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발전과 경제적 불균등. 그리고 무역의 영향(?)기술의 발전과 경제적 불균등. 그리고 무역의 영향(?)

Posted at 2014.08.27 15:49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해마다 8월이 되면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주최로 Jackson Hole Meeting이 열린다. 경제학자 · 경제정책 입안자들은 이곳에 모여 경제정책에 관한 논의를 하게된다. 올해 Jackson Hole Meeting의 주제는 <Re-Evaluating Labour Market Dynamics>


주제에 맞추어 현재 노동시장 상황에 관한 여러 논문들이 발표되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주목을 받은 것은 MIT 대학소속 David Autor<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 이다. 도대체 어떤 주장이 담겨져있길래 많은 학자들이 이 논문에 주목을 했을까? 이것을 알기 위해서는 '기술발전과 경제적 불균등'에 관한 기존 논의를 이해하여야 한다.




※ 기술발전이 초래하는 중간층 일자리 감소와 일자리 양극화(Job Polarization)


산업혁명 이래로 "기술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줄일 수 있다." 라는 우려는 항상 있어왔다.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때문에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것 이라는 논리. 그러나 모두들 알다시피 이러한 우려는 실현되지 않았다. 산업혁명 이후 기술의 발전은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증가시켰고, 증가된 생산성에 맞추어 새로운 산업과 일자리들이 생겨왔다. 기계가 대체한 일자리보다는 새로이 창출한 일자리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획기적으로 발전한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y)은 "기술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할 것이다." 라는 우려를 다시 불러일으켰다. 왜일까? 


이 분야 논의에 기여한 것이 앞서 이야기한 David Autor와 Frank Levy, Richard Murnane의 2003년 논문 <The Skill Content of Recent Technological Change: An Empirical Exploration> 이다. David Autor 등은 이 논문을 통해 "컴퓨터의 발전은 반복적인 업무(routine tasks)를 주로 하는 중간층 일자리(middle-skilled jobs)를 감소시킨다." 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Polanyi's Paradox' 때문이다. 이것은 철학자 Michael Polanyi의 말에서 따온 것인데, "우리는 말할 수 있는 것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We can know more than we can tell."라는 뜻을 담고 있다. 다시말해, "인간은 자신의 행위방식을 말로서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가령, 계란을 깨뜨리는 방법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려 할 때, 대다수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우리 인간은 계란을 깨뜨리는 방법을 은연중에 알고 있는 것일뿐, 어떤 각도에서 얼마만큼의 힘을 줘야하는지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 컴퓨터를 이용할 때에도 인간의 이러한 특성은 한계로 작용한다. 컴퓨터는 프로그래머가 입력한 지시사항만을 따를 뿐, 프로그래머가 '말할 수 없는' 작업은 수행하지 못한다


따라서, 조직관리 · 의사소통 능력 · 오랫동안 체화된 한 분야의 전문성 등이 필요한 '추상적인 업무'(abstract tasks)와 세심한 환자관리가 필요한 분야 · 서빙 등 인간의 손이 필요한 '수공 업무'(manual tasks) 등은 컴퓨터가 수행할 수 없다. 다르게 말해, '비반복적 업무'(non-routine tasks)는 컴퓨터 기술발전이 인간의 일자리를 대체하지 못하는 것이다. 


기술발전이 대체할 수 있는건 정해진 규칙(explicit rules)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반복적 업무'(routine tasks) 이다. 이러한 반복적 업무는 대개 숙련도와 임금이 중간정도인 일자리(middle-skilled, paid jobs) 이다.


1990년대 들어 중간층 일자리가 감소하고 상하층 일자리가 증가하는 현상은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David AutorLawrence Katz2006년 논문 <The Polarization of the U.S. Labor Market>를 통해 '일자리 양극화 현상'(Job Polarization)을 이야기 한다. 


  • David Autor, Lawrence Katz. 2006. <The Polarization of the U.S. Labor Market>. 20
  • 임금별 일자리 비중변화 추이. X축 좌표는 임금정도에 따른 직업분위(오른쪽일수록 고임금 일자리)를 나타내고, Y축 좌표는 고용률 변화를 나타낸다.
  • 1990년대(빨간선) 들어서 고임금 일자리(high-paid jobs)와 저임금 일자리(low-paid jobs)의 비중은 증가하고, 중간임금 일자리(middle-paid jobs) 비중은 감소함을 확인할 수 있다. 

중간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현상은 미국 뿐 아니라 다른 선진국에서도 관찰되었다. (오늘 소개할) David Autor의 2014년 Jackson Hole Meeting 발표자료에서 다른 선진국의 그래프를 찾을 수 있다.

  • Davud Autor. 2014. <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 40
  • 미국 뿐 아니라 EU소속 16개 국가에서도, 1990년대 이래 중간층 일자리가 감소하고 상하층 일자리가 증가하는 '일자리 양극화'(Job Polarization)가 나타나고 있다.

David Autor와 Lawrence Katz는 "(논문 발행년도인 2006년 기준) 지난 15년동안, 중간소득 근로자에 비해 저임금 · 고임금 근로자를 선호하는 방향으로 노동수요가 이동해왔다.[각주:1]" 라고 말한다.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비반복적 추상적인 업무(non-routine abstract tasks)와 비반복적 수동 업무(non-routine manual tasks) 일자리가 증가하고, 반복적 업무(routine tasks)는 컴퓨터에 의해 대체된 것이다.




※ 숙련편향적 기술발전(SBTC, Skill-Biased Technological Changes)과 경제적 불균등


그렇다면,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으로 인해 중간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현상은 경제적 불균등(Economic Inequality)과 어떻게 연결될까? 중간층 일자리가 감소함에 따라 경제적 불균등은 더욱 더 커지지 않았을까? 경제적 불균등이 증가하긴 하였으나, 우리가 관념적으로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컴퓨터화(Computerization) · 자동화(Automoation)로 나타내지는 정보통신기술 발전은 '숙련편향적 기술발전'(SBTC, Skill-Biased Technological Changes) 이다. 말그대로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주는 방식으로 기술발전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왜 숙련도가 높은 근로자에게 더 많은 보상이 돌아갈까? 


컴퓨터기술은 추상적인 업무(abstract tasks)와 보완관계(complement)이기 때문이다. 컴퓨터기술의 발전은 고숙련 근로자가 추상적인 업무에 특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가령, 엑셀과 같은 컴퓨터 프로그램의 등장은 회계업무 담당자가 손쉽게 자료를 수집 · 정리하고 통계를 내도록 도와준다. 이제는 자료정리를 하느라 시간을 허비할 필요가 없어졌다. 


거기다가 고숙련 근로자의 노동공급은 제한적이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기 위해서는 대학교 이상의 지식과 업무에 대한 경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오랜기간 동안 교육에 투자하여야 한다. 단기간에 고숙련 근로자의 노동공급이 증가하여 임금이 하락할 가능성이 낮은 것이다. 


실제로 통계를 살펴보면,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한 1990년대 이후 고학력 근로자의 고용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David Autor, Lawrence Katz. 2006. <The Polarization of the U.S. Labor Market>. 21
  • 교육정도별 일자리 비중변화 추이. X축 좌표는 교육정도에 따른 직업분위(오른쪽일수록 고학력 직업)를 나타내고, Y축 좌표는 고용률 변화를 나타낸다.
  • 1990년대 들어서 고학력 일자리의 고용률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경제적 불균등도 이전과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단순히 상층과 하층 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아니라, 고숙련 근로자(high-skilled workers)와 중숙련 근로자(middle-skilled workers) 사이의 불균등이 증가한 것이다. 게다가 중숙련 근로자의 일자리는 감소하고 저숙련 근로자(low-skilled workers)의 일자리는 유지된 결과, 중하층 근로자 간의 불균등은 감소하였다. 


  • David Autor, Lawrence Katz. 2006. <The Polarization of the U.S. Labor Market>. 18
  • 파란색 선은 상위 90%와 50% 계층 사이의 임금격차를 나타낸다. 빨간색 선은 상위 50%와 10% 계층 사이의 임금격차를 나타낸다.
  • 1991년 이후, 파란색 선은 증가하는데 반해 빨간색 선은 감소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즉, 상위 90%와 50% 계층 사이의 불균등은 증가하고, 상위 50%와 10% 계층 사이의 불균등은 감소한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관념적으로 "자본주의와 기술의 발전은 상하층 간의 불균등을 확대시켰다" 라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기술발전으로 인해 "상위 90%와 50% 계층 사이의 불균등이 증가하고, 상위 50%와 10% 계층 사이의 불균등은 감소"한 것이다[각주:2]

David Autor와 Lawrence Katz는 "(논문 발행년도인 2006년 기준) 지난 25년간 상층 내 불균등(upper-tatil inequality)은 증가하였고, 하층 내 불균등(lower-tail inequality)는 감소하였다[각주:3]. (...) (숙련편향적 기술발전으로 인한) 노동수요의 변화가 이러한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각주:4]" 라고 말한다.



※ 기술발전과 경제적 불균등은 크게 상관이 없다?


그런데 2014년 8월 22일, David AutorJackson Hole Meeting을 통해 기존의 주장을 뒤집는다. 그는 <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를 통해, "지난 10년간 노동시장 악화의 원인을 컴퓨터 기술의 발전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1999년 이후 컴퓨터 기술의 발전이 노동수요를 줄였다는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각주:5]" 라고 말한다. 도대체 David Autor는 왜 이런 주장을 하는 것일까?


앞서 살펴봤듯이, 분명히 1990년대 이후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중간층 일자리를 감소시켰다. 그리고 숙련편향적 기술발전은 고숙련 근로자에게 더 많은 보상을 주었고, 상위계층과 중간계층 사이의 임금격차는 벌어졌다. 


또한 컴퓨터에 의해 대체되지 않는 수동 업무를 하는 저숙련 근로자들의 임금 또한 증가하여, 중간계층과 하위계층 사이의 임금격차는 감소하였다. 그런데 1999년 이후, 즉 2000년대 들어서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이길래 David Autor가 기존의 주장을 뒤집는 것일까?


David Autor는 2006년 논문에서 "기술발전에 따라 수동업무를 하는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이 증가하였다" 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이후 통계를 살펴보니 2000년대 이래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이 증가하지 않았다. 기술발전이 저숙련 근로자의 수동업무를 대체하지는 않았으나, 중숙련 근로자가 저숙련 노동시장에 진입하면서 노동공급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저숙련 노동시장의 낮은 진입장벽(low entry requirements)은 기술발전으로 인해 일자리를 잃은 중숙련 근로자들이 쉽게 진입하도록 만들었다. 이에 따라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은 상승하지 않았다. 기술발전에 따른 '일자리 양극화'(Job Polarization)가 '임금 양극화'(Wage Polarization)[각주:6] 으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이다[각주:7]. 다르게 말해, 기술발전이 임금에 끼친 영향보다는 노동공급 증가가 임금에 끼친 영향이 더 크다



  • Davud Autor. 2014. <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 42
  • X축 좌표는 숙련도에 따른 직업 분위. Y축 좌표는 중위소득 변화를 나타낸다.
  • 2000년대(노란색 선, 초록색 선) 들어 숙련도가 낮은 직업(X축의 왼쪽부분)의 중위소득 변화가 음(-)의 값을 기록하거나 아주 작은 수준의 양(+)의 값을 기록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Figure 6 그래프에서 더욱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2000년대 이후 전체적인 임금성장이 둔화되었다는 사실[각주:8]이다. 고숙련 근로자가 담당하는 추상적인 업무에서도 2000년대 이후 임금정체 현상이 발견된다. 게다가 2000년대 이후, 고숙련 근로자의 일자리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 Davud Autor. 2014. <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 43
  • X축 좌표는 숙련도에 따른 직업 분위. Y축 좌표는 고용률 변화를 나타낸다.
  • 2000년대 이후에도(노란색 선, 초록색 선) 저숙련 근로자(X축의 왼쪽부분)의 고용률은 계속해서 높은 값을 기록하였다.
  • 그러나 2000년대 이후(노란색 선, 초록색 선), 고숙련 근로자(X축의 오른쪽부분)의 고용률은 낮은 값을 기록하였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일까? 혹시 중숙련 일자리를 대체한 기술발전의 영향이 고숙련 일자리에도 미치기 시작한 것 아닐까? 그러나 2000년대 이후, 컴퓨터 · 소프트웨어 산업에 대한 투자비중은 계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통계를 확인한 David Autor는 "2000년대 초반 IT버블 붕괴 때문이 아닐까? 이후 고숙련 근로자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다.[각주:9]" 라고 조심스럽게 말한다.  


2006년 논문에서 '기술의 발전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했던 David Autor는 2014년 논문에서 "지난 10년간 노동시장 악화의 원인을 컴퓨터 기술의 발전 탓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회의적이다. 1999년 이후 컴퓨터 기술의 발전이 노동수요를 줄였다는 근거를 찾기는 힘들다.[각주:10]" 라고 말하고 있다.


David Autor는 기술발전 대신 '두 가지 거시경제 사건이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말한다. 하나는 '닷컴버블 붕괴', 또 다른 하나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 이다. 바로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닷컴버블 붕괴는 IT 투자수요를 감소시켜 고숙련 근로자에 대한 수요를 줄였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2000년대 들어 발생한 세계경제의 부흥'과' 국가간 불균등 감소' 이다. 그는 "기술발전이 세계경제를 부유하게 만듦과 동시에 세계에서 기술이 가장 발전한 국가를 궁핍화 시켰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각주:11]" 라고 말하며, 기술발전이 미국 노동시장에 끼친 영향을 축소한다. David Autor는 특히나 중국의 경제성장에 주목한다. 중국으로부터의 수입증가가 미국 노동시장에 큰 영향을 끼쳤다[각주:12]는 것이다. 




※ (사족) 인적자본 투자의 중요성 & 기술발전이 중간층 일자리를 완전히 없앨까?


David Autor는 <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 를 통해 '인적자본 투자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기술발전이 중간층 일자리를 완전히 없애지는 못할 것' 이라고 말한다. 


David Autor는 "숙련 근로자의 수요를 증대시키는 기술발전은 계속해서 일어날 것이다. 만약 19세기 근로자가 20세기에 환생한다고 가정해보자. 그 근로자는 교육부족으로 인하여 실업상태에 빠지게 될 것이다. (...) 기술발전은 수동 업무(manual tasks)를 증가시킬 수 있으나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하여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은 낮다. 따라서, 인적자본에 투자하여 숙련도를 쌓는 것이야 말로 장기적인 전략의 핵심이다.[각주:13]" 라고 주장한다.


또한, "(기술발전으로 인하여 중간층 일자리가 감소하는) 고용 양극화(employment polarization)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다. 많은 중숙련 업무(middle-skilled tasks)들이 자동화에 의해 대체 되었으나, 또 다른 많은 중숙련 업무는 컴퓨터가 대체할 수 없는 것들 이루어져 있다. 반복 업무(routine tasks)와 비반복 업무(non-routine tasks)는 서로 보완을 주는 선에서 공존할 것이다.[각주:14]" 라고 말한다.




국제무역이 경제적 불균등에 미치는 영향?


경제적 불균등 현상에 대해 기술발전의 역할을 강조했던 David Autor는 이제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특히나 중국)과 '국제무역'의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제무역은 어떤 경로를 통해 노동시장과 소득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다음글에서는 '국제무역이론 - 1세대 · 2세대 · 3세대'를 살펴보고, 이것이 전세계적 소득분배 · 선진국 내 계층별 소득분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참고자료>


David Autor, Frank Levy, Richard Murnane. 2003. <The Skill Content of Recent Technological Change: An Empirical Exploration>


David Autor, Lawrence Katz, Melissa Kearney. 2006. <The Polarization of the U.S. Labor Market>


David Autor. 2014. <Polanyi's Paradox and the Shape of Employment Growth>



  1. labor demand shifts have favored low- and high- wage workers relative to middle-wage workers over the last fifteen years. (7) [본문으로]
  2. 물론, super-rich, 상위 0.1% 계층의 부(富)가 큰 폭으로 증가하긴 하였으나, 이건 또다른 문제이다. [본문으로]
  3. secular rise in upper-tail inequality over the last twenty five years coupled with an expansion and then compression of lower-tail inequality. (12) [본문으로]
  4. demand shifts are likely to be a key component of any cogent explanation. (13) [본문으로]
  5. A final observation is that while much contemporary economic pessimism attributes the labor market woes of the past decade to the adverse impacts of computerization, I remain skeptical of this inference. Clearly, computerization has shaped the structure of occupational change and the evolution of skill demands. But it is harder to see the channel through which computerization could have dramatically reduced labor demand after 1999. (32) [본문으로]
  6. 보통 '양극화'란 단어를 상하층 격차 증가일 때 사용하기 때문에, "일자리 양극화가 임금 양극화로 이어지지 않았다" 라는 말이 이해가 안될 수도 있다. 그러나 여기서 '양극화'(polarization)는 중간부분이 감소하고 상하부분이 증가하는 현상을 뜻한다. 2000년대 이래 저숙련 근로자의 임금은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임금 양극화'(wage polarization) 으로 부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본문으로]
  7. In short, while abstract task-­‐‑intensive activities benefit from strong complementarities with computerization, relatively elastic final demand, and a low elasticity of labor supply, manual task-­‐‑intensive activities are at best weakly complemented by computerization, do not benefit from elastic final demand, and face elastic labor supply that tempers demand-­‐‑induced wage increases. Thus, while computerization has strongly contributed to employment polarization, we would not generally expect these employment changes to culminate in wage polarization except in tight labor markets. (16-17) [본문으로]
  8. A final set of facts starkly illustrated by Figure 6 is that overall wage growth was extraordinarily anemic throughout the 2000s, even prior to the Great Recession. (18) [본문으로]
  9. What this pattern suggests to me is a temporary dislocation of demand for IT capital during the latter half of the 1990s followed by a sharp correction after 2000—in other words, the bursting of a bubble. The end of the “tech bubble” in the year 2000 is of course widely recognized, as the NASDAQ stock index erased three-­‐‑quarters of its value between 2000 and 2003. Less appreciated, I believe, are the economic consequences beyond the technology sector: a huge falloff in IT investment, which may plausibly have dampened innovative activity and demand for high skilled workers more broadly. (23) [본문으로]
  10. A final observation is that while much contemporary economic pessimism attributes the labor market woes of the past decade to the adverse impacts of computerization, I remain skeptical of this inference. Clearly, computerization has shaped the structure of occupational change and the evolution of skill demands. But it is harder to see the channel through which computerization could have dramatically reduced labor demand after 1999. (32) [본문으로]
  11. the onset of the weak U.S. labor market of the 2000s coincided with a sharp deceleration in computer investment—a fact that appears first-­‐‑order inconsistent with the onset of a new era of capital-­‐‑labor substitution. Moreover, the U.S. labor market woes of the last decade occurred alongside extremely rapid economic growth in much of the developing world. Indeed, frequently overlooked in U.S.-­‐‑centric discussions of world economic trends is that the 2000s was a decade of rising world prosperity and falling world inequality. It seems implausible to me that technological change could be enriching most of the world while simultaneously immiserating the world’s technologically leading nation. (33) [본문으로]
  12. employment dislocations in the U.S. labor market brought about by rapid globalization, particularly the sharp rise of import penetration from China following its accession to the World Trade Organization in 2001. (33) [본문으로]
  13. A first is that the technological advances that have secularly pushed outward the demand for skilled labor over many decades will continue to do so. (...) Though computerization may increase the fraction of jobs found in manual task-­‐‑intensive work, it is generally unlikely to rapidly boost earnings in these occupations for the reasons discussed above: an absence of strong complementarities and an abundance of potential labor supply. Thus, human capital investment must be at the heart of any long-­‐‑term strategy for producing skills that are complemented rather than substituted by technology. (30-31) [본문으로]
  14. A second observation is that employment polarization will not continue indefinitely. While many middle skill tasks are susceptible to automation, many middle skill jobs demand a mixture of tasks from across the skill spectrum. (.,.) Why are these middle skill jobs likely to persist and, potentially, to grow? (...) routine and non-­‑routine tasks will generally coexist within an occupation to the degree that they are complements-­that is, the quality of the service improves when the worker combines technical expertise and human flexibility. This reasoning suggests that many of the middle skill jobs that persist in the future will combine routine technical tasks with the set of non-­routine tasks in which workers hold comparative advantage-­interpersonal interaction, flexibility, adaptability and problem-­solving. (...) I expect that a significant stratum of middle skill, non-­‐‑college jobs combining specific vocational skills with foundational middle skills—literacy, numeracy, adaptability, problem-solving and common sense—will persist in coming decades. (31-32) [본문으로]
  1. 이런 복잡한 논의를 모 진영에서는 간단히 일축하지요. 이 모든 게 다 신자유주의 때문이다!

    글 잘 봤습니다.
    • 2014.08.28 11:06 신고 [Edit/Del]
      이번 논의를 보면 알 수 있듯이, '경제적 불균등'의 원인을 찾기란 난해한 일입니다.

      David Autor가 2006년 논문에서 지적했듯이, 기술의 발전은 '중간층 일자리'를 감소시키고 상하층 일자리를 늘리는 '일자리 양극화'(Job Polarization)을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2014년 현재에도 관찰됩니다.

      그러나 2006년 논문과는 달리, 2014년 현재 상하층 임금이 동시에 오르는 '임금 양극화'(Wage Polarization)은 발생하지 않고 있죠. David Autor가 2006년 논문을 쓸 당시, '저숙련 일자리'에서 노동공급 증가로 인한 임금감소 현상이 나타나기보다 기술발전으로 인한 보완효과로 인해 임금상승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 예측했는데 말이죠. 실제로는 노동공급 증가로 인한 임금감소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죠.

      게다가 2006년 논문 발표 이후, 고숙련 일자리의 임금도 크게 증가하지 않았구요. 따라서 David Autor는 '경제적 불균등'의 원인을 '기술의 발전'에서 찾기보다 '국제무역'과 '세계화'에 주목하게 됩니다.

      진보진영 사람들은 '세계화로 인해 강대국이 약소국을 착취한다." 류의 생각을 하지만, 실상은 '후진국의 소득이 상승'하고 '선진국 중산층 임금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났죠.
      (그러나 '세계화'도 어떤 산업에 주목하느냐, 어떤 변수를 투입하느냐에 따라 디테일한 의견이 학자들 사이에서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요. )

      이처럼 '경제적 불균등'의 원인을 찾기란 굉장히 난해한 일인데, 이를 단순히 '신자유주의'로 퉁치면 얼마나 속이 편합니까! ㅎㅎ
  2. 교육 많이 받으면 될까 싶었는데 고숙련 일자리까지 감소했다니 불안해지네요.
  3. 거품이 꺼져서 감소한 거면 다시 상승세가 생기려나요...
  4. 논문을 쉽게 정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컴퓨터는 반복업무에 있어서 인간의 대체제격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이야기인거 같네요(죄송합니다 자세히 다 읽지는 못했어요..). 인공지능의 발달로 비반복적인 업무에서도 컴퓨터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면,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궁금하네요. 고숙련 일자리중에 하나인 의사, 법조인등을 컴퓨터가 대체하는 날이 온다면 노동시장에는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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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배정책은 성장을 가로막는가?분배정책은 성장을 가로막는가?

Posted at 2014.02.28 23:42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지난 포스팅 ''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논쟁'을 통해서, "성장이냐 분배냐의 논쟁 자체가 무의미하다" 라는 말을 했다. 그 글에서는 "경제성장은 거의 모든 경제문제를 해결해준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성장하느냐 이다." 라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성장을 터부시하는 일부 정치세력을 비판적으로 다루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성장과 분배에 대한 초점을 반대로하여,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 오히려 경제적 불균등이 증가할수록 경제성장은 지속불가능하다." 라는 주장을 다룰 것이다. 다시말해, 분배는 경제성장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으로 나누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각주:1]




※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


보통 사람들은 "분배정책은 효율성을 훼손시켜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 라고 생각한다.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 어느정도의 경제적 불균등(Economic Inequality)은 "OO처럼 나도 더 나은 삶을 누리기 위해 열심히 일을 해야겠다" 라는 유인(incentives)을 경제주체에게 제공함으로써 사회의 발전을 이끈다. 인류는 "모두가 경제적으로 평등한 사회" 라는 이상이 실제로는 어떻게 구현되었는지를 이미 경험했다.


그러나 그렇다고해서 분배정책을 실시하지 않고 경제적 불균등을 그냥 방치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 


IMF 소속의 Jonathan Ostry, 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는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2014.02) 보고서를 통해, "'경제적 불균등 그 자체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라는 결론을 성급히 내려서는 안된다. 균등을 추구하는 정부개입도 경제성장을 도울 수 있다.[각주:2]" 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재분배정책이 親성장적인지 反성장적인지는 실증적 연구대상(an empirical question)이다.[각주:3]" 라고 말한다.


Ostry 등은 보고서에서 경제적 불균등을 ① Market Inequality 와 ② Net Inequality 로 구분한다. 


  • Market Inequality - 정부의 분배정책 이전에 측정된 지니계수  
  • Net Inequality - 정부의 분배정책(세금징수, 이전지출 등등) 이후에 측정된 지니계수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부의 분배정책 이후에 측정된 Net Inequality 이다. Ostry 등은 세계 여러국가의 데이터를 이용한 실증분석 결과를 통해, "Net Inequality가 낮은 국가일수록 더욱 더 빠르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경험했다.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각주:4]" 라고 주장한다.




※ 경제적 불균등과 경제성장의 관계


그렇다면 경제적 불균등 그 자체는 어떤 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아래에 첨부된 그래픽을 통해 경제적 불균등,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 출처 : Ostry, Berg,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9 >


  • A 경로 : Market Inequality가 큰 국가일수록 더욱 더 많은 분배정책을 시행하는 경향이 있다.[각주:5]
  • C 경로 : 재분배정책은 Net Inequality를 감소시킴으로써, 경제성장에 간접적인 영향(indirect effect)을 미친다.
  • D 경로 : 게다가 재분배정책은 경제주체의 유인(incentives)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direct effect)을 미친다.
  • E 경로 :  Net Inequality 증가는 인적자본 축적과 정치적 불안정성 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즉, 재분배정책은 유인왜곡을 통해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고, Net Inequality의 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수도 있다. 그리고 Net Inequality 그 자체는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Net Inequality가 경제성장에 끼치는 영향' 이다.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에서도 다루었듯이,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여러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정치에 대한 접근 기회에 있어 계층별 차이를 가지고 온다

- 2001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Joseph Stiglitz는 저서 『The Price of Inequality』(2012)를 통해 "경제적 불균등은 정치에 대한 접근 기회에서도 차이를 가져오는데, 고소득층은 로비를 통해 정부가 커지는 것을 막는다. 경제적 불균등이 정치적 불균등·경제의 불안정성을 가져오고, 이것이 경제적 불균등을 더 확대시킨 것이다." 라고 주장한다[각주:6].  

경제학자 Daron Acemoglu 또한 "민주주의 정치제도 하에서 경제적 불균등 현상이 심화된다면 국민들은 재분배정책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에게 투표를 할 것이다. 따라서 '민주주의 정부는 재분배정책을 실시함으로써 경제적 불균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라고 많은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민주주의, 재분배정책, 경제적 불균등 간의 관계는 복잡할 뿐더러, 경제적 불균등에 민주주의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상위계층은 정치적 힘을 가지고 있고, 중산층 또한 하위계층이 아니라 자신들을 위한 정책을 지지한다." 라고 지적[각주:7]한다.    


신용대출 확대로 경제적 불균등 현상을 해결하려는 정치권

- 경제적 불균등이 계층별 정치적 접근에 있어 차이를 가지고 오는 가운데, 정부는 세금징수 등의 재분배 정책을 제대로 실시할 수 있을까? 불가능 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선택한 방법은 신용대출 확대 였다.

現 인도중앙은행 총재 Raghuram Rajan『폴트라인』(2011)을 통해, "국민의 소득 불평등이 점점 격화됨에도 의회 내부 의견이 점점 더 양극화되고, 그 결과 조세 제도 개혁 및 소득 재분배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을 도입할 수 없게 되었다. 그리하여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생활수준을 개선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에게 1980년대 초 이래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 대안은 대출 규정 완화였다." 라고 말한다.  

실제로 IMF 소속인 Michael KumhofRomain Rancière의 연구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2010)을 살펴보면, '정부의 신용대출 확대정책이 하위계층의 부채비율을 증가시켜 2008 금융위기를 불러왔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각주:8]


교육기회의 차이를 가져오는 경제적 불균등. 인적자본 축적을 방해하다

- (이 글을 통해 소개하는 보고서를 쓴) Jonathan OstryAndrew Berg는 2011년에 쓴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을 통해서, "가난한 계층은 교육을 받기위해 필요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소득이 더욱 더 균등하게 배분된다면 (하위계층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기 때문에)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가 성장할 것이다." 라고 말한다. 


다시말해,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이러한 경로들을 통해 경제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 경제적 불균등,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증적 연구결과


Ostry, Berg, Tsangarides는 2011년 보고서에서 나아가서,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2014.02)에서 경제적 불균등과 분배정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참고한 실증적 연구결과를 제시한다. 


< 출처 : Ostry, Berg,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16 >


  • 좌측 Figure 4 - 윗쪽 그래프는 Net Inequality와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의 상관관계 · 아래쪽 그래프는 분배정책과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의 상관관계
  • 우측 Figure 5 - 윗쪽 그래프는 Net Inequality와 경제성장 지속성의 상관관계 · 아래쪽 그래프는 분배정책과 경제성장 지속성의 상관관계  


좌측 Figure 4를 살펴보면 Net Inequality가 증가할수록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 모습, 다시말해 Net Inequality와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음(-)의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분배정책과 향후 10년간 경제성장률은 약한 상관관계가 보일 뿐더러, 약간의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남을 확인할 수 있다[각주:9]


보고서의 저자인 Ostry 등은 "이러한 연구결과는 '분배정책을 통한 경제적 불균등 감소는 (효율성과 경제주체의 유인에 영향을 미쳐) 경제성장을 하락시키는 상쇄효과(trade-off)를 불러온다' 라는 일반의 관념과 일치하지 않는다[각주:10]." 라고 말한다. 게다가 분배정책이 경제적 불균등을 감소시켜 경제성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전체적으로 분배정책은 親성장적(pro-growth)이다[각주:11]



< 출처 : Ostry, Berg,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18 >


이번에는 그래프 대신 Ostry 등이 세계 각국의 데이터를 이용해 분석한 통계표를 살펴보자. 좌측열에 제시된 Net Inequality, Redistribution 등이 독립변수이고 1인당 GDP 성장률(growth rate of per capita GDP)이 종속변수이다. 


첨부한 통계표를 보면 Net Inequality 라는 변수가 1인당 GDP 성장률에 대해 음(-)의 값을 가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게다가 Net Inequality라는 변수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99% 신뢰수준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 표시)


반면 분배정책 변수가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은 90%, 95%, 99% 신뢰수준에서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나온다(*, **, *** 표시 없음)[각주:12]. 이러한 결과는 "분배정책은 효율성을 훼손시켜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 라고 사람들 사이에 널리퍼진 관념을 반박하는 것이다.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에 직접적인 영향(direct effect)[각주:13]을 끼치는 변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위에서 다루었던 '분배정책이 유인왜곡을 통해 경제성장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로(D경로)'는 통계적으로 의미가 없을 뿐더러, Net Inequality 증가는 경제성장률에 대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따라서 분배정책은 Net Inequality 감소를 통해서 경제성장에 대해 간접적인 영향(indirect effect)을 끼치고, 그 결과를 종합하면 분배정책과 경제성장은 양(+)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Jonathan Ostry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의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2014.02) 보고서의 결론은


  •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에 해롭지 않다.
  •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성장에 해롭다.
  • 분배정책이 경제적 불균등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분배정책은 親성장적(pro-growth) 이다[각주:14].    



※ '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질문

다시 반복하지만 성장과 분배는 동떨어진 개념이 아니다. 경제성장은 사회후생의 대폭적인 증가를 가져오고, 분배정책은 경제성장을 이끈다. 성장과 분배를 이분법으로 구분하기 시작하면, 어떤 정치세력은 성장을 터부시하고 다른 정치세력은 분배정책을 폄하하는 현상이 발생한다. 

보고서 저자인 Jonathan Ostry, 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도 필자의 주장과 마찬가지로 "경제성장에만 초점을 맞추고 경제적 불균등 현상을 방치하는 것은 실수이다. 경제적 불균등이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경제적 불균등 현상을 방치한다면) 경제성장이 낮을 뿐더러 지속불가능 하기때문이다.[각주:15]" 라고 말한다. 



<참고자료>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2012.10.28


'성장이냐 분배냐'는 무의미한 논쟁. 2014.01.28


Jonathan Ostry, Andrew Berg, Charalambos Tsangarides. 2014. 
<Redistribution, Inequality, and Growth>. IMF Staff Discussion Note

Jonathan Ostry, Andrew Berg.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Daron Acemoglu, Suresh Naidu, Pascual Restrepo, James A Robinson. 2014. <Can democracy help with inequality?>. VOX

Joseph Stiglitz. 2012. 『The Price of Inequality』

M. Kumhof,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라구람 라잔. 2011. 『폴트라인』



  1. 저번 포스팅 댓글을 통해 어떤 분이 "학계에서 충분한 검증과 동의를 얻지 않은 이상 이걸 패러다임으로 섣불리 취급하면 무리가 옵니다." 라고 지적해주셨는데 이에 공감한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의 주제 "분배정책은 성장을 가로막지 않는다"는 경제학계의 패러다임 이라기 보다는 "이런 연구결과도 있다." 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이면 될 것이다. [본문으로]
  2. "we should not jump to the conclusion that the treatment for inequality may be worse for growth than the disease itself. Equality-enhancing interventions could actually help growth." (4) PDF 파일기준 [본문으로]
  3. "it would appear to be an empirical question whether redistribution in practice is pro- or anti-growth." (5) [본문으로]
  4. "lower net inequality seems to drive faster and more durable growth for a given level of redistribution. (...) redistribution appears generally benign in its impact on growth; only in extreme cases is there some evidence that it may have direct negative effects on growth." (6-7) [본문으로]
  5. "more unequal societies tend to redistribute more." (6) 이것은 Market Inequality와 Net Inequality를 구분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한 정보이다. [본문으로]
  6. 자세한 내용은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http://joohyeon.com/116 참고. [본문으로]
  7. Daron Acemoglu 등. 2014. 'Can democracy help with inequality?' http://www.voxeu.org/article/can-democracy-help-inequality [본문으로]
  8. 자세한 내용은 '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http://joohyeon.com/116 참고. [본문으로]
  9. "We can observe in Figure 4 that there is a strong negative relation between the level of net inequality and growth in income per capita over the subsequent period (top panel), and there is a weak (if anything, positive) relationship between redistribution and subsequent growth (bottom panel)." (16) [본문으로]
  10. "These results are inconsistent with the notion that there is on average a major trade-off between a reduction of inequality through redistribution and growth." (17) [본문으로]
  11. "This implies that, rather than a trade-off, the average result across the sample is a win-win situation, in which redistribution has an overall pro-growth effect, counting both potential negative direct effects and positive effects of the resulting lower inequality." (17) [본문으로]
  12. "Our basic specification is a stripped-down standard model in which growth depends on initial income, net inequality, and redistribution (column 1 of Table 3). We find that higher inequality seems to lower growth. Redistribution, in contrast, has a tiny and statistically insignificant (slightly negative) effect." (17) [본문으로]
  13. 앞서 다루었던 D경로가 의미가 없다 라는 것이다. 분배정책은 D경로를 통해 경제성장을 훼손시킨다 라는 것이 일반의 관념이었다. [본문으로]
  14. "In sum, then, inequality remains harmful for growth, even when controlling for redistribution. And we find no evidence that redistribution is harmful. The data tend to reject the Okun assumption that there is in general a trade-off between redistribution and growth. On the contrary, on average—because with these regressions we are looking only at what happens on average in the sample—redistribution is overall pro-growth, taking into account its effects on inequality." (21) [본문으로]
  15. "It would still be a mistake to focus on growth and let inequality take care of itself, not only because inequality may be ethically undesirable but also because the resulting growth may be low and unsustainable." (25) [본문으로]
  1. 송유진
    경제정책, 성장정책이 우선이냐, 분배정책이 우선이냐는 주제로 토론 준비하는 고3학생입니다. 분배정책과 경제성장의 관계에 대해서 잘 정리해주셔서 감사해요^^ 덕분에 많은 논거, 지식 얻어갑니다~

  2. 희철
    우리나라가 얘기하는 성장과 분배의 문제는 경제학에서 얘기하는 단순한 분배와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여겨집니다. 문제의 핵심은 '성장으로 얻어지는 결과물이 온갖 편법과 불법, 불공정한 수단을 통하여 어느 특정 기득권에게만 이득이 몰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문제의 본질은 맹목적인 성장위주 정책 때문에 그 과정에서 발생되는 온갖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행위들도 용서되는 사회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현재 한국의 경제규모는 세계10위권 입니다.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나 만족도는 국가 투명성 등등은 후진국 수준입니다. 나라가 돈이 없는 것도 돈을 못 버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나라에 도둑놈이 많아서 그런 것입니다. 균등한 분배를 위해서 성장을 저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사회 부조리와 부패등을 척결하는 것만으로도 분배는 해결됩니다.

    경제학을 공부하셔서 경제학 이론의 관점에서만 문제를 보신거 같은데, 현재의 문제의 핵심과 동떨어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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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경제적 불균등 증가는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

Posted at 2012.10.28 02:00 | Posted in 경제학/국제무역, 경제지리학, 고용


Joseph Stiglitz가 쓴 The Price of Inequality 서문을 보면 이런 내용이 나온다. 


많은 미국인들이 경제학을 그저 돈을 위한 학문으로 바라보던 시기에, 나는 경제학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치 않았다. 나의 가족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았었고, 나는 "돈은 중요하지 않다. 돈으로는 행복을 살 수 없다.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이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왔다.


그러나 1960년대-주 : 미국에서 진보적 사상이 부흥했던 시기-를 지나면서, 나는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경제학은 돈을 위한 학문 그 이상이다. 경제학은 경제적 불균등의 근본원인을 다룰 수 있는 학문이다. 나의 수학적 재능을 경제학을 위해 쓸 수도 있겠다." 


(In an era when most Americans saw economics as the science of money, I was, in some ways, an unlikely candidate to become an economist. My family was politically engaged, and I was told that money wasn’t important; that money would never buy happiness; that what was important was service to others and the life of the mind. 


In the tumult of the 1960s, though, as I became exposed to new ideas at Amherst, I saw that economics was much more than the study of money; it was actually a form of inquiry that could address the fundamental causes of inequity, and to which I could effectively devote my proclivity for mathematical theories.) 


Joseph Stiglitz. 2012. "Preface-A few personal notes". 『The Price of Inequality 


그 뒤, Joseph Stiglitz는 "보이지 않는 손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없기 때문이다."[각주:1] 라는 말을 남겼고, "시장참가자 간의 정보 불완전성Market Imperfections-혹은 정보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이 시장을 어떻게 왜곡시켜 효율적인 배분을 방해하는지"에 관한 논문으로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다. 


Joseph Stiglitz는 증가하는 경제적 불균등Inequality에 대해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




※ 시장을 왜곡시키는 지대추구Rent-Seeking 행위


Joseph Stiglitz는 증가하는 경제적 불균등의 이유로 기업의 지대추구Rent-Seeking을 이유로 들고 있다. 지대Rent란 본래 아무런 노동의 대가 없이 단지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발생하는 이윤을 의미한다. 오늘날 지대란 독점Monopoly에서 발생하는 이윤을 뜻한다. 독점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 기능을 맡는 시장을 왜곡시킨다. 이때 부Wealth는 창조Creation 되는 것이 아니라 이전Transfer될 뿐이다. 


RENT SEEKING


Earlier, we labeled as rent seeking many of the ways by which our current political process helps the rich at the expense of the rest of us. Rent seeking takes many forms: hidden and open transfers and subsidies from the government, laws that make the marketplace less competitive, lax enforcement of existing competition laws, and statutes that allow corporations to take advantage of others or to pass costs on to the rest of society. The term “rent” was originally used to describe the returns to land, since the owner of land receives these payments by virtue of his ownership and not because of anything he does. This stands in contrast to the situation of workers, for example, whose wages are compensation for the effort they provide. The term “rent” then was extended to include monopoly profits, or monopoly rents, the income that one receives simply from the control of a monopoly. Eventually the term was expanded still further to include the returns on similar ownership claims. If the government gave a company the exclusive right to import a limited amount (a quota) of a good, such as sugar, then the extra return generated as a result of the ownership of those rights was called a “quota-rent.”


Joseph Stiglitz. 2012. "Rent Seeking and the Making of an Unequal Society". 『The Price of Inequality. 38-39   



현대경제학이 상정하고 있는 완전경쟁시장[각주:2]의 장기균형에서 기업들의 이윤은 0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실제 경제에서 기업들의 이윤을 0이 아니다. Joseph Stiglitz는 "성공한 기업들이 진입장벽Entry Barriers을 만들어 시장의 경쟁을 없애고 그들의 성공을 유지한다." 라고 말한다. 진입장벽의 예로는 정경유착·특허제도·네트워크 외부성[각주:3] 등이 있다.


Success will attract entry, and profits will quickly disappear. The real key to success is to make sure that there won’t ever be competition— or at least there won’t be competition for a long enough time that one can make a monopoly killing in the meanwhile.


Joseph Stiglitz. 2012. "Rent Seeking and the Making of an Unequal Society". 『The Price of Inequality. 42




※ 경제적 불안정성을 키우는 소득불균등


그렇다면 우리가 사회 내의 경제적 불균등을 줄여야 하는 이유가 뭘까? 사회 내 위화감 해결·정치적 안정성 등등 여러 이유를 들 수 있겠지만, 주목해야 하는 건 경제적 불균등이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는 사실이다. 소득이 높은 사람은 소득에서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작다[각주:4]. 따라서 소득양극화가 심해질수록 경제 전체 내의 수요는 하락한다. 경제가 침체에 빠지는 것이다. 


John Maynard Keynes는 정부지출을 증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제적 불균등은 정치에 대한 접근 기회에서도 차이를 가져오는데, 고소득층은 로비를 통해 정부가 커지는 것을 막는다.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방안은 실질소득 증가가 아닌 신용창출을 통한 구매력 회복이다. 정부는 금리를 낮추고, 규제를 풀고, 금융산업을 발달시켜 침체에 빠진 경제를 구하게 된다. 가계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시장·부동산시장에 투자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유동성공급 정책이 저소득층의 가계부채를 증가시켜 금융시장을 상당히 불안정하게 만든다는 사실[각주:5]이다. 레버리징을 활용했던 저소득층은 어느 순간 디레버리징을 맞게 되는데, 계속되는 디레버리징은 자산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침체에 빠진 경제는 저소득층을 빚더미 위에 앉게 만들었다.


경제적 불균등이 정치적 불균등·경제의 불안정성을 가져오고, 이것이 경제적 불균등을 더 확대시킨 것이다.


Moving money from the bottom to the top lowers consumption because higher-income individuals consume a smaller proportion of their income than do lower-income individuals (those at the top save 15 to 25 percent of their income, those at the bottom spend all of their income). The result: until and unless something else happens, such as an increase in investment or exports, total demand in the economy will be less than what the economy is capable of supplying— and that means that there will be unemployment.


(...)


Since the time of the great British economist John Maynard Keynes, governments have understood that when there is a shortfall of demand— when unemployment is high— they need to take action to increase either public or private spending. The 1 percent has worked hard to restrain government spending. Private consumption is encouraged through tax cuts, and that was the strategy undertaken by President Bush, with three large tax cuts in eight years. It didn’t work. The burden of countering weak demand has thus been placed on the U.S. Federal Reserve, whose mandate is to maintain low inflation, high growth, and full employment. The Fed does this by lowering interest rates and providing money to banks, which, in normal times, lend it to households and firms. The greater availability of credit at lower interest rates often spurs investment. But things can go wrong. Rather than spurring real investments that lead to higher long-term growth, the greater availability of credit can lead to bubbles. A bubble can lead households to consume in an unsustainable way, on the basis of debt. And when a bubble breaks, it can bring on a recession. While it is not inevitable that policy makers will respond to the deficiency in demand brought about by the growth in inequality in ways that lead to instability and a waste of resources, it happens often.


Joseph Stiglitz. 2012. "Why It Matters". 『The Price of Inequality. 84-86


Strikingly, the Fed and its chairman at the time, Alan Green-span, didn’t learn the lessons of the tech bubble. But this was in part because of the politics of “inequality,” which didn’t allow alternative strategies that could have resuscitated the economy without creating another bubble, such as a tax cut to the poor or increased spending on badly needed infrastructure. This alternative to the reckless path the country took was anathema to those who wanted to see a smaller government— one too weak to engage in progressive taxation or redistributive policies. Franklin Delano Roosevelt had tried these policies in his New Deal, and the establishment pilloried him for it. Instead, low interest rates, lax regulations, and a distorted and dysfunctional financial sector came to the rescue of the economy— for a moment. 


The Fed engineered, unintentionally, another bubble, this one temporarily more effective than the last but in the long run more destructive.


Joseph Stiglitz. 2012. "Why It Matters". 『The Price of Inequality. 87-88


We have seen how inequality gives rise to instability, as a result of both the deregulatory policies that are enacted and the policies that are typically adopted in response to the deficiencies in aggregate demand. Neither is a necessary consequence of inequality: if our democracy worked better, it might have resisted the political demand for deregulation and might have responded to the weaknesses in aggregate demand in ways that enhanced sustainable growth rather than creating a bubble.


(...)


There are further adverse effects of this instability: it increases risk. Firms are risk averse, which means that they demand compensation for bearing the risk. Without compensation, firms will invest less, and so there will be less growth.


(...)


The irony is that while inequality gives rise to instability, the instability itself gives rise to more inequality, one of the vicious cycles that we identify in this chapter. In chapter 1, we saw how the Great Recession has been particularly hard on those at the bottom, and even those in the middle, and this is typical: ordinary workers face higher unemployment, lower wages, declining house prices, a loss of much of their wealth. Since the rich are better able to bear risk, they reap the reward that society provides for compensating for the greater risk. As always, they seem to be the winners from the policies that they advocated and that imposed such high costs on others.


Joseph Stiglitz. 2012. "Why It Matters". 『The Price of Inequality. 90-91



Raghuram Rajan도 소득불균등·취약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정부는 신용창출을 통한 구매력 회복이라는 방법을 택하게 되고 이것이 경제의 불안정성을 키운다고 지적한다.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를 부추기고, 가계는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부동산을 구매하게 된다. 유동성이 풍부해진 부동산 시장은 계속해서 상승했지만 결국 가격 하락을 맞게 되고 저소득층은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미국의 정치인들은 점점 늘어나는 소득 불평등이 초래하는 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순간 깨닫기 시작했다. 미국 내에서 학력 미달 문제로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사람은 흑인 계층과 중남미 출신 이민자들이다. 이들의 소득이 늘지 않고 제자리걸음을 계속하게 되면 인종 갈등으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 물론 정치인도 이들의 학력 수준을 높이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과거에도 문제 해결 차원에서 여러 대통령이 칼을 뽑아들었으나 실제로 성공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설령 뒤늦게 소외 계층의 학력 증대에 성공한다 해도 이미 성인이 된 사람들의 인생을 바꾸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정치권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무엇일까? 조세 제도 개혁을 통한 소득 재분배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정치과학자 놀런 매카시(Nolan McCarthy)와 케이스 풀(Keith Poole), 하워드 로젠설(Howard Rosenthal)등은 국민의 소득 불평등이 점점 격화됨에도 의회 내부 의견이 점점 더 양극화되고, 그 결과 조세 제도 개혁 및 소득 재분배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을 도입할 수 없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 싸움만 계속하다 보면 사회 불평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고, 국민도 그런 싸움만은 피하고 싶어 한다. (...)

그리하여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생활수준을 개선할 수 있는 다른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정치인들에게 1980년대 초 이래로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 대안은 대출 규정 완화였다. 이 방법은 정책에 대한 저항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에서 특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

가계 대출 확대는 즉각적이고 긍정적인 소득 재분배 효과를 대규모로 유발한다. 모든 비용은 미래로 미루면 그만이다. 이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효과가 바로 정치권이 노리는 것이고, 실제로 이 효과를 노리고 많은 나라에서 가계 대출 확대 정책을 도입했다. 

(...)

저소득 계층의 주택 가격이 특히 더 상승했으며, 떨어질때에도 고소득 계층의 주택 가격보다 저소득 계층의 주택 가격이 훨씬 더 크게 하락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주택 붐은 다른 나라와 결정적으로 차별화된다는 것이 실제로 여러 연구 결과 밝혀졌다.

(...)

나는 이제까지 소득 불평등에 대한 정치권의 중요한 대응책은 포퓰리즘 성격의 대출 확대였다고 설명했다. 미국 저소득층은 소득이 전혀 늘지 않는 상황에서 가계 주택 융자가 아니었다면 절대 불가능했을 소비를 실제로 할 수 있었다. 그 대출이 아니었다면 감히 상상조차 못할 소비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미국에서 이러한 대응책을 특히 더 강력하게 도입할 수 있었던 이유는 정치권, 즉 국회가 양분되어 소득의 직접적인 재분배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 불가능했던 반면, 주택 금융 방식에서는 정부의 정책적 개입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라구람 G 라잔. 2011. "가계 대출로 국민의 입을 막아버리자". 『폴트라인』. 68-91



※ 금융위기를 불러오는 경제적 불균등


경제적 불균등이 경제적 불안정성을 불러온다는 주장을 좀 더 학술적으로 살펴보자. Michael Kumhof와 Romain Rancière는 "증가하는 소득 불균등은 하위계층의 부채비율을 증가시켜 금융위기를 불러온다." 라고 주장한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6


위 그래프는 1929 경제대공황·2008 금융위기 이전의 소득불균등·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소득 상위 5%에게 소득이 집중되고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7


증가하는 소득불균등 현상이 더 자세히 나온 그래프다. 상위계층의 실질소득은 계속해서 증가했지만 중하위계층의 실질소득은 계속해서 감소했다. 소득양극화가 심해진 것이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8


그런데 주목해야 할 점은 상하위 계층간 소득불균등은 심화되는 데 소비의 차이는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다. 소득 격차는 벌어지는 데 소비 격차는 벌어지지 않는다? 중하위 계층은 도대체 무슨 돈으로 소비를 유지하는 것일까?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9


궁금증에 대한 해답은 이 그래프에서 찾을 수 있다. Figure 5를 보면 하위 5%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GDP 대비 신용가치 비율도 높아지고, GDP에서 금융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졌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30


가계는 주로 부동산담보대출을 통해 부채를 늘렸는데, 부동산담보대출에서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도로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31


부동산시장 하락으로 저소득층은 대출을 갚지 못했다. Figure 8을 통해 채무불이행 된 부채비율이 2000년대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는 사실을 볼 수 있다. Figure 9는  레버리지와 채무불이행의 상관관계가 나오는데, 레버리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고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증가함을 알 수 있다.



Michael Kumhof와 Romain Rancière는 "소득불균등을 줄이는 것이 미래의 금융위기 발생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라고 말한다. 이를 위해 "노동자들의 소득세 비중을 낮추는 대신 경제적 지대에 대한 세금 비중을 높이고, 노동자들의 교섭권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Any success in reducing income inequality could therefore be very useful in order to reduce the likelihood of future crises. Clearly however this will not be easy to achieve, as candidate policies are subject to many difficulties. For example, downward pressure on wages is driven by powerful international forces such as competition from China, while a switch from labor to capital income taxes might drive investment to other jurisdictions. But a switch from labor income taxes to taxes on economic rents, including on land, natural resources and financial sector rents, is not subject to the same problem. And as far as strengthening the bargaining powers to workers is concerned, the difficulties of doing so have to be weighed against the potentially disastrous consequences of further deep financial and real crises if current trends continue.


M. Kumhof and R. Ranciere. 2010. “Inequality, Leverage and Crises”. IMF working paper. 21




※ 경제적 불균등 증가과 지속불가능한 성장은 동전의 양면


IMF의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 또한 "경제적 불균등이 확대된다면 경제성장은 지속불가능 하다"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는 '장기적인 경제성장'에 주목하고 있다.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9


경제적 불균등이 심할수록 경제성장의 지속기간이 짧음을 알 수 있다.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는 그 이유로 

  1. 소득분배가 균등하게 이루어질수록 인적자본에 대한 투자가 증가한다. 따라서 경제성장이 이루어진다.
  2. 소득불균등이 심한 국가일수록 정치권력이 특정계층에 집중되어 있고 부정부패가 심하다.
  3. 소득불균등은 정치적 불안정성을 키운다. 이는 투자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우고 경제성장은 지체된다.
을 들고 있다.

There is a pattern here: more inequality seems associated with less sustained growth. What are the possible channels through which income inequality affects growth sustainability?


  • Credit market imperfections. Poor people may not have the means to finance their education. A more equal distribution of income could thus increase investment in human capital and hence growth. In the data used here, there is a negative correlation between some indicators of human capital (notably, secondary education achievement) and income distribution, even controlling for per capita income. This echoes the arguments in Wilkinson and Pickett (2009) that more unequal countries suffer from relatively poor social indicators.
  • Political economy. In economically unequal countries, political power may be distributed in a more egalitarian fashion than economic power. Efforts to use this political power to effect redistribution, say, through the tax system, may create disincentives to investment and result in lower or less durable growth (Alesina and Rodrik, 1994). Meanwhile, efforts by economic elites to resist this redistribution, for example, through vote buying and other corrupt behavior, itself could be distortionary and wasteful and thus also detrimental to growth (Barro, 2000).
  • Political instability. Income inequality may increase the risk of political instability, and the resulting uncertainty could reduce incentives to invest and hence impair growth. Rodrik (1999) argues that inequality and political instability may hamper countries‘ effectiveness in responding to external shocks. Similarly, Berg and Sachs (1988) find that unequal societies tended to experience relatively severe debt crises in the 1980s. IILS (2010) highlights links between unemployment and social unrest.

  •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9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12

    • 위 그래프는 다른 변수들이 50분위로 고정되어 있고 한 가지 변수만 50분위에서 60분위로 변했을 때, 경제성장 지속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측정한 것이다.
    • 경제성장 지속기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소득분배 개선Income Distribution 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Andrew G. Berg와 Jonathan D. Ostry는 "경제적 불균등 해소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로 윤리적 문제를 들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결과는 지속적인 경제성장과 경제적 불균등 해소는 떨어질 수 없는 사이임을 보여주고 있다." 라고 말한다.

    The main results in this note are that (i) increasing the length of growth spells, rather than just getting growth going, is critical to achieving income gains over the long term; and (ii) countries with more equal income distributions tend to have significantly longer growth spells. Attention to inequality may be warranted for social reasons, independently of its effects on growth (Wilkinson and Pickett, 2009). The evidence presented here suggests, however, that it is difficult to separate the issues of growth and distribution over long horizons. Rather, growth and inequality-reducing policies are likely to reinforce one another and help to establish the foundations for a sustainable expansion.

    Andrew G. Berg and Jonathan D. Ostry. 2011. “Inequality and Unsustainable Growth: Two Sides of the Same Coin?”. IMF Staff Discussion Note. 16




    ※ 2003년 한국의 카드대란


    한국에서 경제적 불균등 증가가 경제침체를 불러온 사례는 없을까? 유사한 사건으로 2003년 카드대란 사태를 들 수 있다. 김대중정부는 동아시아 외환위기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신용카드 발급 확대 정책을 내놓는다.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정리해고·구조조정 등으로 가계의 소득이 감소하였는데, 이 감소폭을 신용카드로 메꿔 내수를 살리려는 목적이었다. 


    그 결과는 참혹했다. 아무런 제한없이 신용카드를 발급한 결과 채무불이행자가 양산되었다. 


    국민의 정부 끝 무렵인 2002년 한국 경제는 불투명한 대외여건 속에서도 7%대의 높은 경제성장률을 올렸다. 2001년 3.8%에 견주면 2배 가까이 뛰어오른 수치다. 이 화려한 지표 뒤에는 신용카드가 숨어 있었다. 국민의 정부 시절, 내수 진작을 위해 동원한 게 카드 부양책이었다.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도가 폐지되고 길거리에선 무차별 회원 모집이 벌어졌다.



    ‘개도 물고 다닐 정도’로 풀린 카드


    시중에는 엄청난 카드가 풀렸다. 2002년 당시 시중에 돌아다니던 신용카드 수는 1억480만 장. 경제인구 한 명당 4.57장의 카드를 지갑에 넣고 다니는 셈이었다. ‘돌아다니는 개도 신용카드를 입에 물고 다닌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정부는 소비가 경제를 살리는 길이라며 국민들 손에 신용카드를 쥐어주고 카드 사용을 독려했다. 카드업체들은 정부의 부양책을 등에 업고 서민을 대상으로 한 30%의 고금리 카드대출로 엄청난 이득을 챙겼다. 1998년 64조원 규모였던 카드 이용 실적은 2002년 623조원으로, 현금대출은 33조원에서 358조원으로 늘었다. ‘카드 버블’이었다.


    과잉 소비의 힘으로 7% 성장을 이룬 우리나라 경제는 참여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심각한 부작용을 드러낸다. ‘신용불량자’로 불린 채무불이행자가 줄줄이 양산되기 시작했다. 2003년 초부터 매월 10만 명의 신규 채무불이행자가 쏟아져나왔다. 은행연합회는 “외환위기 때도 한 달에 8만 명을 넘은 적은 없다”며 우려를 나타내기까지 했다. 1998년 160만 명이던 채무불이행자는 2004년 4월 383만 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불과 3년여 만에 2배로 늘어난 것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2개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된 다중채무자였다.


    정혁준. "10년 만에 어른거리는 카드대란 그림자". <한겨레21> 846호. 2011.01.28





    1. Joseph Stiglitz. 2002. "There is no Invisible Hand". . http://www.guardian.co.uk/education/2002/dec/20/highereducation.uk1 [본문으로]
    2. ① 다수의 소비자와 생산자가 존재하여 개별 소비자 혹은 생산자가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한다. ② 생산자들이 생산하는 재화는 모두 동질적인 재화들이다. 따라서 개별 생산자들의 재화에 대한 수요곡선이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전체에 대한 수요곡선 하나만 존재한다. ③ 소비자가 시장 내 여러 생산자가 생산하는 재화의 존재와 가격에 대해서 완전한 정보Perfect Information를 가진다. ④ 생산자에게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이 보장된다. 자유로운 퇴출이란 더 큰 이윤을 얻을 수 있는 시장이 있는 경우, 현재의 시장에서 자원을 빼내어 그 시장으로 이동시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자유로운 진입과 퇴출은 장기균형에서 기업들의 이윤이 0이 되는 결과를 낳는다. [본문으로]
    3. 동일한 재화를 소비하는 사람의 수가 증가할 때 효용이 증가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쉬운 예로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본문으로]
    4. Karen E. Dynan, Jonathan Skinner, and Stephen P. Zeldes, “Do the Rich Save More?,” Journal of Political Economy 112, no. 2 (2004): 397– 444. [본문으로]
    5. 앞선 포스트에서는 "과다한 부채가 문제가 아니다." 라고 했는데, 여기서는 "가계부채 증가"를 문제로 삼으니 의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선 포스트에서 의도한 바는 ① 부채 문제에서 중요한 건 크기가 아니라 경제주체 간의 서로 다른 예산제약을 불러와 소비를 감소시킨다는 것이다. "부채크기"에만 집중할 경우, 단순히 부채를 줄이는 정책만 떠오르게 된다. 그러나 "예산제약"에 주목할 경우, 정부지출 증가를 통해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리고 ② 허리띠는 경제가 좋을 때 졸라매야 한다는 것이다. 거시경제정책의 주요목표는 "경기변동 진폭을 줄이는 것"인데, 경제가 불황에 빠졌을 때 허리띠를 졸라맬 경우 경제는 더더욱 수렁에 빠지게 된다. 경제가 회복이 되었을 때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의미이다. 과다한 레버리징은 결국 디레버리징을 불러오고 경제를 침체에 빠뜨린다. 침체된 경제에서 해야할 것은 디레버리징을 막아 침체의 폭을 줄이는 것이고, 호황인 경제에서 해야할 것은 과다한 레버리징을 막아 차후에 생길 리스크를 줄이는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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