscal Consolidation)을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국가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오류가 음수(-)로 나온다. 반면, 재정확장정책이 예상됐던 국가들은 양수(+)로 나와 그래프가 우하향 하는 모양이 된다. 쉽게 말해, 재정긴축이 예상됐던 국가들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전망했던 것보다 낮게 나온 것이다.


두번째 그래프는 GDP 1% 단위당 재정긴축을 달성할 경우 전망치 오류를 나타내는데, 재정긴축 국가의 투자·GDP·민간소비는 음수(-), 실업률은 양수(+)를 기록했다. 투자·GDP·민간소비는 예측했던 것보다 낮았고 반대로 실업률은 예측보다 높았다는 의미이다.


IMF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재정정책의 승수는 추정했던 것보다 크다. 우리의 연구결과는 재정정책의 승수가 (추정했던 0.4~1.2가 아닌) 0.9~1.7 범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나 상당한 수준의 경제침체·유동성함정에 빠진 통화정책·많은 국가들이 동시에 재정축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재정정책의 승수는 1보다 클 것이다" 라고 말한다[각주:7]


그 뿐이 아니다. 세계경제전망보고서 발행을 주도한 Olivier Blanchard는 "경제를 침체로 이끄는 건 재정긴축이다.(Those forces pulling growth down in advanced economies are fiscal consolidation and a still-weak financial system.) 경제성장을 이끄는 건 확장적 통화정책이다"(The main force pulling growth up is accommodative monetary policy.) 라고 직접적으로 밝혔다. 또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고 신뢰가 낮고 금융부문이 취약한 상황에서 재정건전성 달성은 실망스런 경제성장과 침체를 동반시킨다"고 말한다. 그리고 "공공부채 증가로 인해 예상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요구된다"[각주:8]라고 단호히 이야기하고 있다.


Olivier Blanchard는 이 보고서를 보완하는 연구결과를 2013년에 내놓는다. 바로, <성장률 예측 오류와 재정정책 승수>(<Growth Forecast Errors and Fiscal Multipliers>). 2012년 10월 나온 IMF 보고서를 두고 비판이 제기되었는데, 그 비판을 점검하여 다시 결과를 내놓은 것이다. 연구의 결론은 변하지 않았고, Blanchard는 "경제위기 시에는 재정정책의 승수가 1보다 크다."는 점을 다시 강조한다.

Olivier Blanchard가 '재정정책의 효과'를 강조한다고 해서, 무작정 정부지출과 정부부채를 늘리라는 말이 아니다. 중요한 건 '지금이 경제위기 상황'이라는 것이다. 경제상황이 좋을때 정부가 재정적자를 운용하거나 정부부채를 쌓아놓으면, 막상 경제위기가 왔을때 정부지출을 증가시키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Blanchard는 "경기가 좋은 시기에 재정지출 여력을 만들어 놓아라"(Creating More Fiscal Space in Good Times) 라고 주문한다. 그래야지만 경제위기가 왔을 때 맞서 싸울 수 있기 때문이다.(Had governments had more room to cut interest rates and to adopt a more expansionary fiscal stance, they would have been better able to fight the crisis.)

(사족 : 2008 금융위기 이후, 위기 해결을 둘러싼 '긴축vs성장' 논쟁은 다음글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 물가안정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 안정도 중요 

- 거시건전성 감독정책의 중요성


Olivier Blanchard는 "신흥국 중앙은행은 물가안정 뿐만 아니라 외환시장 안정도 중요하다." 라고 말한다. 미국 Fed는 통화정책을 고려할때 굳이 외환시장을 생각치 않아도 된다. 그렇지만 신흥국들은 그렇지 않다. 일반적으로 신흥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기준금리를 올리면 통화가치가 상승하는데, 신흥국 통화가치 변화는 경제상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바로, '신흥국들은 주로 외국통화로 표기된 부채(denominated in foreign currency)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통화로 표기된 부채'가 유발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1997 동아시아 외환위기'를 다룬 글들을 통해서 수차례 이야기한 적이 있다. 신흥국들의 통화는 신용도가 낮기 때문에, 외국으로부터 자금을 빌릴때는 주로 달러화 · 유로화 등을 이용한다. 즉, 신흥국들 대차대조표상에 있는 부채가 외국통화로 표기되어 있는데, 신흥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게 되면 대차대조표상 부채크기가 증가하여 문제를 일으킨다. 


이때, 신흥국들의 통화가치를 변동시키는 주된 요인은 '급격한 자본이동'(sharp shifts in capital flow)이다. 신흥국이 차입한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간다면, 신흥국 통화가치는 크게 하락한다. 따라서, Olivier Blanchard는 '자본이동을 감시하는 거시건전성 정책(Macroprudentail Policy)의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그는 IMF Blog에 기고한 글 <앞으로의 통화정책은 다를 것이다>(<Monetary Policy Will Never Be the Same>을 통해, "거시건전성 감독정책 덕분에 급격한 통화가치의 하락으로 인한 충격은 1997년과 달리 제한적이다.(Thanks to macroprudential measures, (..) foreign exchange exposure in emerging market countries is much more limited than it was in previous crises.) 라고 말한다.


그는 더 나아가서 '자본이동을 통제'(capital control)할 수도 있다는 의견을 내비친다. "급격한 자본이동을 막기위해, '금리정책 + 외환시장개입 + 거시건전성 감독정책 + 자본통제'가 함께 사용되면 '급격한 환율변동을 제한' 할 수 있다."(the joint use of the policy rate, foreign exchange intervention, macroprudential measures, and capital controls. (...) Foreign exchange intervention, capital controls, and macro prudential tools can, at least in principle, limit movements in exchange rates)


Blanchard가 이 글에서만 '자본이동 통제'(capital control)을 말한 것은 아니다. (우리가 줄곧 소개한) 2010년 보고서 <거시경제정책 다시 생각해보기>(Rethinking Macroeconomic Policy) 에서도 그는 "불완전 자본이동(imperfect capital mobility)이 신흥국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at least in the short term, imperfect capital mobility endows central banks with a second instrument in the form of reserve accumulation and sterilized intervention.) 라고 말한다.


또한, IMF는 2012년 3월 'Institutional View'를 통해, "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을 막기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자본이동 통제(capital flow managemnet)가 유용할 수 있다."고 밝힌바 있다.  

(For countries that have to manage the risks associated with inflow surges or disruptive outflows, a key role needs to be played by macroeconomic policies, as well as by sound financial supervision and regulation, and strong institutions. In certain circumstances, capital flow management measures can be useful. They should not, however, substitute for warranted macroeconomic adjustment.)


비록 Blanchard나 IMF가 '최후의 수단'으로 자본통제를 이야기 하고 있긴 하지만, '금융자유화'와 '금융시장 개방'을 내세우던 20년 전 IMF를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 위기와 맞서 싸운 경제학자 (Olivier Blanchard - IMF’s Crisis-Fighting Chief Economist)


학계에 있을 당시의 Olivier Blanchard는 엄격한 재정관리를 주장하는 학자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2008 금융위기(Great Recession) 라는 최악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맡은 이후, 그는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정책'을 전세계에 계속해서 주문하였다. 글의 맨 앞서 이야기했듯이, <WSJ>은 이런 그를 두고 '위기와 맞선 경제학자'(IMF’s Crisis-Fighting Chief Economist)[각주:9] 이라 칭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2014년 9월, 그는 '경제위기에서 벗어나는 것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하는 글을 기고했다. 제목은 <위기는 어디에 숨어있는가>(<Where Danger Lurks>). 그의 글을 의역 · 요약하여 소개한다. 


2008 금융위기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현대 거시경제학자들은 '경기변동'(fluctuations)을 컨트롤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시 말해, 1980년대 이래, 거시경제학의 기본가정은 '경기변동의 선형성'(linearity) 이었죠. 경기변동이 선형적이라면, 생산과 고용에 악영향을 미치는 충격이 발생하더라도 경제는 금방 균형을 찾아갈 수 있습니다. 

(naturally returning to its steady state over time.)


자그마한 외부충격-부동산가격 하락 등-이 거시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선형적 상황'(non-linearity)은 중요하게 고려치 않았습니다. 그 결과, 이제 경기변동을 뜻하는 단어로 fluctuations 보다는 (균형을 찾아간다는 뜻을 내포한) business cycle 을 쓰게 되었죠.


실제로 1980년대 이래, 선진국 경제는 생산, 고용, 물가 등의 변동이 심하지 않은 '대완화기'(Great Moderation)를 경험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거시경제학 지식을 활용하여 경기를 완전히 컨트롤 할 수 있다!" 라는 확신을 가지게 만들었죠. 물론, 작은 충격이 거시경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 '비선형적 상황'(non-linearity)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건, 거시경제학 지식을 활용하여 그것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것이죠.


'예금대량인출사태'(bank runs)는 "은행에 저축해 둔 내 돈을 회수 못할 수도 있다" 라는 작은 생각변화가 불러오는 것이죠. 그렇지만 '예금자 보험제도' 덕분에 대량인출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은 낮아졌습니다. 1997년 동아시아에서 발생한 외환위기는 그저 신흥국에서 발생한 사건으로만 인식됐습니다.


중앙은행은 금리를 조절하여 통화정책을 수행합니다. 그런데 금리를 0% 밑으로 내릴 수 없다면, 통화정책은 무용지물이 되죠. 2008년 이전 세계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높은 금리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금리를 0% 밑으로 내릴 수 없는 문제'(zero lower bound)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다시말해, 2008년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거시경제학자들은 경제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 'dark corners'에 대해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당시 경제상태는 dark corners와 거리가 있었고, 설령 dark corners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거시경제학 지식을 활용하여 금방 탈출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


그렇지만 2008 금융위기는 '우리 생각보다 dark corners는 가까이에 있었고 더 어두웠다." 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The main lesson of the crisis is that we were much closer to those dark corners than we thought—and the corners were even darker than we had thought too.)


위기 이후 시행된 확장적 통화정책은 총수요 하락과 경제위축 현상을 막기에는 역부족 이었습니다. 총수요를 진작시키려는 재정정책은 정부부채 비율만 증가시켜 부도위험을 키웠죠. 각국 중앙은행들은 금리를 0%대 까지 내리면서 경제를 살리려 했으나, '금리를 0% 밑으로 내릴 수 없는 문제'(zero lower bound)에 도달하고 말았죠. 이 문제는 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습니다.


2008 금융위기가 경제학자들과 정책결정권자들에게 전해주는 교훈은 명확합니다. "dark corners에서 벗어나기 위해 애를 써라" (The crisis has one obvious policy implication: Authorities should make it one of the major objectives of policy—macroeconomic, financial regulatory, or macroprudential—to stay further away from the dark corners.)


위기 이후 경제학자들과 정책결정권자들은 문제점을 보완하기 시작했습니다. 은행 자본비율을 상향조정하고 규제를 강화해 나갔죠. 'Zero Lower Bound'라는 통화정책 문제를 시정하기 위해 여러가지 대안도 제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계에서는 '비선형성'(non-linearity)을 인식하고 그것이 가져올 위험에 대해 이론적, 실증적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2008 금융위기는 분명 매우 고통스러웠습니다. 하지만 위기 덕분에 거시경제학 이론적 논의와 실제 정책이 가까워 질 수 있었죠. 또한, 2008 금융위기는 거시경제학계에 중요한 교훈을 전해줬습니다. "dark corners에서 벗어나라" (The main policy lesson is a simple one: Stay away from dark corners.)


Olivier Blanchard. 'Where Danger Lurks'. 2014.09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로서 '경제위기와 맞선' Olivier Blanchard의 퇴임 소식이 알려지자 수 많은 경제학자들과 기자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The Economist>는 "(Blanchard의 새로운 직장인) 피터슨연구소의 이익은 IMF의 손실이다. IMF는 Blanchard처럼 지적으로 진지하고 유연한 사람을 구하는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Peterson's gain is the IMF's loss; the Fund will struggle to find someone as intellectually serious and flexible as Mr Blanchard.) 라고 말하며, 그의 퇴임을 진심으로 아쉬워하고 있다. 


2008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벗어날 언젠가, 우리는 Olivier Blanchard에게 다시 고마움을 표하고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IMF. 'IMF Economic Counsellor and Director of Research Olivier Blanchard To Retire from the Fund'. 2015.05.14


IMF. 2012.10.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ober 2012 


Olivier Blanchard's IMF Blog Posts


Olivier Blanchard. 2010.02. 'Rethinking Macroeconomic Policy', IMF Staff Position Note


Olivier Blanchard, Daniel Leigh. 2013. 'Growth Forecast Errors and Fiscal Multipliers'. IMF Working Paper 


Olivier Blanchard. 2013.11. 'Monetary Policy Will Never Be the Same'.


Olivier Blanchard. 2014.09. 'Where Danger Lurks'


The Economist. 'Tide barriers'. 2012.10.06


The Economist. 'No short cuts'. 2012.10.27


The Economist. 'The IMF - A nimble mind'. 2015.05.14

  

Wall Street Journal. 'Olivier Blanchard, IMF’s Crisis-Fighting Chief Economist, Is Leaving for the Peterson Institute'. 2015.05.14 


    


  1. 'IMF Economic Counsellor and Director of Research Olivier Blanchard To Retire from the Fund'. 2015.05.14 http://www.imf.org/external/np/sec/pr/2015/pr15219.htm [본문으로]
  2. 'Olivier Blanchard, IMF’s Crisis-Fighting Chief Economist, Is Leaving for the Peterson Institute'. 2015.05.14. http://blogs.wsj.com/economics/2015/05/14/olivier-blanchard-imfs-crisis-fighting-chief-economist-is-leaving-for-the-peterson-institute/ [본문으로]
  3. '2008 금융위기란 무엇인가' 2014.03.25 http://joohyeon.com/189 [본문으로]
  4. IMF Staff Discussion Note. 'Rethinking Macroeconomic Policy'. 2010.02.12. https://www.imf.org/external/pubs/ft/spn/2010/spn1003.pdf [본문으로]
  5. 물론, 실제 학계 논의는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 대공황 당시 재정정책의 효과와 통화정책의 역할에 대해서는 수많은 다른 의견이 존재한다. [본문으로]
  6. '금융위기의 이론적 모델 - 1997 동아시아 외환위기 & 2013 동아시아 외환위기???'. 2013.08.23 http://joohyeon.com/162 [본문으로]
  7. What Does This Say about Actual Fiscal Multipliers? These results suggest that actual fiscal multipliers were larger than forecasters assumed. But what did forecasters assume about fiscal multipliers? Answering this question is complicated by the fact that not all forecasters make these assumptions explicit. Nevertheless, a number of policy documents, including IMF staff reports, suggest that fiscal multipliers used in the forecasting process are about 0.5. In line with these assumptions, earlier analysis by the IMF staff suggests that, on average, fiscal multipliers were near 0.5 in advanced economies during the three decades leading up to 2009. If the multipliers underlying the growth forecasts were about 0.5, as this informal evidence suggests, our results indicate that multipliers have actually been in the 0.9 to 1.7 range since the Great Recession. This finding is consistent with research suggesting that in today’s environment of substantial economic slack, monetary policy constrained by the zero lower bound, and synchronized fiscal adjustment across numerous economies, multipliers may be well above 1 (Auerbach and Gorodnichenko, 2012; Batini, Callegari, and Melina, 2012; IMF, 2012b; Woodford, 2011; and others). More work on how fiscal multipliers depend on time and economic conditions is warranted. (43) [본문으로]
  8. Those forces pulling growth down in advanced economies are fiscal consolidation and a still-weak financial system. In most countries, fiscal consolidation is proceeding according to plan. While this consolidation is needed, there is no question that it is weighing on demand, and the evidence increasingly suggests that, in the current environment, the fiscal multipliers are large. The financial system is still not functioning efficiently. In many countries, banks are still weak, and their positions are made worse by low growth. As a result, many borrowers still face tight borrowing conditions. The main force pulling growth up is accommodative monetary policy. Central banks continue not only to maintain very low policy rates, but also to experiment with programs aimed at decreasing rates in particular markets, at helping particular categories of borrowers, or at helping financial intermediation in general. (...) Many governments have started in earnest to reduce excessive deficits, but because uncertainty is high, confidence is low, and financial sectors are weak, the significant fiscal achievements have been accompanied by disappointing growth or recessions. (...) Reducing the risks to the medium-term outlook presaged by the public debt overhang in the major advanced economies will require supportive monetary policies and appropriate structural reforms (Chapter 3), as well as careful fiscal policy. [본문으로]
  9. 'Olivier Blanchard, IMF’s Crisis-Fighting Chief Economist, Is Leaving for the Peterson Institute'. 2015.05.14. http://blogs.wsj.com/economics/2015/05/14/olivier-blanchard-imfs-crisis-fighting-chief-economist-is-leaving-for-the-peterson-institute/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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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축vs성장 ①] 문제는 과도한 부채가 아니라 긴축이야, 멍청아![긴축vs성장 ①] 문제는 과도한 부채가 아니라 긴축이야, 멍청아!

Posted at 2012. 10. 20. 23:44 | Posted in 경제학/2010 유럽경제위기


※ 긴축정책을 비판하는 IMF?


2012년 10월 9일, IMF(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가 발행한 세계경제전망보고서(World Economic Outlook)에는 흥미로운 그리고 놀랄만한 내용이 실려있었다. IMF는 보고서를 통해 "재정정책의 승수[각주:1]는 기존에 생각했던 것보다 매우 크고, 확장적 통화정책이 뒷받침 되지 않는 재정긴축 정책은 경제를 더더욱 수렁에 빠뜨린다" 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990년대 남미와 동아시아에서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IMF는 해당국들에게 긴축정책-세금 인상, 정부지출 축소, 고금리-을 요구했다. "과도한 부채 때문에 금융위기를 맞았으니 허리띠를 졸라매 부채를 줄여라" 라고 요구했었다. 해당국들은 긴축정책과 함께 동반된 구조조정 정책으로 높은 실업률을 떠안았지만 IMF는 계속해서 긴축을 요구했다. 그랬던 IMF가 "긴축정책은 경제를 더더욱 수렁에 빠뜨린다" 라는 연구결과가 담긴 보고서를 낸것이다.


10월 9일에 발행된 보고서는 세계 경제학자들과 세계 유수의 경제전문지를 충격에 빠뜨렸고, 이것이 함의하는 바가 무엇인지 많은 이야기가 오고갔다. 긴축정책을 비판해왔던 케인지언 경제학자들은 의기양양 했고 아시아·남미의 진보적 경제학자들은 "우리한테는 긴축을 강요해놓곤 미국·유럽이 위기에 처하자 긴축이 잘못됐다고 말하느냐" 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IMF의 세계경제전망보고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 담겨져 있을까? 그리고 케인지언 경제학자들이 긴축을 반대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 재정정책의 승수는 1 보다 크다!


IMF는 2010년 4월 초에 추정한 2010-2011년 사이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실제 경제성장률과 다른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도대체 어떤 오류가 있었기에 경제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이 다르게 나왔을까? 혹시 재정정책의 승수를 과소평가한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재정긴축정책을 시행했던 국가의 성장률 전망치와 실제 성장률이 큰 괴리를 나타냈기 때문이었다.



<출처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42-43 >


'경제성장률 전망치 오류Growth Forecast Error = 2010-2011 실제 경제성장률 - 2010년 4월초 당시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이다.


Figure 1.1.1의 첫번째 그래프를 보면 재정긴축정책(혹은 재정건전성 정책, Fiscal Consolidation)을 시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국가들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오류가 음수(-)로 나온다. 반면, 재정확장정책이 예상됐던 국가들은 양수(+)로 나와 그래프가 우하향 하는 모양이 된다. 쉽게 말해, 재정긴축이 예상됐던 국가들의 실제 경제성장률이 전망했던 것보다 낮게 나온 것이다.


두번째 그래프는 GDP 1% 단위당 재정긴축을 달성할 경우 전망치 오류를 나타내는데, 재정긴축 국가의 투자·GDP·민간소비는 음수(-), 실업률은 양수(+)를 기록했다. 투자·GDP·민간소비는 예측했던 것보다 낮았고 반대로 실업률은 예측보다 높았다는 의미이다.


IMF는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재정정책의 승수는 추정했던 것보다 크다. 우리의 연구결과는 재정정책의 승수가 (추정했던 0.4~1.2가 아닌) 0.9~1.7 범위에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나 상당한 수준의 경제침체·유동성함정[각주:2]에 빠진 통화정책·많은 국가들이 동시에 재정축소에 나서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재정정책의 승수는 1보다 클 것이다" 라고 말한다. 


What Does This Say about Actual Fiscal Multipliers?


These results suggest that actual fiscal multipliers were larger than forecasters assumed. But what did forecasters assume about fiscal multipliers? Answering this question is complicated by the fact that not all forecasters make these assumptions explicit. Nevertheless, a number of policy documents, including IMF staff reports, suggest that fiscal multipliers used in the forecasting process are about 0.5. In line with these assumptions, earlier analysis by the IMF staff suggests that, on average, fiscal multipliers were near 0.5 in advanced economies during the three decades leading up to 2009.


If the multipliers underlying the growth forecasts were about 0.5, as this informal evidence suggests, our results indicate that multipliers have actually been in the 0.9 to 1.7 range since the Great Recession. This finding is consistent with research suggesting that in today’s environment of substantial economic slack, monetary policy constrained by the zero lower bound, and synchronized fiscal adjustment across numerous economies, multipliers may be well above 1 (Auerbach and Gorodnichenko, 2012; Batini, Callegari, and Melina, 2012; IMF, 2012b; Woodford, 2011; and others). More work on how fiscal multipliers depend on time and economic conditions is warranted.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43




※ 확장적 통화정책의 중요성


그 뿐이 아니다. 세계경제전망보고서 발행을 주도한 Olivier Blanchard[각주:3]는 "경제를 침체로 이끄는 건 재정긴축이다. 경제성장을 이끄는 건 확장적 통화정책이다" 라고 직접적으로 밝혔다. 또한,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고 신뢰가 낮고 금융부문이 취약한 상황에서 재정건전성 달성은 실망스런 경제성장과 침체를 동반시킨다"고 말한다. 그리고 "공공부채 증가로 인해 예상되는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요구된다"라고 단호히 이야기하고 있다.


Those forces pulling growth down in advanced economies are fiscal consolidation and a still-weak financial system. In most countries, fiscal consolidation is proceeding according to plan. While this consolidation is needed, there is no question that it is weighing on demand, and the evidence increasingly suggests that, in the current environment, the fiscal multipliers are large. The financial system is still not functioning efficiently. In many countries, banks are still weak, and their positions are made worse by low growth. As a result, many borrowers still face tight borrowing conditions. 


The main force pulling growth up is accommodative monetary policy. Central banks continue not only to maintain very low policy rates, but also to experiment with programs aimed at decreasing rates in particular markets, at helping particular categories of borrowers, or at helping financial intermediation in general. (...)


Many governments have started in earnest to reduce excessive deficits, but because uncertainty is high, confidence is low, and financial sectors are weak, the significant fiscal achievements have been accompanied by disappointing growth or recessions. (...)


Reducing the risks to the medium-term outlook presaged by the public debt overhang in the major advanced economies will require supportive monetary policies and appropriate structural reforms (Chapter 3), as well as careful fiscal policy.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xv-xviii




※ GDP 대비 부채규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

영국(1918)·미국(1946)·일본(1992)의 선택


<출처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104 >


위 그림에 나오는 식은 부채크기에 영향을 끼치는 변수를 나타내고 있다. 부채에 지불되는 이자율이 증가하고 재정적자가 심회될수록 부채크기는 증가한다. 반대로 경제가 성장하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할수록 부채크기는 감소한다.



IMF는 GDP 대비 부채비율이 100%였던 나라들 중 영국(1918)·미국(1946)·일본(1992) 등을 선택해 경제위기시 부채를 줄이려고 허리띠를 졸라매는 행동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보여준다. 


영국(1918)은 긴축적 재정·통화 정책을 펼쳤고 

미국(1946)은 긴축재정·확장적 통화정책을 선택했었다. 

일본(1992)은 유동성함정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확장적 재정정책을 구사했다. 


서로 다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낳았을까?




재정·통화 긴축정책을 선택한 영국(1918) - 계속해서 증가하는 GDP 대비 부채규모


재정·통화 긴축을 선택했던 영국(1918)낮은 경제성장률·높은 실업률·계속되는 디플레이션 그리고 증가하는 부채라는 최악의 경제상황을 맞게 된다. 영국은 부채를 줄이기 위해 세금인상·정부지출 축소·금리 인상을 했는데, 재정흑자는 GDP 대비 부채규모 축소에 일부분 기여했다. 그러나 정부지출 축소로 인한 경제침체로 세금수입은 감소하였고 디플레이션으로 인해 부채의 실질가치만 커지게 됐다. 또한, 고금리 정책은 부채의 이자부담을 증가시켜 경제를 수렁에 빠뜨렸다. GDP 대비 부채규모는 줄기는커녕 계속해서 증가했다.



<출처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111 >

  • 1번 그래프 : 영국은 긴축정책 이후 낮은 경제성장률과 높은 디플레이션을 맞았다.
  • 2번 그래프 : 실업률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 3번 그래프 : 1918-23년 사이에 GDP 대비 부채규모는 15% 포인트나 증가했고 1923-28년 사이에는 5% 포인트 축소되었지만 1928-33년 사이에 또 다시 GDP 대비 부채규모가 증가했다. 
  • 3번 그래프 : 부채를 줄이기위해 선택했던 긴축정책은 오히려 GDP 대비 부채규모를 더욱 증가시켰다. 1918-33년 사이 영국의 GDP 대비 부채규모는 5% 포인트 증가했다.
  • 3번 그래프에서 GDP 대비 부채규모 변화의 구성을 살펴보면, 재정긴축으로 인한 재정흑자는 부채규모를 약 7% 포인트 감축하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긴축정책이 불러온 고금리·디플레이션은 GDP 대비 부채규모를 약 12% 포인트 증가시켰다.


IMF는 "재정·통화긴축의 대가는 높았고 경제성장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했다" 라고 평가한다.


A comparison with the other continental powers, particularly France and even Germany, suggests that the costs of this mix of tight fiscal and monetary policies were high. These outcomes led to the cynical observation from Keynes (1928, p. 218) that “assuredly it does not pay to be good.”


If the policies pursued had successfully reduced debt and restored British growth and prosperity, the short-term costs perhaps would have been acceptable. Unfortunately, they did not. In fact, the policies had the opposite effect: British prosperity was hampered by the dual pursuit of prewar parity and fiscal austerity. Most European countries were enhancing their competitiveness through exchange rate devaluation, and British export industries suffered accordingly. Furthermore, managing the exchange rate forced the Bank of England to maintain high interest rates, which increased the burden of the national debt and generally constrained economic activity - further undermining tax receipts.


The policy of fiscal austerity, pursued to pay down the debt, further limited growth. Debt continued to rise and was about 170 percent of GDP in 1930 and more than 190 percent of GDP in 1933. It was not until 1990 that debt approached its pre-World War I level. Lloyd George (1928) observed about Britain that “her present activity and profit-earning power have been sacrificed in large measure to the maintenance of integrity and good faith to all her creditors at home and abroad.”


The effects of deflation, economic growth, interest rates, and fiscal austerity on the public debt can be seen in Figure 3.7, panel 3. This figure calculates the average annual contribution to the change in the debt-to-GDP ratio over five-year periods from 1919 to 1933 and for the period as a whole. The calculation is based on the formula for debt dynamics given in equation (3.1). Primary surpluses contributed on average about 7 percentage points a year, but they were easily overwhelmed by deflation and high interest rates, which added 12 percentage points a year to the stock of debt. Furthermore, there was little to no positive contribution from economic growth. Only during 1924-28, when the United Kingdom experienced modest growth, did the debt level actually decline.


The U.K. interwar episode is an important reminder of the challenges of pursuing a tight fiscal and monetary policy mix, especially when the external sector is constrained by a high exchange rate.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111-112




※ 긴축재정 but 확장적 통화정책을 선택한 미국(1946) - GDP 대비 부채규모의 축소


대공황을 거치면서 발전한 케인즈 경제학은 미국(1946)이 영국(1918)과는 다른 선택을 하도록 도왔다. 미국(1946)은 GDP 대비 부채규모를 줄이기위해 (영국과 마찬가지로) 재정건전성 회복을 도모했지만, 확장적 통화정책이 동반되도록 하였다. 미국은 채권 구입 프로그램을 통해 FRB가 금리를 올리지 못하도록 하였고 인플레이션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인플레이션 폭발은 GDP 대비 부채규모를 낮추는 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게다가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경제성장도 GDP 대비 부채규모를 축소시켰다. 



<출처 :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113 >

  • 미국의 GDP 대비 부채규모는 매 기간마다 감소하였다. 1946-51년에는 약 10% 포인트, 1951-56년에는 약 3% 포인트, 1956-61년에는 약 2.5% 포인트 감소했다. 1946-61년간 미국의 GDP 대비 부채규모는 약 4% 포인트 가량 감소했다.
  • GDP 대비 부채규모 축소에 기여한 것은 재정건전성 회복과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경제성장 이다.

The success of the Keynesian revolution in economic thinking and the fear of repeating the mistakes of the interwar period, however, led to a very different policy approach and to better economic results. 


Between 1946 and 1948, U.S. public finances swung quickly from deficit to surplus, as is common in postwar periods. The primary balance went from a deficit of 5 percent of GDP in 1946 to a surplus of 6½ percent of GDP in 1948 before stabilizing near 2 percent through most of the 1950s. In this respect, U.S. performance was qualitatively, if not quantitatively, similar to that of both the United States and the United Kingdom after World War I.


The monetary policy situation was, however, very different. In fact, unlike after World War I, various extraordinary measures used to support wartime deficits were removed only partially or slowly. In particular, the bond-support program, which placed a floor under the price of government bonds during the war, was continued, and this prevented the Federal Reserve from raising interest rates to control inflation. Despite proposals to remove this restriction on the operation of monetary policy, fear of repeating the mistakes of the past and causing a repeat of the boom-bust cycle after World War I persuaded policymakers to stay the course.


The removal of price controls in mid-1946 led to a burst of inflation in late 1946 and 1947, which was ended by the 1949 recession and the concomitant mild deflation. Notwithstanding the burst of inflation, between 1946 and 1948 there was a widespread belief that prices were destined to fall quickly, which-coupled with a high government surplus and the fear of a major recession-meant that the Federal Reserve did not actually have to intervene to support government bond prices. Serious inflation pressure was building nonetheless, and it emerged at the outset of the Korean War in 1950. To mitigate the rise in inflation without disrupting the bond market, consumer credit limits were reintroduced and there was a call for voluntary restraints on bank credit. Nonetheless, between 1950 and 1951 inflation increased substantially again. This second burst of inflation coupled with that during 1946-47 contributed substantially to lower U.S. public debt, which by 1951 was down to 75 percent of GDP.


Figure 3.8 shows the contributions of the various forces to changes in the U.S. public debt level and the two distinct phases of the debt reduction. In the early years, high rates of surprise inflation combined with low nominal interest rates to reduce the debt by almost 35 percentage points. The rest of the debt reduction is attributable to solid growth, which contributed 2 percentage points each year; primary surpluses contributed an additional 2 percentage points.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112-113




※ 유동성함정에 빠진 일본(1992) 확장적 재정정책 

- 증가하는 재정적자 but 정부지출 이라도 없었더라면?


잃어버린 10년으로 표현되는 일본(1992)은 영국(1918)·미국(1946)과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부동산 버블 붕괴로 경제위기를 맞은 일본은 위기의 시작을 디플레이션과 함께 할 수 밖에 없었다. 게다가 유동성함정에 처해있었기 때문에 통화정책은 무용지물이었다. 또한, 1990년대 중반 동아시아 외환위기가 발발하면서 수출을 통해 경제성장을 도모할 수도 없었다. 결국 일본은 정부지출을 늘릴 수 밖에 없었고 재정적자는 심화될 수 밖에 없었다. 


낮은 경제성장률·디플레이션·무용지물인 통화정책·동아시아 외환위기가 겹치면서 일본의 GDP 대비 부채규모는 계속해서 증가한다. 


그러나 IMF는 "일본이 이러한 상황하에서 재정긴축을 지속했더라면, 영국(1918)과 같은 심각한 디플레이션과 저성장을 경험했을 것이다" 라고 말하며, 재정긴축을 하지않은 것이 옳은 선택이라고 말한다.


In Japan, monetary policy was constrained by the zero lower bound after the bursting of the stock market and real estate bubbles in the early 1990s. In addition, the monetary transmission mechanism was impaired by financial sector problems. With low growth and deflation, the Japanese authorities were in a difficult position with respect to fiscal consolidation. Attempts to tighten fiscal policies were either quickly abandoned after economic conditions deteriorated or not seriously pursued. If Japan had persisted with tight fiscal policy, it seems likely that it would have experienced even stronger deflation and lower growth, just as in the United Kingdom. Still, despite an expansionary fiscal policy stance, growth remained anemic and public debt ratios kept increasing.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123




※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은 부채축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


영국(1918)·미국(1946)·일본(1992)의 사례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알 수 있는 중요한 교훈은 재정건전화 달성을 위해서는 확장적 통화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이 동반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정흑자는 GDP 대비 부채규모 축소에 어느정도 기여를 하지만 확장적 통화정책이 수반되지 않으면 고금리·디플레이션·낮은 경제성장률 때문에 무용지물이 된다. 게다가 통화정책마저 긴축을 선택한다면 GDP 대비 부채규모는 더더욱 증가한다.


확장적 통화정책은 저금리로 인한 이자부담 경감·인플레이션 폭발로 부채의 실질가치 축소·경제성장을 가져온다. 따라서 확장적 통화정책은 부채축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The first key lesson is that a supportive monetary environment is a necessary condition for successful fiscal consolidation. This is evident from the cases of the United Kingdom, the United States, and Japan (Figure 3.13, panel 1). In the United Kingdom, despite substantial fiscal efforts that achieved and sustained large primary surpluses, public debt ratios were not reduced. The reason is the simultaneous pursuit of a return to the gold standard at the prewar parity, which required a tight monetary policy stance International and exceptionally high real interest rates, which offset the contribution of fiscal surpluses to debt reduction. At the same time, domestic prices did not fall enough to produce a real exchange rate depreciation due to the concomitant appreciation of the pound to prewar parity. Furthermore, this combination of tight fiscal and monetary policies delivered negative growth, exacerbating the debt problem. (...)


In the United States after World War II, vivid memories of the Great Depression led people to fear deflation more than inflation. The high level of war debt and the associated potentially high interest burden were also a source of concern. The authorities adopted a policy mix that resulted in an exceptionally supportive monetary environment combined with tight fiscal policy. Specifically, they adopted various policy measures (often referred to as “financial repression”) that aimed at keeping the nominal rates on government bonds low, while controlling inflation with a tight fiscal stance and credit controls. This policy mix resulted in two substantial bursts of inflation, which led to large negative real rates and a sharp reduction in the debt-to-GDP ratio. The supportive monetary stance was also instrumental in lowering private borrowing rates, thus providing stimulus to the economy. Based on growth and fiscal performance, this policy mix was undoubtedly successful-although inflation volatility remained relatively high. Thus, we conclude that a supportive monetary policy stance is a key ingredient in successful debt reduction.


International Monetary Fund. 2012. "Coping with High Debt and Sluggish Growth". World Economic Outlook Oct. 122-123




부채축소를 위해서 왜 확장정책을 써야할까?


IMF의 보고서를 보고나서도 "아니 그래도 그렇지 과도한 부채가 문제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확장정책이 부채를 줄일 수 있는거지?" 라고 생각할 수 있다.


부채축소를 위해서 왜 확장정책을 써야할까?


이에 대해서는 다음 포스트.




  1. 재정정책 승수란 정부지출 크기의 변화가 총 생산량GDP에 미치는 효과를 의미한다. 재정정책의 승수가 클수록 정부지출 크기의 변화가 GDP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된다. 쉽게 말해, 재정정책의 승수가 큰 상황 하에서 정부지출의 증가는 큰 폭의 GDP증가를 가져오고, 반대로 정부지출의 감소는 큰 폭의 GDP감소를 가져온다. [본문으로]
  2. 기준금리가 상당히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주체가 소비를 늘리지 않는 상황. 금리를 0보다 더 낮은 상태로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유동성함정에 빠지게 되면 통화정책은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경제가 유동성함정에 빠졌을 때 재정정책의 효과는 커지게 된다. 참고 포스트 http://joohyeon.com/101 [본문으로]
  3. 거시경제학 교과서로 유명한 그 블랜차드!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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